[톡톡인터뷰][연예]핑클 '마이웨이'…MC-DJ-연기자로 변신

  • 입력 2002년 5월 5일 18시 07분


《1998년 여성 4인조 ‘핑클’이 데뷔할 때만 해도 그 멤버들은 앳된 소녀였다. 4년이 지난 지금, 소녀들은 여인이 됐고 각자 나름대로 독자 행동을 펼치고 있다. 이효리는 MC로, 옥주현은 라디오 DJ로 활동하고 있으며 성유리와 이진은 곧 연기자로 변신한다. 이들은 모두 30, 40대까지 ‘핑클’로 활동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데 동의했다. 이를두고 이들의 최근 행보는 나름대로 홀로서기를 모색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항상 뭉쳐다니던 ‘핑클’을 각기 다른 시간, 다른 장소에서 인터뷰했다.》

◈TV프로서 MC 이효리
"자신감 얻으려 심리학책 봤죠"

지난달부터 KBS2 ‘해피투게더’와 MBC ‘타임머신’ MC를 맡은 이효리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에 적응하느라 노력중이다.

“예전엔 늘 게스트로 나왔는데 이제는 프로그램의 주인 노릇을 하려니 좀 이상해요. 게스트일 땐 묻는 말에 재미있게 답하면 됐는데 이제는 제가 프로그램을 이끌어야 하잖아요.”

그는 태연한 척 했지만 내심 ‘이제는 정말 혼자 힘으로 해야 한다’는 불안감을 감출수 없었다고.

“MC를 맡기로 한 그날, 서점에서 ‘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두려운가’라는 심리학책과 ‘방송용어사전’을 사서 읽었어요.”

이효리는 데뷔한 지 4년이 됐지만 이제야 제대로된 사회생활을 하는 느낌이라며 “‘타임머신’ 회식 자리에 갔는데 MC가 분위기 띄워야 한다고 노래를 시켰다. 어색했는데 이런 게 조직생활이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라디오'별밤' DJ 옥주현
"핑클 3명 초대땐 외톨이 느낌"

옥주현은 한 토크쇼에서 “달변이어서 사우나에서 처음 보는 아줌마들과 5분 안에 친해진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4월 1일부터 MBC 라디오 ‘별이 빛나는 밤에’의 DJ를 맡았다.

“음악적으로 많이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그러나 그는 멤버와 떨어진 채 갑자기 혼자된 기분에 외로움도 많이 느낀다고 했다.

“어색해요. 멤버들과 모여 살면서 늘 시끌법적했는데 늦은 밤 혼자 스튜디오에 앉아있으면 외롭다는 느낌도 들죠. ‘핑클’이 별밤 게스트로 나온 적이 있었어요. ‘자, 오늘은 ‘핑클’을 모셨습니다’라고 말하는데 나만 외토리가 된 기분이었어요.”

하지만 데뷔 4년만에 처음으로 혼자있는 시간을 갖게 됐다는 홀가분함도 느낀다.

“‘핑클’이 아닌 ‘옥주현’의 모습을 보여줄 계기가 될 것입니다.”

◈SBS 드라마 출연 성유리
"제 노래실력에 솔로 꿈 못꿔요"

성유리를 만난 곳은 8일 시작하는 SBS 새 수목드라마 ‘나쁜여자들’의 제주도 촬영현장. 그의 배역은 남자의 말에 순종하는 맹한 아가씨 한열매다.

“혼자 활동하면서 예전보다 딱 10배는 부담돼요. 네 명 다 잘 돼야 ‘핑클’이 오래도록 유지될 수 있을 텐데….”

옆에 있던 최문석 PD가 “성유리씨가 대본이 다 닳을 만큼 열심히 연습한다”고 귀뜸했다.옥주현과 이효리가 나중에 솔로라도 가수를 계속하겠다고 말한 반면 성유리는 연기자로 전향할 뜻을 내비쳤다.

“제 노래 실력으로 ‘솔로 가수’는 꿈도 못꿔요. 나중에 우리 네사람 다 아줌마 돼서 데뷔 30년 기념 앨범이나 내면 모를까….”

인터뷰가 끝난 뒤 전 스태프와 함께 한 술자리에서 누군가 “가수인 성유리씨의 노래를 들어보자”고 말했으나 그는 끝내 사양했다.

◈MBC 시트콤 출연 이진
"피나게 노력하면 연기 늘겠죠"

이진의 홀로서기는 나머지 세 멤버에 비해 난항을 겪었다. SBS 시트콤 ‘레츠고’ 출연계획이 무산되고 MBC 시트콤 ‘뉴논스톱’으로 무대를 옮기기로 했으나 구체적인 배역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그는 5월 16일부터 드라마에 합류한다.

“넷이 있을 땐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지만 이제는 불가능하죠. 제 가창력으로 혼자서 노래를 할 수 있을진 의문이에요. 대신 연기는 피나게 노력하면 실력이 늘 수 있을 것 같아요. 노래도 연기도 다 재능이 있어야 하지만 노래의 경우가 더욱 그런 것 같아요.”

그는 요즘 다른 멤버들의 녹화 현장을 다니며 대사와 발성 연습을 함께 해주는 등 응원에 열심이다.

“이젠 혼자만의 인간 관계를 넓히면서 자기 계발에 힘써야 할 때 같아요. 시트콤을 통해 연기자로서의 제 재능도 시험해 봐야죠.”

김수경기자 sk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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