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인순이 "인생의 깊이 담으려 노력했죠"

  • 입력 2001년 12월 19일 17시 51분


가수 인순이(44)는 요즘 크게 고무되어 있다.

전국 순회 공연도 최근 성황리에 끝냈고 ‘인생’을 타이틀곡으로 한 15집 ‘마이 턴’도 판매량이 7만장을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수십만장씩 나가는 젊은 가수들의 음반에 비하면 7만장은 많지 않은 양이지만 올해 40대 가수들이 낸 음반 가운데 이 정도 판매된 음반은 매우 드물다. 가요계에서는 “그나마 인순이가 중견 가수의 체면을 세우고 있다”고 말한다.

“깊이를 가진 노래에 대한 반가움의 표현인 것 같아요. 라이브로 녹음하면서 기계로 매끄럽게 다듬지 않고, 거친 구석도 그냥 담아내 내 체취가 풍기도록 했습니다.”

타이틀곡 ‘인생’은 인순이 특유의 풍부한 고음과 허스키 음색이 가슴에 와닿는 발라드. 트럼펫과 피아노가 어우러지는 가운데 재즈 풍으로 인생의 의미를 음미하고 있다.

‘인생이란 그런거죠/잠시 쉬어가는 우리 여행길/아름다운 세상에 우릴 새기는 흔적들/황혼빛에 물드는 노을처럼 아름답게 살 수 있다면’

음반에 담긴 10곡은 댄스부터 발라드, 재즈까지 다채롭다. 김건모의 히트곡을 리메이크한 ‘사랑이 떠나가네’, 1970년대 디스코를 접목시킨 ‘텔 미’, 젊은 가수 못지 않는 빠른 리듬의 ‘가’ 등. 불혹을 넘긴 나이인데도 그는 나름대로의 실험을 거듭하고 있는 셈.

“성인 팬들에게 우리 중견 가수들이 뒤쳐지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인순이는 내년 1월 남편 박경배씨와 딸 세인양과 함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다. 학교를 다니는 게 아니라 미국의 재즈 뮤지션들과 현장에서 어울릴 계획. 인순이는 “이론 공부보다 음악 현장에서 푹 젖어보고 싶다”며 “재즈는 연륜이 쌓일수록 자신의 내면을 깊이있게 표현할 수 있는 장르”라고 말한다.

한참 노래가 ‘뜨고’ 있는 중이어서 유학을 미루는게 어떠냐는 권고에도 그는 “줏가가 높을 때 공부하러 가는 게 가수의 자존심”이라고 대응한다.

인순이는 24, 25일 오후 6시반 서울 63빌딩 디너쇼를 가진다. 02-715-6403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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