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지구윤리 종교 다양성 통해 결실"

  • 입력 2000년 9월 21일 19시 01분


“불교 기독교 이슬람교가 전도에 성공했음에도 지구적 차원의 종교는 통일성보다는 다양성으로 특징지워질 전망이다. 하나의 신앙이 세상을 통합할 것 같지 않은 미래에 ‘관용’은 평화적 공존을 위한 최소한의 요청이다.”

투웨이밍(杜維明)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21일 원불교 주최로 전북 익산 원광대 숭산기념관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에 참석, ‘21세기 정신문화의 전망’이란 제목으로 강연했다. 투웨이밍 교수는 최근 ‘노자와 21세기’라는 TV강연 등을 통해 동서양철학을 대중화시키는 작업을 해온 김용옥(金容沃)교수의 하버드대 수학시절 그에게 깊은 영향을 끼친 세계적 동양철학자다.

투웨이밍교수는 “종교간 대화는 다른 사람들의 신앙으로부터 배울 수 있으며 배워야만 한다는 것을 진정으로 믿지 않는 한 개종을 위한 전략으로 전락할 수 있다”면서 “윤리적 종교적 전통이 상호 배움을 위한 문명간의 대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진리를 향한 길은 오직 하나라는 호전적 배타주의’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표면적인 포용주의도 암묵적인 배타성을 내부적으로 지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웨이밍 교수는 “내 영감의 근원을 친구들이 공유하기를 바랄 수 있는 반면 이를 다른 사람에게 강요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며 “지구윤리는 종교적 다원주의를 통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93년 미국 시카고 세계종교의회의 100주년 기념행사 이후로 지구윤리을 향한 폭넓은 고리가 형성됐다”며 “종교와 영적 지도자들은 환경파괴 등 지구공동체의 위협에 직면해 문화적 도덕적 정신적 에너지를 전술적으로 결집할 상황에 이르렀다”고 결론지었다.

<익산〓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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