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와 게르니카展]광기어린 폭력에 대한 분노

  • 입력 2000년 7월 18일 19시 36분


20세기 최고걸작 중 하나로 꼽히는 파블로 피카소(1881∼1973)의 ‘게르니카(Guernica)’가 실물크기(7.77×3.49m)의 디지털 판화로 재현돼 국내에 공개된다.

22일부터 8월27일까지 서울 여의도 63빌딩 특별전시관에서 열리는 한국전쟁 50주년 특별기획 ‘전쟁과 평화의 대서사시―피카소와 게르니카’전. 이번 전시회에는 전시 주관사인 ㈜겟아트가 4개월의 작업 끝에 재현한 게르니카와 이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밑그림 판화 42점, 프랑스의 화상(畵商) 볼라르의 제의로 1930∼1937년 피카소가 제작한 드로잉작품 100점 등 143점이 전시된다.

스페인 레이나아트센터에 소장돼 있는 게르니카는 피카소가 1937년 히틀러가 스페인의 독재자 프랑코총통을 지원하기 위해 바스크 산악마을인 게르니카에 3시간 동안 32t의 폭탄을 퍼부어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비극적 사건을 전세계에 고발한 문제작. 울부짖는 말, 죽은 병사, 죽은 아이를 안고 통곡하는 어머니 등 게르니카에 묘사된 이미지는 각각 투우와 전쟁 및 희생자를 나타내는 파괴적인 삶을 비난하기 위한 모티브들이다. 하지만 황소에 대해서는 투우의 나라인 스페인이거나 스페인의 역사나 운명으로 해석되고 있다.

1937년 파리국제박람회에 출품된 이 작품은 2차대전 중 미국으로 옮겨진 뒤 “민주화한 조국에 그림을 돌려주라”는 피카소의 유언에 따라 1981년 스페인으로 반환됐다. 이후 국외반출이 금지돼 95년 일본 아사히신문이 종전 50주년전을 개최하면서 반입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으나 실물크기의 사진으로 작품을 복사해 전시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피카소 드로잉작품 중 기존의 성관습을 완전히 무시하는 충격적인 작품들은 별도의 성인용전시관에서 선보인다. 피카소 관련 문화상품도 1000여종이 선보인다.매주 목요일 오후 2∼3시에는 ‘그림읽어주는 여자’의 저자인 한젬마씨가 작품 해설을 하게된다.

전시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입장료는 중학생 이상 6000원, 초등학생 4000원. 02―789―5554∼7.

<오명철기자>osc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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