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문화인물 '정부인 안동張씨' 선정…페미니즘 논란일듯

  • 입력 1999년 10월 26일 18시 36분


문화관광부는 26일 96년 이문열 장편소설 ‘선택’의 주인공으로 등장, 격렬한 페미니즘 논쟁을 불러일으켰던 정부인 안동장씨(貞夫人 安東張氏·1598∼1680)를 ‘11월의 문화인물’로 선정, 발표했다.

정부가 여성계 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안동장씨를 ‘이달의 문화인물’로 공식 선정함으로써 페미니즘 논쟁이 다시 불붙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인 안동장씨는 선조 31년 경북 안동 금계리에서 장흥효(張興孝)의 무남독녀로 태어났다. 전처와의 사이에 1남2녀를 둔 이시명(李時明)과 19세때 혼인했으며 숙종 6년 83세로 경북 영양 석보촌에서 타계했다.

그의 셋째아들 갈암 이현일(李玄逸)이 이조판서로 조정의 부름을 받았기 때문에 법에 따라 정부인의 칭호가 붙여졌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한 가정의 평범한 주부이자 어머니로 평생을 지내면서 시가와 본가 두 집안을 일으켜 세우고 열 명이나 되는 자녀를 훌륭하게 키워냈다.

또 시문과 서화에 능할 뿐만 아니라 전문의 수준의 의술을 익혔으며 한글 요리책 ‘규곤시의방’을 편찬하기도 했다.

그의 후손인 작가 이문열은 소설 ‘선택’에서 장씨의 입을 빌려 “아내로서 이 세상을 유지하고 어머니로서 보다 나은 다음 세상을 준비하는 것 보다 더 크고 아름다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라고 주장, 페미니스트들의 공격을 받았다.

문화관광부는 11월 중 유품전시회, 충효시비건립, 규곤시의방 발간 등 정부인 안동장씨를 기리는 각종 기념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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