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가 김영섭씨, 한국美 살린 교회짓기 25년 작품집 펴내

  • 입력 1999년 9월 21일 18시 45분


75년 육군 모사단 공병장교 김영섭소위는 이질에 걸린채 병원 침대에 누워 심하게 피를 흘리고 있었다. 군의관은 생명이 위독하다고 했다. 병상에 누운 그는 기도했다.

“살려주신다면 하느님을 위해서 일하겠습니다. 교회건축을 열심히 하겠습니다.”

거짓말 처럼 회복된 그는 이때부터 교회건축과 인연을 맺게 됐다.

모태신앙이었던 그는 당시 제1땅굴이 발견된 경기도 임진강 인근에 모부대가 땅굴기념교회를 세울 때 공병장교로서 설계와 건축 등에 참여하게된다.

제대후 그는 83년 서울 명동성당 개축, 88년 서울 정릉 ‘영원한 도움의성모회’ 수녀원 건축으로 대한건축사협회 최우수상을 받는 등 20여곳의 교회를 설계했다.

건축인생 25년째를 맞은 그가 최근 자신의 설계작 50여점을 모은 ‘김영섭작품집’(나남출판사)를 펴냈다. 그의 작품들은 옛 지붕과 도자기의 곡선 등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적용한 것이 특징.

“교회건물하면 흔히 뽀죡 탑위에 십자가가 있는 모습을 연상합니다. 그러나 국내 교회에 독특한 미감이 필요합니다.”

〈이원홍기자〉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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