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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0월 18일 18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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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추상회화의 거목 유영국 화백이 23일까지 화집출판기념전을 연다.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 현대(02―734―6111).
유 화백의 화업 50여년을 결산하는 대형 화집은 38년작부터 95년작까지 1백45점을 담고 있다.
출판기념전에는 최근작인 95년 작품을 비롯해 중기 작품 등 50여점을 선보인다. 화집에 수록된 작품 가운데 대표작을 선정했다.
유 화백은 김환기 화백과 함께 한국추상회화의 쌍벽을 이뤄온 작가. 유 화백은 50여년간 줄곧 추상 외길을 걸어왔다.
산과 바다 등 한국의 자연을 몇개의 굵은 선과 거침없는 면분할로 기호화했고 극도로 절제된 색채가 화면을 가득 메운다.
미술사학자 정병관씨는 “유화백의 그림은 극단적인 정열의 발산도, 흑백 회화의 침잠(沈潛)도 아닌 독특한 명상의 바다에 관객을 잠기게 한다”며 유 화백의 작품을 중용의 미학으로 이름짓는다.
이번에 선보이는 작품도 마찬가지다. 우리 눈에 익숙한 산이 깊고 묵직하게 속삭이고 있다.
색채는 원색인데도 과열(過熱)되어 있지 않다. 믿기지 않을 만큼 차분하다.
2년전부터 몸이 불편해 붓을 놓고 있는 유 화백.
그는 “계속 활동할 수 없어 아쉽다”며 “남과 다르더라도 스스로 결정한 방향을 충실하게 밀고 나가면 견실한 작품 세계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