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공·일부 민간업체,임대아파트 보증금 인상 물의

  • 입력 1998년 6월 21일 18시 30분


집값과 전세보증금이 폭락하는 데도 대한주택공사와 일부 민간업체가 임대아파트 보증금을 올리려고 해 물의를 빚고 있다.

주공은 최근 계약 갱신기한이 돌아온 임대아파트의 보증금과 임대료를 각각 5% 올리고 제때에 납부하지 않으면 연리 25%의 연체이자를 물리고 있다. H, D, P사 등 임대아파트 사업을 하는 민간 주택업체들도 올들어 임대보증금을 2.6∼5.0% 인상했다.

입주자들은 “주변 전세주택의 보증금이 떨어지고 있는 데도 임대보증금을 올리는 것은 부당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광주광역시 운남동 주공 50년임대아파트 입주자들과 경기 수원 주공 화서5단지 임대아파트 입주자들은 최근 보증금과 임대료 동결을 요구하며 납부거부운동을 벌일 정도.

광주광역시 일곡동 H사 임대아파트 입주자 2백여명은 지난달초 ‘임대보증금을 1백만원(2.6%) 인상하겠다’는 통보를 받자 보증금 동결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주공은 “예산 지원이 줄어든 상황에서 임대아파트 사업비를 충당하기 위해 보증금과 임대료를 매년 5%씩 올리고 있다”고 해명했다.

민간업체들은 “전세보증금이 폭락해 임대아파트와 전세주택의 주거비용 차이가 줄어들었으나 임대아파트 주거비용은 전세주택보다 여전히 저렴한 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공의 표준임대차계약서에는 ‘물가 기타 경제적 여건의 변동이 있을 때 임대보증금 임대료 등을 조정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임대아파트 주거비용이 주공 5년임대아파트 기준으로 작년 하반기 전세주택의 60∼65%에서 70∼75%로 상승했다.

서울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들은 올초 입주자들의 소득 감소 등을 감안, 시 산하 도시개발공사가 관리중인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아파트의 보증금과 임대료를 올 한해 동안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주공은 입주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6월초 전국 지사에 현장 조사를 지시해놓고 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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