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해외 신혼여행 만족도]제주도-태국 푸케트

  • 입력 1998년 4월 28일 19시 57분


《“IMF시대에도 나가나 보지?” “와이프가 제주도 출신이라서….” 11일 결혼한 SK제약 기획팀 김정훈씨(28). 신혼여행으로 태국의 푸케트섬을 4박5일간 다녀왔다. 이후 수없이 맞닥뜨려야 했던 ‘아니꼽다’식 질문에 고개를 갸우뚱하는 김씨. “상대적으로 값싸고 분위기 좋은 여행지를 택하는 게 경제적인 것 아닙니까?”

한국도로공사 총무처에 근무하는 이평근씨(28). 3월8일 결혼, 3박4일간 제주도를 다녀왔다. “요즘 같은 시대에 외국여행은 자제해야죠. IMF통에 해외관광지보다 상대적 우위에 선 제주도. ‘득세’의 이유는? 여행사를 통해 허니문 투어를 다녀온 김씨와 이씨 두커플. 그들의 비망록을 통해 따져보는 ‘제주도의 힘’vs‘푸케트의 힘’.》

◇ 비용의 힘

배낭여행으로 이미 태국을 경험한 김정훈 이현실(28)커플. 가이드가 권하는 태국 마사지(1인당 미화 20∼30달러)를 거부하고 아내와 택시(1달러25센트)를 타고 개인적으로 찾아가 팁없이 모두 10달러에 해결.

양가 부모와 고모에게 선물할 양주와 여성용 콤팩트 등을 공항 면세점에서 구입하고 방콕 쇼핑센터에서 주석잔 네개를 구입하니 선물구입에 38만4천원 지출. 때론 가이드와 떨어지며 “대신 저녁식사비(2달러50센트)를 돌려 달라”고 요구, 제몫을 챙겨 돈을 보태 바닷가재요리(24달러)를 먹었다.

산소통을 메고 바다밑바닥을 걷는 ‘시워크(1인 80달러)’, 게이들의 무용쇼인 사이먼쇼(1인 25달러) 등 따로 돈을 내야 하는 이벤트성 옵션투어를 후회없이 즐겼다. 결국 신혼여행에 든 총 비용은 선물까지 2백49만5천9백원. 4박5일, 시간으론 1백1시간(비행시간 포함) 동안이다.

다음은 제주도 여행이 처음인 이평근 이숙자(26)커플. 식물원이나 감귤농장 등의 입장료와 이동시 마실 음료수 구입 등에 쓰려고 동행한 두 커플과 2만원씩의 회비를 먼저 냈다. 이후 승마장에서 말을 타는데 든 비용(2만원)과 미니액자(2만5천원), 신혼여행 전과정을 커다란 30장짜리 앨범에 담는데 든 비용(35만원)과 둘째날 생선회 저녁식사로 3만5천원을 냈지만 특별히 ‘낭비했다’는 기억은 없다.

이씨는 선물로 신선초 가루 3부대(부대당 3만원)와 친구들에게 나눠줄 열쇠고리(총 3만원), 오징어 한치 꿀 등에 모두 22만원을 지출. 셋째날 저녁을 빼면 가이드를 떠나지 않고 일정에 따라 움직인 이씨 부부가 3박4일 65시간 동안 쓴 돈은 선물을 포함해 1백44만2천원.

이젠 푸케트 vs 제주도 판정. 푸켓을 다녀온 김씨부부는 시간당 2만4천7백원, 하루에 59만2천8백원을 지출. 제주도에 다녀온 이씨부부는 시간당 2만2천2백원, 하루에 53만2천8백원을 지출. 결국 제주도는 푸케트에 비해 하루 6만원(선물빼면 5만5천2백원)만큼 ‘힘’이 센 셈.

◇ 무드의 힘

돈으로 따질 수 없는 ‘무드’가 또 관건인 신혼여행. 두 커플이 각기 주장하는 제주도와 푸케트의 ‘분위기의 힘’은?

▼제주도(이씨 주장)

△같은 ‘한국’〓우리말만 하면 된다.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마음껏 싸울 수 있고 호텔에서 팁을 안줘도 눈총을 받지 않는다.

△‘유사 외국’〓조랑말 유채꽃 거대폭포. 국내같지 않은 이국적 분위기.

△애국심〓IMF시대 절약을 강조하는 사회분위기를 거스르지 않는 국익우선. 다녀와도 떳떳.

△신혼부부 천국〓어디를 가나 같은 처지의 신혼부부가 있어 서로를 구경하며(때론 놀리며) 동질감을.

▼푸케트(김씨 주장)

△이국의 설렘〓일단 사람들 자체가 다르다. 약간의 모험심이랄까, 해방감.

△‘동적’인 이벤트〓스노클링 사이먼쇼관람 등을 직접 몸으로 체험하는 데서 오는 색다름.

△물가 저렴, 열대 기후〓바닷가재도 둘이서 24달러에 해결. 4월에도 수영을 할 수 있어 낮에도 아내의 ‘아슬아슬’한 모습을….

△신혼부부가 많지 않다〓덕분에 홀로 떨어져 있는 데서 오는 센티멘털리즘.

◇ 여행경비 세부내용 비교

다음은 이평근씨 커플과 김정훈씨 커플 각각의 메모를 근거로 한 신혼여행 일정과 비용내용.

◈ 제주도의 힘

3박4일(65시간·비행시간 포함)간 총 사용비 1백44만2천원

▼충남M여행사를 통해 허니문패키지비용 70만원 선불(가이드비 호텔숙박 아침식사 세번 중식한번 포함가격)

▼3월8일 △일정〓오후8시반 김포공항출발→도착→호텔(1급)숙박

▼3월9일 △일정〓야외조각공원→유채꽃밭→여미지식물원→감귤농장→천지연폭포△추가비용〓회비(음료 입장료 등 자질구레한 비용·2만원)+모둠회저녁식사(4만원)+필름(3롤·1만2천원)

▼3월10일 △일정〓쇼핑센터→만장굴→민속마을→일출봉→귤밭→승마장 △추가비용〓가이드팁(2만원)+앨범(35만원)+승마장입장료(2만원)+승마장미니액자(2만5천원)+모둠회저녁식사(3만5천원)

▼3월11일 △일정〓정오 제주공항출발→오후1시반 서울도착

▼선물구입비(총 22만원)

◈ 푸케트의 힘

4박5일(1백1시간)간 총비용 2백49만5천9백원

▼서울 W여행사를 통해 1백39만5천9백원 선불(가이드비 호텔숙박 아침 점심 저녁 식대 포함)

▼4월13일 △일정〓오전 11시40분 김포공항 출발→방콕 경유 푸케트도착→호텔(특급)숙박 △추가비용〓공항이용료(1만8천원)+관광진흥기금(2만원)+호텔포터팁(1달러)+국제전화(7달러50센트)

▼4월14일 △일정〓피피섬투어→디너쇼→사이먼쇼 △추가비용〓호텔룸정리팁(1달러)+비디오촬영사팁(4달러)+시워크(1백60달러)+파라세일링(30달러)+스노클링(80달러)+디너쇼(60달러)+사이먼쇼(50달러)

▼4월15일 △일정〓팡아만(제임스본드섬)투어→뱀농장→쇼핑센터→바닷가재식사△추가비용〓호텔룸정리(1달러)+툭툭(소형택시)요금(4달러25센트)+맥주(3달러)+바닷가재식사(21달러30센트)

▼4월16일 △일정〓푸케트출발, 방콕도착→왕궁 에메랄드사원 수산시장 새벽사원 관광→호텔(특급)투숙→쇼핑센터→타이마사지△추가비용〓푸케트현지가이드팁(25달러)+호텔포터팁(1달러50센트)+방콕현지가이드팁(10달러)+태국전골식사(5달러)+타이마사지(10달러)+택시비(1달러25센트)+국제전화(7달러50센트)

▼4월17일 △일정〓방콕출발→오후4시45분 서울도착 △추가비용〓방콕현지운전기사팁(1달러)

▼선물구입비(총 38만4천원)

〈이승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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