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한 연주가 코너]피아니스트 코바세비치 공연

  • 입력 1998년 2월 25일 08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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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좋은 피아니스트는 많다. 그러나 그 힘을 절제하면서 효과적으로 이용할 줄 아는 피아니스트는 적다. 58세의 피아니스트 스테픈 코바세비치가 연주계에 또렷한 빛을 던지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가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3월3일 오후7시반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필립스 EMI 등 두 거대 음반사를 아우르는 그의 음반목록은 대부분 베토벤 브람스 모차르트 및 바르토크에 집중돼 있다. 내한공연의 마지막 레퍼토리인 베토벤의 마지막 소나타(32번 작품 111)를 오디오에올려본다. 소나타27, 28번이 함께 수록된EMI사의 음반이다. 첫악장. 중저음역의 강건한 타건이 거대한 물줄기처럼 쏟아진다. 그러나 산만하게 이리저리 튀지 않고 가닥이 잘 잡힌 물줄기다. 터치가 지극히 정묘하지만 밀고 당김을 분명하게 설계했기 때문에 냉정함보다는 치열한 분위기가 앞선다. 이지(理智)에 기초한 뜨거움. 그는 완벽주의자다. 이어 ‘작은 아리아’로 표시된 아다지오의 끝악장. 저음선(低音線)의 나지막한 터치는 마치 첼로나 바순소리처럼 길게 울린다. 깊은 명상과 기다림…. 조바심과 희열을 끝없이 넘나드는 베토벤의 목소리가 정겨운 친구의 속삭임처럼 가슴속을 파고든다. 60년대부터 콘서트와 레코딩 양면에서 탄탄한 위치를 구축한 코바세비치는 93년 브람스의 피아노협주곡 1번으로 그라모폰상 협주곡부문을 수상했다. 내한공연에서는 바흐 파르티타 D장조, 브람스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도 연주된다. 02―543―5331(공연) 02―3449―9424(음반) 〈유윤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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