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구본사」제도 도마위에…수련결사 개선방향 논의

  • 입력 1997년 8월 26일 19시 49분


패권주의의 요람인가 지방화시대의 유일한 대안인가. 불교 조계종 전국 사찰 조직의 근간인 교구본사(敎區本寺)제도가 비판의 도마위에 오른다. 조계종의 대표적 개혁단체인 선우도량(공동대표 도법 현봉)은 27, 28일 지리산 실상사에서 「한국 불교 발전을 위한 교구본사의 역할과 과제」를 주제로 수련결사를 열고 문제점과 개선방향을 논의한다. 동출스님(한국불교 근현대사 연구회 실장)은 미리 발표된 논문을 통해 교구본사제도의 원형은 일제시대 총독부의 사찰령에 의한 31본산제도라고 밝혔다. 교구본사제란 전국을 25교구로 나누어 교구에는 본사를 두고 나머지 사찰은 말사(末寺)로 지정, 본사의 통제를 받도록 한 제도. 법인스님(해남 대둔사 총무)은 『교구의 본말사가 특정문중의 사찰이란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어 파벌과 패권주의를 낳고 있으며 이로인해 문중에서 소외된 승려들이 사설사암을 창건하는 탈교단화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교구본사의 말사에 대한 역할이 주지인사 분담금책정 행사 동원 등 행정본위에 치우쳐 있다』며 본사가 교구 전체의 포교 교육 문화사업 등을 이끌어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안으로 △산중사찰은 참선 등 수행중심 △도심과 농촌 사찰은 전법중심 △전통사찰은 문화중심 △도심지 포교당은 교육중심 도량으로 자리매김하는 등 전국 사찰을 역사 문화 지역적 특성에 따라 특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벽파스님(범어사 금강암)은 『현재의 교구본사제도는 총무원의 기능을 약화시켜 종단 결속력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사찰수입의 차이에 따른 재정불균형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세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