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시-국립박물관, 석조 문화재 반환 논쟁

  • 입력 1997년 6월 28일 20시 19분


경복궁 경내에 전시중인 석조 문화재(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반환 요구가 불교계에 이어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나오고 있어 그 결과가 주목된다. 최근 강원 원주시와 원주문화원은 원래 원주 법천사와 흥법사에 있었던 지광국사현묘탑(국보 제101호)과 염거화상탑(국보 제104호)을 돌려달라고 국립중앙박물관에 공식 요청했다. 원주시는 『문화재란 모름지기 원래의 위치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주시는 재작년에도 반환청원서를 냈었고 지난해엔 시민 2만여명의 반환 서명을 받아냈었다. 시는 실물 반환이 어렵다면 복제품으로라도 만들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립중앙박물관은 「반환불가」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복제품 반환은 가능하지만 국보의 실물 복제는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위원회의 허가 사항이기 때문에 현재 관리국의 의견을 기다리고 있다. 박물관도 문화재가 본래의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대원칙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이미 폐허가 돼버린 절터에 석조물만 덩그러니 옮겨놓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게 박물관측의 견해다. 또 훼손을 누가 막느냐도 문제다. 반환의 선례가 남을 경우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서로 경쟁적으로 내놓으라고 하는 「도미노현상」의 발생 가능성이다. 이렇게 되면 지방 사찰에서 나온 불교문화재를 적잖게 소장하고 있는 국립박물관의 존재 의의 자체가 사라질 우려마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사찰들로 하여금 불교문화재가 「국민의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소유물이라는 잘못된 생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시각도 많다. 지금도 많은 유명사찰들이 공공박물관의 특별전시회에 유물 출품을 거부, 국민의 문화유산이 아닌 골방의 사유물처럼 움켜쥐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문화재관리국은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조만간 구체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대세는 「선(先)문화재보존, 후(後)반환」. 원주시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이번 라운드는 일단 「불가」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이광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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