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열풍,시카고 셔츠에 조던 신발…전문상가도 등장

  • 입력 1997년 6월 10일 10시 13분


지난 2일 아침 서울 K고 2학년 5반의 휴식시간. 쉬는 시간이면 끼리끼리 모여 이야기꽃을 피우게 마련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아이들의 눈이 고정된 곳은 칠판옆에 마련된 TV수상기. 교실앞으로 자리를 옮겨 앉은 아이들은 화면속에서 펼쳐지는 미국프로농구(NBA) 경기장면에 빠져있었다. 이 시간만은 모두가 한마음. 선수들의 작은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는다. 『칼 말론이 너무 긴장한 것 같지 않아? 몸놀림이 다른 때 같지 않은데』 『스코티 피펜은 부상중이라던데 저렇게 펄펄 날 수 있을까. 역시 훌륭한 선수야』 경기가 끝난뒤 점심시간에는 그날 경기에 대한 관전평이 오간다. 『역시 마이클 조던이야. 결정적인 순간에 해결사노릇을 하잖아』 『유타 재즈도 만만치 않던대. 다음 경기에서는 큰 일을 낼 수도 있겠다』 이는 NBA시즌이 한창인 겨울철 각 학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광경.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지난 2일부터 시카고 불스와 유타 재즈간의 챔피언결정전이 시작된 이후 1318들사이에서 NBA열기는 절정에 달해 있다.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 쉬는 시간이면 으레 NBA경기를 중계하는 AFKN으로 채널이 고정된다. 이따금 경기가 새벽에 시작되는 날에는 밤잠을 설치고 TV를 보다가 학교에서 꾸벅꾸벅 조는 학생들도 있다. 방과후 집에 가서 차분히 녹화화면을 다시 보며 경기를 음미하는 것은 열성팬들의 필수코스. 얼마전 폐간된 「Inside the NBA」한국판 등 관련전문잡지는 이들에게 필독서였다. 얼마전부터는 NBA붐에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가세했다. 박찬호가 등판하는 날이면 쉬는 시간마다 소속팀인 LA다저스의 경기 중계방송으로 눈길이 모아진다. 박찬호가 승수를 쌓아가면서 다저스 모자와 박찬호가 그려진 티셔츠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NBA관련상품이 청소년들사이에서 유행이 된 것은 이미 오래다. 조던의 이름을 딴 신발 「에어 조던」이 시리즈로 출시된데 이어 샤킬 오닐(LA레이커스) 그랜트 힐(디트로이트 피스톤스) 페니 하더웨이(올랜도 매직) 등 스타들이 농구화시장을 점령했다. NBA 각 팀의 로고와 선수들의 얼굴이 새겨진 티셔츠 모자 배지 카드 등도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관련상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NBA숍」과 이태원 동대문시장 등의 수입품코너도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최근에는 NBA열풍이 인터넷에도 이어져 관련 사이트가 꽤나 북적댄다. NBA공식사이트(www, nba. com)뿐 아니라 조던과 오닐,찰스 바클리(휴스턴 로키츠) 등 선수들의 개인 홈페이지에도 조회가 폭주하고 있다. 〈이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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