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光杓 기자」 어린이 전문서점 「미운 돌멩이」(서울 봉천6동)에 들어서면 우선 책방이라기보다는 아늑한 놀이방이란 느낌을 받는다. 10평 남짓한 공간에 어린이 서적 3천여권이 꽂혀있고 아이들이 모여 책을 볼 수 있도록 테이블이 마련돼 있다. 미운 돌멩이는 나름대로의 선정기준을 세워놓고 전집류보다는 단행본 중심으로 질좋은 책을 판매한다. 93년부터 이 책방을 운영해 오는 김영순씨(49)가 『대형서점의 아동코너보다 실질적으로 유용한 책들이 더 많은 편』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다.
주된 고객은 봉천동뿐 아니라 서울 및 일산 분당 등의 신도시에 사는 어머니 그리고 유치원 초등학교 글짓기학원 교사들.
이 책방의 특징은 단순히 책만을 판매하는데 그치지 않고 어머니모임 어린이독서교실 인형극 공연 소식지발간 등 어린이 문화센터로서의 기능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는 점. 책방을 통해 알게 된 어머니들은 유아어머니모임 독서토론모임 동화읽기모임을 만들어 활동중이다. 유아어머니모임은 한달에 한번씩 모여 자녀들에게 직접 동화를 들려준다. 아이들의 집중력이 약한 것을 감안, 효과적인 전달을 위해 5분 내외의 분량으로 이야기를 재구성한다. 동화읽기모임 어머니들은 미리 동화를 읽어보고 장단점을 가린 뒤 독서지도 방법에 대해 토론을 벌인다. 『처음엔 어색했지만 이제는 책도 보고 친구랑 같이 놀 수도 있어 꼭 우리집 같아요』 수업이 끝나면 곧장 책방으로 달려가 문닫을 때까지 책을 보는 김지훈군(8)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