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업계 외설 파동…「마틸드」등 펴낸 열음사 등록취소

  • 입력 1996년 10월 18일 22시 11분


「鄭恩玲기자」 외설시비로 문학서적 출판가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간행물윤 리위원회(위원장 권혁승)가 번역서 「아마티스타」 「마틸드」를 음란물로 판정해 문화체육부에 제재를 건의한 뒤 책을 펴낸 열음사(대표 김수경)가 관할 구청인 부산 동래구청으로부터 출판사 등록취소를 당했다. 장정일씨의 신작소설 「내게 거짓말 을 해봐」(김영사 간)도 심의대상에 올라 최종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 5월 발간된 「아마티스타」는 아르헨티나의 여성작가 아리시아 스테임베르그 의 89년작. 성기능장애를 가진 한 변호사가 온갖 성애테크닉을 가진 묘령의 「부인 」에 의해 성기능을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 「마틸드」는 미국작가 아나이스 닌 이 쓴 에로틱한 단편소설 모음이다. 간행물윤리위원회 권용철심의실장(아동문학가)은 『두 작품속에 집단성교와 대중 앞에서의 공개정사 등이 묘사돼 우리 사회의 성가치관변화를 참작한다 하더라도 제 재를 건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권실장은 『현재 심의중인 「내게 거짓말을 해봐」에 대한 제재건의여부는 이달말 열릴 회의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간기구인 간행물윤리위원회는 책이 나온 이후 작품을 심의해 문화체육부에 제재 를 건의하며 문체부는 관할 행정 관청에 이 사실을 통보, 해당관청이 출판사 등록취 소 등의 조치를 내린다. 한편 열음사는 이에 맞서 최근 부산지법에 등록취소 가처분 신청을 냈다. 열음사의 윤성준주간은 『작품의 문학성에 자신이 있기 때문에 법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열음사는 문을 연지 13년이 지난 번역문학 전문출판사로 이번 등록취소로 인해 문학계간지 「외국문학」 「문학정신」의 겨울호 발간여부도 불투 명한 상태다. 「내게 거짓말을 해봐」를 펴낸 김영사는 초판 1만부를 찍어낸 뒤 재판에 돌입하 지 않고 윤리위원회의 결정을 관망하고 있다. 국내작가의 문학작품으로 윤리위원회가 제재를 건의한 최근의 사례로는 마광수씨 의 「즐거운 사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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