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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30년 단역배우, 인생무대의 주연 맡다

    같은 학교를 다녀 얼굴만 아는 초등학교 동창이 연극배우가 됐다는 걸 한참 뒤에 알았다. 그가 비중 있는 조연으로 출연한 영화를 한 번 본 적이 있을 뿐이지만 “친구 ○○○가 배우야”라고 주변 사람에게 가끔 자랑도 한다. 그가 나이 마흔이던 지난해 결혼했다는 소식을

    • 201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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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현실의 속도에 맞춘 무대 위의 일상소리들

    무대 위의 시간은 대개 압축되기 마련이다. 한 사람의 평생이 한두 시간 만에 지나가는 일이 다반사다. 모리시타 마키 씨가 안무하고 혼자 출연한 ‘도쿄 플랫’은 공연예술이 시간을 다루는 일반적인 방식을 비틀어 독특함을 확보한 작품이었다. 13∼15일 한국 일본 캐나다

    • 2011-0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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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무대가 사라지자 욕망이 드러났다

    무대는 없다. 객석만 있다. 영국 작가 팀 크라우치의 희곡을 번역한 연극 ‘디 오써(The Author·김동현 연출)’의 독특함이다. 객석을 무대 위로 올린 연극은 많다. 배우와 관객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또는 배우와 관객의 위치를 역전시키는 효과를 낳기 위해. 2009년 국

    • 201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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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왜곡된 시선에 갇히고 부서지는 재소자 슬픈현실

    ‘내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은 진실인가.’ 극단 동의 2011 서울연극제 공식 참가작 ‘샘플 054씨 외 3인’(강량원 작·연출)은 ‘본다’는 행위가 얼마나 불완전하고 허점투성이인지 파고든다. 더 나아가 왜곡된 시각의 파괴성도 경고한다. 극의 형식부터 ‘보는 행위’를

    • 201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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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변화를 꿈꾸는 30대 남녀의 일탈 지나친 의역은 흠

    불혹을 앞둔 30대 후반의 나이. 누구나 한 번쯤 새로운 변화를 꿈꾸지만 결국 일상에 안주하는 것으로 끝나기 쉬운 시절이 아닐까. 로맨틱 성인 코미디 ‘미드썸머’(데이비드 그레이그 작·양정웅 연출)가 영국 번역극임에도 국내 관객에게 호소하는 것은 그 나이가 갖는

    • 2011-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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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폭압적인 가부장 나르시시즘 앞에 가족들의 희생은 어찌해야 끝나나

    새로 출범한 ‘혜화동1번지’ 5기 동인이 멤버 5명의 작품을 잇달아 올리는 봄 페스티벌 ‘나는 나르시시스트다’로 활동을 시작했다. 첫 번째 작품 ‘더 위너’(김수희 작·연출)는 한국 사회에서 있을 법한 한 폭군 가장과 가족의 얘기를 섬뜩한 결말로 매듭지으면서 ‘강

    • 201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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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처녀 여왕과 동성애 여장배우가 말씨름을?

    영국의 황금기를 연 엘리자베스 1세(1533∼1603)는 재위기간이 45년에 이른다. ‘천일의 앤’으로 유명한 앤 불린과 헨리 8세의 딸로 태어나 스물다섯에 왕위에 오른 뒤 고희로 천수를 다할 때까지 왕좌를 지켰던 그는 평생 결혼하지 않아 ‘처녀왕’으로 불렸다. 하지만 자

    • 2011-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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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박근형표 햄릿’ 묵직하고 정직한 울림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박근형 씨는 2000년대 한국 연극계의 에이스다. ‘청춘예찬’ ‘경숙이, 경숙이 아버지’ ‘너무 놀라지 마라’로 이어지는 그의 창작극들은 야구에 비유하자면 방어율(비평)과 승수(흥행)에서 모두 놀라운 성취를 이뤄냈다. 비결이 뭘까. ‘정통파 투

    • 201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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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황홀한 별들의 춤… 무대준비는 아쉬워

    한 바퀴, 두 바퀴, 세 바퀴…. 땅에 꽂힌 팽이처럼 계속해서 회전이 이어졌다. 갈라 공연 마지막 순서로 ‘백조의 호수’ 중 흑조 파드되(2인무)를 춘 타마라 로호(영국로열발레단)가 하이라이트인 푸에테(한 다리로 팽이처럼 회전하는 동작)를 선보이며 3회전을 넘어 4회전

    • 2011-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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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연극 ‘칼로 막베스’

    연극의 기초는 말과 몸이다. 극작가이자 연출가인 고선웅 씨가 이끄는 극공작소 마방진의 연극은 이 말과 몸을 극한치까지 끌어올린다. 배우들은 엄청난 분량의 대사를 속사포처럼 쏘아대면서 고난도의 액션을 함께 소화한다. 셰익스피어 원작의 ‘맥베스’를 범죄자들을 격

    • 201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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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아비 폭력 먹고 자란 ‘야수 아들’의 절규

    극예술의 심층적 감동은 어디서 오는가. 생물학 용어를 빌리면 계통발생과 개체발생이 겹치는 지점에서 발원한다. 계통발생은 인류 전체의 보편적 발전 과정을 말한다. 개체발생은 개별 인간의 성장 과정을 말한다. 이 둘이 교차하는 지점이란 인류의 집단무의식(또는 유전

    • 201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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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조지킬’ 눈짓 몸짓에 객석은 포로가 되다

    빨간 주사액이 담긴 주사기를 왼팔에 쿡 찔러 넣는다. 격렬한 체내 반응에 절규하다가 혼절한다. 다시 깨어난 그는 변했다. ‘지킬’에서 ‘하이드’로. 묶었던 말총머리를 풀어 머리를 산발한 하이드의 모습은 기괴하다. 강렬한 눈빛, 쇳소리 나는 목소리, 구부정한 자세에

    • 201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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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음악-무용-미술이 만든 ‘신세계’

    “제가 작곡을 시작한 것은 20대였는데 이제 70대가 됐네요. 후배들이 헌정 공연을 열어주니 영광스럽고 고맙기 짝이 없습니다.” 사회자 이금희 씨가 헌정 공연을 맞은 소감을 묻자 작곡가 겸 가야금 연주자 황병기 명인(74)은 이렇게 말했다. 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

    • 2010-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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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백치와 백지’는 안보이고 팜파탈의 유혹만 돋보여

    창녀 나스타샤가 두 남자로부터 청혼을 받는다. 결혼을 대가로 10만 루블이라는 거액을 내놓은 ‘깡패 사업가’ 로고진과 가진 것 없지만 순수한 청년 뮈시킨 공작. 나스타샤는 뮈시킨 공작의 순애보를 받아들일 듯하다가 결국 돈을 택한다. 하지만 나스타샤는 받은 돈을 불

    • 201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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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드라마보다 당신 삶이 더 기막혀

    “TV드라마가 다 그렇지 뭐. 도대체 드라마에서 뭘 기대하는데.” 가끔 아침드라마를 보면서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불평을 늘어놓을 때마다 돌아오는 아내의 지청구다. 그렇다. 이제 TV드라마를 보면서 뭔가를 기대하는 것은 철지난 레코드판을 틀어대는 것과 같다. T

    • 201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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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낙엽빛 물든 음표, 가을을 거닐다

    마지막 묵중한 음의 여운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에서야 청중은 어깨의 긴장을 풀고 한숨을 내쉬었다. 6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 네 번째 내한 독주 리사이틀에서 러시아 피아니스트 알렉산드르 멜니코프는 예전보다 훨씬 숙성된 음악을 선사하

    • 201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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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 리뷰]무대에 오른 웹툰… 감칠맛은 어디 갔지?

    “6년 동안 사귄 여자친구에게 차인 뒤 새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헤어졌던 여자친구가 돌아왔네요.” 이런 상황을 인터넷에 올린다면? “한번 떠났던 여자는 다시 떠난다”거나 “새 여자친구에게나 잘해라”는 의견이 주로 달릴 법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얘기라면 쉽지

    • 2010-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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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열심히 사는데 왜, 파국 다가오나

    러시아 연극의 저력은 무서웠다. 이번엔 모스크바도 아니고 상트페테르부르크도 아니었다. 러시아 우랄산맥 남쪽 마그니토고르스크란 소도시 극장(푸시킨 드라마 시어터)의 공연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 풍성한 무대와 밀도 넘치는 연기로 관객의 마음을 한없이

    • 201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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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두개의 이야기-일곱 캐릭터가 엮는 ‘베토벤 변주곡’

    건축이 동결된 음악이라는 괴테의 말을 뒤집으면 음악은 녹아 흐르는 건축이 된다. 연극 ‘33개의 변주곡’(모이시스 카우프만 작·김동현 연출)은 그 ‘녹아 흐르는 건축’을 무대언어로 재구축하려는 야심 찬 기획이다. 이야기는 두 개의 트랙으로 진행된다. 하나는 근육

    • 2010-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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