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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22일 17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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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빅스의 조동현(26·사진)은 지난 시즌까지 팬보다도 코칭스태프로부터 더 인정을 받았다. 겉으로 화려해 보이지는 않아도 성실한 성격으로 수비와 궂은 일을 도맡아 했기 때문. 게다가 쌍둥이 형인 조상현(SK 나이츠)의 그늘에 가려 제대로 주목받지 못한 탓.
하지만 올 시즌 조동현은 인기 스타의 반열에 올라서며 전성기를 활짝 꽃피우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SK 빅스는 조동현을 제외한 나머지 주전 전원을 물갈이했다. 문경은과 최명도가 각각 삼성과 KCC에서 유니폼을 갈아입었고 맥도웰과 아이크 등 용병 2명도 교체된 것. 바뀐 팀컬러 속에서 조동현은 끈질긴 승부 근성으로 팀 분위기를 이끌었고 한층 안정된 외곽슛 능력까지 앞세워 SK 빅스가 줄곧 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데 앞장섰다.
지난 시즌 평균 24분 출전에 7.9점, 2.0어시스트, 2.5리바운드였으나 올 시즌에는 평균 34분을 뛰며 12.8점, 2.6어시스트, 3.5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향상된 기량을 보였다. 이런 그의 활약을 팬들도 인정한 듯 조동현은 27일 열리는 올스타전 팬 인기투표에서 6만826표를 얻어 당당히 중부 올스타팀의 ‘베스트5’에 뽑히는 영광을 안았다.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형 조상현이 이번에는 물을 먹은 대신 조동현은 처음으로 올스전에서 뛰는 기쁨을 맛본 것.
“농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올스타가 돼 너무 기뻐요. 다른 생각 없이 열심히 뛰었을 뿐인데 팬들이 잘 봐준 것 같네요.”
‘별들의 잔치’에 초대된 조동현은 만신창이에 가까운 게 사실.
무릎은 퇴행성관절염에 시달리고 있으며 허리 발목 등 성한 데가 별로 없을 정도.
몸 구석구석에 테이핑을 워낙 많이 해 다른 선수보다 붕대를 두 배 가까이 쓰고 있다는 조동현은 경기가 없는 날에는 꼭 통증클리닉에 들러 진통치료 주사까지 맞아가며 힘겹게 코트에 나서고 있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일본으로 건너가 지난해 미뤘던 무릎수술을 받을 예정.
조동현은 “부상이 좀 있다고 해서 몸을 사릴 수는 없다”며 “팀이 모처럼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 끝까지 좋은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투지를 불태웠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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