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최고위원이 동교동계를 군사정권 시절의 군내 사조직이었던 ‘하나회’에 비유하며 해체론을 주장할 때부터 별러 왔던 김 의원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흥분한 목소리로 “남을 비판하기에 앞서 자신부터 돌아보기 바란다”며 김 최고위원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흥분한 어조로) 국민의 정부가 실패하기를 바라는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이나 만나고, (구속된) 언론사주를 만나면서 무슨 일만 터지면 언론에 말하고…. 김 최고위원은 당의 소득격차완화위원회 위원장으로 있으면서 석달 동안 회의를 단 2차례밖에 하지 않았지 않느냐…. 본연의 임무는 하지 않고 계보를 만들어 대권 운동만 하고 있지 않느냐.”
이에 김 최고위원은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김 의원이 끝내 “김 최고위원 스스로 작년 최고위원 경선 때 ‘끔찍한 액수의 돈이 들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는데 그 돈이 어디서 났느냐”고까지 다그치자 회의장이 술렁거렸다. 같은 동교동계인 이윤수(李允洙) 의원조차 “김 의원이 너무 심한 것 아니냐”고 말할 정도였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 의원에 이어 7, 8명이 더 발언한 뒤에야 “김 의원의 인신공격에 유감을 표한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에게 “내가 최고위원만 아니었어도 그 자리에서 당장 반박을 했을 텐데 참았다”며 “‘동교동계 해체’를 주장하는 나의 진실을 이해해 주기 바라며 나는 어떤 희생도 감수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했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