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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7월 1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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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이 변하면 같이 변해야〓이씨의 아버지는 시내 중심가에서 40년째 문구점을 운영했다. 서울로 말하자면 명동에 위치한다. 가게 면적은 10평에 불과하지만 워낙 오래 된 가게여서 지역주민들에겐 일종의 랜드마크로 기억되고 있다. 시민들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했다. 관공서 납품도 맡아 견실한 경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변에 크고 화려한 가게들이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대형 할인매장이 들어선 후에는 가격 경쟁력마져 떨어져 손님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가족회의를 열고 레코드점 음식점 패스트푸드점 등 여러 사업을 검토해 봤다. 입지조건이 좋아 젊은 층을 겨냥한 사업은 웬만큼 소화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였다. 그러나 오랫동안 해온 문구점을 전혀 다른 업종으로 바꾸는 것은 쉽지 않았다.
▽유사 업종 통합이 아이디어〓이씨 가족과 리노플러스닷컴은 ‘문구점’에서 ‘문구센터’로 바꾸기로 했다. 다만 문구에다 팬시용품을 곁들이기로 했다. 주변에 학교가 많은 번화가인데다 기존의 인지도를 살리기 위해 문구점은 계속하기로 했다. 여기에 팬시용품을 함께 하면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사무용품을 찾는 기존 고객에 팬시용품을 사려는 10대 고객까지 불러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씨 입장에서도 다른 사업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불안했지만 기존 문구점에 팬시상품을 접목한다면 자신감이 있었다. 이씨 자신이 젊기 때문에 10대 취향을 잘 파악할 수 있기도 했다.
▽새 아이디어에 맞는 내부 구조로〓문구와 팬시를 함께 하면서 내부 분위기도 확 바꿨다. 먼저 창고로 쓰던 가게 뒤편의 가건물 25평을 가게로 들였다. 갑자기 가게가 넓어졌다. 늘어난 25평중 18평은 문구점으로하고 창고는 7평 정도로 줄였다. 줄어든 창고에 쌓아두었던 물건 등은 계산대 밑 등 가게 곳곳에 수납장을 마련해 처리했다. 어둡고 문구류가 잔뜩 쌓여 있던 가게 분위기가 화사하게 달라졌다.
젊은 고객을 불러들일 수 있도록 내부를 크림색과 연보라색으로 세련되게 마감했다. 매장 앞부분에는 팬시용품, 뒷부분에는 사무용품을 배치해 두 공간을 자연스레 분리시켰다. 팬시용품을 매장 앞부분에 배치한 것은 유리창을 통해 활기찬 매장 분위기가 거리에 그대로 전달되도록 한 것이다. 지나가는 행인의 시선을 끌고 전시효과도 높였다. 공사비 4550만원.
▽알림〓다음주 주제는 ‘두 집 하나로 만들기’입니다. 관심있는 독자들은 리노플러스닷컴(www.renoplus.com)으로 연락하세요.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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