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윔블던]"톱시드 힝기스 왜이래?"

  • 입력 2001년 6월 26일 19시 30분


세계 여자테니스의 정상 마르티나 힝기스(스위스)가 ‘메이저 징크스’에 시달리며 힘없이 무너졌다.

26일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시즌 3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 여자단식 1회전. 톱시드의 힝기스는 세계 83위로 복식 전문인 비르히니아 루아노 파스쿠알(스페인)에게 1시간5분 만에 0-2(4-6, 2-6)로 완패, 첫판 탈락의 수모를 당했다.

이로써 힝기스는 99년 호주오픈 우승 이후 2년6개월 동안 1번 시드로 출전한 10개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단 한차례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특히 윔블던에서는 99년에 이어 다시 1회전에서 고배를 들었다. 대회 사상 4번째 톱시드의 1회전 탈락.

1주일 전부터 허리 통증을 느껴 침까지 맞아가며 치료를 했으나 다 낫지 않아 컨디션이 나빴다는 게 힝기스가 밝힌 패인. 몸을 다치는 바람에 훈련을 못해 마음껏 공을 칠 수 없었고 몸놀림도 둔했다.

하지만 힝기스가 연이어 부진한 데는 부상 말고도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게 주위의 설명이다. 연애에 빠져 테니스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것. 지난해 스웨덴의 테니스 스타 마그누스 노르만을 비롯한 여러 명의 남자 선수와 염문을 뿌렸고 요즘은 자신에 대한 스토커 재판을 담당한 검사와 사귀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힝기스는 코치를 겸하고 있는 어머니 멜라니 몰리터와도 여러 차례 불화를 빚으며 심리적 안정도 찾지 못했다.

반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 이어 메이저 3연승을 노리는 4번 시드의 제니퍼 캐프리아티(미국)는 가볍게 1회전을 통과했다. 마리아 알레한드라 벤토(베네수엘라)를 단 58분 만에 2-0(6-3, 6-2)으로 완파하고 서전을 장식했다.

특히 최대 라이벌로 꼽히던 힝기스가 일찌감치 탈락해 캐프리아티로서는 우승가도가 보다 순탄하게 된 셈.

한편 ‘미스터 윔블던’ 피트 샘프러스(미국)는 이날 남자단식 1회전에서 프란시스코 클라베트(스페인)를 3-0(6-4, 7-6, 6-4)으로 누르고 대회 5연패를 향해 순조롭게 출발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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