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DJ식 오기 인사"…한나라, 검찰총장 임명 비난

  • 입력 2001년 5월 21일 18시 26분


한나라당 박희태(朴熺太) 부총재는 21일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안동수(安東洙) 변호사가 법무부장관으로 임명됐다는 소식을 듣더니 “누가 장관이 됐다고? 안동수?”라고 여러번 물었다. 그리고 나서 그는 “허허 참, 할말이 없다”며 논평을 피했다.

검사 출신의 한 중진 의원은 “우리가 볼 때는 상당히 의외이지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시각으로는 정상적이겠지. 안 변호사가 국민회의 때부터 지구당 위원장을 했으니까”라고 비꼬았다.

안 변호사의 법무장관 임명에 대한 한나라당 의원들의 반응은 대체로 이런 식이었다. 이들은 “평검사 경력이 검찰 경력의 전부이고, 서울 서초을에서 출마했다 여러 차례 낙선한 원외 지구당 위원장을 장관으로 앉히면 검찰 조직을 장악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권철현(權哲賢) 대변인은 ‘듣도 보도 못한 인사 해프닝이 벌어졌다’는 논평에서 검찰총장으로 내정된 신승남(愼承男) 대검차장까지 문제삼아 “한마디로 망국(亡國) 인사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이 탄핵소추안을 냈던 신 차장을 검찰총장으로 기용한 것은 김 대통령의 또 하나의 ‘오기 정치’로 앞으로 사정 활동을 강화하겠다는 선전포고와 다를 바 없다는 주장이었다.

호남 출신인 신 차장을 총장에 앉히기 위해 호남 출신인 김정길(金正吉) 법무장관을 경질한 데 대해서도 말이 많았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 국민 비난이고 체면이고 개의치 않겠다는 발상’이라는 식이었다.

다만 대검 중수부장 출신의 최병국(崔炳國)의원은 “검찰 조직이라는 게 본래 그런 것 아니냐”며 “누가 장관이 되고 총장이 되더라도 달라질 게 없다”고 말했다.

<송인수기자>i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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