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지금 떨고있니"…증시체질 개선 시급

  • 입력 2000년 9월 7일 17시 38분


한국증시의 심장부인 여의도를 뒤덮은 짙은 먹구름이 투자자들을 짓누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밑으로만 내리 깔리고 있다. 코스닥지수는 불과 2.94포인트만 하락하면 지난 96년 7월1일의 기준가 100 이하로 내려가게 된다.

물론 코스닥지수는 지난 97년 12월부터 99년 3월까지 무려 16개월간 기준가 밑을 헤맨 경험이 있다.

그러나 당시는 코스닥시장의 거래량이 월 평균 100만주도 미치지 못하고, 닷컴 등 벤처개념 조차 없었던 원시형태의 시장이었다.그런 점을 감안하면 최근의 지수 급락은 그 의미가 크게 다르다.

채권과 주식시장의 안전판인 기관은 심각한 수급 불균형으로 기관다운 매매패턴을 보여주지 못한지 이미 오래됐다.

'바이(buy Korea)'에 열 올리며 물먹는 하마처럼 '한국주식'을 쓸어담았던 외국인 투자가들도 어느새 매도세로 돌아서 주식을 토해내고 있다.

외국인들은 국내 투자자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7일에도 무려 2470억 어치의 한국주식을 쏟아냈다.

개인들은 '대박신화'에 사로잡혀 직장에 사표까지 내던지며 주식투자에 열중, 이제는 스스로 작전주를 찾아 다니며 투기세력에 동참하기까지 하는 상황이 돼버렸다.

올들어 지난 8월말 현재 사이버 주식거래 규모는 이미 800조를 넘어섰다. 사이버 주식거래 비중은 무려 60%(지난 8월 기준)를 넘어서 뉴욕증시를 제치고 세계최고 수준이다.

이는 바꿔 말하면 직장에서 업무시간에 주식투자에 골몰하는 등 일반인들의 투자비중이 높다는 의미다.

실제로 주식시장 전체에서 개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직접매매비중이 70%를 족히 넘어서고 있다.

비율이 증가하고는 있으나 여전히 10% 미만인 미국증시 또는 5% 미만에 불과한 유럽증시 일본증시에 비하면 엄청나게 높은 수준이다.

허약해질대로 허약해진 한국증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대책은 없는가.

현대증권의 유남길 조사부장은 간접투자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금까지는 제도의 미비 등으로 기관 스스로 시장의 신뢰성을 상실하는 빌미를 제공한 사례도 있었으나 적어도

기관에 대해 근거없는 불신을 조장하는 일은 자제해야 된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자금시장 형편을 고려할 때 은행권과 간접투자기관을 비교할 때 리스크와 수익성을 적정하게 평가하는 풍토조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자금이 일방적으로 은행으로만 몰려가고, 은행권은 적극적으로 그 자금을 운용하지 않기 때문에 국내수요가 거의 고갈된 상태라는 것.

외국인들이 올들어 무려 11조원 어치나 순매수했음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국내증시구조에 커다란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반영해주고 있다고 유부장은 강조한다.

그는 미국증시의 경우 금융권 등 기관의 주식보유 비중이 50%를 넘어서는 데 비해 국내의 경우 그 비중이 16%에 불과하고 외국인 비중이 세계증시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그만큼 시장구조가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대신경제연구소의 김영익 경제조사실장은 올해 경제성장률이나 기업가치 등을 감안할 때 현재의 주가수준은 과도하게 저평된 상태라고 말한다. 그는 이처럼 저평가된 이유로 주식투자에 따른

'위험리스크'가 과도하게 높기 때문이라며 위험프리미엄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험리스크를 감소시키는 방법으로 그는 금융권과 기업의 구조조정을 빨리 끝낼 것을 제안했다.

하다못해 확실한 구조조정의 방향만 제시되도 증시의 불확실성을 일시에 제거, 주가는 물론 증시의 체질개선에 대단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구조조정이 미진한 것이 심각한 수급 불균형의 원인이라며 수요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진단한다.

상장기업들이 지난해 증시에서 GDP의 7%에 육박하는 33조원을 조달한 것이 심각한 수급 불균형을 초래한 단초가 됐지만 주식에 대한 수요기반이 크게 약화된 것이 무엇보다 큰 이유가 된다고 그는 못박았다.

예컨데 시중자금이 은행들에 집중됨에도 은행들이 높은 위험리스크로 인해 주식을 사지 못한다는 것. 지난 1/4분기의 경우 증가한 자산 가운데 주식투자에 쓴 자금은 불과 1.5%로 작년 동기의 30%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또한 김 실장은 주식이 '투자수단'이라는 인식이 확산돼야 하데 국내의 경우 주가 변동성이 너무 크다보니 건전한 투자상품으로 인식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미국과 같이 몇년씩 가는 장기상품을 개발, 시장에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 상품에는 과감한 세제혜택을 부여, 장기화하는 주식 수요기반을 늘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김 실장은 못박았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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