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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연비 규제는) 사기였다. 이젠 훨씬 싼값에 차를 사게 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일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가 내놓은 자동차 연비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며 이렇게 밝혔다. 이미 올 7월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대규모 감세 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OBBBA)’을 통과시키면서 전기차 세액공제와 자동차 연비 규제 관련 벌금을 없애는 내용을 담았다. 이번에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한 연비 규제 완화 조치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정책인 ‘그린 뉴딜’을 공격하는 동시에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잡기’에 나선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조치로 향후 5년간 미국인들이 1090억 달러(약 160조6000억 원)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고 주장했다.● 美 자동차 기업들, 전기차 판매 부담 덜어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 등 주요 자동차 기업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교통부가 바이든의 연비 기준을 철회할 것”이라며 “사실 ‘연비’라고 부르기도 싫었다. 그건 연비가 아니라 반(反)경제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정책들 때문에 자동차 업체들은 값비싼 기술을 써서 차를 만들 수밖에 없었고, 그 결과 비용과 가격이 치솟고 차는 더 나빠졌다”며 최저 연비를 규정한 기업평균연비제(CAFE) 완화를 발표했다. 이번 완화안은 CAFE 기준을 2031년형 차량 기준 기존 갤런당 50마일(L당 약 21.3km)에서 34.5마일(L당 약 14.7km)로 낮추는 게 핵심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완화안은 2022년형부터 2031년형까지 모든 승용차와 소형 트럭에 적용된다.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크로스오버 차량을 소형 트럭이 아닌 승용차로 재분류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CAFE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차량들의 ‘평균 연비’를 정부가 정한 최소 기준에 맞추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내연기관차의 연비를 개선하고, 하이브리드차 및 전기차 생산을 확대하도록 하는 취지로 바이든 행정부가 CAFE 기준을 강화했다. 픽업트럭, SUV 등 연비가 떨어지는 대형차를 주로 판매해 온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 등을 더 많이 팔아 평균 연비를 낮추도록 유도한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4일 “(이전의 규제는) 2031년까지 판매량의 절반 이상을 전기차에서 확보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전했다.● 美 자동차 업계 요구 수용 및 내년 중간선거 전 ‘물가 잡기’ 포석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미국 자동차 업계의 숙원을 풀어준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최근 10년간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연비 규제 벌금으로만 10억 달러(약 1조5000억 원) 이상을 내는 등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기업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에 맞춰 전기차 생산에 투자했지만, 수요가 이에 미치지 못한 것도 부담이었다. 메리 배라 GM CEO는 3일 “연비 규정을 완화하지 않았다면 GM은 휘발유 차량 판매를 제한하고 일부 생산을 중단해야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팔리 포드 CEO도 “상식과 소비자의 승리다. 소비자 스스로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반겼다. 전기차 도입이 상대적으로 늦은 일본 자동차 업계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자동차 업계에 호재가 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도 저렴한 내연기관 차량을 더 판매할 수 있는 기회로 보고 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연비 규제가 완화되면 전기차 판매량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내연기관 차량을 더 팔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라고 말했다. 다만, 유럽 등의 환경 규제는 계속 강화되고 있고 전 세계에 차량을 판매하는 완성차업체 특성상 친환경 기술 개발 및 관리도 계속 신경 쓸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고물가로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선제 대응에 나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는 이날 “이 조치로 인해 일반 소비자가 신차 가격에서 최소 1000달러(약 146만 원)를 아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연비 기준이 완화되면 자동차 회사들이 관련 기술 개발 등에 비용을 덜 쓰게 돼 차 값이 낮아질 거라는 얘기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자율주행 및 스마트카 개발을 지휘해 온 송창현 현대차그룹 AVP(첨단플랫폼)본부장(사장)·포티투닷 대표가 물러난다. 현대차그룹은 4일 “송 사장이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퇴임 의사를 밝혔고, 회사가 이를 존중해 사임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송 사장도 포티투닷 임직원에게 “(정의선) 회장님과의 면담을 통해 직을 내려놓게 됐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네이버 초대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지냈던 송 사장은 2019년 1월 포티투닷을 설립했다. 이 회사가 2022년 현대차그룹에 인수되며 송 사장은 SDV사업부를 거쳐 AVP본부장직에 올랐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자율주행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대해 송 사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난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은 “송 사장이 관장하던 프로젝트는 AVP본부와 포티투닷 등 각 부문 리더를 중심으로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남국 대통령디지털소통비서관이 민간 협회장직 인사 청탁 메시지를 주고받는 장면이 포착돼 파문이 일고 있다.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선 문 원내운영수석이 텔레그램 사용자명 ‘홍성범 대한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으로부터 받은 파일을 김 비서관에게 전달하면서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비서)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봐줘”라고 메시지를 보낸 장면이 포착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2018년 경기도지사 출마 당시 캠프 대변인을 지낸 홍 씨를 연봉 2억 원대의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에 추천한 것. 김 비서관은 “제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현지 대통령제1부속실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문 원내운영수석과 김 비서관은 중앙대 동문이자 원조 친명(친이재명)계로 불리는 ‘7인회’ 출신이다. 3일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김 부속실장이 ‘청와대 상왕’임을 입증한 인사 청탁”이라며 “즉각적인 특검, 수사가 필요한 중대한 국정농단 사안”이라고 했다. 대통령실은 “부정확한 정보를 부적절하게 전달한 내부 직원에 대해 공직 기강 차원에서 엄중 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김현지 인사개입 의혹 부른 ‘7인회’ 청탁… 대상은 연봉 2억 자리문진석 “아우도 아는 중앙대 출신”… 김남국 “훈식형-현지누나한테 추천”김현지 부속실장, 인사권한 없어… ‘민간 자리’ 대통령실 청탁 논란野 “직권남용 고발-청문회 추진”… 與지도부도 “매우 부적절한 처신”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남국 대통령디지털소통비서관이 주고받은 인사 청탁 메시지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학 동문이자 원조 친명(친이재명)계 ‘7인회’에 속하는 여당 지도부 인사와 대통령실 비서관이 민간 협회장직 인사에 관여한 것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인사 권한이 없는 김현지 대통령제1부속실장에게 인사 청탁을 하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다. 국민의힘은 “민간 협회 회장 인사까지 김 부속실장이 좌지우지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적 청탁이자 직권남용”이라고 했다.● 文 “아우도 아는 중대 출신” 金 “현지 누나한테 추천”3일 문 원내운영수석과 김 비서관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에 따르면 문 원내운영수석은 김 비서관에게 “아우야, 아우도 아는 홍성범이다. 우리 중(앙)대 출신”이라며 “(이재명) 대통령 (경기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 자동차산업협회 본부장도 해서 회장하는 데 자격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옛 자동차산업협회)에서 재직했던 홍성범 씨가 중앙대 동문임을 언급하며 회장직 인사를 청탁한 것. 2018년 이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했던 홍 씨는 2019∼2022년 KAMA 대외협력본부 상무로 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비서관은 문 원내운영수석의 부탁에 “홍 본부장님!”이라고 호응하며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했다. 민간 협회장 인사 청탁을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과 김 부속실장에게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이다. KAMA 현 회장은 강남훈 전 지식경제부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이다. 지난해 10월 임기가 종료됐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회장직을 계속 맡고 있다. 회장직은 예전에 회원사 최고경영자(CEO)급이 맡다가 2010년대 이후 대관 업무를 강화하면서 정부 관료 출신이 맡고 있다. KAMA 회장의 연봉은 성과급을 포함해 연간 2억 원대로 알려졌다. 앞서 대통령총무비서관으로 재직했던 김 부속실장은 인사 업무 등을 맡으며 ‘핵심 실세’로 불렸다. 대통령실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감 출석 대상이 아닌 부속실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국감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강 비서실장은 “한 달 전부터 준비한 인사”라고 해명했고 김 부속실장은 결국 국감에 불참했다.● 대통령실 “엄중 경고”에 野 “진상 규명 불가피” 대통령실은 이날 공지를 통해 김 비서관에 대해 “엄중 경고 조치했다”고 밝혔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학연 등 정실 인사로 일을 처리한다는 인상을 준 것 자체가 큰 문제여서 강하게 경고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강 비서실장과 김 부속실장이 김 비서관으로부터 인사 청탁 메시지를 전달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당 지도부에선 문 원내운영수석에 대해 “매우 부적절한 처신”이라고 지적했고 김병기 원내대표도 문 원내운영수석에게 전화로 엄중 경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원내운영수석직 사퇴 등 별도 조치는 없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 원내운영수석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 불참하는 등 국회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문 원내운영수석은 본보 질의에 “몸이 좋지 않아 나중에 전화드리겠다”고만 했다. 인사 청탁 당사자인 홍 씨는 본보의 연락에 답하지 않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진상 규명이 불가피하다”며 대통령실 현안질의와 청문회 등을 요구하는 동시에 고발 조치에 나섰다. 주진우 의원은 운영위 회의에서 “대통령실 현안질의를 해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국정조사나 청문회도 불가피하다”고 했다. 최수진 원내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수사를 통해 전 과정과 관련자를 철저히 밝혀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문 원내운영수석과 김 비서관, 강 비서실장, 김 부속실장 등 4명을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다.조권형 기자 buzz@donga.com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남국 대통령실 국민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인사 청탁으로 보이는 휴대전화 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된 가운데 인사 청탁 자리로 거론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회장직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KAMA는 국내 자동차 제조업계의 이익을 대변하는 협회다. 자동차업계의 대변인 역할을 자처하고, 서울모빌리티쇼(구 서울모터쇼) 등의 행사를 연다. 동시에 정부가 연비, 배출가스 규제 등 자동차 관련 정책이나 제도를 결정할 때 완성차 업계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주요 사업에 포함돼 있다.협회는 회원사 최고경영자(CEO)급이 회장을 맡던 관행을 깨고 2010년대 이후 회장직을 정부 관료 출신에 맡기고 있다. 협회 내 대관 업무의 중요성이 커지면서부터다. 2011년 권영수 전 지식경제부 지역경제정책관, 2014년 김용근 전 산업자원부 산업정책본부장, 2019년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2022년 강남훈 전 지식경제부 기후변화에너지정책관이 각각 회장을 지냈다. 현직인 강남훈 회장은 임기가 지난해 10월로 종료됐지만 후임자가 정해지지 않아 계속 회장직을 맡고 있다. 관료 출신 퇴직자 사이에서는 KAMA 회장직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통상 상근부회장직을 맡게 되는 다른 경제계 단체와 달리 회장직을 맡을 수 있다. 한국의 대표적 제조업계인 자동차 산업을 관장하는 자리여서 고위 경제관료들이 선호한다고 한다. 회원사 기업 규모가 큰 만큼 KAMA 회장의 연봉은 성과금 포함 연간 2억 원대를 수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최대 170억 달러(약 25조 원) 규모의 무기 시장이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이집트를 대상으로 K방산 기업들이 잇따라 마케팅을 강화하고 나섰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UAE)와 이집트 등 중동 순방을 통해 ‘방산 세일즈’를 지원한 데다 한류로 인해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까지 더해져 동유럽에 이어 대형 수주 가능성이 점쳐지는 분위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4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 이집트국제전시센터에서 열리는 이집트 방위산업전(EDEX)에 각각 대형 홍보관을 설치하고 아프리카와 중동의 군 관계자들을 상대로 열띤 홍보전을 벌이고 있다. KAI는 특히 KF-21과 FA-50, 수리온 등 한국형 항공기를 현지 공군 관계자들에게 소개하는 데 역점을 뒀다. FA-50의 경우 이집트 공군의 주력 기종인 F-16과 호환성이 높아 현지 조종사들이 쉽게 기종 전환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적극 내세웠다. KAI 측은 이집트와 모로코, 이라크, 요르단 등 아프리카·중동 관계자들이 줄이어 홍보관을 찾아 관심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도 현지에서 이 기종으로 화려한 에어쇼를 선보이며 힘을 보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차세대 다연장 로켓인 천무 1.0과 2.0의 실물을 현장에 전시했다. 지난해 말 이집트 수출이 확정돼 내년 1분기부터 납품할 K9 자주포 패키지는 모형으로 선보였다. 특히 한화 측은 국내에서 제작한 K9의 부품을 이집트로 공수해 현지에서 조립·완성하는 ‘제조 협력’을 강조하며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현대로템과 LIG넥스원은 이번 EDEX에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내년 1분기 중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예정인 방산전시회 ‘월드 디펜스 쇼’ 참가 준비에 매진하고 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현대트랜시스의 시트연구개발센터 재료시험연구실이 정부로부터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을 받았다. 현대트랜시스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안전 환경 시스템, 안전 경영 활동 수준, 관계자 안전의식 등에 대한 종합 평가를 거쳐 심의위원회의 인증 의결을 받았다고 2일 밝혔다. 시트연구개발센터 재료시험연구실은 자동차 시트의 프레임과 폼패드, 원단 등 주요 재료의 내구성이나 물성, 환경 영향 등을 평가하고, 신소재와 신 공법을 개발하는 이 회사의 핵심 연구시설이다. 특히 유해 물질 함유량 분석과 내장재 연소 시험 등 잠재적 위험이 있는 실험을 진행하는 곳이어서 사고 예방을 위해 연구실에 중화제 키트, 성상별 보관함, 비상 대응 매뉴얼 등을 갖추고, 가스 농도 측정기와 화재 보호구, 소화 장비 등의 안전 설비도 확충했다. 회사 측은 “올해 초 서산공장이 ‘근로자 건강증진 활동 우수 사업장’ 인증을 받은 데 이어 이번 인증으로 생산과 연구 시설 모두에서 안전 관리 역량을 인증받게 됐다”며 “앞으로 회사의 모든 연구실이 안전 관리 우수연구실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계속해서 시스템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삼성중공업은 대만 타이베이에 있는 해운사 에버그린 본사에 삼성 원격 운용센터(SROC)를 개소하고 운영에 들어간다고 1일 밝혔다. 센터 출범으로 두 회사는 원격 정기 검사 분야 등에서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원격 자율운항 선박 시대를 대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두 회사는 최근 자율운항과 관련한 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왔다. 삼성중공업은 에버그린의 1만5000TEU 컨테이너 운반선에 자율 운항 시스템을 탑재해 미국 오클랜드에서 대만 가오슝까지 1만 km 구간에 걸쳐 실시간 선박 자동화 시스템, 상태 기반 유지·보수 등의 기능 시험을 성공시켰다. 삼성중공업 측은 “SROC는 조선사와 해운사가 협업해 설립한 최초의 자율운항 관련 사례로 오랜 기간 공동으로 기술을 발전시킨 결과물”이라고 평가했다. 에버그린은 SROC에서 선박 정보와 주요 장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해 장비 점검과 유지·보수 측면에서 효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최종웅 삼성중공업 자율운항연구센터장은 “SROC 출범으로 K조선업이 원격 자율운항 기술을 선도하고 국제 표준 제정에도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합병 절차를 모두 완료하며 1일 ‘통합 HD현대중공업’으로 새출발을 알렸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영상 메시지를 내고 “오늘은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되는 날”이라며 “두 회사가 가진 기술력과 노하우에 임직원들의 열정을 더해 새로운 혁신이 시작될 것”이라고 두 회사 합병을 축하했다. 통합 HD현대중공업의 출범으로 한미 조선 협력사업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기는 한편 최근 중국, 일본 조선사들의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도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초격차로 매출 2배, 방산 매출 10배”올해 8월 합병을 공식 발표한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는 9월 공정거래위원회의 합병 승인을 받았다. 그 후 10월 2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각 회사 참석 주주의 98.54%, 87.56%의 찬성으로 합병안을 통과시켰다. 합병 기일인 1일 공식 출범한 통합 HD현대중공업이 주목하는 시장은 함정 등 방산 분야다. HD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함정 건조 기술력과 HD현대미포가 가진 함정 건조에 최적화된 설비와 인적 역량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두 회사 합병으로 HD현대는 현재 2개인 함정 전용 건조 독(dock)을 4개까지 늘려 MASGA 프로젝트 시행과 방산 부문의 사업 경쟁력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2035년까지 글로벌 함정 건조 수요가 총 2100여 척, 액수로는 3600억 달러(약 529조 원)에 이를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에 통합 HD현대중공업도 방산 분야에서 매출을 현재의 1조 원 수준에서 2035년 10조 원까지 늘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친환경 선박이나 특수목적선 시장도 적극 공략한다. 전기추진선 및 자율운항 시스템, 풍력보조 추진 시스템 등 친환경 기술력을 대형 선박까지 확대 적용하고 쇄빙선,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등 고부가가치선 건조 기술력에서도 ‘초격차’를 유지해 K조선 상승세를 견인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중공업은 이 같은 전략으로 2035년까지 매출 37조 원을 달성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이는 합병 전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인 19조 원의 2배 규모다. 그 외에도 HD현대는 해외사업 담당 투자 법인을 HD한국조선해양과 통합 HD현대중공업 공동으로 설립해 의사결정을 효율화하고 해외 사업 점유율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日·中에 맞설 ‘거인 조선사’ 탄생 HD현대중공업의 HD현대미포 합병은 최근 주변국 조선사들이 잇따라 합병해 초거대 조선사로 재탄생하는 움직임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 각각 1, 2위 조선사들이 합병하며 ‘초거대 조선사’가 설립됐기 때문이다. 중국 최대 조선 기업인 국영 중국선박그룹유한공사(CSSC)는 올해 7월 중국선박중공주식유한회사(CSIC)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중국 내 규모 1, 2위인 두 조선사가 합병하면서 ‘거인 조선사’가 탄생했다는 보도가 잇따랐다. 일본에서도 7월 업계 1위 이마바리조선이 2위인 저팬마린유나이티드(JMU)의 지분을 30%에서 두 배로 늘리며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 같은 인수로 이 회사 글로벌 규모가 4위권으로 뛰어올랐다는 평가가 나왔다. HD현대 측은 “두 회사의 합병은 세계 선박 건조 시장 재편 속도가 계속해서 빨라지는 데 대응하기 위함”이라며 “두 회사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고 시장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수주를 크게 늘릴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험로를 달리는 자동차 경주인 ‘월드랠리챔피언십(WRC)’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현대자동차 월드랠리팀 소속 선수 2명이 1, 2위를 차지하며 ‘더블 포디움’을 달성했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지난달 26일(현지 시간)부터 나흘간 열린 2025 WRC 14라운드 사우디아라비아 랠리에서 현대차 소속 드라이버 티에리 뇌빌과 아드리앵 푸르모가 각각 1, 2위에 올랐다고 30일 밝혔다. 사막과 암석지대가 반복되는 사우디 지역의 지형이 그대로 반영된 코스에서 경주용으로 튜닝된 ‘i20 N 랠리1’을 타고 출전한 두 선수는 경주 내내 선두권을 유지했고, 뇌빌은 라운드 막판에 선두로 올라선 뒤 1위 자리를 다시 빼앗기지 않았다. 이 선수는 이번 우승으로 WRC 개인 통산 22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총 3명의 드라이버가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현대차 월드랠리팀 소속 선수들은 1, 2, 11위에 올랐다. 선수들이 시즌 내내 준수한 활약을 펼쳐 제조사 포인트 511점을 획득한 현대차 팀은 올해 제조사 2위로 시즌을 마쳤다. 현대차 측은 “WRC가 사우디에서 치러진 것은 이번 대회가 처음인데 선수들이 우승하게 되어 기쁘다”며 “내년 1월 시작되는 2026 시즌에는 더 발전된 실력을 선보이겠다”고 전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항공기’인 에어버스의 소형 여객기 ‘A320 패밀리(A320)’ 기종에서 결함이 발견돼 주말 사이 전 세계에서 수천 대의 비행기가 일시적으로 발이 묶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정 조건에서 비행 제어 컴퓨터가 오작동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업데이트 등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마쳐 비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진 않았다. 다만 연말 항공편 수요가 늘어나는 와중에 비행기 결함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행객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에어버스는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전 세계 A320 보유 항공사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며 “항공기가 강한 태양복사선(Solar Radiation)에 노출될 경우 중요한 데이터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상당수의 항공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데이터 오류는 이 항공기의 ‘승강타·보조날개 제어 컴퓨터(ELAC·Elevator Aileron Computer)’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의 조작이 직접 기계로 입력되는 보잉 737 기종과 달리 A320은 컴퓨터가 조종사의 조작을 감지해 비행기를 제어한다. 이 컴퓨터가 오작동하면 자동차가 급발진하듯 항공기가 조종사 의도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이 결함은 미국 항공사 제트블루의 A320 항공기가 10월 30일 운항 중 급강하한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던 중 발견됐다.에어버스에 따르면 이 기종은 1988년부터 전 세계에 1만2000대 이상 인도됐고, 약 1만 대가 비행에 투입되고 있다. 이 중 결함 가능성이 있는 기체는 6000대 이상이고 그중 상당수는 실제 부품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결함이 발견되고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유럽 항공안전청(EASA)이 조치되지 않은 항공기의 운항을 전면 금지하면서 이 기종을 다수 운영하는 항공사 승객들은 혼란을 겪었다. 일본 전일본공수(ANA)는 지난달 29일 항공편 95편을 취소해 승객 1만3500명이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호주 저비용 항공사 제트스타는 이번 리콜 사태로 자사 항공기의 3분의 1이 영향을 받았다며 29일 90편의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고, 30일까지 운항 중단이 계속됐다. 에어프랑스-KLM그룹 항공기도 28일 하루에만 35편이 결항됐다. 미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28일 리콜 통보 후 해당 기종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대부분 완료해 결항 피해가 제한적이었지만 아시아와 중남미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 해당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도 총 80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18대), 아시아나항공(24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 에어로케이(9대), 파라타항공(2대) 등 6곳이다.다만 이 중 리콜 대상 여객기 42대는 모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1시간 안에 필요한 조치를 마쳐 결항 등 운항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0일 0시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의 A320 항공기 42대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운영하는 A320 항공기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대부분에 취항하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에어버스의 빠른 리콜 조치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맞는지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결함이 나온 A320은 약 3년 전에도 특정 조건에서 일부 기종 컴퓨터 오류가 발생한 적이 있다. 한 해외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고도에서 더 강한 태양복사선이 발생하면 비슷한 오류가 재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더 세밀한 정보 공개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여객기’인 에어버스의 소형 여객기인 ‘A320 패밀리(A320)’ 기종에서 결함이 발견돼 주말 사이 전 세계에서 수천 대의 비행기가 일시적으로 발이 묶이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정 조건에서 비행 제어 컴퓨터가 오작동할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해당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도 다수 보유하고 있지만 업데이트 등 필요한 조치를 빠르게 마쳐 비행 일정에 차질이 발생하진 않았다. 다만 연말 항공편 수요가 늘어나는 와중에 비행기 결함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행객들의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에어버스는 28일(현지시간) 전 세계 A320 보유 항공사에 긴급 정보를 전달하며 “항공기가 강한 태양복사선(Solar Radiation)에 노출될 경우 중요한 데이터 오류가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상당수의 항공기가 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소프트웨어 혹은 하드웨어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데이터 오류는 이 항공기의 ‘승강타·보조날개 제어 컴퓨터(ELAC·Elevator Aileron Computer)’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종사의 조작이 직접 기계로 입력되는 보잉 737 기종과 달리 A320은 컴퓨터가 조종사의 조작을 감지해 비행기를 제어한다. 이 컴퓨터가 오작동하면 자동차가 급발진하듯 항공기가 조종사 의도와 상관없이 움직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이 결함도 미국 항공사 젯블루의 A320 항공기가 지난달 30일 운항 중 급강하한 사고의 원인을 조사하던 중 발견됐다.에어버스에 따르면 이 기종은 1988년부터 전 세계에 1만2000여 대 이상 인도됐고, 약 1만 대가 비행에 투입되고 있다. 이 중 결함 가능성이 있는 기체는 6000대 이상이고 그중 상당수는 실제 부품 교체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결함이 발견되고 미국 연방항공청(FAA)와 유럽 항공안전청(EASA)가 조치되지 않은 항공기의 운항을 전면 금지하면서 이 기종을 다수 운영하는 항공사 승객들은 혼란을 겪었다. 일본 전일본공수(ANA)는 29일 항공편 95편을 취소해 승객 1만3200명이 불편을 겪었다고 밝혔다. 호주 저가항공 젯스타는 이번 리콜 사태로 자사 항공기의 3분의 1이 영향을 받았다며 29일 90편의 항공편 운항을 취소했고, 30일까지 운항 중단이 계속됐다. 에어프랑스-KLM그룹항공기도 28일 하루에만 35편이 결항됐다. 미국과 독일 등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28일 리콜 통보 후 해당 기종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대부분 완료해 결항 피해가 제한적이었지만 아시아와 중남미 항공사들은 상대적으로 피해가 컸다고 외신들은 보도했다.해당 기종은 국내 항공사들도 총 80대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18대), 아시아나항공(24대), 에어부산(21대), 에어서울(6대), 에어로케이(9대), 파라타항공(2대) 등 6곳이다.다만 이중 리콜 대상 여객기 42대는 모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1시간 안에 필요한 조치를 마쳐 결항 등 운항 차질은 발생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30일 오전 0시 기준으로 국내 항공사의 A320 항공기 42대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모두 마쳤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운영하는 A320 항공기는 중국, 일본, 동남아 등 중단거리 노선 대부분을 취항하고 있다.항공업계에서는 에어버스의 빠른 리콜 조치에 대해서는 좋은 평가를 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맞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든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번에 결함이 나온 A320은 약 3년 전에도 특정 조건에서 일부기종 컴퓨터 오류가 발생한 적이 있다. 한 해외 항공업계 관계자는 “고고도에서 더 강한 태양복사선이 발생하면 비슷한 오류가 재발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더 세밀한 정보 공개와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의견을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파리=유근형 특파원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인공지능(AI) 시스템과 그 두뇌인 데이터센터가 어마어마한 에너지를 소모하는 시대다. 이런 시대에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하고 최대한 에너지를 아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역할이 또 있을까. 두산그룹은 이처럼 ‘AI 시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선도하는 것으로 환경과 사회에 대한 ‘이로움’을 추구하고 있다. 1700도 고온의 가스를 동력으로 삼는 발전기가 고속으로 회전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가스터빈은 그 정밀도가 매우 높아 ‘기계공학의 꽃’으로 불리는 동시에 다른 발전 방식 대비 오염원 배출이 적어 청정 발전 시설로 꼽힌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13년부터 340여 개 국내 산업계, 학계, 기관 등과 함께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개발을 해 왔다. 그리고 2019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개발에 성공하며 결실을 맺었다. 최근에는 미국의 빅테크 기업에 이 발전용 가스터빈을 수출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탄소배출이 거의 없는 소형모듈원전(SMR)도 이 회사의 주력 사업이다. 2019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미국 뉴스케일의 SMR 모델은 2020년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의 설계인증 심사를 통과하기도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 외에도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등 SMR 개발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며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지속적으로 노력을 쏟아붓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그 외에도 최근 8㎿급 해상풍력발전시스템의 국제 인증을 취득하는 등 2005년부터 지속적으로 수준을 높여 온 풍력발전 분야에 대한 투자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지멘스가메사와 협력해 창원공장에서 14㎿급 해상풍력발전기의 제조공장 및 생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설계에 착수한다. 현재 기술에서 실현 가능한 친환경 에너지의 정점으로 꼽히는 수소에너지 분야에서도 두산그룹의 연구개발은 이어지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전력 효율과 작동 온도, 수명 등 여러 면에서 주목받고 있는 고체산화물연료전지 공장을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에 50㎿ 규모로 조성해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현재는 전신마비 1급 장애를 안고 지내는 정덕환 씨는 1983년 직업재활시설인 ‘에덴복지원(현 에덴복지재단)’을 설립해 장애인 취업 및 자립을 지원하고 있다. 42년째 장애인 자립에 힘써 온 정 씨는 올해 ‘HD현대아너상’ 대상을 수상했다.HD현대아너상은 HD현대의 ‘HD현대1%나눔재단’의 대표 사업 중 하나다. 2011년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직원들이 급여의 1%를 기부하고 이를 모아 사회공헌 사업을 한다’는 의지를 모아 만들어진 재단이다. 처음에는 HD현대오일뱅크에서 시작했지만 2020년부터는 모든 계열사가 동참하고 있다.재단의 운영 목표는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꺼이 헌신하는 ‘숨은 영웅’을 찾아 응원하고 환경이 꿈을 가로막지 않도록 돕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HD현대아너상은 수상 후보자들이 얼마나 지속적으로 헌신해 왔는지, 그 활동이 사회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는지 등을 폭넓게 관찰한다. 올해는 정 씨 외에도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 라파엘클리닉, 김하종 신부 등이 수상자가 됐고 재단은 총 3억5000만 원의 상금을 지급했다.화가를 꿈꾸는 장애인들에게 미술 교육을 받도록 해 주고, 예술적 역량이 높은 장애인들이 실력을 살려 취업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알아봐 주는 일도 이 재단의 핵심 사업 중 하나다. ‘마스터피스제작소’라는 이름이 붙은 이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총 7명이 화가의 꿈을 이루게 됐다.재단의 사회공헌 사업 영역은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올해는 난치병 환아들의 꿈을 실현해주는 프로그램인 ‘메이크어위시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소원이 있는 환아와 자원봉사자가 수차례 대면과 비대면으로 만나 실현할 소원을 구체화하고 이를 실제로 구현해주는 프로젝트. 첫 활동으로 재단 측은 올해 5월 서울아산병원 내 어린이병원을 찾아가 행사를 진행하고 환아들을 만났다.그 외에도 HD현대1%나눔재단은 취약계층 이용 시설이나 아동복지시설을 리모델링하는 ‘드림 플레이스’, 보호아동이나 자립준비청년의 교육 및 자립을 지원하는 ‘드림 아카데미’, 같은 이들을 대상으로 문화행사나 스포츠 경기 등을 관람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드림 하모니’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월급쟁이’에게 급여의 1%는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HD현대 직원들은 추가로 기부를 하기도 한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와 울산 사업장 곳곳에는 ‘기부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다. 추가로 기부를 원하는 사원들이 사원증만 가져다 대면 간편하게 기부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건설 장비 자체를 넘어 작업을 진행하는 사람과 작업 환경까지 생각하는 건설 장비.” HD현대건설기계와 HD현대인프라코어의 합병으로 내년 1월 출범하는 ‘HD건설기계’가 그리는 건설 현장과 근로자에 대한 철학이다. 이 회사는 합병으로 시너지를 최대한 발휘해 ‘글로벌 톱 티어’ 건설장비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건설 장비뿐만 아니라 애프터마켓, 엔진 등 전 사업 영역에서 균형 있게 성장해 2030년까지 매출 14조8000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것이다. HD건설기계는 ‘현대(HYUNDAI)’와 ‘디벨론(DEVELON)’ 두 건설기계 브랜드를 양대 축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선다. 각 브랜드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 한국, 인도, 브라질, 중국 등 국내외 생산 거점과 공급망을 최대한 활용해 생산 효율과 품질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두 브랜드는 공동으로 시장 개척에 나서지만 제품 라인업은 상호 보완하는 방식으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최대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HD건설기계는 출범 이후 컴팩(소형건설기계)과 애프터마켓, 엔진 사업 등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컴팩 분야에서는 제품 종류를 보강해 2030년까지 매출 1조3000억 원을 달성하고 같은 기간 애프터마켓 사업에서 1조4000억 원, 엔진 사업에서 2조50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측은 “연구개발 역량을 결집해 전동화와 스마트 장비 등 미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며 “HD건설기계 출범을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전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기아의 목적기반차량(PBV) 전기차인 PV5 패신저(승용) 모델이 영국의 자동차 전문 매체 ‘톱기어’ 주관 ‘2026 톱기어 어워즈’에서 ‘올해의 패밀리카’로 선정됐다. 톱기어 측은 26일(현지 시간) “PV5는 넉넉한 공간과 신선한 스타일, 뛰어난 효율성을 갖추고 가격 경쟁력도 뛰어난 차량”이라고 선정 이유를 밝히며 “그 외에도 주행 성능이 뛰어나고 다른 전기차와 비교해도 정숙성이 훌륭한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기아 측은 “유럽에 이미 출시된 5인승 모델 외에도 향후 현지에 출시될 6, 7인승과 교통약자 대응(WAV) 모델 등 고객 수요에 따른 다양한 모델을 제공한 점도 현지에서 호평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PV5는 최근 경상용차 업계에서 권위 있는 ‘2026 세계 올해의 밴’에서 심사위원 26명의 전원 일치로 수상한 데 이어 두 번째로 국제 자동차업계의 인정을 받았다. PV5는 같은 날 제주도에서 진행한 일반 도로 원격 운전 시연에도 성공했다고 밝혔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현대글로비스가 글로벌 종합상사 기업과 15년간 총 5800억 원 규모의 액화천연가스(LNG) 해상운송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에 따라 현대글로비스는 17만4000㎥급 LNG 운반선을 새로 건조해 2029년부터 미국 걸프 연안의 LNG를 세계 각지로 수송할 예정이다. LNG 17만4000㎥는 국내 하루 LNG 소비량의 절반에 해당되는 양이다. 최근 국제적으로 매연 저감을 위해 LNG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데다, 운송 과정에서 영하 162도 초저온을 유지해야 하는 등 첨단 설비가 필요해 LNG 해상 수송은 해운업계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꼽힌다. 2024년부터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과 LNG 운반선 1척씩을 가스 운송에 투입해 온 현대글로비스는 2027년까지 LNG 운반선 4척을 추가해 중동 지역 화주의 물량을 운송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회사 측은 “선대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해상 에너지 운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화주 네트워크도 확장할 것”이라고 전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밤낚시’(사진)는 배우 손석구가 제작과 주연을 맡은 단편영화다. 총 길이 13분도 채 안 되는 이 영화는 독특한 점 세 가지가 있다. 이 짧은 영화가 CGV 극장에서 1000원에 유상 상영됐다는 점, 모든 화면이 자동차에 장착된 카메라 시점으로 촬영됐다는 점,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크레디트의 등장인물 목록에 현대 전기차 ‘아이오닉 5’가 포함됐다는 점. 영화와 광고의 경계를 미묘하게 넘나든 ‘밤낚시’를 기획한 현대차그룹의 광고대행사 이노션이 ‘2025 원 아시아 크리에이티브 어워즈’에서 ‘올해의 브랜드’와 ‘올해의 에이전시’로 선정됐다. 글로벌 크리에이티브 산업에서 영향력이 높은 비영리 단체 ‘더 원 클럽 포 크리에이티비티’가 수여하는 이 상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권위 있는 광고제로, 2020년 출범한 이후 한국 브랜드와 광고대행사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해당 타이틀은 BBDO, 레오버넷, 오길비 등 글로벌 대형 에이전시가 차지해 왔다. 현대차그룹도 같은 기관에서 ‘올해 최고의 캠페인’ ‘올해의 마케터’로 선정되면서 현대차그룹은 총 4개 부문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원 아시아 크리에이티브 어워즈는 단순히 광고 자체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문화적 다양성을 심사 기준에 반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밤낚시’는 이 같은 평가 항목에서 좋은 평가를 받아 ‘크리에이티브 효과성’ ‘브랜디드 엔터테인먼트’ 등의 분야에서 최고상(Best of Discipline)을 받는 등 총 12개 상을 수상했다. ‘밤낚시’를 기획한 현대차 지성원 브랜드마케팅본부장도 ‘올해의 마케터’로 선정됐다. 이노션은 그 외에도 시설이 오래된 공중목욕탕을 리모델링해 주 이용층인 고령층 주민들이 낙상 등의 사고 없이 안전하게 목욕탕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목욕탕’ 프로젝트 등 자체 사회적 책임(CSR) 프로젝트에서도 2개 상을 수상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수상은 현대차와 이노션이 함께 창의적 역량을 쌓아 새로운 시도를 해 온 경험이 모여 만든 결과”라며 “앞으로도 고객과 새로운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는 차별화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 현대차와 기아도 주요 연구실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안전관리 우수연구실 인증’ 심사에서 인증을 받아내며 안전관리 수준을 정부로부터 인정받았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동아 K-방산포럼 2025’에 참석한 정부와 정치권 관계자들은 글로벌 시장을 두드리는 한국 방산 기업들에 대해 일제히 적극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원종대 국방부 자원관리실장이 대독한 축사를 통해 “변화하는 안보 환경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우리 군도 연구개발에 적극 협력해 K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여야 의원들도 뒷받침을 약속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여당 간사인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인공지능(AI)과 무인 체계는 더 이상 미래 기술이 아니라 국가 안보를 떠받치는 전략자산”이라며 “필요한 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규제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강대식 국민의힘 의원(국방위 간사)도 “포럼 주제인 AI와 무인 플랫폼 기술은 우리 국방 미래의 중요한 좌표”라며 “기업과 연구기관이 도전하고 청년 인재가 유입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아끼지 않겠다”고 전했다. 정규헌 방위사업청 미래전력사업본부장은 기조연설에서 “정부가 국정과제를 통해 방산 4대 강국 도약을 국가적 과제로 제시한 만큼 K방산을 핵심 산업으로 도약시킬 수 있도록 의지를 가지고 혁신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K방산의 높아진 위상을 반영하듯 지방자치단체에서도 방산 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박정수 경운대 차세대항공모빌리티기술원장은 “구미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10여 개 방산기업 외에도 반도체 기업과 이차전지 제조업체 등이 다수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다”며 “2027년까지 ‘방산 허브 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5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영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방산혁신클러스터 대전사업단장도 “국방기술연구소, 항공우주연구원 등 대전 소재 연구소와 KAIST, 충남대 등 학계 연계를 통한 연구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이 대전”이라며 “특히 무인기(드론) 분야에 있어 혁신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한국 방산 기업들이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기술 혁신을 실제로 이뤄내는 점이 매우 인상 깊었습니다. 우리 군도 현재 전투기를 도입하는 단계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카일럿’(AI 파일럿)에 대한 설명을 흥미롭게 들었어요.”(중남미 국가의 주한 무관 A 씨) 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에서 동아일보와 채널A 주최로 열린 ‘동아 K-방산포럼 2025’. ‘AI·무인화로 진화하는 K-방산의 미래’를 주제로 진행된 이날 포럼에선 정부와 정치권, 국내외 방산기업 관계자 등 100여 명의 방위산업 리더들이 모였다. 특히 K방산의 높아진 위상을 증명하듯 20여 개국, 30명의 주한 무관 등 외교관들도 대거 참석해 ‘글로벌 포럼’의 면모를 보였다. 이들 해외 무관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고 한국 방산업체들의 기술 설명을 경청했다. 휴식 및 오찬시간에는 국내 방산 전문가, 다른 나라 무관들과 인사를 나누며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해외 무관은 “움직이는 함정을 타격할 수 있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천무 2.0’ 설명을 매우 주의 깊게 들었다”며 “향후 더 상세한 이야기를 회사 측으로부터 듣고 싶다”고 했다.● 현실이 된 영화 속 전장 이날 사례 발표를 맡은 각 기업 발표자들은 미래 전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AI와 무인화 시스템을 선보였다. 채훈 한화에어로스페이스 PGM연구소장은 회사가 개발 중인 ‘천무 3.0’에 대해 “발사된 로켓에서 AI가 탑재된 드론이 분리되면 전장 위를 날아다니며 적을 스스로 인지하고 타격한다”며 “어떤 무기를 어디에 발사하면 좋겠다는 판단까지 AI가 처리한다”고 소개했다. 한화오션은 전투 성능을 강화하고 운용 효율성을 높인 차세대 전략 수상함을 소개했다. AI를 적용해 무기 운용을 자동화한 이 수상함은 기존의 절반인 승조원 70명 수준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김일홍 한화오션 특수선설계담당 상무는 “전통적인 함정 형태를 탈피해 외형을 설계하고 레이저함포 등 근거리 대응력을 강화하는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앞으로는 무인기가 제공권 장악에 나설 것이란 예측도 나왔다. KAI는 AI가 무인기를 조종해 방공망을 제압하는 ‘카일럿’ 개념을 이번 포럼에서 공개했다. 임성신 KAI AI소프트웨어연구실장은 “무인기는 초기 적진 교란, 방공망 파괴를 담당하고 KF-21에 탑승한 인간 조종사는 전투 지휘와 최종 결정, 유사시 공중전 참여 등을 담당하는 방향으로 미래 공중 전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적진에 아군의 깃발을 꽂는 역할도 조만간 무인 장비가 군인들과 함께 수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로템이 개발하는 ‘지상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MUM-T)’는 AI 기반으로 자동화된 전차와 다목적 무인차량, 4족 보행 로봇 등이 인간과 합동 작전을 벌이는 시스템이다. 김석환 현대로템 유무인복합전투체계실장은 “AI 기술이 더 발달하면 현재 비포장 전술도로 중심으로 이뤄지는 육상전투차량 자율주행이 험지에서도 가능해 전투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AI 기술, 방산에 적극 도입해야” 이번 포럼에서는 세계 8위권으로 올라선 K방산의 기술력을 더 발전시키기 위한 과제도 논의됐다. 최태복 HD현대중공업 함정·중형선사업부 상무는 “미 해군이 무인 함정 130여 척을 2050년 전까지 전력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등 유무인 복합체계 기술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졌다”며 “K방산도 이미 앞서 있는 민수 분야의 AI 기술을 방산 분야에 적극 차용해 기술을 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LIG넥스원은 산재돼 있는 AI 개발 조직과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권철희 LIG넥스원 AI연구소장은 “AI 연구 효율성 증대를 위해 방산 기업 중 최초로 AI연구소를 개설하고 통합 시스템 인프라를 구축했다”고 말했다.최원영 기자 o0@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중동과 아프리카 등을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이용하는 공군 1호기는 보잉의 747-8 기종이다. 2022년 1월 새로 도입했다. 이전까지 쓰던 747-400 기종 대비 덩치가 조금 더 커졌다. 그런데 이 전용기 도입을 검토하던 당시 일부 항공 종사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747-8 기종이 너무 큰 비행기라 대통령 전용기로 운용하기 부적절할 수 있다는 의견을 조심스레 제기한 것이다.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나설 때는 참모진과 경제사절단, 취재진 등이 많게는 수백 명 규모로 꾸려진다. 미국 대통령처럼 비행기 2대를 동시에 운용할 수 없다면 큰 비행기가 더 낫다. 그런데도 항공 종사자들이 이런 우려를 한 이유는 이 비행기의 ‘체급’ 때문이었다. 체중 등에 따라 체급을 매기는 격투기처럼 비행기도 체급이 있다. 한쪽 날개 끝에서 다른 쪽 날개 끝까지의 길이(윙스팬)와 주륜 바퀴의 최대 폭 등 두 가지를 가지고 체급을 정한다. A가 가장 작고, F가 가장 크다. 통상 경비행기가 A급에 속하고, 저비용항공사에서 많이 쓰는 보잉 737, 에어버스 A320 기종은 C급이다. 현재 공군 1호기는 F급이다. ‘2층 비행기’인 A380과 함께 여객기로는 ‘유이(有二)’하다. 반면 747-400을 썼던 이전 공군 1호기는 E급이다. 날개 폭의 아슬아슬한 차이가 신구(新舊) 두 기종의 체급을 갈랐다. 날개 폭이 65m 이상이면 F, 미치지 못하면 E로 구분하는데, 747-400의 날개 폭은 64.9m였던 반면 747-8의 날개 폭은 68.4m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같은 F급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는 공항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격투기도 체급이 맞는 선수끼리 시합을 붙이듯, 비행기도 등급이 맞는 공항에만 내릴 수 있게 돼 있다. 한국 공항의 경우 F급 항공기를 수용할 수 있는 곳은 인천, 김포, 청주, 김해, 제주 등 5곳뿐이다. 하지만 이는 ‘수용이 가능하도록 공항이 지어졌다’는 의미일 뿐 실제 공항의 원활한 운용이나 주기장 제약 등을 고려하면 한국에서 F급 항공기가 다닐 수 있는 곳은 인천이 유일하다. 다른 공항은 상황에 따라 F급 항공기가 착륙할 때 다른 항공기의 이동을 멈춰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어서다. 물론 국가 요인을 위한 별도 공항을 갖춘 국가나, 주요국 대도시 공항은 대부분 F급 비행기가 뜨고 내릴 수 있다. 하지만 대통령 순방이 항상 이런 대형 공항이 있는 곳만 가는 건 아니다 보니 항공 종사자들은 ‘실무적’ 관점에서 우려했던 것이다. 갈 수 없는 공항이 많다는 F급 항공기의 단점은 A380이나 747-8이 일찍 단종되는 원인 중 하나로 작용하기도 했다. A380은 2021년, 747-8은 2022년을 끝으로 생산이 모두 중단됐다. A380 제작사인 에어버스가 있는 나라인 프랑스의 제1항공사 에어프랑스에서도 일찌감치 이 기종을 모두 퇴역시켰고, 한때 독일 루프트한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747-8을 보유했던 대한항공도 이 기종의 비중을 줄여나가고 있다.이원주 산업1부 기자 takeof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