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이진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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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이진구 기자의 대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가식적인 형식보다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듯한 편안한 인터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sys1201@donga.com

취재분야

2026-05-24~2026-06-23
종교63%
문학/출판17%
미술7%
역사7%
음악3%
문화 일반3%
  • 김도현 신부 “교황이 말한 ‘AI 무장 해제’란 기술이 인간 지배 못하게 하는것”

    최근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이사장 이용훈 주교)가 ‘인공 지능(AI)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이르면 올해 말까지 신학적·윤리적 토대를 갖춘 AI 지침을 마련키로 했다. 지난달 말 교황 레오 14세의 첫 회칙 ‘고귀한 인류’ 반포에 따른 후속 조치. TF에 참여하는 김도현 신부(대구가톨릭대 교수)는 11일 인터뷰에서 “교황 회칙이 문헌이 아닌 직접 발표 형식으로 반포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그 중요성에 비해 국내에는 단순히 AI의 올바른 사용을 권고하는 정도로 알려진 것 같아 아쉽다”라고 말했다. KAIST 물리학 박사 출신인 그는 국내 유일의 물리학자 신부다.―AI의 부작용을 경고하는 정도로 알았습니다만.“2000년간 신학의 흐름은 신과 교회를 중심에 두고 재해석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간 교황청 AI 관련 문헌을 보면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이 눈에 띄게 많이 나오고 있어요. 생성형 AI뿐만 아니라 인간을 대단히 닮은 로봇이 출현한 탓이죠. 신학 연구의 초점이 인간에게 맞춰지는 상황이라고 할까요. 교황은 인간과 한없이 유사한 AI가 출현했을 때, 인간 본질에 대한 성찰이 부족하다면 인간과 AI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신 것 같아요.”―회칙 부제에 ‘AI 시대에 인간 존엄성 수호에 관한…’이란 설명을 붙인 이유도 그런 까닭일까요.“교황은 지난해 취임 때 ‘교회는 인간 존엄성과 정의와 노동을 수호하는 데에 새로운 도전이 되는 또 다른 산업혁명과 AI 분야의 발전에 대응하기 위해 사회 교리라는 교회의 유산을 모든 이에게 전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AI 시대에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분명히 밝힌 것이고, 그 연장선에서 이번 회칙이 나온 것이죠.”―아직 인간 존엄성까지 걱정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생성형 AI가 적극적으로 활용되면서 아마존은 작년에만 3만 명, 메타는 지난달 8000여 명을 해고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공인회계사 합격자 1200명 중 회계법인 등에 채용된 사람은 300여 명에 그쳤지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는 역사상 최초로 AI 휴머노이드 로봇이 활용 중입니다. 인간이 AI로 대체되는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텐데, 우리는 정작 딥러닝에 기반한 현재의 생성형 AI가 어떤 과정을 통해서 계산을 수행하는지 제대로 해석을 못 하고 있습니다. 해석이 안 되니 통제할 방법도 구체적으로 개발하지 못하고 있지요.”―발표 현장에 앤트로픽 공동 창업자인 크리스토퍼 올라도 함께 했더군요.“올라는 AI를 자율 살상 무기와 대규모 감시에 사용하는 데 반대해 미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빚은 인물입니다. 그의 오랜 연구 주제가 딥러닝 내부의 해석 가능성에 관한 것이지요. 무신론자인 그를 교황이 초청한 것은 AI의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인간 존엄성에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다급함 때문입니다.”―교황은 “AI를 무장 해제시켜야 한다”라고 까지 했습니다만.“교황은 ‘무장 해제’란 기술 거부가 아니라, 기술이 인간을 지배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지금처럼 기술 개발과 활용에만 몰두하면 AI는 전쟁에 악용되고, 대량 실업, 과도한 전력 생산 등으로 인한 환경 파괴, 개조 인간을 추구하는 트랜스 휴머니즘 등 수많은 문제를 낳을 것입니다. 교황의 이번 회칙에는 그런 세상을 막고, 인간의 존엄성을 수호하는 것이 자신을 포함해 우리 모두의 소명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것이지요.”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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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들이 남긴 살림살이, 그것이 진짜 우리 유산”

    “가난한 사람들이 남기고 간 옛 살림살이…, 그게 진짜 위대한 우리 유산 아닐까요.” 1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만난 이영화 광주 비움박물관장(78)은 50년 넘게 워낭, 뒤웅박, 누룩틀, 풀무 등 옛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모으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그가 지금까지 수집한 근현대 민속품은 무려 3만여 점. 이 중 민속품 200여 점과 설치 예술 작품 50여 점을 볼 수 있는 전시회(‘한반도의 평화-워낭소리’)가 1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 이 관장은 “옛날 농사짓던 서민들이 쓰던 생활용품들은 가난했지만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온몸을 바친, 부지런하고 정직한 삶의 흔적”이라며 “그런 물건들이 70년대 새마을운동 등을 통해 마구 버려지고, 방치되는 게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속된 말로 전시품들은 ‘돈이 안 되는 것’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박에 구멍을 내 속을 파낸 뒤웅박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서민들에게는 희망과 생명의 상징이에요. 그 안에 다음 해 봄에 심을 씨앗을 보관했거든요. 당장은 배고프고 힘들지만, 뒤웅박을 보며 참고 이겨낸 거죠.” 이 관장의 민속품은 해외에서 더 관심을 받고 있다. 옛날 어머니들이 옷을 만들다 남은 천으로 이어 붙인 조각보와 병풍, 버선, 자개함 등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예술품으로 재조명됐다. 광주 비움박물관에 왔던 유럽 예술가들이 한국 냄새가 물씬 풍기는 민속품을 보고 지난해 5∼6월 프랑스 블루아에서 열린 문화 교류 행사(‘한국의 빛: 광주 아리랑’)에 초청했다. 특히 조각보는 몬드리안의 회화를 보는 듯하다는 평가도 받았다고 한다. 이 관장은 “차고 넘치는 산업사회의 풍요만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손때 묻은 민속품을 보며 반세기 전만 해도 서로 돕고, 나누고, 정을 보태던 조상들의 마음을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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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한 사람들의 옛 살림살이, 그게 진짜 우리 유산”

    “가난한 사람들이 남기고 간 옛 살림살이…, 그게 진짜 위대한 우리 유산 아닐까요.”15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에서 만난 이영화 광주 비움박물관장(78)은 50년 넘게 워낭, 뒤웅박, 누룩틀, 풀무 등 옛 서민들의 살림살이를 모으는 이유를 이렇게 말했다. 그가 지금까지 수집한 근현대 민속품은 무려 3만여 점. 이 중 민속품 200여 점과 설치 예술 작품 50여 점을 볼 수 있는 전시회(‘한반도의 평화-워낭소리’)가 10일부터 다음 달 12일까지 경인미술관에서 열린다.이 관장은 “옛날 농사짓던 서민들이 쓰던 생활용품들은 가난했지만 좀 더 나은 삶을 위해 온몸을 바친, 부지런하고 정직한 삶의 흔적”이라며 “그런 물건들이 70년대 새마을운동 등을 통해 마구 버려지고, 방치되는 게 안타까웠다”라고 말했다. 속된 말로 전시품들은 ‘돈이 안 되는 것’들. 하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이기도 하다.“박에 구멍을 내 속을 파낸 뒤웅박은 추운 겨울을 이겨낸 서민들에게는 희망과 생명의 상징이에요. 그 안에 다음 해 봄에 심을 씨앗을 보관했거든요. 당장은 배고프고 힘들지만, 뒤웅박을 보며 참고 이겨낸 거죠.”이 관장의 민속품은 해외에서 더 관심을 받고 있다. 옛날 어머니들이 옷을 만들다 남은 천으로 이어 붙인 조각보와 병풍, 버선, 자개함 등은 지난해 프랑스에서 예술품으로 재조명됐다. 광주 비움박물관에 왔던 유럽 예술가들이 한국 냄새가 물씬 풍기는 민속품을 보고 지난해 5~6월 프랑스 블루아에서 열린 문화 교류 행사(‘한국의 빛:광주 아리랑’)에 초청했다. 특히 조각보는 몬드리안의 회화를 보는 듯하다는 평가도 받았다고 한다.이 관장은 “차고 넘치는 산업사회의 풍요만이 행복으로 이어지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손때 묻은 민속품을 보며 반세기 전만 해도 서로 돕고, 나누고, 정을 보태던 조상들의 마음을 느꼈으면 한다”고 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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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믿음의 근거는 어디에… 신앙을 실험한 신부님

    만약 저자가 중세에 태어났다면, 악마의 꼬임에 넘어갔다고 당장 처형장으로 끌려가지 않았을까. ‘믿음을 가진 사람에게는 설명이 필요 없다. 믿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시대에 신에 대한 ‘믿음’을, 그것도 일반인도 아닌 신부가 메커니즘을 알기 위해 실험하고 분석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당당하게 말한다. 과학은 세계와 우리 자신을 이해하려는 인간적이고도 사회적인 노력임을 독자가 알았으면 한다고.영국 국교회의 사제이자 종교심리학자인 저자는 특정 종교나 대상을 떠나 인간에게 ‘믿는다는 것’ 자체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그리고 주술, 미신, 초자연적 존재를 찾는 습관과 정교하게 세워진 신학적 체계 등 끊임없이 믿음의 대상을 만들어 온 인간의 종교적 본능을 실험과 데이터, 수많은 관련 논문으로 밝히려고 노력한다.“1962년 보스턴 대학교 마시 채플에서 열린 두 시간 반짜리 성금요일 예배 직전 20명의 신학생에게 각각 흰색 알약이 하나씩 주어졌다. 그중 10개의 알약에는 환각 버섯의 추출물인 실로시빈이 들어 있었고 나머지 10개에는 위약인 비타민 B3가 들어 있었다. (…) 실로시빈을 복용한 학생들은 초월적이고, 역설적이며, 형언할 수 없다고 묘사되는 강렬한 경험을 했다.”(1장 ‘종교로 실험하기’에서)지금이라면 불가능했을 이 실험의 결과는 언뜻 드는 생각과는 사뭇 다르다. 실로시빈을 복용한 학생들은 경외감과 경이로움, 깊은 황홀감을 느꼈고, 이 기쁨을 영적인 용어로 표현했다. 하지만 환각제를 복용한 사람들이 위약을 받은 사람들보다 신의 임재나 신과의 친밀감을 더 많이 경험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영성(spirituality)’이나 ‘종교성’을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하느냐에 따라 ‘믿음’에 대해서도 다양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고 말한다.읽다 보면, ‘믿는다는 것’을 분석하기 위한 저자의 끊임없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뭔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든다. 수학이나 다른 물리 과학과 달리 심리학은 인간의 주관적 개입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대상이 사람의 마음속이기에, 다른 과학처럼 방대한 양의 데이터나 피실험자를 동원하기도 어렵다. 더군다나 믿음이란 종교적 체험을 일반화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아무리 책장을 넘겨도 ‘실험하고 분석한 결과 믿음이란 자! 이런 것이었다’라는 말이 안 나오는 것은 그 때문이다. 저자 자신도 분석의 어려움을 솔직히 인정한다.저자는 사제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왜 믿음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지 않고, 구태여 분석하고 실험하는 등의 방법을 사용해 현대 심리 과학의 영역으로 초대하려고 애를 쓸까. 비너스상을 몸무게, 팔다리의 비율, 가슴과 허리둘레 등으로 분석해서 바라보면 그 아름다움이 반감되듯 믿음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저자는 종교와 과학, 신앙과 이성이 대립적이거나 충돌하는 관계가 아니라고 말한다. 과학이 객관적 사실을 탐구한다면, 종교는 인간 존재의 의미와 가치, 내면의 변화를 다룬다는 점에서 서로 다른 질문에 답하고 있다는 것. 오히려 종교를 신비의 영역에 가두지 않고 질문하고, 관찰하고, 실험하고, 토론할 수 있는 현실의 장으로 옮겨올 때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봤다. 원제 ‘Experimenting with Religion: The New Science of Belief’.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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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성공회, 김장환 관구장 선출

    대한성공회는 13일 서울 중구 서울 주교좌교회 세실극장에서 ‘제35차 전국 의회’를 열고 김장환 서울 교구장(62)을 관구장 겸 의장 주교로 선출했다. 관구장은 서울 등 3개 교구로 구성된 대한성공회 관구를 대표하는 자리로, 전국의회의장을 겸직한다. 임기는 2년.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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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백악관서 부처님오신날 봉축행사 열려

    11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대한불교조계종 뉴욕 대관음사 주지 고우 스님, 라스베이거스 보리사 주지 형전 스님 등이 참석한 가운데 ‘부처님 오신 날’ 봉축 행사가 열렸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미국국제불교협회(IBAA) 왕모 딕셰이 회장은 “백악관에서 봉축 등불을 밝히는 것은 지혜, 자비, 평화를 향한 인류의 보편적인 열망을 상징한다”라며 “불확실성과 분열에 직면한 세상에서 부처님의 시대를 초월한 가르침은 서로에 대한 자비, 이해, 그리고 책임을 기르는 데 있어 실질적인 지침을 제시한다”라고 말했다. IBAA는 미국 내 다양한 불교를 연결하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불교 연합단체다.봉축 행사는 딕셰이 회장의 봉축 메시지와 백악관 측의 축사, 봉축 점등식 순으로 진행됐다. 미국 내 각 불교를 대표하는 스님들이 팔리어, 영어 등으로 경전을 독송하고 전통 기도를 올리며 세계 평화와 인류의 행복을 기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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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107세 철학자의 “AI 시대 인문학이란…”

    정말, 감정에 치우치고 부정확한 인간 대신 인공지능(AI)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세상이 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기술적으로야 가능할 테고, 권력이 바뀌면 재판 결과도 바뀌고, 상식적인 기준도 없이 자기편을 사면·복권하는 모습에 질린 사람이라면 차라리 ‘팔이 안으로 굽지 않는’ AI가 판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AI 교사라면 악성 민원에 고통받지도 않을 테고, 있는 집 자식이라고 더 편애할 리도 없을 테니 말이다. 그런데, 그런 세상에서 인간은 과연 어떤 존재가 돼야 할까. 학문이 취업률로 평가받던 시대에 천덕꾸러기처럼 취급받던 ‘인문학’. 그 인문학이 AI 시대에 오히려 주목받기 시작하고 있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다. 기술적 문제는 AI로 대체할 수 있지만, 기획이나 이해관계 조율, 문제 정의, 윤리적 판단 등은 대체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107세 철학자인 저자는 “AI는 효율을 말하지만, 인문학은 가치를 말한다”며 “AI가 빠르게 답을 내놓는 시대에, 인간은 무엇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사회 시스템, 정치 제도, 학문의 방향은 결국 인간을 어떻게 바라보는가에 따라 달라진다. 인문학은 바로 그 질문을 다루는 학문이다. 답이 하나일 수 없는 세계, 선택과 가치가 얽혀 있는 세계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길을 비추는 역할을 한다.”(1강 ‘인문학, 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가?’에서) 문득 몇 년 전 저자와 했던 인터뷰가 떠올랐다. 그는 받은 상금을 모두 제자들에게 맡겨 문화·사회 사업에 쓰고 있었는데, “내가 번 돈이라기보다 사회가 맡긴 돈이기에 나를 위해 쓰는 건 옳지 않다”고 했다. 그리고 “교수 때 등록금을 못 내는 학생이 수두룩한데, 스승이라는 사람이 월급이 올라갔다고 좋아했던 걸 생각하면 지금도 부끄럽다”고 말했다. 타고난 품성과 그릇 때문이겠지만, 인문학도 그에게 영향을 주지 않았을까. 인간이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다면, AI가 제아무리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발달한들 걱정할 게 없을 것 같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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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간 한국전 참전용사 7700여명 초청… “기억-보답하는 게 당연”

    “여러분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한민국도 존재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도움을 받았으면, 기억하고 보답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5일(현지 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레스턴시 JW 매리엇 호텔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용사 및 가족 초청 보은 행사(기억과 보은의 여정 20년)’에서 경기 용인 새에덴교회 소강석 담임목사는 이렇게 말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새에덴교회의 이 행사는 6·25전쟁 국내외 참전용사들을 초청해 그들의 희생과 헌신을 감사하고 기리는 자리. 2007년 미 로스앤젤레스(LA)를 방문 중이던 소 목사가 우연히 6·25전쟁 참전용사를 만난 게 계기가 됐다. “당시 리딕 너새니얼 제임스라는 한 흑인 노인이 다가와 ‘한국에서 왔느냐’라고 묻더니 옷을 들어 허리 총상을 보여줬습니다. 6·25전쟁 때 의정부, 동두천에서 싸우다 다쳤다면서. 한국이 그렇게 많이 변했다는데, 형편이 안 돼 가볼 수가 없었다고 하더군요.” 소 목사는 “그 순간 나도 모르게 가슴 밑바닥에서 울컥한 게 치밀어 올라 ‘그러면 내가 초청하겠다’라고 했다”며 “그렇게 시작한 게 벌써 20년이 됐다”라고 했다. 그동안 초청한 참전용사는 미국과 튀르키예, 에티오피아 등 8개국에서 7700여 명에 이른다. 2023년까지는 해외 참전용사들을 국내로 초청해 국군 참전용사들과 함께했으나, 참전용사들이 90세가 넘는 고령임을 고려해 2024년부터는 국내외로 나눠 열고 있다. 참전용사 소개 및 추모식, 이재명 대통령 메시지, 평화의 메달 증정 등의 순서로 진행된 이날 기념식에는 폴 H 커닝햄 전 미 한국전참전용사회장(96) 등 미군 참전용사 42명과 가족, 로버트 더글러스 램지 3세 등 실종자 가족, 전몰장병 유족, 미연방 상·하원 의원, 버지니아주 상·하원 의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커닝햄 전 회장은 공군 하사로 참전했으며, 램지 3세의 아버지 로버트 더글러스 램지 2세(대위)는 전투기 편대장으로 전쟁 중 실종됐다. 현재까지도 유해를 찾지 못한 상태로, 아버지가 실종됐을 때 램지 3세는 생후 9개월이었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메시지를 통해 “이름조차 낯선 이국의 전장에서 청춘을 바친 여러분의 헌신은 지금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굳건한 토대이자 한미동맹의 뿌리”라며 “여러분의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다음 날인 6일 오전 워싱턴 ‘한국전 참전용사기념공원’에선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위한 헌화식이 개최됐다. 백악관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1.4km 떨어진 이 공원은 6·25전쟁에 참전했거나 전쟁 중 전사한 미군들을 기리기 위해 1995년 7월 조성됐다. 2022년 공원 내에 미군 3만6634명과 한국인 카투사 7174명의 이름이 새겨진 ‘추모의 벽’을 세웠으며, 매년 7월 종전 기념식이 열린다. 이날 헌화식에는 미 해병 제7연대 최전방 소총수로 인천상륙작전 및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글렌 A 갈테리 목사(97·당시 일병) 등 참전용사들과 가족, 전몰장병 유족, 소 목사와 김종대 예비역 해군 소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갈테리 목사는 “많은 한국인에게 감사의 인사를 들을 때면 언제나 가슴이 벅차오른다”라며 “한국은 분명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였다”라고 말했다. 한편 국군 참전용사들을 위한 보은 초청 행사는 21일 용인 새에덴교회에서 열린다. 참전용사 200여 명을 비롯해 국가보훈부, 지역 주민과 신자 등 50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워싱턴=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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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대 변화 발맞춘 로봇 스님… 넘어질까 가슴 졸였어요”

    “연등 행렬 내내 로봇 스님들이 혹시나 넘어질까 봐 가슴 졸이며 따라갔지요. 허허허.” 올해 부처님오신날의 가장 큰 화제는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인 가비, 석자, 모희, 니사 스님. 진짜 승려처럼 계를 받은 로봇 스님들은 가사와 장삼을 걸치고 지난달 16, 17일 열린 연등회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어 많은 관심이 모였다. 행사 실무를 총괄한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 성원 스님(연등회보존위원회 부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인터뷰에서 “낯설고 가볍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불교가 시대 변화에 맞춰 대중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보여 좋았다는 반응이 더 많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AI 로봇이 넘어질까 봐 걱정하셨다고요.“업체 측에서 그러더군요. 가만히 있는 게 움직이는 것보다 어렵다고. 의외로 2분 정도 정자세로 서 있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사람도 한 시간 동안 걷는 것보다 한 시간 동안 가만히 서 있는 게 더 어렵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합장(合掌)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안 나왔으니까요.” ―해외에선 마라톤에, 돌려차기도 하던데요.“AI 로봇은 무슨 지시를 내려도 다 할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더라고요. 합장을 하려면 두 손바닥을 모아 붙여야 하는데 그런 프로그램이 없었으니까요. 두 손바닥을 모으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죠. 팔과 손의 각도, 고개의 움직임, 서 있는 자세 등까지 자연스러워야 하니까요. 이걸 일일이 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반복 연습하고 수정했는데, 아마 마라톤 AI 로봇은 해당 동작에 필요한 프로그램만 집중적으로 개발해서 그렇게 움직이는 걸 겁니다. 같은 로봇에게 빨래를 시키면 아마 쉽지 않을 것 같아요.”―로봇 수계식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처음에는 연등 행렬에 로봇 스님을 세우자는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누군가 가사, 장삼을 입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쇠붙이만 보이는 로봇이 걷는 건 좀 안 어울리니까요. 그렇겠다 싶었는데, 가사나 장삼을 무슨 유니폼처럼 막 입힐 수는 없잖아요. 승려만 입는 의복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수계식을 열게 됐지요. 수계식에선 오계(五戒·출가자, 신자가 지키는 다섯 가지 계율)를 받아야 하니 ‘로봇 오계’도 만들어야 했고요.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더라고요. 하하하.” ―과거 연등회와 비교하면 참 많이 변했습니다.“로봇 스님에 스님의 마이클 잭슨 춤 공연, 뉴진스님의 디제잉(2024년) 등 1990년대 제가 출가했을 때엔 상상도 못 하던 일이지요. 지금은 전부 발광다이오드(LED) 등이지만, 과거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종로 조계사까지 촛불로 밝힌 연등을 들고 행진했고요. 아! 주로 연꽃 모양의 등을 들다 보니 연등회의 연 자를 연꽃 연(蓮)으로 아는데, 사실은 태울 연(燃)이에요. 등불을 밝혀 지혜의 빛으로 어둠을 깨친다는 의미입니다.”―일각에선 종교가 너무 유행과 인기를 좇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이번 연등회에 5만여 명이 10만 개 연등을 들고 행진했고, 시민 약 50만 명이 함께한 걸로 추산됩니다. 외국인들도 많이 함께했는데 한국 문화와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단 점에서 긍정적이지요. 단지 등을 들고 걷는 근본정신을 새기는 마음은 조금 약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불교에서 등은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자신을 진리의 등불로 삼아, 그 진리에 의지해 살아가라’라는 뜻입니다. 내가 들고 있는 이 등 하나가 나를 포함해 세상을 밝힌다는 의미지요.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도록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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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원 스님 “로봇 스님들 넘어질까 연등 행렬 내내 가슴 졸여”

    “연등 행렬 내내 로봇 스님들이 혹시나 넘어질까 봐 가슴 졸이며 따라갔지요. 허허허.” 올해 부처님오신날의 가장 큰 화제는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인 가비, 석자, 모희, 니사 스님. 진짜 승려처럼 계를 받은 로봇 스님들은 가사와 장삼을 걸치고 지난달 16, 17일 열린 연등회 선두에서 행렬을 이끌어 많은 관심이 모였다. 행사 실무를 총괄한 대한불교조계종 문화부장 성원 스님(연등회보존위원회 부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2일 인터뷰에서 “낯설고 가볍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불교가 시대 변화에 맞춰 대중과 함께하려는 노력이 보여 좋았다는 반응이 더 많아 다행”이라고 말했다.―AI 로봇이 넘어질까 봐 걱정하셨다고요.“업체 측에서 그러더군요. 가만히 있는 게 움직이는 것보다 어렵다고. 의외로 2분 정도 정자세로 서 있는 것도 쉽지 않더라고요. 사람도 한 시간 동안 걷는 것보다 한 시간 동안 가만히 서 있는 게 더 어렵지 않습니까? 처음에는 합장(合掌)도 자연스러운 모습이 안나왔으니까요.”―해외에선 마라톤에, 돌려차기도 하던데요.“AI 로봇은 무슨 지시를 내려도 다 할 것처럼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더라고요. 합장을 하려면 두 손바닥을 모아 붙여야 하는데 그런 프로그램이 없었으니까요. 두 손바닥을 모으기만 하면 되는 것도 아니죠. 팔과 손의 각도, 고개의 움직임, 서 있는 자세 등까지 자연스러워야 하니까요. 이걸 일일이 다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반복 연습하고 수정했는데, 아마 마라톤 AI 로봇은 해당 동작에 필요한 프로그램만 집중적으로 개발해서 그렇게 움직이는 걸 겁니다. 같은 로봇에게 빨래를 시키면 아마 쉽지 않을 것 같아요.”―로봇 수계식도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처음에는 연등 행렬에 로봇 스님을 세우자는 생각만 했어요. 그런데 누군가 가사, 장삼을 입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더군요. 쇠붙이만 보이는 로봇이 걷는 건 좀 안 어울리니까요. 그렇겠다 싶었는데, 가사나 장삼을 무슨 유니폼처럼 막 입힐 수는 없잖아요. 승려만 입는 의복이니까요. 그러다 보니 수계식을 열게 됐지요. 수계식에선 오계(五戒·출가자, 신자가 지키는 다섯 가지 계율)를 받아야 하니 ‘로봇 오계’도 만들어야 했고요. 일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더라고요. 하하하.”―과거 연등회와 비교하면 참 많이 변했습니다.“로봇 스님에 스님의 마이클 잭슨 춤 공연, 뉴진스님의 디제잉(2024년) 등 1990년대 제가 출가했을 때엔 상상도 못 하던 일이지요. 지금은 전부 발광다이오드(LED) 등이지만, 과거에는 서울 여의도에서 종로 조계사까지 촛불로 밝힌 연등을 들고 행진했고요. 아! 주로 연꽃 모양의 등을 들다 보니 연등회의 연 자를 연꽃 연(蓮)으로 아는데, 사실은 태울 연(燃)이에요. 등불을 밝혀 지혜의 빛으로 어둠을 깨친다는 의미입니다.”―일각에선 종교가 너무 유행과 인기를 좇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옵니다.“이번 연등회에 5만여 명이 10만 개 연등을 들고 행진했고, 시민 약 50만 명이 함께 한 걸로 추산됩니다. 외국인들도 많이 함께했는데 한국 문화와 좋은 볼거리를 제공했단 점에서 긍정적이지요. 단지 등을 들고 걷는 근본정신을 새기는 마음은 조금 약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불교에서 등은 자등명 법등명(自燈明 法燈明), ‘자신을 진리의 등불로 삼아, 그 진리에 의지해 살아가라’라는 뜻입니다. 내가 들고 있는 이 등 하나가 나를 포함해 세상을 밝힌다는 의미지요. 많은 사람이 함께하면서도 본질을 잃지 않도록 더 노력하려고 합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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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윤동주 낙서-메모에 숨은 ‘시인의 고뇌’

    개인적으로는 제발 시험에 ‘시(詩)’는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창 감수성 풍부한 어린 나이에 시가 주는 감동과 아름다움은 느낄 새도 없이, 모 잇몸 약 광고처럼 ‘씹고, 뜯고, 맛보면서’ 해부하고 난도질하기 때문이다. 육체의 아름다움을 경이롭게 표현한 그리스 조각상을 부위별 근수를 따져가며 감상하라는 식이랄까. 예술품을 난도질하는 것에는 반대하지만, 한편으로 이렇게 아름다운 단어, 구절이 어떤 배경에서 나왔을까, 이런 문장을 쓴 사람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하는 궁금증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시인 윤동주의 원고 노트(‘나의 습작기의 시 아닌 시’, ‘창’), 자필 자선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낱장의 원고에 담긴 시와 낙서, 메모와 퇴고의 흔적, 그리고 윤동주의 실제 발자취를 찾아 주옥같은 예술품의 탄생 배경을 좇는다. “1942년 1월 24일, 그가 연희전문에 창씨개명 허가서를 제출하기 5일 전에 쓴 ‘참회록’에는 그의 복잡한 상황과 번민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다. … ‘참회록’ 시고의 낙서에 쓰인 여러 언어도 눈길을 끈다. ‘도항 증명’, ‘낙서’ 등에서는 일본식 한자와 문자를 사용했다. 또 ‘시란? 부지도’에서 ‘부지도’는 중국어로 ‘모른다’라는 뜻으로, ‘부즈다오’라고 발음되는 말이다. 원고용지 여백에 윤동주가 끼적거린 낙서에서도 그가 처한 혼란스러운 처지가 그대로 드러난다.”(1장 ‘중학 시절과 비밀 노트’ 중) 저자에 따르면 윤동주 가족과 지인들은 그가 시를 짓는 과정에 대해 “며칠을 두고 일상생활과 함께 마음속에서 새기고 새기어 종이에 옮겨 놓거나, 조용히 열흘이고 한 달이고 두 달이고 곰곰이 생각해서 한 편 시를 탄생시켰다”고 회고했다. 퇴고는 고사하고 생각보다 손이 먼저 반응하는 게 요즘이다. 글은 차고 넘치는데 왜 볼만한 건 없는지 알 것 같다. 부제 ‘움직이는 시인, 살아 있는 언어’.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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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뇨필, ‘작곡의 거장들’ 연주회 개최

    소뇨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음악감독 신정훈)가 다음달 28일 오후 5시 경기 김포아트홀 대공연장에서 ‘작곡의 거장들’ 연주회를 개최한다.소뇨(sógno)는 이탈리아어로 ‘꿈’이란 뜻. 시민들에게 수준 높은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고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공연에서는 프랑스 작곡가 프란시스 풀랑크(1899~1963)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과 러시아 작곡가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1873~1943)의 ‘교향곡 제2번’이 연주된다.‘프랑스 6인조’ 멤버였던 풀랑크는 현대 음악의 세련미와 고전적인 명쾌함을 동시에 갖춘 작곡가. 1932년 초연된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협주곡’은 경쾌한 선율과 화성, 공간적 음향 효과를 고려한 편성이 특징이다. 피아니스트 장윤선과 박해진이 협연한다. 라흐마니노프 교향곡 제2번 전 악장 연주는 김포아트홀 개관 이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무대. 러시아 후기 낭만주의 교향곡의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이 곡은 교향곡 제1번 실패 후 신경쇠약까지 겪은 라흐마니노프가 다시 명성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지휘를 맡은 신정훈 음악감독은 “바쁜 일상에서 음악을 통해 쉼과 위로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라며 “앞으로도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는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김포문화재단, 김포시 음악협회 후원. 티켓 예매 및 자세한 사항은 김포문화재단 홈페이지(www.gcf.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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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거위기 이겨낸 ‘밥퍼’… “K나눔의 거리 만들고파”

    “이제 ‘밥퍼’ 거리를 세계 최고의 K나눔의 거리로 만드는 새 꿈을 꿔야지요.” 지난달 30일 대법원이 무료급식소 ‘밥퍼’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와 서울 동대문구 간의 행정소송에서 최종적으로 다일공동체 손을 들어줬다. 동대문구는 2021년 다일공동체가 ‘밥퍼’ 건물에 가건물 2개 동을 증축하자 무허가 시설이라며 이듬해 시정명령과 함께 건축이행강제금 약 2억80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다일공동체는 “땅 소유주인 서울시와의 구두 합의를 거쳐, 당시 동대문구청장이 허가한 것”이라며 시정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20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에서 만난 최일도 목사는 “당시만 해도 소송이 그렇게 길게 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라고 말했다. ―무려 4년이 넘게 걸렸습니다. “2024년 12월 1심(서울행정법원)에서 구청의 시정명령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이 났어요. 그렇게 마무리될 줄 알았지요. 그런데 며칠 후 크리스마스이브에 항소하더군요. 2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나왔지요. 그런데 대법원까지 갈 줄이야….” ―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습니다만. “다른 무엇보다… ‘밥퍼’를 혐오시설로 낙인찍어 지역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그 마음이 슬펐습니다.” ―오히려 밥퍼를 응원한 주민들이 많았다고요. “소송 초기 서명 운동을 했는데, 몇 달 만에 8000여 명이 동참했어요. 모두 바로 이 동네에 사는 분들이죠. 밥퍼가 30년 넘게 이 자리에서 무료 급식을 했는데, 정말 혐오시설이고,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렇게 지지해 줄 수 있겠습니까.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도 있었지요.” ―오다 보니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많이 보였습니다. “소송 때문에 구청과 갈등이 심해지니까 동아일보에서 법적 분쟁보다 밥퍼 거리를 세계 최고의 K나눔과 봉사의 거리로 승화시켜 상생하면 어떻겠느냐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쫓아내기보다 지자체가 도시 재생 전문가, 예술가 등과 손잡고 역발상으로 ‘밥퍼’의 브랜드를 활용하자는 것이죠. 푸드 트럭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맛집 거리로 만들고, 남은 재료는 기부하고, 나눔과 기부를 주제로 한 버스킹, 전시회도 열고. 고려대, 연세대 학생들은 고연전 기간에 누가 더 많이 헌혈하느냐를 놓고 ‘헌혈 고연전’도 열었다며….” ―쫓아내는 것보다는 나아 보입니다만. “그 기사를 해외에서도 굉장히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어요. 작년에 50여 개국에서 890여 명이 왔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벌써 600여 명이니까요. 두 달 넘게 하는 오스트리아 치과의사도 있고, 얼마 전에는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가 와서 연주를 해주고 갔습니다. 수학여행으로 밥퍼에 와서 봉사하고 용돈을 모아 기부하고 간 외국 학생들도 있지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착한 여행’이 인기라고 하더라고요. 재판도 끝났으니, 이제 밥퍼를 무료급식소를 넘어 ‘K나눔의 성지’로 만드는 새 꿈을 꿔야지요. 하하하.”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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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월 법흥사 주지 대웅당 삼보대종사 원적

    강원 영월 법흥사 주지 대웅당 삼보 대종사가 27일 원적에 들었다. 법랍 61년, 세수 76세.오대산 상원사·월정사 주지와 동국대 재단 이사 등을 역임한 삼보 스님은 1965년 중학교 재학 중 월정사에 방문했다가 탄허 스님의 가르침을 받고 출가했다. 1970년 해병대원으로 베트남전 참전 중 부상으로 전역했으며 화랑무공훈장을 수훈했다. 빈소는 오대산 월정사 화엄루, 영결식은 29일 오전 10시.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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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밥퍼’ 거리를 세계 최고의 K-나눔의 거리로 만들고 싶어”

    “이제 ‘밥퍼’ 거리를 세계 최고의 K-나눔의 거리로 만드는 새 꿈을 꿔야지요.”지난달 30일 대법원이 무료급식소 ‘밥퍼’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다일공동체(대표 최일도 목사)와 서울 동대문구청 간의 행정소송에서 최종적으로 다일공동체 손을 들어줬다. 구청은 2021년 다일공동체가 ‘밥퍼’ 건물에 가건물 2개 동을 증축하자, 무허가 시설이라며 이듬해 시정명령과 함께 건축이행강제금 약 2억8000여 만 원을 부과했다. 이에 다일공동체는 “땅 소유주인 서울시와의 구두 합의를 거쳐, 당시 동대문구청장이 허가한 것”이라며 시정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20일 서울 동대문구 ‘밥퍼’에서 만난 최일도 목사는 “당시만 해도 소송이 그렇게 길게 갈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라고 말했다.―무려 4년이 넘게 걸렸습니다.“2024년 12월 1심(서울행정법원)에서 구청의 시정명령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결이 났어요. 그렇게 마무리될 줄 알았지요. 그런데 며칠 후 크리스마스이브에 항소하더군요. 2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나왔지요. 그런데 대법원까지 갈 줄이야….”―그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 같습니다만.“다른 무엇보다… ‘밥퍼’를 혐오시설로 낙인찍어 지역에서 쫓아내려고 하는 그 마음이 슬펐습니다. 물론 밥퍼에 오는 분들은 노숙자, 기초생활수급자 등 정말 한 끼 먹기가 힘든 분들이지요. 그런데 그분들이 혐오 대상은 아니지 않습니까?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아니고….”―오히려 밥퍼를 응원한 주민들이 많았다고요.“소송 초기 서명 운동을 했는데, 몇 달 만에 8000여 명이 동참했어요. 모두 바로 이 동네에 사는 분들이죠. 밥퍼가 30년 넘게 이 자리에서 무료 급식을 했는데, 정말 혐오시설이고, 주민들에게 피해를 줬다면 그렇게 지지해 줄 수 있겠습니까. 아이 손을 잡고 온 부모도 있었지요.”―이유가….“소송 사실이 알려진 얼마 후였어요. 자기가 이 근처 아파트에 사는데, 밥퍼를 혐오시설로 여기는 사람만 사는 게 아니라는 걸 알아달라고 하더군요. 오히려 가까운데 봉사할 곳이 있어서 좋다고….”―오다보니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많이 보였습니다.“소송 때문에 구청과 갈등이 심해지니까 동아일보가 법적 분쟁보다 밥퍼 거리를 세계 최고의 K-나눔과 봉사의 거리로 승화시켜 상생하면 어떻겠느냐는 내용의 기사를 쓴 적이 있어요. 쫓아내기보다 지자체가 도시 재생 전문가, 예술가 등과 손잡고 역발상으로 ‘밥퍼’의 브랜드를 활용하자는 것이죠. 푸드 트럭에 인센티브를 제공해 맛집 거리로 만들고, 남은 재료는 기부하고, 나눔과 기부를 주제로 한 버스킹, 전시회도 열고. 고대, 연대 학생들은 고연전 기간에 누가 더 많이 헌혈하느냐를 놓고 ‘헌혈 고연전’도 열었다며….”―쫓아내는 것보다는 나아 보입니다만.“그 기사를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굉장히 많이 본 것 같습니다. 그때부터 외국인 자원봉사자가 폭발적으로 늘기 시작했어요. 작년에 50여 개국에서 890여 명이 왔는데, 올해는 지금까지 벌써 600여 명이니까요. 두 달 넘게 하는 오스트리아 치과의사도 있고, 얼마 전에는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가 와서 연주를 해주고 갔습니다. 수학여행으로 밥퍼에 와서 봉사하고 용돈을 모아 기부하고 간 외국 학생들도 있지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착한 여행’이 인기라고 하더라고요. 재판도 끝났으니, 이제 밥퍼를 무료급식소를 넘어 ‘K-나눔의 성지’로 만드는 새 꿈을 꿔야지요. 하하하.”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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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오 14세 교황, 대구대교구 부교구장에 김종강 주교 임명

    레오 14세 교황이 천주교 대구대교구 부교구장(대주교)에 김종강 시몬 주교(현 청주교구장)를 임명했다고 주한 교황대사관이 26일 발표했다. 1965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난 김 대주교는 대구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96년 청주교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로마 교황청립 성바오로 국제선교신학원 부원장, 청주교구 청소년사목국장,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 등을 역임했으며, 2022년 3월 청주 교구장으로 임명됐다. 부교구장 주교는 교구장좌 계승권을 가진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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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공덕, 한 땀에 담은 수행’… 최유현 자수장 특별展

    7월 부산에서 국내 최초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해 부산 범어사 성보박물관에서 최유현 자수장의 특별전(‘수공덕, 한 땀에 담은 수행’)이 개최됐다. 수공덕(繡功德)은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자수(繡)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내면을 정화하는 수행의 과정을 상징한 말. 이번 특별전에선 국가무형유산이자 부산대 한국전통복식문화연구소 석좌교수를 지낸 최유현 자수장의 ‘삼세불도’ 등 작품 50여 점을 선보인다. 최 자수장은 불보살의 위엄, 수행과 깨달음의 여정, 불교의 이상 세계 구현을 다양한 형상과 정교한 자수 기법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전시회는 자수를 수행의 시작점으로 조명한 ‘繡, 마음으로 새기다’, 불보살을 중심으로 한 신앙의 세계를 다룬 ‘修, 불연을 맺다’, 수행과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秀, 불보살을 장엄하다’, 궁극적 이상 세계의 구현을 제시한 ‘遂, 공덕을 이루다’, 전통 자수의 계승과 의미를 환기하는 ‘守, 맥을 잇다’ 등으로 구성됐다. 한자는 모두 발음이 ‘수’다. 성보박물관장 정오 스님(범어사 주지)은 “자수를 통해 수행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전통문화가 지닌 정신적 깊이를 다시금 조명하는 자리”라며 “세계유산위 부산 개최를 맞아 한국 문화의 정수를 소개할 수 있어 더욱 뜻깊다”고 했다. 8월 2일까지. 무료.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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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기념, 최유현 자수장 특별전 열려

    7월 부산에서 국내 최초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해 부산 범어사 성보박물관에서 최유현 자수장의 특별전(‘수공덕, 한 땀에 담은 수행’)이 개최됐다.수공덕(繡功德)은 한 땀 한 땀 이어지는 자수(繡)를 통해 마음을 다스리고 내면을 정화하는 수행의 과정을 상징한 말. 이번 특별전에는 국가무형유산이자 부산대 한국전통복식문화연구소 석좌교수를 역임한 최유현 자수장의 ‘삼세불도’ 등 작품 50여 점이 선보인다. 최 자수장은 불보살의 위엄, 수행과 깨달음의 여정, 불교의 이상 세계 구현을 다양한 형상과 정교한 자수 기법으로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전시회는 자수를 수행의 시작점으로 조명한 ‘繡, 마음으로 새기다’, 불보살을 중심으로 한 신앙의 세계를 다룬 ‘修, 불연을 맺다’, 수행과 깨달음에 이르는 과정을 담은 ‘秀, 불보살을 장엄하다’, 궁극적 이상 세계의 구현을 제시한 ‘遂, 공덕을 이루다’, 전통 자수의 계승과 의미를 환기하는 ‘守, 맥을 잇다’ 등으로 구성됐다. 한자는 모두 발음이 ‘수’다.성보박물관장 정오 스님(범어사 주지)은 “자수를 통해 수행의 의미를 되새기고, 우리 전통문화가 지닌 정신적 깊이를 다시금 조명하는 자리”라며 “세계유산위 부산 개최를 맞아 한국 문화의 정수를 소개할 수 있어 더욱 뜻깊다”고 했다. 8월 2일까지. 무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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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등은 편견-미움 녹여내는 공존의 빛”

    “오늘 우리가 밝히는 연등은 나만 비추는 빛이 아니라, 온갖 편견과 미움을 녹여내고 모두의 얼굴을 환히 비추는 ‘공존의 빛’입니다.” 불기 2570년(2026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24일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사인 조계사 등 전국 사찰에서 봉행됐다.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봉축사에서 “아기 부처님께서 외치신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자신의 행복과 평안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가르침인 동시에,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라는 자비의 요청”이라고 했다. 진우 스님은 또 “최근 우리 사회는 극심한 대립과 분열로 큰 피로와 불안을 겪고 있다”며 “부처님께선 원한은 원한으로 풀리지 않으며, 오직 자비와 이해로써만 사라진다고 가르치셨다”고 강조했다.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도 봉축 법어를 통해 “부처님께서 보여주셨던 수많은 가르침은 대립과 갈등을 화합으로 치유하고, 폭력과 전쟁은 평화로 이끄셨다”라며 “우리 본성 가운데 여래의 지혜덕상이 온전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안목으로 세상을 보면, 우리 모두는 본래 한 몸이라는 생각으로 부처님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라고 밝혔다. 이날 법요식은 도량결계의식, 육법공양, 관불, 헌등, 헌화, 축원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성파 종정과 진우 총무원장,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최종수 성균관장 등 종교계 인사들과 이재명 대통령 부부, 우원식 국회의장 등 정관계 인사 및 사부대중 1만여 명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은 오랜 세월 우리 삶에서 고락을 함께해 왔으며 국가적 위기와 슬픔을 맞이할 때마다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소외된 이웃의 안식처가 됐다”라며 “원융회통(圓融會通·서로 다른 쟁론을 화합해 하나로 소통함)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 하나 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라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조계종 봉축법요식 뒤 한국불교태고종과 한국불교천태종도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이 부처님오신날에 세 종단을 모두 방문한 건 처음이다.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이 커질수록 세상은 더욱 어두워지고, 자비와 지혜, 배려의 마음이 커질수록 세상은 밝아진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마음의 전환”이라고 했다.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은 “중생이 있는 곳이 부처님 계신 곳”이라며 “진실한 참마음, 지혜로써 관조하면 허망한 중생의 세계가 빛나는 청정국토로 장엄하게 나타남을 보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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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온갖 미움·편견 녹여내고 모두를 비추는 ‘공존의 빛’으로”

    “오늘 우리가 밝히는 연등은 나만 비추는 빛이 아니라, 온갖 편견과 미움을 녹여내고 모두의 얼굴을 환히 비추는 ‘공존의 빛’입니다.”불기 2570년(2026년)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이 24일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본사인 조계사 등 전국 사찰에서 봉행됐다.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이날 봉축사에서 “아기 부처님께서 외치신 ‘천상천하 유아독존’은 자신의 행복과 평안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가르침인 동시에, 이웃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라는 자비의 요청”이라고 했다. 진우 스님은 또 “최근 우리 사회는 극심한 대립과 분열로 큰 피로와 불안을 겪고 있다”며 “부처님께선 원한은 원한으로 풀리지 않으며, 오직 자비와 이해로써만 사라진다고 가르치셨다”고 강조했다.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도 봉축 법어를 통해 “부처님께서 보여주셨던 수많은 가르침은 대립과 갈등을 화합으로 치유하고, 폭력과 전쟁은 평화로 이끄셨다”라며 “우리 본성 가운데 여래의 지혜덕상이 온전하게 갖추어져 있다는 안목으로 세상을 보면, 우리 모두는 본래 한 몸이라는 생각으로 부처님과 같은 삶을 살 수 있다”라고 밝혔다.이날 법요식은 도량결계의식, 육법공양, 관불, 헌등, 헌화, 축원 등의 순서로 이어졌다. 성파 종정과 진우 총무원장, 원불교 나상호 교정원장, 최종수 성균관장 등 종교계 인사들과 이재명 대통령 부부, 우원식 국회의장 등 정관계 인사 및 사부대중 1만여 명이 참석했다.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부처님의 가르침은 오랜 세월 우리 삶에서 고락을 함께해 왔으며 국가적 위기와 슬픔을 맞이할 때마다 국민의 아픔을 치유하고, 소외된 이웃의 안식처가 됐다”라며 “원융회통(圓融會通·서로 다른 쟁론을 화합해 하나로 소통함)의 정신을 가슴 깊이 새겨 하나 된 힘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가자”라고 말했다.이날 이 대통령은 조계종 봉축법요식 뒤 한국불교태고종과 한국불교천태종도 방문했다. 현직 대통령이 부처님오신날에 세 종단을 모두 방문한 건 처음이다.태고종 총무원장 상진 스님은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이 커질수록 세상은 더욱 어두워지고, 자비와 지혜, 배려의 마음이 커질수록 세상은 밝아진다”며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마음의 전환”이라고 했다. 천태종 종정 도용 스님은 “중생이 있는 곳이 부처님 계신 곳”이라며 “진실한 참마음, 지혜로써 관조하면 허망한 중생의 세계가 빛나는 청정국토로 장엄하게 나타남을 보게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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