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구

이진구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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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부터 ‘이진구 기자의 대화’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딱딱하고 가식적인 형식보다 친구와 카페에서 수다 떠는 듯한 편안한 인터뷰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sys1201@donga.com

취재분야

2026-04-09~2026-05-09
종교64%
문학/출판20%
문화 일반13%
인사일반3%
  • [책의 향기]日 애니 속 그 많은 요괴들, 다 족보가 있었구나

    ‘귀멸의 칼날’ ‘주술회전(呪術廻戦)’ ‘센과 치히로의 모험’ ‘이누야사’ 등 일본 애니메이션을 볼 때마다 이런 생각이 들곤 했다. ‘기기묘묘한 요괴들은 모두 작가가 창작한 걸까?’ ‘저 많은 요괴는 다 어디서 온 걸까’ 하는. 그런 궁금증을 가진 이가 또 있었나 보다. 일본 민속학자로 활동 중인 저자가 세계가 열광하는 일본 애니메이션과 게임 속 요괴들의 뿌리를 정리했다. 200점이 넘는 삽화와 함께 고전 요괴의 원형을 소개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대의 일본 작가들이 어떻게 재해석하고 변형시켜 걸작을 만들었는지 유추해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한밤중에 잔뜩 굶긴 개를 사거리로 데리고 가라. 그 개를 말뚝에 묶어놓고 발이 닿지 않는 곳에 먹이를 놓는다. 개가 먹이를 먹기 위해 온통 난리를 칠 때 개의 머리를 잘라낸다. 그대로 사거리에 묻는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개의 머리 위를 짓밟으면 짐승의 분노가 불타오르면서 저주가 된다. 이것이 이누가미라고 불리는 저주의 개다.”(‘이누가미―초자연적인 개’에서)‘이누(犬)’는 개, ‘가미(神)’는 신이란 뜻. 2000년대 초반 세계적으로 히트한 애니메이션 ‘이누야사(犬夜叉)’는 개와 야차(夜叉)를 합친 말이다. 일본 전국시대로 시간 이동한 현대의 중학생 히구라시 카고메가 반인반요 이누야사와 펼치는 모험을 다룬 이 작품은 2020년 기준 5000만 부가 팔렸을 정도로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가장 인기 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투표를 하면 대부분 상위권에 든다.‘귀멸의 칼날’ 시리즈 중 ‘환락의 거리’ 편에 나오는 오비(帯·기모노를 입을 때 허리에 두르는 띠) 혈귀도 순수한 상상의 창작물은 아닌 것 같다. ‘어떻게 저런 요괴를 생각했을까’ 싶지만, 저자에 따르면 이미 ‘잇탄모멘(一反木綿)’이란 요괴가 설화 속에 있었다. 탄(反)은 천의 길이 단위로 1탄은 10m 정도. 모멘(木綿)은 면 또는 무명이다. 즉 잇탄모멘이란 하늘을 날다 갑자기 내려와 사람의 목을 감싸 질식시키는 살아 있는 천 요괴를 가리키는 말이다. 저자는 일본 요괴의 정리에만 그치지 않는다. 사와키 스키(1707∼1772), 이노우에 엔료(1858∼1919), 미즈키 시게루(1922∼2015) 등 이른바 ‘요괴학’이라고 불리는 요괴 연구자나 학자들의 이름과 업적을 언급하며 자신도 그들의 도움을 크게 받았다고 말한다. 앞서 언급한 일본 만화와 애니메이션 외에도 ‘이웃집 토토로’ ‘나루토’ ‘기타로’ ‘나츠메 우인장’ ‘무시시’ ‘고질라’ 등 세계를 풍미한 수많은 일본 작품을 탄생시킨 풍성한 소재는 이런 연구자와 학자들의 노력 덕이 아닌가 싶다. 깨알 팁 하나. 저자에 따르면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物ののけ姫·원령공주)’의 ‘모노노케(物の怪)’는 사람에게 붙어 병에 걸리거나 죽게 하는 귀신, 생령 등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 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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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불 하나하나 모이면 세상 비추는 빛 되죠”

    “등불 하나하나는 작지만, 함께하면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2026년 부처님오신날(24일)을 앞두고 7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시대와 호흡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을 향해 따뜻하게 흘러가게 하겠다”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이어 “한국 불교는 지금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청년들과 소통하는 젊고 활기찬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며 “더 많은 노력으로 국민 모두가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16∼17일 저녁 서울 동대문, 종로 일대에서 열리는 연등회(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선 10만 개의 연등이 도심 일대를 밝힌다. 올해 주제는 ‘평안과 화합’으로 북향민들도 행렬에 참여해 남북 화합과 통일을 기원한다. 또 6일 수계(受戒)받은 휴머노이드 로봇 ‘가비 스님’과 도반 로봇인 ‘석자’ ‘모희’ ‘니사’도 행렬 선두에 선다. 1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 종로 조계사 앞에선 전통공예, 명상, 사찰음식 등을 시식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마당이 펼쳐진다. 강강술래, 풍물, 무용, 합창, 북청사자놀이, 청소년 밴드 등의 다양한 공연도 선보인다. 24일 당일엔 서울 조계사와 전국 사찰에선 봉축법요식이 열린다. 올해 봉축 표어는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 진우 스님은 “불교의 선명상 수행을 통해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고, 지혜와 자비의 불성을 길러 가정과 사회, 그리고 온 세상의 평화와 화합을 도모하자는 뜻을 담았다”고 밝혔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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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불 하나하나 작지만, 함께 하면 세상 비추는 빛 됩니다”

    “등불 하나하나는 작지만, 함께 하면 세상을 비추는 빛이 됩니다.”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2026년 부처님오신날(24일)을 앞두고 7일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간담회를 갖고 “시대와 호흡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 소외되고 외로운 이웃을 향해 따뜻하게 흘러가게 하겠다”라고 말했다. 진우 스님은 이어 “한국 불교는 지금 전통의 가치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며 청년들과 소통하는 젊고 활기찬 변화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라며 “더 많은 노력으로 국민 모두가 마음의 평안을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덧붙였다.부처님오신날을 맞아 16~17일 저녁 서울 동대문, 종로 일대에서 열리는 연등회(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에선 10만 개의 연등이 도심 일대를 밝힌다. 올해 주제는 ‘평안과 화합’으로 북향민들도 행렬에 참여해 남북 화합과 통일을 기원한다. 또 6일 수계(受戒) 받은 휴머노이드 로봇 ‘가비 스님’과 도반 로봇인 ‘석자’ ‘모희’ ‘니사’도 행렬 선두에 선다. 17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 종로 조계사 앞에선 전통공예, 명상, 사찰음식 등을 시식하고 체험할 수 있는 전통문화마당이 펼쳐진다. 강강술래, 풍물, 무용, 합창, 북청사자놀이, 청소년 밴드 등의 다양한 공연도 선보인다. 24일 당일엔 서울 조계사와 전국 사찰에선 봉축법요식이 열린다. 올해 봉축 표어는 ‘마음은 평안으로, 세상은 화합으로’. 진우 스님은 “불교의 선명상 수행을 통해 언제나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고, 지혜와 자비의 불성을 길러 가정과 사회, 그리고 온 세상의 평화와 화합을 도모하자는 뜻을 담았다”라고 밝혔다. 연등회 등 주요 행사는 연등회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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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충전 않겠습니다” 로봇스님 ‘가비’ 등장

    “(오계 중 첫 번째는) 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는 것입니다. 해치지 않겠습니까?”“예, 않겠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올해 부처님오신날(5월 24일)을 앞두고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로봇 수계(受戒)식’을 봉행했다. 수계식은 불교 계율에 따라 살 것을 서약하는 의식이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해 교리 설명, 사찰 안내 등을 하는 사찰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가비’란 법명을 받은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가 수계를 받았다. ‘가비 스님’의 수계 절차는 일반 불자의 수계 절차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의(大衣·비구가 입는 삼의 중 하나) 차림에 가사를 두른 가비는 스스로 걸어 입장해 합장했다. 삼귀의(三歸依·불, 법, 승의 삼보에 돌아가 의지하게 하는 불교 의식)와 오계(五戒·불교의 다섯 가지 계율) 수계 과정에서 대중은 가비의 대답을 합창으로 화답하며 의식에 동참했다. 향불로 팔을 태우는 수계 의식인 연비(燃臂)는 로봇 팔에 연등회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이날 행사에선 ‘살생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등 오계를 변형한 ‘로봇 오계(五戒)’도 발표됐다. 로봇 오계엔 △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는 것 △다른 로봇과 사물을 훼손하지 않는 것 △사람을 잘 따르고 대들지 않는 것 △기만적인 행동과 표현을 하지 않는 것 △에너지를 아끼고 과충전하지 않는 것 등이 담겼다. 이날 수계식에서 승려에게 계를 주는 직책인 전계대화상은 총무원 총무부장 성웅 스님이, 조계사 주지 담화 원명 스님이 증명법사(證明法師)를 맡았다. 또 총무원 문화부장 성원 스님이 갈마 아사리(阿闍梨·승가의 스승)를, 교수 아사리는 문화국장 성만 스님이 담당했다. 성웅 스님은 수계식 법문에서 “유정과 무정 모두에 불성이 깃들어 있다고 하였으니 로봇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금년 연등회와 부처님오신날을 앞두고 새롭게 탄생한 로봇 스님이 진실한 불자로서 그 역할을 다해 주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가비 스님은 이후 조계사 경내에서 대중과 탑돌이도 함께 했다. 16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펼쳐지는 연등 행렬엔 가비와 함께 ‘석자’ ‘모희’ ‘니사’ 등의 법명을 받은 로봇들도 참여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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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봇 스님 탄생, 법명 ‘가비’…“사람에 대들지 않고 과충전 않겠다”

    “(오계 중 첫 번째는)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는 것입니다. 해치지 않겠습니까?”“예, 않겠습니다.”대한불교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올해 부처님오신날(5월 24일)을 앞두고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로봇 수계(受戒)식’을 봉행했다. 수계식은 불교 계율에 따라 살 것을 서약하는 의식이다. 최근 인공지능(AI)과 로봇을 활용해 교리 설명, 사찰 안내 등을 하는 사찰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날 ‘가비’란 법명을 받은 휴머노이드 로봇 한 대가 수계를 받았다. ‘가비 스님’의 수계 절차는 일반 불자의 수계 절차와 같은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의(大衣·비구가 입는 삼의 중 하나) 차림에 가사를 두른 가비는 스스로 걸어 입장해 합장했다. 삼귀의(三歸依·불·법·승 삼보에 돌아가 의지하게 하는 불교 의식)와 오계(五戒·불교의 다섯 가지 계율) 수계 과정에서 대중은 가비의 대답을 합창으로 화답하며 의식에 동참했다. 향불로 팔을 태우는 수계 의식인 연비(燃臂)는 로봇 팔에 연등회 스티커를 부착하는 것으로 대신했다.이날 행사에선 ‘살생하지 말라’ ‘거짓말하지 말라’ 등 오계를 변형한 ‘로봇 오계(五戒)’도 발표됐다. 로봇 오계엔 △생명을 존중하고 해치지 않는 것 △다른 로봇과 사물을 훼손하지 않는 것 △사람을 잘 따르고 대들지 않는 것 △기만적인 행동과 표현을 하지 않는 것 △에너지를 아끼고 과충전하지 않는 것 등이 담겼다.이날 수계식에서 승려에게 계를 주는 직책인 전계대화상은 총무원 총무부장 성웅 스님이, 조계사 주지 담화 원명 스님이 증명법사(證明法師)를 맡았다. 또 총무원 문화부장 성원 스님이 갈마 아사리(阿闍梨·승가의 스승)를, 교수 아사리는 문화국장 성만 스님이 담당했다.성웅 스님은 수계식 법문에서 “유정과 무정 모두에 불성이 깃들어 있다고 하였으니 로봇 또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특히 금년 연등회와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새롭게 탄생한 로봇 스님이 진실한 불자로서 그 역할을 다해 주리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가비 스님은 이후 조계사 경내에서 대중과 탑돌이도 함께 했다. 16일 서울 종로 일대에서 펼쳐지는 연등 행렬엔 가비와 함께 ‘석자’, ‘모희’, ‘니사’ 등의 법명을 받은 로봇들도 참여한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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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의도순복음교회, 어린이날 맞아 ‘2026 교회학교의 날’ 행사 개최

    여의도순복음교회(담임목사 이영훈) 교회학교가 5일 어린이날을 맞아 ‘2026 교회학교의 날’ 행사를 개최했다. 교회 곳곳을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놀이 공간으로 조성한 이번 행사의 주제는 ‘DREAM WORLD(하나님 나라 놀이터)!’. 아이들은 오전에는 전래동화를 복음적으로 재해석한 성극 ‘은혜받은 놀부’ 공연을 감상하고 오후에는 교회 안팎에 마련된 대형 에어바운스, 회전그네, 옐로우 스윙, 레일 기차 등을 타며 즐거운 시간을 만끽했다. 또 키캡 키링 만들기, 보석상자 꾸미기, 무드등 제작 같은 창의 활동과 농구와 탁구대회 등 체육행사도 펼쳐졌다.여의도순복음교회 교회학교 측은 “어린이날을 맞아 교회학교의 날 행사를 통해 아이들이 교회 안에서 행복한 기억을 쌓을 수 있어 기쁘다”라며 “앞으로도 다음 세대가 신앙 안에서 밝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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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마네스크풍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100년… “질곡 속 늘 국민과 함께, 마음의 안식처 되길”

    “건축미도 빼어나지만, 1987년 6월 항쟁이 시작된 민주화 운동의 산실이기도 하지요.”(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박성순 야고보 주임사제)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 2일 축성(祝聖·사람이나 물건을 하느님에게 봉헌해 거룩하게 하는 일) 100주년을 맞았다. 영국 건축가 아서 딕슨(1856∼1931)이 설계한 네오로마네스크풍의 이 건물은 1926년 5월 2일 부분 완공 상태로 축성식을 가졌으며, 이후 70년 만인 1996년 증축됐다. 눈에 확 띄는 주홍색 지붕과 아치형 창문, 석조와 벽돌을 쌓아 만든 외벽 등이 돋보이는 서울주교좌성당은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을 정도로 아름답다. 당시 성당 건립을 추진한 3대 성공회 조선 교구장 마크 트롤로프 주교(1862∼1930)는 유럽의 많은 성당처럼 고딕 양식으로 짓고 싶어 했지만, 설계를 위해 한국에 온 딕슨이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강조하는 로마네스크풍을 권유했다고 한다. 하지만 100년이나 됐음에도 이곳에 이런 예술적인 성당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날 성당에서 만난 박성순 신부는 “1937년 조선총독부가 체신국 청사(훗날 국세청 남대문 별관으로 사용)로 쓰기 위해 지은 건물이 70년 넘게 성당 앞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2015년 8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대문 별관이 철거되면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명소로 재탄생했다”고 설명했다. 70년 만에 증축이 이뤄진 데도 사연이 있다. 딕슨이 설계한 성당은 하늘에서 내려볼 때 완벽한 십자가 모양. 하지만 재정 등의 이유로 가로세로 길이를 축소해 미완성인 상태로 문을 열었는데, 일제강점기 태평양 전쟁과 6·25전쟁 등이 터지며 완성이 미뤄졌다. 1990년대 들어 완성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딕슨의 설계도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박 신부는 “설계도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에 증축 총감독을 맡은 김원 건축가가 딕슨의 부고 기사에서 그가 유품을 영국의 한 시골 도서관에 기증했다는 내용을 찾아냈다”며 “그 안에 설계도가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주교좌성당의 가치는 건축미에만 있지 않다. 대통령 직선제, 언론 자유 보장 등이 포함된 6·29선언을 이끈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1987년 6월 10일 전두환 정권이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표를 대선 후보로 선출하자, 이날 오후 성당에 모인 민주 인사들은 성당에 쳐들어온 경찰의 방해를 뚫고 성당 종루에 올라 42번의 종을 쳤다. 이 종소리를 들은 시민들은 박수와 경적, 손수건 흔들기로 독재 타도에 호응했다. 전국으로 퍼진 이 물결은 결국 6·29선언이란 열매를 맺었다. 박 신부는 “서울주교좌성당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민주화운동, IMF 외환위기 등 100년 동안 많은 질곡 속에서도 늘 국민과 함께해 왔던 곳”이라며 “건축미를 넘어 모든 이의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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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축성 100주년…“6월 항쟁이 시작된 민주화 운동 산실”

    “건축미도 빼어나지만, 1987년 6월 항쟁이 시작된 민주화 운동의 산실이기도 하지요.”(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박성순 야고보 주임사제) 서울 중구 정동에 있는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이 2일 축성(祝聖·사람이나 물건을 하느님에게 봉헌해 거룩하게 하는 일) 100주년을 맞았다. 영국 건축가 아더 딕슨(Arthur S. Dixon·1856~1931)이 설계한 네오로마네스크 풍의 이 건물은 1926년 5월 2일 부분 완공 상태로 축성식을 가졌으며, 이후 70년 만인 1996년 증축됐다.눈에 확 띄는 주홍색 지붕과 아치형 창문, 석조와 벽돌을 쌓아 만든 외벽 등이 돋보이는 서울주교좌성당은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사진을 찍을 정도로 아름답다. 당시 성당 건립을 추진한 3대 성공회 조선 교구장 마크 트롤로프 주교(1862~1930)는 유럽의 많은 성당처럼 고딕양식으로 짓고 싶어 했지만, 설계를 위해 한국에 온 딕슨이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강조하는 로마네스크풍을 권유했다고 한다.하지만 100년이나 됐음에도 이곳에 이런 예술적인 성당이 있다는 것을 잘 모르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날 성당에서 만난 박성순 신부는 “1937년 조선총독부가 체신국 청사(훗날 국세청 남대문 별관으로 사용)로 쓰기 위해 지은 건물이 70여 년이 넘게 성당 앞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2015년 8월 광복 70주년을 맞아 남대문 별관이 철거되면서 누구나 볼 수 있는 명소로 재탄생했다”라고 설명했다.70년 만에 증축이 이뤄진 데도 사연이 있다. 딕슨이 설계한 성당은 하늘에서 내려볼 때 완벽한 십자가 모양. 하지만 재정 등의 이유로 가로세로 길이를 축소해 미완성인 상태로 문을 열었는데, 일제강점기 태평양 전쟁과 6·25전쟁 등이 터지며 미뤄졌다. 1990년대 들어 완성하려 했지만, 이번에는 딕슨의 설계도를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박 신부는 “설계도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던 중에 증축 총감독을 맡은 김원 건축가가 딕슨의 부음 기사에서 그가 유품을 영국의 한 시골 도서관에 기증했다는 내용을 찾아냈다”라며 “그 안에 설계도가 있었다”고 말했다.서울주교좌성당의 가치는 건축미에만 있지 않다. 대통령 직선제·언론자유 보장 등이 포함된 6·29 선언을 이끈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1987년 6월 10일 전두환 정권이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 대표를 대선후보로 선출하자, 이날 오후 성당에 모인 민주인사들은 성당에 쳐들어온 경찰의 방해를 뚫고 성당 종루에 올라 42번의 종을 쳤다. 이 종소리를 들은 시민들은 박수와 경적, 손수건 흔들기로 독재 타도에 호응했다. 전국으로 퍼진 이 물결은 결국 6·29 선언이란 열매를 맺었다. 박 신부는 “서울주교좌성당은 일제강점기와 6·25전쟁, 민주화 운동, IMF 외환위기 등 100년 동안 많은 질곡 속에서도 늘 국민과 함께 해왔던 곳”이라며 “건축미를 넘어 모든 이의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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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모세 더헤븐리조트 회장, 美 벨헤이븐대 명예박사 수여

    권모세 더헤븐리조트 회장(극동방송 재단 이사·사진)이 2일(현지 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벨헤이븐대(Belhaven University) 경영학 명예 박사 학위를 받았다. 권 회장은 기업 경영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지속적인 기부와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공익적 가치를 실현해 온 점을 인정받았다. 또 극동방송 재단이사로서 방송을 통한 공익적 메시지 확산과 사회적 가치 실현에도 적극 참여한 점도 높게 평가받았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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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의 과학적 분석

    치매와 중병에 걸린 어머니를 몇 년 동안 모신 친구가 있다. 상황이 상황인지라 만나지는 못하고 가끔 연락만 했는데, 비용도 부담이지만 온 가족이 간병에 매달리느라 생계 이외의 다른 건 엄두도 못 낸다고 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오랜만에 만나 소주 한잔을 했는데, 친구는 울면서 기억도 못 하는 어머니에게 화를 냈던 것도 미안하지만 더 고통스러운 것은 돌아가시고 난 뒤 해방감을 느끼고 있는 자기 모습이라고 했다. 오랜 기간 알츠하이머 등 치매 환자와 보호자의 심리를 연구하고 상담해 온 임상심리 전문가인 저자는 병원비와 간병 등 비용과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던 ‘가족 등 보호자’의 심리적 고통을 세심하게 조명했다.“내가 바란 것은 보호자들이 겪는 어려움, 특히 자책, 겉보기에는 비합리적인 행동, 그에 따르는 후회처럼 그들이 자초한 어려움을 이해하는 것이었다. 이 반응들은 거의 예외 없이 관찰되었기 때문에 나는 조바심과 좌절감을 넘어선 무언가가 작용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 돌봄을 고역으로 만드는 것은 그들의 성격 결함이 아니라 뇌의 타고난 작동 방식임을 보호자들이 이해하길 바랐다.” 저자는 치매에 걸린 가족에게 실랑이를 벌이고, 화를 내고, 싸우는 것은 ‘건강한 뇌’의 정상적인 반응이라고 말한다. 인간의 뇌가 수용할 수 있는 의지와 자제력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보호자가 환자의 행동을 모두 수용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다. 보호자는 치매에 걸린 부모(또는 그 누군가)를 다정하게 돌보지 못한 자신을 자책하지만, 문제는 보호자에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뇌의 기본적인 작동 방식이 병에 대처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라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치매 환자는 5500만 명이 넘는다. 한국도 약 100만 명에 이르고 고령화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다. 치매가 환자만의 질병이 아니라 가족도 함께 겪는 병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환자뿐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기억의 미로’를 여행하는 가족 등 보호자들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저자의 말이 참 무겁게 다가온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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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통해 기다림의 지혜 배워… 사람들도 너무 애쓰지 않았으면”

    최근 전남 순천 송광사 보경 스님(보조사상연구원 이사장)의 고양이 3부작 에세이 판권이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9개국에 수출됐다.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와 ‘고양이를 읽는 시간’, ‘고양이가 주는 행복, 기쁘게 유쾌하게’ 등 3권의 선인세만 5억여 원. 국내에서 유명 작가가 아닌 경우 선인세가 500만 원 안팎(3000부 기준) 정도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보경 스님은 지난달 23일 인터뷰에서 “종교색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고양이를 통해 동양적인 사유를 덤덤하게 풀어낸 것을 좋게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양이’ 시리즈는 보경 스님이 10년 전 산중 암자에서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와의 인연을 담은 에세이다. 길고양이 가족을 돌보며 느끼고 깨달은 점을 사계절의 흐름과 함께 성찰로 담아냈다. 깊은 뜻을 어려운 불경 언어나 선문답이 아니라, 새침하고 도도하며 무심한 듯 곁을 지키는 고양이를 통해 풀어낸다.“동물은 스스로 문을 열지도, 사료를 꺼내 먹지도 못하지요. 모두 사람이 일일이 해줘야 하는 일인데, 그걸 크게 보채지도 않고 기다림으로 해결해요. 오히려 사람이 기다리게 만들어서 미안하다며 자신을 책망하게 만들지요.”보경 스님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는 ‘인생의 중요한 법칙은 참을 줄 아는 것이고, 지혜의 절반은 인내에 있다’고 했다”라며 “기다림으로 원하는 바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걸 고양이와의 동거를 통해 배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현재 각 나라 언어로 번역 중인 ‘고양이 3부작’은 이르면 올여름 유럽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책의 유럽 진출을 기획한 불광출판사에 따르면 K팝 등 한국 음악과 영화, 문학, 음식, 관광 등이 세계에서 주목받으면서 이제는 한국 종교 관련 출판물에도 관심을 보이는 곳이 적지 않다고 한다. 영어권 출판을 맡은 영국 프로파일 북스 그룹은 2021년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추리소설상을 받은 윤고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을 출간하기도 했다.보경 스님은 “책을 통해 독자에게 ‘왜 우리는 관계에서 조바심을 내는가’ ‘왜 우리는 지나치게 애쓰는가’ ‘왜 우리는 행복을 밖에서 찾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야지(野地) 고양이는 새끼가 크면 살던 장소를 자식들에게 내주고 자기는 떠나더군요. 저와 함께 보낸 세월이 얼만데…. 다가올 때는 1cm씩 오던 녀석이 멀어질 땐 한 걸음씩 뚝뚝 떨어져 가는 데, 사람처럼 무언가에 연연해하지 않고 그저 매 순간 충실하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사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최선을 다한 뒤 그 결과를 ‘쿨’하게 받아들이고요.”그는 “우리는 최선을 다해 놓고도 일의 결과에 얽매여 지나치게 자신을 괴롭히고, 또 타인의 평가에 힘들어하며, 남이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것에 속상해한다”라며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너무 같아지려고 애쓰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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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자기 삶에 충실… 절대 초조해하거나 안달복달하지 않아”

    최근 전남 순천 송광사 보경 스님(보조사상연구원 이사장)의 고양이 3부작 에세이 판권이 영국과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 유럽 9개국에 수출됐다. ‘어느 날 고양이가 내게로 왔다’와 ‘고양이를 읽는 시간’, ‘고양이가 주는 행복, 기쁘게 유쾌하게’ 등 3권의 선인세만 5억여 원. 국내에서 유명 작가가 아닌 경우 선인세가 500만 안팎(3000부 기준) 정도인 걸 감안하면 엄청난 금액이다. 보경 스님은 23일 인터뷰에서 “종교색을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고양이를 통해 동양적인 사유를 덤덤하게 풀어낸 것을 좋게 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고양이’ 시리즈는 보경 스님이 10년 전 산중 암자에서 우연히 만난 길고양이와의 인연을 담은 에세이다. 길고양이 가족을 돌보며 느끼고 깨달은 점을 사계절의 흐름과 함께 성찰로 담아냈다. 깊은 뜻을 어려운 불경 언어나 선문답이 아니라, 새침하고 도도하며 무심한 듯 곁을 지키는 고양이를 통해 풀어낸다.“동물은 스스로 문을 열지도, 사료를 꺼내먹지도 못하지요. 모두 사람이 일일이 해줘야 하는 일인데, 그걸 크게 보채지도 않고 기다림으로 해결해요. 오히려 사람이 기다리게 만들어서 미안하다며 자신을 책망하게 만들지요.”보경 스님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인 에픽테토스는 ‘인생의 중요한 법칙은 참을 줄 아는 것이고, 지혜의 절반은 인내에 있다’라고 했다”라며 “기다림으로 원하는 바를 해결할 수도 있다는 걸 고양이와의 동거를 통해 배운 것 같다”라고 말했다.현재 각 나라 언어로 번역 중인 ‘고양이 3부작’은 이르면 올여름 유럽에서 출간될 예정이다. 책의 유럽 진출을 기획한 불광출판사에 따르면 K팝 등 한국 음악과 영화, 문학, 음식, 관광 등이 세계에서 주목받으면서 이제는 한국 종교 관련 출판물에도 관심을 보이는 곳이 적지 않다고 한다. 영어권 출판을 맡은 영국 프로파일 북스(profile books) 그룹은 2021년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추리소설상을 받은 윤고은의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을 출간하기도 했다.보경 스님은 “책을 통해 독자에게 ‘왜 우리는 관계에서 조바심을 내는가’ ‘왜 우리는 지나치게 애쓰는가’ ‘왜 우리는 행복을 밖에서 찾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라고 말했다.“야지(野地) 고양이는 새끼가 크면 살던 장소를 자식들에게 내주고 자기는 떠나더군요. 저와 함께 보낸 세월이 얼만데…. 다가올 때는 1cm씩 오던 녀석이 멀어질 땐 한 걸음씩 뚝뚝 떨어져 가는 데, 사람처럼 무언가에 연연해하지 않고 그저 매 순간 충실하게 자기가 해야 할 일을 하며 사는 것 같더라고요. 그리고 최선을 다한 뒤 그 결과를 ‘쿨’하게 받아들이고요.”그는 “우리는 최선을 다해놓고도 일의 결과에 얽매여 지나치게 자신을 괴롭히고, 또 타인의 평가에 힘들어하며, 남이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것에 속상해한다”라며 “서로 의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 너무 같아지려고 애쓰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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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보적 불교 조각상 ‘삼지장보살상’ 첫 한자리에

    백제 577년 창건된 전북 고창 선운사(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의 본·말사 등이 소유한 국보와 보물 등 150여 점을 볼 수 있는 특별전 ‘도솔산 선운사―선禪에 들고 구름에 눕다’가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선운사 지장보궁의 금동지장보살좌상(보물), 참당암 지장전의 석조지장보살좌상(보물), 도솔암 내원궁 금동지장보살좌상(보물) 등 삼지장보살상(三地藏菩薩像)이다. 고려 말∼조선 초 조성됐으며, 원만한 얼굴과 안정된 신체 비례, 정교한 영락(瓔珞·보살상에서 목에 두르는 구슬) 장식 같은 표현 등은 불교 조각사에서 독보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삼지장보살상이 한자리에 모인 건 처음이다. 지장보살은 지옥, 아귀, 축생 등 육도에서 고통받는 존재를 구원하겠다는 원을 세운 보살. 선운사 지장보궁 금동지장보살좌상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 일본으로 밀반출됐으나 2년 만에 마지막 소장자가 소유 사실을 알리고 반환했다. 불상을 샀던 사람 꿈에 수시로 지장보살이 나타나 “돌려보내 달라”고 하고, 또 우환이 계속됐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1222년 고려 고종 때 제작된 부안 내소사 동종(국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고려 금속 공예의 최고 수작으로 꼽히는 내소사 동종은 종 아랫부분과 윗부분에는 덩굴무늬 띠가, 어깨 부분에 연꽃 문양이 장식돼 있다. 꼭대기 부분 장식인 용뉴는 용의 역동적인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 이 밖에 순창 구암사의 월인석보 권 15(보물),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 진영, 군산 동국사 소조가섭·아난존자입상(보물), 부안 내소사 백지묵서묘법연화경(보물) 등 다양한 불교 문화재를 볼 수 있다. 7월 31일까지.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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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서와! ‘삼지장보살상’은 처음이지?…처음 한자리에 모여

    백제 577년 창건된 전북 고창 선운사(대한불교조계종 제24교구 본사)의 본·말사 등이 소유한 국보와 보물 등 150여 점을 볼 수 있는 특별전 ‘도솔산 선운사-선禪에 들고 구름에 눕다’가 서울 종로구 불교중앙박물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의 백미는 선운사 지장보궁의 금동지장보살좌상(보물), 참당암 지장전의 석조지장보살좌상(보물), 도솔암 내원궁 금동지장보살좌상(보물) 등 삼지장보살상(三地藏菩薩像)이다. 고려 말~조선 초 조성됐으며, 원만한 얼굴과 안정된 신체 비례, 정교한 영락(瓔珞·보살상에서 목에 두르는 구슬) 장식 같은 표현 등은 불교 조각사에서 독보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삼지장보살상이 한자리에 모인 건 처음이다.지장보살은 지옥, 아귀, 축생 등 육도에서 고통받는 존재를 구원하겠다는 원을 세운 보살. 선운사 지장보궁 금동지장보살좌상은 일제강점기인 1936년 일본으로 밀반출됐으나, 2년 만에 마지막 소장자가 소유 사실을 알리고 반환했다. 불상을 샀던 사람 꿈에 수시로 지장보살이 나타나 “돌려보내 달라”고 하고, 또 우환이 계속됐기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온다.1222년 고려 고종 때 제작된 부안 내소사 동종(국보)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고려 금속 공예의 최고 수작으로 꼽히는 내소사 동종은 종 아랫부분과 윗부분에는 덩굴무늬 띠가, 어깨 부분에 연꽃 문양이 장식돼 있다. 꼭대기 부분 장식인 용뉴는 용의 역동적인 모습을 생동감 있게 표현하고 있다.이밖에 순창 구암사의 월인석보 권 15(보물), 다성(茶聖)으로 불리는 초의선사 진영, 군산 동국사 소조가섭·아난존자입상(보물), 부안 내소사 백지묵서묘법연화경(보물) 등 다양한 불교 문화재를 볼 수 있다. 7월 31일까지.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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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 수호성인에 김대건 신부 등 선정

    2027년 열리는 서울 세계청년대회(WYD) 수호성인으로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성 요안 바오로 2세 교황 등이 선정됐다. 교황청 평신도가정생명부와 서울 WYD 조직위원회는 26일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와 동료 순교자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 성 프란체스카 사베리아 카브리니, 성 요세피나 바키타, 성 카를로 아쿠티스가 서울 WYD 수호성인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1821~1846)는 한국 최초의 사제로, 동료 순교자들과 함께 신앙을 증거하며 한국교회 기초를 세운 인물이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1920~2005)은 WYD를 창설했으며, 여성인 성 프란체스카 사베리아 카브리니(1850~1917)는 이민자들의 수호성인으로 공경받는다. ‘아프리카의 꽃’으로 불리는 성 요세피나 바키타(1869~1947) 노예 출신 여성 수도자이며, 성 카를로 아쿠티스(1991~2006)는 디지털 시대의 젊은 성인이다.서울 WYD 조직위원장인 정순택 대주교는 “수호성인들은 대륙과 시대를 아우르며, 오늘날 청년들이 직면한 현실 속에서 신앙으로 살아가는 데 구체적인 길을 제시하는 인물들”이라며 “청년들이 이들의 모범을 발견하고, WYD를 준비하는 여정 안에서 깊은 영적 유대를 형성하길 기대한다”라고 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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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걱정-근심은 모두 마음속의 어둠… 싸우려 말고 등불 하나만 켜세요”

    “백번 옳다 해도 그건 내 생각, 그런 아집이 세상을 어지럽히니….” 13∼19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세계 평화와 국민 화합을 위한 담선(談禪) 대법회’가 열렸다. 담선 대법회는 고려시대 3년마다 봉행하던 대표적인 불교 행사였으나, 조선시대에는 명맥만 이어졌다. 광복 뒤에야 선불교 부흥과 함께 사찰별로 재개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해부터 이를 국내 대표적인 선승(禪僧) 7명을 초청해 설법을 펼치는 전국적 법석(法席)으로 승화시켜 열고 있다. 15일 봉은사에서 만난 혜국 대선사(석종사 조실)는 “내 마음의 욕망을 다스리기 전에는 행복도, 평화도 없다”며 “등불 하나 켜면 그게 바로 세계 평화”라고 말했다. ―행복까진 아니라도, 부족한 걸 채워야 편안해지지 않겠습니까. “밥만 굶지 않으면 행복할 것 같았던 시절이 있었지요. 민주화만 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던 때도 있었고요. 다 얻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대부분 더 불안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지요. 이 세상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다. 내 마음을 다스리기 전에는 행복도, 평화도 없는 것이지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등불을 켜라고 하셨습니다. “근심, 걱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모든 성인이 시간 날 때마다 걱정 근심하라고 가르쳤을 겁니다. 걱정, 근심, 번뇌, 망상은 모두 어둠입니다. 방이 깜깜한데 걸레로 닦고, 빗자루로 쓴다고 어둠이 없어지겠습니까. 번뇌 망상과 싸우려 하지 말고, 등불 하나만 켜세요. 번뇌, 망상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내 마음에 지혜(빛)가 나타나지 않는 게 번뇌 망상이지요.” ―외람되지만, 알 듯 모를 듯합니다. “콧줄 끼고 천장만 바라보는 환자는 휠체어 타는 환자가 부럽고, 휠체어 타는 환자는 목발 짚고 걷는 환자가 부럽지요. 두 발로 당당히 걷는다면 뭘 더 바라겠습니까. 근심 걱정을 붙들고 그 속에 파묻혀 살지 말고, 그 뒤에 숨어 있는 내 안의 새로운 희망을 찾으라는 거지요. 봄을 이겨낸 겨울은 없으니까요.” ―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 속에서도 희망을 보자고 하신 것도 그런 까닭인지요. “갈등, 싸움도 에너지가 있으니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운이 다하면 싸우라고 해도 안 싸워요. 아직 우리 국민, 우리 사회에 기운과 열정이 넘쳐나니까, 서로 내가 옳다며 싸우는 거지요. 갈등 자체는 나쁜 게 아닙니다. 단지 그 기운을 상대방도 이해하면서 하나로 합치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기편 이기는 데만 쓰는 게 문제지요.” ―아집을 줄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저도 어려워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지요. 다만 제가 어릴 때 구슬치기하다 코피 터지게 싸운 일이 있습니다. 서로 내가 맞는다며…. 지금 생각하면, 그게 누가 옳다 그르다며 으르렁댈 일도 아니었어요. 지금 서로 죽이려고 그렇게 싸우지만, 조금만 지나면 고작 구슬 몇 알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과거처럼 꾸짖어 주는 큰어른이 없는 걸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세종대왕이 돌아가셨다고 한글이 사라졌나요. 왜 어른이 없습니까? 그분들이 남긴 법과 뜻이 있는데…. 그 법을 배우고 따르지 않는 우리가 문제지요. 내가 눈을 감고 있으면 어른이 있어도 소용이 없고, 내가 그 법을 따르면 어른이 없어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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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 이기는 겨울 있던가요…근심 말고 ‘희망 등불’ 켜세요”

    “백번 옳다 해도 그건 내 생각, 그런 아집이 세상을 어지럽히니….”13~19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세계 평화와 국민 화합을 위한 담선(談禪) 대법회’가 열렸다. 담선 대법회는 고려 시대 3년마다 봉행하던 대표적인 불교 행사였으나, 조선시대에는 명맥만 이어졌다. 해방 뒤에야 선불교 부흥과 함께 사찰 별로 재개됐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해부터 이를 국내 대표적인 선승(禪僧) 7명을 초청해 설법을 펼치는 전국적 법석(法席)으로 승화시켜 열고 있다. 15일 봉은사에서 만난 혜국 대선사(석종사 조실)는 “내 마음의 욕망을 다스리기 전에는 행복도, 평화도 없다”라며 “등불 하나 켜면 그게 바로 세계 평화”라고 말했다.―행복까진 아니라도, 부족한 걸 채워야 편안해지지 않겠습니까.“밥만 굶지 않으면 행복할 것 같았던 시절이 있었지요. 민주화만 되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던 때도 있었고요. 다 얻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대부분 더 불안하고 근심하고 괴로워하지요. 이 세상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닙니다. 내 마음을 다스리기 전에는 행복도, 평화도 없는 것이지요.” ―마음을 다스리기 위해 등불을 켜라고 하셨습니다.“근심, 걱정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모든 성인이 시간 날 때마다 걱정 근심하라고 가르쳤을 겁니다. 걱정, 근심, 번뇌, 망상은 모두 어둠입니다. 방이 깜깜한데 걸레로 닦고, 빗자루로 쓴다고 어둠이 없어지겠습니까. 번뇌 망상과 싸우려 하지 말고, 등불 하나만 켜세요. 번뇌, 망상이 따로 있는 게 아니라 내 마음에 지혜(빛)가 나타나지 않는 게 번뇌 망상이지요.”―외람되지만, 알 듯 모를 듯합니다.“콧줄 끼고 천장만 바라보는 환자는 휠체어 타는 환자가 부럽고, 휠체어 타는 환자는 목발 짚고 걷는 환자가 부럽지요. 두 발로 당당히 걷는다면 뭘 더 바라겠습니까. 근심 걱정을 붙들고 그 속에 파묻혀 살지 말고, 그 뒤에 숨어있는 내 안의 새로운 희망을 찾으라는 거지요. 봄을 이겨낸 겨울은 없으니까요.”―우리 사회의 갈등과 분열 속에서도 희망을 보자고 하신 것도 그런 까닭인지요.“갈등, 싸움도 에너지가 있으니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기운이 다하면 싸우라고 해도 안 싸워요. 아직 우리 국민, 우리 사회에 기운과 열정이 넘쳐나니까, 서로 내가 옳다며 싸우는 거지요. 갈등 자체는 나쁜 게 아닙니다. 단지 그 기운을 상대방도 이해하면서 하나로 합치려고 노력하지 않고 자기편 이기는 데만 쓰는 게 문제지요.”―아집을 줄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 않습니까.“저도 어려워 지금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쉽지는 않지요. 다만 제가 어릴 때 구슬치기하다 코피 터지게 싸운 일이 있습니다. 서로 내가 맞는다며…. 지금 생각하면, 그게 누가 옳다 그르다며 으르렁댈 일도 아니었어요. 지금 서로 죽이려고 그렇게 싸우지만, 조금만 지나면 고작 구슬 몇 알에 불과한 것이 대부분입니다.”―우리 사회가 무척 혼란스러운데, 과거처럼 꾸짖어주는 큰 어른이 없는 걸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습니다.“세종대왕이 돌아가셨다고 한글이 사라졌나요. 왜 어른이 없습니까? 그분들이 남긴 법과 뜻이 있는데…. 그 법을 배우고 따르지 않는 우리가 문제지요. 내가 눈을 감고 있으면 어른이 있어도 소용이 없고, 내가 그 법을 따르면 어른이 없어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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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암에 걸린 30대 심리학자의 ‘마음 수련’

    누구나 겪는 일이지만 힘들 때 듣는 말 중에는 정말 도움이 ‘1도 안 되는 것’이 많다. “힘내” “마음 편히 가져” “다 잘될 거야” 등등. 힘이 없는데 힘을 내라니…. 30대 후반에 암을 만난 한 심리학자가 무너져가는 마음을 회복해 일상으로 복귀하는 과정을 담았다. ‘중이 제 머리 못 깎는다’라는 속담도 있지만, 사람 마음을 공부한 저자에게도 자기 마음을 일으키는 건 쉽지 않은 일. 저자는 자신의 전공인 심리학에 기대 일어서 보기로 한다.“분명해진 건 앞으로 내가 이겨내야 할 것은 암 하나만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사람들의 말을 곡해하지 않고 세상을 향해 마음의 가시를 세우지 않도록 마음을 자주 다독여야 한다는 것. 몸보다 마음이 먼저 무너지지 않도록 지금보다 훨씬 더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4장 ‘되기가 이끄는 하기’에서) 문득 유작 ‘내가 살아보니까’로 유명한 고 장영희 교수(1952∼2009)가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생후 1년 만에 소아마비에 걸려 평생을 장애인 차별과 싸웠고, 세 차례의 암 발병에도 세상에 희망을 주고 떠난 사람. 누구나 장애물을 만나지만 그 앞에 선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주저앉거나 부모 탓으로 돌리는 사람도, ‘헬조선’을 외치는 사람도 있고, 반면 어떤 힘을 내서든 ‘넘어 보려는’ 이도 있다. “그만두는 것은 언제라도 할 수 있으니, 오늘은 가던 방향으로 한 걸음 더”라는 드라마 대사가 떠오르는 책이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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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법가치 보장하라는 NCCK가 왜 진보죠?”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진보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와 좀 다른 것 같습니다.” 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만난 박승렬 NCCK 총무(목사·사진)는 “NCCK가 너무 진보적이라는 이미지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박 총무는 한국교회인권센터 소장과 이사장, 세월호 참사 이후 발족한 4·16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낸 대표적인 ‘진보’ 인사. 교회 안팎에서 다양한 인권·평화 운동을 펼쳐 ‘인권 목회자’로도 불린다. ―NCCK는 진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보수 개신교 연합 기구로 알고 있습니다.“저는 그런 인식이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 덧씌워진 왜곡된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NCCK가 지금까지 주장했던 핵심은 정치적 자유 보장과 탄압 반대,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과 권리 보장, 사상과 양심의 자유 인정 등 모두 헌법이 규정한 기본 가치입니다. 헌법에 나온 내용을 보장하라는 게 어찌 진보이겠습니까. 그런 주장이 불편했던 권력이 좌파, 진보라고 낙인찍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죠.” ―‘진보’란 이미지가 개신교 내 연합 운동에 방해되는 면이 있다고요.“개신교는 천주교와 달리 다양한 교단과 입장이 존재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다양성을 보완하기 위해 서로 간의 연대가 중요한데, 방해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죠. 진보라고 하면 과도한 거부감을 갖는 분도 있고, 반면 더 강한 진보적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실망하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셨더군요.“부활절이 이념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오랜 시간 연합단체 간의 불신이 있다 보니 보수·진보가 함께하다가도 또 갈라지기를 반복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서로 접합점을 찾아보자는 공감대가 있어 연합단체 중심이 아니라 각 교단이 모여서 준비했고, 그러다 보니 진보·보수와 관계없이 대부분 교단이 참여하는 연합예배가 된 거죠.” ―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역대 최저(19%)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분열한 교회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갈등이 좋지 않게 보인 것 같습니다. 교회 내 민주주의가 사회보다도 자리 잡지 못한 탓도 있지요. 최근 극우적 목사들의 과도한 발언과 정치성 집회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고요. 정치성 집회에서 하나님을 모독하고 폭력을 선동했는데, 이런 모습이 국민 눈에 한국교회도 비슷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 면이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NCCK, 한교총이 제 역할을 못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교단별로 운영되는 개신교 특성상 다른 교단이나 연합 기구가 어떻게 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 보니…. 보고 있는 저희도 참담하지요. 오죽하면 기성 교단, 교회가 일종의 ‘교단, 교회 품질인증제’ 같은 걸 하면 어떻겠냐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그래도 지금은 문제를 일으키는 교회와 교회 지도자는 연합 행사나 집회에 아예 부르지 않는 공감대가 상식을 가진 한국교회와 연합 기구 내에 형성되고 있습니다. 미흡하지만 그래도 자정해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지요. 다들 고민인 게 사실입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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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승렬 NCCK 총무 “너무 진보적이라는 이미지 해소 필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진보라고 부르는 것은 실제와 좀 다른 것 같습니다.”9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 만난 박승렬 NCCK 총무(목사)는 “NCCK가 너무 진보적이라는 이미지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라며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박 총무는 한국교회인권센터 소장과 이사장, 세월호 참사 이후 발족한 4·16연대 공동대표 등을 지낸 대표적인 ‘진보’ 인사. 교회 안팎에서 다양한 인권·평화 운동을 펼쳐 ‘인권 목회자’로도 불린다.―NCCK는 진보,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보수 개신교 연합 기구로 알고 있습니다.“저는 그런 인식이 군사독재 정권 시절에 덧씌워진 왜곡된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NCCK가 지금까지 주장했던 핵심은 정치적 자유 보장과 탄압 반대,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과 권리 보장, 사상과 양심의 자유 인정 등 모두 헌법이 규정한 기본 가치입니다. 헌법에 나온 내용을 보장하라는 게 어찌 진보이겠습니까. 그런 주장이 불편했던 권력이 좌파, 진보라고 낙인찍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죠.”―‘진보’란 이미지가 개신교 내 연합 운동에 방해되는 면이 있다고요.“개신교는 천주교와 달리 다양한 교단과 입장이 존재합니다. 그러다 보니 이 다양성을 보완하기 위해 서로 간의 연대가 중요한데, 방해되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이죠. 진보라고 하면 과도한 거부감을 갖는 분도 있고, 반면 더 강한 진보적 입장을 내지 않는다고 실망하는 분들도 있으니까요.”―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열린 부활절 연합예배에 참석하셨더군요.“부활절이 이념과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하지만 오랜 시간 연합단체 간의 불신이 있다 보니 보수·진보가 함께 하다가도 또 갈라지기를 반복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이번에는 서로 접합점을 찾아보자는 공감대가 있어 연합단체 중심이 아니라 각 교단이 모여서 준비했고, 그러다 보니 진보·보수와 관계없이 대부분 교단이 참여하는 연합예배가 된 거죠.”―최근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에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가 역대 최저(19%)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분열한 교회 사이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갈등이 좋지 않게 보인 것 같습니다. 교회 내 민주주의가 사회보다도 자리 잡지 못한 탓도 있지요. 최근 극우적 목사들의 과도한 발언과 정치성 집회도 큰 영향을 미친 것 같고요. 정치성 집회에서 하나님을 모독하고 폭력을 선동했는데, 이런 모습이 국민 눈에 한국교회도 비슷한 것처럼 착각하게 만든 면이 있으니까요.”―그런 면에서 NCCK, 한교총이 제 역할을 못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교단 별로 운영되는 개신교 특성상 다른 교단이나 연합 기구가 어떻게 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 보니…. 보고 있는 저희도 참담하지요. 오죽하면 기성 교단, 교회가 일종의 ‘교단, 교회 품질인증제’ 같은 걸 하면 어떻겠냐는 말이 나오겠습니까. 그래도 지금은 문제를 일으키는 교회와 교회 지도자는 연합 행사나 집회에 아예 부르지 않는 공감대가 상식을 가진 한국교회와 연합 기구 내에 형성되고 있습니다. 미흡하지만 그래도 자정해 보려고 노력하는 중이지요. 다들 고민인 게 사실입니다.”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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