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설

이설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구독 29

추천

안녕하세요. 이설 기자입니다.

snow@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문화 일반44%
건강23%
교육20%
학술7%
경제일반3%
문학/출판3%
  • “남몰래 ‘먹토’하는 자녀… ‘그러려니’는 금물”[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20대 직장인 김수현 씨(가명)는 회식 전 화장실 위치부터 살핀다. 먹고 나서 신속히 토하기 위해서다. 김 씨는 5년 전부터 거식증을 앓고 있다. 20대 초 몸무게 강박이 생긴 뒤론 조금만 먹어도 토하거나 종일 운동하며 자책한다. 영양실조와 우울증 등이 생긴 뒤에야 병원을 찾았지만, 병의 그림자에서 온전히 벗어나진 못했다. 섭식장애는 심리적 이유로 먹는 걸 통제하지 못하는 병이다. 거식증과 폭식증이 대표적이다. ‘마른 몸매 욕심’ ‘극단적 다이어트’ 정도로 일축되지만, 섭식장애는 꽤 복잡하고 위험하다. 대부분 합병증을 앓아 치료가 간단치 않다. 병을 숨기는 환자가 많아 사망률도 높다. 환자는 최근 4년 사이(2019년∼2023년) 58.7%가 늘었다. 외모를 비교하고 마른 몸을 이상화하는 현상이 맞물려 낳은 결과다. 사회적 시선에 더 예민한 10대 환자가 특히 많아졌다. 김율리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섭식장애는 무언가를 하거나 하지 않으면 불안을 느끼는 강박이 음식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전 연령대에서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해법 모색이 시급하다”고 했다.● 거식-폭식-보상행동의 악순환 몸무게와의 투쟁은 흔한 일이다. 많은 이가 습관처럼 칼로리를 계산하고 예사로 끼니를 건너뛴다. 섭식장애 범주를 어떻게 구분할까. 김 교수는 “때론 건강 추구 행동과 섭식장애 사이의 경계가 모호해 보이기도 한다”며 “거식이나 폭식 행태가 일주일에 한 번, 3개월 이상 지속되면 전형적 섭식장애, 그 빈도와 정도가 약하면 비전형 섭식장애로 본다”고 했다. 거식증과 폭식증은 전형적 섭식장애다. 거식증 환자에겐 칼로리가 종교이자 신념이다. 살찌는 것에 대한 공포로 음식을 거부하며 점점 말라간다. 정신질환 중에서 사망율이 가장 높다. 폭식증 환자는 충동적으로 폭식하고 그에 대한 보상행동을 반복한다. ‘정신 줄 놓고’ 먹은 뒤 토하고, 굶고, 식욕억제제나 설사약을 남용하는 식이다. 거식증으로 시작해 폭식증까지 겪으며 상태가 나빠지는 경우가 많다. 극단적 절식은 음식에 대한 욕구를 높인다. 과하게 음식에 탐닉하고, 식탐이 치솟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 거식- 폭식-보상행동이라는 악순환 속에 각종 2차 질환을 얻게 된다. 세계적으로 비전형 섭식장애 환자(6%)가 전형적 섭식장애 환자(3%)보다 훨씬 많다. 비전형 섭식장애는 정상 체중 거식증, 폭식하지만 구토는 하지 않는 폭식증, 다이어트와 별개로 음식에 공포를 느끼는 거식증 등 다양하다. 최근엔 건강식에 집착하는 오소렉시아(Orthorexia)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든 본인 기준의 건강식을 고집한다. 췌장암 투병을 하면서도 채식을 했던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가 이에 해당한다.● 심리·환경·유전 요인 함께 작용흔히 ‘섭식장애는 다이어트로 인한 질환’이라고 여긴다. 잘못된 고정관념이다. 김 교수는 “심리, 환경, 유전 요인이 함께 작용해 발병한다”며 “다이어트를 원인으로 볼 순 없지만 방아쇠 역할을 하는 경우는 많다”고 했다. 완벽주의 성향은 섭식장애의 주요 위험 인자다. 완벽주의 기질이 외로움, 우울함 같은 정서와 만나면 병이 싹트기 쉽다. 친구 관계가 삐거덕대는 10대가 외모 관리에 꽂히거나, 관계나 성취에서 좌절감을 느낀 20대가 식단을 제한하면서 자기 통제감을 회복하는 식이다. 김 교수는 “섭식장애는 (본인이 생각하는) 완벽한 체형을 강박적으로 추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거식증은 특히 타고나는 측면이 크다. 비만이나 당뇨 같은 대사 질환이 잘 생기는 체질과 반대되는 유전적 특성이 강하다. 거식증 가족력이 있는 이는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평생 유병율이 약 11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폭식증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와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른 몸을 정답처럼 여기는 사회 분위기도 병을 부추긴다. 외모에 관심이 많고 또래 문화에 강하게 영향을 받는 청소년들은 이런 분위기에 더 잘 휘둘린다. 실제 거식증은 대부분 10, 20대에 발병한다. 김 교수는 “K팝과 아이돌 산업이 커지면서 아이들 사이에 ‘왜곡된 미의 기준’이 퍼지고 있다”며 “최근 유치원생조차 매우 마른 몸을 이상적이라고 믿는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초등학생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라고 했다. ● 치료 첫 발은 ‘설득’ 섭식장애는 ‘숨은 환자’가 많다. 마른 몸을 추구하는 거식증 환자는 치료를 원하지 않는다. 자발적 구토를 동반하는 폭식증 환자는 수치심에 병을 드러내지 않는다. 김 교수는 “치료의 첫 발은 의사의 설득이다. 환자가 병에 걸렸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다”고 했다. 치료는 약물치료와 행동치료(영양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으로 나뉜다.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경우엔 체력 회복에 초점을 둔다. 몸에 영양을 공급하면서 정상적 식습관 회복을 시도한다. 주스, 죽, 과일 등 평소 좋아하는 음식을 삼키는 연습부터 시작한다. 입으로 먹는 걸 거부하는 심각한 환자에게는 정맥주사나 튜브를 활용한다. 음식에 대한 불안도가 높으면 약물치료를 병행한다. 치료 기간은 병의 지속 기간과 심각도에 따라 달라진다. 김 교수는 “규칙적으로 음식을 섭취해야 폭식을 예방할 수 있지만 환자를 설득하는 과정이 쉽진 않다”며 “한 숟가락부터 시작해 1인분까지 양을 늘리는 데 3∼6개월이 걸린다”고 했다.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은 2차 질환이다. 거식증 환자는 체중이 줄면서 후유증으로 소화장애, 생리 장애, 부정맥, 전해질 장애 등을 겪는다. 극심한 영양실조로 성격이 예민해지고 우울증, 집중력 저하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10년 이내 사망률이 5∼10%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폭식증은 극단적인 절식과 폭식을 반복하면서 혈당 변동 폭이 커진다. 식욕 조절 중추가 둔해지면서 점점 더 폭식을 통제하기 어려워진다. 이 과정에서 급성 췌장염, 위 무력증, 장 마비 등이 생길 수 있다. 전해질 손실이 계속되면 기력이 떨어지고 심장마비 위험을 높인다. 문제는 이런 2차 질환 증세가 개별 질환으로 인식된다는 점이다. 상당수 환자가 섭식장애를 인정하지 않거나 숨긴 채 소아과, 내과, 산부인과 등을 전전한다. 근본 원인을 모르니 치료를 해도 진전이 없다. 김 교수는 “엉뚱한 해법으로 시간을 낭비하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가 적지 않다. 의사에게 상태를 솔직히 털어놓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거식증은 정상 체중 유지, 폭식증은 정상 식사 유지 기간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완치로 본다.● 10대 자녀 ‘그러려니’는 금물 섭식장애는 증세가 나타난지 5년 안에 치료하면 회복 가능성이 80%지만 15년 이상 방치하면 20%로 떨어진다. 이상 신호를 알아 두고 바로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 △음식에 대한 통제 약화 △가족 식사 불참 △체중 변화 △음식에 대한 지나친 불안감 △체형 및 외모 비하 △다이어트에 과몰입 △사회 활동 회피 △건강 식이에 대한 강박 등이다. 정서와 신체적 변화가 두드러지는 10대는 특히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그러려니’는 금물이다. ‘요즘 아이들이 다 식사를 거르지’ ‘마른 몸이 대세지’ ‘사춘기라 혼자 밥을 먹고 싶겠지’라는 생각에 가려 신호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체형에 대한 평가와 과도한 음식 통제는 조심해야 한다. ‘저녁에 먹으면 살찐다’ ‘당류는 절대 먹어선 안 된다’ 같은 발언을 반복적으로 들으면, 우울과 불안 같은 부정적인 정서가 생겼을 때 거식 증세가 나타나기 쉽다. 이미 섭식장애 증세를 보일 땐 노력과 절제를 주문해서는 안 된다. 음식을 삼키지 못하거나 끊임없이 먹는 건 의지의 문제가 아니다. 뇌 신경 변화로 스스로 조절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구토하는 경우 몰아세우거나 못 본 척해서도 안 된다. ‘화장실에 오래 있던데 걱정이 되더라. 괜찮냐’는 반응 정도가 적당하다. 김 교수는 “청소년들은 점심은 급식, 저녁은 학원가에서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녀가 무엇을 얼마나 먹고 다니는지 알아두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국은 섭식장애 전문 인력이 부족한 편이다. 진단과 치료 체계도 허술하다. 김 교수는 “유럽과 일본에서는 학교에서 아이들이 밥을 잘 먹는지 살피고, 이상 행동을 보이면 지역 섭식장애 전문 병원과 연계해 치료를 지원한다”며 “10∼20대 환자가 많은 만큼 조기 개입 시스템을 신속히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1-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로터스관-동악플랜-AI 혁신… 동국대, 미래 동행의 글로벌 전략 본격 가동

    동국대(총장 윤재웅)가 건학 120주년을 앞두고 새로운 100년을 향한 도약을 선언했다. 12일 앰배서더 서울 풀만 호텔 그랜드볼룸에서는 ‘동국 120년, 로터스관으로 이어가는 미래를 위한 동행의 밤’ 행사가 열렸다. 이 행사에는 윤 총장을 비롯해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돈관스님, 문선배 총동창회장 등 학교 인사와 대학 발전을 위해 후원한 불교계, 동문 및 기부자 등 25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12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미래 100년을 함께 준비하는 뜻을 모았다. 행사는 2026년 건학 120주년을 앞두고 대학의 성과를 짚어보고, 교육·연구·인프라 혁신을 통해 글로벌 명문 사학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지난 9월 착공한 ‘로터스관’을 중심으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동행과 나눔의 문화를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 로터스관으로 이어가는 미래 동행 캠페인 확산 동국대는 건학 120주년을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교육 혁신과 연구 고도화, 캠퍼스 인프라 개선을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학생과 교직원, 동문과 불교계가 함께 참여하는 ‘동행 캠페인’을 통해 기부 문화를 확산하고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있다. ‘동행의 밤’에서는 동국대의 120년 역사를 담은 영상 상영을 시작으로 윤 총장의 발표가 이어졌다. 윤 총장은 “120년 전 선각자들의 불교정신으로 세워진 대학이 이제는 AI와 명상, 국제화, 첨단 연구 등으로 미래를 여는 혁신대학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건학 120주년과 로터스관 건립은 지속 가능한 미래 동국대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 과제”라며 미래 100년을 위해 모두 힘을 모아 줄 것을 당부했다. ● ‘Dongguk AX(동악) 플랜’ 가동 동국대는 이날 행사에서 대학의 AI 대전환 전략인 ‘Dongguk AX(동악) 플랜’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동악 플랜은 교육·연구·행정 전반을 AI 기반으로 재편해 대학의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중장기 프로젝트다. ‘동악 플랜’을 통해 ▲재학생의 AI 기본 역량 확보 ▲세계적 수준 AI 연구 경쟁력 강화 ▲AI 친화적 조직 문화 정착을 기대한다. 이를 위한 세부 과제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 2026년 건학 120주년, 기념사업 통해 대학의 정체성 재정립·미래 비전 구체화 동국대는 건학 120주년을 대학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미래 전략을 구체화하는 전환점으로 삼는다. 이를 위해 ▲건학이념 ▲행사 ▲국제 ▲학술·연구 ▲인프라 ▲모금 ▲홍보 등 7개 분야에 걸친 기념 사업을 추진한다. 먼저 120년의 역사를 집대성한 <동국대학교 120년사> 편찬과 <디지털 역사박물관> 구축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학의 주요 인물과 사건, 사진 및 영상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아카이빙해 언제 어디서나 접근 가능한 디지털 콘텐츠로 제공하고, 모든 구성원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열린 역사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건학 이념 구현을 위한 불교 문화 축전도 준비 중이다. 전통사찰 음식 박람회, 청년 무문관 체험, 연등 제작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통해 불교 문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젊은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다. 가장 주목을 끄는 건 미래형 교육·연구 복합공간 ‘로터스관’ 건립이다. 연 면적 약 8000여 평 규모로 조성되는 로터스관에는 첨단 강의실과 연구실, 선센터, 박물관 및 학생 편의시설 등이 들어선다. 2028년 완공 예정인 로터스관을 스마트 교육·연구의 허브이자 융합 교육의 전초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건학 120주년 기념식 ▲불교 국제 콘퍼런스 ▲엠블럼 제작 ▲120주년 기부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이 함께 진행된다. 동국대는 이를 통해 미래 100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는 목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1-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연말 선물 받은 기분”… 상생페이백에 소비자-소상공인 ‘활짝’

    “가을 여행을 가느라 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덕분에 ‘상생페이백’을 지급받았어요. 환급받은 온누리상품권으로 시장에서 고기와 과일을 살 계획입니다.”(박모 씨·경북 포항시) “시장에서 건어물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최근 온누리상품권 결제가 가능한지 묻는 손님이 부쩍 늘었습니다. 장사 분위기도 한층 활기를 띠고 있고요.”(이모 씨·서울 마포구) 내수 활성화를 위한 정부 정책인 ‘상생페이백’이 소비자와 소상공인 모두에게 혜택을 안기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17일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이달 14일 기준 총 1089만 명이 상생페이백 6430억 원을 지급받았다. 9월에는 527만 명이 3057억 원을, 10월에는 562만 명이 3373억 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9∼10월 페이백 대상자는 지난해 월평균 카드 소비액보다 총 7조220억 원을 더 지출했다. 소진공은 “이는 누적 지급액(6430억 원)의 11배에 달하는 규모로, 상생페이백이 약 7조 원의 소비 진작 효과를 낸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상생페이백은 올해 9∼11월 카드 사용액이 작년보다 늘어난 사람에게 매달 최대 10만 원(3개월 30만 원) 상당의 디지털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월별 카드 사용액이 지난해 월평균 사용액보다 늘어난 경우 증가분의 20%를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0월 카드 사용액이 190만 원이고 작년 월평균 사용액이 150만 원이라면 증가분 40만 원의 20%인 8만 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단, 백화점·면세점 온라인·쇼핑몰·배달앱·대형마트 등 일부 업종에서 사용한 금액은 포함되지 않는다. 올해 9월 15일부터 접수를 시작해 이달 14일까지 총 1316만 명이 신청했다. 소비자들은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예기치 못한 환급금에 연말 선물을 받은 기분이다”,“지갑 사정이 어려운데 환급금 덕분에 식비를 아꼈다”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고 소진공은 설명했다. 소상공인들도 “환급금이 지급된 이후 시장 분위기가 활기를 띠고 있다”, “페이백처럼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들이 많아졌으면 한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애플리케이션(앱) 가입자 수도 크게 늘었다. 상생페이백 시행(9월 15일) 전 286만 명이던 회원 수는 사업 시행 후 1462만 명으로 5배 이상으로 늘었다. 디지털 온누리상품권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전통시장과 상점가 등 소상공인 매출도 늘어난 것으로 소진공은 파악하고 있다. 소진공은 앱 사용자 리뷰를 검토해 새로 가입한 회원들이 상품권을 보다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다. 상생페이백 신청은 이달 30일까지 상생페이백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별도 회원 가입 없이 간편인증이나 공동인증서 등으로 로그인하면 된다. 한번 신청하면 보유하고 있는 모든 국내 신용·체크카드 사용액이 자동으로 합산돼 나온다. 9∼10월 페이백도 소급 지급한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1-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원조 삭감, 1400만 명 숨질수…수백만이 1.9달러로 하루 버텨”[이설의 글로벌 책터뷰]

    ‘빈곤해방’ 피터 싱어 프린스턴대 명예교수과거 기부는 특별한 선행에 가까웠다. 지금은 아니다. 가진 것과 별개로 나누고 돕는 일을 자연스럽게 실천한다. ‘키오스크 기부’ ‘걷기 기부’처럼 방법도 다양하다. 납작하던 기부 문화를 한 단계 도약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책이 있다. 피터 싱어 미국 프린스턴대 생명윤리학 명예교수가 쓴 ‘빈곤 해방’(2009)이다. 책은 기부의 도덕적 책임과 효율을 강조한다. 사치품 살 돈으로 기부하는 게 옳으며, 최대 효과를 따져서 기부해야 한다는 것이다. 책이 던진 반향은 생각보다 컸다. 많은 이가 분별 없는 소비 습관을 되돌아봤고, ‘더 많이 벌어 더 기부하자’는 움직임이 일었다. 미 억만장자들은 줄지어 재산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올 초 한국에선 ‘빈곤 해방 출간 10주년’ 개정판(2019)이 출간됐다. 개정판은 초판 이후 빈곤율 추이와 기부 문화 변화 등을 두루 짚었다. 한국어판 서문도 담겼다. 싱어 교수는 최근 본보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15년간 극빈층은 절반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수백만 명이 하루 1.9달러(약 2786원) 미만으로 살아간다”며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원조를 삭감한 것은 큰 악재”라고 말했다.● “美 해외 원조 삭감은 재앙” ―초판 출간 이후로 기부 문화는 얼마나 달라졌나.“극빈층을 돕자는 운동이 세계적으로 퍼졌다. 독자들이 자발적으로 기부 단체를 설립하기도 했다. 참여자는 물론 기부금 규모도 대폭 늘었다. 같은 돈을 효율적으로 기부하는 방법론도 훨씬 정교해졌다. 덕분에 ‘어디에 기부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되는가’를 더 정확히 알게 됐다. ” ―부정적인 측면은….“극빈층이 감소하다가 팬데믹(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몇 년간 증가했다. 최근 3년간은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지만, 지난 10여 년간 극빈층 감소 속도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일부 주요 국가의 해외 원조 축소도 반갑지 않은 일이다. 미 정부의 원조 삭감 결정은 특히 재앙이다. 그로 인해 전 세계 1400만 명 이상이 목숨을 잃을 것으로 예측된다. 민간 단체들이 그 공백을 메우려 노력하고 있지만 향후 10년은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다.” ―기부 모범국을 꼽는다면.“1970년대 유엔은 ‘국민총소득(GNI)의 0.7%를 해외 원조로 제공하라’는 목표를 정했다. 국가가 벌어들인 1000원 중 7원을 원조하라는 거다. 현재 노르웨이 룩셈부르크 스웨덴 덴마크가 이 기준을 지키고 있다. 한국은 1000원 중 2.1원 정도를 원조하고 있다. 비중이 높진 않지만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도울 수 있는데 돕지 않는 건 비도덕적” 빈곤 해방은 덕행으로 여겨지던 기부를 도덕적 의무로 재정의했다. 이로 인해 ‘사치를 즐기는 대신 기부해야 하지 않나’라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부유한 나라 중산층 이상이라면 윤리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거짓말이나 도둑질 하지 않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가난한 나라에서 태어나 생존이 위태로운 이들을 돕기 위한 노력도 해야 한다.” ―‘노력으로 얻은 보상을 타인과 반드시 나눠야 하느냐’는 반발도 있다.“물론 작은 사치를 즐길 수 있다. 빚도 갚아야 하고 노후도 준비해야 한다. 다만 더 넓은 집, 비싼 자동차, 명품, 요트 등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과시용 소비에 쓰는 비용으로 극빈층의 고통과 죽음을 막을 수 있다.” ―한국에선 많은 이가 상대적 빈곤에 시달린다.“경제 양극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하지만 그 경제 격차의 상위에 있다면 압박감을 느낄 이유가 없다. 오히려 그 격차를 줄이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 극빈층을 돕는 것이 그 격차를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인색한 기부 문화를 바꿀 방법은 있나.“현재로선 현실적 기준 제시가 최선이다. 중위소득 계층은 소득의 1%를, 그보다 더 많이 버는 이는 누진세처럼 기부율을 늘리자는 것이다. 책에 소득별 기부율표를 부록으로 실었다.” ―가진 것과 별개로 선뜻 남을 돕는 이들도 있다.“이타심도 타고나는 부분이 크다고 본다. 하지만 경험으로 바뀌는 경우도 많다. 기부가 주는 만족감과 보람은 그만큼 엄청나다.” ―개인적으로 얼만큼 기부하나.“타고나길 이타적인 사람은 아니다. 그럼에도 매년 수입의 3분의1 이상을 기부한다. 베르그루엔상(2021년 수상·철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 상금 100만 달러도 전액 기부했다. ‘효과적 이타주의자’의 목표는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해 고통을 줄이고 행복을 늘리는 것’이다. 주어진 자원으로 가장 큰 선을 실현할 방법을 찾는 일은 특별하다. 삶이 충만해진다.”● ‘좋은 기부’와 ‘덜 좋은 기부’ 싱어 교수는 ‘좋은 기부’와 ‘덜 좋은 기부’를 구분 짓는다. 기준은 효율성이다. 같은 돈으로 더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선택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주장은 기부 단체의 투명성과 성과를 따지는 흐름을 만들기도 했다. ―‘기부도 나름’이라고 했다. “‘좋은 기부’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하며 같은 금액으로 가장 큰 선을 이룬다. ‘덜 좋은 기부’는 그렇지 못하다. 예컨대 안내견을 훈련시켜 시각장애인을 도우려면 4만 달러가 필요하다. 반면 트라코마로 인한 실명은 100달러로 예방할 수 있다. 후자가 400배 이상 더 효과적이다. 전자는 99.75%의 효율을 낭비하는 ‘덜 좋은 기부’인 셈이다.” ―기부 단체들 면면이 굉장히 다양한데….“말라리아에 걸린 아이를 돕는 일과 교육받을 기회를 넓히는 일을 비교하는 건 쉽지 않다. 이 둘을 기후변화 이슈와 비교하려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기후변화의 가장 큰 피해자는 가난한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관적 판단이 어느 정도 개입될 수밖에 없다.” ―효과적으로 기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진정성 만으론 좋은 기부를 하기 힘들다. ‘나는 1달러당 얼마나 좋은 일을 하고 있는가’라고 자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관점이 있으면 기부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기부금을 행정이나 홍보에 사용하는 경우도 있기에, 신뢰할 수 있는 단체를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한국 기부자의 44.9%가 비영리단체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한다.“그래서 이 책을 쓰고 책 제목과 같은 이름(The Life You Can Save)의 비영리단체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근거와 함께 신뢰할 만한 단체를 추천한다. 기부금이 효과적인 곳에 쓰인다는 확신을 갖도록 돕는 기관이 필요하다.”● 기업들 기부 독려에 주력 그가 쓴 ‘동물 해방’(1975)은 동물 해방 운동의 바이블로 꼽힌다. 쾌락과 고통을 느끼는 모든 존재의 이익을 똑같이 고려해야 한다는 게 책의 핵심이다. ―‘감각 있는 모든 존재’에게 고통을 줘선 안 된다고 했다.“고통은 인종, 언어, 성별, 종(species)과 상관없이 나쁘다. 동물과 식물이 느끼는 고통이 인간의 그것보다 덜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인공지능(AI)이 고통을 느끼게 된다면, 그 역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현재로서는 어떤 AI도 의식적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피터 싱어 AI 챗봇(Peter Singer AI)’을 만든 계기는.“한 자원봉사자의 제안으로 만들게 됐다. 동물권부터 세계 빈곤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독자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는다. ‘AI 아바타’ 덕분에 더 많은 사람들에게 답변을 할 수 있게 됐다. 챗봇은 더 조심스럽고 외교적인 피터 싱어인 것 같다.” ―노년과 죽음을 어떻게 바라보나.“대학에서 은퇴했지만 세상에서는 은퇴하지 않았다. 여전히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싶다. 91세까지 활발히 활동했던 제인 구달이 롤모델이다.” ―요즘 집중하고 있는 주제는.“기업들의 기부를 독려하는 운동에 주력하고 있다. 네덜란드 비영리단체와 함께 이익의 최소 10%를 기부하는 기업들의 공동체(Profit for Good)를 만드는 중이다. 이를 통해 윤리적 자본주의 구축에 기여하고 싶다.”피터 싱어1946년 호주 멜버른에서 태어난 철학자. 멜버른대와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철학을 공부한 뒤 1999년부터 미국 프린스턴대 생명윤리학 교수로 재직했다. ‘기근, 풍요, 도덕’(1972), ‘동물해방’(1975), ‘빈곤해방’(2009) 등을 펴내며 효과적 이타주의 운동과 동물권 운동에 큰 역할을 했다. 현재 프린스턴대 명예교수로 다양한 대외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노인 우울증-치매도 당뇨처럼 관리… 가장 나쁜 건 칩거”

    뇌는 4세 무렵 기본 틀을 갖춘다. 20대까지 발달을 거듭한 뒤로는 성장이 둔화된다. 해가 갈수록 뇌 세포가 줄어든다. 60대 이후론 뚜렷하게 힘이 떨어진다. 기억력이 예전 같지 않고 단단하던 감정도 물러진다. 이로 인한 대표 질환이 치매와 우울증이다. 두 병은 원인과 분류체계가 다르지만 노년기엔 서로 밀접한 영향을 주고받는다. 노년 우울증이 깊어지면 치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치매 초기 증세는 우울증과 흡사하다. 이찬녕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60대 이후 뇌 건강과 마음 건강은 따로 놓고 볼 수 없다”며 “몸처럼 뇌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10년, 20년 후의 건강이 달라진다”고 했다.● “치매와 우울증은 닭과 달걀 관계”나이가 들면 기억·판단·집중력이 모두 흐려진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단, 이로 인해 일상이 무너지면 적색 신호가 켜진 것이다. 이 교수는 “나이가 들어도 기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인지 기능이 떨어지진 않는다. 식사 준비, 약 복용, 외출 준비 등을 해내지 못한다면 노화로 인한 퇴행성 뇌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은 치매다. 인지 기능에 문제가 생기는 병을 통칭한다. 알츠하이머병이 전체의 50∼60%를, 뇌졸중 후유증으로 인한 혈관성 치매가 20∼30%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10명 중 1명이 치매 환자다. 치매는 뇌 피질에 이상 단백질(아밀로이드 베타, 타우)이 쌓이는 등 복합적 원인으로 발병한다. 치료는 빠를수록 효과가 좋다. 하지만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상태가 서서히 나빠지는 데다가 증세가 단순 노화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초기 증세를 잘 알아둬야 한다. 보통 기억력부터 이상이 생긴다. 할 일을 자꾸 깜빡하고 최근 일을 기억하지 못한다. 시간 개념도 흐려진다. 단순 건망증과는 어떻게 다를까. 힌트를 줬을 때 반응에 주목하라. 지키지 못한 약속을 상기시켰을 때 ‘만나기로 했었는데…’라고 반응하면 건망증, 약속 자체를 까맣게 있었다면 치매일 가능성이 높다. 이 교수는 “병세가 깊어지면 길을 배회하거나 망상을 겪고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게 된다”며 “이런 변화는 본인뿐 아니라 가족에게도 심리적·경제적 부담을 준다”고 했다. 무기력과 우울은 치매의 주요 증세다. 동시에 우울증의 경우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을 3∼4배 높인다. 이 교수는 “두 질환은 증세가 비슷하고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 노년 우울증은 ‘가짜 치매’라 부를 정도”라며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문제처럼 원인과 결과를 구분하기 힘들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치매로 인한 우울 증세와 노년 우울증은 어떻게 다를까. 치매 환자는 기억의 공백을 가리기 위해 아는척을 한다. 예컨대 오늘 날짜를 물어보면 “뭘 그런 걸 물어보느냐”, “요즘 달력을 안 봐서 모른다”는 식으로 다소 엉뚱한 반응을 보인다. 우울증 환자는 반복해서 질문해도 “모른다”고 답한다. 무기력하고 비협조적인 태도가 특징이다. 또 치매는 인지능력이 지속적으로 저하된 상태인 반면 우울증은 좋아졌다가 나빠지기를 반복한다. 뇌 영상사진을 통해 뇌 변화 양상을 구분할 수도 있다.● 세대별 위험인자 관리해야 치매 치료의 기본은 약물치료다. 올해에는 이상 단백질을 상당 부분 제거하는 치료제(레켐비)가 도입됐다. 이걸 쓰면 진행 속도를 늦춰 중증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낮아진다. 초기 단계일수록 효과가 좋다. 모든 질환이 그렇듯 예방이 최선이다. 핵심은 위험 인자 관리다. 세대별 위험 인자를 알아두자. 10, 20대에는 배우고 익히는 활동이 중요하다. ‘두뇌 곳간’을 넉넉히 마련해두면 비상시에도 인지기능이 비교적 잘 유지된다. 40, 50대에는 고혈압, 당뇨병, 청력 장애, 우울증, 운동 부족, 비만, 흡연 등을 주의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을 치료하지 않으면 치매 위험이 1.4배 커진다. 가장 발병률이 높은 60대 이후엔 사회적 고립을 피해야 한다. 종교 생활, 봉사 활동, 취미 활동 등을 주 1회 이상 하는 게 좋다. 운동은 치매에 걸릴 위험을 20% 낮춘다. 특히 유산소 운동은 뇌 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혈류를 개선한다. 우울증 예방 효과도 있다. 이 교수는 “1주일에 150분 이상 숨이 찰 정도로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며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권했다. 퍼즐 맞추기, 독서, 글쓰기, 카드게임 같은 두뇌 활동도 도움이 된다.평소엔 몸에 이로운 생활습관을 따라야 한다. 수면은 뇌 건강의 기본이다. 깊은 단계의 수면은 알츠하이머병의 원인 물질인 이상 단백질 제거에 도움이 된다. 정현강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낮 동안 햇빛을 보며 충분한 신체활동을 하고 카페인 섭취를 줄이는 등 ‘수면 위생’을 지켜야 한다. 불면에 대한 지나친 스트레스는 오히려 수면을 방해할 수 있다”고 했다. 건강한 식습관도 중요하다. 음식은 통곡물, 녹황색 야채, 등 푸른 생선, 콩류 등을 먹는 게 좋다. 붉은 고기, 빵, 설탕, 패스트푸드, 포화지방산 등은 치매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 이 교수는 치매를 불치병으로 보는 시선을 경계했다. 그는 “치료법이 많이 개발됐고 다양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당뇨병처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일상 균열은 우울증 신호 고령층은 감정 표현에 익숙치 않다. 힘들어도 티를 잘 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우울증을 앓아도 알아채기 힘들다. 정 교수는 “노년 우울증은 증세가 다양하고 뚜렷하지 않아 단순 노화로 착각하기 쉽다. 젊은층의 우울증과 어떻게 다른지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젊은층은 무기력하고 우울한 기분을 호소한다. 고령층은 다양한 불편함으로 신호를 보낸다. 몸이 여기저기 아프다거나 사소한 일에 짜증을 내는 식이다. 정 교수는 “가족이 신호를 알아채는 게 중요하다. 눈에 띄는 변화나 일상의 균열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했다. 노년은 고립되기 쉽다. 은퇴, 이별, 사별이 연이어 찾아온다. 이로 인한 우울과 불안은 무기력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 늘 하던 집안일에 손을 놓거나 병원 진료를 건너뛰는 식이다. 친구들과 연락을 갑자기 끊기도 한다. 정 교수는 “‘나이가 들면 원래 그렇다’고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사이 병세가 악화될 수 있다”며 “이상 변화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치료 방법은 젊은층과 다르지 않지만 난도는 더 높다. 노년층은 치료 자체를 거부하는 경우가 많다. 병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약함이라 여기는 것이다. 뇌의 퇴행성 변화로 약물 반응도 느린 편이다. 아픈 몸이 마음의 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정 교수는 “당뇨, 고혈압, 관절염 등으로 인한 만성 통증은 우울감을 악화시킨다. 약물 부작용으로 우울감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공존 질환을 고려해 다각도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우울증도 치매와 예방법이 다르지 않다. 사회적 연결, 꾸준한 운동, 올바른 식습관이 중요하다. 가장 나쁜 건 칩거다. 특히 마음과 뇌가 고립되는 걸 막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감각기능 유지가 중요하다. 잘 안 들리거나 안 보이면 사람을 만나기가 꺼려지고, 자연히 외로움과 우울감이 깊어진다. 보청기, 돋보기, 임플란트 등의 도움을 받아 시력과 청력, 그리고 씹는 힘을 잘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정 교수는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 우울증과 자살은 심각한 사회 문제”라며 “노인을 소중하게 여기고 가족 지지 기반을 강화하는 등 다각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초고령 사회, 더 건강하게!] 〈1회〉 주목, 일본 노인 의료 시스템“건강장수 비결? 웃으며 재활, 근력운동은 꾸준히!”▶[초고령 사회, 더 건강하게!] 윤을식 고려대 의무부총장 인터뷰▶[초고령 사회, 더 건강하게!] 〈2회〉 치명적 노인 질환 미리 막자▶[초고령 사회, 더 건강하게!] 〈3회〉 만성 질환 다스리는 법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1-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올 겨울은 편하고 멋진 ‘금강제화 부츠 컬렉션’과 함께

    발끝에 온기가 필요한 계절이다. 금강제화는 편안함과 세련됨을 동시에 갖춘 2025 F/W 시즌 부츠 컬렉션을 선보인다. 미니멀리즘을 키워드로, 차분한 컬러와 부드러운 실루엣을 연출했다.‘랜드로바 셔링 앵클부츠’는 유연한 착화감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항균 내피로 보온성과 위생까지 챙겼다. 부드러운 가죽 위에 자연스러운 셔링 장식을 더했다. 단정하면서도 세련된 ‘절제된 미니멀리즘’의 정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기능도 놓치지 않았다. 롤링 아웃솔 몰드를 적용해 발의 움직임을 따라 유연하게 구부러지고, 오래 신어도 발이 아프지 않다. ‘르느와르 브라운 밸티드 앵클 부츠’는 클래식한 멋이 돋보이는 앵클부츠다. 클래식한 라인에 여성스러운 밸트 디테일, 골드빛 금속 장식을 더해 단정함과 품격을 동시에 잡았다. 와이드 팬츠, 니트 원피스, 롱코트와 함께 신으면 절제된 고급미를 연출할 수 있다.‘랜드로바 듀얼쿠션 GORE-TEX 부츠’는 고급스럽고 편안한 제품이다. 장시간 신어도 발이 피로하지 않도록 부드럽고 안정적인 듀얼쿠션 아웃솔을 넣었다. GORE-TEX 원단을 적용해 방수·투습 기능을 갖췄고, 논슬립 아웃솔로 겨울철에도 쾌적하게 신을 수 있도록 했다. 천연가죽 소재에 트래킹 감성을 더해 기능과 스타일 모두 갖췄다. 겨울 정기세일도 실시한다. 이달 14일부터 23일까지 전국 금강제화 및 랜드로바 매장에서 다양한 브랜드 제품을 할인 판매한다. 할인폭은 남녀 구두 및 캐주얼화는 20∼30%, 의류는 최대 50%다. 최고급 수제화 브랜드 헤리티지(HERITAGE)도 합리적인 가격에 만나볼 수 있다.금강제화 홍보팀 관계자는 “이번 겨울 정기세일은 금강제화의 프리미엄 품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며 “기능성과 세련미를 동시에 갖춘 다양한 겨울 부츠 컬렉션을 통해 편안함과 스타일을 함께 느껴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에잇세컨즈, ‘케이팝 데몬 헌터스’ 2차 협업 상품 공개

    삼성물산 패션부문 캐주얼 브랜드 에잇세컨즈가 인기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와 협업 상품을 추가로 공개했다. 이달 19일까지 서울 성수동에서 팝업 스토어도 운영한다.에잇세컨즈에 따르면 이번 2차 상품은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의 패션 스타일을 반영한 의류로 구성된다. 롱 코트, 쇼트 패딩, 가죽과 데님 스커트, 아가일 니트, 체크 셔츠 등 다채로운 아이템으로 꾸렸다.다양한 액세서리 제품도 준비했다. 헌트릭스 로고 코튼 숄더백, 사자 보이즈 볼캡 키링을 비롯해 한국적 모티브를 담은 노리개 키링, 복조리 가방, 자개 디자인의 양말 박스도 출시됐다.케데헌은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케이팝 걸그룹이 악령을 물리치고 노래로 세상을 보호한다는 이야기를 다룬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다. 역대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영화 1위에 올랐을 정도로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에잇세컨즈는 K-패션 선도 브랜드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자 이번 협업을 진행했다. 앞서 출시한 1차 상품 대부분 의류 상품은 품절됐다. 헌트릭스 캐릭터 그래픽을 귀엽게 표현한 크롭 티셔츠, 사자 보이즈의 ‘소다팝’ 무대 속 청량한 에너지를 담은 반소매 티셔츠 등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협업을 기념해 이달 19일까지 서울 성수동 스테이지35에서는 팝업스토어가 열린다. 팝업스토어는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의 콘서트장과 서울 야경 등 작품 속 주요 공간을 생생하게 구현했다. 고객들의 몰입감을 높이는 체험 이벤트도 진행한다. ‘더피’ 포토존 AR 체험,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 틀린 그림 찾기 게임에 참여할 수 있다.삼성물산 패션부문 에잇세컨즈 관계자는 “두 번째로 공개하는 협업 상품은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주인공의 패션 스타일을 감각적으로 재현하는 것에 집중했다”며 “작품의 세계관을 현실로 구현한 팝업 스토어도 마련해 팬들에게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삼성카드-호텔신라,‘신라리워즈 삼성카드’ 출시

    호텔신라가 삼성카드와 손잡고, ‘신라리워즈 삼성카드’를 출시했다고 3일 밝혔다.가입 시 고객은 △신라호텔(서울·제주) 1박 숙박권 △신라스테이(국내) 2박 숙박권 △50만 신라삼성포인트 중 하나를 선택해 연 1회 받을 수 있다. 또 이용처에 따라 1000원당 최대 50 신라삼성포인트 적립 혜택을 제공한다. 1 신라삼성포인트는 1원의 가치를 지닌다. 전월 이용실적 및 적립한도 없이, 국내외 이용금액 1000원당 12 포인트를 적립해준다. 항공·골프·백화점·면세점 이용시에는 1000원당 최대 30 포인트를, 신라호텔·신라모노그램·신라스테이 이용 시 1000원당 최대 50 포인트를 받을 수 있다.이 외에도 연간 2400만 원 이상 이용 시 10만 포인트, 신라호텔(서울·제주)·신라모노그램(국내)·신라스테이(국내)에서 건별 6만 원 이상 결제 시 3만 포인트를 적립해 준다. 신라호텔 멤버십 프로그램인 ‘신라리워즈’의 골드 등급, 공항 라운지 본인 무료 이용 혜택, 비자 인피니트 서비스 등 각종 우대 혜택도 제공된다.제휴카드 출시 기념 이벤트도 진행한다. 오는 7일까지 신라리워즈 삼성카드 고객을 대상으로 서울신라호텔 더 파크뷰 2인 식사권을 선착순으로 제공한다. 연회비는 국내전용, 해외겸용(비자) 모두 70만 원이다.삼성카드 관계자는 “신라리워즈 삼성카드는 신라호텔 하이엔드 서비스를 더욱 특별하게 이용할 수 있는 혜택을 담은 상품”이라며 “제휴카드 외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공동 프로모션 또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1-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병장수 피하려면… 운동-식단-마음 적금처럼 쌓아라”

    나이가 들면 몸속 장기가 하나둘 고장난다. 몸 구성비도 바뀐다. 뼈, 근육, 뇌세포는 줄어들고 지방은 많아진다. 쇠약해진 몸은 작은 자극에도 쉽게 무너진다. 65세 이후 고혈압, 당뇨병, 관절염, 치매 등에서 자유롭기란 쉽지 않다. 노화는 불가피하지만 속도는 늦출 수 있다. 우리 몸속 시계는 저마다 다른 속도로 흐른다. 관건은 생활습관이다. 건강한 식단, 충분한 운동과 수면, 적절한 사회적 교류를 실천하면 70세라도 60세의 몸을 가질 수 있다. 김양현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노인성 질환 대부분은 오랜 생활습관의 결과로 나타난다. 몸에 이로운 습관을 적금처럼 쌓으면 노년 건강에 대비할 수 있다”고 했다.● 움직이지 않으면 노화 빨라져 근육은 단순히 근력의 원천만이 아니다. 체력 전반에 영향을 주는 노화 핵심 방어막이다. 뼈를 감싸 보호하고 몸을 지탱하는 것은 기본. 대사 기능에 관여해 혈당과 염증을 조절한다. 문제는 나이가 들면서 근육량이 빠르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60세 이후 매년 1∼2%씩 감소, 70세가 되면 최대 근육량의 40∼50%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 ‘근감소증’을 예방하려면 운동해야 한다. 김양현 교수는 “근육량을 적절히 유지하지 않으면 당뇨 등 질환에 쉽게 걸리고 낙상이나 골절 위험도 커진다. 근력과 유산소 운동을 적절히 배합해 최소 근육량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근력 운동은 윗몸 일으키기, 팔 굽혀 펴기, 스쾃, 덤벨과 밴드 운동 등으로 다양하다. 기초 체력을 고려해 1주일에 2∼3회, 30분 이상씩 하면 된다. 운동 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해서 관절을 풀어준다. 근육 크기가 큰 허벅지와 코어를 공략하면 근육량을 늘리기 쉽다. 유산소 운동은 걷기, 계단 오르기, 실내자전거 타기, 아쿠아로빅 등이 대표적이다. 운동시간은 하루 30∼50분, 1주일에 150∼180분이 적당하다. 요즘 유행하는 러닝도 괜찮다. 단, 전력 질주는 피하는 게 좋다. 고령층은 약한 강도로 운동하는 경향이 있다. 체력이 약하고 부상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올바른 생각은 아니다. 김도훈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운동 강도는 기초체력에 따라 달리하되 숨찰 정도로 하는 게 좋다”고 했다. 노화가 진행되면 근육 합성율이 떨어지고 운동 자극에 대한 반응이 둔해져, 중강도로 해야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픈 곳이 있다면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골다공증 환자는 무거운 걸 들어선 안 된다. 특히 폐경 이후 뼈가 약해진 여성은 뼈가 눌려서 찌그러지는 압박골절 위험이 높다. 무릎 관절이 약하면 걷거나 뛰는 건 피한다. 대신 상체 운동이나 수영, 물 속에서 걷기 등을 하는 게 좋다. 고혈압 환자는 근력운동을 해도 될까. 김도훈 교수는 “근력운동을 하는 동안엔 혈압이 올라가지만 운동 후엔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약물 복용 후 운동하면 된다”고 말했다. 움직이지 않는 게 가장 나쁘다. 근육이 줄면 몸을 지탱하기 어려워 활동성이 떨어지고, 몸이 아파 덜 걸으면 근육이 더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진다. 김양현 교수는 “종일 TV나 유튜브를 보면서 앉거나 누워 있는 건 흡연만큼 해롭다”며 ‘집에서 하는 건강체조 5가지’를 제안했다.● 매끼 질 좋은 단백질 챙겨야 한국인은 단백질은 권장량보다 덜 먹고 탄수화물은 더 먹는 편이다. 김양현 교수는 “노년기 식습관 원칙은 영양소별 권장량을 ‘골고루, 덜 짜고, 덜 달고, 덜 기름지게’ 먹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노년기에는 질 좋은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같은 양을 먹어도 근육이 잘 생기지 않기 때문이다. 60세 이후 하루 단백질 권장량은 체중 1kg당 1∼1.2g이다. 체중 60kg이면 하루 60∼90g을 섭취하면 된다. 100g 기준 닭가슴살에 32g, 쇠고기에 25g, 두부에 8g이 들어 있다. 달걀 한 개의 단백질은 6g, 우유 한 컵은 8g이다. 필요량은 세 끼에 나눠 먹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아침에 우유와 달걀, 점심에 닭가슴살, 저녁에 두부와 쇠고기를 먹으면 하루 70g을 채울 수 있다. 단백질 기본 식단표를 냉장고에 붙여두면 편하다. 동물성 단백질은 포화지방산과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다. 김도훈 교수는 식물성 단백질과 동물성 단백질을 1 대 2 비율로 섭취하라고 주문했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고기, 생선, 달걀 등이 있고, 식물성 단백질에는 콩류, 씨앗, 견과류 등이 있다. 고기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많은 구이보다는 삶거나 찌는 방식이 더 안전하다. 최근 탄수화물을 줄이는 이들이 늘고 있다. 탄수화물이 혈당을 빠르게 올려 고혈압과 당뇨병에 걸릴 위험을 높인다는 것이다. 김도훈 교수는 “탄수화물은 인슐린을 자극해 단백질이 근육에 잘 흡수되도록 돕는다. 흰쌀 대신 현미 잡곡 통곡물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혈당 스파이크를 피할 수 있다”고 했다. 지방은 하루 5∼8티스푼(약 25∼40g) 정도 먹는 게 좋다. 포화지방산이 많은 튀김, 가공육 등은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올리브유, 견과류처럼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한 식품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뼈 건강을 위한 칼슘은 우유, 멸치, 두부 등을 통해 보충한다. 김양현 교수는 “고령층 상당수가 골다공증을 앓고 있는데 칼슘 섭취는 부족한 상황이다. 칼슘과 칼슘 흡수를 돕는 비타민D는 음식 또는 영양제로 꼭 챙겨 먹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소와 과일은 매일 섭취해야 한다. 비타민, 미네랄, 식이섬유가 풍부해 면역력을 높이고 만성질환을 예방한다. 간식으로는 요거트, 우유, 과일, 단백질 음료 등을 추천한다. 단, 단백질 음료와 요거트는 칼로리와 당 함유량을 고려해 선택한다.● 노년기 마음건강, ‘잠’과 ‘사람’ 중요 활동성이 떨어지는 노년엔 고립되기 쉽다. 배우자, 지인, 이웃과 사별한 뒤 홀로 남기도 한다. 혼자인 시간이 길어지면 외로움이 찾아든다. 외로움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면역 체계를 약화시킨다. 염증을 촉진해 심혈관계 질환, 암, 치매, 당뇨병 등을 유발한다. 우울증과 인지기능 저하로도 이어진다. ‘사회적 연결’이 중요하다. 김도훈 교수는 “고령층의 경우 정기적으로 사람을 만나고 대화를 나누면 우울증 발생 위험이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 사회적 교류는 정신건강의 가장 든든한 안전망”이라고 했다. 정해진 방법은 없다.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 즐거운 일을 하면 된다. 외출이 힘든 경우 전화로 안부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전환된다. 김양현 교수는 일주일에 2∼3회 이상 가까운 노인복지관 방문을 권했다. 합창, 그림, 춤, 요가, 피아노 등 흥미로운 취미생활을 꾸준히 하는 게 중요하다. 화투나 퍼즐 같은 게임도 좋다. 두뇌를 자극해 치매 예방 효과가 있고, 여럿이 대화하다 보면 스트레스도 해소된다. 소일거리도 도움이 된다. 김도훈 교수는 “사회적 활동을 하면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규칙적으로 생활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텃밭 가꾸기, 공공기관의 시니어 아르바이트, 아이 돌봄, 학교 교통 지도 같은 활동을 추천한다”고 했다. 충분한 수면은 노년 건강의 기초 체력이다. 전체 컨디션에 영향을 주고 인지장애와도 관련이 깊다. 7∼8시간을 ‘잘 자야’ 한다. 그러려면 규칙적인 수면 시간 유지, 낮 동안 햇빛 쬐기, 오후 낮잠 피하기, 취침 전 전자기기 사용 줄이기 등을 지켜야 한다. 무엇보다 낮 동안 움직이는 게 중요하다. 김양현 교수는 “아침에 햇빛을 쪼이고 낮에 적절한 신체활동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수면제나 수면보조제는 컨디션에 따라 복용해도 좋다”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1-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숭실대, ‘AI 중심 대학’… 패러다임 대전환 선언

    숭실대(총장 이윤재)가 대학 최초로 ‘AI 대학’을 신설하며 인공지능(AI) 혁신의 본격적인 문을 열었다. AI를 단순한 기술 교육이 아닌 대학의 정체성과 교육 철학의 중심에 두겠다는 결단이었다. 숭실대는 AI가 사회 전반을 이끄는 ‘초지능 사회’에 대응하기 위해 교육과 연구의 구조 자체를 AI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AI 대학은 전공 간 연계를 강화하고 학문 융합형 교육을 체계적으로 구축했다. 인문·사회·공학 등 전 분야에서 학생들이 AI 기초 역량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 과정을 설계했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개방형 학습 환경을 마련해 실제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전공의 한계를 넘어 실무 중심의 AI 역량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총장은 “AI는 대학 교육의 새로운 문해력(AI Literacy)”이라며 “모든 전공의 학생이 AI를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교과 구조를 완전히 재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또 “AI는 지식을 가르치는 도구가 아니라 지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언어”라며 “숭실대는 AI를 통해 교육의 본질을 다시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AI 위원회, 대학 혁신의 두뇌로 AI 대학 설립에 이어 교육·연구·행정 전반의 AI 전환을 총괄하기 위해 ‘AI 위원회’를 신설했다. AI 위원회는 단순한 자문기구를 넘어 대학의 AI 전략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한다. AI 발전 방향을 기획하고 성과도 관리한다. 또 산학협력과 연구 생태계 확대를 지원하며 정기 세미나와 콜로키움을 통해 교내외 학술 교류를 촉진한다. 행정 서비스 전반에도 AI를 활용하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AI 거버넌스와 윤리 정책을 마련해 책임 있는 AI 활용 기준을 제시한다. 나아가 학부와 대학원의 AI 인재 양성 로드맵을 실행하고, 정부 및 민간 재정지원사업의 기획과 관리를 통해 대학의 AI 역량 강화도 뒷받침한다. 초대 위원장으로는 임종인 고려대 명예교수가 위촉됐다. 임 위원장은 AI 보안과 정책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숭실대와 함께 학문 융합형 AI 교육 모델을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 AX 비전 선포, AI 혁신 대학의 새로운 도약 AI 혁신 기반 구축 노력이 17일 열린 ‘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 비전 선포식’으로 이어졌다. 이날 숭실대는 AI 중심의 교육·연구·산학협력 비전을 공식적으로 선포하며 ‘AI 혁신 대학’으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AX 비전에는 ▲전 구성원 AI 인프라 제공 ▲산학협력 기반 AI 실무교육 강화 ▲AI 윤리 및 책임 교육 내재화 등 3대 핵심 방향이 담겼다. 특히 이번 선포식에서는 AI 부트캠프 참여기업 15개사와의 산학협력 협약 및 GPU 클러스터 기증식이 함께 진행됐다.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AI 교육 생태계 구축이 본격화됐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AI 부트캠프’와 ‘AI 프로젝트 랩’이다. 두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산업 현장에서 실제 데이터를 다루고 문제를 해결하는 실무 중심 교육 과정으로, 대학과 기업이 함께 AI 인재를 양성하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이 총장은 “기술 위에 인간을 세우는 교육, 기술을 통해 공동체를 잇는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AI교육의 미래를 다시 쓰겠다 1897년 국내 최초의 근대 대학으로 출발한 숭실대는 교육의 새 방향을 계속 제시해왔다. 1969년 한국 최초로 전자계산학과를 개설하며 IT 교육의 초석을 닦았다. 이제 AI시대의 혁신을 선도하려 한다.‘AI 대학·AI 위원회·AX 비전’으로 이어지는 숭실대의 행보는 단순한 시스템 개편이 아니라 ‘AI로 교육의 미래를 다시 쓰는 대학’의 실험이다. 이 총장은 “AI는 우리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숭실의 대답은 명확하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교육’이 있다”고 말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봉사는 누군가를 돕는 일이 아니라 제 삶을 더 단단하게 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축복이었습니다”

    ● 나눔에서 시작된 배움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대학 노인복지전공 동문인 나한희 씨는 종로에서 도시락 봉사활동을 하던 중 더 체계적으로 이웃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생겨 2013년 본교 노인복지전공에 입학해 학업을 시작했다. 현재는 개인택시 운행을 하면서 2019년부터 강북구에서 비영리단체 ‘참 아름다운 동행’을 이끌고 있다. 봉사자들과 함께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에는 도시락을 전달하고, 일요일에는 국수 나눔으로 150여 명을 돕는다. 봉사 초기에는 대상자 확보조차 어려웠지만 지금은 지역에서 꼭 필요한 기관으로 자리 잡았다. “1만 원 후원자 300명만 있다면 어르신들에게 꾸준히 도움을 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에 시작했죠. 처음 33명에게 도시락을 전하며 출발했는데, 지금은 100분께 전달하고 있습니다.” 나 씨는 봉사 과정에서 안타까운 순간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도움을 드린 어르신 중에는 독립운동가 이시영 선생님의 손자분이 계셨습니다. 본인 역시 참전용사로 국가유공자였지만, 장례를 치를 가족이 없다는 이유로 무연고 처리될 뻔했습니다. 다행히 제가 장례를 도울 수 있었고 국립묘지에 모실 수 있었습니다.”● 유퀴즈 출연, 방송을 통해 커진 울림 지난 9월 나 씨는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방송을 통해 진솔한 사연이 전해지면서 회원 수는 100여 명에서 400여 명으로 늘었다. 그는 “예상보다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셔서 이제는 경제적 걱정 없이 봉사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의 꿈은 ‘치매 마을’을 만드는 것이다. “스웨덴의 치매 마을처럼 어르신들이 자유롭게 생활하며 존엄을 지킬 수 있는 공간을 한국에도 만들고 싶습니다. 아직은 멀게 느껴지지만 반드시 이루고 싶은 꿈입니다.” 그는 “서울사이버대에서 배운 지식은 봉사의 씨앗이 되었고 지금의 활동에 큰 밑거름이 됐다. 작은 도전이라도 시작하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며 후배들에게 용기의 말을 전했다.● 사회복지 분야 전문 인재 육성과 온라인 사회 복지 교육 선도 서울사이버대 사회복지대학은 사이버대 최초로 개설됐다. 사이버대학 최대규모의 전임교수진과 재학생으로 구성돼 있는 대표 온라인 사회복지대학이다. 사회복지·노인복지·복지경영·아동복지 전공을 운영해 영역별 전문성을 심화하고 있다. 무엇보다 전국 단위 산학 연계망을 통해 실무교육·실습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튼튼한 기초 이론 교육과정, 현장과 연결된 실천 역량 과정 등을 체계화 하고 있다. 2011년 사이버대학 최초로 대학원 사회복지 석사학위 과정을 교육부로부터 인가 받았고, 2025년부터 일반대학원 석사, 박사학위 과정이 개설됨에 따라 서울사이버대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까지 취득이 가능하게 됐다. 사회복지 분야 전문 인재 육성과 온라인 사회복지 교육을 선도하고 있다. 노인복지전공은 2004년 사이버대학 중 최초로 개설돼 현재 22주년을 맞이하고 있다. 급속한 고령화 시대에 발맞춰 전문성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융복합 노인복지 전문가 양성이 교육 목표다. ‘창의적 노인복지 전문가’가 인재상이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을 기본으로 노인의 신체적·심리적·사회적 이해를 기반으로 한 체계적인 교육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노인복지 분야의 전문 이론과 실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5개의 마이크로디그리(Micro-Degree) 과정도 함께 운영 중이다. 서울사이버대 노인복지전공은 노인복지 분야 최다 졸업생을 배출했다. 변화하는 복지 환경 속에서 미래 사회의 노인복지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한 차별화된 교육 과정과 혁신적인 커리큘럼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0-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각질·모공·피지…‘아이뽀’ 홈케어로 환절기 피부건강 지키세요”

    피부에 곤혹스러운 계절이 왔다. 서늘하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가을에는 세심하게 피부를 살펴야 한다. 자칫 관리에 소홀하면 피부 장벽이 약해지고 유·수분 밸런스가 무너져 건조함, 탄력 저하, 모공·피지 등이 생길 수 있다. 온도와 습도의 급격한 변화로 피부 문제가 동시다발로 나타나는 것이다.스타럭스(대포 안종훈)는 가을철 피부 컨디션에 최적인 맞춤형 스페셜 케어를 제안한다. 홈 스파 스킨케어 브랜드 ‘아이뽀(AIPPO)’는 가을철 복합 피부 고민을 겨냥한 ‘광채·탄력 케어’ 중심 브랜드다.브랜드 베스트셀러 ‘앰플 마스크’는 신개념 슬리핑 앰플이다. 자기 전 앰플을 얼굴에 골고루 펴 바르면 다음 날 달라진 피부를 경험할 수 있다. 워시오프팩이나 시트팩처럼 씻어내고 떼어낼 필요가 없어 바쁜 현대인에게 적합하다. 간편함과 뛰어난 효능으로 꾸준히 인기를 얻고 있다.‘엑스퍼트 콜라겐 앰플 마스크’는 푸석해진 피부 탄력과 윤기를 되살리는 데 도움을 준다. 프리미엄 콜라겐 7종과 AHA+BHA+PHA를 함유해 묵은 각질을 제거한다. 라벤더가 함유된 연보랏빛 포뮬러는 바르는 순간부터 숙면까지 편안함을 더한다.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1회 사용만으로 피부 광채(윤기) 107.73%, 피부 탄력 16.81% 증가, 피부 각질 62.17% 개선을 확인했다.‘엑스퍼트 모공 앰플 마스크’는 모공과 피지를 집중 관리하는 제품이다. 하이엔드 레티놀과 고함량 AHA+BHA+PHA가 함유된 제품으로 매끈하고 정돈된 피부 결을 선사한다. 인체 적용 시험 결과 사용 직후 모공 수 32.64%, 모공 면적 34.28%, 피지 분비량 83.06%가 감소했다. 피부 저자극 테스트를 완료해 민감성 피부도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다.최근 아이뽀는 4주 집중 관리 프로그램인 ‘앰플 마스크 스페셜 듀오 키트’를 출시했다. 엑스퍼트 콜라겐 앰플 마스크 5ml와 엑스퍼트 모공 앰플 마스크 5ml가 2개씩 담겼다.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거나 여행지에서 사용하기에 최적화된 상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아이뽀 앰플 마스크 2종은이달 31일까지 올리브영 온라인몰에서 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되며, 단독 2만 원대 최저가로 만나볼 수 있다.아이뽀 관계자는 “4주 프로그램 키트는 베스트셀러 앰플 마스크 2종을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제품”이라며 “신규 고객에게는 체험의 기회를, 기존 고객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간편한 스페셜 케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0-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원하는 혜택 직접 선택하는 ‘삼성 iD SELECT ON’카드

    삼성카드가 본인이 원하는 혜택을 직접 선택하는 ‘삼성 iD SELECT ON, ALL 카드’를 선보였다. 이중 삼성‘삼성 iD SELECT ON’ 카드는 주 소비처에서 주말 2배 혜택을 받을 수 있다.iD SELECT ON 카드는 소비처와 요일에 따른 선택 혜택을 담았다. 외식 5% 온라인패션과 쇼핑몰 5% 할인 가운데 하나를 고르면 주중에는 5%,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는 10%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온라인 중심 소비자에게는 온라인 간편결제 1% 할인도 마련됐다.기본 혜택으로는 해외 2% 배달앱 커피전문점 택시 카셰어링 5%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 디지털콘텐츠 50% 할인 등이 주어진다. 원하는 혜택을 선택할 수 있고 이용 중에도 매월 변경이 가능하다.전월 실적과 할인 한도, 혜택 가맹점 등 세부 내용은 삼성카드 홈페이지와 앱, 그리고 모니모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연회비는 국내전용과 해외겸용 모두 2만 원이다.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 iD SELECT 카드는 고객이 자신의 소비패턴에 맞춰 혜택을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맞춤형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0-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GS25·서울우유 ‘디저트 시리즈’ 500만개 돌파…편의점 디저트 새 역사 썼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서울우유와 손잡고 선보인 ‘서울우유 디저트’ 시리즈가 누적 판매량 500만 개를 돌파했다고 16일 밝혔다.GS25는 지난 5월 서울우유의 스핀오프 상품으로 서울우유 디저트 시리즈를 선보였다. 이후 5개월 간 시리즈 상품 7종은 월평균 100만 개씩 팔렸다. 서울우유 특유의 고소함과 부드러움을 유지하면서 막과 식감을 차별화한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시리즈 제품들은 GS25 냉장디저트빵 카테고리 내 200여 종의 상품 매출 Top 1∼7위를 모두 차지했다. △서울우유 우유크림모찌롤 △서울우유 우유크림빵은 각각 밀리언셀러에 등극했다. △서울우유 우유크림도넛 △서울우유 우유크림카스테라 등 나머지 제품들도 70만 개 이상 팔렸다.인기 요인으로는 브랜드 신뢰도, 상품 완성도, 가성비를 등이 꼽힌다. 서울우유의 높은 브랜드 인지도 덕분에 시리즈 제품들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고, 상품 완성도와 가성비가 장기 히트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GS25는 기존 제품의 성공을 발판으로 8번째 제품인 ‘서울우유 소금크림빵’을 선보였다. 최고급 독일산 버터, 안데스 소금, 동물성 생크림을 활용한 프리미엄 상품이다. ‘서울우유 버터몽블랑’, ‘서울우유 말차 시리즈’ 등 후속 제품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제품 히트 비결을 알리기 위한 이색 캠페인도 준비했다. ‘서울우유빵 사이언스’ 테마로, 과학 크리에이터 궤도가 출연한 ‘서울우유빵 사이언스 제1장-생크림의 비밀’ 콘텐츠가 16일 GS25 공식 유튜브 채널 ‘2리5너라’에서 공개됐다.고다슬 GS리테일 카운터FF 매니저는 “디저트 상품은 생애주기가 짧은데도 불구하고 서울우유 디저트는 5개월 이상 장기 히트를 기록하고 있다. 트렌디한 풍미의 신규 라인업을 선보여 시리즈 열풍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0-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대한항공 “아시아나 마일리지 10년간 유지”… 마일리지 통합방안 발표

    대한항공이 지난달 30일 △아시아나항공 마일리지 10년간 별도 유지, 원하는 시점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의 전환 지원 △우수회원 통합방안 △마일리지 사용계획 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공개했다.통합안에 따르면 회원들은 통합 이후 10년간 기존 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클럽 마일리지를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 형태로 보유하는 회원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만 보유하는 회원(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스카이패스로 전환 포함)으로 구분된다. 10년이 지난 시점에는 모두 대한항공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통합된다.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보유한 고객들은 기존 아시아나항공 공제차트 그대로 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대한항공 일반석과 프레스티지석 보너스 항공권 구매·좌석 승급에 쓸 수 있다. 다만 아시아나항공 공제차트 기준에 없는 일등석 등 보너스항공권이나 좌석 승급은 불가하다. 홈페이지에서 일반 항공권 구매 시 운임 일부를 마일리지로 최대 30%까지 사용할 수 있는 복합결제 서비스나 브랜드 굿즈, 일반 상품, 기내 면세 바우처 등 마일리지 쇼핑은 가능하다. 통합 후 적립되는 탑승 또는 제휴 마일리지는 모두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쌓인다.기존 아시아나항공의 우수회원(플래티늄, 다이아몬드 플러스(평생), 다이아몬드 플러스(기간제), 다이아몬드, 골드)은 유사한 수준의 대한항공의 우수회원 등급으로 자동 매칭된다. 기존 아시아나항공 우수회원 자격기간도 그대로 보장된다.구 아시아나 마일리지를 가진 고객들은 통합 후 언제든 스카이패스 마일리지로 전환할 수 있다. 통합 10년 후 잔여 아시아나 마일리지는 자동으로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전환된다. 전환 비율은 탑승 마일리지 1대1, 제휴 마일리지 1대0.82로 책정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소비자 효익 극대화에 중점을 두고 통합 방안을 마련했다”며 “향후 대한항공은 공정위에 제출한 아시아나항공과의 마일리지 통합방안을 토대로 소비자들의 마일리지 소비 편의성과 선택권을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0-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항노화 기술 진보… 나이 들수록 권력-부 축적돼 세대 갈등 커질 것”[이설의 글로벌 책터뷰]

    ‘우리는 왜 죽는가’벤키 라마크리슈난모든 생명체는 죽지만 수명은 제각각이다. 그린란드상어는 400년을 살고 실지렁이는 길게 살아야 이틀이다. 인류는 수명 연장의 비밀에 오랜 기간 매달려 왔다. 불로초, 연금술 등을 지나 그 실체에 가까워진 건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지난 50여 년간 노화와 죽음을 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게 되면서 세포 리포그래밍, 항노화 물질 같은 연구에 불이 붙었다. 하지만 노화 과학은 여전히 허무맹랑하게 여겨진다. ‘우리는 왜 죽는가’는 과학이 발견해 낸 항노화 방법의 허실을 분석한 책이다. 단백질을 저장하는 리보솜 연구로 2009년 노벨화학상을 받은 벤키 라마크리슈난 박사(영국 케임브리지 MRC 분자생물학연구소)가 썼다. 분자생물학자가 노화라는 주제를 다룬 이유를 묻자 “노화 과학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지만 과장도 많다. 생명 현상을 다루지만 직접적 이해관계는 없는 사람이 그 실체를 검토할 때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DNA 손상 쌓이면서 노화 시작 ―책 제목이 ‘우리는 왜 죽는가’이다. 죽음을 어떻게 정의하나. “현재는 뇌사를 기준 삼지만 ‘개체로서 더 이상 기능할 수 없게 되는 순간’이라고 할 수 있다. 한데 세포의 죽음과 개인의 죽음은 구분해야 한다. 살아 있을 때도 수백만 개의 세포는 끊임없이 죽어 가고, 죽음을 맞는 순간에도 일부 세포들은 여전히 살아 있다.” ―인간의 몸을 도시에 비유했다. “도시는 교통, 통신, 수도, 위생을 비롯한 수많은 시스템이 연결돼 작동하는 유기체다. 이 조율이 깨지면 도시 전체가 마비된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세포 하나가 망가진다고 바로 죽진 않지만 문제가 쌓이다 보면 전체 시스템이 무너진다.” ―도시 통제센터처럼 DNA가 우리 몸을 지휘한다고 했는데…. “생명은 DNA의 청사진에 따라 활성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세포는 그 프로그램에 따라 우리 몸에 필요한 단백질과 다양한 분자를 만든다.” ―분자생물학이 노화 과학 발전의 토대가 됐다고 썼다. “분자생물학은 가장 작은 단위인 분자 수준에서 생명을 연구한다. 우리 몸은 수많은 세포로 이뤄져 있고, 세포 안의 DNA, RNA, 단백질 같은 분자들이 서로 협력하며 생명을 유지한다. DNA에 새겨진 유전자가 작동하는 원리를 이해하고 그걸 조작할 수 있는 기술이 생기면서 노화 과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노화의 근본 원인과 과정은…. “분자들이 정교하게 작동해야 몸이 건강하게 유지된다. 시간이 지나면서 DNA가 손상된다. 복구 기전이 있지만 손상이 반복되면 세포는 노화하거나 스스로 죽는다. 세포가 증식을 거듭해 암이 되기도 한다. 분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작은 손상들이 쌓이면서 생명 시스템이 서서히 흔들리는 과정이 바로 노화다.”● 세포 리프로그래밍이 가장 유망 과학자들은 노화의 핵심 원인을 DNA 손상, 텔로미어 단축, 줄기세포 기능 저하,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 등에서 찾고 있다. 이를 중심으로 생체시계를 되돌리려는 노력이 전방위로 진행 중이다. ―인간 수명 한계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지금까지 가장 오래 산 사람은 프랑스의 잔 루이즈 칼망으로 사망 당시 122세였다. 110세를 넘긴 사람도 아주 드물다. 인간 수명이 150세까지 연장될 거라는 주장도 있지만, 현재로선 상한선을 110∼120세로 보는 게 현실적이다.” ―가장 유망하다고 보는 항노화 연구 분야는…. “단기적으로는 칼로리 제한 효과를 모방하는 물질이나 노화 세포를 표적 제거하는 물질이 유망해 보인다. 장기적으로는 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리프로그래밍 기술이 강력할 거라고 본다.” ―세포 리프로그래밍 기술의 난점은 무엇인가. “야마나카 신야 일본 교토대 교수는 2006년 세포를 젊은 상태로 만들 수 있는 4가지 유전자를 발견했다. 그러나 과도한 리프로그래밍은 암을 유발할 위험이 있어 ‘어디까지 되돌릴 것인가’가 주요 과제로 떠올랐다.” ―소식의 노화 방지 효과는 널리 알려졌다. “칼로리를 줄이면 단백질 합성 경로인 토르(TOR)의 움직임이 둔화되면서 불필요한 단백질이 사라진다. 이는 세포 효율을 높이고 노화를 늦춘다. 하지만 신체 회복력이 떨어지고 근육량이 줄어드는 단점도 있다. 비슷한 효과를 내는 약물인 라파마이신 역시 면역이 약해지는 부작용이 있다. 대부분 수명 연장 방법에는 대가가 따른다. 우리 몸은 생과 사의 균형 위에서 진화해온 시스템이라 ‘공짜’를 기대해선 안 된다.” ―텔로미어 단축도 노화 연구의 한 축을 담당한다.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DNA 말단인 텔로미어가 짧아지는데, 지나치게 짧아지면 세포는 노화 상태로 들어간다. 이 과정을 늦추는 효소인 텔로머라제는 암세포에서는 지나치게 활발해져 암이 계속 자라게 만든다. 과학자들은 텔로머라제를 조금만 켜서 노화를 늦추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세포의 발전소인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를 막기 위한 항산화제 연구도 활발하다. “나이가 들면 미토콘드리아 효율이 떨어져 활성산소가 늘면서 노화가 빨라진다. 베타-키로틴, 비타민A, 비타민E 항산화제가 이를 해결할 기적의 약으로 소개되지만 사망률은 낮추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항노화 식품은 옥석 가려야 장수에 초점을 맞춘 세계 바이오 기업은 700개가 넘는다. 이 회사들 시가총액은 모두 합쳐 300억 달러(약 42조9000억 원)를 웃돈다. 라마크리슈난 박사는 “항노화 산업은 과장됐다”고 했다. “임상시험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건강기능식품들이 날개 돋친듯 팔린다. 적지 않은 유명 과학자들이 관련 기업에 몸담고 있는 만큼 옥석을 가려야 한다.” ―가장 회의적으로 보는 연구 분야는. “인체 냉동 보존술이다. 쥐 같은 작은 동물조차 액체질소에 얼렸다가 다시 살아난 사례가 없다. 몸에 부동액을 주입하는 시점부터 세포 하나하나가 파괴된다. 냉동 보존한 몸은 살아 있는 사람 몸과 전혀 다른 상태가 된다.” ―수명 연장은 언제쯤 실현될까. “전신 수준의 세포 리프로그래밍 정도라면 가능하겠지만, 지금까지 성공한 사례는 없다. 쥐 실험에서는 성공적으로 젊어졌지만 수명이 유의미하게 늘어나진 않았다.” ―뾰족한 성과가 없는데도 항노화 사업은 번창일로에 있다. “실리콘밸리 억만장자들은 일찍이 성공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젊어서 부자가 되길 원했고 부자가 된 지금은 젊음을 원한다. 젊음은 살 수 없지만 노화 연구는 살 수 있다. 그래서 노화 연구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그들은 인생도 소프트웨어처럼 해킹할 수 있다고 믿지만 생물학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현재로서 노화를 늦출 수 있는 최선은 무엇인가. “식단, 운동, 수면이 가장 중요하다. 친구나 가족과 관계를 맺고, 정기적으로 사회적 교류를 하며 삶의 목적의식을 갖는 것도 장수와 관련이 깊다.”● 장기적으로 중요한 진보 이룰 것 인간의 평균수명은 위생 개선과 백신 접종 덕분에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오늘날 항노화 산업은 사망률보다 노화를 늦추는 최신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아사망률을 낮추고 감염병을 줄이는 것이 수명 연장의 확실한 방법이라는 의견도 있다. “심장병, 암, 치매, 당뇨병은 대표적 만성질환이다. 이 질환들은 나이와 높은 상관관계를 보인다. 노화를 해결해야 수명을 늘릴 수 있다는 게 고령사회의 사고방식이다.” ―수명 연장을 연구할 때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면. “연구 성과로 인한 건강 혜택은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 부자만 누려선 안 된다. 출산율이 낮은 상태에서 모두가 오래 살게 된다면 사회 전반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모두가 오래 사는 사회는 어떤 모습일까. “세대 교체 속도가 매우 느려질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권력, 부, 영향력이 축적되므로 세대 간 불평등이 커질 것이다. 부자는 이미 가난한 사람보다 10∼20년 더 오래 사는데, 수명 격차도 심화될 수 있다. 사회가 정체되고 역동성과 창의성이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 ―그럼에도 항노화 산업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미래학자이자 과학자인 로이 아마라는 ‘우리는 기술의 영향을 단기적으로는 과대평가하고 장기적으로는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인터넷과 인공지능(AI) 분야에 들어맞는 분석이다. 이 ‘아마라의 법칙’을 적용한다면 항노화 산업을 둘러싼 움직임이 당장은 실망스럽겠지만 결국 중요한 진보를 이룰 것이다.”벤키 라마크리슈난1952년 인도에서 태어난 분자생물학자. 인도 바로다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생물학을 공부했다. 리보솜 연구로 2009년 노벨화학상을 받았고, 2015∼2020년 제62회 영국 왕립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영국 케임브리지 MRC 분자생물학연구소 그룹리더를 맡고 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0-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다리 저리면 허리디스크? 혈관 이상도 검사하세요”[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다리가 저리면 보통 허리부터 의심한다. 70대 김정근 씨(가명)도 그랬다. 증세가 시작된 건 1년 전. 걸을 때마다 종아리가 끊어질 듯 아프고 좀 쉬면 다시 괜찮아졌다. 허리가 원인이라고 생각해 정형외과를 찾았다. 약한 척추관협착증 증세가 있다고 했다. 한동안 물리치료와 주사 치료를 병행했지만 통증은 그대로였다. 지인에게서 혈관에 이상이 생겨도 다리가 저릴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를 찾았더니 지인 말이 맞았다. 조진현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교수는 김 씨의 사타구니 부분 대퇴동맥이 30cm 이상 막혔다며 말초동맥질환 진단을 내렸다. 혈관은 한 번 막히거나 터지면 크게 문제가 된다.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심·뇌혈관 질환이 대표적이다. 다리 쪽 정맥이 막히는 하지정맥류도 비교적 흔하다. 말초동맥질환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다. 국내 성인 4.6%가 환자로, 유병율도 높진 않다. 그래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식습관이 서구화하면서 발병 위험이 커졌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피가 통하지 않아 괴사한 부위를 절단해야 할 만큼 위험하다.● 걸을 때마다 통증 나타나 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혈액을 온몸으로 실어 나른다. 심장에서 가까운 큰 길이 대동맥, 손발 끝까지 가는 작은 길이 말초동맥이다. 노폐물과 혈전 등으로 말초동맥이 막히면 팔다리에 혈액을 실어 나르지 못한다. 특정 부위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지면서 여러 증세가 나타나는 게 말초동맥질환이다. 말초동맥 이상은 전신 동맥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신호일 수 있다. 실제 환자 절반 정도는 심·뇌혈관 질환을 동시에 안고 있다. 김 씨 역시 검사해 보니 심장에 혈액을 보내는 관상동맥이 막혀 있었다. 조 교수는 관상동맥에 작은 관(스텐트)를 넣어 뚫은 다음 딱딱한 노폐물을 제거하고 통로를 넓혔다. 조 교수는 “말초동맥질환 환자의 약 30%는 심·뇌혈관 질환으로 사망에 이른다. 김 씨는 다리가 저려서 병원에 왔다가 더 큰 병까지 잡은 셈”이라고 했다. 말초동맥질환은 주로 하체에 생긴다. 골반 부근 동맥이 막히면 장골동맥폐색증, 다리 동맥이 막히면 하지동맥폐색증이다. 하지동맥폐색증은 원인 부위에 따라 대퇴동맥, 슬와(오금)동맥, 종아리동맥 폐색증으로 구분한다. 대표 증세는 다리 통증이다. 걷거나 뛸 때 종아리가 아팠다가 잠시 쉬면 가라앉는다. 골반 쪽 동맥이 막히면 허벅지나 엉덩이 쪽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당김, 뻐근함, 묵직함, 경련 등 호소하는 통증은 저마다 다르다. 증세는 경중에 따라 6단계로 나뉜다. 1∼3단계는 다리 통증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거리로 구분한다. 평지에서 400m 이상 걸었을 때 다리가 아프기 시작하면 1단계, 200∼400m는 2단계, 200m 이하는 3단계에 해당한다. 조 교수는 “움직일 때만 통증이 나타난다는 뜻에서 이 증세를 ‘간헐적 파행’이라고 부른다. 보통 환자들은 2단계부터 이상 신호를 알아챈다”고 했다. 가만히 있어도 다리가 아프면 4단계로 본다. 이 단계에선 피가 통하지 않는 쪽 다리가 차갑게 느껴지기거나 피부가 창백하게 변하기도 한다. 다리 통증은 보통 혈관이 좁아진 한쪽 다리에 나타나지만 골반쪽 장골동맥이 막히면 양쪽 다리가 동시에 아플 수도 있다.● 허리 질환과 증세 비슷 다리 통증이 주요 증세인 1∼4단계에선 엉뚱한 병원을 전전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허리 질환으로 착각해 정형외과, 신경외과, 한의원 등에서 진료를 받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허리 질환과 혈관 질환 모두 다리 저림 증세가 나타난다. 하지만 통증을 느끼는 상황은 다르다. 허리가 원인인 경우엔 자세를 바꿀 때 통증이 생긴다. 앉았다가 일어서거나 누웠다가 앉을 때 다리가 찌릿하거나 뻐근하다. 반면 말초동맥질환은 다리를 움직일 때만 아프다. 통증 간격도 허리 질환은 불규칙하지만 말초동맥질환은 200m 거리, 계단 5층 높이처럼 일정하다. 5, 6단계에 접어들면 발 상처가 잘 낫지 않고 피부가 검게 변한다. 발가락과 발등 사이가 괴사하면 5단계, 발등 위쪽으로 괴사가 진행되면 6단계에 해당한다. 막힌 혈관이 다리 아래쪽과 가까울수록 괴사 확률은 커진다. 조 교수는 “보통 상처는 1, 2주가 지나면 자연적으로 낫는다. 2주가 지나도 상처가 그대로라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다리 통증은 흔히 겪는 일이다. 찢어질 듯한 고통이 아니라면 ‘운동 부족으로 근력이 떨어졌겠거니’ 하고 넘기기 쉽다. 심지어 통증 때문에 덜 움직이다가 증세 자체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 간헐적 파행 증세를 확인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조 교수는 언덕이나 계단 오르기를 추천했다. 같은 거리라도 오르막에선 더 많은 혈류가 필요하다. 따라서 평지에서보다 통증이 더 빠르고 강하게 나타난다. 평지에선 괜찮다가 계단을 오를 때 통증을 느끼면 질환을 의심할 만하다. 동년배와 걷다가 자꾸 뒤처질 때도 검사가 필요하다. 종아리나 허벅지 통증은 서서히 심해진다. 노폐물이 조금씩 쌓이면서 혈관이 점차 막히기 때문이다. 갑자기 혈관이 막히는 특수 상황도 있다. 부정맥이나 심장 수술 과정에서 생긴 혈전이 동맥을 틀어막는 경우다. 조 교수는 “급성동맥폐색증이 오면 다리 전체가 창백해지고 극심한 고통을 느낀다. 초응급 상황이므로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고혈압-당뇨-고지혈증 있으면 위험 말초동맥질환은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같은 다른 동맥질환과 위험 요인이 같다. 운동, 금연, 건강한 식습관 실천이 중요하다. 어떤 것을 특히 유념해야 할까. 첫째, 흡연이다. 담배는 혈관을 좁게 만들고 혈전 생성을 촉진한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말초동맥질환 발병 위험이 2∼4배 높다. 금연은 필수다. 둘째, 고혈압과 당뇨병이다. 혈압이 높으면 혈관벽이 손상되고 혈당이 높으면 혈관이 점차 좁아진다.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셋째, 고지혈증이다.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불리는 저밀도지단백(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이 높으면 혈관에 지방이 쌓인다. 등푸른 생선, 견과류, 채소, 저지방 식단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관리해야 한다. 넷째, 비만과 운동 부족이다. 체중이 많이 나가면 혈관에 부담이 커지고 몸에 해로운 호르몬이 증가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적정 체중 유지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하루 한 번 30분 이상 걷기, 달리기, 산책, 수영 등 유산소운동을 하고 고지방 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다. 다섯째, 나이와 가족력이다. 말초동맥질환은 60대 이상에서 주로 발병하며 70대 이상에서는 더 증가한다. 가족력 자체는 유전성이 크지 않지만 비슷한 생활 습관을 공유하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조 교수는 “말초동맥질환은 평생 관리가 중요하다. 치료 후 완치됐다는 생각에 금연, 운동, 건강한 식습관 등을 소홀히 하면 다시 발병할 위험이 있다”고 당부했다.● 전조증상 없어 정기 검진 필요 이 질환은 전조 증상이 없다. 장골동맥은 50∼70%, 하지동맥은 70% 이상 막혀야 다리 통증이 나타난다. 따라서 고위험군 환자라면 증상이 없더라도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 여러 진단 방법 가운데 기본은 발목상완지수(ABI) 측정이다. 양팔과 양다리 혈압을 비교해 발목 혈압이 10% 이상 낮으면 이상신호로 본다. 더 정밀한 검사는 혈관초음파,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등으로 가능하다. 치료는 단계적으로 이뤄진다. 걷는 데 문제가 없다면 금연, 식단 조절, 규칙적인 걷기 운동으로 관리한다. ABI가 낮아도 다리 통증이 심하지 않을 땐 혈전 생성을 막는 약물을 처방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도 관리한다. 다리 통증이 심해지면 시술이나 수술을 고려한다. 좁아진 혈관 부위가 짧거나 증상이 3단계 이하라면 풍선을 이용해 혈관을 넓히거나 스텐트를 넣어 좁은 혈관을 유지한다. 가느다란 관을 혈관에 넣어 내벽 찌꺼기를 깍아내는 죽종절제술도 있다. 막힌 혈관이 짧고 사타구니 근처라면 피부를 절개해 내벽 찌꺼기를 제거한다. 막힌 혈관이 길거나 증상이 4단계 이상이면 환자의 정맥이나 인조혈관을 이용해 우회수술(바이패스)을 진행한다. 말초동맥질환은 적기 치료가 중요하다. 일찍 발견하면 간단히 치료할 수 있지만 늦으면 순식간에 괴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조 교수는 “고령 환자들은 잘 걷지 않아 증세를 모른 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고위험군이라면 매일 종아리가 아플 때까지 걷고 정기적으로 ABI를 검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10-1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차전지 혁신융합대학 사업단, 지·산·학… 연계 통해 실무형 인재 양성 거점 도약

    ● 충북대 등 5개 대학 이차전지 컨소시엄, 1200여명 이수자 배출 충북대 이차전지 혁신융합대학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2023학년도부터 운영해 온 이차전지 융합전공 및 마이크로디그리 과정을 통해 전국적으로 약 1200여 명의 이수자를 배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과정에는 충북대를 비롯해 가천대, 부산대, 인하대, 경남정보대 등 총 5개 대학이 참여했다. 충북대 재학생만 260명이 관련 과정을 이수했다. 사업단은 ‘이차전지 컨소시엄’을 중심으로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가 핵심 산업인 이차전지 분야 전문 인재 양성에 주력해 왔다. 특히 참여 대학 간 교육 과정을 표준화해 학생들이 타 대학의 수업을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또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문제 해결형 교육(PBL)’ 프로그램도 공동 개발, 운영하고 있다. 사업단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도 1200여 명의 이수자를 배출했다는 점은 이차전지 분야 인재 양성의 필요성과 성과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라며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실무형 교육을 강화해 산업계가 요구하는 맞춤형 인재를 꾸준히 배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산·학 연계로 차세대 배터리 인재 육성이차전지 컨소시엄은 지역사회(地)·산업체(産)·대학(學) 간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배터리 산업을 선도할 실무형 인재 양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이를 위해 ▲산업체 실무자·교수·학생이 함께하는 산학프로젝트 ▲전문가 멘토링 기반의 ‘WE-Meet 프로젝트’ ▲지역 연구기관과 연계한 현장 학습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학생들의 문제 해결 능력을 높이고 있다. 또한 에코프로, 충청소방학교 등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교육·취업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캠퍼스 내에는 드라이룸(Dry Room)과 분석실 등 첨단 인프라를 구축해 개방형 실습 플랫폼으로 활용 중이다. 이와 더불어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코스모신소재, ㈜이지켐 등 주요 기업과 연계한 재직자 교육을 통해 지역 산업체의 전문성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또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를 열어 학생과 지역 사회가 글로벌 산업 동향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 이차전지 컨소시엄은 산학 연계형 인재 양성을 위해 다양한 경진대회와 창의적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충북대, 가천대, 부산대, 인하대, 경남정보대 5개 대학이 공동 참여한 연합 경진대회를 개최했다. 66개 팀 180여 명의 학생이 연구결과·아이디어·영상콘텐츠 등 4개 부문에서 열띤 경쟁을 벌였다. 이차전지 컨소시엄은 앞으로도 산학 협력 프로젝트, 첨단 인프라, 재직자 교육을 아우르는 다각적 노력을 통해 이차전지 핵심 인재 양성과 지역사회 발전을 선도하는 ‘앵커 기관(Anchor Institution)’으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창학 120주년 앞둔 숙명여대… AI·한류 전략으로 새로운 120년 설계

    1906년 여성 교육을 통한 구국애족(救國愛族)의 정신으로 대한제국 황실이 설립한 최초의 민족 여성 사학인 숙명여대가 문시연 총장 취임 1년을 맞아 내년 창학 120주년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26년은 새로운 120년을 향한 도약의 원년이다. 창학 120주년 공식 슬로건은 ‘숙명의 자부심, 새로운 120년’(Proud Sookmyung, Beyond 120)이다. 120년 전 시작된 여성 교육의 담대한 파동이 120년 후 미래의 거대한 파동으로 확장된다는 의미다. AI(인공지능)와 한류를 양대 전략 축으로 삼아 대학 체질을 혁신하고 있다. AI를 대학 교육·연구 전반을 혁신하기 위한 동력으로 판단하고, AI 융합 교육과 연구의 거점인 AI센터를 설립했다. 이곳에서는 인문·사회, 예체능 등 비공학 계열에도 AI 기술을 자연스럽게 융합할 수 있는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 또 모든 학과 학생이 소프트웨어 관련 교과목을 필수 이수하도록 했다. AI 원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도 확장하고 있다. AI분야 연구교수 영입, GPU 서버 구축 등 인프라 확충에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K-드라마, K-뷰티, K-팝으로 대표되는 한류 열풍은 숙명여대의 비전인 ‘한류 중심 글로벌 대학’으로 실현한다. 한류를 매개로 기술과 인문을 융합한 차별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에는 외국인 전용 단과대학인 글로벌융합대학을 ‘한류국제대학’으로 개편해 한국의 콘텐츠와 글로벌 교육을 접목한 맞춤형 교육과정을 선보일 예정이다. 아울러 대대적인 기부 캠페인도 본궤도에 올랐다. 문 총장은 8일 캠페인의 첫 주자로 1억 2000만원을 기부하며 1호 기부자가 됐다. 숙명여대는 문 총장의 기부를 시작으로 △Proud Sookmyung 120 △선배 강의실 △선배로운 숙명사랑 △New 눈송이 벤치 등 4가지 기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다양한 기부 방식을 도입하고 기부 참여의 문턱을 낮춰 더 많은 교직원과 동문, 대내외 인사들이 숙대 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문 총장은 “여성 교육에 대한 인식조차 미비했던 시대에도 차별을 딛고 여성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이끌어온 저력은 숙명의 가장 큰 정체성이자 자산”이라며 “창학 120주년은 구성원 모두가 함께 미래를 만들어가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말하고 먹는 기쁨 빼앗는 ‘턱앓이’ 3대 증세 무시마세요[베스트 닥터의 베스트 건강법]

    40대 학원 강사 김경미 씨(가명)는 반년 전부터 ‘턱앓이’를 했다. 입을 벌리면 ‘딱딱’ ‘달그락’ 소리가 났고, 다물 땐 묘한 어긋남을 느꼈다. 음식을 씹을 땐 묵직한 통증이 턱을 쑤셨다. 증세는 하루 이틀 이어지다 사라지길 반복했다. 과중한 업무와 운동 부족 때문이려니 하고 넘기길 6개월. 어느 날 아침 입이 벌어지지 않았다. 뒤늦게 찾은 치과에선 턱관절 장애 진단을 내렸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인 데다가 스트레스가 누적된 영향이 클 거라고 했다. 세 끼 식사와 이어지는 간식타임, 수시로 나누는 대화와 하품까지. 턱을 여닫는 동작은 종일 이어진다. ‘열일’하는 만큼 탈도 많다. 국내 성인 12%가 턱관절 장애 증세를 경험했고 54만 명 이상이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턱관절 장애는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통증 자체가 모호한 데다가 많은 경우 증세가 곧 사라지기 때문이다. 권정승 연세대 치대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턱관절 장애는 통증이 묵직하고 뻐근한 느낌이라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병을 키우지 않으려면 초기에 치과(구강내과)에서 검진을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3대 증세 무시해선 안 돼 턱관절은 머리뼈와 아래턱뼈를 잇는 관절이다. 관절, 뼈 사이 충격을 완화하는 디스크, 근육, 인대 등이 정교하게 얽혀 있다. 이 구조물에 이상이 생기는 걸 턱관절 장애라고 한다. 턱관절 장애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나 크게 근육 이상, 관절 이상, 퇴행성 골관절염 등으로 나뉜다. 근육 이상은 씹는 동작을 담당하는 저작근에 문제가 생긴 것이고, 관절 이상은 관절 디스크 인대 등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골관절염은 디스크가 이동하면서 턱관절 뼈가 마모되거나 변형되는 것을 의미한다. 턱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는 크게 3가지가 있다. 딱딱 소리가 나는 관절 잡음, 귀 앞 턱관절 부분 통증, 음식을 먹거나 입을 벌릴 때 턱 근육이 불편한 개구(開口)장애다. 근육 이상, 관절 이상, 골관절염은 이 3가지 증세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근육에 이상이 생겼다면 저작근이 위치한 뺨과 턱 주변에 통증이 나타난다. 씹거나 이를 악물 때 턱 주위 근육이 뻐근하다. 자고 일어난 아침에 턱이 뻣뻣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흔하다. 통증이 약하다 해도 한 달을 넘겨선 안 된다. 일시적 통증은 차츰 강도가 약해지다가 2, 3주 안에 사라진다. 통증이 비슷한 세기로 한 달 이상 간다면 턱 근육에 문제가 생겼다는 신호다. 근육 이상이 심해지면 전신 통증으로 번지기도 한다. 이때 상당수 환자는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한의원 등을 전전하다 치료 시기를 놓친다. 목, 어깨, 눈, 귀, 치아 등의 통증을 턱 문제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다. 목 디스크 증세로 오해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권 교수는 “턱 근육이 문제일 때는 씹거나 입을 크게 벌릴 때 통증이 느껴지는 반면 목에서 비롯된 통증은 움직이지 않을 때도 뻐근함이 지속된다. 통증 치료를 위해 재활의학과, 통증의학과 등과 종종 협진한다”라고 했다. ● 모래 갈리는 소리 나면 관절 손상 디스크에 이상이 생기면 입을 벌릴 때 ‘딱딱’ 소리가 난다. 턱이 걸린 듯 움직임이 부자연스럽고, 심하면 입이 잘 벌어지지 않는다. 소리가 난다고 바로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소리가 작고 일상에 지장이 없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최근 소리가 나기 시작했거나 먹고 말하기 힘들다면 진료를 받는 게 좋다. 권 교수는 “관절 잡음은 흔한 현상이므로 주관적 불편함을 기준으로 진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디스크가 빠져 입을 벌리기 힘들 땐 1주일 내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했다. 골관절염은 턱관절에서 서걱서걱 모래를 가는 듯한 마찰음이 들린다. 씹을 때 턱관절이 아프고 날씨에 따라 통증이 심해지기도 한다. 초기에는 통증이 약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방사선 검사에서 턱관절이 손상된 모습이 관찰되고, 심하면 윗니와 아랫니가 어긋난 부정 교합이나 안면 비대칭이 나타난다. 10대 골관절염 환자의 경우 안면 비대칭을 함께 겪을 가능성이 높다. 성장기라 성인보다 관절이 변형되기 쉬운 탓이다. 권 교수는 “아이들은 증세에 무감한 데다 아파도 부모에게 잘 알리지 않는다”라며 “평소 이갈이를 하거나 턱이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하면 바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했다. 근육 이상, 관절 이상, 골관절염이 한꺼번에 나타나는 경우도 꽤 많다. 무릎 관절이 약하면 인대, 종아리, 허벅지 등으로 통증이 번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권 교수는 “소리만 나면 초기, 통증과 간헐적인 개구 제한 상태는 중기, 3개월 이상 입을 벌리기 힘들면 말기로 볼 수 있다. ‘서걱서걱’ 모래 갈리는 소리도 관절 표면에 변화가 생겼다는 말기 신호이므로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라고 했다. ● 30분마다 자세 바꿔야 증세에 따른 치료법은 다양하다. 근육 이상, 관절 이상의 경우 초기에는 생활 습관 교정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기본은 식습관 개선이다. 질긴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지만 개인차를 고려해야 한다. 김치, 빵 등 부드러운 음식이라도 먹을 때 불편하면 피하는 게 좋다. 이갈이 이를 세게 무는 습관, 일부러 턱을 움직여 소리를 내는 행동 등은 턱을 망치는 주범이다. 경직된 자세, 긴장, 스트레스, 질 낮은 수면도 평소 관리해야 한다. 권 교수는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은 반드시 피하라”고 조언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할 때는 근육이 긴장하지 않도록 30분∼1시간마다 자세를 바꾸고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근육이 뭉쳤을 때는 따뜻한 찜질도 도움이 된다. 근육 이상과 관절 이상 모두 중기 이후로는 물리, 약물, 주사 치료 등을 병행한다. 불편한 부분에 초음파나 레이저로 자극을 주고 보톡스를 활용해 뭉쳐 있는 근육을 풀기도 한다. 디스크 이동으로 입을 벌리기 힘들 땐 수조작(手操作)술로 바로 잡는다. 1주일 안에 손을 입안으로 넣어 턱을 잡고 디스크를 맞추면 금세 풀린다. 기한을 넘기면 잘 풀리지 않고 만성적 불편을 겪을 수 있다. 만성 통증, 골관절염, 개구 장애 등에는 관절을 세척하는 관절 세정술이 효과적이다. 디스크가 빠지면서 뼈가 마모되는 골관절염의 경우 디스크 뒷부분을 디스크와 비슷한 조직으로 바꾸도록 도와준다. 이갈이나 이 악무는 습관이 있는 경우에는 잠자는 동안 교합안정장치(스플린트)를 착용해야 한다.‘마음 관리’도 중요하다. 턱 통증이 오래 지속되면 신경계가 예민해진다. 이른바 중추감작 현상으로 다른 부위에도 통증을 느끼게 된다. 실제로 많은 환자들이 편두통, 허리 통증, 과민성 장 증후군, 섬유근통 등을 함께 겪고 있다. 권 교수는 “불안과 우울이 통증을 키우고, 그 통증이 다시 다른 부위의 통증을 낳는다. 필요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의 도움을 함께 받으면 도움이 된다”라고 했다. 증세에 따라 다르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호전된다. 치료 후 통증이 재발하면 즉시 음식 섭취를 멈추고 소염진통제를 복용한다. 다음 날까지 아프면 가능한 빨리 병원에 가야 한다. ● 긍정 마음-꾸준한 관리 중요 치아 교정은 턱 건강과 관련이 있을까. 치아 교정을 하면 치아가 이동하면서 위턱과 아래턱 교합이 불안정해진다. 이때 턱관절이나 저작근이 건강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턱관절이 평소 취약한 경우엔 소리, 걸림, 통증 등을 겪을 수 있다. 권 교수는 “교정을 하기 전 턱 관절 상태를 점검해보는 게 좋다. 특히 골관절염 환자는 증상이 나빠질 수 있어 치료를 마친 뒤 교정을 진행하길 권한다”라고 했다. 얼굴 경락 마사지는 근육 긴장을 풀어주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과도한 힘을 가하면 턱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실제로 턱을 강하게 당기는 미용 도구를 사용한 뒤로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사례가 있다. 전문가들은 턱관절 장애를 현대병으로 본다. 수면 부족, 스트레스,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증상을 키운다. 권 교수는 “만성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간절히 먹고 말하고 웃는 일상으로 돌아가길 꿈꾼다”라며 “불안과 우울이 동반되면 통증의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 긍정적인 마음과 꾸준한 관리가 회복의 열쇠”라고 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 2025-09-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