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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 카를로스 알카라스(22·스페인)이 세계랭킹 1위 얀니크 신네르(24·이탈리아)를 꺾고 올해 두 번째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 단식 타이틀을 따냈다.세계 3위 알카라스는 18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총상금 805만5385유로) 단식 결승에서 신네르를 2-0(7-6 6-1)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알카라스는 우승 상금 98만 5030유로(약 15억4000만 원)와 함께 올해 2번째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 단식 우승 타이틀을 챙겼다.알카라스는 이번 대회 우승으로 4월 몬테카를로 대회 이후 올해 2번째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 단식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또한 알카라스는 마스터스 1000시리즈 가운데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몬테라를로 마스터스, 마드리드오픈,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등 3개 대회 단식을 모두 제패한 통산 5번째 선수가 됐다.알카라스는 이날 승리를 포함해 라이벌 신네르와의 맞대결에서도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상대 전적에서는 7승 4패로 앞서고 있다. 알카라스는 우승을 차지한 뒤 “오늘 경기에서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내용을 보여 스스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반면 신네르는 도핑 양성 반응으로 인한 출전 정지 3개월 징계를 마치고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로 복귀전을 치렀으나 우승컵을 놓쳤다. 지난해 10월 중국오픈 결승에서 알카라스에 패한 이후 26연승 행진을 이어 왔으나, 이번 대회에서 또다시 알카라스에 무릎을 꿇으며 연승에도 마침표를 찍었다.마스터스 1000시리즈는 4대 메이저 대회 바로 아래 등급으로 1년에 9개 대회가 열린다. 이번 대회 총상금은 805만5385유로다.한편 이날 남자 단식과 함께 진행된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복식 결승에서는 자스민 파올리니-사라 에라니(이상 이탈리아) 조가 베로니카 쿠데르메토바(러시아)-엘리서 메르턴스(벨기에) 조를 2-0(6-4 7-5)으로 제압해 우승했다. 전날 단식에서 우승한 파올리니는 1990년 모니카 셀레스(세르비아) 이후 35년 만에 이 대회 단·복식을 모두 석권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마운드에선 시속 160km 패스트볼로 20승 투수가 되고 싶다. 타석에선 50홈런-50도루 클럽에 도전하고 싶다.”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만난 광주제일고 김성준(18)은 또렷한 목소리로 자신의 꿈을 이야기했다. 하나만 이루기도 어려운 목표를 거침없이 두 가지나 내걸었다. 새로운 도전을 앞둔 18세 야구 소년의 열정이 수줍은 미소 안에서 꿈틀거렸다.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을 16강전에서 마친 김성준은 15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자신을 선택해 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 구단을 방문해 메디컬 테스트를 치르고 이후 공식 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투수와 타자를 겸하는 김성준은 올해 고교야구 최대어로 평가받는다. 타자로는 호쾌한 타격과 빠른 발을 자랑하고, 마운드 위에서는 최고 시속 154km의 빠른 공을 던진다. 같은 광주 지역 출신의 KIA 내야수 김도영(22)을 연상케 한다는 이유로 ‘제2의 김도영’이라 불리기도 한다. 한 프로 구단 스카우트는 “내야수로 뛰다가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 150km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걸 보면 힘과 야구 재능은 타고났다고 볼 수 있다. 프로 입단 후 몸집을 키우고 기술을 연마하면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프로야구 입단과 미국 무대 진출을 두고 고민하던 김성준이 MLB 쪽으로 마음을 굳힌 건 텍사스의 간곡한 러브콜 때문이었다. 미국 현지 매체는 텍사스가 김성준에게 계약금 130만 달러(약 18억 원)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이는 앞서 미국에 진출한 피츠버그 배지환(120만 달러), LA 다저스 장현석(90만 달러) 등을 뛰어넘는 액수다.금전적 대우 못지않게 투타 겸업을 돕겠다는 텍사스의 청사진이 결정적으로 김성준의 마음을 흔들었다. 김성준은 “텍사스 구단 관계자들이 ‘투타 모두에서 잘할 수 있는 선수’라며 믿음을 줬다. 그리고 요일별로 투타 출전 스케줄을 나눈 훈련 일정표와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가 일본프로야구(NPB) 니혼햄 시절 썼던 훈련 프로그램 등을 직접 가져와 보여주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니혼햄을 거쳐 MLB에 진출한 오타니는 지난해 다저스에서 MLB 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 클럽(54홈런-59도루)에 가입했다.원래 다저스 팬이었던 김성준은 이제는 텍사스에 녹아들 준비를 하고 있다. 김성준은 “유튜브 영상으로만 봐왔던 안방구장(글로브 라이프 필드)에 하루빨리 가보고 싶다. 메이저리거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고 싶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또 “팀 동료가 될 유격수 코리 시거, 투수 제이컵 디그롬과의 만남이 제일 기대된다”며 웃었다.빅리거가 되기 위해선 치열한 생존경쟁을 먼저 뚫어야 한다. 내년 1월 텍사스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인 김성준은 “첫해에는 성적에 대한 욕심보다는 체중 증량과 기본기를 익히는 데 충실할 생각”이라며 “3년 뒤엔 빅리그에 올라 투타 양면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16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성남고와 물금고, 세광고와 유신고의 황금사자기 준결승은 우천으로 하루 순연됐다. 1경기는 성남고가 물금고에 1-0으로 앞선 1회초 1사 3루에서 재개된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FC바르셀로나(바르사)가 2년 만에 프리메라리가 정상을 탈환했다. 통산 28번째 우승이다. 바르사는 16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RCDE 경기장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36라운드 에스파뇰과의 방문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바르사는 승점 85점(27승 4무 5패)을 기록해 2위 레알 마드리드(승점 78)에 승점 7을 앞서며 남은 2경기 결과에 상관없이 우승을 확정 지었다.바르사는 후반 8분 ‘신성’ 라민 야말(18)의 선제골로 포문을 열었다. 페널티아크 근처에서 왼발로 감아 찬 공이 골문 왼쪽 구석을 찌르며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35분에는 에스파뇰 수비수 레안드로 카브레라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당하면서 바르사로 승기가 더 기울었다. 1-0으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후반 50분)에 야말의 패스를 받은 페르민 로페스가 추가골로 쐐기를 박으며 바르사는 에스파뇰에 2-0 완승했다.바르사는 이번 우승으로 2022~23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프리메라리가 정상에 올랐다. 통산 28번째 우승을 차지한 바르사는 레알 마드리드(36회)에 이어 프리메라리가 최다 우승 2위에 자리하고 있다. 직전 시즌 우승은 레알이 차지했다.지난해 5월 바르사 지휘봉을 잡은 한지 플리크 감독(독일)은 이날 승리로 부임 첫 시즌 만에 스페인 국왕컵(코파 델 레이), 프리메라리가를 제패해하며 더블(2관왕)을 달성했다. 올해 1월 스페인 슈퍼컵(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우승까지 합치면 플리크 체제에서 바르사는 벌써 3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혜성’은 빛났고 ‘바람’은 강하게 불었다.절친한 친구이자 한국프로야구 키움 동료였던 김혜성(26)과 이정후(27)가 세계 최고의 무대인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같은 날 홈런포를 쏘아올렸다.LA 다저스 내야수 김혜성은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애슬레틱스와의 안방경기에 9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해 빅리그 첫 홈런을 터뜨렸다.2-3으로 뒤지던 5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김혜성은 상대 선발투수 거너 호글런드(26)의 2구째 가운데 높은 패스트볼(시속 148.4km)을 당겨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잘 맞은 타구였다. 타구 속도(시속 167.9km)와 발사각(26도) 모두 이상적이었다. 홈런을 치고 2루 베이스를 지나던 김혜성은 환하게 웃으며 양팔을 들고 좌우로 흔드는 세리머니를 했다. 홈을 밟은 뒤에는 대기 타석에서 기다리고 있던 1번 타자 오타니 쇼헤이(31)의 축하를 받았다.김혜성은 6회말 공격 때 대타 미겔 로하스(36)와 교체되기 전까지 들어선 2타석에서 홈런과 안타를 쳐내며 2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김혜성은 2회말 첫 타석에선 빠른 발로 2루수 앞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김혜성은 경기 뒤 “항상 꿈꿔 왔던 다저스타디움에서 경기하게 돼 정말 기쁘고 설렌다”면서 “장타를 딱히 신경 쓰지 않는다. 홈런은 치고 싶다고 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욕심 없이) 그냥 쳤는데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성의 시즌 타율은 0.360(25타수 9안타), OPS(출루율+장타율)는 0.840이 됐다.MLB.com도 김혜성의 빅리그 첫 홈런을 집중 조명했다. “성층권으로: ‘Comet(혜성)’이 첫 MLB 홈런을 쏘아 올렸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김혜성의 다저스타디움 등장곡은 DAY6의 ‘Welcome to the Show’다. 메이저리그 첫 시즌을 치르는 전 KBO 스타에게 딱 어울리는 곡”이라고 전했다.다저스는 이날 김혜성의 동점 홈런포와 오타니의 선제 홈런(1회), 앤디 파헤스의 솔로포(2회), 맥스 먼시의 3점 홈런(8회) 등 4방의 홈런쇼를 펼치며 애슬레틱스에 9-3으로 역전승했다.같은 날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와의 안방경기에서 시즌 6번째 홈런을 쳤다. 하루 전인 14일 애리조나전에서 3점 홈런을 친 이정후는 두 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지난해 MLB에 데뷔한 이정후가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후는 지난달 14일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는 연타석 홈런으로 한 경기 홈런 2개를 쳤다.이정후의 홈런은 4-8로 뒤지던 7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나왔다. 이정후는 상대 오른손 투수 라인 넬슨(27)의 시속 139.2km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들어오자 이를 당겨 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의 대형 2점 홈런이었다. 이정후는 이틀간 홈런 2개로 타점 5개를 쓸어담았다. 팀은 이정후의 홈런에 힘입어 1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결국 7-8로 애리조나에 석패했다.피츠버그의 배지환(26)도 뉴욕 메츠전에서 5회 기습 번트로 올 시즌 빅리그 첫 안타를 신고했다. 배지환은 4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고, 피츠버그는 4-0으로 이겼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야구 명문’ 유신고 출신 3루수 하면 야구팬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얼굴이 있다. 13일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개인 통산 500홈런 시대를 연 SSG의 최정(38)이다. 2004년 유신고 3학년이던 최정은 당시 고교 야구 최고의 3루수로 평가받았다. 최정은 3루수뿐 아니라 투수와 포수로도 재능을 보였다.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유신고의 4강행을 이끈 선수는 최정과 같은 포지션의 후배 신재인(18)이었다.신재인은 15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마산고와의 8강전에서 히트 포 더 사이클(사이클링 히트)에서 단타 하나가 부족한 맹타를 휘두르며 6타점을 쓸어 담았다. 유신고는 ‘공포의 3루수’ 신재인의 불방망이를 앞세워 11-2 대승을 거뒀다. 선배 최정처럼 신재인은 8회말엔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책임지기도 했다. 2019년 제73회 대회 우승팀 유신고는 6년 만에 두 번째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한다.유신고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신재인은 1회초 첫 타석에서부터 2루타를 치며 쾌조의 타격감을 보였다. 3회초에는 승기를 잡는 홈런을 때렸다. 1-0으로 앞선 1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신재인은 마산고 세 번째 투수 홍석현(19)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비거리 110m)을 쏘아 올렸다. 타구 속도는 프로 선수급인 시속 167km가 나왔다.마산고는 5회초 2사 2루에서는 신재인을 자동 고의사구로 걸러 보냈다. 이후 신재인은 6-2로 앞선 9회초 무사 만루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싹쓸이 3타점 3루타를 때려냈다. 이날 5타수 3안타 6타점 2득점을 기록한 신재인은 이번 대회에서 타율 0.700(10타수 7안타)을 기록 중이다.신재인은 5-1로 앞선 8회말 무사 2루에서는 팀의 3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했다. 최기윤(17)에게 우전안타를 내주며 승계 주자의 득점을 허용했지만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솎아내며 추가 실점을 하지 않았다. 경기 뒤 신재인은 “유신고 유니폼을 입고 전국대회 최고 성적이 8강이었는데 준결승 진출이라는 1차 목표를 이뤄 기쁘다”며 “숙소에 2019년 황금사자기 우승 당시 사진이 걸려 있다. 이번에도 반드시 우승해 선배들처럼 멋진 기념사진을 남기고 싶다”고 말했다. 2019년 유신고는 에이스 소형준(24·KT)의 맹활약 속에 정상에 올랐다.하이라이트 영상으로 최정의 500홈런 장면을 봤다는 신재인은 “프로에 가서 최정 선배님처럼 대단한 기록을 남기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신재인은 가끔 마운드에 오르고 있지만 프로 입단 후에는 내야수에 집중하겠다는 생각이다.이어진 8강전에서는 세광고가 충암고에 14-7로 승리했다. 세광고 6번 타자 연제휘(18)가 9회초 쐐기 2타점 적시 2루타를 치는 등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 세광고는 1982년 제36회 대회 이후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한다.16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준결승전에서는 성남고와 물금고, 세광고와 유신고가 각각 맞붙어 결승 진출 팀을 가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바람의 손자’ 이정후(27)가 빅리그 첫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렸다.샌프란시스코 이정후는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와의 안방경기에서 시즌 6번째 홈런을 쳤다. 하루 전인 14일 애리조나와의 경기에 이은 2경기 연속 홈런이다. 지난해 MLB에 진출한 이정후가 2경기 연속 홈런을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이정후의 홈런은 4-8로 지고 있던 7회말 무사 1루 상황에서 나왔다. 상대 오른손 투수 라인 넬슨의 시속 138km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 존 가운데로 들어오자 이를 당겨쳐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20m의 대형 2점 홈런이었다. 이날 이정후는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고, 시즌 타율은 현재 0.286를 기록 중이다. 14일 애리조나와의 안방경기에서 7-4로 앞선 8회말에 3점 쐐기포를 쏘아 올렸던 이정후는 이날 2점 홈런으로 이틀간 타점 5개를 쓸어 담았다. 이정후는 지난달 뉴욕 양키스와 경기에서 연타석 홈런으로 한 경기 홈런 2개를 친 적은 있었으나, 2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2경기 연속 높이가 8m에 달해 좌타자에게 악명 높은 오라클파크의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이날 팀은 이정후의 홈런에 힘입어 1점 차까지 추격했으나, 결국 7-8로 애리조나에 석패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바람의 손자’ 이정후(27)가 올 시즌 처음 안방인 오라클파크에서 홈런을 때렸다.이정후는 14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애리조나와의 안방경기에 4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7-4로 앞선 8회말 2사 1, 2루에서 우월 3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애리조나 왼손 불펜 투수 조 맨티플라이가 던진 몸쪽 낮은 커브는 완벽한 제구가 이뤄졌으나 이정후는 마치 실투를 받아치는 것처럼 라인드라이브 타구로 연결시켰다. 시즌 5번째 홈런이자 7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7일 만에 터진 홈런이다.오라클파크는 오른쪽 담장이 높아 왼손 타자가 홈런을 치기 힘든 구장으로 꼽힌다. 이정후는 앞서 4개의 홈런을 모두 방문경기에서 기록했다. 이정후가 오라클파크 담장을 넘긴 건 지난해 4월 21일 애리조나전 이후 388일 만이다.샌프란시스코는 이날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한 이정후의 활약을 앞세워 10-6으로 승리하며 최근 4연패를 끊었다.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85에서 0.288(163타수 47안타)로 올랐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2015년 창단한 물금고가 10년의 기다림 끝에 사상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4강에 올랐다.물금고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경기고에 7-6으로 역전승했다. 1905년 창단한 경기고는 국내 고교 야구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팀이다.전반기 주말리그 경상권A 2위 자격으로 이번 대회에 출전한 물금고는 연일 이변을 일으키고 있다.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물금고는 2회전에선 우신고를 5-3으로 꺾었다. 그리고 16강전에선 황금사자기 7회 우승에 빛나는 야구 명문 경남고를 6-5로 제압했다. 지난해까지 물금고가 황금사자기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2021년의 16강이었다.1회초 선취점을 뽑은 물금고는 곧바로 1회말 대거 4실점하며 어렵게 경기를 시작했다. 선발 투수 안근우(18)가 1회 1사 1, 2루에서 경기고 5번 타자 오준영(17)에게 우월 3점 홈런을 내주는 등 아웃카운트 단 하나를 잡는 동안 2피안타(1홈런) 2볼넷으로 4실점했다.물금고는 3회초 김기환(19)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3-4까지 추격했다. 하지만 4회말 경기고 함채원(18)에게 밀어내기 볼넷, 7회말 양종현(17)에게 적시타를 내주며 3-6으로 뒤졌다. 물금고는 8회까지 경기고(6개)보다 많은 10개의 안타를 치고도 좀처럼 점수로 연결시키지 못했다.하지만 물금고는 9회초 마지막 공격에서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1사 3루에서 4번 타자 박현준(18)이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적시 2루타를 치며 대역전극의 시동을 걸었다. 계속된 기회에서 윤지유(18)가 우전 적시타, 강서훈(17)이 희생플라이를 치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2사 1,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현지호(18)가 중전 적시타를 치며 기어이 승부를 뒤집었다. 장요근 부상으로 앞선 경기에 결장했던 현지호는 대회 첫 출전 경기에서 팀을 살리는 귀중한 결승타를 때렸다.앞서 투수를 대거 소진한 물금고는 9회말 마지막 수비 때 우익수로 뛰던 이재환(19)을 마운드에 올렸다. 팀의 다섯 번째 투수로 등판한 이재환은 볼넷과 안타를 하나씩 내주며 2사 1, 3루 위기를 맞았지만 마지막 타자 양종현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이재환은 타석에서도 4타수 3안타 3득점 5도루로 맹활약했다.강승영 물금고 감독은 “경기 초반 홈런을 내주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지만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이길 수 있었다”며 “팀 분위기가 용광로처럼 들끓고 있다. 자신감을 갖고 우승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이어 열린 8강전 두 번째 경기에선 성남고가 경북고에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4-1로 승리했다. 정규 이닝을 0-0으로 마친 뒤 연장에 들어간 성남고는 10회 1사 만루에서 이진혁(18)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후속 타자 이서준(18)이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지만 백서진(18)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3타점 싹쓸이 2루타를 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승리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성남고 선발 조윤호(18)는 8이닝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성남고는 1970년 이후 55년 만에 황금사자기 우승에 도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9회초 2사 1, 2루. 8회까지 3점 차로 지고 있던 물금고가 9회초 마지막 공격에만 3점을 뽑아내며 6-6 동점을 만들었다. 8회초 대타로 나와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현지호의 타석. 2주 전 부상으로 경기를 뛰지 못했던 현지호의 이번 대회 첫 경기 출전이었다. 안타 하나만 나오면 1회부터 끌려왔던 경기를 뒤집을 수도 있었다. 기회를 살려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고 현지호는 1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3구를 기다렸다.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공이 들어오자, 현지호는 부드럽게 방망이를 돌렸다. 잘 맞은 타구가 2루수 키를 넘기며 역전 결승타가 완성됐다. 물금고는 14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전에서 경기고를 상대로 7-6 역전승을 거두며 2015년 창단 후 처음으로 4강에 진출했다.현지호는 올해 겨울 훈련까지 힘든 시간을 보냈다. 야구가 뜻대로 되지 않았다. 올해 경상권A 주말리그 전반기에서도 6경기 동안 0.231의 타율에 그쳤었다. 팀 내 안정적인 활약을 보이는 선수들을 보면서 “내가 유격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고민도 컸다. 이번 황금사자기를 2주 앞두고 훈련 도중 골반과 장요근 부위에 통증을 느끼며 이번 대회도 출전 욕심도 덜어야 했다. 그러나 중요한 순간 결승타를 쳐내며 그간의 답답함도 씻어냈다. 부상으로 수비 훈련에 참여하지 못했던 현지호는 숙소에서 웨이트 훈련과 스윙 훈련에 집중했다. 현지호는 “열심히 준비해서 기회를 놓치지 않을 수 있었던 것 같아 뿌듯하다”며 “결승타를 치고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자 큰 환호를 받았다. 그동안 힘들었던 마음을 많이 털어낼 수 있었던 안타였다”고 말했다. 강승영 물금고 감독 역시 “현지호의 타격감이 올라와 있어서 좋은 타격해 줄 것이란 믿음 있었다”며 “실력 발휘를 해줘서 뿌듯했다”고 말했다.나아가 현지호는 올해를 반전의 해로 만들고 싶다. “상대적으로 어린 나이에도 기죽지 않고 과감하고 멋있는 플레이 선보이는 김도영을 닮고 싶다”는 현지호는 올해 등번호도 그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쓰던 53번으로 바꿨다. 올해 2학년인 현지호는 “오늘 경기에서의 결승타가 앞으로도 꾸준히 잘할 수 있는 동력이 되면 좋겠다”며 “항상 더 잘하고 싶다. 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최다 안타(4256개)의 주인공인 피트 로즈가 세상을 떠난 지 8개월 만에 MLB 사무국으로부터 복권됐다.MLB 사무국은 14일 로즈를 비롯한 17명의 영구 제명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여기에는 로즈를 비롯해 1919년 ‘블랙삭스 스캔들’에 연루된 조 잭슨 등 시카고 화이트삭스 선수 8명도 포함됐다.로즈는 MLB 최다 안타를 비롯해 경기 출전(3562경기), 타석(1만5890번), 단타(3215개) 등 기록을 보유한 전설적인 선수다. 1963년 신인왕을 시작으로 1973년 리그 최우수선수(MVP), 1975년 월드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세 차례 타격왕을 차지했고 올스타에는 17번이나 뽑혔다.하지만 로즈는 신시내티 감독 시절 자기 팀 경기에 베팅을 한 사실이 적발돼 1989년 MLB에서 영구 제명됐다. 이듬해인 1990년엔 탈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아 다섯 달 동안 감옥살이를 하기도 했다. 로즈는 “팀이 승리한다는 쪽에만 돈을 걸었다”며 1997년부터 꾸준히 복권을 신청했지만 MLB 사무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결국 지난해 10월 83세의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로즈의 복권에는 스포츠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영향이 결정적이었다. 로즈의 팬을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은 수시로 로즈의 복권 가능성을 언급했고, 결국 MLB 사무국도 복권을 결정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영구 제명의 목적은 야구의 정직성을 위협하는 인물을 차단하고, 향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것”이라며 “이미 사망한 인물은 더는 위협이 될 수 없다. 생전 제명 조치가 최대한의 억지력을 발휘한 것이다. 사망 시점에서 영구 제명은 종료된다”고 설명했다.복권 결정과 함께 로즈는 MLB 명예의 전당 후보 자격을 되찾았다. MLB 명예의 전당 이사회 의장 제인 포브스 클라크는 “영구 제명이 철회된 선수는 자동으로 후보 자격이 복원된다”며 “로즈와 잭슨 역시 동일한 절차를 밟게 된다”고 밝혔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경북고가 올해 고교야구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광주제일고 김성준(18·사진)을 무너뜨리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8강에 안착했다. 경북고는 13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16강전에서 광주제일고에 11-4, 7회 콜드게임 승리했다. 8일 2회전에서 우승 후보 덕수고를 콜드게임으로 제압한 광주제일고는 대구의 야구 명문 경북고에 콜드게임으로 덜미를 잡혔다. 황금사자기 통산 4회 우승 팀인 경북고가 이 대회 8강 무대를 밟는 건 2018년 이후 7년 만이다. 류중일 전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62), 이승엽 두산 감독(49) 등을 배출한 경북고는 1981년 이후 44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 경기를 앞두고 스포트라이트는 김성준에게 쏟아졌다. 9일 미국 매체를 통해 투타 겸업 선수인 김성준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텍사스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알려졌기 때문. 계약 규모는 130만 달러(약 18억4000만 원)로 전해졌다. 광주제일고의 3번 타자 2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성준은 1회초 첫 타석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김성준은 후속 타자 최현규(17)의 좌전안타 때 팀의 첫 득점도 올렸다. 광주제일고는 1, 2회 각 2득점을 하며 4-0까지 달아났다. 경북고는 3회말 권현규(18)의 적시타로 1점을 따내며 추격의 불씨를 살렸다. 이어 4회말에는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맞았다. 위기에 처한 광주제일고는 김성준을 즉시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유격수 이로화(19)의 송구 실책에 이어 경북고 이승빈(19)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면서 4-3까지 차이가 좁혀졌다. 양 팀의 운명이 갈린 건 5회말이었다. 경북고 타자들은 최고 시속 153km의 패스트볼을 던지는 김성준에게 전혀 주눅들지 않았다. 5회에만 타자 일순하며 5안타 1볼넷으로 대거 6득점했다. 특히 이승빈은 김성준을 상대로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이승빈에게 홈런을 맞은 김성준은 곧바로 강판돼 다시 2루수 자리로 돌아갔다. 9-4로 달아난 경북고는 7회말 2점을 더하며 콜드게임을 완성했다. 이준호 경북고 감독은 경기 후 “김성준에 대비해 빠른 공 대처 훈련을 열심히 했다. 충분히 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로 대회를 마친 김성준은 15일 미국으로 출국해 18일경 텍사스와 정식 계약을 맺을 전망이다. 충암고는 청담고에 10-0(6회), 세광고는 창원공고야구단에 8-1(7회), 유신고는 청주고에 11-4(8회), 마산고는 대전고에 8-0(7회)으로 승리하는 등 이날 열린 5경기에서 모두 콜드게임이 성사됐다. 충암고 김건휘(18)는 청담고와의 경기 2회말 만루홈런으로 대회 3번째 홈런을 때렸다. 3경기 연속 홈런이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프로야구 SSG가 또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논란 끝에 불명예스럽게 퇴진한 인사들을 은근슬쩍 다시 채용하면서다. SSG는 지난해 12월 31일 선임됐다 24일 만에 자진 사퇴한 박정태 전 퓨처스(2군) 감독(56)을 올 3월 퓨처스 고문으로 위촉한 것으로 확인됐다. 추신수 SSG 구단주 보좌역(겸 육성총괄)의 외삼촌이기도 한 박 전 감독은 선임 당시 과거 음주 운전 및 운전자 폭행 등으로 처벌받은 전력으로 인해 팬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추 보좌역이 인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박 전 감독은 “팬과 구단에 심려를 끼쳐 드리고 싶지 않다. 낮은 자세로 KBO리그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고민해 보겠다”며 자리에서 물러났다. 당시 구단도 “리그와 팬분들의 눈높이에 맞는 감독 선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박 전 감독은 자진 사퇴 두어 달 만에 고문 직함을 달고 다시 팀으로 돌아왔다. 이에 대해 SSG 관계자는 “고문 위촉을 두고 내부적으로도 갑론을박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그동안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선수 육성 및 선발을 강화하기 위해 프로와 아마추어에서 오래 지도자 생활을 하며 전문성이 있는 박 전 감독과 계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SSG는 지난달에는 김성용 전 단장(55)을 스카우트 팀장으로 복귀시켰다. 김 전 단장은 2023년 당시 김원형 감독을 경질하고 은퇴 논의 중이던 베테랑 김강민을 2차 드래프트 과정에서 한화로 보내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인물이다. 김 전 단장은 그해 12월 R&D(연구개발)센터장으로 물러난 이후 팀을 떠났다. 사실상 경질돼 팀을 떠난 전 단장을 현장 팀장으로 복귀시킨 것도 이례적인 행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한국 여자 유도 최중량급 간판으로 도약한 ‘샛별’ 이현지(18·세계 12위·사진)가 생애 첫 그랜드슬램 정상에 섰다. 이현지는 11일(현지 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카자흐스탄 바리시 그랜드슬램 2025 여자 78kg 초과급 결승에서 프랑스의 줄리아 토로푸아(27·세계 18위)를 밭다리 후리기 유효로 제압하며 우승했다. 이현지는 떡잎부터 남달랐던 초대형 유망주였다. 씨름 선수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초등학교 2학년 때 유도를 시작했다. 당시 키와 몸무게는 각각 157cm, 60kg이었다. 이현지는 2022년 중학교 3학년으로 아시아청소년선수권에서 우승했고, 고교 1학년이던 2023년에는 한국 유도 역대 최연소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제주 남녕고 3학년에 재학 중인 이현지는 이날 생애 첫 시니어 무대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현지는 우승 후 “그랜드슬램에서 1등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 다음 달 헝가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서는 더 좋은 결과를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중량급 기대주 김민주(22)도 이 대회 여자 78kg급 결승에서 일본의 이즈미 마오(세계 59위)를 유효승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2분 10여 초를 남기고 오른손 업어치기를 시도해 유효를 따냈다. 한국은 10일 이준환(23)이 남자 81kg급에서 우승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종합 순위 2위에 올랐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5-6으로 뒤진 9회초 마지막 공격.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경남고 2번 타자 박보승(17)은 물금고 투수 남해담(18)의 초구를 받아 쳐 우익선상으로 빠지는 장타를 만들어 냈다. 2루를 지나 3루로 질주하던 박보승은 2루수 강민준이 연결된 공을 떨어뜨린 틈을 타 홈까지 내달리기 시작했다. 홈플레이트를 향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지만 포수 윤지유(18)의 태그가 더 빨랐다. 2022년 우승을 포함해 황금사자기 7회 우승에 빛나는 경남고가 16강에서 탈락하는 순간이었다. 홈플레이트 위에 쓰러져 있는 박보승 옆으로 물금고 선수들이 달려 나와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자축하기 시작했다. 2015년 창단한 물금고는 이날 경남고를 꺾고 사상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8강에 진출했다. 물금고가 12일 시작된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6강전에서 대이변을 연출했다. 물금고는 이날 서울 양천구 신월야구장에서 경남고를 6-5로 꺾었다. 물금고는 1회말부터 5득점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경남고 선발투수 신상연(18)의 제구력 난조 속에 무사 만루 기회를 얻은 물금고는 박현준(18)의 몸에 맞는 공, 김기환(19)의 볼넷으로 밀어내기로만 2연속 득점했다. 이어서 윤지유의 2타점 적시 2루타와 노진모(18)의 적시타로 5-0까지 격차를 벌렸다. 다만 계속된 무사 1, 3루 찬스에서 김준우(17)의 3루 직선타가 삼중살로 연결되면서 더 달아나지 못했다. 급한 불을 끈 경남고는 3회초 박보승의 3점 홈런, 5회초 김준안(18)과 이호민(17)의 연속 적시타로 5-5 동점을 이뤘다. 그러나 물금고는 5회말 1사 1, 2루에서 예은찬(17)이 적시타를 쳐 다시 한 점을 앞섰다. 리드를 잡은 물금고는 7회초 1사 1루에서 에이스 남해담을 마운드에 올리는 승부수를 던졌다. 무피안타 행진을 이어가던 남해담은 9회초 2사 후 박보승에게 이날 3루타로 첫 안타를 허용했으나 박보승이 홈에서 객사하면서 승리를 지켰다. 남해담의 이날 성적은 2와 3분의 2이닝 1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이었다. 지난해까지 경남고에서 뛰었던 포수 윤지유는 타석에서도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친정팀을 울렸다. 강승영 물금고 감독은 “어려운 상대인 경남고를 1점 차로 이긴 만큼 선수들 사기가 많이 올랐다. 분위기를 한번 타면 걷잡을 수 없는 팀인 만큼 더 높은 곳에 도전해 보겠다”고 말했다. 대회 전 프로 스카우트들로부터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던 대구고도 16강 문턱에서 고배를 마셨다. 대구고를 침몰시킨 팀은 1905년 창단해 국내 고교야구에서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경기고였다. 경기고 4번 타자 이동건(18)은 1회초, 3회초 연속 적시타를 치는 등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4-3 승리에 앞장섰다. 대구고는 9회말 이재준(18)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며 한 점 차까지 추격했지만 이어진 2사 2, 3루에서 대타 양서진(18)이 3루 땅볼로 물러나면서 대회를 마무리했다. 경기고가 황금사자기 8강에 오른 건 준결승에 진출했던 2018년 대회 이후 7년 만이다. 경기고는 2000년 이후 25년 만의 우승에 도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이 이틀 연속 한국기록을 갈아치웠다. 대표팀(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이준혁)은 11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릴레이선수권 남자 400m 계주 패자부활전 1조에서 38초51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기록을 작성했다. 대표팀은 전날 예선 1조 경기에서 작성한 한국기록(38초56)을 하루 만에 0.05초 단축했다. 한국인 어머니와 나이지리아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조엘진(19)은 이날 한국의 두 번째 주자로 나서 역주했다. 고교 시절부터 청소년 대표로 활약한 조엘진은 이번이 성인 국가대표로 나선 첫 대회다. 한편 한국은 이날 패자부활전에서 1위 프랑스(38초31), 2위 가나(38초32)에 이어 3위에 자리하면서 올해 9월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출전권을 놓쳤다. 패자부활전에선 각 조 2위까지 세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획득한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한국 여자 유도 최중량급 간판으로 도약한 ‘샛별’ 이현지(18·세계 12위)가 생애 첫 그랜드슬램 정상에 섰다.이현지는 11일(현지시간)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국제유도연맹(IJF) 카자흐스탄 바리시 그랜드슬램 2025 여자 78㎏ 이상급 결승에서 프랑스의 줄리아 토로푸아(27·세계 18위)를 밭다리 후리기 유효로 제압하며 우승을 차지했다.경기 초반 토로푸아와 함께 지도(반칙) 1개씩을 주고받은 이현지는 종료 1분 30여 초를 남기고 오른발로 상대의 오른발을 걸어 넘어뜨렸다. 토로푸아는 엉덩방아를 찧었고, 심판은 유효를 선언했다. 이후 이현지는 경기 종료까지 침착하게 리드를 지켜냈다. 지난해 각각 9, 10월에 열린 아시아청소년선수권과 세계청소년선수권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하며 주니어 무대를 제패했던 이현지는 이날 생애 첫 시니어 무대 그랜드슬램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등학생인 이현지는 한국 여자 최중량급 간판으로 거듭나고 있는 초대형 기대주다. 지난해 3월 IJF 트빌리시 그랜드슬램에선 당시 세계랭킹 3위였던 쉬스옌(중국), 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소네 아키라(일본)를 잇달아 꺾고 동메달을 따내는 파란을 일으켰다.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여자 선수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던 이현지는 지난해 4월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는 정상에 오르며 그랜드슬램(올림픽, 세계선수권대회, 아시안게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모두 우승)의 첫 단추를 끼우기도 했다. 중량급 기대주 김민주(22)도 이 대회 여자 78㎏급 결승에서 일본의 이즈미 마오(세계 59위)를 유효승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종료 2분 10여초를 남기고 오른손 업어치기를 시도해 유효를 따냈다. 김민주는 지난해 12월에 열린 IJF 도쿄 그랜드슬램 준결승에서는 2020 도쿄 올림픽과 2018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일본의 하마다 쇼리를 꺾고 결승에 진출해 은메달을 땄었다.한국은 10일 이준환(23)이 남자 81㎏급에서 우승하는 등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종합 순위 2위로 대회를 마쳤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한국도시가스협회와 동아일보사가 공동 주최한 ‘2025 도시가스 온런 in 광주’가 10일 성황리에 열렸다. 2022년 서울에서 트레일러닝 대회로 시작된 ‘도시가스 온런’은 대전과 부산을 거쳐 올해 광주로 무대를 옮겨 4회째를 맞았다. 이번 대회는 대회 사상 처음으로 도심을 달리는 로드 레이스로 펼쳐졌다.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풍암저수지 산책로를 걷고 뛰는 ‘5km 건강달리기’와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출발해 도심을 돈 뒤 다시 경기장 트랙으로 골인하는 10km 코스 등 2개 부문이 열렸다. 게임 캐릭터, 공룡 복장을 입고 달리는 어린이 코스프레 이벤트도 함께 열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2500명이 참가해 달리기 열풍을 실감케 했다. 34분59초의 기록으로 남자 10km 부문 1위를 차지한 마성민 씨(43)는 “광주에서 도심을 달릴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번 대회 정보를 보고 바로 신청했다. 상까지 받게 돼 기쁨이 두 배”라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기정 광주시장, 김이강 광주 서구청장, 김선기 한국도시가스협회 부회장, 박현진 스포츠동아 대표이사, 정회 해양에너지 대표이사, 김성천 한국자폐인사랑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대회 수익금은 전액 한국자폐인사랑협회의 발달장애 청소년을 위한 지원 사업에 쓰인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충암고가 경기 초반 7점 차 열세를 뒤집고 황금사자기 16강에 진출했다. 충암고는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에서 대전제일고에 연장 10회 접전 끝에 12-10으로 역전승했다. 충암고는 선발 정휘진(18)이 1회말 아웃카운트를 하나밖에 잡지 못한 채 5피안타, 2몸에 맞는 공으로 6실점(5자책점)하며 강판됐다. 구원 투수 김지율(17)도 2회말 1점을 내주면서 점수는 0-7로 벌어졌다. 그러나 4회말 충암고 세 번째 투수로 등판한 1학년 조성준(16)이 마운드에서 버티면서 분위기를 바꿨다. 충암고는 4회와 5회초 각 3점을 뽑으며 추격의 시동을 걸었고, 8회초 4번 타자 김건휘(18)가 솔로 홈런(2호)을 치며 8-8 동점을 만들었다. 8회말 한 점을 내줬지만 9회초 다시 동점을 만들었다. 조성준은 이날 결승타도 기록했다. 승부치기로 치러진 연장 10회초 1사 만루에서 8번 타석에 들어선 조성준은 1루수 쪽 내야안타로 3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충암고는 상대 실책과 이승윤(17)의 희생플라이로 두 점을 더 달아났다. 10회말 다시 마운드에 오른 조성준은 하루 투구 수 제한 기준인 105개를 채우면서 경기를 마무리했다. 그는 6과 3분의 2이닝 3피안타, 6볼넷, 3몸에 맞는 공,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2022년 대회 준우승팀 청담고는 백송고에 15-8, 8회 콜드게임 승리했다. 클럽팀 창원공고야구단은 인창고에 7-3으로 승리하며 2021년 창단 후 처음으로 전국대회 16강에 진출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10회말 2사 만루. 볼카운트는 2볼 1스트라이크. 충암고 1학년 왼손투수 조성준(16)은 자신의 105번째 공을 던졌다. 투구 수 규정상 이날 조성준이 던질 수 있는 마지막 공이었다. 조성준이 힘차게 뿌린 공은 대전제일고 5번타자 김현준의 배트에 맞고 2루수 앞으로 향했다. 2루수의 송구를 1루수가 잡으며 이날 마지막 아웃카운트가 올라갔다. 충암고의 12-10 대역전승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가슴 졸일 법한 위기에도 마운드를 내려온 ‘무서운 1학년’ 조성준의 미소에는 막내답지 않은 여유가 묻어있었다. 경기 뒤 만난 조성준은 “오늘 경기가 뜻하는 대로 되지 않아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꼭 끝까지 마무리하고 싶었다”며 “어려운 경기 이기게 돼서 정말 후련하고 기분 좋다”고 말했다. 조성준은 11일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대전제일고와의 2회전 경기 4회초 1사 팀의 세번쨰 투수로 나서서 6과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3탈삼진 2실점(1자책점)으로 호투했다.이날 조성준은 위기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았다. 6회말에는 3타자 연속 4사구로 무사 만루의 위기를 자초했다. 전광판 스코어보드를 한 번 쳐다본 조성준은 연신 숨을 고르며 “무조건 막는다”고 혼잣말을 되뇌었다. 이후 삼진과 파울플라이에 이은 더블 플레이를 이끌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끝냈다. 1사 만루 상황에서 백네트에 몸이 부딪혀가며 플라이볼을 잡은 포수 이준호의 열정도 빛났다. 조성준은 위기뿐만 아니라 기회에도 강했다. 10회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조성준은 팀의 내야 안타로 9-9 균형을 무너뜨렸다.조성준은 “전 타석에서 안타가 없었다. 절대 삼진은 당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어떻게든 공을 맞혀내는 것에 집중한 게 안타로 이어져서 기뻤다”고 말했다.조성준은 자신의 강점으로 특유의 여유와 긍정적인 마인드를 꼽았다. 조성준은 “원래 부담감을 잘 이겨내는 편인 것 같은데, 오늘은 유독 긴장이 많이 됐다”면서도 “큰 점수 차로 지고 있던 1회부터도 우리 팀이 무조건 이긴다는 확신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고 말했다. 이날 충암고에서 이견 없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친 왼손 투수 조성준은 ‘제2의 김광현’을 꿈꾼다. 등번호도 SSG 김광현을 따라 중학교 1학년 때부터 29번을 달고 뛰었다. “김광현 선수의 파워풀한 피칭을 닮고 싶다”고 말한 조성준이 꼽은 가장 자신 있는 구종 역시 패스트볼이다. 조성준은 “부상 없이 꾸준한 훈련을 이어가서 언젠가 프로 무대에서 김광현 선수처럼 멋진 피칭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스마일 점퍼’ 우상혁(29·용인시청)이 세계 최정상급 점퍼들이 대거 출전한 ‘왓 그래비티 챌린지’에서 우승을 차지했다.우상혁이 10일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왓 그래비티 챌린지’에서 2m29의 기록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왓 그래비티 챌린지’는 현역이지만 ‘전설’로 불리는 무타즈 바르심(34·카타르)이 주최하는 대회다. 지난해 1회 대회에서 우상혁은 바르심과 같이 2m31을 넘고도 성공 시기에서 밀려 2위를 차지했었다. 바르심은 올해 대회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경기에는 나서지 않고 ‘운영 요원’ 역할을 했다. 바르심은 출전하지 않았지만 이 대회에는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해미시 커(29·뉴질랜드), 세계랭킹 5위 셸비 매큐언(29·미국) 등 세계 최정상급 점퍼 11명이 참여했다.우상혁은 2m29를 3차 시기 만에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했다. 우상혁은 2m15를 시작으로 2m20, 2m23, 2m26까지 한 번의 실패 없이 1차 시기에 성공했다. 아카마쓰 료이치(30·일본)와 레이먼드 리처즈(24·자메이카)도 2m26를 넘으며 우상혁과 경쟁을 벌였으나, 2m29에는 실패하며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우승을 확정한 우상혁은 2m33에 도전했으나 이를 넘진 못했다.이번 대회 우승으로 우상혁은 올해 열린 4개 국제 대회 연속 우승을 이어갔다. 2월 9일 시즌 첫 출전 대회인 체코 후스토페체 실내대회와 같은 달 19일 슬로바키아 반스카비스트리차 대회에서 각각 2m31, 2m28의 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3월 21일 중국 난징에서 치러진 2025 세계실내선수권에 역시 2m31로 정상에 오르며 올해 치른 3개 실내 국제대회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우상혁은 “2025년은 내게 의미 있는 시즌으로 남을 것 같다”며 “새벽까지 응원해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 5월에 열리는 구미 아시아육상경기선수권에서도 오늘처럼 즐겁게 뛰겠다”고 말했다. 대회를 마친 우상혁은 곧바로 귀국해 5월27일 개막하는 구미 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를 준비한다.한편 한국 육상 남자 400m 계주 대표팀(서민준, 나마디 조엘진, 이재성, 고승환)은 10일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2025 세계육상릴레이선수권 예선 1조에서 38초56으로 11개월 만에 한국 신기록 작성했다. 지난해 6월 전국종별육상경기선수권대회에서 이시몬, 김국영, 이용문, 고승환이 세운 종전 한국 기록 38초68을 0.12초 당긴 한국 신기록이다. 그러나 한국은 1조 6개 팀 중 4위로 예선 탈락해 11일 패자부활전을 치른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