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미송

최미송 기자

동아일보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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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나침반처럼 늘 고민하겠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더해주시는 분들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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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4-05-04~2024-06-03
사회일반48%
검찰-법원판결34%
정치일반6%
사건·범죄6%
기업3%
기타3%
  • 대법 “회원제서 대중제 전환 골프장, 할인약정 승계 안돼”

    회원제 골프장이 대중제로 운영 방식을 전환할 경우 기존 회원들과 맺은 요금할인 약정은 승계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이모 씨 등이 골프장 운영 건설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이 씨 등은 2010년 강원 춘천시에 있는 한 골프장의 회원권을 분양받았다. 2015년 골프장 운영사는 재정난을 이유로 대중제로 운영 방식을 바꾸면서 이 씨 등 일부 회원과 ‘회원권을 포기하는 대신 종신으로 할인요금을 적용한다’는 합의를 맺었다. 이후 운영사는 골프장을 건설사에 매각했고, 건설사 측은 2020년 “요금을 할인해줄 수 없다”고 통지했다. 이에 이 씨 등은 골프장 측이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소송의 쟁점은 이 씨가 운영사와 맺은 계약이 체육시설법상 승계 대상이 되는 ‘체육시설업자와 회원 간 약정’에 해당하는지였다. 1·2심은 “이 씨 등의 지위는 체육시설법상 ‘회원’에 해당하고, 회사는 골프장을 양수하면서 합의서상 의무도 승계했다”며 건설사에 배상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바뀌면서 더는 회원이 존재하지 않게 됐다. 요금할인 혜택을 받은 이 씨 등은 체육시설법상 ‘회원’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원고 패소 취지로 파기환송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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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최태원 “급여만 분할 대상” 주장에, 법원 “잡스는 연봉 1달러” 반박

    법원이 최태원 SK그룹 회장(64)에게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과 이혼하며 재산 1조3808억1700만 원을 현금으로 분할하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연봉 1달러’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최 회장이 SK㈜ 주식의 뿌리로 볼 수 있는 대한텔레콤 주식을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의 증여금으로 샀다는 주장도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영 기여로 가치 뛴 주식도 분할 대상 3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전날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 판결에서 잡스가 1997년부터 10년간 연봉을 1달러만 받은 사례를 거론했다. 최 회장이 ‘SK 주식은 부친에게 물려받은 돈으로 산 특유재산이니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고 급여와 이를 바탕으로 형성한 재산만 나눠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자 재판부가 잡스 사례를 들며 반박한 것이다. 재판부는 경영자라면 연봉뿐만 아니라 배당금, 보유 주식의 가치 상승 등 다양한 방법으로 경영 활동에 대한 보상을 받기에 잡스는 연봉 1달러만 받고 일한 것이라며, 혼인 기간 중 급여뿐만 아니라 최 회장의 경영 기여로 가치가 뛴 주식도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최 회장은 자신이 ‘승계상속형 사업가’여서 주식 가치 상승에 배우자인 노 관장이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최 회장의 경영 활동으로 SK 주식의 가치가 올랐고 이 과정에서 노 관장이 기여했다고 봤다.● ‘7분 만에 11km 떨어진 은행 간 거래 불가능’ 선대회장 증여금으로 주식을 샀다는 최 회장의 주장에 대해선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을 내놨다. 최 회장은 혼인 기간 중인 1994년 11월 2억8000여만 원을 주고 유공으로부터 대한텔레콤 주식 70만 주(주당 400원·현 SK㈜ 주식)를 구매했다. 이 주식은 SK C&C를 거쳐 SK㈜ 주식이 됐다. 최 회장은 1994년 이전에 선대회장에게 증여받은 돈으로 산 주식이라 재산 분할 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반면 노 관장은 1988년 혼인 후 부모인 노태우 전 대통령 부부에게 증여받은 현금도 주식 구매에 쓰였다고 맞섰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선대회장에게 증여받았다는 최 회장 명의 계좌 속 현금 2억8000여만 원과 최 회장이 주식 구매에 쓴 자기앞수표가 같은 돈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1994년 5월 31일 선대회장 계좌에선 3690만 원이 현금으로 인출됐고 2억5000만 원이 다른 계좌로 이체됐다. 5개월 뒤 최 회장 명의 계좌로 현금과 수표 2억8697만 원이 입금됐다. 재판부는 선대회장 계좌에서 2억5000만 원이 이체된 계좌가 특정되지 않고, 5개월 사이 자금 흐름을 전혀 알 수 없다며 두 자금의 동일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한 최 회장은 1994년 11월 21일 서울 성북구에 있는 제일은행 석관동 지점에서 2억8000여만 원을 전액 현금 인출했고, 7분 뒤 약 11km 떨어진 중구 조흥은행 광교영업부에서 2억8000만 원짜리 자기앞수표를 유공에 입금해 주식을 취득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주식 거래 과정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이런 거래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봤다.● ‘노 관장, 비자금 추징 우려에 30년간 숨겨’ 재판부는 최 회장처럼 대한텔레콤 주식을 샀다가 결혼 5년 만에 이혼한 최 회장 매제의 재산 분할 사례를 들기도 했다. 최 회장 매제는 1995년 선대회장 지원으로 대한텔레콤 주식을 샀고 2000년 이혼하면서 당시 이 주식의 후신이었던 SK C&C 주식 50%를 부인에게 넘겼다. 반면 노 관장은 이보다 긴 25년여간 혼인 생활을 유지했으니 주식을 분할해야 한다는 취지다. 노 관장이 부친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300억 원’ 존재를 뒤늦게 주장한 이유에 대해 재판부는 이 사실이 밝혀지면 해당 자금을 추징당할까 봐 30여 년간 숨겨 왔다고 봤다. 노 관장은 노 전 대통령이 1991년경 최 선대회장에게 비자금 300억 원을 맡겨두고 선경건설 발행 약속어음 50억 원짜리 6장을 받았고, 김옥숙 여사가 이를 보관하고 있었다고 항소심에서 처음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여사가 ‘채권 500억-쌍용, 선경’이라고 적힌 대봉투에 각각 ‘쌍용 200’ ‘선경 300’이라 적힌 소봉투를 담아 보관해온 사실도 공개했다. 재판부는 최 회장이 2020∼2023년 받은 SK 주식 배당금에서 공동생활비를 뺀 1862억여 원과 퇴직금 242억여 원,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에게 준 생활비와 혼외자 학비 등도 모두 재산 분할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또한 최 회장이 증여한 9942억 원어치의 SK 주식과 최 회장이 쓴 대출이자 1950억여 원 등도 노 관장의 동의가 없었거나 부부 공동 생활과 관련된 재산이라고 봤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조동주 기자 djc@donga.com}

    • 20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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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트센터 비워라” SK-노소영 퇴거소송 21일 결론

    SK이노베이션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을 상대로 서울 종로구 SK 사옥에서 나가 달라며 낸 퇴거 요청 소송 결과가 21일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6단독 이재은 부장판사는 31일 SK이노베이션의 부동산 인도 등 청구 소송의 변론 기일을 열고 이달 21일 선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재판에 출석한 노 관장 측 대리인은 “지난달 30일 서울고법에서 선고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에서 재판부가 이 사건을 언급했다”며 “SK이노베이션 측에서 그 취지를 한번 검토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SK이노베이션 측이 여전히 조정 의사가 없다면 우리는 더 주장하고 입증할 사안이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30일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최 회장의 부정행위로 인한 노 관장의 정신적 고통의 원인 중 하나로 아트센터 나비 퇴거 요청을 언급했다. 아트센터 나비는 2000년 12월 개관한 국내 최초의 미디어 아트 전문 미술관으로 SK그룹 본사 서린빌딩 4층에 자리잡고 있다. 이 빌딩을 관리하는 SK이노베이션은 빌딩 임대차 계약이 2019년 9월 종료됐음에도 아트센터 나비가 무단으로 점유해 경영상 손실이 커지고 있다며 지난해 4월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밖에도 노 관장이 최 회장의 동거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도 8월 22일 선고를 앞두고 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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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최태원, 노소영에 1조3800억 재산분할”

    최태원 SK그룹 회장(64)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금으로 약 1조3800억 원을 지급하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혼소송 재산분할금 중 최대 규모다. 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2월 1심을 맡은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부장판사 김현정)가 인정한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금 665억 원보다 2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의 가치 증가나 경영 활동에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 지분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로 건네졌다는 사실도 인정했다. 최 회장 변호인단은 “아무런 증거도 없이 편견과 예단에 기반해 기업의 역사와 미래를 흔드는 판결에 동의할 수 없다”며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 지주사인 SK㈜ 등 지분 일부 매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노태우 자금, SK에 유입… 최태원 지분 노소영에 나눠줘야” [최태원-노소영 이혼 항소심]1조3800억 재산분할 판결법원 “SK 노태우 방패막이 덕 봐… 노소영, 기업가치 증가에 기여崔, 일부일처제 전혀 존중 안해”… 崔회장 측 “기업 미래 흔드는 판결” ● 법원, ‘노태우 비자금’ SK 유입 인정 항소심에선 SK㈜의 주식이 형성되는 과정에 노 관장 측이 기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노 관장 측 기여가 인정된다면 재산분할금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1심에서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50%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 관장이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SK㈜ 주식은 재산 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주식 형성 기여만 일부 인정해 재산분할금을 665억 원으로 산정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존재와 역할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1991년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게 상당량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SK가 모험적인 사업과 경영을 시도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방패막이’가 되어 사업을 성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약 343억 원이 최종현 전 회장 등에게 전달돼 증권사 인수와 SK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됐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또 1988년 결혼 당시 양쪽 모두 재산이 없었으므로 현재의 재산은 대부분 혼인 생활 중 ‘부부 공동체’가 형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면서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노 관장은 2심에서 위자료를 30억 원으로 높이고, 재산분할금도 주식이 아닌 ‘현금 2조 원’으로 변경한 바 있다.● “최 회장, 일부일처제 전혀 존중 안 해” 항소심 선고는 이혼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1시간가량 진행됐다. 재판부는 △혼인 관계 파탄 사유 △노 관장의 정신적 고통 등을 세세히 언급하며 최 회장을 질타했다. 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1심과 같이 혼인 생활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는 원고(최 회장)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최 회장을 꾸짖었다. 재판부는 또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면서 “최 회장은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219억 원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고 꼬집기도 했다. 선고 후 노 관장 측 변호인단은 “일부일처제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주신 (재판부의) 훌륭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늦게 갚으면 연 5% 이자도” 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합계 재산을 약 4조 원으로 보고, 재산 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로 계산한 이자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만약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1년 동안 주지 않는다면 노 관장에게 줘야 하는 이자만 690억 원이 넘는 것이다. 노 관장 요구대로 재산분할금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최 회장 측은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사 사건은 3심까지 가는 경우 자체가 드물고, 3심에 가더라도 원심 판결이 잘 뒤집히지 않는다”며 “다만 이 소송은 쟁점이 복잡하고 사안이 다양한 만큼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 양측이 일정 금액에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도 있다. 선고를 내린 김 부장판사는 과거부터 이혼 소송에서 기존과 다른 판결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 1월엔 부부 중 한 명이 단독 명의로 취득한 재산이라도 이를 유지하는 데 배우자가 기여했다면 분할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6월엔 이혼 유책 배우자에게 위자료 2억 원 지급을 명령했는데, 이때도 이례적으로 큰 액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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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대 돈봉투’ 의혹 송영길, 163일만에 보석으로 석방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보석으로 석방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30일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송 전 대표의 보석 청구를 받아들였다. 지난해 12월 19일 구속된 후 163일 만이다. 재판부는 보석금 3000만 원을 보증보험증권으로 내도록 하고, 증거인멸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서 제출 등을 조건으로 달았다. 보석 관련 보증보험증권은 보석금을 한 번에 마련하기 어려울 때 보증보험회사에 소액의 보험료를 내고 보증서를 받아 법원에 내는 것이다. 송 전 대표는 법원의 허가 없이 출국할 수 없고 수사 관련 참고인, 증인과 연락하지 말아야 한다. 법원은 올 3월 29일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송 전 대표의 보석 청구를 한 차례 기각한 바 있다. 이에 송 전 대표는 이달 17일 법원에 보석을 재청구했다.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에게 300만 원짜리 돈봉투 20개 등 총 6650만 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조성과 살포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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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원, 민희진 해임 제동 “배신적 행위 했지만 배임은 아니다”

    하이브 측으로부터 해임 위기에 몰렸던 민희진 어도어 대표(사진)가 일단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31일 열리는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해임되는 것을 막아 달라는 민 대표의 손을 법원이 들어줬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부장판사 김상훈)는 30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따라 하이브가 어도어 임시주총을 열더라도 민 대표를 해임할 수 없게 됐다. 재판부는 민 대표와 하이브의 주주 간 계약을 거론하며 “하이브가 해임 또는 사임 사유의 존재를 소명할 책임이 있다”며 “현재까지 제출된 주장과 자료만으로는 하이브가 주장하는 해임 사유나 사임 사유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또한 민 대표가 어도어의 지분 80%를 가진 하이브에서 독립하려는 방안을 모색했던 건 분명하다고 인정하면서도 배임죄 구성에 필요한 구체적 실행 행위까지 나아가진 않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민 대표의 행위가 하이브에 대한 배신적 행위가 될 수는 있겠지만 어도어에 대한 배임 행위가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민 대표가 어도어 임시주총에서 해임되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본안소송으로 권리를 구제받기가 어렵다고 보고 가처분을 인용해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했다. 민 대표가 당장 대표직을 잃는다면 그로 인한 기회 상실이 사후 금전배상으로 회복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했다. 재판부는 하이브가 법원 결정에도 의결권을 행사해 민 대표를 해임한다면 200억 원의 배상금을 내야 한다고도 판시했다. 하이브는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이번 임시주총에서 민희진 해임 건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민 대표의 법률 대리인은 “민 대표에게 이사 해임의 사유가 없는 이상 민 대표 측 사내이사 두 명에게도 해임의 사유가 없다”고 주장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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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태우 자금, SK에 유입… 최태원 지분 노소영에 나눠줘야”

    최태원 SK그룹 회장(64)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63)에게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금으로 약 1조3800억 원을 지급하라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혼 소송 재산분할금 중 최대규모다.서울고법 가사2부(재판장 김시철)는 30일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위자료 20억 원, 재산분할로 1조3808억1700만 원을 현금으로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022년 12월 1심을 맡은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부장판사 김현정)가 인정한 위자료 1억 원, 재산분할금 665억 원보다 2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재판부는 “노 관장이 SK의 가치 증가나 경영 활동에 기여가 있다고 봐야 한다”며 “최 회장의 재산은 모두 분할 대상”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이 보유한 SK주식회사 지분은 재산분할 대상이 아니라는 1심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재판부는 노 관장의 아버지인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금이 SK로 건네졌다는 사실도 인정했다.SK그룹은 충격에 빠졌고 총수 리더십에도 타격을 입었다. 최 회장의 자금 마련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그룹 지주사인 SK주식회사 보유 지분 일부를 매각해야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최 회장의 경영권이 직접 영향권에 드는 셈이다. 이날 최 회장 측은 즉각 상고 의사를 밝혔다.● 법원, ‘노태우 비자금’ 유입 인정항소심에선 SK주식회사의 주식이 형성되는 과정에 노 관장 측이 기여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다. 노 관장 측 기여가 인정된다면 재산분할금이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1심에서 노 관장은 위자료 3억 원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50%를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노 관장이 주식 형성과 유지, 가치 상승에 실질적으로 기여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SK주식회사 주식은 재산분할 대상에서 제외했다. 다만 SK그룹의 다른 계열사들 주식 형성 기여만 일부 인정해 재산분할금을 665억 원으로 산정했다.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노 전 대통령의 존재와 역할에 주목했다. 재판부는 “1991년 노 전 대통령으로부터 최종현 SK 선대 회장에 상당양의 자금이 유입됐다”며 “SK가 모험적인 사업과 경영을 시도할 당시 노 전 대통령이 ‘방패막이’가 되어 사업을 성공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1990년대 노 전 대통령의 비자금 약 343억 원이 최종현 전 회장 등에 전달돼 증권사 인수와 SK 주식 매입 등에 사용됐다는 노 관장 측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재판부는 또 1988년 결혼 당시 양쪽 모두 재산이 없었으므로 현재의 재산은 대부분 혼인 생활 중 ‘부부공동체’가 형성한 것으로 판단했다. 최 회장과 노 관장은 2015년 최 회장이 혼외자의 존재를 알리면서 이혼 소송을 시작했다. 노 관장은 2심에서 위자료를 30억 원으로 높이고, 재산분할금도 주식이 아닌 ‘현금 2조 원’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일부일처제 전혀 존중 안 해”항소심 선고는 이혼 사건으로는 이례적으로 약 1시간 가량 진행됐다. 재판부는 △혼인관계 파탄 사유 △노 관장의 정신적 고통 등을 세세히 언급하며 최 회장을 질타했다.재판부는 “혼인 관계가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2019년 2월부터 신용카드를 정지시키고 1심 판결 이후에는 현금 생활비 지원도 중단했다”며 “1심과 같이 혼인 생활 파탄의 원인을 제공한 배우자는 원고(최 회장)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부정행위에 대해 진심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일부일처제를 전혀 존중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최 회장을 질타했다.재판부는 또 “혼인 파탄의 정신적 고통을 산정한 1심 위자료 액수가 너무 적다”면서 “최 회장은 별거 후 김희영 티앤씨 재단 이사장과의 관계 유지 등으로 219억 이상을 지출하고 가액 산정 불가능한 경제적 이익도 제공했다”고 꼬집기도 했다.선고 후 노 관장 측 변호인단은 “일부일처제에 대한 헌법적 가치를 깊게 고민해주신 (재판부의) 훌륭한 판단이라고 생각된다”며 “판결문을 검토한 뒤 상고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 측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의 과정과 결론이 지나치게 편파적인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며 ““상고를 통해 잘못된 부분을 반드시 바로잡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늦게 갚으면 연 5% 이자도”재판부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합계 재산을 약 4조원으로 보고, 재산분할 비율을 최 회장 65%, 노 관장 35%로 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확정 판결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5%로 계산한 이자도 지급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만약 최 회장이 재산분할금을 1년 동안 주지 않는다면 노 관장에게 줘야 하는 이자만 690억 원이 넘는 것이다. 노 관장 요구대로 재산분할금은 모두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최 회장 측이 상고하겠다고 밝혔지만 법조계에선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사 사건은 3심까지 가는 경우 자체가 드물고, 3심에 가더라도 원심 판결이 잘 뒤집히지는 않는다”며 “다만 이 소송은 쟁점이 복잡하고 사안이 다양한만큼 대법원 판결이 어떻게 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이 나기 전 양측이 일정 금액에 합의하고 소송을 취하할 가능성도 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곽도영 기자 now@donga.com}

    •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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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근 “캠프자금 조성-살포, 송영길에 보고”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재판에서 돈봉투 조성과 살포 사실을 송 전 대표가 보고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열린 송 전 대표의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는 2021년 송 전 대표의 전당대회 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지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 전 부총장은 “(당 대표 후보) 캠프에 들어오는 돈을 보고하는 것은 불문율이다. 보고를 안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자금을 받거나 살포한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송 전 대표가 지난해 11월 9일 출판기념회를 열고 책에 메모를 적어 자신에게 보냈다고 언급하며 “(메모에) 훗날을 도모하자는 내용이 있었다”고 했다. 이 전 부총장은 또 전당대회 당시 이성만 무소속 의원에게 1000만 원을 받은 것과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수감 중)에게 교통비 명목으로 준 금품에 대해서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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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영길 재판서 이정근 “캠프 들어온 돈, 송영길에 보고” 증언

    더불어민주당의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 기소된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의 재판에서 돈봉투 조성과 살포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2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 심리로 열린 송 전 대표의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는 2021년 송 전 대표의 전당대회 캠프에서 조직본부장을 지낸 이정근 전 민주당 사무부총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이 전 부총장은 “(당 대표 후보) 캠프에 들어오는 돈을 보고하는 것은 불문율이다. 보고를 안 하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캠프에서 자금을 받거나 살포한 사실을 송 전 대표에게 직접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선거 캠프에 돈을 가져온 사람들은 의도가 분명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보고하는 것이 관례”라고도 했다.이 전 부총장은 또 전당대회 당시 이성만 무소속 의원에게 1000만 원을 받은 것과 강래구 전 한국감사협회장(수감 중)에게 교통비 명목으로 준 금품에 대해서도 송 전 대표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다. 검찰이 송 전 대표 캠프에 5000만 원을 전달했다고 지목한 사업가 김모 씨와 관련해서도 이 전 부총장은 “송 대표가 특별히 김 씨에게 고맙다는 인사도 했다. 김 씨가 스스로 자신은 총알(자금) 담당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민주당 당 대표 경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에게 300만 원짜리 돈봉투 20개 등 총 6650만 원을 살포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조성과 살포를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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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변회 “법무부, 법률플랫폼 관련 실효적인 대책 마련해야”

    서울지방변호사회(서울변회)가 법무부에 법률플랫폼과 관련한 실효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서울변회는 28일 성명서를 내고 “법무부 징계위원회는 특정 법률플랫폼에 대해 지난해 9월 ‘변호사의 광고에 관한 규정’(광고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했지만 해당 법률플랫폼은 이후에도 지적사항을 개선하지 않았다”며 “법무부가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법률플랫폼 또한 법무부가 제시한 지적사항을 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서울변회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해 9월 26일 광고 규정 위반 관련 법률플랫폼 가입 변호사에 대한 징계 여부를 판단하면서, 법률플랫폼 운영 방식에 따라 변호사 제도의 공공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 법무부는 특정 법률플랫폼에 대해서 “해당 플랫폼이 가입 변호사와 이해관계가 있다는 인상을 주어 소비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켰으므로 광고 규정을 위반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서울변회는 법무부의 지적 이후에도 법률플랫폼들이 해당 지적사항을 시정하지 않는다는 점을 꼬집었다. 서울변회는 “해당 법률플랫폼이 법무부 결정 이후에도 지적사항을 전혀 개선하지 않을 뿐더러, 규정을 위반한 광고로 피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민원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변회에 따르면 법무부가 지적한 법률플랫폼의 대표적인 광고 규정 위반사항으로는 ‘플랫폼과 가입 변호사 간 이해관계가 있다고 오해할 정도로 소비자에게 플랫폼이 노출되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온오프라인에서 “법률고민, 처음부터 ○○플랫폼에서 하자”, “법률문제는 ○○플랫폼에 물어보세요”와 같은 문구를 사용하는 경우다. 법률플랫폼의 유료 회원 변호사를 ‘Active Lawyers’, ‘Plus Lawyers’로 표시하는 경우나 변호사 상담비용을 할인해준다는 온오프라인 쿠폰을 법원 인근에서 배포한 경우도 법무부의 광고 규정 위반 지적을 받았다. 서울변회는 이 같은 지적을 받은 법률플랫폼들이 법무부 지적사항을 개선·이행하지 않아 공정한 수임질서 확립을 해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변회는 “법률플랫폼의 잘못된 운영방식으로 인해 법률소비자인 국민이 고통을 겪게 된다”며 “법률플랫폼이 법무부의 지적사항을 시정하지 않는다면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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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등병 죽음의 진실 37년 왜곡, 국가가 4억 배상”

    선임의 지시로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사망한 군인의 유족에게 정부가 4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고참 지시를 받고 낚시 그물을 치려다가 저수지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이 37년 만에 드러나자 법원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김형철)는 순직자 김모 씨의 친형 등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배상액은 유족 1인당 8200여만 원씩 총 4억1000여만 원이다. 전남 장성의 한 육군부대에서 복무하던 김 씨는 1985년 6월 26일 부대 인근 저수지에서 물에 빠져 사망했다. 당시 육군은 김 씨가 폐결핵을 앓는 부친을 위해 물고기를 잡으려고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30여 년 후 유족 측은 “입대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이등병이 혼자 저수지에 들어갔을 리 없다”며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에 재조사를 요청했다. 진상규명위는 김 씨가 낚시 그물을 치라는 선임병들의 지시를 받고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를 2022년 5월 발표했다. 진상위에 따르면 당시 김 씨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근무를 선 뒤 부대 청소를 했고, 쓰레기를 버리러 저수지에 갔다가 선임병들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군이 수사기록을 허위로 작성해 A 씨의 일탈에 따른 변사 사건으로 처리했던 것이다. 국방부는 같은 해 9월 김 씨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했고, 유족들은 “군 수사기관이 실체적 진실을 은폐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군 수사기관의 고의 혹은 과실로 인해 유족들은 37년이 지나서야 순직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유족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리라는 점은 명백하며 순직 절차도 밟지 못해 제대로 된 보상과 예우도 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A 씨 사망이 순직으로 인정됐을 경우 유족들이 받았을 연금 등을 고려해 배상액을 산정했다고 설명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 2024-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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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수지 빠져 숨진 이등병 ‘변사’ 처리한 軍…39년 만에 유족에 배상 판결

    선임 지시로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사망한 군인의 유족에게 정부가 4억 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고참 지시를 받고 낚시 그물을 치려다 저수지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이 37년 만에 드러나자 법원이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이다.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부장판사 김형철)는 순직자 김모 씨의 친형 등 유족 5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배상액은 유족 1인당 8200여만 원씩 총 4억1000여만 원이다.전남 장성의 한 육군부대에서 복무하던 김 씨는 1985년 6월 26일 부대 인근 저수지에서 익사로 사망했다. 당시 육군은 김 씨가 폐결핵을 앓는 부친을 위해 물고기를 잡으려고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30여년 후 유족 측은 “입대한 지 한 달밖에 되지 않은 이등병이 혼자 저수지에 들어갔을 리 없다”며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진상규명위)에 재조사를 요청했다.진상규명위는 김 씨가 낚시 그물을 치라는 선임병들 지시를 받고 저수지에 들어갔다가 변을 당했다는 조사 결과를 2022년 5월 발표했다. 진상위에 따르면 당시 김 씨는 전날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8시까지 근무를 선 뒤 부대를 청소했고, 쓰레기를 버리러 저수지에 갔다가 선임병들로부터 이런 지시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는 같은 해 9월 김 씨의 사망을 순직으로 인정했다. 이후 유족들은 “군 수사기관이 실체적 진실을 은폐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재판부는 “군 수사기관의 고의 혹은 과실로 인해 유족들은 37년이 지나서야 순직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유족들이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었으리라는 점은 명백하며 순직 절차도 밟지 못해 제대로 된 보상과 예우도 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송은범 기자 seb1119@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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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기 아동 법률 조력 ‘온마을로(LAW)’ 2주년 반상회

    위기에 처한 아동과 청소년에게 법률지원을 제공하는 사단법인 두루의 ‘온마을로(Law)’ 활동이 2년을 맞았다. ‘온마을로’는 아동·청소년 권리 옹호 활동을 하는 변호사에게 활동비를 지급하는 3개년도 사업으로 2022년도에 시작해 현재까지 52명의 변호사가 참여했다. 권리 옹호 활동은 2년간 446건이 진행됐고 아동·청소년 349명이 법률지원을 받았다. 24일 두루는 서울 중구 코리아나 호텔에서 이 같은 사업성과를 공유하기 위해 ‘2024 온마을 반상회’를 개최했다. 온마을로는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아이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이 혐력 해야 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삼성생명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을 받아 각종 폭력 및 방임 위기에 놓인 아동·청소년이 법적 보호를 받으며 성장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온마을 반상회에서는 ‘온마을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변호사들이 공익변호사로서 경험한 활동을 공유했다. 부모의 방임으로 초중고 교육을 받지 못한 청소년 임영화 씨(가명)를 대리해 국가에 국가배상을 청구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온마을 변호사들은 임 씨에 대해 8세 때 이미 아동학대 신고가 있었으나 국가가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두루는 아동학대 피해에 대해 국가와 공공기관의 책임을 소송으로 물은 첫 사례라고 밝혔다.온마을로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강정은 변호사는 아동·청소년의 권리옹호 활동에 참여하는 변호사가 늘어났다는 점을 사업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로 꼽았다. 강 변호사는 “온마을로 사업을 시작한지 만 2년이 됐는데 아동청소년을 위해 활동하는 변호사의 숫자와 지역이 확장되는 성과가 있었다”며 “특히 법률지원을 받은 아동청소년의 수(349명)를 보면 아동청소년의 사법접근권이 보다 보장되는 데에 기여했다”고 밝혔다. 아동학대와 같은 피해를 입은 아이들은 기존에도 국선변호사 제도를 통해 조력을 받을 수 있었으나 아동·청소년의 특성상 본인이 직접 구제를 신청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두루는 아동·청소년 인권팀을 별도로 마련하고 법률조력이 필요한 사례를 발굴해왔다. 반상회에서는 온마을로 사업의 발전 방향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강 변호사는 “아동·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변호사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출생등록, 아동학대와 성폭력, 주거권과 교육권 등 다양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가는 게 목표”라고 강조했다.사단법인 두루는 27일까지 온마을변호사 3기 지원자를 모집한다. 3기에는 비서울 지역에 대한 지원·관계기관과의 연계 활동을 늘리고 국제연대 활동도 이어갈 예정이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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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고용직 캐디도 ‘직장내 괴롭힘’ 보호 대상”

    사업주가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예방 의무 등을 소홀히 했다면 특수고용직에 대해서도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26일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건국대 법인이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근무하던 배모 씨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건국대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 판결을 17일 확정했다. 배 씨는 2019년 7월부터 경기 파주의 한 골프장에서 특수고용직 캐디로 일하면서 1년 가까이 상사의 폭언과 모욕에 시달리다 2020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배 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고용노동부에 신고했지만, 고용부는 “행위 자체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지만, 배 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관련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유족은 사업주가 예방 의무를 소홀히 하고 배 씨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며 건국대 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2월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법인이 유족에게 약 1억7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배 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을 받은 점과 사업주가 예방·보호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인정했다. 양측이 모두 항소해 2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역시 “건국대 법인은 배 씨를 보호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사망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특수고용직을 고용한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특수고용직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건국대 법인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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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고용직도 ‘직장 내 괴롭힘’ 보호해야…사업주 책임 첫 인정

    사업주가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해 예방 의무 등을 소홀히 했다면 특수고용직에 대해서도 민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2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건국대 법인이 운영하는 골프장에서 근무하던 배모 씨가 사망한 사건에 대해 건국대 측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원심 판결을 17일 확정했다.배 씨는 2019년 7월부터 경기 파주의 한 골프장에서 특수고용직 캐디로 일하면서 1년 가까이 상사의 폭언과 모욕에 시달리다 2020년 9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유족은 배 씨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고 고용노동부에 신고했지만, 고용부는 “행위 자체로는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볼 수 있지만, 배 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관련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유족은 사업주가 예방 의무를 소홀히 하고 배 씨를 제대로 보호하지 않았다며 건국대 법인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올해 2월 의정부지법 고양지원은 법인이 유족에게 약 1억70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배 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직장 내 괴롭힘으로 고통을 받은 점과 사업주가 예방·보호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인정했다.양측이 모두 항소해 2심을 심리한 서울고법 역시 “건국대 법인은 배 씨를 보호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사망에 이르기까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1심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특수고용직을 고용한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을 예방하고 특수고용직을 보호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건국대 법인이 상고했지만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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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했어도 ‘혼인 무효’ 가능”… 대법원, 40년만에 판례 변경

    이미 이혼했더라도 ‘합의 없는 결혼’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면 혼인 자체를 무효로 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이혼한 부부의 혼인 무효를 인정하지 않았던 판례를 40년 만에 바꾼 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3일 김모 씨가 전남편 서모 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대법원장과 대법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가정법원(1심)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들이 혼인을 실제 합의했는지 등을 심리하고 혼인 무효 여부를 판결해야 한다. 원고 김 씨는 2001년 서 씨와 결혼해 2004년 이혼했다. 2019년 김 씨는 “극도의 혼란과 불안, 강박 상태에서 혼인에 관한 실질적 합의 없이 혼인신고를 했다”면서 혼인 무효 소송을 냈다. 민법 815조는 당사자가 합의하지 않았을 경우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1심은 각하 판결을 내렸고, 2심은 김 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이 이혼한 부부의 경우 이미 혼인 관계가 사라져 실익이 없다는 이유로 혼인 무효를 인정하지 않는 판결을 1984년 내렸고, 판례가 유지돼 왔기 때문이다.‘부모 강요에 결혼후 이혼’ 기록 없애고… 가출한 외국인 아내와 혼인무효도 가능 이혼부부 ‘혼인무효’ 인정 ‘이혼 미혼모’ 혜택 받을 길도 열려 이날 전원합의체(전합)는 이혼과 혼인 무효는 법적 효과가 다르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이혼 후 혼인 무효’도 실익이 있다고 보고 40년 만에 판례를 변경했다. 이혼했으니 무조건 각하할 것이 아니라, 법원이 각 사건의 사실관계를 판단해 혼인 무효 사유가 있는지 따져서 판결하라는 취지다.● ‘이혼 미혼모’도 혜택 받을 길 열려 대법원 판결에 따라 부모 등 타인의 강요·협박 등으로 원하지 않는 결혼을 했다가 이혼한 부부들은 혼인 무효 소송을 통해 가족관계등록부에서 혼인 기록을 삭제할 수 있게 됐다. 외국인 배우자가 혼인신고 후 가출해 이혼한 부부도 혼인 무효 여부를 다툴 수 있다. 또 이혼한 배우자가 결혼 중 절도, 횡령, 사기 등 재산 범죄를 상대 배우자에게 저질렀을 경우 지금까지는 형법상 ‘친족상도례’ 조항에 따라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었지만, 앞으로는 혼인 무효 시 처벌할 수 있다. 혼인이 무효가 되면 인척이거나 인척이었던 사람과의 결혼을 금지한 민법 조항도 적용되지 않는다. 김 씨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미혼모 가족 지원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씨가 혼인 무효 판결을 받으면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을 받게 될 가능성도 있다. 양소영 법무법인 숭인 변호사는 “혼인 무효 사유가 있음에도 이혼했다는 이유로 인정받지 못해 불합리한 상황들을 겪는 사람들에 대한 ‘권리 구제의 폭’이 상당히 넓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이혼 건수는 9만2000건이다.● ‘재판 지연 해소’ 의지 반영 조희대 대법원장이 지난해 12월 취임한 이후 전합 선고는 23일이 처음이다. 올 3월 초 엄상필 신숙희 대법관 취임으로 대법관 공백이 해소된 후로는 2개월 반 만이다. 이날 선고가 이뤄진 배경에는 조 대법원장의 ‘재판 지연 해소’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합 선고는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퇴임 3일 전인 지난해 9월 21일을 마지막으로 8개월간 이뤄지지 않았다. 후임 대법원장 임명이 늦어지고, 민유숙 안철상 전 대법관의 퇴임으로 공백이 생겼기 때문이다. 전합에는 대법원장과 대법관 12명(법원행정처장 제외)이 참여한다. 대법원 관계자는 “대법원도 재판 지연 해소에 앞장서자는 취지에서 적극적으로 심리에 나섰고, 합의가 이뤄진 사건은 빠르게 선고하자는 방침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합이 이날 선고한 3건 중 2건에서 전원일치 판결이 내려졌다. 특히 혼인 무효 사건은 전합 구도가 중도·보수(8명) 우위 구도로 재편된 가운데 40년 만에 판례가 변경됐다. 법조계에선 변화하는 시대상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조희대 전합’의 방향성이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고법 부장판사는 “대법관 지형의 변화와 관계없이 시대 흐름에 따라가지 못해 변경이 필요한 판례는 적극적으로 판단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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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원 강제추행 혐의’ 임옥상, 2심도 유죄

    ‘1세대 민중미술가’로 불리는 임옥상 씨(74·사진)가 과거 부하 직원을 상대로 저지른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2부(재판장 강희석)는 22일 임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단이 문제가 없다고 보고 원심을 유지했다. 임 씨는 2013년 8월 자신의 미술연구소에서 일하던 직원을 뒤에서 강제로 껴안고 입맞춤 등을 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임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추행 정도, 범행 후 경과를 비춰 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임 씨와 검찰이 모두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원심 판단이 맞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임 씨는 1970, 80년대 민중미술가로 활동하며 회화, 조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만들어왔다. 임 씨의 성추행 사실이 드러나자 서울시는 중구 남산에 설치된 ‘기억의 터’ 등 공공장소에 있던 임 씨의 작품 6개를 모두 철거하기도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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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중미술가 임옥상, ‘연구소 직원 강제추행’ 혐의 2심도 유죄

    ‘1세대 민중미술가’로 불리는 임옥상 씨(74)가 과거 부하 직원을 상대로 저지른 강제추행 혐의로 1심에서 이어 2심에서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2부(재판장 강희석)는 22일 임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1심 판단이 문제가 없다고 보고 원심을 유지했다. 임 씨는 2013년 8월 자신의 미술연구소에서 일하던 직원을 뒤에서 강제로 껴안고 입맞춤 등을 한 혐의로 지난해 6월 재판에 넘겨졌다.1심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임 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과 피해자의 관계, 추행 정도, 범행 후 경과를 비춰 볼 때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피해자가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피해자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임 씨와 검찰이 모두 항소했으나 2심 재판부도 원심 판단이 맞다고 보고 항소를 기각했다. 임 씨는 1970~80년대 민중미술가로 활동하며 회화, 조각 등 다양한 분야에서 작품을 만들어왔다. 임 씨의 성추행 사실이 드러나자 서울시는 중구 남산에 설치된 ‘기억의 터’ 등 공공장소에 있던 임 씨 작품 6개를 모두 철거하기도 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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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대법관 후보 1명당 5분씩 졸속 검증… 비공개 추천위 개선을”

    올 1월 퇴임한 민유숙 안철상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선정 절차에 후보추천위원으로 참여한 현직 판사가 “회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며 절차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8월 1일 퇴임하는 김선수 노정희 이동원 대법관 등 3명의 후임을 선출하기 위해 후보 55명의 명단이 10일 공개돼 대법관후보추천위 과정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은 27일까지 후보자 55명에 대한 각계 의견을 수렴한다. 이후 추천위가 회의를 통해 최종 후보자 9명 이상을 추천하면 조희대 대법원장이 이 중 3명을 선정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임명을 제청한다.● 대법관 후보 1명당 검증 5분 남짓 2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유숙 안철상 전 대법관의 후임 대법관 선정 과정에서 추천위 위원 10명 중 법관추천위원으로 참여한 안은지 창원지법 판사(42·사법연수원 38기)는 3월 법원 내부망에 올린 ‘추천위 활동 보고서’에서 “회의가 1회에 불과하고 그 시간도 오후 3시부터 시작돼 모든 심사동의자에 대해 충분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기에는 사실상 시간이 부족했다”고 밝혔다. 당시 신숙희 엄상필 대법관 등 최종 후보자 6명은 회의가 시작된 지 3시간 반 만인 오후 6시 반경 명단이 공개됐다. 심사에 동의한 후보자가 42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법관 후보 1명을 검증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5분에 불과한 셈이다. 안 판사는 “회의 당일 배부되는 자료를 검토하고, 절차나 추천 방식 등에 관해서도 위원끼리 논의해 결정해야 하는 점까지 고려하면 적어도 오전에는 회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법조계 안팎에선 대법관 후보자 수에 비해 추천위 과정이 너무 간소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어떤 방식으로 추천위가 진행됐는지 공개되지 않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 등 추천위원들이 중점적으로 추천하는 후보들을 중심으로 추천위 회의가 진행되지 않겠느냐고 추측하는 정도였다”며 “최종적으로 선정되지 않은 나머지 후보들은 어떤 판결을 해왔는지, 실력이 어떤지 제대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말이 많았다”고 했다. 안 판사 역시 보고서에서 “회의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에 대해서는 법관위원 활동 보고를 통해 여러 차례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회의 시간 등 추천위 회의 진행 방식은 추천위원들이 상의해 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깜깜이 추천위 절차도 공개 필요” 보고서에는 모든 내용과 과정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추천위 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담겼다. 현행 추천위 규칙은 회의 절차와 내용 등은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안 판사는 “공정한 심사와 추천을 위해서는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는 게 필수적”이라며 “심사 및 추천 과정에서 나온 구체적인 회의 내용은 공개하지 않더라도 최종 후보자를 추천하게 된 절차와 과정은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 고법 판사는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선배 법조인 중에선 실력조차 평가받지 못하고 사실상 내정된 후보들의 들러리만 설 바엔 후보 심사에 동의하지 않겠다고 한 사례도 많다”며 “추천위 절차가 공정하게 이뤄진다는 게 확인되면 대법관 후보의 인재풀도 넓어질 것”이라고 했다. 이 외에도 심사에 동의한 후보들에 대한 평가와 의견 등이 충실하게 수집될 수 있도록 주요 판결 등 심사 자료를 추천위가 열리기 전에 미리 공개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도 보고서에 담겼다. 의견을 서면으로만 제출할 수 있게 한 방식 역시 시대 흐름에 맞춰 온라인 제출 등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김선수 노정희 이동원 대법관 후임을 논의하는 이번 추천위 위원장은 이광형 KAIST 총장이 맡는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박성재 법무부 장관, 김영훈 대한변호사협회장, 조홍식 한국법학교수회장, 이상경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당연직 위원으로 들어간다. 법원조직법상 추천위에 선임 대법관이 포함돼 이번에 퇴임하는 김선수 대법관도 당연직 위원이다. 대법관 아닌 일반 법관위원으로는 권창환 부산회생법원 부장판사가 선정됐다. 김균미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초빙교수와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비당연직 위원으로 추천위에 참여한다. 55명의 대법관 후보 가운데는 지난해 대법원장 후보자로 지명됐지만 국회에서 임명동의안이 부결돼 낙마했던 이균용 서울고법 부장판사(62·16기)를 비롯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제기했던 징계 취소 소송의 대리인을 맡았던 검사 출신 이완규 법제처장(63·23기),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 차장을 지낸 박영재 서울고법 부장판사(55·22기) 등이 심사동의자로 이름을 올렸다.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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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우자 폰에 몰래 앱설치-녹음, 불륜증거 인정 안돼”

    배우자의 휴대전화에 통화 녹음 애플리케이션(앱)을 몰래 설치해 얻어낸 녹음파일은 불륜의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김모 씨가 전남편의 불륜 상대인 이모 씨를 상대로 낸 위자료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하면서 통화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은 인정하지 않았다. 김 씨는 2011년 의사인 남편과 결혼했지만 남편이 병원에서 만난 이 씨와 여러 차례 데이트하는 등 바람을 피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김 씨 역시 불륜 상대가 있다는 사실을 남편이 알게 되면서 부부는 2021년 협의 이혼했다. 이듬해 김 씨는 이 씨를 상대로 3300만 원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재판에서 김 씨가 증거로 제출한 전남편과 이 씨의 통화녹음 파일이 쟁점이 됐다. 김 씨가 전남편 몰래 휴대전화에 설치한 이른바 ‘스파이앱’으로 확보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1심과 2심은 녹음 파일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면서 이 씨가 김 씨에게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상대방 동의 없이 취득했다는 이유만으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대법원은 ‘위법하게 수집한 증거’라는 이 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통화 당사자의 동의를 받지 않고 통화 내용을 녹음한 행위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다. 해당 녹음물의 증거 능력은 인정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다만 녹음 파일 말고 다른 증거로도 이 씨의 부정행위로 인해 김 씨와 전남편의 혼인 관계가 파탄됐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다며 위자료 1000만 원 지급을 명령한 원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했다.최미송 기자 cms@donga.com}

    • 2024-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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