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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동부 시간 23일 오전 7시 5분경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근 이틀간 이란과 중동 내 적대 행위의 완전한 해결에 대한 훌륭하고 생산적인 대화를 나눴다”며 “향후 5일간 이란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모든 군사 공격을 연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그는 21일 이란이 중동산 원유의 핵심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48시간 안에 개방하지 않으면 이란 발전소들을 공격해 초토화시키겠다”고 경고했다. 자신이 설정한 시한인 미 동부 시간 23일 오후 7시 44분을 약 12시간 남겨놓고 공격 가능 시점을 연기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특히 CBS방송과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에 “오늘(23일) 이란과 대화하고, 조만간 곧 만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대화가 잘되면 향후 5일 안에 전쟁이 끝날 수 있다”는 낙관론도 제시했다. 반면 같은 날 이란 언론들은 미국과의 대화 사실을 부인했다. 다만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국제 에너지 가격과 미국 내 휘발유 값이 상승하고 있다. 전쟁 발발 3주 만에 미국 휘발유(26.3%), 서부텍사스산원유(WTI·46.5%), 북해산 브렌트유(54.8%)의 가격이 모두 치솟으며 세계 경제에 압박을 주고 있다. 22일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 전역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3.94달러로 4달러 돌파를 코앞에 두고 있다. 전쟁 발발 전날인 지난달 27일 3.12달러보다 26.3% 올랐다. 미국의 휘발유 값이 갤런당 4달러를 돌파하면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 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일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WTI 선물 가격은 지난달 27일보다 31.21달러 오른 배럴당 98.23달러로 마감했다. 같은 날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배럴당 112.19달러까지 오르며 지난달 27일 대비 39.71달러 뛰었다. 이 여파로 23일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 또한 전 거래일보다 16.7원 오른 1517.3원으로 마쳤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17년여 만의 최고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공격을 5일간 유예하겠다고 밝힌 직후 WTI 선물 가격은 장중 배럴당 84달러까지 급락했다. 원-달러 환율도 야간 거래에서 1488.0원까지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올 들어 6번째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전 거래일보다 6.49% 하락한 5,405.75에 마감했다. 국고채 금리도 3년물은 3.6%, 10년물은 3.8%를 넘기며 일제히 상승했다. 한편 정부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총괄하는 비상경제대응 체계를 가동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 국무회의에서 비상경제대응 체계 가동에 대해 설명하기로 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 행진을 하자 원-달러 환율이 23일 1510원을 넘어섰다.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름값이 오르면 석유를 살 때 지급해야 하는 달러 수요가 많아져 환율이 상승한다는 공식이 그대로 현실화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 에너지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완전한 종전이나 휴전이 아닌 만큼,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더 큰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 자칫 1970년대 1, 2차 석유 파동에 육박하는 충격을 주며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 1500원-유가 100달러 뉴노멀 국면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3원 오른 1504.9원에 개장한 뒤 상승 폭을 점차 키웠다. 오후 3시 반 기준 주간 거래 종가는 1517.3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6.7원 높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가장 높다. 원-달러 환율은 19일부터 3거래일 연속 1500원을 넘었다.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 유가 급등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한국 시간 23일 오전 7시 기준 배럴당 100.5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3% 오르며 거래를 시작했다. WTI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닷새간 군사 공격을 유예한다고 발표한 직후 84달러대까지 급락했지만, 불안정성이 워낙 커 언제라도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1.4% 오른 배럴당 113.76달러에 출발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전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유예 발표 전까지 WTI는 50%, 브렌트유는 57% 올랐다. 문제는 국제 유가 불안이 이어지면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 CNBC방송은 22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태에서 세계 경제가 버틸 수 있는 한계는 앞으로 약 2주”라고 했다. 국제 유가도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17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 4분기(10∼12월)까지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CNN은 “이란 전쟁이 세계 에너지 시장에 1970년대 석유 파동을 뛰어넘는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유지하는 ‘뉴노멀’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원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 폭도 유독 크다”고 분석했다.● “종전돼도 정상화에 4개월 걸릴 것”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예상보다 큰 에너지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단순히 국제 유가 급등과 고환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1970년대 오일쇼크처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전 세계 실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 1차 오일쇼크 때 국제 유가가 4배가량 폭등하자 1974년 한국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24.3%로 치솟았다. 2차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의 물가 상승률도 28.7%였다. 당시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커지고 체력도 강해졌지만, 세계 경제와의 동조화는 오히려 강해져 파장을 쉽게 예측하긴 어렵다. 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22일 연설에서 “이번 위기는 과거 오일쇼크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친 수준”이라고 말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당장 끝나도 에너지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이란이 내일 당장 싸움을 멈추는 데 합의해도 시장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4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전쟁 국면이 다시 급변하면 원유값도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도 있다. 충격에 빠진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는 23일 전 거래일 대비 6.49%(375.45포인트) 하락한 5,405.75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3조8172억 원, 외국인은 3조6983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개인은 역대 최대인 7조28억 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도 5.56%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3.48%), 대만 자취안지수(―2.45%) 등도 하락 마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중국 내 전문가들이 올해 말 중국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 접촉의 기회가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한국이 중국의 대북 영향력을 과대평가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원에 따르면 21일 중국 상하이 푸단대에서 ‘한중전략대화 2026’가 열렸다. 성균중국연구원과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이 공동 개최한 이번 행사는 지난 1월 열린 한중 정상회담 이후 후속 과제를 점검하기 위해 마련됐다.이종혁 성균중국연구원 원장 사회로 이정철 서울대 교수, 신치앙(信强) 푸단대 교수, 안광덕 성균중국연구원 선임연구원, 웨이쭝여우(韦宗友) 푸단대 교수가 참여한 첫 세션에선 이달 말로 예정됐으나 잠정 연기된 미중 정상회담이 북미접촉 재개에 미칠 영향이 논의됐다. 중국 연구자들은 미중 정상회담의 주요 의제는 미중 양자 현안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다만, 한반도 정세 개선에 대한 최소한의 공감대가 형성된다면 11월 중국 선전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북미간 접촉이 이뤄지는 ‘기회의 창’이 열릴 수 있다고 봤다. 한국 연구자들은 북미 회담 개최 자체보다 이후 어떤 협상의 틀과 안전판을 구축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입장을 제시했다. 한반도 문제를 둘러싼 한중 양국의 입장을 점검한 세번째 세션에는 싱리쥐(邢丽菊) 푸단대학교 교수가 사회를 맡고,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왕광타오(王广涛) 푸단대학교 일본연구센터 부교수, 이영학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 차이린(柴琳) 상하이사회과학원 연구원이 발표에 나섰다. 한국 연구자들은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중국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했다. 중국 연구자들은 한국 측이 중국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반응을 내놨다. 중국이 한반도 문제에 의지는 있지만 능력에 한계가 있고 접근도 신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 연구자들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 방중 등을 계기로 제안한 고속철도 공동연구, 관광 협력, 인도주의 지원 등 남북중 협력에 대해선 검토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와 더불어 중국 연구자들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논의와 한미일 안보협력에 우려를 제기했다. 두번째 세션에서는 한중관계 발전 방안을 다뤘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원 명예원장이 사회를 맡고, 신종호 한양대학교 교수, 잔더빈(詹德斌) 상하이대외경제무역대학교 교수, 이왕휘 아주대학교 교수, 니우샤오핑(牛晓萍) 상하이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이 발표에 나섰다. 한국 연구자들은 올 1월 한중 정상회담 이후 정치적 신뢰와 인적 왕래가 회복 조짐을 보이고, 서해 구조물 등 일부 민감 현안이 조정되고 있다며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반면 중국 연구자들은 한중 관계가 아직 전략적 협력 동반자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한국이 중국에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인지 분명히 할 필요가 있고, 미국과 비교해 중국에 거는 기대가 과도하다고 주장했다. 이희옥 성균중국연구원 명예원장과 우신보(吴心伯) 푸단대학교 국제문제연구원장은 기조발언에서 “미중 경쟁이 격화되더라도 한반도가 전쟁 등 전략경쟁의 충돌 지대로 비화해서는 안 된다”며 “전쟁 위험을 낮추고 대화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평화공존과 긴장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국제 유가가 배럴당 110달러를 넘어서며 고공 행진하자 원-달러 환율이 23일 1510원을 넘어섰다.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름값이 오르면 석유를 살 때 지급해야 하는 달러 수요가 많아져 환율이 상승한다는 공식이 그대로 현실화한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 에너지 시설 등에 대한 공격을 5일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완전한 종전이나 휴전이 아닌 만큼, 근본적 해결책이 나오지 않으면 더 큰 후폭풍이 닥칠 수 있다. 자칫 1970년대 1, 2차 석유 파동에 육박하는 충격을 주며 물가 상승을 부추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환율 1500원-유가 100달러 뉴노멀 국면서울 외환시장에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4.3원 오른 1504.9원에 개장한 뒤 상승 폭을 점차 키웠다. 오후 3시 반 기준 주간 거래 종가는 1517.3원으로 전 거래일보다 16.7원 높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3월 9일(1549.0원) 이후 가장 높다. 원-달러 환율은 19일부터 3거래일 연속 1500원을 넘었다.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국제 유가 급등이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 가격은 한국 시간 23일 오전 7시 기준 배럴당 100.51달러로 전 거래일 대비 2.3% 오르며 거래를 시작했다. WTI 가격은 트럼프 대통령이 닷새간 군사 공격을 유예한다고 발표한 직후 84달러대까지 급락했지만, 불안정성이 워낙 커 언제라도 오를 여지가 충분하다. 브렌트유 5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1.4% 오른 배럴당 113.76달러에 출발했다. 미국과 이란의 전쟁 전인 지난달 27일과 비교해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유예 발표 전까지 WTI는 50%, 브렌트유는 57% 올랐다.문제는 국제 유가 불안이 이어지면서 더 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미국 CNBC방송은 22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태에서 세계 경제가 버틸 수 있는 한계는 앞으로 약 2주”라고 했다. 국제 유가도 브렌트유 기준으로 배럴당 175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내년 4분기(10~12월)까지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CNN은 “이란전쟁이 세계 에너지 시장에 1970년대 석유 파동을 뛰어넘는 충격을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이렇게 되면 원-달러 환율이 1500원대를 유지하는 ‘뉴노멀’ 국면이 이어질 수 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한국이 원유 수입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환율 상승 폭도 유독 크다”고 분석했다.● “종전돼도 정상화에 4개월 걸릴 것”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예상보다 큰 에너지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단순히 국제 유가 급등과 고환율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1970년대 오일쇼크처럼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전 세계 실물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뜻이다.1차 오일쇼크 때 국제 유가가 4배가량 폭등하자 1974년 한국의 연간 물가 상승률은 24.3%로 치솟았다. 2차 오일쇼크 직후인 1980년의 물가 상승률도 28.7%였다. 당시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커지고 체력도 강해졌지만, 세계 경제와의 동조화는 오히려 강해져 파장을 쉽게 예측하긴 어렵다.파티흐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22일 연설에서 “이번 위기는 과거 오일쇼크와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천연가스 공급 충격을 모두 합친 수준”이라고 말했다.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이 당장 끝나도 에너지 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미국과 이란이 내일 당장 싸움을 멈추는 데 합의해도 시장이 어느 정도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 4개월이 더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선 전쟁 국면이 다시 급변하면 원유값도 하락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기대도 있다.충격에 빠진 한국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일제히 급락했다. 코스피는 23일 전 거래일 대비 6.49%(375.45포인트) 하락한 5,405.75에 거래를 마쳤다. 기관 투자가가 3조8173억 원, 외국인은 3조6751억 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코스닥지수도 5.56% 급락했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3.48%), 대만 자취안지수(―2.45%) 등도 하락 마감했다.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로 대당 가격이 약 1억 달러(약 1500억 원)인 F-35가 19일(현지 시간) 이란으로 추정되는 상대에 피격됐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하늘 위의 슈퍼컴퓨터’로 불리는 F-35가 피격된 건 2016년 실전 배치 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미국 외교안보 매체 ‘더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F-35가 적의 공격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첫 사례라고 전했다. 미국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이 개발한 이 전투기는 레이더에 잡히는 크기가 작은 새, 골프공 정도에 불과해 탐지가 매우 어렵다. 또 수많은 센서와 첨단 링크 기술이 적용돼 적진을 파악하고 이를 아군과 공유해 순식간에 상대를 무력화한다. 한국도 2019년부터 도입해 40여 대를 운용해 왔다. 이스라엘 등 다른 미국의 주요 우방국 역시 핵심 전략 자산으로 도입해 운용 중이다. 이런 F-35가 군사 기술력이 열세인 이란에 당했을 가능성이 제기되자 미국은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전쟁 장기화, 고유가 등으로 부담이 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지 또한 좁아질 수 있다.미국과 이란은 F-35의 피격을 놓고 팽팽하게 대립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날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은 채 “F-35 전투기 한 대가 이란 상공에서 전투 중 안전하게 비상 착륙했다. 조종사도 무사하다”고 밝혔다. 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우리의 격추로 치명적 타격을 입고 추락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F-35와 관련한 사고는 총 12번 있었다. 다만 적군의 공격에 의한 적은 한 번도 없었고 모두가 조종사 과실이나 기계 결함 때문이었다. 그런 F-35의 피격 배경을 두고 미국의 군사매체 ‘에어 앤드 스페이스 포스 매거진’은 수동 열화상 감지 적외선 센서를 주목했다. 이 매체는 “이란은 레이더 대신 수동 적외선 센서를 사용한 방공 시스템을 개발했다”며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의 전투에서도 그 성능을 입증했다고 진단했다. 또 지난달 28일 발발한 이번 전쟁으로 현재까지 약 20대의 미군 항공기가 손상되거나 파괴됐다고 전했다. 현재 이란은 2024년 2월부터 중장거리용 ‘아르만’, 단거리용 ‘아자라흐시’ 등 신형 방공망 체계를 운용하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막아내고 있다. 이 방공망은 위상배열 레이더와 열화상 탐지 기술을 다층적으로 활용해 F-35와 같은 스텔스기 탐지 및 타격에 특히 용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군사매체 ‘더 워 존’은 이란의 요격 능력을 과소평가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 반대 여론을 무마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의 파르스 원유·천연가스 시설을 공격한 것을 두고 “그(네타냐후)에게 추가 공격을 하지 말라고 말했고 그도 동의했다”고 19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 역시 “더는 이란 가스전에 대한 공습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동조했다. 그는 또 “이란은 이제 더 이상 우라늄을 농축할 수 없고 탄도미사일을 제조할 능력도 상실했다”며 “미국과 이스라엘은 번개 같은 속도로 목표를 달성하고 있고, 전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빨리 끝날 수 있다”고도 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로 대당 가격이 약 1억 달러(약 1500억 원)인 F-35가 19일(현지 시간) 이란으로 추정되는 상대에 피격됐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하늘 위의 슈퍼 컴퓨터’ 등으로 불려온 F-35가 피격된 건 2016년 실전 배치 10여 만에 처음이다.CNN은 복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군의 F-35 전투기 한 대가 이란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격에 피격돼 중동 내 미 공군기지에 비상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전쟁 중 이란이 미군 전투기에 타격을 입힌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군사매체 더워존에 따르면 미군은 이번 전쟁에 F-35A 전투기를 투입했다.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의 격추설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채 해당 전투기가 “이란 상공서 임무 수행 중 비상 착륙했고 사건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 “조종사도 안정적인 상태”라고 덧붙였다.반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통해 “이란 중부 상공에서 F-35 전투기를 격추했다”며 “피격된 전투기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고 피해 규모로 보아 추락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주장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3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다음 단계로 미군의 지상전 전개가 거론되고 있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 해병대 2500명을 태우고 13일 일본에서 출발한 제31 해병원정대 상륙함이 수일 내로 중동 해역에 도착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정부 안에서 공군과 해군을 통해 유조선이 호르무즈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방안이 주로 거론되나 지상군 투입 또한 논의되고 있다”고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또 “수천 명의 병력을 중동에 추가로 파견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산 원유 수출량의 90%를 담당하는 하르그섬 장악, 호르무즈 해협 확보를 위한 이란 남부 해안 점령, 농축우라늄 확보 등 세 가지 지상전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다.● 하르그섬 점령 뒤 협상 시도 가능성최근 미국은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시설인 하르그섬 장악을 위한 상륙작전에 나설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저장 및 선적할 수 있는 대형 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사실상 이란의 ‘돈줄’이며 ‘핵심 자산(Crown Jewel)’인 것. 특히 미국이 하르그섬의 원유 관련 시설을 장악한 뒤, 이를 바탕으로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하르그섬 장악은 전쟁의 승리를 주장할 수 있는 근거로도 쓰일 수 있다. NYT는 “전쟁 시 원유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자주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하르그섬은 매력적인 목표물”이라고 진단했다. 미국이 13일 하르그섬 내 원유 인프라는 남겨두고 군사시설만 정밀 타격한 것을 두고 상륙작전을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중동 지역으로 이동 중인 해병대 상륙함은 F-35B 전투기 등을 탑재할 수 있는 USS 트리폴리를 비롯해 USS 샌디에이고, USS 뉴올리언스 등 세 척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8년 전에도 하르그섬 점령을 언급한 바 있다. 13일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부동산 사업가로 활동하던 1988년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이 공격받으면 하르그섬을 차지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정책’도 1980년대부터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는데, 대통령이 된 뒤 미국 안팎의 우려와 반대에도 추진했다. 이에 하르그섬 장악을 위한 군사 작전 역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미국이 하르그섬을 장악할 경우 국제 유가 폭등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에 원유를 넘기지 않기 위해 이란이 하르그섬으로 연결된 송유관을 잠글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란산 원유 공급이 사실상 완전히 중단되기 때문에 유가 상승이 불가피하다. 현재 미국은 유가 안정을 위해 이란산 및 러시아산 원유 수출을 묵인하고 있다. 리처드 골드버그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고문은 “이란 전역과 하르그섬을 잇는 송유관까지 미국이 통제할 수 있을 때만 의미 있는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열기 위해 이란 남부 해안에 미 지상군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해협을 지나는 선박을 향한 이란의 공격을 차단하려면 인근 지역을 장악할 필요가 있다는 것. 그러나 해안 지역을 점령해도 이란 내륙 깊숙이에서 날아오는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 시도까지 막을 순 없다. 유조선 호위 과정에서 곳곳에 부설된 이란 기뢰를 제거하는 위험 부담도 크다. 또 이란 남부 산악지대 등에서 교전이 이어지면 전쟁이 장기화될 우려가 있다.● 특수부대 투입 ‘핵물질 탈취 작전’도 거론 미군 특수부대를 투입해 이란 핵물질 탈취 작전을 펼치는 방안도 거론된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델타포스나 네이비실 6팀 등 특수부대와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임무를 전담하는 미 육군 20지원사령부(CBRNE) 소속 핵무력화 팀이 우라늄 확보 및 무력화를 맡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또 핵시설 장악과 주변 방어선 구축을 위해 1000명 이상의 병력으로 구성된 대규모 전투부대가 투입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 특수부대 및 전투공병단과 공동작전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이란 내부로 은밀히 침투하는 데 필요하고, 우라늄 반출 등에도 활용될 수 있는 미 공군 MC-130J 특수화물 수송기가 최근 중동으로 이동한 정황이 포착됐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영국에 주둔하던 MC-130J 최소 6대가 최근 중동으로 향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공격의 핵심 배경 중 하나로 핵 개발을 강조했기 때문에 우라늄 반출을 포함한 핵시설 무력화 역시 종전의 근거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이 이란의 핵심 원유 수출 시설이 자리 잡고 있는 하르그섬에 대한 상륙작전에 나설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란과 이스라엘이 공습을 주고받으며 국제 유가가 급등하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경제 생명줄’을 차지해 협상을 시도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1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하르그섬 상륙작전을 통해 이란 원유를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쟁 시 석유 자산을 확보해야 한다고 자주 주장해 온 대통령에게 매력적인 목표물”이라고 전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저장하고 선적할 수 있는 대형 터미널을 갖추고 있다. 미국이 13일 하르그섬 내 방공망 등 군사 시설을 정밀 타격한 것을 두고 상륙작전의 사전작업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당시 원유 인프라는 건드리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일본에서 미 해병대 2500명을 태운 채 이동 중인 상륙함은 20∼21일경 중동 해역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하르그섬 점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1988년부터 밝혀온 오래된 군사 구상이다. 13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평생 놀라울 정도로 일관된 태도를 보여왔다”며 미군이 공격받으면 카르그섬을 “차지하겠다”는 과거 발언을 게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딱 한마디만 하면 5분 만에 파이프들은 파괴될 것”이라며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이 하르그섬 원유 시설을 장악하면 이란 정권의 자금줄을 쥐게 된다. 이곳을 통해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약 644km 떨어진 곳에 있어 해협 봉쇄 문제를 직접 해결할 수는 없으나 강력한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이란산 석유 유통이 중단되며 단기적인 유가 폭등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란이 하르그섬으로 연결된 송유관을 잠근다면 미국은 빈 저장시설만 장악하게 된다. 리처드 골드버그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선임고문은 “하르그섬으로 연결된 송유관을 미국이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을 때 의미가 있는 작전”이라고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걸프국 에너지 시설 공격 등으로 이란이 반격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이며 강경 보수 성향인 조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46)이 17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전격 사퇴했다. 그는 “양심상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이 전쟁은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미국에 대한 로비 압력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후 미 고위직에서 공개적으로 불거진 첫 전쟁 반대 의사 표명이다. 켄트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으로 분류된 인사였고, 그가 이끌던 NCTC가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핵심 기관으로 ‘테러 정보 브레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발생한 9·11테러를 계기로 설립된 NCTC는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방부(전쟁부) 같은 테러 관련 기관들의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다. 또 전쟁 장기화, 이란의 지속적인 반격, 주요 동맹들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거부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지층 또한 분열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선 ‘미국 우선주의’ ‘해외 비개입주의’를 강조하며 이번 전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켄트 국장은 이날 X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직서를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이란은 우리나라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Iran posed no imminent threat to our nation)”고 주장했다. 전쟁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 대통령과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켄트 국장은 사직서에서 “지난해 6월까지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전쟁이 우리 애국자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국가의 부와 번영을 소모시키는 함정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행정부에서 이스라엘의 고위 관료들과 미국 언론 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이란과의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허위 정보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대통령에게 이란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란 믿음과 지금 공격하면 신속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줬다. 하지만 이는 거짓”이라고 했다. 이번 사임에는 켄트 국장의 개인사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부 오리건주에서 1980년 태어난 그는 17세에 미 육군에 입대해 주로 특수부대에서 복무하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11번의 전쟁에 참여했다. 2014년 결혼한 첫 아내 섀넌은 해군 암호해독관으로 2019년 시리아에서 정보원과 만나던 중 자살폭탄 테러범의 공격으로 전사했다. 2023년 재혼한 현 아내 헤더 역시 참전용사다. 켄트 국장은 2024년 반(反)트럼프 성향이 강한 서부 워싱턴주에서 공화당 하원의원직에 도전했다 민주당 후보에게 패한 경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난 자리에서 켄트 국장에 대해 “그가 나간 게 다행”이라며 “좋은 사람이지만 안보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은 원치 않는다. 이란은 엄청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가 진영에선 켄트 국장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전쟁을 줄곧 비판해 온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는 “켄트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용감하다”고 추켜세웠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성 지지자이며 강경 보수 성향인 조셉 켄트 미국 국가대테러센터(NCTC) 국장(46·사진)이 17일(현지 시간) 이란과의 전쟁을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며 전격 사퇴했다. 그는 “양심상 이란과의 전쟁을 지지할 수 없다”며 “이 전쟁은 이스라엘과 그들의 강력한 미국에 대한 로비의 압력 때문에 시작된 것”이라고 주장했다.이번 사태는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시작된 후 미 고위직에서 공개적으로 불거진 첫 전쟁 반대 의사 표명이다. 켄트 국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강성 지지층으로 분류된 인사였고, 그가 이끌던 NCTC가 미 국가정보국(DNI) 산하 핵심 기관으로 ‘테러 정보 브레인’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도 파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01년 발생한 9·11 테러를 계기로 설립돼 NCTC는 미 중앙정보국(CIA), 연방수사국(FBI), 국방부(전쟁부) 같은 테러 관련 기관들의 정보를 수집해 분석한다.또 전쟁 장기화, 이란의 지속적인 반격, 주요 동맹들의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 거부 등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입지가 좁아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지층 또한 분열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의 열성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에선 ‘미국 우선주의’ ‘해외 비개입주의’를 강조하며 이번 전쟁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들이 많다.● 켄트, “이란 임박한 위협 가하지 않아”켄트 국장은 이날 X에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한 사직서를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그는 “이란은 우리나라에 임박한 위협을 가하지 않았다(Iran posed no iminent threat to our nation)”고 주장했다. 전쟁을 시작한 동기에 대해 대통령과 완전히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켄트 국장은 사직서에서 “지난해 6월까지 대통령은 중동에서의 전쟁이 우리 애국자들의 생명을 앗아가고 국가의 부와 번영을 소모시키는 함정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있었다”며 “하지만 이번 행정부에서 이스라엘의 고위 관료들과 미국 언론 내 영향력 있는 인사들이 이란과의 전쟁을 유도하기 위해 대규모 허위정보 캠페인을 전개했다”고 했다. 이어 “이는 대통령에게 이란은 미국에 임박한 위협이란 믿음과 지금 공격하면 신속한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착각을 심어줬다. 하지만 이는 거짓”이라고 했다.이번 사임에는 켄트 국장의 개인사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부 오레곤주에서 1980년 태어난 그는 17세에 미 육군에 입대해 주로 특수부대에서 복무하며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11번의 전쟁에 참여했다. 2014년 결혼한 첫 아내 섀넌은 해군 암호해독관으로 2019년 시리아에서 정보원과 만나던 중 자살폭탄 테러범의 공격으로 전사했다. 2023년 재혼한 현 아내 헤더 역시 참전용사다. 켄트 국장은 2024년 반(反)트럼프 성향이 강한 서부 워싱턴주에서 집권 공화당의 하원의원직에 도전했다 민주당 후보에 패한 경험도 있다.● 트럼프 “켄트 사퇴 다행”트럼프 대통령은 17일 마틴 미할 아일랜드 총리와 워싱턴 백악관에서 만난 자리에서 켄트 국장을 비판하며 “그가 나간 게 다행”이라며 “좋은 사람이지만 안보에 있어 매우 취약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이 위협이 아니라고 여기는 사람은 원치 않는다. 이란은 엄청난 위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마가 진영에선 켄트 국장을 두둔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번 전쟁을 줄곧 비판해 온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는 “켄트는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용감하다”고 추켜세웠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사진)가 16일 첫 인사로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출신의 강경파를 군사고문에 임명했다.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군 지휘부가 통째로 사망한 가운데, 자신의 군사고문으로 미 행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혁명수비대 원로를 발탁한 것. 또 모즈타바가 최근 취임 후 처음 개최한 외교정책회의에서 중재국의 휴전 제안을 거부하고 강력한 대미 항전 의지를 밝혔다고 17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국정 운영의 키를 쥐게 된 혁명수비대와 모즈타바가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보다 더 강경한 대외 정책을 펼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도 최근 “이란 정권이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더 큰 통제력을 행사하는 강경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의 실세로 꼽혔던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16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17일 발표했다. 앞서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될 당시 라리자니는 미국과 적대 관계 종식 등을 주장하며 모즈타바 선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 출신이지만 상대적으로 온건, 실용적인 성향으로 분류됐던 라리자니가 숨지면서 이란 정권 내 강경파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첫 참모로 ‘초강경파 원로’ 발탁 16일 이란 반관영 메르통신은 모센 레자이 국정조정위원회 위원(72)이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에 지명됐다고 전했다. 초강경파로 알려진 그는 1981∼1997년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재직 당시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을 진두지휘했다. 1982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창설 등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 설립, 이란 탄도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 개발에도 관여했다. 85명이 사망한 1994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유대인 커뮤니티센터 폭탄테러 사건과 관련해 살인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에 올라 있다. 2020년엔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도 올랐다. 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에도 적극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달 3일 개최된 전문가위원회의 화상회의 투표에서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은 모즈타바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 그러나 당시 라리자니를 비롯한 온건파는 포기하지 않고 반전의 기회를 노렸다고 한다. 그는 미국, 이스라엘의 후계자 제거 위협을 명분으로 선출 결과 발표를 보류하며 “비대면 투표는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생전 하메네이가 유언장에서 세습에 반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초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로 온건파인 하산 호메이니와 2015년 미국과 핵합의를 이끈 중도파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등을 차기 지도자로 밀었다. 8일 재투표가 실시됐으나 모즈타바는 88표 중 59표를 얻어 결국 최고지도자에 최종 선출됐고, 라리자니 등도 즉각 충성을 맹세했다. NYT는 “혁명수비대는 온건파와 벌인 8일간의 권력다툼에서 모즈타바를 굳건히 지지했고, 결국 승리했다”고 했다.● 모즈타바, 美 공습 때 간발의 차로 생존 한편 첫 성명 발표 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모즈타바의 신변을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모즈타바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메네이의 거처 겸 집무실을 타격할 당시 마당에 나가 있어 다리에 부상을 입고 죽음을 면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가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하메네이 의전실 총괄인 마자헤르 호세이니는 “모즈타바가 잠시 마당에 나갔다가 위층으로 올라가던 도중 미사일이 건물을 타격했다”며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폭격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 뉴욕포스트는 이날 모즈타바가 동성애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미 정보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자, 트럼프가 놀라며 크게 웃었다는 것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16일 첫 인사로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출신의 강경파를 군사고문에 임명했다. 미국-이스라엘 공습으로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군 지휘부가 통째로 사망한 가운데, 자신의 군사고문으로 미 행정부의 제재 명단에 올라 있는 혁명수비대 원로를 발탁한 것.또 모즈타바가 최근 취임 후 처음 개최한 외교정책회의에서 중재국의 휴전 제안을 거부하고 강력한 대미 항전 의지를 밝혔다고 17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국정 운영의 키를 쥐게 된 혁명수비대와 모즈타바가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보다 더 강경한 대외 정책을 펼칠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도 최근 “이란 정권이 혁명수비대를 중심으로 더 큰 통제력을 행사하는 강경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평가를 내렸다.이런 가운데 이란 정부의 실세로 꼽혔던 알리 라리자니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이 16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17일 발표했다. 앞서 모즈타바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될 당시 라리자니는 미국과 적대 관계 종식 등을 주장하며 모즈타바 선출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혁명수비대 출신이지만 상대적으로 온건, 실용적인 성향으로 분류됐던 라리자니가 숨지면서 이란 정권 내 강경파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모즈타바, 첫 참모로 ‘초강경파 원로’ 발탁16일 이란 반관영 메르통신은 모센 레자이 국정조정위원회 위원(72)이 최고지도자 군사고문에 지명됐다고 전했다.초강경파로 알려진 그는 1981~1997년 혁명수비대 총사령관 재직 당시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을 진두지휘했다. 1982년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창설 등 중동 내 친이란 무장단체 설립, 이란 탄도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 개발에도 관여했다. 85명이 사망한 1994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유대인 커뮤니티센터 폭탄테러 사건과 관련해 살인 혐의로 인터폴 적색수배 대상에 올라 있다. 2020년엔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도 올랐다.혁명수비대는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선출 과정에도 적극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알리 하메네이 사망 이후 이달 3일 개최된 전문가위원회의 화상회의 투표에서 혁명수비대의 지원을 받은 모즈타바가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어 차기 최고지도자로 선출됐다.그러나 당시 라리자니를 비롯한 온건파는 포기하지 않고 반전의 기회를 노렸다고 한다. 그는 미국, 이스라엘의 후계자 제거 위협을 명분으로 선출 결과 발표를 보류하며 “비대면 투표는 헌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생전 하메네이가 유언장에서 세습에 반대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들은 초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손자로 온건파인 하산 호메이니와 2015년 미국과 핵합의를 이끈 중도파 하산 로하니 전 대통령 등을 차기 지도자로 밀었다.8일 재투표가 실시됐으나 모즈타바는 88표 중 59표를 얻어 결국 최고지도자에 최종 선출됐고, 라리자니 등도 즉각 충성을 맹세했다. NYT는 “혁명수비대는 온건파와 벌인 8일간의 권력다툼에서 모즈타바를 굳건히 지지했고, 결국 승리했다”고 했다.● 모즈타바, 美 공습 때 간발의 차로 생존한편 첫 성명 발표 시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모즈타바의 신변을 둘러싸고 여러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16일 영국 텔레그래프는 모즈타바가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하메네이의 거처 겸 집무실을 타격할 당시 마당에 나가 있어 다리에 부상을 입고 죽음을 면했다고 전했다. 텔레그래프가 입수한 녹취에 따르면 하메네이 의전실 총괄인 마자헤르 호세이니는 “모즈타바가 잠시 마당에 나갔다가 위층으로 올라가던 도중 미사일이 건물을 타격했다”며 12일 테헤란에서 열린 고위급 회의에서 폭격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또 뉴욕포스트는 이날 모즈타바가 동성애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미 정보당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를 보고하자, 트럼프가 놀라며 크게 웃었다는 것이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미국 해군이 걸프 지역에 배치한 기뢰 제거함 3척을 말레이시아 등으로 옮겼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 해군은 기뢰 제거 능력을 갖춘 군함 3척 중 2척이 군수지원 정박을 위해 약 4000마일(약 6437km) 떨어진 말레이시아로 이동했다고 16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 제5함대 대변인은 “USS 털사와 USS 샌타바버라가 말레이시아에서 짧은 군수 지원 정박을 수행하고 있다”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는 양국 간의 군사 협력에 따른 정기 기항이라고 설명했다. 선박 추적 웹사이트에 따르면 나머지 1척인 USS 캔버라는 인도 케랄라주 해안 인근에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군함은 지난해 호르무즈 해협 보호 임무를 위한 연안전투함 파견대에 포함돼 바레인 소재 미 제5함대에 배치됐다.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기뢰 부설 위협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미군이 자국 군함을 멀리 보낸 이유를 두고 여러 관측이 나온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더 워존은 미군이 이란의 미사일 및 무인기(드론) 공격을 피하기 위해 군함을 이동시켰다고 분석했다. 제5함대가 위치한 바레인은 이란의 미사일 사정권이라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해당 함선들이 중동으로 향하고 있는 다른 선박을 호위하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1. 이스라엘 텔아비브: 1일 거대한 화염이 이스라엘 경제 중심지 텔아비브의 고층 빌딩 여러 채를 삼킨 모습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했다. 사진 속 모습과 실제 건물의 위치는 동일했다. #2. 바레인 마나마: 6일 바레인 수도 마나마의 호텔과 주거용 건물 두 채가 공격을 받았다. 직후 피격 당시 상황이라며 고층 빌딩에서 불길이 치솟는 모습이 소셜미디어에 빠르게 퍼졌다. #3. 중동 미군기지: 1일 미군 군복을 입은 남성이 폐허에서 절망한 표정으로 소리 내 우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미디어에 올라왔다. 영상 속 남성은 “가족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근 소셜미디어에 미-이란 전쟁 관련 인공지능(AI) 조작 영상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들 영상은 언뜻 구별하기 힘들 정도로 자연스럽고 정교한 특징을 갖고 있다. 인물의 손가락 개수 세기 등 기존에 알려진 AI 식별 요령으로는 걸러내기 어렵다. 실제 전장에서 촬영된 영상을 AI로 수정해 폭발을 더 크고 파괴적으로 보이게 만들기도 한다. ● 할리우드 영화 같은 AI 전쟁 영상 봇물 13일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 후 AI로 생성된 가짜 전쟁 영상물이 110개가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소셜미디어에서 언론사를 표방하는 각종 뉴스계정을 통해 빠르게 확산한 이들 영상은 수천만 건의 조회수를 올리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NYT는 “특히 이란 정부가 AI 영상을 활용해 대중에 심리적 충격을 주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AI 허위 정보를 사용해 혼란, 공포, 분열을 초래하는 ‘심리전’에 나섰다는 것이다. 영상은 전쟁의 흐름에 맞춰 주제가 달라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을 개시해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를 제거한 직후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보복 공격을 가하자 텔아비브, 예루살렘 등 이스라엘 주요 도시가 불바다가 된 가짜 영상들이 올라왔다. 이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등 인근 걸프국의 피해 양상을 모방한 가짜 AI 영상도 쏟아졌다. 이 외에도 선전·선동 의도를 갖고 만든 다양한 종류의 AI 영상이 온라인에서 확산됐다. 미군과 이스라엘군 병사가 사기가 꺾여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란 일간 테헤란타임스가 “카타르 미군기지의 레이더 시스템이 이란 공격으로 폭파됐다”며 1일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위성 사진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영상은 전쟁을 할리우드 액션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묘사했다. 미사일 궤적이 흐릿하고, 폭발 후 연기 기둥이 피어오르는 실제 촬영 영상과 비교해 AI 영상엔 버섯구름을 만드는 거대한 폭발, 땅이 울리는 충격파, 선명한 미사일 궤적 등이 담겼다. 이는 소셜미디어에서의 빠른 확산을 위해 의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텔아비브가 불타는 모습이 담긴 AI 사진은 “이란의 보복 공격이 성공했다”는 설명과 함께 아랍어와 튀르키예어, 중국어, 힌디어, 인도네시아어, 태국어, 하우사어(서아프리카) 등 다양한 언어권으로 빠르게 퍼졌다.● 美, 영화-게임 짜깁기 홍보 영상으로 응수 미국 역시 소셜미디어에 전쟁 홍보 영상을 대거 올리고 있다. 백악관은 실제 교전 영상에 비디오 게임, 액션영화, 만화를 교차 편집해 전쟁을 오락 콘텐츠처럼 포장한 소셜미디어 게시글을 쏟아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백악관이 이란 전쟁 시작 후 틱톡과 X 등에 올린 관련 게시물만 100건이 넘는다고 집계했다. 현실과 구분 짓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한 AI 영상 사용은 자제하고 있다. 하지만 전쟁을 희화화한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고 있어 비판이 제기된다. 다만, 이 같은 배경을 두고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이란 분석도 나온다.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직후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많은 양의 온라인 선전·선동 게시물이 쏟아지자 강력한 맞불 여론전에 뛰어들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발레리 워츠샤프터 브루킹스연구소 연구원은 “소셜미디어 인지전은 AI 시대의 새로운 전쟁이 됐다”고 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내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협력해 미국의 이란 공격을 성사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80)의 의회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71)은 6일(현지 시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미국의 이란 무력 개입을 수십 년간 주장해온 그레이엄이 자신의 정치적 승리를 공표한 순간이었다. 5년 전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올인’하는 정치적 도박에 뛰어든 성과를 본 것이었다. ● 마가에 위장취업한 정치 베테랑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에 공격을 가하자 그레이엄은 연일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을 옹호했다. 그가 “테러리즘의 모선(mothership)이 침몰하고 있다” “선장(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이 사망했다”며 자극적인 발언을 쏟아내자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마음에 든다. 계속 TV에 나가달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레이엄은 트럼프 대통령과 자주 골프 회동을 가지는 인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정책에 깊숙이 관여했다. 그간 그레이엄은 미국이 중동의 적을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사전 공격하되, 이후 현지 상황에는 개입하지 말자는 주장을 펴왔다. 아프가니스탄 등에 친미 민주주의 정권 수립을 시도했으나 실패한 과거 선례를 따르지 말자는 것이었다.이는 해외 개입 자체를 반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과는 배치되는 입장이다. 그레이엄은 ‘이름만 공화당(RINO)’ ‘위선자’ ‘전쟁광’이라는 멸칭으로 비난을 받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밀착 보좌했다. 특히 2021년 1·6 의사당 난입 사태 이후 남들보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의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로 돌아가 곁을 지키며 충성심을 인정받았다. 마가 진영의 우려를 불식하고자 강경 마가처럼 보이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예컨대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이랑 휴가를 가든 말든, 뭘 하든 상관 없다”고 말하는 식이었다. 그는 사실 마가에 위장취업한 정치 베테랑이었다. 자신의 뜻을 관철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얻고 모두를 속인 것이었다. 그는 “이번 이란 군사 개입 하나만으로도 그의 재선에 도박을 걸 가치가 충분했다”고 WSJ에 말했다.● “힘을 통한 평화가 미국을 지킨다”그레이엄은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시골에서 자랐다. 당구장 겸 주점을 운영하던 부모님과 가게에 딸린 단칸방에서 온 가족이 함께 지냈다고 한다. 사우스캐롤라이나 주립대 재학 중 부모가 연이어 건강 악화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22세에 부모를 잃고 13세 여동생을 부양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학군장교(ROTC) 출신인 그는 로스쿨 졸업 후 공군 법무관이 됐다. 이 시절 그는 군 가족 혜택을 최대한 받기 위해 여동생을 자녀로 입양했다고 한다. 여동생이 성인이 된 직후 그는 1984~88년 독일 라인마인 공군기지에서 근무하며 현지에서 냉전의 최전선을 목격했다. 그레이엄은 전장에 나간 적은 없지만 당시 경험을 통해 “로널드 레이건의 ‘힘을 통한 평화’가 냉전기 미국 본토를 안전하게 지켰다”는 신념을 갖게 됐다고 한다. 강렬한 인상을 남긴 독일 복무 이후 전역해 법률회사(로펌)에서 일하던 그레이엄은 1992년 주하원의원에 당선돼 정치의 길을 걸었다. 3년 뒤 그는 40세의 나이로 젊은 하원의원이 돼 연방 의회에 입성한 뒤 30년 넘게 연방 의석을 지키고 있다.● 생존 위해 트럼프에 ‘올인’그레이엄은 2015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주고받았다. 그 당시 “절대 트럼프를 지지하는 일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2017년 트럼프 1기 행정부 첫해 그레이엄은 트럼프 대통령과 친분 쌓기에 돌입했다. 당시 그레이엄의 정치적 스승 존 매케인 전 상원의원은 뇌종양 진단을 받고 죽음을 코앞에 두고 있었다. 그레이엄은 ‘보수 거목’ 매케인과 2000년대 초반 전 세계를 누비며 미국의 강력한 군사 개입을 주장했다. 미국이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해 독재 정권에 대항하고, 특히 중동 내 위협을 선제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17년 8월 의회 내 우군의 별세 이후 그레이엄은 친(親)트럼프 노선으로 전향했다. 이듬해 재선을 앞둔 그가 정치적 생존을 위해 내린 결정으로 풀이된다. 그해 10월 그레이엄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를 찾아가 골프를 쳤다. 이후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후보자 상원 인사청문회 등 주요 국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열성적으로 지지하며 신뢰를 얻기 시작했다. 그레이엄은 외교정책에 있어 강경파였지만, 국내 정책은 사안에 따라 민주당과 여러 차례 협력한 이력이 있다. 2015년 대선 출마 선언에서도 “미국을 강하게 만들기 위해서 누구와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은 그가 또한번 변절할 가능성을 경고했다. ● 집요하고 노련한 ‘린지 삼촌’돌아보면 그레이엄은 그간 조금씩 트럼프식 비개입주의의 한계를 시험했다. 첫 번째 시도는 우크라이나 전쟁이었다. 지난해 2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그레이엄은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 기간 가진 저녁 자리에서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골프 약속을 잡았다. 러시아 강경론자이자 젊고 유쾌한 골프선수 출신인 스투브 대통령과 손잡고 설득 작업에 나선 것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절친’ 스투브 대통령은 에서 다뤘다.골프 회동은 성공했다. 지난해 3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처음 공개 비판하고, 이후 주요 국면에서 스투브 대통령과 상의하는 계기로 이어졌다. 그레이엄 역시 지난해 4월 대러 제재 법안을 발의하며 의회에서도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올 1월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직후 그레이엄은 미소를 지었다. 당시 세간의 관심은 J 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차기 대선 경쟁 구도에 집중됐다. 마두로 체포를 계기로 비개입주의를 주장한 밴스 부통령보다 강경 매파 출신의 루비오 장관이 앞서간다는 분석이었다. 그레이엄은 다른 기회를 봤다.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이란 공격을 위한 디딤돌로 봤다. 트럼프 대통령의 자신감이 극대화된 상황을 활용하겠다는 작전을 짠 것이다. 지난해 12월 28일 시작된 이란 반정부 시위 이후 국면은 베네수엘라와 중남미로 전환된 상황이었지만 그는 전략적으로 행동했다. 그레이엄은 TV에 자주 출연해 이란 공격을 주장하는 한편 이스라엘을 방문해 정보기관을 만났다. 특히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트럼프 대통령 설득법을 조언했다고 한다. 그는 “네타냐후가 (2월 11일 백악관에서) 트럼프를 만나 작전을 진행하게 만든 정보를 보여주었다”고 WSJ에 밝혔다. ● “역사에 남을 업적 만들자” 그레이엄이 이란 공격의 운을 띄운 것은 2024년 11월 대선 승리 직후였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1기 최대 외교 치적으로 삼는 이스라엘과 중동국 간의 외교 관계 정상화 ‘아브라함 협정’에 사우디아라비아 등 더 많은 국가들이 추가로 참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이란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사에 남을 업적을 만들자’는 식으로도 설득했다. 3연임이 불가해 4년 내 성과를 내야 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조급함을 활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앞두고 그에게 ‘이란 테러 정권 붕괴는 베를린 장벽 붕괴에 맞먹는 업적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고 3일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밝혔다. 최근에는 역대 대통령의 명언을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당신의 명언은 뭐가 될 것 같냐”고 물었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잘 모르겠다”고 말하자 지난 1월 그가 이란인들에게 정권에 맞서라고 촉구하면서 올린 트루스소셜 게시글을 인용했다고 한다. “계속 시위해라. 우리가 도우러 가고 있다.”그레이엄은 백악관 내 세력을 확보하는 대신 트럼프 대통령 설득에 올인하는 전략을 폈다. 이란 공격에 앞서 백악관 안에서 그레이엄과 뜻을 함께한 참모는 사실상 없었다고 한다. 그는 “군사 행동을 취해야 하는지를 두고 행정부 내에서 치열한 경합이 벌어졌다. 이스라엘 혼자 하게 두거나, 하지 말자는 반대 의견이 우세했다”고 폴리티코에 당시 상황을 전했다.● “계속 공격을 퍼붓자”가면을 아예 벗은 그레이엄은 정권 붕괴를 열망하는 이란인들의 ‘린지 삼촌’으로 등극했다. 이들은 이란 정권을 두고 “종교 나치” “악의 제국”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는 그를 ‘아무(삼촌) 린지’라고 부르며 친근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14일 독일 뮌헨안보포럼회의 기간에 열린 대규모 이란 반정부 집회에서 그는 무대에 올라 “나는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말고 이란인 편에 서겠다”고 연설했다. 25만 명이 운집한 집회에서 그는 반정부 세력의 상징이 된 팔레비 왕정 시대 이란 국기를 흔들었다. 그레이엄은 적을 공격하는 것 자체로 미국 안보를 달성할 수 있다고 믿는다. 상대가 공격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공격해 군사력을 약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공격 이후 상대국의 권력 공백을 메울 차기 세력의 안착을 미국이 책임지고 도맡아야 한다는 의견에는 반대한다. 미국의 이란 공습 이후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가는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를 걸자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레바논 작전을 확대하고 쿠바에 대한 군사개입을 검토해야 한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내가 끝내고 싶을 때 언제든 끝낼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에 공격할 목표가 사실상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전쟁이 곧 끝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이 설정해 둔 군사적 목표만 달성하면 이란의 항복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이 승리 및 종전을 선언할 수 있단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반면 이란은 강경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8일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로 선출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2일 첫 성명을 발표했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모즈타바는 “순교자들의 피에 대한 복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이미 일부 보복은 이뤄졌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은 종전 조건으로 배상금 지급과 공격 재발 방지 확약같이 미국이 받아들이기 힘든 요구도 강조했다. ● 트럼프 “전쟁, 1시간 만에 끝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켄터키주 히브런에서 가진 연설에서 “나는 보통 너무 일찍 이겼다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진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이겼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전쟁은) 시작 1시간 만에 끝났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공습 첫날 알리 하메네이 당시 최고지도자와 군 고위 인사들을 대거 제거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핵심 지도층을 공습으로 제거하면서 사실상 전쟁의 목표가 달성됐다는 것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출구 전략’을 모색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에도 이번 전쟁을 ‘짧은 외출’이라고 표현하며 “빨리 끝날 것”이라고 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군사 목표가 달성됐다고 판단할 때 (전쟁은) 종료될 것”이라고 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는 이란을 겨냥해 당분간은 공격을 계속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그는 “우리는 미국과 세계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고 있다”며 “너무 빨리 (이란을) 떠나고 싶진 않다. 일을 끝까지 마무리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 발발 뒤 고유가, 이란 민간인 희생자 급증 등으로 집권 공화당 내에서도 이번 전쟁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제기되고 있는 것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어 12일 트루스소셜에서도 “세계 최대의 원유 생산국인 미국은 유가가 오르면 큰돈을 번다. 하지만 악의 제국인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 전 세계를 파괴하는 것을 막는 일이 내게 훨씬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모즈타바 “필요하다면 계속 공격할 것” 이란 측은 강경 대응에 나서는 모양새다. 모즈타바는 12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주변 국가에 자리잡고 있는 미군 기지를 계속 공격할 방침을 밝혔다. 그는 “필요하다면 앞으로도 계속 공격을 할 것”이라고 했다. 또 “새로운 전선도 검토하고 있다”며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필요하다면 이 전선들도 활성화될 것”이라고 했다. 호르무즈 해협과 걸프국을 넘어 더욱 확대된 지역으로 공격을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모즈타바는 또 “적에게 배상을 요구하고, 거부한다면 그들의 자산을 압류하거나 파괴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도 11일 X를 통해 전쟁을 끝낼 유일한 방법은 미국이 이란에 “배상금을 지급하고 공격 행위(방지)에 대한 확고한 보장을 해주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이란 최고지도자와 대통령이 모두 미국이 수용하기 힘든 조건을 공개적으로 거론하며 ‘장기전 불사’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같은 날 이란 측이 이번 전쟁의 중재를 자처한 유럽 및 중동 주요국 측에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의 공격 재발 방지 확약을 휴전 조건으로 전달했다고 보도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12일(현지 시간) 집권 후 발표한 첫 성명에서 미국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모즈타바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며 “이웃 국가들이 적(미국)의 기지를 빨리 폐쇄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또 “적이 경험이 거의 없고 매우 취약한 새로운 전선의 개방도 연구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이 전선도 활성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모즈타바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지난달 28일 숨진 부친 알리 하메네이 전 최고지도자에 이어 후계자로 선출된 지 나흘 만에 첫 성명을 내놓았고, 이란 국영TV 앵커가 대독했다. 모즈타바는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으로 다리와 얼굴 등에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적에게 배상을 요구할 것이며, 거부하면 자산을 압류하거나 공격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 개시 후 6일 동안 최소 113억 달러(약 16조7000억 원)를 전쟁 비용으로 쓴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뉴욕타임스(NYT)는 미 국방부가 10일 의회 비공개 브리핑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전했다. 하루 평균 약 18억8300만 달러를 쓴 것으로, 미 외교안보 전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예상한 일평균 비용(약 8억9000만 달러)의 2배가 넘는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동의 대표적 친미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후 이란의 핵심 공격 대상으로 떠올랐다. UAE에 자리 잡은 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원유 관련 인프라, 수도 아부다비와 경제 중심지 두바이의 각종 민간 시설도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UAE가 지니고 있던 ‘번영하는 안전지대’, ‘중동의 허브’란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 10일 UAE 외교부는 하루 전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에르빌의 주이라크 UAE 총영사관이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UAE는 “국제법과 비엔나 협약을 명백히 위반한 공격”이라며 이란 측을 강하게 규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UAE 총영사관에는 총 3대의 드론이 날아들었다. 이 중 한 대가 총영사관 인근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다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UAE 본토에 대한 공격도 전쟁 발발 직후부터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 UAE 국방부는 10일 자국을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 9발과 드론 35대 대부분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후 이날까지 UAE에는 최소 262기의 탄도미사일, 8기의 순항미사일, 1475대의 드론이 날아들었다. 이로 인해 최소 6명이 숨지고 122명이 부상을 입었다. UAE가 입은 피해는 이번 전쟁의 직접적 당사자인 이스라엘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이란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지 않은 UAE가 이스라엘보다 더 큰 공격을 받는 예상외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파와즈 게르게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CNN에 “이란이 세계 경제의 주요 중심지인 두바이 등을 타격해 서구와 중동 전역에 강한 심리적 충격을 주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의 누적된 적대감이 이란의 공격 배경이라는 해석도 있다. UAE는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이스라엘과 아랍 주요국의 외교 관계 수립이 목적인 ‘아브라함 협정’의 핵심 참여국이다. 이란은 이 협정 후 자국의 중동 내 고립이 심해졌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두 나라는 과거 호르무즈 해협의 섬 3곳을 두고 영토 분쟁도 벌였다. 예멘 내전에서도 이란은 친이란 시아파 반군 ‘후티’를,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 정부군을 지원하며 대리전을 벌였다. 연이은 공격을 입은 UAE에서는 이란을 향한 분노가 들끓고 있다. UAE 정부 관계자는 CNN은 “양국 관계의 진정한 신뢰 회복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단교 등 양측이 교류를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UAE는 중국에 이은 이란의 2위 교역국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24년 양자 교역액은 280억 달러(약 41조 원)에 달한다. 또 약 50만 명의 이란인이 UAE에 거주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중동의 대표적 친(親)미국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가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후 이란의 핵심 공격 대상으로 떠올랐다. UAE에 자리잡은 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원유 관련 인프라, 수도 아부다비와 경제 중심지 두바이의 각종 민간 시설도 무차별 공격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UAE가 지니고 있던 ‘번영하는 안전지대’, ‘중동의 허브’란 위상도 흔들리고 있다.10일 UAE 외교부는 하루 전 이라크 북부 쿠르디스탄 에르빌의 주이라크 UAE 총영사관이 이란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UAE는 “국제법과 비엔나 협약을 명백히 위반한 공격”이라며 이란 측을 강하게 규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UAE 총영사관에는 총 3대의 드론이 날아들었다. 이 중 한 대가 총영사관 인근에 떨어져 화재가 발생했다. 다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UAE 본토에 대한 공격도 전쟁 발발 직후부터 집요하게 이어지고 있다. UAE 국방부는 10일 자국을 향해 발사된 탄도미사일 9발과 드론 35대 대부분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후 이날까지 UAE에는 최소 262기의 탄도미사일, 8기의 순항미사일, 1475대의 드론이 날아들었다. 이로 인해 최소 6명이 숨지고 122명이 부상을 입었다.UAE가 입은 피해는 이번 전쟁의 직접적 당사자인 이스라엘보다 훨씬 큰 수준이다. 이란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지 않은 UAE가 이스라엘보다 더 큰 공격을 받는 예상외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파와즈 게르게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CNN에 “이란이 세계 경제의 주요 중심지인 두바이 등을 타격해 서구와 중동 전역에 강한 심리적 충격을 주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이 안전을 바탕으로 오랜 기간 중동의 금융, 물류, 관광 등의 중심지 역할을 해온 UAE의 국가 브랜드에 큰 타격을 가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양국의 누적된 적대감이 이란의 공격 배경이라는 해석도 있다. UAE는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시절인 2019년 이스라엘과 아랍 주요국의 외교 관계 수립이 목적인 ‘아브라함 협정’의 핵심 참여국이다. 이란은 이 협정 후 자국의 중동 내 고립이 심해졌다며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두 나라는 과거 호르무즈 해협의 섬 3곳을 두고 영토 분쟁도 벌였다. 예멘 내전에서도 이란은 친이란 시아파 반군 ‘후티’를,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니파 정부군을 지원하며 대리전을 벌였다.연이은 공격을 입은 UAE에서는 이란을 향한 분노가 들끓고 있다. UAE 정부 관계자는 CNN은 “양국 관계의 진정한 신뢰 회복까지는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다만 단교 등 양측이 교류를 완전히 중단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UAE는 중국에 이은 이란의 2위 교역국이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2024년 양자 교역액은 280억 달러(약 41조 원)에 달한다. 또 약 50만 명의 이란인이 UAE에 거주하고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과 함께 중동 지역에서 패권 경쟁을 벌여온 튀르키예와 과거 중동에서 식민지를 대거 경영했던 프랑스도 전쟁 중재를 위해 이란과 접촉에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전쟁을 조만간 끝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낸 것과 맞물려 이 나라들이 향후 어떤 식으로 중재에 나서고, 중동에서 영향력 확대를 모색할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튀르키예 국영매체 아나돌루통신에 따르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외교적 해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튀르키예는 이란과 540km에 이르는 긴 국경을 맞대고 있어 확전 시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나라다. 실제로 9일 오전 튀르키예 영공에 이란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이 날아들었다. 방공망을 통해 요격됐지만 4일에 이어 두 번째 영공 침공이었다. 튀르키예는 중동과 유럽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로 중동 국가들 가운데 유일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다. 이란의 튀르키예 공격이 이어지면 나토까지 전쟁에 휘말릴 여지가 있다. 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집단방어 조항(5조)에 따라 32개 회원국의 참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최근 튀르키예는 가자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에도 적극 나서며 중동과 국제사회에서 영향력을 키우려 하고 있다. 이란 공격을 받은 키프로스의 북부 지역인 북키프로스(국제사회에선 튀르키예 등 극소수만 정식 국가로 인정)에 F-16 전투기 6대와 방공 시스템을 배치하기도 했다. 과거 레바논, 시리아, 모로코, 알제리 등을 식민지배했던 프랑스도 중재에 나섰다. 9일 카젬 가리바바디 이란 외교차관은 자국 국영방송을 통해 “러시아, 중국, 프랑스 등 여러 국가가 휴전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키프로스를 방문해 “키프로스에 대한 공격은 유럽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대대적인 레바논 공격 방침이 전해지자 “공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프랑스는 우방과 협력해 호르무즈 해협 호위 임무에 나설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해군 함정을 페르시아만, 호르무즈 해협, 홍해 등에 파견할 예정이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 독자 안보’를 강조하는 동시에 중동 내 영향력 유지에도 힘쓰고 있다. 앞서 프랑스는 2024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 간 휴전도 중재한 바 있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