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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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유영 부본부장입니다.

abc@donga.com

취재분야

2025-11-08~2025-12-08
칼럼100%
  • “투자할 만한 곳 안 보여”… 떠도는 단기자금 656조

    자산이 30억 원대인 ‘슈퍼리치’ 김모 씨(62)는 1년 전에 가입한 2억 원짜리 정기예금의 만기가 다가오자 고민 중이다. 지금 다시 정기예금에 넣어봤자 이자가 연 3%대 초반에 불과해 양이 차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결국 연 2.85%(7일 기준)짜리 머니마켓펀드(MMF)에 돈을 예치하기로 했다. 김 씨는 “대선이 끝나고 나면 투자환경이 바뀔 것이다”라며 “그때까지 일단 돈을 쥐고 있다가 수익이 조금이라도 더 나는 상품이 있다면 가입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원 성모 씨(43)는 이달 말 3000만 원짜리 정기예금 만기가 다가온다. 그는 이 돈을 다시 만기 3개월짜리 예금에 묻어두기로 했다. 이자가 연 2.9%에 그치지만, 펀드보다는 안전하다는 판단에서다. 세계 경제침체와 연말 대선으로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언제든 인출할 수 있는 MMF나 만기가 6개월 이하인 정기예금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7월과 9월에 잇따라 기준금리를 낮췄지만 시중 유동성이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않는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떠도는 단기 부동자금은 9월 말 현재 656조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646조 원)보다 10조 원(1.5%)이 늘었다. 단기 부동자금은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 MMF, 양도성예금증서(CD),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환매조건부채권(RP),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증권사 투자자 예탁금을 가리킨다. 특히 대표적인 초단기 상품인 MMF에 자금이 많이 모였다. 평균 잔액 기준으로 지난해 12월 53조1000억 원에서 10월에는 74조9000억 원으로 41.1% 증가했다. MMF 급증에는 기관투자가와 자산가들의 투자자금 유입이 한몫을 했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정부의 재정지출 감소로 경제침체에 빠지는 현상)’의 가능성이 지속되고,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2%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이들이 MMF에 쏠린 것이다. 여기에 미국, 중국, 한국 등의 대통령선거와 지도부 교체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금을 움켜쥐려는 경향이 나타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초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만기가 짧은 단기 정기예금의 비중도 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6개월 미만 정기예금의 평균 잔액이 1월 74조 원에서 9월 79조8000억 원으로 7.8% 늘었다. 금리가 낮아도 뾰족한 대안이 없어서 은행에 돈을 맡기는 것이다. 같은 기간 수시 입출식 저축예금도 250조 원에서 295조6000억 원으로 18.2% 증가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등 통화완화 정책을 통해 시중에 자금을 대규모 공급하고 있지만 늘어난 자금이 실물경제로 흘러가지 못하고 있다. 한은이 시중에 공급한 본원통화는 9월 말 현재 82조9587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6.4% 증가에 머물렀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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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사의 책]창조의 시대 생존 제1원칙은 ‘자기경영’이다

    ‘가장 먼저, 관리자들을 모조리 해고하라(First, Let’s fire all the managers).’ 경영 석학인 게리 해멀이 지난해 12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이런 파격적인 제목의 글을 실었다. 권한이 큰 관리자일수록 고객 접점에서 더 멀어지기 때문에 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다. 변화의 방향조차 예측하기 힘든 ‘창조의 시대’에 기업이 살아남으려면 통제 역할을 하는 관리자를 없애고, 조직원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지는 ‘자기경영 (Self-Management)’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는 게 이 글의 핵심이다. 한 달 뒤 출간된 해멀의 저서 ‘지금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도 이 글과 궤를 같이한다. 물질적 풍요를 이끌어 내기 위한 산업혁명기에는 효율성이 최고의 가치였다. 그 때문에 관료제와 통제가 중요했다. 그러나 정신적 풍요까지 추가된 현재의 창조의 시대에는 효율성 이외에 창조도 함께 이끌어 내야 한다. 이제 경영은 시스템을 넘어 다시 인간에게 의존하고 있다. 인간은 원하는 일을 자유롭게 할 때, 비로소 몰입과 열정을 쏟는다. 따라서 이런 인간의 본성을 일깨우기 위한 자율, 즉 자기경영이 창조의 시대에 살아남는 해결책으로 떠오르게 됐다. 저자의 말처럼 ‘인간은 창조하기 위해 태어났기’ 때문이다. 해멀은 고어텍스로 유명한 글로벌 기업 ‘고어’와 세계 최대의 토마토 가공업체 ‘모닝스타’를 자기경영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는다. 이들 기업은 직급이나 직책, 연공서열이 없고 임직원들은 하고 싶은 일을 스스로 찾아서 한다. 승진을 위한 경쟁이 필요 없어서 모략과 사내 정치도 없다. 그 대신 자주성과 적극성, 동료들 간의 협동이 있다. 권한 분산과 자율만으로 이들 기업은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효율성은 여전히 중요하다. 그러나 효율성만 강조하면 도덕성은 힘을 잃는다. 월가의 탐욕이 증거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경영에 인간 본연의 고귀한 가치인 ‘사랑, 헌신, 명예, 선, 정의, 아름다움’을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여기에 조직에 관한 답이 있다. ‘인간의 욕구와 심리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수평적 조직으로의 변화’가 해멀이 말하는 궁극적인 경영 혁신인 동시에 기업 생존을 보장할 조직 모델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경영전략서라기보다 경영철학서에 가깝다. ‘인문의 시대, 창조의 시대’라는 전환점에서 서 있는 오늘날, 창조 경영의 해답을 갈구하는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어윤대 KB금융그룹 회장}

    • 2012-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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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중수 총재 “경기 더 나빠질 것 같지 않다”

    “예단하기 힘들지만 경기가 더 나빠질 것 같지 않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국내외 경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회복론을 내놓았다. 최근 설비투자와 수출, 소비 등 각종 지표가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이 바닥이라고 판단할 수 없지만 최근 국내 경기 둔화가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8월 ―13.9%에서 9월 6.2%로 뛰었고, 같은 기간 건설투자 증가율도 ―7.2%에서 3.0%로 올라섰다. 휴대전화 및 반도체의 수출 호조와 동남아를 비롯한 대(對)신흥국 수출 증가로 10월 수출도 전년 동기대비 1.2%가 늘면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김 총재는 세계 경제도 “과거와 비교해 나빠지기보다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위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 말하기는 힘들다”며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급격한 재정지출 축소에 따른 경제적인 충격) 가능성과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나라)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주요국의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3분기(7∼10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로 시장의 예상치(1.9%)를 웃돌았고,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도 10월에 50.2로 석 달 만에 기준치(50)를 넘었다. 김 총재는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미국의 재정절벽과 관련해 “가장 위험한 것은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간) 합의가 미뤄지며 크리스마스를 넘기는 것인데, 미국 정치권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는 경향이 있다”며 ‘막판 대타협’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수출이 전체 경제 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대외 여건을 미리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은은 유로존의 재정 위기 장기화 등으로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도 미국이 연내 재정절벽을 피할 가능성이 55%로, 재정절벽이 닥치면 내년 미국 성장률이 ―0.9%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시장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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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ey&Life]HSBC 샬롯 키르칼디 부본부장 “영어 금융용어 이젠 어렵지 않아요”

    HSBC는 이달 3일 중학생들을 초청해 금융교육인 ‘HSBC 리빙 파이낸스’ 수업을 열었다. 은행 임직원이 강사로 참여해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경제관념을 알려줄 뿐 아니라 일부 강의는 영어로 진행되어 인기다. 이날 강사로 나선 샬롯 키르칼디 기업금융부 부본부장으로부터 ‘금융 영단어 수업’을 소개한다. 뉴질랜드 출신인 키르칼디 부본부장은 HSBC콜롬비아와 멕시코를 거쳐 한국의 금융기관팀에서 일하고 있다. Life Cycle and Financial Planning: 생애주기와 재무 설계 사람은 누구나 아동기, 청소년기, 청년기, 중·장년기, 노년기를 거치며 이를 다른 말로 라이프사이클(생애 주기)이라 합니다. 라이프사이클 전체를 고려한 돈에 대한 계획이 바로 파이낸셜 플래닝(재무 설계)입니다. 단계에 따라 소득과 지출의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50대 이후에는 소득이 줄어드는 반면 자녀의 학자금이나 결혼 자금, 그리고 본인의 의료비 등으로 지출은 늘어납니다. 따라서 미래의 소득과 지출을 고려한 파이낸셜 플래닝이 필요합니다. 파이낸셜 플래닝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할 수도 있습니다. 시험을 앞두고 공부 계획을 세우는 것처럼 파이낸셜 플래닝 또한 자신의 인생 목표를 이루기 위해 꼭 필요한 계획 중 하나이죠. Budget and Cash Management: 예산과 돈 잘 쓰기 재무 설계에서 가장 기본은 자신의 소득 및 자산 수준을 파악하고 본인의 소득 수준에 맞춰 소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현명하게 돈을 잘 쓰기 위해서는 예산을 세우고, 그에 따라 수입과 지출을 관리해야 하죠. 또 정기적인 결산을 통해 예산을 평가해야 합니다. 또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구분해 건전한 소비생활을 해야 함은 물론입니다. Risk Management: 위험관리 살아가면서 우리는 사고나 질병, 실직 등 여러 위험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재무 설계를 할 때 미래에 직면할 위험을 미리 고려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고나 질병처럼 일어날 가능성은 작지만, 그로 인한 손실이 크다고 생각되는 위험에 대해서는 보험 상품을 활용해 위험을 이전할 수 있지요. Inflation: 인플레이션 예산에 맞춰 소비하고, 미래의 위험에 대비하는 동시에 해야 할 일은 돈을 모으는 일이지요. 돈을 돼지 저금통에만 모아 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인플레이션, 즉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현재의 1만 원과 미래의 1만 원은 같지 않습니다. 예컨대 1985년 자장면 한 그릇의 값은 500원이었지만, 2012년에는 4000원 이상을 지불해야 합니다. 매년 4%씩 물가가 상승하면 현재 1만 원은 30년 후에는 3만2000원과 같습니다. 바꿔 말하면 30년 후 1만 원은 현재 3000원 정도의 가치밖에 안 될 수도 있겠지요. Compound Interest: 복리 앞서 설명한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게 바로 복리와 시간입니다. 복리란 이자에 이자가 붙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10만 원을 10년간 저축한다고 할 때, 연 4% 단리일 경우 10년 동안 받는 이자는 4만 원인 반면에 연 4% 복리일 경우에 10년 동안 받게 되는 이자는 4만8000원으로 8000원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습니다. 복리의 효과를 나타내는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영희는 16세부터 25세까지, 철수는 25세부터 35세까지 각자 10년 동안 매년 1만 원씩 총 10만원을 연 9%의 복리예금에 저축했을 경우 영희와 철수가 50세가 되었을 때 각각 받게 되는 원금과 이자의 합은 131만500원과 55만3400원입니다. 같은 금액을 저축했는데도 복리의 효과로 인해, 10년 먼저 저축한 영희가 받게 되는 금액은 75만7100원이 더 많아요. 영희보다 철수가 더 많은 금액을 저축했을 때는 어떨까요? 영희는 16세부터 25세까지 10년 동안 매년 만 원씩 총 10만 원을, 철수는 25세부터 50세까지 25년 동안 매년 1만 원씩 총 25만 원을 연 9%의 복리예금에 저축한다면, 영희와 철수가 50세가 되었을 때 각각 받게 되는 원금과 이자의 합은 131만500원과 84만7010원입니다. 영희가 46만3400원 더 많은 셈입니다. 이 처럼 복리의 효과는 언덕 위에서 눈덩이를 굴리는 것처럼 커진다고 해서 ‘스노 볼(snowball) 효과’라고도 합니다. 복리를 활용해 다른 사람보다 더 일찍 저축을 시작한다면 더 풍요로운 미래를 계획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마세요.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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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ey&Life]블랙박스 설치한 운전자, 5% 추가할인

    온라인 자동차보험회사인 하이카다이렉트가 운전자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자동차보험 할인 프로그램을 판매한다. 평상시 운전을 자주하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알뜰형 운전자’라면 친환경 주행거리 특별약관 상품 가입을 고려해보는 것이 좋다. ‘마일리지 자동차보험’으로도 불리는 이 약관은 주행거리가 짧을수록 보험료를 할인받는 상품이다. 주말에만 차를 운전하는 샐러리맨이나 주부에게 적합하다. 연간 3000km부터 주행거리별로 할인율이 차등 적용되며, 최고 13.2%(OBD방식)를 할인받을 수 있다. 최근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차량용 블랙박스를 장착한 안전형 운전자는 ‘블랙박스 장착 특별약관’ 상품에 가입하면 보험료를 추가로 5% 할인받을 수 있다. 차량용 블랙박스는 교통사고 감소 효과, 교통사고 증거, 보험사기 예방은 물론 개인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효과로 대중의 관심은 물론이고 정부의 정책적인 지원과 규제 역시 광범위하게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최근 차를 장만한 신차 운전자라면 ‘도난방지 특별요율’ 상품 가입을 권한다. 이는 도난방지를 목적으로 한 특수기기인 이모빌라이저를 장착한 차량(버튼시동 스마트키 차량 등)에 대해 자기차량손해담보 보험료의 10%를 할인해 준다. 자신의 차에 이모빌라이저가 장착되어 있는지 잘 모르는 운전자가 많기 때문에 2009년 이후에 차를 산 운전자는 간단히 전화 한 통으로 해당 할인이 가능한지를 확인해보는 게 좋다. 이 세 가지 추가 할인형 상품은 모두 중복해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다. 세 가지를 모두 가입하면 최고 22.4%의 보험료를 할인받는다. 예를 들어 신차인 QM5를 소유한 38세 운전자가 부부가 운전하는 조건으로 가입하면 총 보험료는 79만4420원인데, 세 가지 상품을 모두 가입하면 66만6530원의 보험료만 내면 된다. 모두 17만7890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하이카다이렉트의 자동차보험은 전화(1899-1081)와 홈페이지(www.hicardirect.com)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 201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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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ose Up]“새 대통령, 서비스산업 키워 좋은 일자리 늘려야”

    “최근 우리 경제와 사회가 겪고 있는 여러 문제의 뿌리는 고용 부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제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 운용은 한계에 부닥쳤습니다. 새 대통령은 서비스업을 적극 육성해 질 좋은 일자리(decent job)를 창출해야 합니다.” 서비스산업총연합회(회장 박병원)가 6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서비스산업발전 선언문 발표장. 연합회를 대표해 연단에 나선 박병원 회장은 “제조업 중심의 수출이 글로벌 경기침체로 어려운 상황에서 내수 활성화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서는 서비스산업 육성 외에 별다른 대안이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총연합회는 전국은행연합회 손해보험협회 생명보험협회 대한병원협회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 등 32개 협회가 모여서 만든 단체다.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 국회, 언론에 각종 정책을 건의하고 자격증과 인증 프로그램 운영, 토론회·세미나 개최를 추진하려는 목적으로 올해 9월 결성됐다. 이들 32개 단체가 한꺼번에 나선 것은 서비스업이 고용효과가 큰데도 정부가 제조업 육성을 중심으로 하는 정책으로 일관하면서 서비스산업이 역차별을 받아왔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이날 참석한 각 서비스업계 대표들은 그동안 가슴에 담았던 얘기들을 봇물처럼 쏟아냈다. 한원곤 대한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한국은 공공성의 논리에 잡혀 의료 분야를 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국내 의료산업의 기술이 높은 데다 성장성도 충분한 만큼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보건의료 비중은 한국이 2.5%로 미국, 독일, 일본(7∼8%대)보다 낮다”며 “의료 서비스는 고용 유발 효과가 크고, IT 관광 교육 등 서비스업 전반에 대한 파급효과가 크다는 점을 감안해 규제 완화와 세제 지원으로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의료분야도 부가가치 창출하는 산업… 사회적 합의로 과감히 규제 풀어야” ▼전문성 있는 인력과 지원이 필수라는 의견도 나왔다. 오성환 전시컨벤션산업(MICE) 협회장은 “문화체육관광부와 지식경제부의 예산 지원을 받다 보니 컨벤션센터의 최고경영자(CEO)로 관련 부처나 기관에서 퇴임한 인사가 컨벤션 센터의 CEO로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전문성이 떨어지는 인사가 CEO를 맡다보니 단기 실적 내기에 급급해 컨벤션 사업을 벌이면서 기존의 업체들과 경쟁하려 하는 등 무리한 사업을 벌인다”며 “새 정부에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업 생태계를 풍부하게 해야 한다는 대안도 나왔다. 이순종 한국디자인단체총연합회 회장은 “이데오(IDEO) 등 세계적 디자인 기업이 몰려 있는 미국 실리콘 밸리처럼 한국도 ‘디자인벨트‘를 만들어 디자인 생태계를 풍부하게 해야 한다”며 “제품 중심의 정보기술(IT) 강국에서 서비스와 콘텐츠를 아우르는 창의 비즈니스 강국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디자인 산업에 영세업체들 간 과당 경쟁이 일어나면서 디자인 서비스에 대한 가격도 덤핑 수준으로 떨어졌다”며 “턱없이 낮은 보수와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는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기 힘들기 때문에 디자이너의 수준별로 용역 서비스 가격을 책정하는 디자인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관련 법 제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춘섭 한국여행업협회장은 “한국 여행 시장은 1961년 4만 명 규모에서 2011년 2250만 명으로 커졌는데, 관련법이 없다”며 “무리한 선택 관광이나 쇼핑을 막기 위해 적절한 규모의 수수료를 확보하기 위한 여행업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박인복 소상공인협회장은 “대선이나 총선에만 후보자들이 소상공인을 지원하겠다고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나 몰라라 한다”며 “진정성 있는 서민금융 지원책을 내놓아 달라”고 주문했다.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한 경영 자율성 확보의 중요성도 강조됐다. 박병원 회장은 “특정 분야에 자금을 공급하라고 하지 않아도 은행들은 우량한 대출자를 잡고자 치열하게 경쟁하며 자금을 공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최근 문제가 된 하우스푸어 대책과 은행의 사회공헌 활동에도 쓴소리를 했다. 박 회장은 “은행도 대출 부실을 막아야 할 동기가 충분하다. (하우스푸어 지원이나 사회공헌) 목표를 정해주는 것보다는 경영진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더 좋다”고 제언했다. 총연합회는 이런 각계 대표들의 의견을 수렴해 일자리 창출을 위해 정부가 부처별, 산업별, 기업별 고용실적을 평가하고 대책을 세우는 고용비상대책회의를 매달 열고, 정책 검토과정에서 고용영향평가를 시행해 줄 것을 제안했다. 또 제조업 위주의 ‘불균형 성장전략’을 바로잡고 국회가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통과시키라고 요구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은 서비스 관련 정책을 논의하는 위원회 결성, 관련 분야 발전을 위한 연도별 시행계획 수립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법안으로 현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총연합회는 이 밖에 △학원 운영 자율권 보장 △의료관광산업 육성 △자본시장법 개정안 국회 통과 △건축서비스산업진흥법 제정 △산업용 부동산 관련 종합부동산세 폐지 △경제자유구역 내 국내기업 입주 허용 등 광범위한 서비스 분야의 규제 완화를 촉구했다. 총연합회는 또 대선후보 캠프에 자신들의 요구사항을 공약에 포함시켜줄 것을 요청한 뒤 15일 대선후보를 초청해 토론회를 갖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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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硏 “내년 성장률 2.8%”… 첫 2%대 전망

    한국 경제가 내년에도 연 3%를 밑도는 저성장을 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한국금융연구원은 5일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서 ‘2012년 금융동향과 2013년 전망’을 주제로 열린 세미나에서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해(2.2%·전망치)보다 다소 높은 2.8%에 머물 것”이라고 전망했다. 2%대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그동안 나온 기관들의 전망치 중에서도 가장 낮다. 한국은행은 3.2%, 한국개발연구원(KDI)은 3.4%로 예상했다. 이명활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에도 유로지역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재정절벽(급격한 재정 위축에 따른 경제충격) 가능성 등과 같은 대외 불확실성이 계속되면서 수출은 소폭 확대에 그치고, 내수는 올해보다 크게 좋아지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문별 성장률은 민간소비가 소비심리 위축과 가계부채 상환 부담, 주택경기 침체 등으로 올해 1.4%에서 내년에는 2.1%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추정됐다. 설비투자 증가율(5.2%)도 올해(1.6%)보다 높아지고, 건설투자(―0.1%→2.1%)는 3년 만에 증가세로 전환될 것으로 분석됐다. 원-달러 환율은 1084원으로 올해(1128원 전망)보다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내년 상반기와 하반기 전망치는 각각 1091원, 1084원이다. 연구원은 “내년 하반기에는 글로벌 경기 개선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약화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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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민간소비, 카드대란 때보다 악화”

    올해 민간소비가 글로벌 금융위기나 카드대란 때보다도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가계의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소비 여력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민간소비(명목) 증가율은 2.5%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7.1%)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2.6%)과 카드대란이 일어났던 2003년(2.8%)보다 소비지표가 악화됐음을 의미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실질소득이 늘어나는데도 소비가 저조했다는 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실질 가계소득 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올해 1분기(1∼3월) 3.8%, 2분기(4∼6월) 3.7%로 회복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가계의 이자지급액이 부채증가액보다도 커지면서 소비 여력이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가계부채가 늘면 일정기간 유동성이 증가해 소비와 내수가 늘어나지만, 이후에는 채무부담이 커져 유동성은 하락한다는 것이다. 한은에 따르면 가계소득을 제외하고 가계에 들어오는 돈(부채증가액)과 가계에서 나가는 돈(이자지급액)을 비교한 비율인 ‘자금 순유입률’이 올해 ―3.52%를 나타냈다. 이는 가계부채 증가율(2.2%)에서 대출금리(5.72%)를 뺀 수치로,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3년(―5.5%) 이후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에는 부채가 소비를 늘리기보다는 소비를 줄이면서 내수가 침체되고 있다”고 진단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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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ose Up]초저금리 시대… 옛날 금리상식으론 손해보기 십상

    《 이달 초 주택담보대출 연장을 위해 은행을 찾은 회사원 김모 씨(43)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금리 하락세를 고려해 원래대로 변동금리 대출을 연장할 계획이었지만 이자가 더 싼 고정금리 대출상품을 발견한 것이다. 》 창구 직원은 “만기 10년의 고정금리 대출 기본 금리가 연 5%대 중반이지만 금리를 우대하면 3%대 후반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변동금리 대출 금리는 연 4%대 초반이었다. 결국 김 씨는 고정금리 대출을 선택했다. 김 씨는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낮은 건 별로 본 적이 없다”며 “불경기로 한 푼이 아쉬운 마당에 월 10만 원 안팎의 이자를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 강북구 수유동 수유역 주변 A저축은행. 예금 금리를 안내하는 외벽의 현수막에는 숫자가 들어갈 부분이 ‘○%’라는 공란으로 남아 있었다. 고객이 한창 몰렸던 2008년 ‘○’ 자리에는 ‘8’이란 숫자가 씌어 있었다. 연 8%대 금리까지 지급했던 것. 하지만 올여름부터는 공란을 채우지 않고 있다. 현재 이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2%. 길 건너 시중은행이 3.7%를 주는 마당이어서 이를 밖으로 공공연히 내걸기가 민망해진 것이다. 저금리 시대가 본격 개막하면서 지금까지 통용되던 ‘이자 상식(常識)’이 깨지고 있다. 대출이자가 예금이자와 엇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하고, 일부 은행에서는 고정금리 대출 이자가 변동금리 대출 이자보다 낮아지는 현상까지 나타나고 있다. 고(高)금리 예금의 대명사였던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연 3%대까지 추락했다. ○ 대출금리, 예금금리보다 더 많이 하락 4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3%대로 속속 낮아지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최저금리는 신한은행이 3.68%, KB국민은행은 3.74%까지 하락했다. 정기예금 금리가 3%대 중반인 점을 감안하면 대출금리와 예금금리가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셈이다. 9월 신규 가계대출 중 3%대 금리를 적용받은 대출도 전체의 11.9%나 됐다. 특히 대출금리가 예금금리보다 많이 떨어졌다. 9월의 대출금리는 1월보다 0.77%포인트(5.06%→4.29%) 떨어진 데 비해 예금금리는 같은 기간 0.58%포인트(3.76%→3.18%) 하락하는 데 그쳤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은행들이 예금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뜨리면서 대출금리는 찔끔 내려 눈총을 받던 예전과 달라진 모습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고정금리 대출 금리가 변동금리보다 높다는 기존의 공식이 깨졌다. ▼ 대출 3년 지났으면 ‘저금리로 갈아탈 적기’ ▼통상 고정금리 대출은 금리가 오를 때에도 당초 약정한 이자가 적용돼 은행은 금리 상승의 위험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이런 위험을 대출 금리에 반영해 고정금리 대출의 금리는 보통 변동금리보다 높았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최저금리는 3.76%로 변동금리 대출 최저금리(3.90%)를 밑돌았다. 우리, 하나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최저금리도 각각 4.05%, 4.00%로 떨어져 변동금리 대출 최저금리(각각 4.18%, 4.22%)보다 낮았다. 이런 역전현상은 정부가 2016년까지 고정금리, 분할상환 대출의 비중을 전체 주택담보대출의 30%까지 확대할 것을 은행에 주문한 영향이 크다. 고정금리 대출 비중을 늘리려면 금리를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비교적 금리가 낮은 장기 고정금리 대출상품인 ‘적격(適格)대출’의 등장도 시중은행의 고정금리 대출 금리를 끌어내리는 데 한몫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의 보증을 받는 적격대출은 금리가 연 4∼4.2% 수준이다. 정창대 NH농협은행 여신정책부 차장은 “전체 대출규모를 늘려야 하는 은행들로서는 조건이 좋은 적격대출 금리를 의식해 대출상품의 금리를 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금리 하락기, 변동금리 대출 받는 공식 깨져 이에 따라 금리 하락기엔 변동금리 대출이 유리하다는 불문율도 통하지 않게 됐다. 7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이후 고정금리 대출(신규 취급) 비중은 7월 39.2%에서 9월 47.3%로 증가했다. 대출자들은 어떤 상품이 유리한지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이정걸 KB국민은행 WM사업부 재테크팀장은 “단기에 갚을 자금이라면 본인의 거래실적이나 신용도, 변동금리와 고정금리의 특징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대출상품을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에 10년 이상 장기 자금의 경우 향후 경기가 좋아져 금리가 오를 가능성까지 감안해야 한다. 또 대출 받은 지 3년이 지났다면 중도상환 수수료(대출액의 1.5∼2.0%)가 면제되기 때문에 이자가 싼 상품으로 갈아타는 게 좋지만, 3년 이내라면 중도상환 수수료와 금리 하락에 따른 이자 절감 효과를 꼼꼼히 비교해봐야 한다. 은행들은 울상이다. 국내 은행의 1∼9월 당기순이익은 7조5000억 원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 12조3000억 원보다 4조8000억 원(39.2%) 줄었다. 최근 시중은행장들은 한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순이자마진(NIM) 감소로 수익성이 나빠질 우려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저축은행의 굴욕 최근에는 적금 금리와 예금금리도 역전됐다. 2008년 이후 예금금리(만기 1년 이상 2년 미만)는 은행권 대출확대 경쟁의 영향으로 적금 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 올해 1월까지도 예금금리(4.04%)는 적금금리(3.75%)보다 소폭 높았다. 하지만 9월에는 예금금리(3.43%)가 적금금리(3.51%)보다 낮아졌다. 부동산 경기 침체 등으로 대출수요가 줄자 은행들이 목돈을 예금으로 받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은행들의 ‘특판 상품’도 대부분 적금에 쏠려 있다. 신한은행이 국제기후기금(GCF) 유치를 기념해 판매하는 연 3.9%의 수신상품도 적금이다. 월 불입 한도는 50만 원으로 제한됐다. 은행은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는 반면에 자금운용 부담은 비교적 작은 셈이다. 저축은행들의 예금금리 역시 9월 3.94%로 처음 3%대에 진입했다. 저축은행의 예금금리는 1990년대 말 최대 16%대까지 치솟았다가 2000년대 들어 4∼8%대를 유지했다. 부실 저축은행을 떠안은 금융지주 계열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아예 낮게 책정해놓고 있다. 하나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은 3.2%의 이자만 지급한다. 대출액이 6000억 원인 반면에 예금액이 1조2000억 원이나 돼 예금이 더 들어와도 굴리지 못해 오히려 ‘역(逆)마진’만 생기기 때문이다. 이 은행 관계자는 “기존 고금리 예금에 이자를 주기도 벅차다”며 “당분간 예금금리를 올리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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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영업자 부채 평균 1억원 육박… 대기업 연체율 반년만에 3배로

    ‘불황의 물결’이 가계와 기업을 비롯한 경제주체들을 덮치고 있다. 자영업자의 가계 부채가 430조 원에 이르는 가운데 가구당 부채는 평균 1억 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불황으로부터 안전지대’로 여겨졌던 대기업 중에서는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속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유럽의 재정 위기와 가계부채 문제 등이 한국 경제의 시스템 리스크로 작용해 한국 경제의 성장 잠재력 저하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이 31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3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부채규모는 430조 원 안팎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자영업자의 부채는 2011년 1월부터 2012년 3월까지 16.9%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가계부채 증가율(8.9%)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내수경기 부진으로 자영업자의 소득여건이 나빠져 사업체 운영자금과 생활자금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자영업자의 가구당 부채는 9500만 원으로 임금근로자 가구당 부채(4600만 원)의 두 배가 넘었다. 연소득 중 원리금 상환액이 40%를 넘는 ‘과다채무가구’의 비중을 보면 자영업자는 14.8%로 임금근로자의 8.5%에 비해 크게 높았다. 또 내수 부진으로 소득이 줄면서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3월 말 현재 1.1%에 이르렀다. 이는 임금근로자(0.6%)의 약 2배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은행 문턱이 높아지면서 비교적 신용등급이 좋은 사람마저 고금리 대부업체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등록 대부업체의 대출 잔액은 8조7000억 원으로 2007년 9월 말(4조6000억 원)보다 두 배 정도로 늘었다. 특히 최근 들어 신용도가 비교적 좋은 1∼6등급 가계의 대부업체 이용이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다. 대부업체의 1∼6등급 차주에 대한 대출비중(신규취급액 기준)은 2012년 상반기 중 41.9%로 2010년(32.2%)과 2011년(34.6%)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는 이들의 신용등급이 크게 나쁘지 않아도 고정적인 소득이 적어 은행권 대출을 이용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가운데 저신용자가 무는 가산금리는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저신용(5∼10등급) 대출자와 고신용(1∼4등급) 대출자의 대출금리 격차는 올해 1분기 0.58%포인트로 2008년 말(0.42%포인트)보다 벌어졌다. 이는 은행들이 거래은행 변경이 어려워 금리 협상력이 낮은 취약계층에 대해 가산금리를 더 크게 물렸기 때문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비교적 안전한 대기업마저 불황을 비껴가지 못했다. 대기업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0.27%에서 올해 6월 말 0.89%로 3배 이상으로 늘었다. 특히 조선·해운업의 연체율은 0.33%에서 7.41%로, 건설업은 1.57%에서 4.24%로 가파르게 뛰었다. 또 전체 상장기업 중 영업활동으로 이자를 갚기 어려운 한계기업의 비중은 2010년 말 14%에서 2011년 말 15%, 2012년 6월 말 18%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대기업은 이 기간 11%에서 15%로 늘었고, 중소기업 역시 17%에서 21%로 증가했다. 한계기업이란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이 100% 미만이거나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마이너스(―)인 사업체다. 한은은 “기업의 수익성 악화로 한계기업의 도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대규모기업집단(대기업 집단)에 소속된 한계기업의 부실이 다른 계열사로 확산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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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월 무역흑자 56억4000만 달러 사상 최대

    주춤했던 수출이 지난달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상품수지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경상수지는 흑자 규모가 크게 확대되며 8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국제수지(잠정)’ 자료에 따르면 9월 상품수지는 56억4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이는 관련 통계를 작성한 1980년 이후 최대치다. 수출은 8월 429억 달러에서 9월 477억2000만 달러로 늘었다. 이는 지난해 7월(485억6000만 달러) 이후 14개월 만에 가장 많은 것이다. 전달보다는 1.1% 늘었다. 휴대전화 신상품이 출시되면서 휴대전화 수출이 증가했고, 현대자동차의 파업 종료로 승용차 수출 감소 폭이 작아진 데다 석유제품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유로존 재정 위기로 대외 환경이 좋지 않은데도 상품수지가 사상 최대치를 나타낸 것은 한국 경제가 견실하게 성장하면서 국부(國富)를 쌓아가고 있다는 증거”라며 “경기가 7, 8월 바닥을 찍고 미미하게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입은 원유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 403억8000만 달러에서 9월 420억7000만 달러로 늘었다. 그러나 지난해 같은 달과 견줘보면 6.7% 줄었다. 국제수지의 또 다른 항목인 서비스수지는 9월 흑자(3억2000만 달러)로 전환했다. 8월 서비스수지는 적자(―2억6000만 달러)였다. 이는 여행수지 적자폭이 전월 8억 달러에서 4억8000만 달러로 개선된 것이 주효했다.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가 개선되면서 경상수지는 60억7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이는 역대 최대치였던 7월 흑자(61억4000만 달러)에 근접한 것이다. 전월 25억 달러 흑자보다는 35억7000만 달러 늘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경상수지 흑자는 284억6000만 달러로 한국은행의 연간 전망치 340억 달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일부에서는 무역수지가 개선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수요 감소로 수입이 줄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도 있어 경기 반등세를 점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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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행 대출금리 역대최저… 예금금리도 동반하락

    기준금리(9월 30일 현재 2.75%)가 잇달아 하락한 가운데 9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금리가 일제히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9일 내놓은 ‘2012년 9월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에 따르면 지난달 예금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대출금리는 전달보다 0.09%포인트 낮아진 연 5.13%로 지난달의 최저치 기록을 갈아 치웠다. 이는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6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가계대출 금리는 4.86%로 전달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한은이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잇달아 내리면서 가계대출에 연동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금리가 하락했고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금리가 인하된 영향이 크다. 기업대출 금리도 전월보다 0.06%포인트 떨어진 5.30%를 나타냈다. 이는 신용도가 좋아 대출금리를 상대적으로 낮게 적용받는 우량 기업에 대한 대출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3.18%로 전달보다 0.01%포인트 떨어지며 2010년 11월(3.09%)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이에 따라 신규 취급액 기준 9월 예대금리차(대출금리―예금금리)는 1.95%포인트로 전월(2.03%포인트)보다 줄었다. 금융계 관계자는 “저금리 기조 속에서 은행권의 이자수익이 감소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금융감독원은 국내 은행의 3분기(7∼9월) 순이익이 2조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보다 3000억 원(12.5%), 올해 2분기(4∼6월)보다 1000억 원(4.1%) 줄어든 규모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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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소비심리 ‘꽁꽁’… 한국 성장엔진 꺼지나

    3분기(7∼9월) 성장률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증가하는 데 그친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기업들의 투자심리 위축이 놓여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이 불과 보름 전에 제시한 연간 성장률 2.4%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4분기에 경기가 바닥을 치고 서서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일부 전문가는 한국 경제가 이미 ‘L’자형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사상 첫 6분기 연속 0%대 성장 전기 대비 성장률은 0.2%로 6개 분기 연속 1%를 밑돌았다. 이는 1970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이다. 과거 4개 분기 이상 연속으로 성장률이 1%를 밑돈 것은 오일쇼크(1979년 2분기∼1980년 2분기), 외환위기(1997년 4분기∼1998년 2분기), 카드대란(2004년 1분기∼2005년 1분기),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2분기∼2009년 1분기) 등 네 차례뿐이었다. 그동안 분기 성장률은 0%대 이하로 떨어졌다가도 곧 강한 회복력을 보이면서 1%대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이제 체력이 바닥난 ‘위기 상시’ 국면에 빠져 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외부의 큰 충격이 없는 가운데 성장세가 지지부진하다”며 “한국 경제가 L자형 장기 침체에 돌입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0%대 성장’ 장기화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및 중국의 경기 둔화로 기업의 투자심리가 약화된 영향이 크다. 3분기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4.3% 감소하면서 전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내 30대 기업의 올해 상반기(1∼6월) 투자 실적은 54조3000억 원으로 목표치 120조9000억 원의 44.9%에 그쳤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세계경제의 불확실성 확대와 정치권의 경제민주화 논의 등이 기업의 투자심리를 옥죄고 있다”고 우려했다. 다른 부문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3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보다 0.6% 증가하는 데 그쳤다. 소비자 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CSI)도 10월 98로 석 달째 부정적이다. CSI가 100을 밑돌면 경제 상황을 바라보는 소비자 심리가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수출은 3분기에 전기 대비 2.5% 증가했지만 이 증가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경기 바닥론 vs 위기 상시화 정부는 연말로 갈수록 경기가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경기 흐름상 올 3분기에 ‘바닥’을 쳤다는 것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경제활력대책회의에서 “3분기가 특별히 급락했다기보다는 지난 1년간 경기 부진이 누적돼 나타난 측면이 있다”며 “경기 흐름이 6월까지 하강했지만 9월부터는 개선돼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풀이했다. 특히 지난달 경기활성화 대책으로 내놓은 원천징수세 조기 환급,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카드가 10월부터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개소세 인하 직후인 지난달 11일 이후 이달 15일까지 한 달여 동안 승용차 판매 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5%가량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은 역시 3분기 재고가 4.3% 감소한 점을 들어 기업들이 4분기부터는 생산활동에 나서면서 경기에 훈풍이 불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유로존 위기의 향방을 비롯해 미국 대선에 따른 재정절벽(정부가 재정 지출을 줄여 경기가 침체되는 현상) 우려, 국내외 선거 등 ‘정치 변수’가 산적해 있어 향후 경제 전망 자체가 힘들다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올해 초에도 경기가 곧 바닥을 다지고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지만 실제로는 오판(誤判)으로 귀결됐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일시적으로 반등해도 세계경기의 불확실성 등으로 저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아예 꺾이는 것이 아닌지 경제당국은 물론이고 정치권도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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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분기 성장률 3년만에 1%대 추락… 1.6% 쇼크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3년 만에 처음으로 1%대(전년 동기 대비)로 추락했다. 수출이 전 분기에 비해 다소 늘었지만 민간 소비와 투자가 부진한 게 주요 원인이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2년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에 따르면 3분기 중 실질GDP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성장에 그쳤다. 이는 2009년 3분기(1.0%)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한은이 예상했던 성장률 1.8%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0.2%에 성장에 그쳤다. 전기 대비 성장률로도 2009년 4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한은이 수정 전망한 올해 성장률 2.4%도 달성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재정위기, 미국과 중국의 경기 둔화 등 대외 악재가 많은 데다 내수 역시 살아날 조짐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은은 4분기(10∼12월)에는 상황이 약간 나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배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은 “3분기 성장률 자체는 2분기(4∼6월)보다 낮아졌지만 민간 소비지출이 늘고 설비투자도 마이너스 폭을 줄이는 등 내용은 다소 좋아졌다”며 “4분기에는 수출이 호전되고 생산도 늘어 성장률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전날보다 33.07포인트(1.72%) 하락한 1,891.43으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1,900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9월 6일(1881.24) 이후 처음이다. 또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0원 내린 1097.00원으로 마감했다.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 201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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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웅진코웨이, 예정대로 MBK에 팔릴듯

    웅진코웨이가 당초 계약대로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는 25일 “웅진홀딩스 이해관계인 심문을 열고 웅진코웨이 주식 매각과 관련해 웅진홀딩스는 MBK파트너스와의 기존 주식양수도 계약을 원칙적으로 이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웅진홀딩스는 채권자협의회의 동의를 얻어 11월 1일 이전에 법원에 매각 허가신청을 낼 예정이다. 웅진코웨이 매각 대금이 약 1조2000억 원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채권단도 자금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심문에는 웅진홀딩스, 채권자협의회, MBK파트너스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법원 관계자는 “심문에 참석한 3자가 매각에 합의를 이뤄 사실상 이제 세부적인 조율과 법적 절차만 남았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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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 13개월만에 1100원선

    달러에 대한 원화 환율이 1100원 밑으로 떨어져 원화가치가 연중 최고치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 1100원 선이 깨진 것은 지난해 9월 9일(1077.3원) 이후 13개월여 만이다. 25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24일)보다 5.4원 내린 109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의 환율 하락세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의 통화정책 완화로 풀린 돈이 기초체력이 좋은 한국에 더 몰려들어 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또 당분간 환율 내림세가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자 수출업체의 달러 매도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 점도 환율을 끌어내렸다. 여기에 이날 국제 채권단이 그리스의 재정긴축 시한을 2014년에서 2016년으로 연장해 주면서 유럽의 재정위기 불안이 다소 완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전문가들은 ‘심리적인 지지선’인 1100원 선이 깨진 만큼 환율 하락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미국 대선이나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가능성 등 변수가 있지만, 최근의 환율 하락세는 한국 경제의 뛰어난 경쟁력에서 비롯됐다”며 “이는 추세적인 것으로 환율은 완만한 속도로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환율 하락으로 수출기업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수출기업 160개사를 대상으로 긴급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 중 52.6%가 ‘환율 하락의 피해를 봤다’고 답했다. 수출이 매출의 75∼80%를 차지하는 현대·기아자동차는 환율이 10원 내리면 약 2000억 원의 매출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정될 정도다. 손영기 대한상의 거시경제팀장은 “수출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환율 하락의 영향이 과거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시아태평양 리서치센터 대표는 “환율보다는 대외 수요가 수출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한국 경제도 강해졌다”며 “원-달러 환율이 950원 선까지 내려가도 한국 경제는 충분히 버텨낼 수 있다”고 말했다. HSBC는 원-달러 환율이 내년 1080원, 2014년 세 자릿수(900원대)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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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중수 넥타이 무슨 색이야?

    ‘한국은행 총재가 빨간 넥타이를 매면 기준금리가 바뀐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가에는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의 넥타이 색깔과 기준금리 결정 간에 상관관계가 있다는 속설이 나돌고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의장인 김 총재로부터 ‘모종의 단서’를 포착해 금리 변화를 가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에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표정이나 손짓까지 분석해 금리의 향방을 전망하는 사람들인 ‘페드 워처(Fed Watcher)’까지 있다. 실제로 이 같은 분석이 전혀 터무니없는 것은 아니었다. 김 총재는 2010년 4월 취임 이후 금리 결정을 하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모두 4차례에 걸쳐 빨간 넥타이를 맸다. 이 중 2010년 4월을 제외한 2011년 1월(0.25%포인트 인상), 2011년 3월(0.25%포인트 인상), 2012년 10월(0.25%포인트 인하)에 각각 기준금리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기준금리가 동결됐을 때 김 총재는 대개 남색이나 하늘색 등 파란색 계열의 넥타이를 맸다.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도 기준금리가 조정된 것은 2010년 7월(0.25%포인트 인상)과 11월(0.25%포인트 인상) 두 차례뿐이었다. 다만 여름에는 넥타이를 매지 않기 때문에 이런 예측이 어렵다. 올해 7월에는 넥타이 없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다. 김 총재는 최근 “금리를 결정하는 날 넥타이에 신경을 쓴다”며 “그러나 색깔 하나로 금리 방향을 쉽게 예측하게 하지는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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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적 은행서 맹활약 여성 부행장 5명… 그녀들이 말하는 ‘여성 임원들의 7가지 리더십’

    보수적인 분위기로 유명한 은행에 여성 부행장이 드물다. 시중은행에 100명에 육박하는 부행장이 포진했지만 여성은 5명뿐이다. 권선주 IBK기업은행 리스크관리본부장(56), 김명옥 한국씨티은행 업무지원본부장(56), 제니스 리 스탠다드차타드은행 변화관리추진본부장(51), 유명순 씨티은행 기업금융상품본부장(51), 김정원 씨티은행 재무기획그룹장(44)이 주인공이다. 출장 등으로 자리를 비운 씨티은행의 김명옥 유명순 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과 인터뷰한 결과 이들은 모두 걸어온 길은 달랐지만 공통된 성공 방정식을 갖고 있었다. ○ 지휘관 아닌 조력자형 리더 이달 초 한국씨티은행에서 임원 인사가 발표되자 직원들은 잠시 술렁였다. 미국 본사에서 파견한 외국인 남성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맡는다는 관례가 깨졌기 때문이다. 이 자리를 꿰찬 사람이 바로 김정원 부행장이다. 소속 팀장들은 김 부행장보다 나이가 많은 남성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팀장들에게 “업무를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게 하는 대변인이 되겠다”며 “그 대신 일을 열심히 해 달라”고 당부했다. 리더가 지시만 내리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소속 팀의 일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라는 철학에 따른 것이었다. 이처럼 이들은 명령하고 통제하는 지휘관보다는 조율자(coordinator)나 촉진자(facilitator)에 가까웠다. 리 부행장은 “여성은 싸우지 않고 협상하는 법을 안다”며 “지금은 파워보다는 영향력의 시대”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노동조합이 은행권 최장기 파업을 강행할 때 태도는 부드럽게 하되 사측이 결정할 일까지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로 일관하면서 파업 종료를 이끌어냈다. 그는 “일사불란한 지휘보다는 이해관계자의 원활한 조율로 원하는 바를 이루는 게 효과적”이라고 귀띔했다.○ 질문은 많이, 보고는 간결하게 열린 의사소통은 필수다. 권 부행장은 회의를 주재할 때 질문을 많이 던진다. 그는 “대개의 남성 리더들은 하고 싶은 말만 하다보니 하급자는 일방적으로 말을 듣고 끝나기 일쑤”라며 “회의의 목적은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인 만큼 듣는 데에 주력한다”고 소개했다. 간결한 보고도 중요하다. 김 부행장은 “상대가 궁금한 점까지도 미리 파악해 머릿속으로 정리한 뒤 보고한다”고 강조했다. 최고경영진일수록 궁금한 사항을 일일이 물어보는 ‘스무 고개’를 할 여유가 없다는 것. 그는 “파워포인트의 5개 꼭지에 들어갈 내용으로 요약한다는 생각으로 보고한다”고 덧붙였다. ○ 술자리, 못해도 된다 남성들 사이에서는 술자리나 흡연실은 비공식적 정보 통로로 여겨진다. 하지만 이들은 ‘제3의 길’을 택했다. 김 부행장은 중국 요리를 먹더라도 흔한 중국집보다 특이한 딤섬(중국식 만두)집을 간다. 그는 “초년병 시절 술을 많이 마시고 목소리도 일부러 걸걸하게 했지만 이제는 나만의 스타일로 소화한다”고 자랑했다. 권 부행장은 다른 부서와의 회의가 끝나면 항상 점심을 함께한다. 마음의 빗장을 풀고 허심탄회한 부탁을 하거나 업계 동향 등을 귀담아듣기에 좋기 때문이다. 리 부행장도 직원들과 마주칠 때 먼저 말을 건넨다. 평소의 대면 접촉이 더 중요하고, 윗사람에게 아랫사람이 먼저 접근하기 힘들다는 생각에서다.○ 시간을 경영하라 효율적인 시간관리도 성공의 열쇠였다. 김 부행장은 “시간을 최대한 쪼개 쓰는 것밖에 답이 없다”며 대학 노트 한 권을 내밀어 보였다. 번호가 매겨진 할 일이 빼곡하게 적혀 있고, 처리된 일들은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었다. 권 부행장은 매일 아침 팀장급과의 회의를 ‘스탠딩 회의’로 5분 내에 끝낸다. 그는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하려면 현안만 보고하고 빨리 현장에 돌아가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 직업, 일이 아니라 배움 이들은 직장생활의 고비를 배우는 즐거움으로 극복했다. 권 부행장은 남성 동기보다 승진이 늦고 지점 생활을 오래 했지만 괘념치 않았다. 그는 “지점 생활을 오히려 배우는 기회로 삼았다”고 소개했다. 예금을 넣으러 오는 사람에게는 돈을 모으고 인생을 사는 법을 배우고, 대출하러 오는 고객에게는 산업계 동향을 귀동냥하는 재미로 버텼다. 리 부행장은 교수의 꿈을 안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가 조교 시절 취직하면서 직장생활을 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그는 “학교에서는 돈을 내면서 배우지만 직장에서는 돈을 받으면서 배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짜라 이들은 또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직장 생활을 관두고 싶은 고비를 맞을 때 마음을 다잡는 도구로 삼는다는 것이다. 리 부행장은 “자신의 투자 성향과 투자 목적에 맞게 자산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처럼 커리어 성향과 커리어 목적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새로운 도전을 추구하는 커리어 성향과 재무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발휘하는 커리어 목적에 따라 ‘제조업→통신업→금융업’으로 커리어를 바꿨다. 기준은 △원하는 것을 하고 있나 △잘하는 것을 하고 있나 △현재 생활이 동기 부여가 되나 등이었다. ○ 여성 동료를 활용하라 이들은 직장 여성동료와의 좋은 관계도 중요하다고 말한다. 남성보다 상대적으로 네트워킹이 약한 게 단점이기 때문이다. 김 부행장은 외부 인사를 만났을 때 공통으로 아는 여성이 있으면 ‘○○○ 아세요?’라며 그 사람의 장점을 어필했다. 이른바 ‘네임 마케팅’이다. 그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생각을 버리고 서로 밀고 끌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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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핫 이슈]메릴린치 투자실패 쓴맛 한국투자공사, 올 수익률 9.3%로 거듭난 비결은?

    “요즘 헤지펀드들이 연 4∼5%의 수익률을 내기도 힘들던데, 어떻게 한 겁니까?” 최근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연차총회. 마이클 에번스 골드만삭스 부회장은 최종석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을 만나 고개를 갸우뚱했다. KIC의 투자성과를 듣고 난 뒤 궁금증이 풀리지 않아서였다. 최 사장은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을 때에도 성장성을 보고 꾸준히 투자했다”고 에번스 부회장에게 말해주었다. KIC가 올해 유럽 재정위기 등 녹록지 않은 시장상황에도 불구하고 목표치를 웃도는 수익률을 나타내 한껏 고무됐다. 2008년 메릴린치 주식투자로 거액의 손실을 봤던 때와 분위기가 정반대다. 하지만 KIC가 경제규모에 걸맞은 국부펀드로 자리 잡으려면 덩치를 키우고 전문성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목표치 초과 달성 KIC는 올해 1∼9월 주식과 채권 투자수익률이 9.3%로 운용목표 9.1%를 넘어선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3.3%의 수익률로 원금까지 까먹은 것과 대조적이다. 또 KIC는 2005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운용자산 500억 달러를 돌파했다. 누적 투자이익이 55억 달러에 이르면서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에서 위탁받은 자산 446억 달러까지 합하면 순자산이 501억 달러가 됐다. 2008년은 그야말로 KIC의 암흑기였다. KIC는 당시 메릴린치 주식을 20억 달러어치 사들였다. 곧장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쳐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BoA)에 합병됐고 KIC는 BoA 주식을 주당 29달러에 받았다. 하지만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BoA 주가는 주당 6달러까지 곤두박질쳤다. 당시 손실액은 13억 달러로 국내에서 국외 주식투자 중 최대 손실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리스크 최소화와 깐깐한 투자 KIC는 이를 반면교사로 삼았다. 유로존 위기 같은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한 ‘테일 리스크 헤징’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평소와 다르게 움직이는 지표들, 이른바 ‘블랙 스완’에 해당하는 지표들을 분류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박용덕 KIC 투자전략실 부장은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역대 데이터를 바탕으로 짜인 시스템에 따라 투자전략을 세워 투자위험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또 조직별로 위험예산 제도를 도입해 자산운용 목표치를 할당하면서 위험을 허용하는 목표치까지 함께 배분했다. 또 투자를 하더라도 최대한 깐깐하게 집행했다. 투자대상을 반드시 눈으로 확인하고 투자하는 ‘발로 뛰는 투자’의 원칙을 고수했다. 브라질의 철광석기업 투자를 맡은 KIC 투자운용본부의 오모 과장은 출장길에 경비행기를 타고 광산을 직접 찾아가 철광석 샘플을 채취한 뒤 성분을 살펴 투자를 결정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KIC는 올해 들어 웰스파고와 BNP파리바, 맥쿼리증권을 비롯해 해외 금융사 경력자를 기존 44명에서 54명으로 늘렸다. KIC가 한국의 대표 국부펀드로 자리 잡으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 KIC의 1인당 자산 운용한도가 4억5000만 달러로 카타르국부펀드(1억1000만 달러)나 싱가포르국부펀드(2억2000만 달러) 등과 비교했을 때 많다. 반면에 덩치가 세계 19위로 경제 규모에 비해 적은 편이다. 또 BoA 투자가 올해 역시 40%에 육박하는 손실을 보이면서 KIC의 발목을 여전히 잡고 있는 점도 해결해야 할 숙제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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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핫 이슈/뉴스 따라잡기]국부펀드는 정부 자산으로 富키우는 펀드… 노르웨이 연금펀드 6562억달러 운용 1위

    A. 정부가 소유하거나 관리하는 자산을 운용해 국가의 부(富)를 더 축적하기 위해 설립한 특별 투자펀드를 말한다. 재정 흑자나 상품(석유, 자원) 수출 등으로 생긴 자금이 재원이다. 국부펀드연구소(SEFI)에 따르면 올해 9월 세계 국부펀드 규모는 5조1345억 달러(약 5647조9500억 원)에 이른다. 노르웨이의 정부연금펀드와 아랍에미리트의 아부다비투자청, 중국의 국가안정화기금이 자산 운용규모 1, 2, 3위를 차지한다. 신흥국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와 고유가에 따른 중동 산유국의 수익 증가로 국부펀드의 자산 증가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Q. 어느 나라가 주로 국부펀드를 운용하나? A. 초반에는 ‘오일머니’를 굴리기 위해 설립한 국부펀드가 많았다. 1953년 쿠웨이트투자청을 시작으로 1970∼90년대 중동 산유국을 중심으로 국부펀드 설립이 붐을 이뤘다. 2000년 이후로는 아시아 국가들이 경상수지 흑자로 막대하게 늘어난 외환보유액을 운용하기 위해 국부펀드들을 만들었다. 한국투자공사(KIC·2005년)나 중국투자공사(CIC·2008년)가 대표적인 사례다. 단일 국가로는 중국의 운용규모가 총 1조1180억 달러로 가장 크다. 중국은 CIC뿐만 아니라 국가안정화기금, 홍콩통화국 투자포트폴리오, 중국 사회안정기금 등 다양한 목적의 국부펀드도 운용한다. Q.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부펀드의 역할은? A. 장기 투자하는 특성상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다소 완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당시 테마섹은 스탠다드차타드에, CIC는 모건스탠리에, 싱가포르투자청(GIC)은 UBS에 각각 투자해 글로벌 자본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반면에 올해 5월 CIC 등 일부 국부펀드가 유럽 재정위기로 유럽의 국채 매입을 중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국제 금융시장이 출렁이기도 했다. Q. 국부펀드에 대한 우려는 없나? A. 영향력은 커지는 반면에 투자대상이나 투자정보 등은 베일에 싸여 있는 때가 많다. 또 정치적으로 이용될 개연성에 대한 우려도 높다. 이에 따라 국제통화기금(IMF)은 2009년 국부펀드의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성 강화를 요구하는 ‘산티아고 원칙’을 제시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201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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