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총재 “경기 더 나빠질 것 같지 않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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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 개선… 조심스러운 회복론
韓銀, 기준금리 연 2.75% 동결

“예단하기 힘들지만 경기가 더 나빠질 것 같지 않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9일 국내외 경제에 대해 조심스러운 회복론을 내놓았다. 최근 설비투자와 수출, 소비 등 각종 지표가 개선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현재 연 2.75%인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김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금이 바닥이라고 판단할 수 없지만 최근 국내 경기 둔화가 주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은에 따르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8월 ―13.9%에서 9월 6.2%로 뛰었고, 같은 기간 건설투자 증가율도 ―7.2%에서 3.0%로 올라섰다. 휴대전화 및 반도체의 수출 호조와 동남아를 비롯한 대(對)신흥국 수출 증가로 10월 수출도 전년 동기대비 1.2%가 늘면서 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김 총재는 세계 경제도 “과거와 비교해 나빠지기보다는 좋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위로 치고 올라갈 것이라 말하기는 힘들다”며 더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의 재정절벽(fiscal cliff·급격한 재정지출 축소에 따른 경제적인 충격) 가능성과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 나라)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주요국의 일부 경제지표가 호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3분기(7∼10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2.0%로 시장의 예상치(1.9%)를 웃돌았고, 중국의 구매관리자지수(PMI)도 10월에 50.2로 석 달 만에 기준치(50)를 넘었다.

김 총재는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미국의 재정절벽과 관련해 “가장 위험한 것은 (재정절벽 해결을 위한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 간) 합의가 미뤄지며 크리스마스를 넘기는 것인데, 미국 정치권은 마지막 순간까지 가는 경향이 있다”며 ‘막판 대타협’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는 다만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수출이 전체 경제 성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 경제의 특성상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대외 여건을 미리 말할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은은 유로존의 재정 위기 장기화 등으로 실질 경제성장률이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현상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제금융센터도 미국이 연내 재정절벽을 피할 가능성이 55%로, 재정절벽이 닥치면 내년 미국 성장률이 ―0.9%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시장에 큰 악재가 될 수 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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