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석호

신석호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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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신석호 전무입니다.

kyle@donga.com

취재분야

2025-11-18~2025-12-18
사회일반55%
문화 일반13%
문학/출판13%
남북한 관계7%
미담3%
지방뉴스3%
인사일반3%
정치일반3%
  • 성난 흑인들 美전역서 시위… 오바마 “냉정과 자제를” 호소

    17세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을 몸싸움 끝에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타운하우스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29)의 무죄 평결에 항의하는 흑인들의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흑인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는 14일 “이번 평결은 인종차별”이라며 이틀째 시위를 이어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자 성명을 내고 “마틴의 죽음은 그의 가족과 지역사회뿐 아니라 미국의 비극”이라면서도 “미국은 법치국가이며 배심원들은 평결을 내렸다”며 국민들이 평결을 받아들이고 냉정해질 것을 촉구했다. 가장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는 일요일에도 수십 명의 시위대가 미시간 애버뉴 등을 행진했다. 이들은 휴지통을 불태우고 상가 건물 유리창을 깨는가 하면 거리에 세워진 경찰차를 파괴했다. 또 현지 지역신문사를 공격하려고 했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는 40여 명의 시위대가 마틴이 사망할 당시 편의점에서 샀던 음료와 스키틀스(과일맛 사탕)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조직한 세븐 휴스 씨(35)는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에서 총탄에 맞아 쓰러진 마틴의 모습을 재현하기도 했다.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시위에 참석한 전직 공무원 벨마 헨더슨 씨(65)는 “미국인을 위한 것이 아닌 인종차별적 시스템”이라고 사법제도를 비판했다.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워싱턴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잇따랐다. LA의 시위대는 지하철 운행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시위는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어서 지머먼 무죄 평결에 따른 미 사회의 갈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경찰이 지머먼을 석방해 논란이 일자 “내게 아들이 있었다면 트레이번과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말해 검찰의 기소를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건을 정치화했다고 비난했다. 스티브 킹 하원의원(아이오와)은 14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오바마 대통령과 법무부 등이 정치화하고 언론이 인종문제를 부각시켰다”고 주장했다. 정작 석방된 지머먼의 미래도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트위터에서는 ‘지머먼을 죽여라’라는 메시지가 큰 지지를 얻고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그에게 “대도시로 이사해 새 신분을 얻고 숨어 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마틴의 가족이 지머먼에 대해 민사소송을 낼 수 있고 연방 법무부는 그를 인권침해 혐의로 다시 기소할 수도 있다. 지머먼처럼 무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대중의 반발을 산 피고인들의 미래는 평탄하지 못했다. 2011년 자녀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여성 케이시 앤서니는 여전히 숨어 살고 있다. 전 부인과 그녀의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O J 심슨은 무장 강도 등 다른 혐의로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유명해진 지머먼이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써 큰돈을 벌 수도 있다. 그는 측근들에게 “나처럼 잘못된 법의 심판을 받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법대에 진학하겠다”며 장래 계획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뉴욕=박현진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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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난 흑인들 “지머먼 죽여라”…유리창 깨고 경찰차 파괴

    17세 흑인 소년 트레이번 마틴을 몸싸움 끝에 총으로 쏴 숨지게 한 타운하우스 자경단원 조지 지머먼의 무죄평결에 항의하는 흑인들의 항의 시위가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흑인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는 14일 "이번 평결은 인종차별"이라며 이틀째 시위를 이어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위가 전국으로 확산되자 성명을 내고 "마틴의 죽음은 그의 가족과 지역사회뿐 아니라 미국의 비극"이라면서도 "미국은 법치국가이며 배심원들은 평결을 내렸다"며 국민들이 평결을 받아들이고 냉정해질 것을 촉구했다.가장 격렬한 시위가 벌어진 캘리포니아 주 오클랜드에서는 일요일에도 수십 명의 시위대가 미시간 애비뉴 등을 행진했다. 이들은 휴지통을 불태우고 상가 건물 유리창을 깨는가 하면 거리에 세워진 경찰차를 파괴했다. 또 현지 지역신문사를 공격하려고 했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에서는 40여 명의 시위대가 마틴이 사망할 당시 편의점에서 샀던 음료수와 스키틀(과일사탕)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시위를 조직한 세븐 휴즈(35)는 센테니얼 올림픽 공원에서 총탄에 맞아 쓰러진 마틴의 모습을 재현하기도 했다.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시위에 참석한 전직 공무원 벨마 헨더슨(65)은 "미국인을 위한 것이 아닌 인종차별적 시스템"이라며 사법제도를 비판했다. 흑인이 많이 거주하는 로스앤젤레스(LA)를 비롯해 샌프란시스코 뉴욕 워싱턴 등 주요 대도시에서도 시위가 잇따랐다. 시위는 당분간 이어질 예정이어서 지머먼 무죄 평결에 따른 미 사회의 갈등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경찰이 지머먼을 석방해 논란이 일자 "내게 아들이 있었다면 트레이번과 같은 모습이었을 것"이라고 말해 검찰의 기소를 이끌어냈다. 이에 대해 공화당 측은 오바마 대통령이 사건을 정치화했다고 비난했다. 스티브 킹 하원의원(아이오와)은 14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기소하지 말았어야 할 사건"이라며 "오바마 대통령과 법무부 등이 정치화하고 언론이 인종문제를 부각시켰다"고 주장했다. 정작 석방된 지머먼의 미래도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 트위터에서는 '지머먼을 죽여라'는 메시지가 큰 지지를 얻고 있을 정도다. 전문가들은 그에게 "대도시로 이사해 새 신분을 얻고 숨어사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마틴의 가족이 지머먼에 대해 민사소송을 낼 수 있고 연방 법무부는 그를 인권침해 혐의로 다시 기소할 수도 있다. 지머먼처럼 무죄 판결을 받았더라도 대중의 반발을 산 피고인들의 미래는 평탄하지 못했다. 2011년 자녀 살해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받은 여성 케이시 앤서니는 여전히 숨어 살고 있다. 전 부인과 그녀의 애인을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가 증거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은 OJ 심슨은 무장 강도 등 다른 혐의로 감옥살이를 하고 있다. 유명세를 탄 지머먼이 자신의 경험을 책으로 써 큰돈을 벌 수도 있다. 그는 측근들에게 "나처럼 잘못된 법의 심판을 받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해 법대에 진학하겠다"며 장래 계획을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워싱턴=신석호·뉴욕=박현진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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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신석호]김정은의 ‘화려한 9월’ 시나리오

    “친애하는 세계 시민 동포 여러분.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저와 북조선 인민의 진정 어린 뜻을 전하고자 합니다. 비록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했지만, 여러분이 바라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저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유훈을 이웃 나라들과의 협력을 통해 관철해 나가고자 합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포괄적 합의인 2005년 9·19공동성명 채택 8주년에 맞춰 중국 베이징(北京)을 방문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9월 19일 오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취임 이후 공전됐던 6자회담의 화려한 재개를 알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김정은 개인에게는 첫 방중을 성공적으로 끝내고 화려하게 국제 외교무대에 데뷔하는 장면이기도 했다. 전 세계가 그를 주목했다. 더이상 미국 본토를 핵·미사일로 타격한다며 인민군 장성들을 모아놓고 미국 지도에 손가락질을 하던 올해 3월의 그가 아니었다. 그의 진정성에 회의적이던 미국도, 불안해하던 중국도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에 앞서 김정은은 6·25전쟁 종전 60주년 기념일인 7월 27일 CNN과 BBC 등 세계 유명 언론을 평양으로 불러들여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비핵화 사전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핵·미사일 발사 실험 유예와 우라늄 농축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등 기존 2·29합의를 존중할 뿐만 아니라 숨긴 우라늄 농축시설 신고 등 이른바 ‘+α’까지 실천할 용의가 있다고 선언했다. 이어진 8월 한반도 남쪽에 따뜻한 ‘북풍’이 몰아쳤다. 가다 서다 하던 남북대화도 순풍에 돛을 단 듯했다. 개성공단 조업이 재개되고 8·15광복절을 계기로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4년 만에 재개됐다.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회담도 시작됐다. 인도적 지원단체들이 각종 물자를 싣고 개성 육로를 넘어 방북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간첩 혐의로 체포해 15년의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재미교포 케네스 배(배준호) 씨를 석방했다. 북-미 전문가 대화가 평양과 워싱턴에서 열리고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양국 당국 간 실무접촉이 아시아와 유럽의 제3국에서 열렸다. 2·29합의 파기 18개월 만에 북-미 당국자들이 머리를 맞댄 것이다. 김정은의 전향적인 태도에 오바마 행정부도 오랜 ‘전략적 인내’에서 벗어났다.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을 압박해 북한을 변화시킨다’는 자신의 정책이 성공했다고 자랑했다. ‘대화파’ 존 케리 국무장관도 뜻대로 되지 않는 중동 평화회담과 시리아, 이집트 사태를 뒤로하고 북한 문제에 매달렸다. 북한과의 대화는 내년 의회 선거에 민주당의 호재로 떠올랐다. 미중 양국이 10∼11일 워싱턴에서 전략대화를 갖고 북한 비핵화에 한목소리를 내기 직전 북한이 ‘7·27 전승기념절’을 맞아 서방 언론을 평양으로 초대하고 김성남 북한 노동당 국제부 부부장이 중국을 방문하는 등 ‘수상한’ 사실들을 놓고 워싱턴의 일부 한미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 만들어 본 ‘모두가 원하는’ 최선의 시나리오다. 물론 기자는 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해 지극히 회의적이다. 김정은은 미국 등 국제사회와의 대화를 통해 비핵화 논의를 진전시키고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것은 그가 당면한 지상과제인 ‘3대 세습체제 공고화’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오히려 도발과 대외적 긴장 조성이 더 쉽고 확실한 처방이라고 믿고 있을 것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을 떠나기 전 이명박 정부 5년의 남북관계를 책으로 펴내면서 이런 논거로 북한이 남한 새 정부 5년, 오바마 2기 행정부 4년 동안 진정성 있는 남북, 북-미 대화에 나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것이 기자의 잘못된 예측으로 드러난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나아가 8000만 민족의 생존과 번영을 위해서 말이다.신석호 워싱턴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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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세 대한제국공사관의 팬이 되어주세요”

    13일(현지 시간) 오후 2시경 ‘워싱턴의 북촌’으로 불리는 미국 워싱턴 로건서클 잔디 공원. 주미 한국대사관 문화원이 나눠준 태극선을 손에 든 주민과 관광객 등 300여 명이 천막 행사장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이어 오후 3시부터 옛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 등 인근 건물 15곳을 로건서클 역사지구 문화재 탐방로로 지정하는 기념행사가 시작됐다. 한국 측 대표로 나온 안호영 주미 대사는 “여러분이 한국 팬(fan·부채)으로 시원한 것 같은데 그러면 앞으로 한국의 팬(애호가)이 되어 주셔야 한다”고 인사말을 시작해 청중의 박수와 웃음을 이끌어 냈다. 그러면서 안 대사는 “6·25전쟁을 끝내고 1953년 미국과 동맹을 맺은 뒤 60년 동안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도약하는 성공의 역사를 일궈냈다”고 힘줘 강조했다. 일본이 미국인에게 팔아넘긴 공사관이 102년 만인 지난해 다시 한국의 품에 안긴 것은 한미동맹 60년의 성공 덕분임을 이해한 주민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팀 크리스턴슨 주민협의회장은 “대한제국 공사관은 19세기의 역사적 폭풍을 이기고 100년이 넘도록 한미 관계의 상징이 되어 왔다”며 “주민들이 공사관의 역사를 제대로 알고 미국인에게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정부는 2015년까지 리모델링 공사를 마치고 공사관을 주민에게 개방할 예정이다. 행사에 참석한 문화재청 박영근 문화재활용국장은 “주민들이 회의도 하고 공연도 하는 실용적인 공간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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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노든, 빙빙 돌아가거나 밀수꾼 노선 타거나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으로 국가안보국(NSA)의 개인정보 감시 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베네수엘라의 망명 수용 제의를 받아들이더라도 어떻게 미국의 첩보망을 피해 이동할 수 있을까.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9일 5가지 시나리오를 상징적인 이름 및 지도와 함께 제시하고 시나리오별 장단점을 설명했다. 첫째는 ‘밀수꾼 노선’. 이름을 숨기거나 화물기를 타고 러시아에서 쿠바 아바나를 거쳐 베네수엘라 카라카스로 직접 가는 노선을 이용한다. 가장 빠르고 비용이 적게 들지만 가장 위험하다. 미국과 동맹국인 캐나다 노르웨이 스웨덴 등의 영공을 지나기 때문이다. 볼리비아 대통령의 비행기도 세운 미국이 의심스러운 비행기를 검문할 수도 있다. 둘째는 ‘대담한 반제국주의 작전’이다. 같은 비행 노선을 이용하되 베네수엘라 고위 지도자와 함께 공개적으로 이동해 유럽 국가들이 감히 비행기를 세우지 못하도록 한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제(美帝)’에 맞서는 ‘용감한 반제국주의자’로 비칠 수 있지만 볼리비아 대통령도 빠져나가지 못한 루트를 공개적으로 뚫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셋째는 ‘멀고 먼 길’이다. 러시아에서 다른 나라의 영공을 피해 북극해를 거쳐 대서양을 돌아 날아가는 가상의 노선이다. 비행 거리는 6835∼6924마일.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의 비행기 강제 착륙을 근본적으로 피할 수 있지만 비용이 많이 든다. 중간 급유도 문제다. 넷째, ‘태평양 아베 마리아’ 노선. 머물고 있는 러시아 모스크바의 셰레메티예보 공항 환승구역을 나와 비행기나 기차로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로 이동한다. 이어 페트로파블롭스크캄차츠키 공군기지에서 특별기 등을 이용해 태평양을 횡단하는 경로다. 역시 다른 나라의 간섭을 피할 수 있지만 비행거리가 길다는 것이 단점이다. 다섯째, ‘4대륙 돌차기 놀이’로 불리는 노선이다. 러시아 남부로 내려가서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의 반미 국가들을 두루 거쳐 남미 대륙으로 건너뛴다. 이란과 키프로스, 수단 등이 중간 기착지가 된다. 너무 많은 나라의 결정을 얻어야 하고 서아프리카에서 남미로 가는 직항이 없다는 점도 문제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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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자더미서 겨우 탈출… 부서진 날개 틈새로 몸 던져”

    “비행기가 착륙하는데 심하게 흔들렸어요. 잠시 후 갑자기 ‘쾅’ 소리와 함께 몸이 위아래로 출렁거렸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의자가 다 무너져 내린 거예요. 저와 사촌동생은 다리가 깔렸는데 낑낑대며 겨우 다리를 뺐죠.”○ “2차 충격에 안전벨트 풀려” 사고 당시 아시아나항공 OZ 214편 보잉 777 여객기에 탔던 김지은 씨(22·여·대학 2년생)는 여객기가 활주로에 충돌했던 7일 오전 3시 27분 당시의 상황을 설명하며 몸서리를 쳤다. 사고기에 탔던 한국인 승객 77명 중 11명은 아시아나항공이 제공한 2134편 보잉 772 특별기를 타고 샌프란시스코 공항을 출발해 8일 오후 3시 반경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이들은 사고 당시 여객기가 활주로에 충돌하면서 안전벨트가 풀리고 몸이 튕겨 나갈 정도로 강한 충격을 받았다고 입을 모았다. 결혼 1주년을 맞아 7박 9일 일정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찾았다가 사고를 당한 최민정 씨(28·여) 부부는 “착륙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온 뒤 고도는 낮아졌는데 비행기에 갑자기 속도가 붙는 듯하더니 큰 충돌음이 들렸다”고 기억했다. 비행기가 착륙을 앞두고 다시 이륙을 시도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최 씨는 “사고 당시 비즈니스석 바로 뒤편 일반석 가운데 열에 앉아 있었는데 ‘쾅’ 하는 소리와 함께 2번의 충격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최 씨의 남편 전상기 씨는 “처음 충격을 느꼈을 때 좌석 오른쪽 창문 밖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두 번째 충격이 있은 뒤에는 안전벨트가 벗겨지며 몸이 복도 쪽으로 튕겨 나갔다”고 전했다. 일반석 앞쪽에 탑승했다가 사고가 나자 처음으로 탈출했다는 황지원 씨(29·여) 부부도 “착륙하기 전 비행기가 덜컹거려 이상한 느낌이 들었고, 한쪽으로 기체가 기운 것 같았다”며 “사고 당시 충격으로 안전벨트가 풀려 튕겨 나간 사람이 많았다”고 말했다. 두 자녀와 함께 가족 여행을 위해 탑승했다가 사고를 당한 한 40대 여성은 “사고 당시 상황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비행기 뒤쪽에 앉은 승객들이 많이 다친 것 같다”고 했다.○ “끊어진 날개로 몸 던져 탈출” 승객 대부분은 사고기가 멈춘 직후 왼쪽 비상구로 펼쳐진 비상탈출용 슬라이드를 따라 내려왔다. 황지원 씨는 “비행기가 멈추자 승무원들이 비상탈출을 유도해 그에 따라 슬라이드를 타고 활주로 밖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심하게 파손된 여객기 오른쪽 비상구로 대피한 일부 승객은 슬라이드를 이용할 수 없어 몸체와 끊어진 날개로 몸을 던져야 했다. 김지은 씨는 승무원들이 “빨리 뛰라”고 하는 소리에 무너진 의자를 밀치고 일어나 비행기 날개가 몸체와 떨어진 부분으로 몸을 던졌다. 살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대학교 1학년생 김모 씨(20·여)도 입구 근처에 앉아있었지만 비상탈출용 슬라이드가 펼쳐지지 않아 부러진 날개 조각을 밟고 내려왔다. 무사히 나온 뒤에야 금이 간 코뼈에서 통증이 느껴졌다. 사선(死線)을 넘어 다시 조국으로 돌아온 이들 11명은 대부분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충돌 과정에서 정신적 충격이 컸던 듯 얼굴 표정은 어두웠다. 한 50대 여성 승객은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듯 눈물을 흘리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을 거부한 채 입국장을 빠져나갔다. 코와 허리 등을 다친 여성 승객 2명은 휠체어를 타고 트랩에서 내려 입국장 근처에 대기하고 있던 앰뷸런스를 타고 이대 목동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으로 이송됐다. 캘리포니아 주 소재 대학에서 열리는 짧은 연수에 참가하기 위해 사고기에 탑승했던 서울대 교직원 한길수(57), 강신백 씨(39)에게는 충돌의 상처가 남아 있었다. 한 씨는 복통을 호소했고 강 씨는 왼쪽 이마에 반창고를 붙이고 있었다. 이날 인천공항 1층 입국장에서 탑승자 11명을 애타게 기다리던 가족들은 아시아나항공 측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승객 김모 씨의 아버지(53)는 “아시아나항공이 사고를 당한 탑승객의 가족들에게 건강 상태는 물론 비행기 도착 시간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항의했다.샌프란시스코=신석호 특파원·인천=황금천 기자·김성모 기자 kyle@donga.com}

    • 2013-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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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교포 의사 등 자원봉사 릴레이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 여객기 활주로 추락사고 발생 이틀째인 7일(현지 시간) 상당수의 한국인 부상자들이 퇴원해 긴장했던 샌프란시스코 총영사관과 병원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는 분위기였다. 홍성욱 부총영사는 이날 오후 4시 반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오후 2시 현재 입원 중인 한국인 승객은 8명이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전체 한국인 승객은 77명 가운데 44명이 입원해 치료를 받았고 36명이 하루 만에 퇴원을 한 것. 한동만 총영사는 “승무원 2명도 입원해 있으며 이 가운데 1명은 중환자실에 있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객과 승무원 10명은 스탠퍼드 제너럴병원 등 4곳에 나뉘어 입원 중이며 골절 환자가 4명이고 나머지는 목이나 머리, 가슴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총영사관은 설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발생한 환자를 가장 많이 받은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에는 이날 새벽 노년의 중국계 택시 운전사가 수술에 필요한 환자의 희귀 혈액을 3차례나 긴급 수송해 오기도 했다. 이번 사고 이후 환자 치료 등이 신속하게 이뤄진 것은 크게 4가지 이유로 설명된다. 첫째, 사고 발생 직후 신속한 대피에 이은 빠른 환자 이송과 진료. 마거릿 넛슨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 외과과장은 “가장 위독한 환자들을 최대한 빨리 이송해 줬다. 그러지 않았다면 환자들은 이미 숨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둘째, 각지에서 답지한 온정이다. 사고 직후 샌프란시스코 한인회, 실리콘밸리 한인회 등에서 자발적으로 나서 물품을 걷어 병원에 전달하고 한인동포 의사나 변호사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기 위해 총영사관에 전화를 했다. 재미 가정주치의인 류고명 박사 등은 밤새 병상의 환자들을 보살피기도 했다. 셋째, 입원 환자의 상당수가 부상 정도가 크지 않은 경상 환자였다. 현지 의료 관계자는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사고 직후 대피 과정에서 놀란 승객들이 혹시 어디에 이상이 없나 알아보기 위해 입원한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넷째, 가급적 일상생활을 하며 병을 이기도록 권하는 미국 병원의 특성도 한몫을 했다. 샌프란시스코=신석호 특파원·이은택 기자·허진석 기자 kyle@donga.com}

    • 2013-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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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주로에 꼬리 충돌뒤 튀어올랐다 쾅… 화염 뚫고 필사 탈출

    사고 발생 12시간가량이 지난 6일 오후 11시(한국 시간 7일 오후 3시) 샌프란시스코 공항. 몇 대의 서치라이트가 활주로 한 곳을 비추는 가운데 빨간 등을 켠 비상 차량들이 분주히 오가고 있었다. 공항 국내선 환승구의 ‘게이트 45B’ 너머로 부서진 기체를 탐색하고 주변 잔해를 청소 수색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이 작업은 자정이 넘어서까지 계속됐다. 분주하게 청소를 하던 한 공항 직원은 “사고 때문에 하루 종일 모두 힘들었다”고 말했다.7일 0시가 지난 시간, 공항 탑승장 곳곳에서는 이번 사고로 각지에서 뒤늦게 도착한 비행기들이 마음 급한 승객들을 토해냈다. 승객 수십 명은 공항에서 밤을 지새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50대 초반의 한 중국계 미국인은 “부모님을 뵙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왔다가 사고 비행기의 화재 진압 장면을 봤다”며 “검은 연기가 공항 상공을 뒤덮었다”고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공항에서는 7일 오전 2시경까지 고무 타는 냄새가 진동해 전날 사고 비행기 화재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7일 새벽 이번 여객기 사고의 부상자 중 가장 많은 53명이 이송된 샌프란시스코 종합병원 응급센터 앞에는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 기자들이 밤을 새우며 취재 활동을 벌였다. 응급센터 입구에는 2명의 경찰이 지켜 1층 대기실까지만 출입이 가능했다. 입구를 지키던 경찰은 “대부분의 부상자들은 응급 처치를 받은 후 입원이 필요할 경우 위층 병실로 올라갔다”고 말했다. 이 병원에는 어린이 1명을 비롯해 6명의 위독한 환자가 입원해 있다.사고 여객기 탑승객들은 사고 항공기가 활주로 시작 지점에서 꼬리 부분이 충돌한 후 610m 정도를 방향을 잡지 못한 채 동체를 바닥에 끌며 미끄러지다 활주로 왼쪽으로 이탈한 뒤 멈췄다고 사고 당시의 아찔했던 순간을 전했다. 충돌 지점에서 착륙 지점까지 활주로 곳곳에는 사고기 파편으로 보이는 잔해들이 널려 있었다. 탑승객들은 “사고기가 정상적인 상태로 착륙을 시도하지 못했다”고 입을 모았다. 샌프란시스코∼인천 왕복 비행기에 173회 탑승했다는 라유진 씨는 “착륙 직전 비행기 고도가 너무 낮았다”며 “활주로 충돌 후 비행기가 튕겨 올랐다가 다시 바닥을 친 후 방향을 잃고 앞쪽으로 미끄러지다 옆으로 이탈했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정지 1, 2분 후 조종사가 비상상황이니 대피하라는 방송을 했다”며 “충돌 10∼15분 후 화염이 기내에 밀려들어 왔다”고 전했다. 아내, 생후 15개월 아들, 장인 장모와 함께 사고기에 올랐던 이장형 씨(32)는 “비행기가 충돌 후 멈추는 순간까지 기내에서는 경고 방송이 나오지 않았다”며 “오히려 ‘안전하게 착륙했으니 모두 자리에 착석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비행기 창문을 통해 바깥쪽에서 불길이 보였고 연기가 안쪽으로 스며들어 탈출했다”며 “무사한 탑승객 조사가 모두 끝날 때까지 5시간 동안 공항의 냄새나는 비좁은 공간에서 대기해야 했다”고 덧붙였다.활주로에 있던 다른 항공기에서 사고 현장을 목격한 크리스티나 스탭척 씨는 “바퀴가 미끄러지면서 흔들렸다”며 “동체가 돌면서 동체 여기저기서 파편들이 계속 떨어져 나왔다”고 밝혔다.사망자 2명은 비행기 내부가 아닌 외부 잔해 사이에서 발견됐다. 조앤 화이트 샌프란시스코 소방서장은 “시신이 비행기에서 튕겨 나온 것인지 나중에 누가 바깥쪽으로 옮겨 놓은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고 밝혔다.사고 후 구조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대부분의 승객은 비상 슬라이드를 이용해 사고기에서 빠져나왔다. 일부 승객은 비상 슬라이드가 작동하지 않자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기도 했다. 승객들이 모두 여객기를 빠져나와 한숨을 돌리는 순간 비행기 내부에서는 화염이 솟았다. 활주로 충돌에 의한 충격으로 연료에 불이 붙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했다. 존 핸스먼 매사추세츠공대 항공학과 교수는 “항공사들은 위급 상황 때 승객들을 90초 안에 탈출시키도록 훈련을 받는다”며 “이번 사고에서 ‘90초’ 규칙이 잘 지켜진 것 같다”고 말했다.샌프란시스코=신석호·워싱턴=정미경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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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적의 탈출… 아시아나機 최악은 피했다

    “기적적 탈출(miracle escape).” “정말 믿을 수 없다(incredible).” 6일 오전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사고에 대한 미국 현지 언론과 관계자들의 반응이다. 승객 등 307명을 태운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 여객기가 바퀴가 떨어져 나간 채 동체가 활주로에 강하게 부딪치고 이어 화염에 싸여 자칫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었으나 이번엔 달랐다. 무엇보다 승객과 승무원들의 침착한 대응이 빛났다. 미 NBC방송은 탑승객들의 말을 인용해 “사고 직후 기내는 긴장이 감돌았지만 공황(panic) 상태는 아니었다”며 “파편과 짐 가방 등이 어지럽게 흩어진 상태에서도 승객들은 서로 밀고 당겨주며 탈출을 도왔다”고 전했다. 비행기가 화염에 휩싸인 것이 활주로에 충돌한 뒤 10여 분이 지난 후로, 승객이 대부분 비행기를 탈출한 뒤에 발생한 것도 사상자를 줄였다. 승객 벤저민 레비 씨(39)는 “조종사가 여객기가 추락하기 직전 비행기를 다시 위로 올리려고 시도하는 것을 감지했다”며 “이 행동으로 여러 사람의 목숨을 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고기가 화물기가 사용하는 활주로를 이용해 이륙 대기 중이던 다른 항공기들과 충돌하지 않은 것도 추가 피해를 막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여객기 좌석이 방염 재료로 제작되고 기체에 단단하게 조립돼 충돌 사고 후 탑승객들이 신속하게 대피할 시간과 공간을 마련해 줬다고 전했다. 인천을 출발해 6일 오전 11시 27분(한국 시간 7일 오전 3시 27분)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에 착륙하던 아시아나항공 214편 보잉 777 여객기는 착륙 중 활주로에 충돌해 2명이 사망하고 182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어린이 1명을 포함해 5명은 위독한 상태여서 인명 피해는 더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사망자 2명은 왕린자(王琳佳·16)와 예멍위안(葉夢園·17)으로 중국 저장(浙江) 성 장산(江山) 시 장산고 학생들이며 여름방학을 맞아 70명 안팎의 동료 및 교사와 함께 미국 연수를 가던 중이었다. 사고기에는 한국인 77명, 중국인 141명, 미국인 61명 등 승객 291명과 승무원 16명 등 총 307명이 타고 있었다. 사고 조사를 하고 있는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여객기의 비행기록장치(일명 블랙박스)를 회수해 워싱턴으로 옮겼다. 국토교통부는 조사반장 등 4명으로 사고 조사 대책반을 꾸려 사고 현장에 파견했다. 다수의 목격자들에 따르면 사고 비행기는 급속하게 고도를 낮춰 착륙하던 중 활주로 시작 지점에 제대로 도달하지 못하자 다시 상승을 시도하다가 꼬리 부분이 활주로에 충돌하면서 뒷부분이 떨어져 나갔다.샌프란시스코=신석호 특파원·이은택 기자 kyle@donga.com}

    • 2013-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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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집트, 또 광장의 권력교체… 軍-야권 손잡고 첫 민선대통령 몰아내

    이집트 군부가 3일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을 집권 1년 만에 축출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이집트 전역에서 수백만 명이 무르시 대통령의 사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인 지 4일 만이다. 이어 4일엔 주요 방송국을 폐쇄하고 친(親)무르시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에 나섰다. 압둘 파타 알시시 이집트 국방장관은 3일 오후 9시(한국 시간 4일 오전 4시) 국영TV 연설에서 “국민과의 합의점을 찾지 못한 무르시 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했다”고 발표했다. 군부는 무르시 대통령을 공화국수비대 건물에 억류했다가 국방부 청사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는 또 무르시 대통령의 최측근인 무함마드 바디에 무슬림형제단 의장과 사아드 알카타트니 자유정의당 대표를 전격 체포했다. 이어 무슬람형제단이 운영하는 이집트25 채널 등 3개 방송사를 폐쇄하면서 일부 언론인들을 현장에서 체포했다. 이 같은 조치로 인해 이집트에서 군부 독재와 공포 정치에 반발하는 시위가 또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알시시 장관의 기자회견장에는 무함마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이집트 최고 종교 기관 알아즈하르의 수장인 아흐마드 알타이예브 대(大)이맘, 이집트 콥트교의 교황 타와드로스 2세 등이 참석했다. 이는 군부와 야권, 종교계가 무르시 축출과 새 정치 로드맵에 합의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군부의 실세로 떠오른 알시시 장관이 대통령 축출을 발표하자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과 대통령 궁 주변에 모인 수십만 명은 축포를 쏘고 환호를 질렀다. 이들은 “신은 위대하다” “이집트여 영원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상당수 시민은 4일 새벽까지 타흐리르 광장을 떠나지 않고 함께 모여 기쁨을 나눴다. 민주 절차를 거쳐 선출된 대통령을 1년 만에 군부가 나서 퇴진시킨 데 대해 이처럼 많은 시민이 환영하는 것은 무르시 대통령의 ‘이슬람 통치’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큰지를 보여준다고 뉴욕타임스 등 외신은 전했다. 알시시 장관은 “헌법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새 내각을 구성하겠다. 대선과 총선을 조기에 다시 치르고 청년 대표 등이 포함된 국가통합위원회를 만들겠다”며 “아들리 알만수르 헌법재판소 소장을 새 대통령이 선출될 때까지 과도정부의 대통령으로 임명했다”고 말했다. 알만수르 소장은 이튿날인 4일 헌법재판소에서 전격 취임식을 가졌다. 하지만 무르시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나는 선출된 대통령”이라며 군의 개입을 ‘쿠데타’라고 규정하고 이를 규탄했다. 무슬림형제단은 “군이 일부 세력만 대변해 명백한 쿠데타를 저질렀다”며 “저항의 집회를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국은 군부와 야권의 합의대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많은 국민은 무르시 대통령이 취임 후 이슬람 색채를 강화한 헌법을 만든 것과 부정부패는 해소하지 못하고 경제까지 어려워진 상황에 큰 불만을 갖고 있다. 이집트 군부는 전통적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고 있다. 한때 무르시 대통령과 동맹을 맺은 이슬람 수니파의 극보수 분파인 살라피그룹도 조기 선거를 지지한다며 무르시 대통령을 버렸다. 그렇지만 무르시 지지층과 보수 이슬람 세력이 총궐기를 할 경우 자칫 이슬람 세력과 세속·자유주의 진영 간에 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도 없지 않다. 인근 이슬람주의 ‘대부’ 조직인 이집트 무슬림형제단은 뿌리 깊은 대중적 기반을 갖고 있다. 알렉산드리아 등 전국 각지에서는 무르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이슬람 세력과 반대하는 세속·자유주의 세력이 충돌해 하루 동안에만 최소 23명이 사망하는 등 4일간 50여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군부는 자신들이 직접 권력을 쥐고 흔들려 하기보다 이집트 경제를 살리기 위해 미국 및 서방 세력과 친한 엘바라데이 같은 인물을 내세울 것”이라며 “하지만 이집트 국민 사이에서 선거가 아닌 ‘광장을 통한 권력 교체’가 정당한 것처럼 인식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일단 무르시 대통령의 축출을 받아들이고 군부의 조속한 민정 이양을 촉진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은 것으로 관측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3일 성명을 내고 “군부가 신속히 움직여 민주적으로 선출되는 정부에 모든 권한을 돌려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이집트에 제공되는 원조를 재검토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현재 미국은 이집트에 연간 15억 달러 규모의 원조를 주로 군수물자의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차기 대통령 후보로는 독실한 이슬람 신자이면서 군부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무르시 대통령 축출을 주도한 알시시 장관,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이 꼽힌다. 파리=이종훈·워싱턴=신석호 특파원·김기용 기자 taylor55@donga.com}

    • 2013-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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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주한미군 방위비 50%이상 부담 요구한 듯

    한국과 미국은 2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 조지마셜 센터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한미 고위급 협상 1차 협의를 갖고 내년부터 적용될 주한미군 주둔 비용 분담을 위한 협상을 10월까지 매듭짓기로 했다. 협상에 참여한 한국 정부 당국자는 “한국 국회에서 비준을 받는 시간을 감안해 협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양측은 이날 △한국의 분담금 규모 △새 협정의 지속 기간 △분담금 산정 기준 통화 등 쟁점을 협의했다. 최대 쟁점인 한국 측 분담금 규모와 관련해 미국 측은 자체적으로 정한 기준인 ‘비인적(非人的) 주둔비용(NPSC)’ 개념에 의거해 한국이 전체 NPSC의 50% 이상을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부터 5년간 한국은 NPSC의 40∼45%(연평균 약 8000억 원)를 지불했다. 미측 주장이 그대로 수용된다면 내년부터 한국 측 부담이 연간 1조 원 안팎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양측은 이달 말 서울에서 2차 협의를 가질 예정이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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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신 다이제스트]‘스노든 탑승설’ 볼리비아 대통령機 영공 통과 거부당해

    미국 중앙정보국(CI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이 탑승했다는 의혹이 있다는 이유로 프랑스와 포르투갈이 2일 러시아에서 귀국길에 오른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전용기의 영공 통과를 허용하지 않는 사건이 발생했다. 모랄레스 대통령 전용기는 오스트리아 상공으로 우회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모랄레스 대통령은 가스수출국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주말 러시아를 방문한 뒤 귀국하던 길이었으며 출국에 앞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의 망명을 수용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를 수행해 함께 비행기에 탔던 루벤 사아베드라 국방장관은 “(스노든 탑승 의혹 제기는) 미국의 방해 공작이며 음모임이 명백하다”고 비난했다. 프랑스 관리들은 영공 통과를 거절했다는 추측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 2013-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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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조-지원을 넘어 동반자 관계로” 오바마, 아프리카 끌어안기 시동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 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프리카와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경제 성장세가 뚜렷한 아프리카와의 경제협력으로 에너지와 자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경제력을 무기로 아프리카에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1일 탄자니아 최대 도시 다르에스살람 국빈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단지 원조와 지원이 아니라 무역과 동반자 관계에 기반을 둔 새로운 모델을 찾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자카야 키퀘테 탄자니아 대통령과 함께 참석한 기자회견장에서 “아프리카 스스로 아프리카인을 위한 아프리카를 건설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며 미국이 할 일은 그 과정에 동반자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네갈과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거쳐 이날 탄자니아에 도착한 오바마 대통령은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의 전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70억 달러(약 7조980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탄자니아는 ‘파워 아프리카’로 명명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6개 협력국 중 하나로 1만 MW의 전력설비와 2000만 가구에 대한 전력 공급을 희망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이 여기저기서 군사적 모험을 하며 정신을 파는 동안 중국이 이 지역에 대한 역할을 확대해 왔다”며 오바마 대통령의 행보가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해 탄자니아의 대미 무역은 3억6020만 달러인 데 반해 대중 무역은 24억7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NYT는 지적했다. 중국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수출은 2003년 추월) 아프리카의 최대 교역상대국으로 부상했다. 2012년 중-아프리카 간 교역 규모는 전년 대비 19.3% 증가한 1984억 달러. 중국의 최대 수입 품목은 전체 수입액의 59%를 차지하는 원유 등 석유제품으로 2011년 대(對)아프리카 석유 수입 의존도는 18.7%에 이른다. 아프리카 직접투자 누적액은 2012년 말 현재 200억 달러에 이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3월 주석 취임 직후 첫 해외 방문국인 러시아를 거쳐 탄자니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 등 아프리카 3국을 순방해 우의를 다졌다. 당시 시 주석은 탄자니아에서 100억 달러 규모의 항구를 건설하기로 합의했다. 또 앞으로 2년간 아프리카 국가들에 차관 200억 달러를 제공하고, 아프리카 인재 3만여 명을 육성하기로 했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관계는 1950년대부터 시작했으나 냉전 시기에는 주로 비동맹 외교에 치중했다. 이후 중국 경제가 성장하고 후진타오(胡錦濤) 정부 출범 이후 자원외교 및 소프트파워(외교 문화 등을 통한 파워) 전략의 하나로 대아프리카 외교가 강조되면서 중-아프리카 관계는 급물살을 탔다.워싱턴=신석호·베이징=이헌진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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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폭로 중단하라고?”… 스노든, 러 망명신청 철회

    러시아 모스크바 공항의 통과여객구역에 체류하고 있는 에드워드 스노든이 러시아 망명을 신청했다가 철회했다고 2일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날 망명 조건으로 미국의 명예를 훼손시키지 않을 것을 제시하며 사실상 망명 거부 의사를 밝히자 망명 신청을 스스로 철회한 것이다. 인테르팍스통신은 스노든이 머물고 있는 셰레메티예보 공항의 영사인 킴 세르메첸코 씨의 말을 인용해 “전날 오후 10시 반 스노든과 함께 있는 영국인 세라 해리슨 씨가 영사관을 찾아와 스노든이 망명 요청 서류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해리슨 씨는 위키리크스의 연구원 신분으로 홍콩에서 러시아까지 스노든과 동행한 인물이다. 폴란드와 인도, 브라질, 스페인 등 여러 나라가 스노든의 망명을 거부하겠다고 밝혀 스노든의 ‘공항 체류’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세계 최강대국 미국이 유무형의 압력을 가해 선뜻 망명 신청을 받아줄 나라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스노든은 이미 자신의 망명을 거부한 아이슬란드와 에콰도르를 포함해 지금까지 모두 21개국에 망명을 신청했다. 폴란드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망명 신청은 받았지만 서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말한 뒤 “그러나 서류가 도착한다고 해도 긍정적으로 검토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은 전했다. 인도 외교부는 2일 “모스크바 주재 인도대사관이 지난달 30일 스노든의 망명신청을 받았다”고 밝힌 뒤 “검토 결과 이를 수용할 이유가 없어 망명을 거부했다”고 덧붙였다. 잇달아 망명을 거부당하고 있는 스노든은 이날 자신의 망명을 돕고 있는 폭로 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 인터넷 홈페이지에 성명을 발표하며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강하게 비난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외교적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서까지 나를 다루지는 않겠다’고 했지만 각국 지도자들에게 나의 망명 요청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적인 지도자의 이런 기만행위는 정의가 아니다”라며 “미국은 그동안 망명을 요청할 권리 등 인권의 가장 강력한 수호자였는데 현 정부는 이를 부정했다”고 비난했다. 위키리크스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스노든이 이번에 러시아를 포함해 모두 19개국에 망명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대륙별로는 유럽이 러시아 오스트리아 등 12개국, 중남미가 쿠바 등 5개국, 아시아도 중국 인도 등 2개국이다. 한편 아프리카 탄자니아를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은 1일 국가안보국(NSA)의 유럽연합(EU) 본부 건물 도청 의혹과 관련해 각국 정보기관이 정보수집 활동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반론을 폈다. 그는 현지 기자회견에서 “그들(각국 정보기관들)은 세상일을 더 잘 파악하고 각국 수도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기 위해 노력한다”며 “유럽 국가의 수도에서도 내가 아침 식사로 무엇을 먹는지, 내가 유럽 지도자들과 얘기할 때 발언 요지가 무엇인지 등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탄자니아를 방문 중인 조지 W 부시 전 미 대통령도 CNN과의 인터뷰에서 “스노든은 미국의 안보를 해쳤다고 생각한다”며 “나는 국가를 보호하기 위해 NSA의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며 확실한 것은 개인의 자유는 보장됐다는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이 잘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허진석 기자 kyle@donga.com}

    • 201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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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학 석학 조지프 나이 ‘美권력의 새 시대’ WP 기고

    “연구개발과 고등교육, 기업 활동의 리더인 미국은 과거 로마 제국처럼 절대적인 쇠퇴기에 들어간 것은 아니다. ‘쇠퇴’는 잘못된 은유다.” 당대 최고의 국제정치학자로 꼽히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조지프 나이 교수(사진)가 중국의 부상에 따른 미국 쇠퇴론에 반기를 들고 나섰다. 나이 교수는 ‘미국 권력의 새 시대’라는 제목의 지난달 30일자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다면적 권력과 리더십 유산을 가진 미국은 2030년에도 다른 강대국들과의 관계에서 ‘동등한 가운데 으뜸’의 지위를 유지할 것”이라고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호들갑스러운 중국 부상론에 일침을 놓았다. 그는 “중국이 가장 큰 경제대국이 된 뒤에도 미국은 1인당 소득에서 중국을 앞설 것이고 에너지 자원 면에서도 중국보다 외부 경제 충격에 덜 취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경제성장이 권력자원의 측면에서 중국을 미국과 더 가깝게 하겠지만 그것이 꼭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강대국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이 가진 개방성과 혁신의 문화는 위계적 권력을 수평적 관계망이 보충해 가고 있는 정보시대에 미국이 중심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 나이 교수는 “우리 지도자들이 현명한 전략을 추구한다면 미국은 네트워크와 동맹의 이익을 향유할 수 있는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미국이 직면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부채 문제나 ‘2류 교육’, 정치적 진퇴유곡 상황보다 위험한 것은 미국이 국제 테러리즘에 과민반응을 해 내부로 침잠하고 개방으로 얻었던 강점을 차단할 개연성이라고 나이 교수는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문제들은 장기적으로 해결책이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 등 여타 강대국을 포함해 국가는 물론이고 국제기구, 개인과 민간단체 등 다양한 행위자들의 권력이 부상하는 현실에서 미국의 유일 초강대국 지위는 약화될 것이라고 나이 교수는 지적했다. 미국 지도자들이 다양한 현안에서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다른 이들을 압도하는 힘’만큼이나 ‘다른 이들과의 권력 공유’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지도자들에게는 하드파워나 소프트파워의 측면에서 동맹을 유지하고 관계망을 창출하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문제는 미국이 중국에 밀려나 쇠퇴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을 둘러싼) 나머지 주체들이 부상하는 것이다. 가장 큰 나라인 미국도 다른 이들의 도움이 없다면 원하는 것을 달성할 수 없는 시대가 온다”고 지적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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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한국대사관도 도청”

    미국 국가안보국(NSA)이 유럽연합(EU) 공관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38개 우방국의 주미 대사관과 외교공관을 조직적으로 도청했다는 추가 폭로가 나오면서 외교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 에드워드 스노든에게서 입수한 비밀문건을 추가 폭로하며 “2010년 9월에 작성된 문건은 38개국 대사관과 재외공관을 ‘목표물’로 열거했다”고 보도했다. EU 재외공관과 영국 그리스 대사관을 비롯해 한국 일본 멕시코 인도 터키 등 동맹국 공관이 포함됐다. ‘페르피도’(EU) ‘플랙풋과 워배시’(프랑스) ‘브루노’(이탈리아) 등 나라별 작전명도 공개됐다. NSA는 공관이 사용하는 전자통신 기기나 케이블에 도청기를 부착하거나 안테나를 설치했다. 2007년에 작성된 NSA 문건에는 ‘워싱턴 EU 대사관의 크립토팩스에 장치를 심었다’는 표현이 나올 정도다. 가디언은 “EU 대사관 도청 목적은 국제적인 의제에 대한 EU 소속 국가 간 갈등이나 불화와 관련한 정보 수집”이라고 전했다. 문건에 이름이 오른 국가들은 미국에 공식적인 해명을 요구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1일 “외신에서 보도된 내용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확인한 뒤 적절한 외교경로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자비네 로이트호이서슈나렌베르거 독일 법무장관은 “냉전 시절 적대국에 대한 행위를 연상시킨다”라고 비판했다. 한국대사관 도청 의혹과 관련해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9·11테러 이후 테러 방지를 위해 어느 누구라도 도청할 수 있다는 것이 워싱턴 외교가의 공공연한 비밀”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미 연방법원이 범죄수사를 목적으로 허가한 감청은 1354건으로 전년(792건)보다 71% 늘어났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미국은 진화에 나섰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차 브루나이를 방문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캐서린 애슈턴 EU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를 만나 “정확하게 사실 관계를 파악하겠다. 내가 아는 한 (도청은) 특이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1, 2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가스수출국 포럼’ 정상회의에 참석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스노든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며, 마두로 대통령이 전용기로 스노든을 데려갈 수도 있다고 1일 전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조숭호 기자 kyle@donga.com}

    • 2013-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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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5참전 美하원의원 4명, 한반도 평화 결의안 발의

    6·25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하원 의원 4명이 정전 60주년 맞아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기원하는 결의안을 발의했다. 주인공은 찰스 랭걸(민주·뉴욕), 존 코니어스(민주·미시간), 샘 존슨(공화·텍사스), 하워드 코블 의원(공화·노스캐롤라이나). 올해 5월 8일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상하원 합동 연설을 하면서 한 사람씩 호명했던 인물들이다. 이들은 전쟁 발발일인 지난달 25일 4개항으로 구성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촉구하기 위한 결의안(H.CON.RES.41)’을 하원에 냈다. 결의안은 미 의회가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한국전쟁의 역사적인 중요성을 인정할 것 △1950년부터 현재까지 한국에서 봉사하고 있는 미군 및 동맹군의 숭고한 헌신과 희생에 경의를 표할 것 △미국이 한국과 함께 한반도에 평화와 번영을 증진시킬 것임을 동맹국들에게 재확인할 것 등을 요구했다. 결의안은 또 북한이 궁극적으로 평화와 통일에 이르는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국제법을 준수하고 핵 확산을 중단해야 한다고 미 의회가 요청할 것을 건의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랭걸 의원이 발의해 상하원 합동 결의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전 60주년인 27일을 전후해 하원 본회의를 통과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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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한국조폐공사

    ◇한국조폐공사▽신규 △제지본부장 박용성 △ID〃 조병호 ▽1급 승진 △관리처장 이종일 △비서실장 박경택 △감사〃 강상구 ▽2급 승진 △해외사업1단 미주팀장 황문규 △영업개발단 압인제품〃 정상윤 △인력관리〃 한귀욱 △화폐본부 생산조정실장 김상민 △제지〃 관리처장 황근하 △기술연구원 글로벌제품연구팀 윤준희 ▽3급 승진 △해외사업2단 국제협력팀 문기호 △홍보팀장 최광언 △2014인천아시아경기대회조직위원회 파견 서장수 △화폐본부 관리부장 하규식 △〃 활판〃 이원재 △ID본부 생산관리〃 이상배 △기술연구원 신기술기획팀장 김해명 ▽1급 전보 △기획처장 박성현 △사업〃 문승훈 △화폐본부 주화〃 채정수 △ID〃 관리〃 성낙근 △해외사업1단장 송석현 △조달실장 염병출 △기술연구원 연구기획〃 박용환 ▽2급 전보 △경영평가실장 김인동 △노사협력〃 이재만 △제지본부 생산조정〃 송길영 △기술처장 이도건 △화폐본부 인쇄〃 이범우 △제지〃 생산〃 유환신 △인쇄기기사업팀장 김홍조 ▽3급 전보 △ID사업단장 홍창석 △창조전략팀장 최재희 △미래사업1〃 박정배 △미래사업2〃 문성호 △생산품질관리〃 채종천 △경영감사〃 이재인 △기술감사〃 최인묵 △화폐본부 총무부장 김태영 △〃 생산관리〃 김교찬 △〃 인쇄2〃 김응구 △〃 주화생산〃 김재우 △〃 특수압인〃 이칠홍 △제지본부 생산관리〃 장광호 △〃 공무동력〃 신학수 △〃 품질관리〃 강병욱 △〃 지료〃 김학경 △〃 제지〃 강섭근 △ID본부 여권제조〃 손병천 △기술연구원 제지연구팀장 정양진 △〃 NID연구〃 류진호 △〃 신제품설계〃 전영률 ▽4급 전보 △고객행복센터장(직대) 김완중 △화폐본부 검사부장(〃) 권용민 △ID본부 총무〃(〃) 이만희}

    •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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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한중정상 한반도 비핵화 천명 환영”

    미국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한 한중 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 관리는 “한중 정상회담 공동발표문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실현의 중요성을 언급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고 국무부 산하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지난달 28일 보도했다. 이 관리는 한중 두 나라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와 2005년 6자회담 9·19 공동성명의 성실한 이행을 촉구한 점도 높게 평가했다고 VOA는 전했다. 앞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지난달 24일 VOA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중국의 정책이기도 하다면서 중국 역시 북한의 비핵화 원칙을 믿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는 중국이 미국과 한국이 원하는 것처럼 북한의 변화를 위해 영향력을 발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달 27일자에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되자마자 미국이 대북 추가 제재를 내놓은 것을 상기시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NYT는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은 유쾌하지 않지만 북한을 압박해 국경에서의 불안정을 초래하기보다는 북한을 미국과 한국에 대한 완충지대로 삼으려 한다는 것이 아시아 지역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견해”라고 소개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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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국민권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과장급 △민간협력담당관 조덕현 △민원정보분석과장 김원영 △110상담안내〃 김범일 △민원조사기획〃 박순홍 △행정문화교육민원〃 박민주 △복지노동민원〃 황호윤 △산업농림환경민원〃 오정택 △부패심사〃 김안태 △공익보호지원〃 최창우 △청렴연수원장 조재준}

    • 2013-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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