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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북한 인권 관련 비정부기구(NGO)가 참여한 ‘북한정보자유화를 위한 국제연대기구’(국제연대)가 미국 국무부에 김여정 김기남 조연준을 대북제재 리스트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미 국무부는 “(대북 제재 리스트에 추가하기 위해)정보 교류를 추진하자”며 피해자의 증언을 추가해 달라고 답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국제연대는 톰 말리노스키 미 국무부 인권담당 차관보가 방한했던 10일 ‘북한 주민의 알 권리 및 외부 정보 접근권을 침해하는 조직과 인물이 대북 제재 리스트에 포함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긴 서한을 전달했다. 14일에는 같은 내용이 담긴 e메일을 미 국무부에 보냈다. 이틀 뒤 미 국무부는 “(김여정 김기남 조연준을) 대북 제재 리스트에 추가할 필요성이 있다는데 공감한다”며 “피해자 증언을 포함한 추가적인 자료를 달라”고 답변했다. 국제연대가 이들을 제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정보 통제 역시 수용소 구금이나 강제 노동과 같은 인권 유린의 일종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미국이 이미 대북제재 리스트에 올린 북한 노동당 선전선동부는 김정은 우상화, 체제 선전을 담당하는 총괄 부서이다. 김기남 선전선동부장은 ‘북한의 괴벨스’로 불리며 주민들의 외부 정보 접근을 막고 우상화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에 당 중앙위원에 선출된 김여정은 실질적으로 선전선동부를 이끄는 북한의 2인자로 알려져 있다. 국가기관을 관리 감독하는 조직지도부는 인사권을 휘두르는 북한 체제의 핵심 통제기구이다. 이를 통해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 확립에 앞장 선 조연준 부부장은 인권유린의 최우선 책임자로 꼽힌다. 말리노스키 차관보는 방한 당시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는 데 제재를 어떻게 활용하고, 북한 주민에게 외부 정보를 더 제공할지 논의하겠다”고 방문 목적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국제연대는 7월부터 피해자 증언을 수집해 정보통제 상황에 대한 대대적인 실태조사 사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실태조사를 진행하는 강신삼 대북방송협회장은 “대량살상무기를 만드는 것도 또한 없앨 수 있는 것도 결국은 북한 주민”이라며 “북한 주민이 진정한 자유인으로서 판단할 수 있도록 외부 정보 접근권을 돌려줘야 한다”고 말했다.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원본 /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김도형 기자기획·제작 / 권기범 기자·김미리 인턴}
서울에서 북한 인권과 북핵을 논의하는 국제회의가 이번 주에 잇달아 열린다. 한국이 개최하는 국제회의를 통해 정부는 지속적으로 북한 문제를 공론화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는 동티모르와 공동으로 20~22일 서울 하얏트 호텔에서 ‘제6차 보호책임(R2P·Responsibility to Protect) 국별담당관 네트워크 회의’를 개최한다. ‘보호책임’은 2005년 유엔 세계정상회의에서 채택된 개념으로 국가가 △집단학살 △전쟁범죄 △인종청소 △인도에 반한 죄 등 4대 중대 범죄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할 책임을 뜻한다. 2011년부터 ‘보호책임 국별 담당관 네트워크 회의’가 매년 열리고 있으며 이번 회의는 아시아에선 처음으로 개최된다. 외교 당국자는 20일 “우리 정부는 북한 내 중대 범죄 예방 및 실질적인 인권 상황 개선을 위해 북한의 보호책임 필요성을 제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4년 발표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는 북한 내 인권침해 상황이 ‘인도에 반한 죄’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면서 북한 정부의 자국민 보호책임 필요성을 제기한 바 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올해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기조연설을 통해 “중대하고 조직적이며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자행되고 있는 북한의 인권개선을 위해 이제 행동에 나설 때”라고 촉구하며 ‘보호책임’을 언급한 바 있다. 최종문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과 헤르나니 코엘류 다 실바 동티모르 외교장관이 공동 주최한 개회식에는 미국 분쟁·안정화 차관보, 호주 국제기구 차관보, 시에라리온 법무부 차관보, 각국 주한대사 등 고위급 인사, 40여 명의 보호책임 국별담당관, 학계·시민단체 인사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23일 북한인권 서울사무소가 개소 1주년을 맞는 등 북한이 아파하는 인권 문제가 지속적으로 거론될 예정이다. 원자력공급국그룹(NSG) 총회도 이날부터 5일간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다. NSG는 원자력 관련 물질, 장비, 기술이 평화적 목적으로만 사용되도록 사전 심사를 받고 수출하도록 한 수출통제체제다. 외교 당국자는 “올해 초 북한의 4차 핵실험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북한의 물자 조달체계에 대한 논의가 많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장관은 23일 오전 특별연설을 통해 NSG 회원국들이 북한 핵개발에 전용될 수 있는 물자들의 조달 채널의 고삐를 조이는 노력을 해달라고 주문할 계획이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국가정보원은 19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국내 미국 공군시설 및 우리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하고 시설 좌표와 신상 정보를 메신저로 공개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에 따르면 IS는 최근 자체 조직 ‘유나이티드 사이버 칼리파’로 입수한 전 세계 미국 및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공군기지 77곳의 위치와 21개국 민간인의 신상 정보를 해외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유포하면서 ‘십자군과 싸우라. 무슬림을 위해 복수하라’며 조직원들에게 테러를 선동했다. 한국과 관련해 경기 평택, 전북 군산 소재 미 공군기지 2곳의 구글 위성지도와 상세 좌표, 홈페이지가 공개됐다. 개인도 테러 대상으로 지목됐다. 국내 복지단체 직원 A 씨(여)의 성명, e메일뿐 아니라 집 주소까지 공개됐다. 국정원은 “우리 국민의 신상 정보는 A 씨가 소속된 복지단체 사이트 해킹을 통해 확보했고, 미 공군기지 좌표는 인터넷 공개자료 등을 종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해당 메신저 계정은 삭제된 상태다. 한편 국정원은 “군과 경찰 등 유관기관에 신속하게 테러 정보를 알리고 신변 보호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테러 정보를 통보받은 경찰은 이날 오후 내내 A 씨의 옛 주소 인근 순찰만 강화했던 것으로 동아일보 취재 결과 확인됐다. A 씨의 어머니는 본보와의 통화에서 “저녁 늦게 경찰이 딸의 집을 찾아왔다”고 전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김도형 기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한국과 한국인을 반복적으로 테러 대상으로 지목하고 나섰다. 한국도 테러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국가정보원과 경찰의 사후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IS 반복적으로 한국·한국인 테러 대상으로 지목 지난해 9월 IS 영문 홍보잡지 ‘다비끄’는 ‘십자군 동맹국’ 명단을 발표하며 한국을 테러 대상에 포함했다. 올해 2월에는 유튜브에 인질 참수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올리면서 공무원과 기업 직원 등 한국인 20명을 포함한 여러 나라 국민들의 이름과 e메일을 공개했다. 이번에는 A 씨가 소속된 종교 관련 복지단체 홈페이지가 해킹당하면서 직원인 A 씨의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IS는 메신저 텔레그램을 통해 개인정보를 유포하며 테러를 선동했다. IS는 텔레그램 등을 통해 ‘외로운 늑대’로 불리는 각국의 자생적 테러리스트에게 지속적으로 테러를 부추기는 것으로 분석된다. A 씨가 소속된 단체 홈페이지가 해킹당했지만 왜 A 씨만 테러 대상으로 지목됐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국정원은 “A 씨가 왜 테러 대상으로 지목됐는지, IS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 당국은 IS 관련 첩보를 한미연합사령부 등에 전파하고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미연합사 요청 시 주한미군 기지 방호를 위한 경계 지원에 나설 방침이라고 전했다.○ IS 테러 위협 사실 이례적 공개 국정원은 IS 테러 위협 사실을 공개하면서 테러방지법 시행으로 유관기관에 테러 위협 정보가 즉각 전파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정원과 경찰의 손발이 맞지 않아 정작 테러 위협 대상자에 대한 보호 조치가 지체됐다. 국정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A 씨의 이름과 주소를 그대로 노출했고, 경찰은 A 씨의 신변 보호 통보를 전달받고도 제때 접촉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A 씨와 A 씨의 어머니는 테러 대상에 오른 사실을 동아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전해 들었다고 밝혔다. A 씨의 어머니는 그 이후 “국정원과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우리 딸이 테러 위협을 받고 있느냐’고 물었지만 ‘아니다’라는 답변을 들었다”며 “저녁 늦게 경찰이 딸의 집을 찾아와 ‘신변 보호 조치를 위해 찾아왔다’며 문을 열어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국정원이 경찰에 통보한 주소는 A 씨의 예전 주소로 A 씨 가족은 이미 이사를 한 상태였다. 경찰 관계자는 “국정원 자료에 명시된 주소의 주변 순찰은 강화했으나 그곳에 거주하지 않을 수도 있고 자료가 부정확할 수도 있기 때문에 본인에 대한 확인 작업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김도형 기자}

국가정보원은 19일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인 ‘이슬람국가(ISIL)’가 국내 미국 공군시설 및 우리 국민을 테러 대상으로 지목하고 테러를 선동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IS는 최근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공군기지 위치 77곳과 21개국 민간인 신상정보를 메신저 ‘텔레그램’으로 유포하면서 “십자군과 싸워라. 무슬림을 위해 복수하라”고 테러를 선동했다. 이 같은 정보는 자체 해커조직 ‘유나이티드 사이버 칼리파’를 통해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관련해 경기 오산시와 전북 군산시에 위치한 미군 공군기지 구글 위성지도와 상세 좌표 및 홈페이지가 공개됐다. 우리 국민도 테러 대상으로 지목됐다. 국정원에 따르면 국내 복지단체 사이트 해킹을 통해 확보한 해당 단체 직원 1명의 성명과 e메일, 집 주소도 텔레그램으로 유포됐다. 국정원은 만약의 테러 가능성에 대비하여 주한 미 공군과 군과 경찰 등 유관기관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으며, 신상정보가 공개된 사람은 경찰을 통해 신변보호 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우리 공군의 주력 전투기인 KF-16(사진) 성능 개량 사업 과정에서 방위사업청이 멋대로 업체를 선정해 일정이 4년이나 지연되고 약 1054억 원의 예산을 날린 것으로 드러났다. 16일 감사원의 ‘KF-16 성능 개량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KF-16 성능 개량 사업은 미국 정부가 품질을 보증하는 정부 대 정부의 계약인 대외군사판매(FMS) 방식으로 업체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방산업체와 개별적으로 협상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런데도 방사청은 2012년 7월 낮은 가격을 써 낸 영국의 BAE시스템스를 일방적으로 선정했다. 업체 선정 과정에 평가 기준을 변경하는 등 특혜도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정부는 BAE시스템스의 경험이 부족해 총사업비와 사업 기간을 충족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사업자를 록히드마틴으로 변경해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나도록 미 정부와 최종 가격 협상이 완료되지 않자 방사청은 2013년 9월 1억8400만 달러(약 2156억 원)의 계약금을 1차로 미국 정부에 지불했다. 단지 예산 불용을 막기 위한 이유에서였다. 방사청은 같은 해 11월 방위산업추진위원회에 미 정부와 17억 달러(약 1조9924억 원)에 합의한 것처럼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 정부는 최종 협상 과정에서 BAE시스템스와 사업을 지속하려면 총사업비로 미국 측에 24억 달러(약 2조8128억 원)를 지불하라고 요구했다. 예산이 초과되자 방사청은 해당 업체를 BAE시스템스에서 록히드마틴으로 변경해야 했다. 업체가 바뀌면서 미국은 24억 달러에서 19억 달러로 비용을 다시 산정했지만 사업 착수 시기가 2011년에서 2015년으로 4년이 늦어졌고 이미 BAE시스템스 측에 집행한 1054억 원은 날리게 됐다. 감사원은 업무를 담당했던 2명에게 해임 등 중징계 조치를 통보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15일 오전에 열린 감사원 ‘금융공공기관 출자회사 관리실태’ 브리핑. 유희상 산업금융감사국장은 “이번 감사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분식회계가 의심되는 정황을 최초로 확인했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대우조선이 2013∼2014년 영업이익 1조5342억 원을 부풀리면서 ‘임의로’ 공사 원가를 적게 산정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는 것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3월 2013∼2014년 재무제표에 영업손실 2조 원을 스스로 반영하는 정정 공시를 했다. 이미 분식회계가 의심됐던 만큼 이번 감사에서는 어떻게 분식회계가 가능했는지, 왜 부실을 방치하는 침묵의 카르텔이 형성됐는지 구조적인 문제점을 짚었어야 했지만 그런 언급은 없었다. 지난해 7월 대우조선의 숨겨진 대규모 손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관리했던 KDB산업은행 책임론이 불거졌다. 감사원은 사회적 파장이 커지자 지난해 10∼12월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감사에 착수했고, 6개월이 지나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의 감사가 진행되던 올해 2월 관리·감독 부실의 최종적 책임이 있는 홍기택 당시 산은 회장이 퇴임했다. 이 때문에 직접 징계 대신 인사자료를 기획재정부와 인사혁신처에 통보하는 것으로 사실상 ‘면죄부’를 받았다. 게다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리스크담당 부총재로 이미 자리를 옮긴 터였다. 퇴임한 홍 전 회장이나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에 대해 정부가 내릴 수 있는 조치는 없다는 얘기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홍 전 회장은 정부가 파견한 이사와 달리 AIIB가 직접 채용한 사람으로 정부가 조치할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그 대신 분식회계 경고음을 울리는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은 책임은 당시 A 실장과 B 팀장의 ‘업무 태만’으로 결론 내렸다. 대우조선이 분석 대상(정부·산은 50% 이상 출자회사는 제외)인 줄 몰랐다는 해명에 따라 경징계를 권고했다. 감사원은 ‘산피아(산업은행+마피아)’ 관행에 대해서도 감사 범위를 벗어난다며 외면했다. 산은이 대우조선의 최대 주주가 된 2000년부터 대우조선 최고재무책임자(CFO)는 김유훈 김갑중 김열중 등 ‘산피아’ 출신의 차지였다. 2008년부터 새로 선임된 사외이사 18명 중 12명은 ‘정피아, 관피아’였다.우경임 woohaha@donga.com / 세종=손영일 기자}
KDB산업은행이 출자회사에 대한 관리 소홀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또 대주주인 산은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급 잔치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의 출자회사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총 31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감사원은 홍기택 전 산은 회장과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 5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정부에 통보했고, 산은과 수은의 다른 직원 7명에 대해서는 문책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4조 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투입하고도 사실상 좀비기업으로 전락한 대우조선 사태는 국책은행의 무능력과 대우조선 경영진의 모럴해저드가 결합한 ‘총체적 부실’이었다. 산은은 출자회사의 분식회계를 적발하기 위해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도 이를 대우조선에 적용하지 않았다. 유희상 감사원 산업금융감사국장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2013, 2014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은 특별관리 대상인 최고위험등급(5등급)으로 나왔다”면서 “산은이 이 시스템만 사용했어도 경영 부실을 제때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대우조선이 공사 원가를 적게 책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과다 계상한 사실을 적발했다. 총 분식회계 규모는 2013년 4407억 원, 2014년 1조935억 원 등 1조5342억 원이다. 산은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을 하는 동안 대우조선은 무분별하게 자회사를 늘려 9021억 원의 손실을 봤다. 수출입은행은 2013년 성동조선의 수주 가이드라인을 대폭 완화해 적자 수주 허용 물량을 과도하게 늘린 사실이 적발됐다. 이로 인해 성동조선의 영업손실은 588억 원 늘어났고 구조조정이 사실상 중단됐다. 한편 검찰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임 시절 일감을 몰아준 지인 업체 관계사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하고 업체 대표 정모 씨(65)에 대해 배임증재 혐의로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김철중 tnf@donga.com·우경임 기자}

산업은행이 출자회사에 대한 관리 소홀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또 대주주인 산은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은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급 잔치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의 출자회사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총 31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감사원은 홍기택 전 산은 회장과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 5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정부에 통보했고, 산은과 수은의 다른 직원 7명에 대해서는 문책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4조 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투입하고도 사실상 좀비기업으로 전락한 대우조선 사태는 국책은행의 무능력과 대우조선 경영진의 모럴해저드가 결합한 ‘총체적 부실’이었다. 산은은 출자회사의 분식 회계를 적발하기 위해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구축해놓고도 이를 대우조선해양에 적용하지 않았다. 유희상 감사원 산업금융감사국장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2013, 2014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은 특별관리 대상인 최고위험등급(5등급)으로 나왔다”면서 “산은이 이 시스템만 사용했어도 경영부실을 제 때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대우조선이 공사 원가를 적게 책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한 사실을 적발했다. 총 분식회계 규모는 2013년 4407억 원, 2014년 1조935억 원 등 1조5342억 원이다. 유 국장은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 과정에서 분식회계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은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을 하는 동안 대우조선은 무분별하게 자회사를 늘려 9021억 원의 손실을 봤다. 또 산은은 출자회사의 경영관리를 위해 파견한 직원의 유흥업소·골프장 비용도 해당 기업에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입은행은 2013년 성동조선의 수주가이드라인을 대폭 완화해 적자수주 허용 물량을 과도하게 늘린 사실이 적발됐다. 이로 인해 성동조선의 영업손실은 588억 원 늘어났고 구조조정이 사실상 중단됐다. 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김철중기자 tnf@donga.com}

“10년 전 정보기술(IT)이던 주한 외국인의 관심 분야가 K팝, K뷰티 등으로 바뀌었습니다.” 2006년부터 10년 동안 ‘코리아 CQ(문화지수·Culture Quotient) 한국 통(通) 포럼’을 운영해 온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 이사장(61·한국외국어대 교수)은 14일 “한국의 문화적 매력도가 상상 이상이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CQ 포럼은 한국 문화 강의, 명소 방문, 공연 관람 등으로 한국인과 주한 외국인이 교류하는 프로그램. 14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미국 대사관저에서 CQ 통 포럼 21기 졸업식이 열렸다. 이번 졸업식에서는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가 ‘어깨동무상’을 받는다. 최 이사장은 “2014년 부임 직후 만난 리퍼트 대사는 ‘한국인은 왜 빨리빨리 해요?’ ‘한식 맛있는데 호텔에서도 나오나요?’라며 서툰 한국말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묻고 또 물었다”며 “한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상당히 깊다”고 평했다. 이날 만난 리퍼트 대사는 한국어가 일취월장(日就月將)했다고 한다. 대상은 울로프 뮌스터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사업부서장 부부, 소통상은 자심 알부다이위 주한 쿠웨이트 대사, 협력상은 엘리자베트 베르타뇰리 주한 오스트리아 대사가 받았다. 최 교수가 한국인과 주한 외국인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게 된 것은 프랑스인 남편 때문이다. 그는 “주한 외국인이 다양한 분야의 한국인을 만나 교류하기를 원하지만 기회가 드물다”며 “한국을 알리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이제 한국을 아는 친구가 아닌, 한국을 도와줄 친구가 필요합니다.” 13일 취임 한 달을 맞은 이시형 한국국제교류재단(KF) 신임 이사장(사진)은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통일을 비롯한 한국의 외교정책을 지원해주는 우군으로 ‘한국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라며 “다양한 공공외교 기관 가운데 KF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올해 출범 25주년을 맞은 KF는 8월 공공외교법 시행으로 법적 기반을 확보하는 등 전환기를 맞고 있다. 그동안 KF가 △문화 교류 △한국학 진흥 △지한파 네트워크 육성 등 한국 알리기에 치중했다면 앞으로는 각국에서 한국 외교정책을 지원할 네트워크를 본격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 이사장은 “특히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4강 공공외교’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이 마주한 현실적인 주변 여건을 고려할 때 4강의 지원 없이 외교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는 35년간의 외교관 재직 경험이 반영된 것이다. 이 이사장은 1980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주폴란드 대사, 대통령 직속 G20 정상회의준비위원회 행사기획단장, 외교통상부 통상교섭조정관, 주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대표부 대사를 지냈다. 실제로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의 한미 동맹 발언처럼 가장 가까운 나라인 미국에서조차 한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이 이사장은 “우리 대북 정책, 한일 역사 문제, 동북아 역학구도 등 한국의 미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외교 정책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오랫동안 공공외교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일본에 비해 한국은 이제 시작하는 단계라는 어려움도 있다. 단기간에 일본과의 격차를 줄이기 어려운 만큼 장기적으로 각국 친한(親韓)파 차세대 리더 육성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현재 미국에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브루킹스연구소 등 싱크탱크 4곳에 한국 연구석좌직(Korea Chair)이 있다. 최근 미 상원의원 비서실장 5명이 KF 초청으로 한국을 다녀가는 등 한국의 친구를 만드는 작업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1위이지만 국가브랜드는 2011년부터 27위로 올라선 이후 계속 정체되고 있다. 이 이사장은 “1980년대 중반 신참 외교관 시절 미국에 갔더니 옷을 차려 입고 나가면 일본인이냐, 부스스하게 나가면 중국인이냐 물었다”는 당시 시대상이 반영된 일화를 소개하며 “한국인이냐고 묻는 사람이 없던 당시에 비하면 한국의 브랜드는 엄청나게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싸이 김연아 등 뛰어난 개인 덕분에 한국이 알려졌다면, 이제는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를 창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12일 오후 출국했다. 우리 외교부 장관의 러시아 방문은 2011년 8월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방러 이후 5년 만이다. 윤 장관은 지난달 1~3일 이란 방문을 시작으로 우간다, 쿠바에 이어 러시아까지 한 달 반 동안 북한의 우방 국가들을 잇달아 방문하며 대북 압박 외교를 계속하고 있다. 윤 장관은 출국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지 5개월,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한 지 100일이 됐다”며 “이런 시점에 러시아와의 양국 관계와 국제 공조를 다시 한 번 점검하는 계기를 가져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윤 장관은 13일(현지 시간) 모스크바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첫 러시아 방문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에 동참하면서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한러 관계가 전환점을 맞을지 주목된다. 이어 14일에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리는 제2차 한-러 대화 정치경제 콘퍼런스에 참석한다. 이날 콘퍼런스에서는 러시아와 함께 북극 항로를 활용한 유라시아 지역 연계성 증진을 모색할 계획이다. 윤 장관은 또 고 이범진 주러시아 대한제국 특명전권공사 순국비 헌화, 현대자동차 현지공장 방문 등 일정을 소화한다. 윤 장관은 러시아 방문을 마치자마자 14일 불가리아 소피아로 향한다. 우리 외교부 장관의 불가리아 공식 방문은 1990년 수교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15일 다니엘 미토프 불가리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윤 장관은 “불가리아는 남동부 유럽에서 북한의 거점 공관 (주재지)이기 때문에 북한,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주불가리아 북한대사관은 발칸 지역 6개국을 겸임 주재하는 등 지역 거점 공관 역할을 하고 있다. 한편 북한 노동신문은 11일 ‘대북압박외교 놀음으로 얻을 것은 수치와 파멸뿐이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대북압박외교의 맨 앞장에 서있는 것이 바로 청와대 안방 주인”이라며 “머나먼 아프리카 나라들을 찾아다니며 (북핵) 압박과 제재공조를 청탁하는 망동을 부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조선 당국이 대북 압박외교로 얻을 것은 수치와 파멸뿐이다”라고 주장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지난달 6~9일 7차 노동당대회에서 개정된 북한 노동당 규약에 핵보유국이 명시되지 않은 것으로 10일 나타났다. 이번에 개정된 조선로동당 규약 주체105(2016)는 당초 예상과 달리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는다. 북한이 관영 매체와 주요 인사 발언을 통해 핵보유국을 자처하면서도 당 규약에 핵보유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은 것은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면서 대화의 여지를 남겨 둔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노동당은 경제 건설과 핵 무력 건설의 병진로선(노선)을 틀어쥐고 과학기술발전을 확고히 앞세우면서 나라의 방위력을 철벽으로 다지고 사회주의 경제강국, 문명국 건설을 다그쳐 나간다”고 경제-핵 병진 노선은 명시하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2012년 4월 개정한 헌법에 핵보유국을 규정했고 노동당대회에서도 공표한 바 있다”며 “국제사회가 대북제재에 동참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당 규약에 명시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서는 “김정은 동지는 노동당을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의 당으로 강화 발전시키고 주체혁명을 최후승리로 이끄는 노동당과 조선 인민의 위대한 령도자(영도자)”라고 명시했다. 규약은 이어 “위대한 김일성 동지는 노동당의 창건자이시고 영원한 수령”이라면서 “김정일 동지는 노동당의 상징이고 영원한 수반”이라고 표현했다. 북한이 당 규약의 개정을 통해 김일성 주석을 ‘영원한 수령’,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영원한 수반’이라고 각각 부르면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해서도 ‘위대한 영도자’로 호칭한 것은 김정은이 선대와 같은 지도자 반열에 올라섰다는 것을 공표한 것으로 풀이된다.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공정거래위원회가 2012∼2015년 147개 사건에 대해 과징금 5조2417억 원을 부과했다가 절반이 넘는 55.7%(2조9195억 원)를 감면해 준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9일 발표한 ‘공정거래업무 관리실태’ 감사 결과에 따르면 공정위는 당초 과징금을 높게 산정한 뒤 불명확한 법적 근거와 과도한 재량권을 갖고 대폭으로 깎아줬다. 기본과징금은 위반 행위의 경중을 따져 차등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공정위는 처음엔 147개 사건에 연루된 695개 기업 중 70.7%(466개 기업)에 대해 ‘매우 중대한 위반 행위’를 했다고 판단했다. 그런 다음 세 차례 조정 과정을 거치면서 잣대 변경의 명확한 기준도 없는 고무줄 감액을 해줬다. 특히 과징금을 확정하는 마지막 단계인 3차 조정에서 기본과징금의 33%(1조7305억 원)를 대폭 삭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여론의 비판이 비등한 사건에는 과징금을 세게 부과했다가 추후에 재량권을 남용해 기업 봐주기를 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문제는 과징금의 산정과 감액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 시행령으로 상위법에 없는 △현실적 부담 능력 △시장 여건 등 감액 사유를 추가했고, 고시를 통해 과징금의 50% 이상을 감액할 수 있도록 했다. 결국 전체 695개 기업 중 24.6%(171개 기업)가 과징금을 50% 넘게 감액 받았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지상 낙원이라더니…일본에서 가져 온 물건 팔아 생활”북송 재일교포 첫 인권실태조사 보고서 9만여 명 끌려갔지만 한국, 일본도 무관심 “어머니가 무상으로 치료받을 수 있다고 해서 가족이 북한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아버지는 일본 물건을 뇌물로 바치며 생계를 꾸렸고, 어머니는 약이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 하다 사망했다.”(김소자·66) “소학교 입학 때부터 간첩 새끼, 종파 분자 등 소리를 들으며 손찌검을 당했고 극심한 차별에 시달렸다”(김순희·63) 북송 재일교포에 대한 인권실태조사 결과가 처음으로 나왔다. 통일아카데미는 탈북한 북송 재일교포 40명을 심층 인터뷰한 실태조사 보고서를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발표한다. 1959년 북한적십자사와 일본적십자사 간 체결된 캘커타협정에 따라 시작된 재일교포 북송 문제는 정식으로 실태조사가 이뤄진 적이 없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재일교포 북송이 북한이 주장하는 대로 자발적인 것이 아니라 사실상 유인 납치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 북한에 가기로 결심한 계기는 조총련의 선전 및 권유(30명·75%) 때문이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북한은 원하는 학교와 직장 제공(20명·50%)과 생활 보장(13명·32.5%)을 약속했다. 이 때문에 일본에서 교육과 취업 등에서 차별받던 재일교포들이 북송을 결심하게 됐다. 북송 재일교포의 직업은 공사장 인부, 일일고용자, 학생 등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북한 정착 과정은 약속과는 달랐다. 재일교포라는 이유로 당국의 감시를 받았고(25명·62.5%), 결혼 직장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받았다(14명·35%). 또 일본에 거주하는 가족과 친지들에게 현금과 물품을 요청해야 했다(30명·75%). 보위부나 당 간부들이 일본에서 보낸 현금과 물품을 빼앗는 바람에 가족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1959~1984년 25년간 186차례에 걸쳐 9만3300여 명의 재일교포가 북한으로 입국했다. 이번 조사를 진행한 황재일 통일아카데미 연구위원은 “북한 내에서 조직적 인권 유린이 진행되고 있었다는 증언으로 국제사회가 북송사업의 실태 조사에 나설 필요가 있다”며 “일본에서도 북한에서도 차별에 시달린 북송 재일교포에 대한 관심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폴란드가 1월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현재까지 북한 노동자에 대한 비자를 발급하지 않아 단 한 명도 추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7일 보도했다. 일부 국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후 북한 인사들에 대한 신규 비자 발급을 중단한 적은 있지만 북한 노동자들에 대한 비자 발급 중단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국가는 폴란드가 처음이다. 폴란드 외교부는 6일 VOA에 “(올해 초) 북한의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현재까지 북한 노동자에 대한 입국 비자를 한 건도 발급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북한 노동자에게 발급된 노동 비자도 156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현재 폴란드에서 일하고 있는 북한 노동자에 대해선 “지난해 말 현재 북한인들에게 발급된 취업허가증은 총 482건이며 이는 해외 노동자들에게 발급된 비자의 0.7%”라고 설명했다. 폴란드의 이번 조치로 베트남 라오스 등 친북 성향의 동남아 국가는 물론이고 유럽의 몰타, 아프리카의 앙골라, 중동의 아랍에미리트 쿠웨이트 등 북한 노동자를 받아들이고 있는 곳에서도 유사한 조치가 취해질지 주목된다. 유럽 국가 중 루마니아, 불가리아, 체코 등은 과거 북한 노동자를 파견받았지만 북한 해외 노동자에 대한 인권 피해 상황이 알려진 후 이들에 대한 전면 귀국 조치를 취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우경임 기자}

미국과 중국이 전략경제대화를 앞두고 신경전을 벌이면서 한반도 정세에 불똥이 튈 조짐이다. 미중을 포함한 주변국의 정치 상황과 외교 일정이 맞물리면서 한국 외교의 ‘7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변화의 흐름은 시작됐다. 중국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북한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을 면담한 1일 미국은 북한을 자금세탁 우려국으로 지정했다. 이튿날인 2일에는 중국 기업 화웨이(華爲)의 대북 거래를 조사하는 한편으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반도 배치를 거론했다. 미중 간 치고받기가 이어지면서 한국이 공들여왔던 ‘북핵 외교’가 미중의 전략적 이익에 따른 변수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미중은 7월 하순 라오스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다시 격돌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ARF에서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중국해의 평화와 안정, 항행, 상공 비행의 자유 보장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문제”라는 원론적인 태도를 나타냈다. 2013년부터 ARF는 “비핵화 의무를 준수하라”는 북핵 메시지를 채택하는 등 우리 정부는 ARF를 북핵 외교의 장으로 활용해왔다. 우리 정부는 1월 핵실험,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어떤 해보다 강경한 북핵 메시지가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남중국해 문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면 북핵 문제는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말이나 다음 달 초 필리핀이 네덜란드 헤이그의 상설중재재판소(PCA)에 제기한 영유권 중재 판결이 나올 예정이다. 한국은 ‘미국 편이냐, 중국 편이냐’에 대한 답을 요구받을 가능성도 있다. 궁지에 몰린 북한의 도발 변수도 있다. 6월 25일부터 한 달간을 반미투쟁월간으로 지정한 북한이 추가 도발에 나서면 한반도 정세의 위기 지수가 급격히 올라갈 수 있다. 북-중 관계가 급진전해 김정은이 방중할 경우에도 대응이 쉽지 않다. 이상숙 외교안보연구소(IFANS) 객원교수는 최근 ‘IFANS 포커스’에 실은 글 ‘북한 리수용 당 부위원장의 방중과 북-중 관계 전망’에서 “미중 간 기싸움이 점차 강화된다면 북-중 양국이 북한의 핵 동결을 전제로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다음 달 11일 북-중 우호협력 및 상호원조조약 55주년을 계기로 김정은의 방중이 성사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갑작스레 압박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면 ‘강공 드라이브’를 걸어온 한국 외교의 대응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외교 소식통은 “현 정부가 남북 대화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제재를 향해 100m 달리기를 하다가 유턴하는 것에는 리스크가 크다”고 전했다.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미국은 제재, 중국은 대화를 맡아 역할 분담을 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이 ‘핵’ 문제가 포함된 대화를 위한 제재가 되도록 미중 사이에서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월 일본 참의원 선거 결과에 따라 일본 우경화 속도가 빨라지면 어렵게 복원한 한일 관계에도 이상 기류가 형성될 수 있다. 올해 하반기로 한 차례 미뤄진 한중일 정상회의 개최도 진통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북한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면담 내용에 대한 중국의 사후 설명(디브리핑·Debriefing)이 늦어지고 있다. 1일 오후 이수용과 시 주석의 면담이 이뤄졌지만 중국은 3일까지 한국 측에 사후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외교 당국자는 3일 “오랜만에 이뤄지는 북-중 만남이어서 대외 발표 메시지를 내부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주말까지는 사후 설명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중국은 주중대사관을 통해 북한 인사들과의 면담 결과를 한국 측에 알려 왔다. 2013년 5월 최룡해 당시 북한 인민군 총정치국장 방중 당시 이들이 중국을 떠나면 일정과 면담 내용을 사후 설명했다고 한다. 한 전직 외교관은 “방중 인사가 중국을 떠난 뒤 사후 설명하는 게 그동안의 관행”이라며 “사후 설명이 늦어지는 것은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지 중국의 속내가 복잡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미국과 한국에 북-중 관계 개선 신호를 보냈지만 중국이 ‘북핵’을 묵인하는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는 고민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한편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전날 “정당한 (군사회담) 제의를 거부한다면 남조선 당국에 가해지는 대응은 무자비한 물리적 선택으로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통일부 정준희 대변인은 “무자비한 물리적 선택을 운운하며 위협하는 건 (북한의) 대화 주장이 진정성이 없는 선전 공세라는 것”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이어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서 비핵화 조치가 최우선 돼야 한다는 입장을 확고하게 견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 이후 공조하는 모양새를 취하던 미국과 중국이 북한 문제로 다시 첨예하게 맞서면서 동북아 정세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2월 통과된 미 의회의 대북제재강화법(HR757) 후속 조치의 하나로 1일(현지 시간)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대상국’으로 처음 지정한 것은 북한과 함께 김정은 정권을 감싸 안으려는 중국을 향한 공개 경고장이다. 북한은 물론이고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에 대해 미국 금융기관과의 달러 거래를 단절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효력을 낼 수 있는 조항도 담고 있다.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특사 자격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이수용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을 면담하면서 북-중 관계 복원을 시도하자 북한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 금융기관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조치를 꺼낸 것이다. 미 정부는 두 달여 전 북한을 주요 자금세탁 우려대상국으로 지정키로 하고 발표 시기만을 고르고 있었다. 워싱턴 소식통은 “백악관은 대북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에 경고 메시지를 줄 시점을 기다리다가 시 주석의 이수용 면담 직후 전격적으로 발표했다”고 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에서 “그 어떤 국가가 자신의 국내법에 근거해 다른 국가에 제재를 가하는 것을 일관되게 반대한다”며 반발했다. 미중은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긴장 수위를 꾸준히 높여왔다. 미국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 일환으로 중국에 대한 군사적 경제적 압박을 지속해왔다. 시 주석이 이 부위원장 일행을 면담한 것도 미국의 중국 포위 전략에 대한 경고라는 해석이 있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이수용의 방중은 북한과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 성사됐다”며 “북한은 국제사회 제재를 완화시킬 틈새를 찾으려 했고 중국은 동북아에서 힘의 균형이 깨졌다고 보고 ‘북한 껴안기 카드’를 꺼내 든 것”이라고 말했다. 미중은 3일부터 사흘간 싱가포르에서 열릴 15회 샹그릴라 대화와 6, 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8차 미중 전략대화에서 다시 날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 우경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