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곪도록 눈감은 산피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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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감사 결과 ‘부실 공범’ 확인
산은 출신들 이사회서 거수기 역할… 대우조선 자회사 늘려 9000억 손실
산은, 재무 감시 시스템 구축하고도… 점검안해 1조5000억 분식회계 방치

KDB산업은행이 출자회사에 대한 관리 소홀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또 대주주인 산은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은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급 잔치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산은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의 출자회사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총 31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감사원은 홍기택 전 산은 회장과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 5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 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정부에 통보했고, 산은과 수은의 다른 직원 7명에 대해서는 문책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4조 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투입하고도 사실상 좀비기업으로 전락한 대우조선 사태는 국책은행의 무능력과 대우조선 경영진의 모럴해저드가 결합한 ‘총체적 부실’이었다. 산은은 출자회사의 분식회계를 적발하기 위해 ‘재무이상치 분석 시스템’을 구축해 놓고도 이를 대우조선에 적용하지 않았다. 유희상 감사원 산업금융감사국장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2013, 2014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은 특별관리 대상인 최고위험등급(5등급)으로 나왔다”면서 “산은이 이 시스템만 사용했어도 경영 부실을 제때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대우조선이 공사 원가를 적게 책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과다 계상한 사실을 적발했다. 총 분식회계 규모는 2013년 4407억 원, 2014년 1조935억 원 등 1조5342억 원이다. 산은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을 하는 동안 대우조선은 무분별하게 자회사를 늘려 9021억 원의 손실을 봤다.

수출입은행은 2013년 성동조선의 수주 가이드라인을 대폭 완화해 적자 수주 허용 물량을 과도하게 늘린 사실이 적발됐다. 이로 인해 성동조선의 영업손실은 588억 원 늘어났고 구조조정이 사실상 중단됐다.

한편 검찰은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재임 시절 일감을 몰아준 지인 업체 관계사의 지분을 보유한 사실을 확인하고 업체 대표 정모 씨(65)에 대해 배임증재 혐의로 15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철중 tnf@donga.com·우경임 기자
#산피아#대우조선#감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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