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조 국민혈세 투입하고도 좀비기업 된 대우조선, 성과급 잔치까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15일 16시 18분


코멘트

감사원 “산은, 관리 소홀로 대우조선 기업회생 ‘골든타임’ 놓쳐”

사진 동아DB
사진 동아DB
산업은행이 출자회사에 대한 관리 소홀로 대우조선해양의 부실을 막을 수 있는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또 대주주인 산은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대우조선해양의 경영진은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성과급 잔치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산은과 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공기관의 출자회사 관리 실태를 감사한 결과 총 31건의 문제점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감사원은 홍기택 전 산은 회장과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 등 5명의 전현직 임원에 대한 감사결과를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정부에 통보했고, 산은과 수은의 다른 직원 7명에 대해서는 문책을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4조 원이 넘는 국민 혈세를 투입하고도 사실상 좀비기업으로 전락한 대우조선 사태는 국책은행의 무능력과 대우조선 경영진의 모럴해저드가 결합한 ‘총체적 부실’이었다. 산은은 출자회사의 분식 회계를 적발하기 위해 ‘재무이상치 분석시스템’을 구축해놓고도 이를 대우조선해양에 적용하지 않았다. 유희상 감사원 산업금융감사국장은 “이 시스템을 활용해 2013, 2014년도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대우조선은 특별관리 대상인 최고위험등급(5등급)으로 나왔다”면서 “산은이 이 시스템만 사용했어도 경영부실을 제 때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감사원은 또 대우조선이 공사 원가를 적게 책정하는 등의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한 사실을 적발했다. 총 분식회계 규모는 2013년 4407억 원, 2014년 1조935억 원 등 1조5342억 원이다. 유 국장은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 과정에서 분식회계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은 출신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이 이사회에서 ‘거수기’ 역할을 하는 동안 대우조선은 무분별하게 자회사를 늘려 9021억 원의 손실을 봤다. 또 산은은 출자회사의 경영관리를 위해 파견한 직원의 유흥업소·골프장 비용도 해당 기업에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다.

수출입은행은 2013년 성동조선의 수주가이드라인을 대폭 완화해 적자수주 허용 물량을 과도하게 늘린 사실이 적발됐다. 이로 인해 성동조선의 영업손실은 588억 원 늘어났고 구조조정이 사실상 중단됐다.

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김철중기자 tnf@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