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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는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업무보고에서 남북 문화 교류를 재개하고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문체부는 다음 달 9일 개막하는 평창 올림픽에 이어 8월 18일 개막하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 팔렘방 아시아경기와 2019년 열리는 겨울(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과 여름(이탈리아 나폴리)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도 남북 공동 입장과 공동 응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문체부는 또 국내에서 열리는 스포츠 대회에 북한 팀을 초청하고 종목별로 남북 합동 훈련, 단일팀 구성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코리아’라는 이름을 내걸고 출전했다. 정부가 수립되기도 전 일이었다. 당시 한국 선수단은 20박 21일 만에 런던에 도착했다.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내려가 일본 후쿠오카를 거쳐 요코하마, 홍콩 등을 경유하는 고단한 일정이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은 기대하기 힘들었다. 열악한 상황의 64명 한국 선수단 곁에는 재일교포들의 따뜻한 손길이 있었다. 최상영 재일본대한체육회 회장(70)은 “교포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유니폼, 스타킹, 태극기 등을 마련해 주고 현지 숙박비, 교통비까지 충당했다”고 말했다. 그로부터 70년이 흘렀어도 모국을 향한 재일교포들의 마음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 이번에는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겨울올림픽과 겨울패럴림픽을 위해 정성을 모았다.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 오공태 단장(72)과 최상영 회장은 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결단식에서 성금 2억 엔(약 19억1000만 원)을 전달한다. 뜻깊은 행사에 앞서 오 단장과 최 회장은 16일 서울 관악구에서 성화 봉송을 했다. 오 단장은 “올림픽 때마다 이어온 전통을 살리게 돼 영광이다. 패럴림픽에도 작은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국에서 주요 국제대회가 모두 열려 일본에 있는 교포들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준다”고 했다. 수영 선수 출신인 최 회장은 1970년대 아시아 물개로 이름을 날린 고 조오련을 가르쳤다, 최근 해마다 전국체육대회에 재일교포 선수단을 이끌고 출전하며 스포츠 교류를 주도하고 있다. 연간 수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철강 회사 영스틸 대표인 최 회장은 “이미 겨울올림픽을 개최한 일본 삿포로와 나가노에서는 연간 시설 유지비용으로 각각 10억 엔씩 지출하고 있다. 평창도 사후 활용 문제를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음 달 9일 평창 개회식에 1000여 명의 재일교포와 함께 참석할 예정인 오 단장과 최 회장은 “강릉 가는 고속철도 티켓 예매가 쉽지 않다. 열차 증편이 됐으면 좋겠다. 쇼트트랙 응원을 가는데 한국 선수가 좋은 성적 내기를 바란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 정현(한국체대)이 가볍게 2회전에 올랐다. 세계 랭킹 62위 정현은 16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세계 35위 미샤 츠베레프(독일)에게 세트 스코어 1-0으로 앞선 2세트 도중 기권승을 거뒀다. 이로써 정현은 츠베레프와의 상대 전적에서 3전 전승을 기록하며 이 대회에서 2년 연속 1회전을 통과했다. 1세트에서 안정된 서브를 앞세워 4-1로 앞선 끝에 6-2로 이긴 정현은 2세트 들어서도 상승세를 유지하며 4-1까지 달아났다. 완승을 예고한 정현은 츠베레프가 부상을 이유로 기권을 선언해 48분 만에 경기를 마무리했다. 손쉽게 서전을 장식하며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인 지난해 프랑스오픈 3회전 진출을 넘어설 기대감을 높이게 됐다. 19개의 위닝샷을 구사하며 16개의 실책을 쏟아낸 츠베레프를 압도한 정현은 “큰 체력 소모 없이 2회전에 진출하게 돼 기쁘다. 다음 경기에서는 더 나아진 모습으로 후회 없는 경기를 펼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 교민들이 응원을 해주셔서 큰 힘이 됐다. 보답하기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현은 2회전에서 세계 53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와 통산 두 번째로 맞붙게 됐다. 메드베데프와는 지난해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넥스트제너레이션파이널스 준결승에서 맞붙어 이긴 적이 있다. 당시 정현은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정현은 2회전 진출만으로 9만 호주달러(약 7600만 원)의 상금을 확보했다. 한편 메이저 대회 데뷔전에 나선 세계 170위 권순우(건국대)는 55위 얀레나르트 슈트루프(독일)에 1시간 18분 만에 0-3(1-6, 2-6, 4-6)으로 패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 정현(22·한국체대)은 지난해까지 메이저 대회 본선에 7번 출전했다. 그때마다 한국 선수는 혼자뿐이었다.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개막한 호주오픈에서는 든든한 후배가 곁에 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 예선 우승으로 출전 티켓을 거머쥔 권순우(21·건국대)가 메이저 무대를 처음 밟았다. 한국 선수가 메이저 대회 남자 단식에 2명 출전한 것은 2001년 이형택 윤용일 이후 17년 만이다. 이날 함께 1시간 동안 공을 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두 선수는 굵은 땀을 쏟았지만 표정은 밝았다. 권순우는 “형(정현)이 투어에서 일찍 자리 잡은 덕분에 내겐 롤모델이 생겼다. 이런 기회를 쉽게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정현과 권순우는 16일 나란히 1회전을 치른다. 세계 랭킹 59위 정현은 세계 33위 미샤 츠베레프(독일)와 맞붙는다. 랭킹은 자신보다 높아도 역대 상대 전적에서 2승을 거뒀기에 자신감이 크다. 10일 전초전으로 출전한 뉴질랜드 투어대회에서 세계 16위 존 이스너(미국)를 꺾으며 상승세까지 타고 있다.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지난해 프랑스오픈에서 기록한 자신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32강 진출)을 넘어서겠다는 각오다. 정현은 “후회 없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파이팅하겠다. 또 다른 한국 선수가 함께 참가해 기쁘다. 더 많이 오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강한 근성과 빠른 발로 돌풍을 노리는 세계 170위 권순우는 세계 55위 얀레나르트 스트루프(독일)와 맞붙는다. 첫판을 통과하면 메이저 통산 20승에 도전하는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만날 공산이 크다. 권순우는 “스트루프(196cm)는 키가 크지만 느린 약점이 보인다. 스피드를 앞세워 집요하게 빈틈을 노리겠다”고 다짐했다. 호주오픈은 남녀 단식 우승자에게 400만 호주달러(약 33억7000만 원)를 지급한다. 1회전에서 탈락해도 5만 호주달러(약 4200만 원)를 받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장웅 북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을 IOC에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의 평창 겨울올림픽 출전을 논의하기 위해 스위스 로잔에 있는 IOC 본부를 방문했던 장 위원은 13일 평양 귀국길에 경유한 중국 베이징 서우두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전했다. 장 위원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성사 여부에 대해 “이미 상정된 제안이기 때문에 IOC에서 고려 중”이라며 “그건 어디 한쪽에서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IOC 국제빙상올림픽위원회에서 다 함께 (논의)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단 규모에 대해서는 “북한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서 결정할 일”이라고 답했다. IOC는 20일 로잔에서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와 대한체육회, 북한 올림픽위원회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북한의 참가 종목과 선수단 규모, 국가 국기 사용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빙속 여제’ 이상화.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0.01초로 싸우는 경기이기 때문에 누구도 (결과를) 모른다”고 말했다. 자신의 말대로 월드컵에서 0.01초 차로 금메달을 놓친 적도 있다. 당사자인 선수뿐만 아니라 팬들을 초조하게 만드는 빙판과 설원의 뜨거운 찰나의 승부 세계. 그 최종 희비는 시간 기록원을 의미하는 타임 키퍼가 제공하는 정보에 따라 결판난다. 다음 달 9일 개막하는 평창 올림픽에서는 오메가가 공식 타임 키퍼의 중책을 맡았다. 오메가는 1932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을 시작으로 평창까지 28차례 여름·겨울올림픽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평창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스키, 쇼트트랙 등 주요 경기장에는 오메가의 스캔 ‘오’ 비전 미리아 포토 피니시 카메라가 설치돼 초당 1만 장까지의 디지털 이미지를 포착한다. 이 이미지는 퀀텀 타이머라는 컴퓨터 시간기록기를 통해 100만분의 1초까지 분석해 우열을 가린다. 평창에서는 계측 기술이 궁극의 경지에 올랐다는 판단 아래 타임 키퍼에서도 평창 올림픽 유치 당시 슬로건이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는 게 오메가의 설명이다. 알랭 조브리스트 오메가타이밍 사장(CEO·사진)이 이달 말 공식 발표를 앞두고 본보와 가진 e메일 인터뷰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에서는 신개념 타임 키퍼 기술을 통해 시각적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 이로써 팬들이나 관중이 경기에 더욱 몰입할 수 있게 됐으며, 선수들은 자신의 퍼포먼스를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축적된 빅데이터는 선수의 장단점 분석 및 기량 향상의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알파인 스키에선 스키 부츠에 센서를 부착해 점프 각도, 풍속, 속도, 위치 등을 측정해 경기장 전광판이나 TV 중계 화면을 통해 실시간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구간별 속도 또는 제로백(정지된 자동차가 가속해 시속 100km가 되는 시점까지 걸리는 시간) 같은 데이터를 알려줄 수도 있다. 스키 점프에선 플레이트에 센서를 부착한다. 점프 길이, 스피드 등을 분석해주는 기능도 추가된다. 아이스하키 선수 상의에 센서를 부착해 축구에서 주요 선수의 움직임을 그래픽으로 보여주는 히트맵처럼 이동거리, 방향, 공격루트 등을 보여줄 예정이다. 피겨스케이팅에선 점프 회전 연기를 정밀하게 분석해주는 것도 가능해진다. 과거 여름올림픽에서 이런 기술이 도입된 적이 있지만 겨울올림픽은 추위에 약한 배터리 등 기술적인 이유로 미뤄 오다 평창에서 처음 등장하게 됐다. 이를 위해 오메가는 약 300명의 타임 키퍼, 350명의 훈련된 자원봉사자를 비롯해 30개의 관객용 스코어보드, 90개의 경기용 스코어보드를 포함한 230t의 장비 등을 평창에서 활용한다. 경제학과 마케팅을 전공한 조브리스트 사장은 오메가에서 15년간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 업무를 맡다가 2014년 11월 오메가타이밍 CEO로 선임됐다. 한국 음식 가운데 만두를 첫손으로 꼽은 그의 경영 지론은 기록의 가치가 선수와 스포츠의 가치를 높여준다는 것이다. 다음은 평창을 빛낼 신기록과 환희의 현장을 책임질 조브리스트 사장과의 일문일답. ―평창에서 선보일 타임 키퍼와 종전 타임 키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오메가는 여러 종목에서 기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소개하는 기술을 선보이게 된다. 선수의 몸에 부착된 특수장비 덕분에 해당 종목을 더욱 자세히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알파인 스키 선수 개개인의 활강 속도와 아이스하키 팀의 전술 포메이션 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시도는 기록 측정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선수들은 자신의 기록과 움직임에 대해 정밀한 평가를 내리게 되며, 관중은 실시간으로 경기와 관련된 정보를 얻게 되어 경기에 좀 더 몰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평창에서 등장할 오메가 타임 키퍼는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선 엄청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먼저 각 종목 협회로부터 새 기술에 대한 허가를 받은 뒤 선수들과 실전 테스트를 진행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올림픽 때 적용하려면 때론 수년이 걸리기도 한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타임 키퍼의 역할도 바뀌는 건 아닌가. “올림픽 경기 규정은 기계가 아니라 심판이 협의해 최종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앞으로 AI 수준으로 기술 발전이 이뤄진다고 해도 기계(로봇)가 기계를 조작하도록 두진 않을 것 같다.” ―평창은 자주 찾았나. “물론이다. 여러 차례 방문한 평창의 가장 훌륭한 점 중 하나는 모든 시설이 매우 인접해 있다는 것이다. 예전 몇몇 올림픽에서는 대회 장소가 분산돼 있어 타임 키퍼 입장에서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평창 올림픽에서 꼭 관람하고 싶은 종목은 뭔지, 즐기는 겨울스포츠 종목이 있다면…. “스위스 출신인 만큼 겨울올림픽 종목이 친숙하다. 특히 스키, 스노보드, 아이스하키를 즐겨 한다. 평창에서는 맡은 역할이 있기 때문에 관전하고 싶은 특정 종목에 대해 잊고 지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스피드스케이팅과 봅슬레이 관전은 매우 특별하고 굉장한 경험이라고 확실히 말할 수 있다.” ―한국 대표 선수 가운데 알고 있는 선수가 있나. “스피드스케이팅의 이상화는 지난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으며 세계 기록 보유자다. 최근 월드컵 시리즈에서 매우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들었기에 평창에서 어떤 기량을 펼칠지 흥미롭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테니스발전협의회(KATO)가 2017년 랭킹 시상식을 개최하고 코트 꿈나무에게 장학금을 전달했다. KATO는 서울 영등포구 JK아트컨벤션 그랜드볼름에서 시상식을 열었다고 12일 밝혔다. 시상식에는 이기재 KATO 회장을 비롯해 한국테니스진흥협회(KATA) 성기춘 회장,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장, 노갑택 명지대 교수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이기재 회장은 “KATO는 동호인테니스 발전과 꿈나무 지원 목적으로 지난 13년 세월을 달려왔다. 임원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통해 국가가 인증하고 있는 지정기부금 단체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초심으로 돌아가 책임감, 사명감을 갖고 사회에 공헌하는 단체가 되겠다. 한국 테니스 발전의 주춧돌이 되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는데 열정과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1년 동안 모은 5700만 원의 장학금을 선수 18명과 9개 학교 테니스 유망주에게 전달했다. 한 해 개최된 34개 생활체육 동호인 대회 중 가장 조직적으로 운영한 최우수대회상은 한국건강관리협회장배에게 돌아갔다. 영동감고을배와 세울배가 우수대회상을 차지했다. 시상식에서는 한 해 동안 뛰어난 활약을 선보인 5개 부문 1~10위의 동호인들이 상패와 윌슨 상품권을 부상으로 받았다 각 부문 1~2위 동호인에게는 해외투어 상품권도 증정됐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내가 딴 올림픽 금메달의 절반은 한국 몫입니다.” 스즈키 다이치 일본 스포츠청 장관(51)은 한국과의 각별한 인연을 소개했다. 1986 서울 아시아경기와 1988 서울 올림픽 수영에서 정상에 올랐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성화 봉송을 위해 11일 입국한 스즈키 장관은 이날 서울 송파구 한국체대에서 진행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88 올림픽 수영장과 선수촌이 보이는 이곳을 30년 만에 다시 왔다.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올림픽 수영 배영 남자 1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결선에서 출발 후 15초 넘게 30m 이상을 잠영(잠수하는 영법)한 끝에 맨 먼저 터치패드를 찍어 세계적인 화제가 됐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대회 수영 금메달을 따면서 동아일보는 ‘서울의 신화, 경이의 영웅’으로 소개했다. 이를 계기로 국제수영연맹은 15m 이상 잠영할 수 없도록 규정을 바꾸기까지 했다. 기자가 당시 얘기를 꺼내자 스즈키 장관은 비화를 공개했다. “88 올림픽을 앞두고 이명박 전 대통령이 회장이던 대한수영연맹의 협조로 대회 개막 한 달 전부터 서울 올림픽 수영장에서 훈련할 수 있었다. 주위에서는 무리한 일이라고 했지만 그게 금메달에 큰 효과를 줬다.” 일본 선수였지만 홈 이점을 누렸다는 의미였다. 그러면서 스즈키 장관은 “(안방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에서 한국은 일본을 능가하는 성적을 거둘 것이다”고 덕담을 했다. 그가 언급한 일본의 금메달 예상 종목은 여자 스피드스케이팅(고다이라 나오와 팀 추월), 남자 피겨스케이팅(하뉴 유즈루), 여자 스키점프(다카나시 사라)였다. 2015년 발족한 스포츠청의 초대 장관에 오른 그는 일본 체육 정책을 총괄하며 2020년 도쿄 올림픽 준비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평창, 도쿄에 이어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까지 메가 스포츠이벤트가 연이어 열린다. 3개국이 서로 협력하고 노하우를 공유해 국가 발전에 기여한다면 의미 있는 일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수영 스타와 지도자로 활약한 그는 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역대 최연소 일본수영협회 회장을 맡는 등 행정가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 때 일본 선수단장이었다. “운동선수라는 한계를 깨고 롤 모델이 되고 싶다. 스포츠 가치를 높이고 확산하는 데 작은 기여를 하고 싶다.” 이날 김성조 한국체대 총장과 이야기를 나눈 스즈키 장관은 “한국이 딴 국제대회 메달 가운데 3분의 1이 한국체대에서 나왔다고 들었다. 그래서 이렇게 방문한 것이다. 스파이로 온 건 아니다. 일본 대학스포츠와의 교류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웃었다. 평창 올림픽과 패럴림픽 때 다시 방한할 계획인 스즈키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개회식 참석 여부에 대해선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때가 국회가 열리는 기간이다”고 말했다. 스즈키 장관은 12일 인천에서 2006 토리노 올림픽 피겨 싱글 금메달리스트 아라카와 시즈카 등 일본 스포츠 스타들과 성화를 봉송한다. 이번 방한에 그는 자신의 서울 올림픽 금메달을 들고 왔다. 그에게도 30년 만에 한국을 찾은 올림픽이 남달라 보였다. “수영 선수 출신이 이번엔 달리게 됐지만 추워도 열심히 하겠습니다.” 30년 세월을 넘나드는 그의 표정이 밝기만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00년 일본 골프 용품업체 던롭스포츠가 ‘젝시오’ 브랜드를 처음 출시했을 때 일이다. 당시 ‘XXIO’라는 영문 표기는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하게 만들며 골퍼들에게 낯설게 느껴졌다. 하지만 젝시오 드라이버는 17년 연속 일본 판매 1위를 기록하며 국내에서도 시리즈별로 ‘완판’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박인비가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 사용하기도 했다. 그 10번째 모델인 ‘젝시오 X’ 신제품 발표회 참석을 위해 한국을 찾은 가와마쓰 히데아키 스미토모고무 스포츠사업부 본부장(54)은 “젝시오는 내 분신과도 같다”며 감개무량해했다. 1986년 입사 후 한 우물을 파던 스포츠사업부에서 최고경영자까지 오른 그는 젝시오 론칭을 주도한 주인공이다. “기획서에 매달리던 옛날 생각이 난다. 21세기를 향한 전진이라는 의미를 지닌 젝시오는 비거리, 편안함, 타구감을 중시하고 있다. 젝시오 X는 20년 역사의 결정판으로 봐도 좋다.” 비거리 향상에 초점을 맞춘 ‘젝시오 X’는 타점 분산 최소화, 스위트 스폿 최대화를 목표로 채용한 ‘트루 포커스 임팩트’가 핵심 기술이다. ‘스마트 임팩트 샤프트’는 체중 이동에 의한 상체의 과도한 움직임을 최소화해 정타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일본 시타 참가자 80% 이상이 공을 정확하게 맞히는 경험을 했다. ‘하이 에너지 임팩트 헤드’는 타점이 집중되는 헤드의 반발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스위트 스폿을 34%까지 넓혔다. 신제품 발표회에 참가한 박인비는 “새 클럽은 (컬러 등이) 한층 젊어진 느낌이다. 어드레스 할 때 좋은 감을 줬다”고 말했다. 가와마쓰 본부장은 “한국 시장은 젝시오 전체 해외 매출의 50%를 차지한다. 스윙 스피드가 빠르고 탄도가 높은 한국 골퍼의 특성을 샤프트, 헤드 설계 등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스미토모고무에서 분사했던 던롭스포츠가 최근 재합병하면서 골프 용품에 대한 자금력과 기술력 확대가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교토대에서 물리학을 전공한 가와마쓰 본부장은 대학 골프부 출신으로 베스트 스코어는 73타. 그는 “요즘은 보기 플레이 정도다. 젝시오 X로 바꾼 뒤 10야드 이상 비거리가 늘었다. 백 번 듣는 것보다 한 번 쳐보시기를 권한다”며 웃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셔틀콕 유망주 최솔규(한국체대 졸업 예정)와 전혁진(동의대 졸업 예정)이 요넥스 배드민턴단에 입단했다. 최솔규와 전혁진은 11일 서울 마포구 요넥스코리아 사옥에서 입단식을 갖고 5년 계약에 합의했다. 두 선수는 대한배드민턴협회가 정한 대학 졸업 후 최초 계약 상한선인 계약금 1억5000만 원, 연봉 6000만 원으로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솔규는 대표팀에서 남자 복식과 혼합 복식에 번갈아 나서며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세계혼합단체선수권에서 한국을 14년 만의 정상으로 이끌었다, 입단식으로 마친 뒤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훈련 중인 대표팀에 합류한 최솔규는 “지난 시즌 하반기 부상으로 아쉬움이 컸다. 올해는 자카르타 아시아경기 등 큰 대회가 많은 만큼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최솔규는 후배들을 위해 한국체대에 발전기금을 전달하며 따뜻한 선행을 실천했다. 전혁진은 2015년 광주 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2관왕에 올랐다. 하태권 감독이 이끄는 요넥스는 지난해 이용대를 영입한 데 이어 최솔규, 전혁진의 가세로 정상을 넘보게 됐다. 최솔규는 이용대와 복식에 출전하고 전혁진은 복식에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직관’하고 싶다면 숙박과 교통이 큰 고민이다.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 업체인 에어비앤비가 ‘두 토끼’를 잡을 묘책을 내놓았다. 에어비앤비는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용해 평창 올림픽 외곽 지역인 강원 원주의 숙소 이용을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평창 지역의 숙소난이 해소되지 않는 가운데 교통 요지인 원주는 올림픽 관람객을 위한 ‘베이스캠프’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따라 평창 올림픽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이 원주 지역의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할 경우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인 ‘벅시’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벅시는 모바일 앱을 통해 가까운 위치의 사람들끼리 운전사가 운전해 주는 렌터카 승합차(밴)를 빌려 쓰는 서비스로 택시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12월 15일 원주에서 이 지역 에어비앤비 숙소를 제공하는 호스트들을 만나 양사의 협력 프로그램을 설명하는 자리를 열었다. 원주에 머무는 에어비앤비 숙박객들은 혼자 또는 친구, 가족과 함께 벅시를 이용해 경기장을 오갈 수 있게 된다. 에어비앤비는 올림픽 기간 250명 이상의 외국인 관광객이 원주 지역의 값싼 숙소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에어비앤비는 지난해 11월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와 온라인 숙박예약 서비스 부문 공식 후원 협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기간에 외국인 관광객 50만 명 중 8만5000명이 에어비앤비에 등록된 약 4만8000개의 숙소를 이용한 것으로 집계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8 평창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다음달 9일 오후 8시 평창지역 예상 기온은 영하 7.7도. 체감온도는 영하 14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개막 공연은 개회식 두 시간 전인 오후 6시부터 시작하고, 개회식은 오후 10시까지 열린다.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현장에서 즐기려면 최소 2시간, 개막 공연까지 보려면 최소 4시간은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한다. 여기에 입장과 퇴장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어서 6시간 정도는 평창의 혹한을 견딜 각오를 해야 한다. 들뜬 마음에 방한 대책 없이 나섰다간 병원 신세를 질 수 있다. 지난해 11월 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드림콘서트’ 때 6명이 저체온증 증세를 보였다. 당시 온도는 영상 3.4도였다. 조직위 관계자는 “몇몇 관람객들이 가을 옷차림으로 왔다가 낭패를 당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머리, 손, 발을 감싸라 평창올림픽의 혹한을 견디려면 평소와 다른 ‘드레스 코드’가 필요하다. 우선 기본적으로 관람객들에게 제공되는 물품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3만 명이 넘는 관중 전원에게 일반 우의, 무릎 담요, 핫팩 방석, 손발 핫팩 등 5종의 방한용품 세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머리, 손, 발. 이 세부분이 예상치 못한 혹한에 맞춰 가장 신경 써서 보호해야 할 신체 부위다. 이 세 부분만 잘 감싸줘도 체감온도를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 노스페이스 홍보를 담당하는 프래드컴 최선영 부장은 “보온성 및 활동성이 뛰어난 니트 소재의 모자와 목도리, 장갑을 착용해 찬바람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눈비에 대비해 방수 및 발수 기능이 적용된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 아래까지 덮을 수 있는 긴 기장의 롱다운 제품은 올겨울 트렌드 상품으로 정장이나 캐주얼 룩에도 착용할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특히 원단 안쪽에 필름이 붙어 있는 이중 소재를 선택하면 방수와 방풍이 된다. 비교적 온화한 날씨에도 기자 일행이 금세 추위를 느꼈던 대표적인 부위는 발이다. 현장을 방문한 기자가 두툼한 등산 양말에 등산화를 신고 있었지만 한 시간가량 지나자 발 부위에 쓰라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른 일행들도 모두 다른 부위보다는 손과 발 부위의 추위를 호소했다. 방수 처리가 제대로 된 방한부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구두, 면바지는 집에 두고 오세요 반대로 구두나 일반 운동화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천 소재의 운동화는 눈비에 쉽게 젖을 수 있고, 발목이 낮은 신발 역시 쌓여 있는 눈이 들어오기 쉽다. 휠라코리아 상품기획 장병두 팀장은 “구스다운 충전재를 사용한 경량 부츠 또는 끈이 없는 슬립온 제품을 추천한다. 보온성이 뛰어나고 장시간 착용해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눈비에 잘 미끄러지지 않는 밑창 소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조언했다. 한번 젖으면 마르지 않는 청바지, 면바지 등은 보온성 및 방풍성이 떨어져 꼭 피해야 한다. 꽉 끼는 청바지 등은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와이드앵글 마케팅팀 김현희 과장은 “발열 기능이 있는 기모 소재 안감을 지닌 바지는 보온력이 높다. 스트레치 소재 제품은 활동성을 높이고 편안한 착용감을 준다”고 말했다. 평창의 추위를 몇 해 동안 경험한 조직위 관계자는 “기온보다는 바람이 관건이다. 강풍이 불면 추위가 서너 배가 된다. 두꺼운 옷을 한두 벌 입기보다는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조직위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8종류의 올림픽 기간 유니폼 가운데는 스키 재킷, 스키 바지, 방한화 등도 포함됐다. 한 조직위 관계자는 “자기 사이즈보다 큰 제품을 받으려고 하는 직원이 많다. 그래야 겉옷 안에 여러 벌의 옷을 껴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평창=이헌재 기자uni@donga.com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오늘만 같으면 좋겠네요.” 4일 오후 8시에 찾은 강원 평창군 대관령면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 약 한 달 후인 2월 9일 이 시간 2018 평창 올림픽 개회식이 시작되는 이곳에서는 개회식 공연 연습이 한창이었다. 혹한을 예상한 기자 일행은 온몸을 꽁꽁 싸매고 갔다. 하지만 이날 올림픽 스타디움 주변의 공기는 뜻밖에 온화하게 느껴졌다. 온도계는 영하 5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무엇보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다. 같은 시각 풍속은 초속 0.6m였다. 동행한 평창올림픽조직위 관계자는 “운이 좋다. 아주 드물게 이런 날씨가 있다.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이 열리는 날에도 딱 이 정도만 된다면 아무 걱정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최상을 기대하면서 최악에 대비하라고 했던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게 날씨다. 한국에서 가장 추운 곳 중 하나인 평창의 날씨는 특히 변덕스럽다. 이날 오전 8시 현재 대관령 지역의 수은주는 영하 18도까지 떨어졌다.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추위와의 전쟁’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평창 올림픽 개·폐회식이 지붕이 없는 개방형 스타디움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평창 조직위에 따르면 평창 올림픽이 개막하는 2월 9일 오후 8시 평창지역 기온은 영하 7.7도로 예상된다. 체감온도는 영하 14도까지 내려간다. 지난 10년간의 통계를 봐도 평창 지역의 2월 평균기온은 영하 4.5도다. 2008년에는 최저 14.8도까지 떨어진 적도 있다. 평창 올림픽 개회식은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두 시간 동안 3만50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다. 이에 앞서 개막 공연은 두 시간 전인 6시부터 펼쳐진다. 입장과 퇴장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실내 공간 이용이 어려운 일반 관중은 6시간 내외를 꼼짝없이 평창의 혹한에 노출될 거란 얘기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미리 잘 준비한다면 혹한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평창 날씨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에 대해 거의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정식 회의에서 의제가 된 적도 없다. “눈과 얼음과 추위가 없다면 겨울올림픽을 열 이유도 없다”고 말한 IOC 관계자도 있다.○ 제공되는 방한 제품만으로는 추워요 평창 올림픽과 가장 비슷한 환경에서 개회식을 치른 곳은 1994년 노르웨이에서 열린 릴레함메르 대회다. 평창과 똑같이 지붕이 없는 개방형 스타디움에 3만5000명의 관중이 모였다. 당시 릴레함메르 대회 조직위는 관중에게 판초 우의와 방석, 커피 등 3종류의 용품을 지급했다. 평창 조직위는 3만 명이 넘는 관중 전원에게 일반 우의, 무릎담요, 핫팩 방석, 손발 핫팩 등의 방한용품 5종 세트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 밖에 평창의 칼바람을 막을 수 있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의 투명 방풍막을 설치하고, 난방쉼터 27개와 난방기 40대를 설치한다. 하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위태롭지 않다고 했듯 ‘혹한’이란 불청객에 맞서려면 스스로 잘 무장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개회식뿐 아니라 이후 실외에서 열리는 스키, 스노보드 등 올림픽 경기를 관전할 때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11월 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이곳에서 열린 ‘드림콘서트’ 때 6명이 저체온증 증세를 보였다. 오후 8시 온도는 영상 3.4도였지만 강풍 때문에 관중이 느끼는 체감온도는 훨씬 낮았다. 조직위 관계자는 “몇몇 관람객이 가을 옷차림으로 왔다가 낭패를 당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올림픽 개·폐회식에 참석할 국내 정·관계 및 재계 인사들의 경우도 평소와 다른 드레스 코드가 요청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머리, 손, 발이 특히 소중 예상치 못한 혹한에 맞서 가장 신경 써서 보호해야 할 신체 부위는 머리와 손, 그리고 발이다. 이 세 부분만 잘 감싸줘도 체감온도를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 노스페이스 홍보를 담당하는 프래드컴 최선영 부장은 “보온성 및 활동성이 뛰어난 니트 소재의 모자와 목도리, 장갑을 착용해 찬바람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눈비에 대비해 방수 및 발수 기능이 적용된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 아래까지 덮을 수 있는 긴 기장의 롱다운 제품은 올겨울 트렌드 상품으로 정장이나 캐주얼 룩에도 착용할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특히 원단 안쪽에 필름이 붙어 있는 이중 소재를 선택하면 방수와 방풍이 된다. 비교적 온화한 날씨에도 기자 일행이 금세 추위를 느꼈던 대표적인 부위는 발이었다. 기자는 두툼한 등산 양말에 등산화를 신고 있었지만 한 시간가량 지나자 발 부위에 쓰라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른 일행들도 모두 다른 부위보다는 손과 발 부위의 추위를 호소했다. 방수 처리가 제대로 된 방한부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지난해 12월 본보 취재진이 찾은 릴레함메르 크로스컨트리 월드컵 대회 현장을 가득 메운 노르웨이 스키 팬 대다수는 스키점퍼에 스키바지 차림이었으며 보온을 위해 신발과 바지 경계에 발목 토시를 하는 경우도 많았다.○ 구두, 면바지는 집에 두고 오세요 구두나 일반 운동화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천 소재의 운동화는 눈비에 쉽게 젖을 수 있고, 발목이 낮은 신발 역시 쌓여 있는 눈이 들어오기 쉽다. 휠라코리아 상품기획 장병두 팀장은 “구스다운 충전재를 사용한 경량 부츠 또는 끈이 없는 슬립온 제품을 추천한다. 보온성이 뛰어나고 장시간 착용해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눈비에 잘 미끄러지지 않는 밑창 소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조언했다. 한번 젖으면 마르지 않는 청바지, 면바지 등은 보온성 및 방풍성이 떨어져 꼭 피해야 한다. 꽉 끼는 청바지 등은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와이드앵글 마케팅팀 김현희 과장은 “발열 기능이 있는 기모 소재 안감을 지닌 바지는 보온력이 높다. 스트레치 소재 제품은 활동성을 높이고 편안한 착용감을 준다”고 말했다. 평창의 추위를 몇 해 동안 경험한 조직위 관계자는 “기온보다는 바람이 관건이다. 강풍이 불면 추위가 서너 배가 된다. 두꺼운 옷을 한두 벌 입기보다는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조직위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8종류의 올림픽 기간 유니폼 가운데는 스키재킷, 스키바지, 방한화 등도 포함됐다. 한 조직위 관계자는 “자기 사이즈보다 큰 제품을 받으려고 하는 직원이 많다. 그래야 겉옷 안에 여러 벌의 옷을 껴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플랜B’는 없다 추위와 함께 적설도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 감당하기 힘든 큰눈이 오면 개회식을 야외에서 여는 게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0년에는 하루에 60cm 가까운 눈이 내린 적도 있다. 평창 조직위는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피겨스케이팅과 쇼트트랙이 열리는 강릉 아이스아레나를 ‘플랜B’로 정해 두긴 했다. 하지만 개회식을 실내로 옮겨 치를 가능성은 0에 가깝다는 입장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지진 등 천재지변에 준하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 개회식은 무조건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연다고 봐야 한다. 조직위가 최선을 다해 방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만큼 관중 스스로도 잘 준비를 해 오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평창을 제대로 즐기려면 유비무환의 자세가 정답이다.평창=이헌재 uni@donga.com / 김종석 기자}

지난해 국내외 필드에서 10승을 합작한 한화골프단이 한화큐셀골프단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한화큐셀골프단은 2011년 창단 후 지난해까지 한화그룹의 후원으로 활동한 골프단의 공식 후원을 맡아 4일 출범식을 가졌다. 이날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행사에는 지난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3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맞은 김지현, 일본투어에서 뛰고 있는 이민영과 윤채영, 새롭게 가세한 이정민이 참석했다. 글로벌 태양광 기업인 한화큐셀은 한국 골프 선수들의 주요 활동 무대인 한국, 미국, 일본, 유럽을 주요 시장으로 삼고 있어 골프단 후원으로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골프단은 국내 대회 때마다 수천만 원 상당의 헬스 기구를 갖춘 투어밴과 전문 체력 트레이너를 활용하는 등 남다른 지원으로 유명하다. 소속 선수는 한화리조트 콘도와 골프장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달 중순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두 달 동안 전지훈련을 갖는 김지현은 “쇼트게임과 체력 강화를 통해 지난해 못지않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말했다. 통산 8승을 거둔 이정민은 “동료들 사이에 한화는 늘 선수를 챙긴다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있다. 좋은 기운을 받아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장암을 극복하고 지난해 일본투어 2승을 올린 이민영은 “지치지 않는 태양광처럼 열심히 하겠다. 골프가 개인 종목이지만 같은 팀 선수끼리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큐셀골프단에는 이들 4명 외에 김인경, 지은희, 신지은, 노무라 하루, 넬리 코르다 등 9명의 선수가 소속돼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골프의 새로운 에이스 김시우(23·CJ대한통운·사진)가 새해 벽두부터 실전 무대에 오른다. 김시우는 4일(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주 카팔루아 플랜테이션코스(파73)에서 개막하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지난해 PGA투어 우승자 34명만이 초대돼 위너스 클럽의 왕중왕을 가린다. 지난해 이 대회에 처음 나섰던 김시우는 당시 “좀 더 큰 대회에서 내 가치를 증명해 보이고 싶다”며 출사표를 냈지만 32명 가운데 30위로 마쳤다. 낯선 코스와 하와이의 변화무쌍한 바람에 적응하는 데 애를 먹었다. 두 번째 도전을 앞둔 김시우는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지난해 12월 30일 출국한 그는 한국 남녀 골프 선수를 통틀어 새해 첫 출전을 하기에 앞서 지난해 아쉬움을 씻어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새해를 시작하는 영광스러운 자리다. 지난해는 대회를 경험한 것에 만족했지만 이번엔 톱10을 넘어 우승까지 해보고 싶다. 기대가 크다.” 김시우는 지난해 5월 ‘제5의 메이저’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대회 최연소로 우승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하지만 허리 통증에 시달리며 주춤거렸다. 롤러코스터를 탔던 김시우는 시즌 내내 일관된 컨디션 유지를 위해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한 달 넘게 체력훈련에 매달렸다. 처음 개인 트레이너까지 고용해 근력과 유연성을 키운 덕분에 비거리도 10∼15야드 늘렸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필 미컬슨, 저스틴 토머스, 더스틴 존슨 등 톱스타들과 동반 플레이할 기회가 늘어나면서 코스 매니지먼트와 쇼트게임에도 새롭게 눈을 떴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계 랭킹 1위 존슨, 2위 조던 스피스, 지난해 우승자인 3위 토머스 등 강호들이 총출동한다. 4대 메이저 우승자 가운데는 마스터스 우승자 세르히오 가르시아만 불참한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평창 올림픽이 눈앞에 다가왔다. 올림픽에서 위력을 떨칠 겨울 스포츠 강국을 탐방한다. 국내 스포츠에 던져줄 시사점을 짚어본다. 》 지난 연말 찾은 네덜란드는 온통 회색빛이었다. 풍차와 튤립을 떠올리기 힘들었다. 쉴 새 없이 눈과 비가 엇갈렸다. 우박까지 이마를 때렸다. 오전 8시 반이 돼야 주위가 훤해지더니 오후 4시면 어느새 어둑어둑해졌다. 잿빛 세상 속에서 1700만 명 네덜란드 국민에게는 스케이팅이 유일한 즐거움처럼 보였다. 공원, 쇼핑몰 등 어디에서나 아이스링크를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스케이트를 신은 남녀노소의 표정은 우중충한 하늘과 달리 밝기만 했다.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 근처 빙판을 질주하던 한스 스텔링 씨(73)는 한국 기자라는 얘기에 “(네덜란드 출신 한국 빙상대표팀 코치) 보프 더용은 잘하고 있느냐”며 “네덜란드에선 아기가 걷기 시작하면 스케이트부터 챙긴다”며 웃었다. 네덜란드는 세계적인 빙상 강국이다. 2014 소치 올림픽에서 스피드스케이팅에 걸린 금메달 12개 중 8개를 휩쓸었다. 당시 네덜란드가 따낸 메달 24개가 모두 스케이팅에서 나왔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에도 네덜란드는 전체 출전국 중 최다인 남녀 각각 10명씩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선수를 파견한다. 위트레흐트에 있는 네덜란드빙상연맹(KNSB) 사무실에는 네덜란드의 화려한 빙상 역사를 보여주듯 올림픽, 세계선수권 우승을 휩쓴 빙판 전설 20여 명의 대형 사진이 걸려 있었다. KNSB 아리 코프스 기술위원장은 “평창에서 적어도 12개의 메달이 목표다. 스벤 크라머르, 이레인 뷔스트는 우승 후보이며 크옐트 나위스, 요리언 터르 모르스 등도 기대된다. (이상화와 고다이라 나오가 나오는) 여자 500m를 제외하고 전 종목 금메달을 노릴 만하다”고 말했다. 국토의 25%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는 운하와 수로가 발달해 일찍부터 겨울이면 자연 빙판을 타는 스케이팅이 국민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나무판에 금속 날을 장착한 스케이트가 처음 등장한 것도 14세기 네덜란드로 알려졌다. 하루에 11개 도시 운하를 도는 200km 크로스컨트리 대회는 참가자만도 2만 명이 넘었다. 이 대회에 출전 경험이 있는 니코 브란트예스 씨는 “네덜란드 국왕이 몰래 참가해 완주한 적도 있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최근 지구 온난화에 따라 네덜란드는 인공 아이스링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네덜란드에는 400m 트랙을 갖춘 17개의 빙상경기장이 있다. 인구 100만 명당 한 개인 셈. 동네마다 잔디구장에 물을 뿌려 조성한 빙상장이 수백 개에 이른다. 카를 뮈레아우 KNSB 홍보팀장은 “전국에 8000개 넘는 스케이팅 키즈 클럽이 있다. 여기서 유망주를 찾아 15개의 지역 트레이닝 센터에서 집중 훈련을 시킨다”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스케이팅 등록 선수는 1만 명이 넘는다. 100km 마라톤을 비롯해 연간 1500회 넘는 각종 스케이팅 대회가 열린다. 지도자 육성도 역점 분야다. KNSB는 네덜란드올림픽위원회와 연계해 수준별로 3가지 레벨의 지도자를 관리하고 있다. KNSB 자격증이 있는 코치만도 1250명이다. 대표 선수 출신인 마르틴 코치는 “네덜란드 대표 되기가 올림픽 메달 따기보다 어렵다”고 말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통해 세계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KNSB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27∼30일 진행된 평창 대표 최종 선발전은 팽팽한 긴장감 속에 스릴러 영화 같았다”고 전했다. 소치 올림픽 500m 금메달리스트 미헐 뮐더르는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네덜란드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은 축구와 F1 다음으로 인기가 높다. 뮈레아우 팀장은 “평창 올림픽 때는 450만 명이 TV 앞을 지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덜란드인들에게 이상화, 이승훈의 지명도는 한국에서 거스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만큼이나 높았다. 선진화된 스케이팅 관련 장비 산업도 네덜란드 빙상의 고속질주를 이끌고 있다. 네덜란드는 10년 연구 끝에 기록 향상을 주도한 클랩 스케이트를 개발했다. KNSB는 한국 기업 휠라와 유니폼 계약을 했다. 코프스 위원장은 “휠라는 공기 저항 개선 등으로 예전 경기복보다 3% 빠른 기록을 낼 수 있는 제품을 제공했다. 최상의 스케이팅 슈트까지 갖춘 네덜란드는 평창에서 최고의 성적을 낼 것이다”라고 말했다. 취재를 마치며 네덜란드 빙상의 전설 야프 에던의 이름을 따 1961년에 개장한 아이스링크에서 디크 베틀럼 씨(65)를 만났다. 선수처럼 몸에 바짝 달라붙는 경기복을 입고 클럽 회원과 스케이트를 즐기던 그에게 “네덜란드는 왜 스케이팅이 강한가”라고 물었다. 어떤 머뭇거림도 없이 대답이 돌아왔다. “우리가 네덜란드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 한마디에 동료들이 일제히 미소를 지었다. 네덜란드 스케이팅의 오랜 자부심을 느낄 수 있었다.암스테르담·위트레흐트=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여자골프 유망주 이가영(18)이 NH투자증권과 후원 계약을 했다. 2015년부터 3년 동안 국가대표로 활약한 이가영은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준회원 자격을 따냈다. 이가영은 NH투자증권이 시행하고 있는 ‘희망나무 스포츠 장학생’으로 선발돼 2년 동안 장학금을 받은 인연도 있다. NH투자증권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해마다 저소득 가정 우수 고등학생 40명과 스포츠 장학생 3명을 지원하고 있다. 이가영은 1월 호주에서 개최된 아본데일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1라운드 9언더파, 2라운드 11언더파를 몰아치며 정상에 오른 기대주다. 이가영은 내년 시즌 KLPGA 점프투어를 시작으로 드림투어를 통해 1부 투어 시드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가영은 “이번 계약을 통해 든든한 후원을 받고 안정적으로 골프에 매진할 수 있게 돼 매우 감사하다. 내년 시즌 좋은 성적으로 1부 투어 자격을 획득하여 후원에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내년이면 4학년인데. 졸업하기 전에 학식(학교 식당 밥)이라도 같이 먹어요. 호호.”(이정은·21) “학교 근처에 맛집이 많아요. 올림픽 끝나고 함께 만나 편안하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심석희·20). 2017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지배한 이정은과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기대주 심석희는 한국체대 15학번 동기다. 이정은과 심석희는 서로를 향한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이정은은 27일 서울 강남구의 한 사진 스튜디오에서 심석희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정은은 “심석희 선수가 준비를 철저히 한 만큼 자신을 믿고 마음껏 실력을 펼치기를 기원한다. 결과보다는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말에도 강원 강릉에서 대표팀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심석희는 이정은의 응원 메시지를 전해 듣고 “결과보다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는 얘기가 정말 큰 힘이 된다. 그 마음을 간직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정은은 올해 K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두며 대상, 상금왕 등 사상 첫 6관왕에 올랐다. KLPGA투어 선수 등록을 할 때 동명이인이 많아 이정은의 이름 옆에 ‘6’이라는 숫자를 붙여 구별한다. 올 한 해 필드를 뜨겁게 달군 그는 ‘핫식스’라는 별명과 함께 인기 스타로 떠올랐다. 이미 아마추어 시절이었던 19세 때 2015 광주 유니버시아드(U)대회에 골프 국가대표로 출전해 개인전과 단체전 정상에 올라 2관왕을 차지했다. 심석희는 고교시절 출전한 2014 소치 겨울올림픽에서 시상대에 3번이나 올라 금 1, 은 1, 동메달 1개를 목에 걸었다. 둘 다 10대 시절 이미 세계를 제패한 자기 분야의 천재들이었다. 심석희는 평창 올림픽 때 고향인 강릉의 아이스링크에서 메달 사냥에 나선다. 1000m, 1500m, 3000m 계주에서 모두 우승 후보로 꼽힌다. 이정은은 “홈에서 경기를 치르는 건 편할 수도 있지만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 레이스에 집중하면서 경기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정은은 네 살 때 아버지가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되는 아픔을 겪었다. 이정은의 아버지는 불편한 몸에도 대회 때마다 장애인 차량을 직접 몰면서 딸의 운전사를 자처하는 등 어려운 살림에도 정성을 다했다. 심석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강릉에서 서울로 전학했다. 당시 심석희 아버지는 쇼트트랙에 재주를 보인 딸을 더 큰 무대에서 키워 보고 싶은 마음에 다니던 회사까지 관두며 뒷바라지했다. 이정은과 심석희는 늘 가족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한다. 이정은은 평소 독서를 통해 멘털을 강화한다. 심석희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그는 일본 뇌 과학자가 쓴 ‘최고의 휴식’이라는 책을 권했다. “잘 쉬어야 잘 뛸 수 있잖아요. 하지만 운동선수는 쉴 때도 운동 걱정을 하기 마련입니다. 이 책을 보면 휴식이 얼마나 좋은지 잘 알 수 있어요.” 그러면서 그는 올림픽 끝나고 기회가 되면 고향인 순천에 심석희를 초청해 정원박람회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갈대 바람 쐬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저절로 찾아올 겁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올 한 해 필드를 빛낸 김시우(22·CJ오쇼핑)와 이정은(21·한국체대)이 골프 전문기자들이 수여하는 ‘골프라이터스트로피’ 수상자로 선정됐다. 한국골프라이터스클럽(회장 매일경제 오태식)은 26일 올해 수상자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활약한 김시우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지배한 이정은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 상은 매년 괄목할 만한 발전을 이루거나 사회공헌활동 등 특별한 공로가 인정되는 골퍼에게 수여한다. 김시우는 플레이어스챔피언십에서 대회 최연소 챔피언에 오른 데 이어 미국과 인터내셔널 팀의 대항전인 2017 프레지던츠컵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출전했다. 이정은은 KLPGA투어에서 4승을 거둬 사상 첫 6관왕에 올랐으며 박세리 인비테이셔널에서 12언더파 60타를 쳐 18홀 최소타 기록까지 세웠다. 김시우와 이정은은 시즌 종료 후 따뜻한 선행을 실천하고 있다. 김시우는 자신이 한때 몸담았던 국가대표팀 후배들을 위해 1억 원의 발전기금을 대한골프협회에 전달했다. 이정은도 경기도골프협회에 장학금을 쾌척했고, 몸이 불편한 이웃을 위한 자선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김시우와 이정은은 “골프 전문기자들이 뽑아준 상이라 더욱 기쁘고 의미 있다. 개인적으로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고 말했다. 1990년 창설된 한국골프라이터스클럽은 중앙 일간지와 방송 등에서 골프를 7년 이상 취재한 골프 전문기자들의 모임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괴물이 나타났다고 난리가 났습니다.” 2018 배드민턴 국가대표 선발전을 참관하고 있는 국내 셔틀콕 관계자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22일부터 27일까지 전북 군산실내배드민턴장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서 한 중학생 소녀가 고교와 대학, 실업팀 언니들을 연파해 자력으로 태극마크까지 달게 됐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15세 안세영(광주체육중 3학년)이다. 안세영은 25일 열린 단식 경기에서 김예지(한국체대 1학년)를 2-0(21-17, 21-15)으로 누르는 등 7전 전승으로 대회를 마쳤다. B조 1위가 된 안세영은 조 1, 2위에게 돌아가는 대표 자격을 따냈다. 중학생이 추천 케이스가 아닌 선발전을 통과해 대표팀이 된 것은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이다. 안세영의 우상인 이용대(29)도 중학교 때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추천 선수였고 단식이 아닌 복식이었다. 특히 안세영은 23일 국내 랭킹 2위인 현 국가대표 이장미(23·MG새마을금고)를 2-1(21-19, 17-21, 21-19)로 꺾는 돌풍을 일으켰다. 안세영은 “배운다는 자세로 편하게 했는데 잘 풀렸다. 언니들보다 더 열심히 뛴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김명자 광주체육중 코치는 “근력을 보강하고 네트 앞 처리 기술을 키운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삼성전기 길영아 감독은 “나이답지 않게 침착하고 셔틀콕을 잘 다뤘다. 몸도 빠르고 강약 조절이 뛰어나다. 위기 상황에서도 근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 광주 풍암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라켓을 잡은 안세영은 주니어 대표로 활약하며 국내외 주요 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7월 아시아주니어 혼합단체전에서 한국을 11년 만에 정상으로 이끌었고, 지난달 요넥스 코리아오픈선수권에서 5년 연속 정상에 섰다. 새해 1월 2일부터 진천선수촌에서 선배들과 대표팀 합숙훈련에 들어가는 안세영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엄청 큰 선물을 받았다. 이용대 선수처럼 중3 때 국가대표가 됐으니 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길 감독은 “대표팀에서는 새벽부터 진행되는 강도 높은 훈련이 버거울 수 있다. 잔심부름 등 막내로서 해야 할 일도 많다. 하지만 긍정적인 성격이라 잘 이겨내며 즐길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