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온도 영하 14도”…평창 올림픽 혹한 속 ‘패션 코드’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8일 14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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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즐기기 위해 전문가 의견에 따라 최적의 방한 대비를 한 채널A 산업부 이상희 차장(왼쪽)과 직장인 유지수 씨.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즐기기 위해 전문가 의견에 따라 최적의 방한 대비를 한 채널A 산업부 이상희 차장(왼쪽)과 직장인 유지수 씨.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2018 평창 올림픽 개회식이 열리는 다음달 9일 오후 8시 평창지역 예상 기온은 영하 7.7도. 체감온도는 영하 14도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개막 공연은 개회식 두 시간 전인 오후 6시부터 시작하고, 개회식은 오후 10시까지 열린다.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현장에서 즐기려면 최소 2시간, 개막 공연까지 보려면 최소 4시간은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 한다. 여기에 입장과 퇴장에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어서 6시간 정도는 평창의 혹한을 견딜 각오를 해야 한다.

들뜬 마음에 방한 대책 없이 나섰다간 병원 신세를 질 수 있다. 지난해 11월 올림픽 개막 100일을 앞두고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드림콘서트’ 때 6명이 저체온증 증세를 보였다. 당시 온도는 영상 3.4도였다. 조직위 관계자는 “몇몇 관람객들이 가을 옷차림으로 왔다가 낭패를 당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 머리, 손, 발을 감싸라

평창올림픽의 혹한을 견디려면 평소와 다른 ‘드레스 코드’가 필요하다. 우선 기본적으로 관람객들에게 제공되는 물품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평창동계올림픽조직위원회는 3만 명이 넘는 관중 전원에게 일반 우의, 무릎 담요, 핫팩 방석, 손발 핫팩 등 5종의 방한용품 세트를 제공한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머리, 손, 발. 이 세부분이 예상치 못한 혹한에 맞춰 가장 신경 써서 보호해야 할 신체 부위다. 이 세 부분만 잘 감싸줘도 체감온도를 높이는 데 큰 효과가 있다. 노스페이스 홍보를 담당하는 프래드컴 최선영 부장은 “보온성 및 활동성이 뛰어난 니트 소재의 모자와 목도리, 장갑을 착용해 찬바람을 막아주는 것이 좋다. 눈비에 대비해 방수 및 발수 기능이 적용된 제품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무릎 아래까지 덮을 수 있는 긴 기장의 롱다운 제품은 올겨울 트렌드 상품으로 정장이나 캐주얼 룩에도 착용할 수 있어 추천할 만하다. 특히 원단 안쪽에 필름이 붙어 있는 이중 소재를 선택하면 방수와 방풍이 된다.

비교적 온화한 날씨에도 기자 일행이 금세 추위를 느꼈던 대표적인 부위는 발이다. 현장을 방문한 기자가 두툼한 등산 양말에 등산화를 신고 있었지만 한 시간가량 지나자 발 부위에 쓰라림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다른 일행들도 모두 다른 부위보다는 손과 발 부위의 추위를 호소했다. 방수 처리가 제대로 된 방한부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

○ 구두, 면바지는 집에 두고 오세요

반대로 구두나 일반 운동화는 반드시 피해야 한다. 천 소재의 운동화는 눈비에 쉽게 젖을 수 있고, 발목이 낮은 신발 역시 쌓여 있는 눈이 들어오기 쉽다. 휠라코리아 상품기획 장병두 팀장은 “구스다운 충전재를 사용한 경량 부츠 또는 끈이 없는 슬립온 제품을 추천한다. 보온성이 뛰어나고 장시간 착용해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다. 눈비에 잘 미끄러지지 않는 밑창 소재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다”라고 조언했다.

한번 젖으면 마르지 않는 청바지, 면바지 등은 보온성 및 방풍성이 떨어져 꼭 피해야 한다. 꽉 끼는 청바지 등은 혈액순환을 방해한다. 와이드앵글 마케팅팀 김현희 과장은 “발열 기능이 있는 기모 소재 안감을 지닌 바지는 보온력이 높다. 스트레치 소재 제품은 활동성을 높이고 편안한 착용감을 준다”고 말했다.

평창의 추위를 몇 해 동안 경험한 조직위 관계자는 “기온보다는 바람이 관건이다. 강풍이 불면 추위가 서너 배가 된다. 두꺼운 옷을 한두 벌 입기보다는 여러 벌의 옷을 겹쳐 입는 게 훨씬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말부터 조직위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에게 지급되고 있는 8종류의 올림픽 기간 유니폼 가운데는 스키 재킷, 스키 바지, 방한화 등도 포함됐다. 한 조직위 관계자는 “자기 사이즈보다 큰 제품을 받으려고 하는 직원이 많다. 그래야 겉옷 안에 여러 벌의 옷을 껴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평창=이헌재 기자uni@donga.com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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