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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평균 원-달러 환율이 1412.23원으로 집계돼 고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평균 원-달러 환율(1394.97원)보다 높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연평균 원-달러 환율은 역대 최고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약(弱)달러’가 뚜렷한 시기에도 원화 가치는 추락하고 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원-달러 환율 평균(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1412.23원이었다. 연말까지 두 달여 남은 시점에 연평균 환율이 1400원을 훌쩍 넘은 것이다. 11일 오전 2시 야간 거래 종가도 1427.00원에 이르렀다. 이 흐름이 계속되면 올해 평균 환율이 1400원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1998년 평균 원-달러 환율을 넘어 원화 가치가 역대 최저치로 하락하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말 터진 비상계엄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4월 9일 연중 최고점인 1484.1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대선을 앞둔 5월 정국 안정에 대한 기대감에 월평균 1300원대로 전환됐다. 하지만 미국과 3500억 달러(약 502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방식이 협의되지 않자 원-달러 환율은 1400원대로 회귀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지금의 환율 상승은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이 약하다는 의미”라며 “1400원대 환율을 새로운 균형점이라고 보고 중장기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원-달러 평균 환율이 1400원대를 훌쩍 넘긴 것은 ‘약달러’ 시대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연초 대비 9%가량 하락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통화 가치가 오르기 쉽지만 오히려 원화 가치는 크게 하락한 셈이다.일반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원-달러 환율은 상승) 수출 가격이 저렴해져 수출에 유리한 편이지만 이젠 이런 수혜마저 노리기 힘든 시대가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이 무역장벽을 높여 수출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난항을 겪는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이 합의되기까지 외환시장이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약달러’ 국면에 더 약세인 원화12일 금융 정보 플랫폼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는 10일 기준 98.98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달러 인덱스가 108.49였던 것에 대비해 8.77% 감소했다. 이는 주요 6개 통화의 가중 평균에 비해 달러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음을 의미한다.일반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야 하는데 올해는 반대의 양상이 나타났다. 국내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변수가 더 강하게 작용해 환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비상계엄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올해 첫 거래일부터 1466.6원으로 시작해 1∼4월 내내 월평균 1400원대를 지켰다. 5월부터 월평균 1300원대 중후반으로 다소 진정되나 싶었던 환율은 지난달 25일 다시 1400원대를 돌파했다. 미국과 대미 투자 방식이 합의되지 않아 대미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우호적인 협상이 타결될지 미지수”라며 “당분간 1400원대 등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계속된다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1394.97원)의 연평균 환율을 넘겨 역대 최고치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원-달러 환율 평균(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이미 1412.23원이다. ● “1400원대 환율 ‘뉴노멀’ 대비해야”고환율이 고착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1300원대 후반∼1400원대의 환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당장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의 대미 무역 흑자가 너무 많다며 상대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지를 정기적으로 검토한다. 이달 1일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는 “효과적인 국제 수지 조정을 저해하거나 부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조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고환율 시기에 누리던 수출 증대 효과도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전 세계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입 원가 상승으로 생산자 물가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앞으로 수출이 잘 안 될 것 같다는 심리 탓에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건데 수출이 잘될 리가 없을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가 이어지면 우리나라처럼 대외 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외국인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도 있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10% 오르더라도 추세적으로 원화 가치가 10% 넘게 떨어지면 결국 남는 것이 없기에 한국 투자를 꺼릴 수 있다.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1280∼1480원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환 헤지나 보험 등 환율 급등에 대비하지 않은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약화할 수 있기에 기준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자금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으로 집중된 수출을 분산시켜 달러가 들어오는 통로를 다변화하고, 중앙은행이 금을 매입해 외환보유액 자산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올해 들어 이달 10일까지 원-달러 평균 환율이 1400원대를 훌쩍 넘긴 것은 ‘약달러’ 시대에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연초 대비 9%가량 하락했다.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상대적으로 다른 통화 가치가 오르기 쉽지만 오히려 원화 가치는 크게 하락한 셈이다.일반적으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원-달러 환율은 상승) 수출 가격이 저렴해져 수출에 유리한 편이지만 이젠 이런 수혜마저 노리기 힘든 시대가 됐다는 진단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를 비롯한 세계 주요국들이 무역장벽을 높여 수출 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정부가 난항을 겪는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이 합의되기까지 외환시장이 안정되기 어려울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약달러’ 국면에 더 약세인 원화12일 금융 정보 플랫폼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달러 인덱스는 10일 기준 98.98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달러 인덱스가 108.49였던 것 대비해 8.77% 감소했다. 이는 주요 6개 통화의 가중 평균에 비해 달러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음을 의미한다.일반적으로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원-달러 환율이 내려가야 하는데 올해는 반대의 양상이 나타났다. 국내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변수가 더 강하게 작용해 환율을 끌어올린 것이다. 지난해 12월 불거진 비상계엄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올해 첫 거래일부터 1466.6원으로 시작해 1~4월 내내 월평균 1400원대를 지켰다. 5월부터 월평균 1300원대 중후반으로 다소 진정되나 싶었던 환율은 지난달 25일 다시 1400원대를 돌파했다. 미국과 대미 투자 방식이 합의되지 않아 대미 수출이 어려워질 것이란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달 말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에 우호적인 협상이 타결될지 미지수”라며 “당분간 1400원대 등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이 계속된다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시기인 1998년(1394.97원)의 연평균 환율을 넘겨 역대 최고치를 찍을 가능성이 있다. 올해 1월 2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원-달러 환율 평균(주간 거래 종가 기준)은 이미 1412.23원이다. ●“1400원대 환율 ‘뉴노멀’ 대비해야”고환율이 고착화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1300원대 후반~1400원대의 환율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많다. 당장 한국은행이나 정부가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하기 어려운 실정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들의 대미 무역 흑자가 너무 많다며 상대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할지를 정기적으로 검토한다. 이달 1일 기획재정부와 미국 재무부는 “효과적인 국제 수지 조정을 저해하거나 부당한 경쟁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목적으로 자국 통화가치를 조작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재확인하기도 했다.고환율 시기에 누리던 수출 증대 효과도 미미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발 관세전쟁으로 전 세계가 보호무역주의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입 원가 상승으로 생산자 물가만 끌어올릴 가능성이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앞으로 수출이 잘 안 될 것 같다는 심리 탓에 원-달러 환율이 올라가는 건데 수출이 잘 될 리가 없을 것”이라며 “보호무역주의가 이어지면 우리나라처럼 대외의존도가 높은 나라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외국인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도 있다. 환차손을 우려한 외국인들이 국내 투자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10% 오르더라도 추세적으로 원화 가치가 10% 넘게 떨어지면 결국 남는 것이 없기에 한국 투자를 꺼릴 수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은 1280~1480원이 뉴노멀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환 헤지나 보험 등 환율 급등에 대비하지 않은 중소기업의 채산성이 약화할 수 있기에 기준 금리 인하 등을 통해 자금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으로 집중된 수출을 분산시켜 달러가 들어오는 통로를 다변화하고, 중앙은행이 금을 매입해 외환보유고 자산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올해 초 직장에 입사한 사회초년생 이모 씨(24)는 최근 6개월간 매달 1g짜리 ‘콩알금’을 하나씩 주문하고 있다. 콩알금이란 콩알에 비견될 정도로 작은 금을 뜻한다. 콩알금의 가격은 10만 원대 중후반∼20만 원대 초반. 인터넷 쇼핑몰에서 주문하면 유리 케이스에 담겨 보증서와 함께 집으로 배달된다. 소량이지만 틈틈이 금을 모으는 이들을 가리키는 ‘소금족’이란 신조어까지 생겨났다. 이 씨는 “사회초년생이라 돈이 많진 않지만 조금씩이라도 금에 투자하고 싶어 콩알금을 알아봤다”며 “금값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 믿기에 앞으로 콩알금을 꾸준히 모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과 은의 가격이 질주하며 국내에서도 금과 은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소금족들은 생일 때 가족들이 돈을 모아 사주는 선물로 콩알금을 택한다. 용돈이 생길 때마다 콩알금을 야금야금 사 모으는 이들이 늘다 보니 콩알금 전용 보관함도 등장했다. 은 투자족들은 각종 기념 은주화, 실버바 등을 틈틈이 사 모은다.● 금과 은으로 빨려 들어가는 투자금 금과 은이 동시에 세계 시장에 넘치는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금 현물 국제 시세는 약 50%, 은 현물은 약 70% 상승했다. 금은 8일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4000달러(약 570만 원)를 돌파하기도 했다. 같은 날 은은 트로이온스당 가격이 49달러를 넘기며 2011년 4월 이후 14년 만에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국내에선 금 투자 열풍이 유독 뜨겁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일까지 KRX 금 현물 거래액은 10조959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1조5110억 원이었다. 1년 사이에 거래액 규모가 7배 이상으로 급성장했다. 해당 기간 거래량도 7059만 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475만 건)의 약 5배 수준이다. KRX 금 현물 거래는 증권사 계좌를 통해 최소 1g 단위로 사들일 수 있다. 투자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가 붙지 않아 개인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현물 금값이 국제 시세 대비 비싼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도 두드러진다. KRX 금 현물 가격은 국제 금값 대비 10%가량 비싸졌다. 김치 프리미엄을 피하려는 이들은 상장지수펀드(ETF) 투자를 선택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김모 씨(38)도 금 현물 ETF를 매달 10만 원어치씩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서 모으고 있다. 그는 “계속 오르는 금값 랠리를 놓칠 수 없고, 자산 분배 차원에서라도 금 투자를 일정 부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 씨(29)는 “은행 이자가 너무 낮다고 생각해 지난달 말 금 현물 ETF를 50주 매수했다”며 “금값 조정 국면이 오면 추가 매수할 것이고, 은 ETF 매수도 알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ETF 투자가 늘자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신규 상품 경쟁도 치열하다. 신한자산운용은 올해 3월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 6월에는 ‘SOL 국제금’을 연달아 출시했다. 올해 6월에는 삼성자산운용이 ‘KODEX 금 액티브’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TIGER KRX 금 현물’을 나란히 공개하며 금 ETF 시장이 뜨거워졌다. 금융회사들의 보수율 전쟁도 벌어졌다. 금 ETF가 동일한 기초 자산을 추종하니 보수율 인하 외에 특별한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어려워서다. 2021년 12월 상장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금 현물의 보수율은 0.5% 수준이었으나 0.19%로 인하됐다. 후발 주자인 TIGER KRX 금 현물이 보수율을 0.15%로 책정하자 터줏대감도 인하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원래 0.45%이던 보수율을 지난달 초 0.15%로 내리며 보수율 인하에 동참했다. 금 실물을 인수하지 않고 은행 계좌를 활용해 금을 0.01g 단위로 살 수 있는 금 투자 상품인 골드뱅킹도 관심이 뜨겁다.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3개 은행(KB국민·신한·우리)의 9월 말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1조4314억 원에 달했다. 8월 말(1조1393억 원)에 비해 2921억 원 늘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약 9개월 만에 6492억 원이 증가했다. 골드바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팔린 골드바는 1116억 원어치에 달한다. 올해 1∼8월에 월평균 405억 원어치가 팔렸는데, 지난달 판매액이 평소의 약 3배로 늘어난 셈이다.● ‘난세’에 주목받는 안전 자산 금과 은에 관한 관심이 치솟은 이유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경제가 어려움에 빠져 어디로 흘러갈지 예측이 어려울 때 투자자들은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위험 자산은 경제위기를 맞이하면 폭락해 큰 손실을 불러오는데, 금과 은 같은 안전 자산은 손실 우려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금이나 은은 희소성이 있는 데다 발행 주체가 부도날 일도 없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 현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1000달러를 처음 넘어섰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는 2000달러 선을 돌파했다. 글로벌 위기 때마다 안전 자산으로서의 가치가 재조명된 셈이다. 현재 가장 큰 불확실성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전쟁이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1월 취임한 후 주요국들에 관세를 압박하고 있다. 돌연 새로운 관세를 발표하며 불확실성을 키우자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심리도 커졌다. 이런 와중에 미국에서 예산안 처리 불발로 1일부터 연방정부의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가 발생하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졌다. 각종 경제 지표가 공개되지 않는 ‘깜깜이 기간’이 이어지자 일단은 투자금을 안전 자산 쪽으로 옮기자는 분위기가 생겼다. 게다가 관세 부과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졌다. 이에 투자자들은 금과 은 같은 실물 자산에 투자해 위험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약달러 흐름도 금과 은 가격 상승에 한몫하고 있다. 모건스탠리 등에 따르면 달러는 올해 상반기(1∼6월) 내내 약세를 이어가면서 약 11% 떨어졌다. 이는 반기 기준으로 1973년 이후 최대 하락률이다. 달러 가치는 하반기(7∼12월) 들어 일부 회복됐지만 약달러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정책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낮아지면 시중에 유동성이 늘어나면서 달러 가치는 약세를 보이게 된다. 이 경우 달러로 가격이 매겨진 금이나 은이 상대적으로 싸지는 효과를 얻어 투자 수요가 몰리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전망에 힘입어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2026년 말 금 가격 전망치를 트로이온스당 기존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올려 잡았다. NH투자증권도 최근 금 가격 목표치(향후 12개월 기준)를 트로이온스당 4500달러, 은 가격은 50달러를 제시했다. 이러한 가격 전망은 투자자들 사이에 ‘포모’(소외될 것에 대한 두려움) 심리를 자극하며 다시금 투자를 유인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황병진 NH투자증권 FICC리서치부장은 “연준의 통화정책이 완화 기조를 유지하는 한 당분간 귀금속 섹터에 대한 전략은 ‘단기 조정 시 매수 및 비중 확대’로 가야 한다”며 “금 가격의 강세가 전개되면 은 가격의 상대적인 저평가 매력도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 여력이 많기에 금값도 향후 상승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출범한 지 1년도 안 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 여전하기에 이러한 불확실성이 금값의 하단을 지지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단기간에 너무 가파르게 상승한 금과 은 가격이 단기 조정을 받거나 상승세가 둔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자산운용사 본부장은 “금 가격이 짧은 시일 내에 50% 이상 상승했기에 이런 상승 속도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것은 다소 무리”라고 주장했다. 스위스 기반 글로벌 금융기업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도 “(금값) 변동성이 10∼15%에 달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

국제통화기금(IMF)과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이 8일(현지 시간) 동시에 이례적으로 미국 증시의 조정 가능성을 경고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지난달 “주가가 상당히 고평가됐다”고 진단한 데 이어 증시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주요 중앙은행과 IMF의 경고에도 미 주식시장에서 S&P500과 나스닥 지수는 같은 날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증시가 올해만 30번 넘게 신고가를 갈아치우자 2000년 닷컴버블 때와 비슷하다는 ‘AI 거품론’도 커지고 있다. 이에 맞서 지금의 AI발 투자 열풍은 과거 버블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 엔비디아, 사상 최고치로 마감8일 미국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2% 상승한 23,043.38, S&P500은 0.58% 오른 6,753.72로 마감했다. S&P500지수는 종가 기준으로 33번째, 나스닥은 32번째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1일부터 미국 연방정부가 일시적 업무정지(셧다운)를 시작했지만 시장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과거 셧다운이 증시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경험이 축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시장은 오히려 AI 산업에 대한 기대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최근 6개월간 컴퓨팅 수요가 많이 증가했고, AI 관련 투자와 산업 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고 밝힌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글로벌 시가총액 1위인 엔비디아는 전 거래일 대비 2.2% 상승한 주당 189.11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엔비디아의 경쟁자인 AMD의 주가도 11.37% 올랐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3.57%), 미국 메모리반도체 기업 마이크론(+5.84%)도 상승 마감했다.● AI 거품론 찬반 주장 팽팽연일 질주하는 AI발 미 증시 상승세에 25년 전 닷컴버블의 재연이라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는 분위기다. AI 산업화의 미래를 확실히 알 수 없는데 기대감만 높아져 투자금이 지나치게 몰렸다는 지적이다. S&P500 전체 시가총액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한 알파벳(구글), 아마존, 메타 등 매그니피센트7(M7)이 모두 AI에 투자한 점도 위험 요소로 꼽힌다.이날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는 미 워싱턴에서 열린 행사에서 “AI의 생산성 향상 잠재력에 대한 시장의 낙관적인 심리가 갑자기 뒤바뀔 수 있으며 그 충격이 세계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며 “현재 주식시장 평가 가치는 25년 전 인터넷 붐 당시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은행의 금융정책위원회도 이날 공개한 회의록에서 “(미 증시의 경기 순환 조정 주가수익비율은) 닷컴버블 정점기에 맞먹는 수준”이라며 “급격한 시장 조정의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하지만 빅테크 수장들의 반론도 만만치 않다. 황 CEO는 ‘AI 거품론’에 대해 “지금 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과 2000년(닷컴버블 시기)에 일어났던 일은 근본적으로 다르다”며 “당시 인터넷 기업들을 다 합쳐봐야 시가총액이 300억∼400억 달러 정도에 불과했고, 현재 하이퍼스케일러 기업(초대형 클라우드, AI 기업)들은 이미 2조5000억 달러 규모의 실질적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도 최근 “지금의 AI 투자는 좋은 거품이고, 금융적 투기가 아니라 산업적 혁신을 이끄는 현상”이라고 주장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4000달러(약 570만 원)의 벽을 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강해진 데다 미국발 관세 전쟁,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정지(셧다운)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8일 글로벌 금융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전 10시 55분경 트로이온스당 4000.11달러였다. 오후 5시경에는 4039.9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새벽에는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가격도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를 넘겼다. 금 현물의 트로이온스당 가격은 올해 3월 3000달러를 돌파한 뒤 7개월 만에 400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올해만 약 53% 상승했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안전자산인 금이 주목받았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정지로 불안감이 커지자 안전자산 수요가 더 늘었다. 미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 금 가격 전망치를 트로이온스당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상향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금값이 현기증 나는 급등세의 정점을 찍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31.1034786g)당 4000달러(약 570만 원)를 돌파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금 가격은 현물과 선물 가격 모두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를 넘기며 뜨거운 상승세를 이어갔다. 금값은 3월 3000달러를 넘긴 뒤 질주하더니 4000달러의 벽을 넘었다. 금값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1000달러를 넘기고,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시기에 2000달러 선을 뚫었다. 1000달러에서 2000달러의 벽을 넘기는 데는 12년, 그 뒤 3000달러를 넘기는 데 5년이 걸렸지만 4000달러 돌파에 걸린 시간은 겨우 7개월이다.● ‘김치 프리미엄’ 10% 넘게 확대금 가격이 급등하자 한국 금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일 KRX 금시장의 금 현물 가격은 1g당 19만131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1일 종가(15만6840원) 대비 22% 올랐다. 장중에는 20만3000원까지 치솟으며 사상 처음 20만 원의 벽을 넘기도 했다. 국내 금값이 급등하자 이날 기준 ‘김치 프리미엄’(국내외 시세 차)은 10% 넘게 커졌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이른 데다 한동안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지금에라도 금을 사야 수익을 낼 기회를 놓치지 않는다”는 ‘포모’(소외될 것에 대한 두려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국내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로도 자금이 몰렸다.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은 최근 한 달간 국내 금 현물에 투자하는 ‘ACE KRX 금 현물’과 ‘TIGER KRX 금 현물’을 각각 2340억 원, 186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해당 기간 개인들이 투자한 전체 ETF 중 순매수 유입량 3위와 4위에 해당한다.● 불확실성 증폭돼 투자금 금으로 몰려 금에 돈이 몰리는 이유는 올해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불거진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폭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이어가며 세계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게 되자 안전자산인 금으로 자금이 몰리게 된 것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은 지난달에도 금을 사들이며 11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부 국가의 외환보유액도 늘고 있다. 각국이 보유한 금값이 상승하거나 달러화 약세로 자국 통화가치가 강세를 보인 영향으로 보인다. 중국의 지난달 외환보유액은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따르면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지난달 말 외환보유액이 3조3387억 달러(약 4757조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5년 12월 3조3303억 달러 이후 최고 수준이다. 당국은 지난달 글로벌 금융자산 가격이 전반적으로 상승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대만도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한 6029억4000만 달러(약 859조 원)를 기록했다. 이달 1일 시작한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전망도 금값을 끌어올렸다. 기준금리가 더 인하되면 ‘약달러’가 불가피해 상대적으로 다른 자산 가격이 오른다. 그런데 미국 국채 등 다른 전통적인 안전자산이 매력을 잃어 금값이 더 상승 중이다. 최근 비트코인이나 미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도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투자자들이 환금성이 높은 비트코인이나 금, 주식 등으로 자금을 옮겨 물가 급등에 대비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불확실성이 커지며 안전자산 중 (이율이 낮아지는) 국채 매력도가 떨어지니 금이나 비트코인에 투자가 몰린다”고 분석했다. 다만 금값이 조정을 맞이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6일 분석노트에서 4분기(10∼12월) 금 가격과 관련해 “횡보하거나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스위스 기반 글로벌 금융기업인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도 “(금값) 변동성이 10∼15%에 달한다는 점을 투자자들은 인지해야 한다”고 경고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금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트로이온스(31.1034768g)당 4000달러(약 570만 원)의 벽을 넘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로 달러가 약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 강해진 데다 미국발 관세 전쟁,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정지(셧다운)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8일 글로벌 금융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오전 10시 55분경 트로이온스당 4000.11달러였다. 오후 5시경에는 4039.91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날 새벽에는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 가격도 트로이온스당 4000달러를 넘겼다. 금 현물의 트로이온스당 가격은 올해 3월 3000달러를 돌파한 뒤 7개월 만에 4000달러를 돌파한 것이다. 올해만 약 53% 상승했다.금값 질주의 배경으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꼽힌다. 미국발 관세 전쟁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자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안전자산인 금이 주목받았다. 최근 미국 연방정부의 업무정지로 불안감이 커지자 안전자산 수요가 더 늘었다.미 연준이 연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금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통상 미국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달러 가치가 떨어지고 금 수요가 늘어난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2026년 말 금 가격 전망치를 4300달러에서 4900달러로 상향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500선을 돌파한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를 놓고도 전고점 경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추석 이후에 ‘9만 전자’를 넘어 ‘11만 전자’에 도달할 것이란 증권사 리포트가 쏟아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력 산업인 반도체 업황 개선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급격하게 오른 9월에만 7조 원을 넘게 순매도한 개미 투자자들이 추가로 수익 실현에 나설지, 아니면 주가 상승에 베팅한 채 추석 이후 순매수로 돌아설지 관심이 쏠린다. 다만 미국 정부의 반도체 품목 관세가 한국산 제품에도 부과된다면 향후 삼성전자 주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나온다.●‘10만 전자↑’ 예상 증권사만 12곳5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중에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10만 원을 넘길 곳이라고 본 회사는 12곳에 달한다. 지난달 30일 신한투자증권이 국내 증권사 중에 가장 높은 목표 주가인 11만5000원을 제시했다. 그 다음으로 미래에셋증권은 11만1000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KB증권, IBK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SK증권, LS증권은 모두 11만 원을 목표주가로 밝혔다. 이 밖에도 DS투자증권, 흥국증권, 키움증권, 신영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은 모두 주당 10만 원 이상으로 전망치를 내놨다. 연휴 시작 전 마지막 거래일인 2일 ‘9만 전자’를 찍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가파르게 상승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것이다.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해 말에만 해도 주당 5만3200원이었다. 올해 들어서도 6월까지 5만 원대 주가를 유지했다. 당시 비상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 등의 여파로 정국이 불안한 데다 미국발 관세 전쟁,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납품 지연 등이 겹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가 힘을 받지 못했다.하지만 하반기(7~12월)에 들어서 호재가 겹치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뛰기 시작했다. 이재명 정부가 올해 6월 출범한 뒤 주가 부양책을 쓰면서 코스피에 대한 투자 여건이 좋아졌고, 인공지능(AI) 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반도체 업황도 개선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7월 미국 테슬라로부터 22조8000억 원 수준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계약을 따냈다. 최근에는 5세대 HBM에 대한 엔비디아의 품질테스트를 통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또한 최대 5000억 달러(약 700조 원)를 투자해 2029년까지 미국에 초대형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20곳 등 핵심인프라를 구축하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1일 미국 오픈AI와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한 것도 호재로 작용했다.이에 힘입어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달 23일 정규 시장 전 거래에서 주당 9만1000원을 찍기도 했다. 2일에도 정규 거래장 기준으로 4년 9개월 만에 ‘9만 전자’에 도달하기도 했다. 2021년 1월에 기록한 종가 기준 역대 최고점인 9만1000원, 장중 최고가인 9만6800원에 근접해 가면서 전고점 경신 기대감이 나오는 것이다.●3분기 영업이익 약 10조 원 전망앞으로 전망도 밝은 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나올 올해 3분기(7~9월)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 9조8164억 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증권사 전망이 나왔다. 올해 2분기(4~6월)에는 영업이익이 4조 원대에 그쳐 시장에 충격을 줬는데 곧바로 실적을 회복할 것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선 약 7% 나아진 실적이다. 증권업계에서는 그동안 삼성전자 실적에서 발목을 잡아 온 파운드리 사업부가 가동률 상승 덕분에 적자 규모를 대폭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범용 D램 메모리 가격이 최근 몇 달간 상승 중인 것도 삼성전자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또한 단가가 높은 폴더블 휴대전화의 판매 비중이 확대되면서 관련 사업부 수익성 전망도 밝은 편이다.삼성전자에 가장 높은 목표가를 적어낸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파운드리, HBM 관련 우려 완화 구간에 진입했다”며 “예상보다 빠른 범용 메모리 시장 회복으로 전방위적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다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에 대한 품목 관세를 여전히 검토 중인 것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9월에만 7조2620억 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순매도하며 수익 실현을 했던 개미 투자자 입장에서는 추가 수익 실현 타이밍을 잡는 데에 있어 고민이 되는 요소다. 한국의 반도체 수출은 9월에만 166억1000만 달러어치에 이르면서 월간 기준으로 역대 1위 기록을 다시 세웠는데 만약 관세가 현실화하면 이런 상승세가 꺾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올해 7월 30일 미국 정부와 무역 협상을 타결하며 “반도체나 의약품 품목 관세는 우리도 최혜국 대우를 받기로 했다”고 밝혔지만 이에 대한 문서화가 지연되고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시끄러운 한국은행이 돼야 한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2022년 4월 취임 이후 틈만 나면 강조한 말입니다. ‘한은사(韓銀寺)’로 불릴 정도로 조용한 절간 이미지를 벗자는 것입니다. 한은은 직원들도 “성격유형검사(MBTI)를 해보면 직원 90%가 내향형(I)일 것”이란 농담을 할 정도로 본연의 역할인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에만 묵묵히 매진하던 곳입니다. 하지만 요즘 한은은 꽤 시끄럽습니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논문도 있습니다. 1일 유각준(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두연(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의 ‘한국은행 총재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을 살피면 이 총재와, 이성태·이주열 전 총재의 재임 기간에는 기준금리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 도중 채권시장 변동성이 평상시보다 7∼15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김중수 전 총재 때에는 변동성이 4.2배 수준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자간담회에서의 통화정책 어조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냐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이냐에 따라 상관관계를 보면 이 총재 발언의 영향력이 다른 총재들에 비해 더 도드라집니다. 김중수·이주열·이성태 전 총재 재임 시절 기자간담회 어조가 채권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자간담회 도중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긴 하지만 매파적 발언이면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비둘기파적이면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등의 경향성이 보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반면 이 총재의 발언 어조에 따라 채권금리는 출렁였습니다. 연구팀은 “이전 총재들과 달리 명확하고 직설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유도했다”고 풀이했습니다. 실제로 이 총재는 여느 총재보다 외부 소통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경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상위권 대학 지역별 비례선발을 제안하거나, 고물가 해소를 위한 농산물 수입 확대, 자율주행 택시 시대를 대비한 사회적 기금 마련 등 다양한 사회 주제들로 영역을 넓혀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시끄러운 한은’이 시장 가이던스에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더불어 한은이 사회 전반에 걸쳐 과도한 개입에 나선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한은 총재 ‘입’의 영향력이 확인된 만큼,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점만큼은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시끄러운 한국은행이 돼야 한다”이창용 한은 총재가 2022년 4월 취임 이후 틈만 나면 강조한 말입니다. ‘한은사(韓銀寺)’로 불릴 정도로 조용한 절간 이미지를 벗자는 것입니다. 한은은 직원들도 “성격유형검사(MBTI)를 해보면 직원 90%가 내향형(I)일 것”이란 농담을 할 정도로 본연의 역할인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에만 묵묵히 매진하던 곳입니다.하지만 요즘 한은은 꽤 시끄럽습니다. 이를 뒷받침할 만한 논문도 있습니다. 1일 유각준(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두연(성균관대 교수) 연구팀의 ‘한국은행 총재의 통화정책 커뮤니케이션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분석’ 논문을 살피면 이 총재와, 이성태·이주열 전 총재의 재임 기간에는 기준금리 발표 직후 기자간담회 도중 채권시장 변동성이 평상시보다 7~15배 이상 확대됐습니다. 김중수 전 총재 때에는 변동성이 4.2배 수준이었습니다.그런데 기자간담회에서의 통화정책 어조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냐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이냐에 따라 상관관계를 보면 이 총재 발언의 영향력이 다른 총재들에 비해 더 도드라집니다. 김중수·이주열·이성태 전 총재 재임 시절 기자간담회 어조가 채권금리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는 않았습니다. 기자간담회 도중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지긴 하지만 매파적 발언이면 채권금리가 상승하고, 비둘기파적이면 채권금리가 하락하는 등의 경향성이 보이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반면 이 총재의 발언 어조에 따라 채권금리는 출렁였습니다. 연구팀은 “이전 총재들과 달리 명확하고 직설적인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이 시장의 민감한 반응을 유도했다”고 풀이했습니다.실제로 이 총재는 여느 총재보다 외부 소통에 적극적이었습니다. 경제 구조개혁이 필요하다며 상위권 대학 지역별 비례선발을 제안하거나, 고물가 해소를 위한 농산물 수입 확대, 자율주행 택시 시대 대비한 사회적 기금 마련 등 다양한 사회 주제들로 영역을 넓혀 목소리를 내기도 했습니다. ‘시끄러운 한은’이 시장 가이던스에 효과가 있었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더불어 한은이 사회 전반에 과도한 개입에 나선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한은 총재 ‘입’의 영향력이 확인된 만큼, 발언에 신중해야한다는 점 만큼은 이견이 없을 것 같습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국은행 새 동전 교환 수요가 올해 설 명절부터 뚝 끊긴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5만 원권 새 지폐 교환 수요는 꾸준히 늘어 올해 설에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한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은은 올해 설을 앞둔 1월 13∼24일 총 343억4000만 원어치 화폐를 바꿔줬다. 이 중 5만원권은 158억6000만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1년 전인 지난해 설(148억8000만 원)보다 10억 원가량 늘어 역대 최대치를 다시 썼다. 1만 원권 교환은 지난해 설 명절에 149억3000만원에서 올해 설에는 140억1000만원으로 10억 원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5000원권 교환액은 28억 원에서 27억8000만 원으로, 1000원권 교환액은 16억9000만 원에서 17억 원으로 변화했다.다만 올해부터는 새 동전 교환이 아예 자취를 감췄다. 올해 설에는 10원, 50원, 100원, 500원 등 모든 종류의 주화 교환액이 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까지만 해도 10원화 10만 원어치, 50원화 50만 원어치, 100원화 200만 원어치, 500원화 900만 원어치 등 새 동전을 찾는 수요가 일부 있었다. 물가가 오른 데다가 현금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분위기가 맞물려 동전 사용이 줄어든 탓으로 분석된다. 한편 한은은 추석을 앞두고 다음 달 2일까지 신권을 교환해 준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코스피 상승폭의 절반, 눈물짓는 ‘코스닥 개미’한국 증시가 활황이지만 코스닥 투자자들의 한숨은 늘고 있다. 올해 코스닥 지수 상승 폭은 코스피의 반 토막가량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나스닥’을 목표로 출범한 코스닥은 언제쯤 화려하게 질주할 수 있을까.》“요즘 코스닥 투자자들의 상실감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20년 넘게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개인투자자 A 씨(67)는 “코스닥은 도대체 ‘장투’(장기투자)를 할 수가 없는 시장”이라며 이같이 털어놨다. 코스피는 9월 들어 사상 최고치를 연달아 경신했지만 코스닥은 ‘천스닥’(코스닥 1,000)도 요원해 보인다는 것이다. 25년 전 찍은 최고점(2,834.40)은 더더욱 갈 길이 멀다. ‘코스닥 개미’들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더욱 심란하다. A 씨는 최근 코스닥 종목에 투자했던 주식을 손절해 3000만 원에 눈물을 머금고 전량 매도했다. 그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돈이 필요한 투자자들이 코스닥에서 대거 주식을 파는 경향이 있어 일단 모두 팔아버렸다”며 “코스닥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처럼 믿고 장기간 투자할 종목이 없다고 본 투자자들이 금세 자금을 거둬들인다”고 말했다. 최근 코스닥에서 상장 폐지된 벤처캐피털 에스유앤피의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곡소리가 들린다. 이 회사 투자자들이 모인 주주연대의 백승만 대표는 “에스유앤피 주주연대 참여자 중 평생 모은 돈 20억 원을 투자한 70대 어르신은 거의 전 재산이 묶였다”며 “한 40대 여성 투자자는 이번 상장폐지로 남편과 다투다 이혼까지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회사가 상장폐지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정보도 제대로 공유하지 않아 투자자들은 더욱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전 고점 근처에도 못 간 코스닥코스피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국내 글로벌 기업들이, 코스닥엔 주로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바이오 등 유망 벤처 기업들이 상장돼 있다. 코스닥 시장 상장 문턱이 코스피보다 비교적 낮다 보니 25일 기준 코스닥엔 1796개 종목이, 코스피엔 958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최근 투자업계에서는 ‘코스닥 정상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서 “코스닥 시장 정상화는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내부적으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며 “코스닥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어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만들려고 한다”고 말했다. ‘왕개미’ 출신을 자처하는 이 대통령이 ‘코스닥 정상화’ 이슈를 꺼내 든 이유로는 코스닥 상승세가 상대적으로 지지부진했던 점이 꼽힌다. 26일 기준 코스피는 올해 들어 41.1% 올랐으나 코스닥은 23.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코스피는 9월 들어 연일 역대 최고점을 경신했지만 지수가 800대 중후반에 머문 코스닥은 최고점 근처에도 못 갔다.코스닥이 힘을 받지 못하는 가장 핵심적 이유는 투자할 종목이 마땅찮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코스닥 상장사들이 어느 정도 몸집이 커지면 코스피 시장으로 ‘출가’ 하는 일이 꾸준히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와 네이버, 카카오, 셀트리온, 코웨이, 포스코DX 등은 모두 코스닥에서 코스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이다. 현재 코스닥 시총 1위인 알테오젠도 코스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구글, 엔비디아, 메타, 아마존, 테슬라 등 뉴욕 증시를 주도하는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7(M7)’이 모두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아닌 나스닥에 상장된 것과는 대조된다. 코스닥은 본래 기술 중심의 주식시장을 만들겠다며 1996년 출범했다. 하지만 당초 목표로 했던 ‘한국의 나스닥’은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코스피는 반도체나 지주사, 금융, 조선, 방산, 원자력 등이 주가 상승을 이끄는 반면에 코스닥은 매력적인 주도주가 마땅히 없다”며 “큰돈을 장기간 투자할 만한 종목이 없으니 주가가 꾸준히 오르기 힘든 구조”라고 말했다.● ‘상폐’ 소식에 개미들 대혼란코스닥의 일부 부실 기업들은 개미들을 울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결재무제표를 제출한 상장사 1207개 중 46.6%(563개)가 올해 상반기(1∼6월) 순이익 적자를 나타냈다. 순이익 적자를 낸 곳은 지난해 동기 대비 95개가 늘었다. 이번 달에는 이그룹(옛 이화그룹) 계열사 3곳인 이화전기, 이트론, 이아이디가 모두 상장폐지됐다. 이 중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코스닥에 상장돼 있었으나 횡령과 배임으로 회사 경영진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 2023년 5월 거래가 정지되고 올해 상장폐지가 의결됐다. 이화전기에 투자했던 B 씨는 “회사가 유망하다고 생각해 2023년 4000만 원을 투자하자마자 갑자기 횡령 사건이 터졌다”며 “결국 상장폐지가 되면서 이아이디에 5억 원을 투입했던 한 투자자는 극단적 선택을 했고, 이화그룹 주식을 샀다가 파산이나 이혼을 한 투자자들도 있다”고 말했다. 상장폐지된 이트론 주주들은 개인투자자들의 의견을 교환하는 플랫폼인 ‘액트’에 “부실기업 강제 청산법, 우리의 국장(국내 주식시장)이 살길은 그것뿐” “국장은 더 이상 회생이 불가하다”라고 호소하고 있다. 2000년 ‘닷컴 버블’ 사태로 코스닥이 폭락했던 기억도 투자자들이 코스닥을 꺼리는 요인이다. 1999년 초에는 700 선이었던 코스닥이 이듬해 3월 단숨에 역대 최고점인 2,834.40까지 치고 올랐던 적이 있다. 인터넷이 급속 보급되면서 ‘닷컴’이라는 이름만 붙으면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몸값이 천정부지로 뛰던 때다. 수많은 인터넷 벤처기업들이 완화된 요건 덕에 코스닥에 상장했다. 그렇지만 닷컴 기업들이 아이디어를 사업화해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는 인식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미국 나스닥과 함께 코스닥도 급락했다. 2000년 말에는 코스닥 지수가 고점 대비 약 80% 하락한 수준인 500 선으로 가라앉았다. 이 당시 경험으로 ‘코스닥은 투기장’이라는 인식이 강해졌다.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들이 코스닥을 외면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코스닥의 외국인투자가 비중은 전체 시가총액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반면 코스피의 외국인 투자 비율은 34%가량이다. 9월 들어 코스피 상승장은 외국인들이 주도했는데 코스닥은 이 같은 일이 벌어지기 힘든 구조다. 코스닥의 기관투자 비율도 한 자릿수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주식시장의 ‘큰손’들이 코스닥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부실 코스닥 기업, 철저히 관리해야 코스닥 정상화의 해법을 두고 상장사 사후관리 강화가 가장 많이 거론된다. 기업이 제대로 운영되는지, 공시는 제대로 하는지 수시로 점검하고 부실기업을 빠르게 퇴출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코스닥과 마찬가지로 닷컴 버블을 겪었던 나스닥은 2021년 말 4178곳이 상장돼 있었는데,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상장사가 4139곳으로 줄었다. 수많은 기업이 기업공개(IPO)에 나섰지만 부실한 기업들은 가차 없이 상장폐지됐기 때문이다. 반면 코스닥은 상장 종목 수가 2022년 말 1527개였는데, 올해 3월 말 기준 1786개로 16.9% 늘었다. 9월 현재는 1796개다. 퇴출 요건이 미국 주식시장에 비해 관대한 탓이다. 이런 문제점을 인식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등은 내년부터 상장유지 요건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겠다고 올해 1월 밝힌 바 있다. 내년부터는 시가총액 150억 원을 밑도는 상장사는 상장폐지 대상에 포함된다. 2028년에는 상장폐지 대상이 되는 시가총액 기준이 300억 원까지 늘어난다. 현행 코스닥에서 상장유지를 위한 시가총액 기준은 40억 원이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나스닥은 해마다 많게는 전체 기업의 10%를 상장폐지한다. 코스닥은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으니 주가 부양이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자들과 상장사들이 코스닥에 머물 수 있는 유인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들이 코스닥을 떠나지 않도록 인센티브를 주는 것도 방법이다. 코스닥 종목에 대한 증권거래세(0.2%)를 코스피보다 낮추는 등 혜택을 줘야 한다는 제안도 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코스닥의 체질이 금방 개선될 문제는 아니지만 바뀔 필요가 있다”며 “될성부른 종목만 상장시키고, 혜택을 통해 지원해주는 쪽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을 코스닥으로 유인할 방법을 정부와 한국거래소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국내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4개월 만에 1410원대로 치솟았다.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원-달러 환율은 상승)을 우려한 외국인투자가들이 자금을 회수하자 코스피도 2% 넘게 하락하며 3,400 선이 붕괴됐다. 채권 가격까지 하락하며 같은 날 주가와 원화 및 채권의 가치가 줄줄이 하락했다. 미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합의한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대미 투자 펀드의 방식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하자 투자자들이 불안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연내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진 점도 강달러를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 4개월 만에 1410원대로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410원대를 넘긴 것은 올해 5월 14일(1420.2원) 이후 약 4개월 만에 처음이다. 25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심리 저항선인 1400원을 넘긴 지 하루 만에 1410원대에 진입한 것이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증시도 반응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45% 하락한 3,386.05로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낙폭은 8월 1일(―3.88%) 이후 최대치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3,400 선을 처음 넘은 것은 9월 15일(3,407.31)이었는데 9거래일 만에 3,400 선이 무너졌다. 주가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투자가들이었다. 하루 동안 5707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원화 약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환차익 손해를 피하려고 국내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도 489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997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를 시도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2.03% 하락한 835.19로 장을 마쳤다. 채권시장도 출렁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4%포인트 오른 연 2.562%에 장을 마치는 등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급등했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국채 가격의 하락을 뜻한다.●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낮아져 국내 주식·환율시장이 불안해진 원인으로 대미 투자 협상이 지목된다. 한미 관세 협상 중에 3500억 달러의 투자금을 놓고 미국 측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한국에서는 3500억 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이라고 밝히며 파장을 낳았다.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약 84.1%에 해당한다. 만약 3500억 달러를 선불로 지급하게 되면 외환보유액이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대미 투자 금액을 7월 구두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에서 더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자 서울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인 것이다.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점도 강달러의 압박 요인이 됐다. 일반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달러 수요가 늘어 달러화 가치가 오른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을 때만 해도 올해 추가로 2번의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25일 미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3.8%로 발표되자 금리 인하 신중론이 힘을 받았다. 2년 이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자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유인이 약해졌다.‘비둘기파 성향’(통화완화 선호) 인사로 꼽히는 오스틴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아마 일시적이고 곧 사라질 것이라는 가정 아래 많은 횟수의 금리 인하를 지나치게 앞당기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단기간에 많이 오르는 동안 투자자들이 간과했던 것이 대외 불확실성”이라며 “불확실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하로 떨어지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등세를 잡느냐가 앞으로 주식 시장 향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국내 원-달러 환율이 종가 기준으로 4개월 만에 1410원 대로 치솟았다. 원화 가치의 추가 하락(원-달러 환율은 상승)을 우려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자금을 회수하자 코스피도 2% 넘게 하락하며 3,400선이 붕괴했다. 채권 가격까지 하락하며 같은 날 주가와 원화 및 채권의 가치가 줄줄이 하락했다.미국과의 무역 협상 과정에서 합의한 3500억 달러(약 500조 원) 대미 투자 펀드의 방식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것은 선불(up front)”이라고 말하자 투자자들이 불안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연내 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약해진 점도 강달러를 부추기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원-달러 환율, 4개월 만에 1410원대로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1410원대를 넘긴 것은 올해 5월 14일(1420.2원) 이후 약 4개월 만에 처음이다. 25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심리 저항선인 1400원을 넘긴 지 하루 만에1410원대에 진입한 것이다.원-달러 환율이 급등하자 증시도 반응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2.45% 하락한 3,386.05로 장을 마쳤다. 3거래일 연속 하락세다. 낙폭은 8월 1일(−3.88%) 이후 최대치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3,400선을 처음 넘은 것은 9월 15일(3,407.31)이었는데 9거래일 만에 3,400선이 붕괴했다.주가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들이었다. 하루 동안 5707억 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원화 약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자 환차익 손해를 피하려고 국내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관도 4892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반면 개인은 1조997억 원어치를 순매수하며 저가 매수를 시도했다. 코스닥도 전 거래일 대비 2.03% 하락한 835.19로 장을 마쳤다. 채권 시장도 출렁였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34%포인트 오른 연 2.562%에 장을 마치는 등 국고채 금리는 전 구간에서 급등했다. 국채 금리의 상승은 국채 가격의 하락을 뜻한다.●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낮아져국내 주식·환율 시장이 불안해진 원인으로 대미 투자 협상이 지목된다. 한미 관세 협상 중에 3500억 달러의 투자금을 놓고 미국 측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한국에서는 3500억 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이라고 밝히며 파장을 낳았다.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약 84.1%에 해당한다. 만약 3500억 달러를 선불로 지급하게 되면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줄어들게 된다. 게다가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대미 투자 금액을 7월 구두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에서 더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이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하자 서울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인 것이다.미국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점도 강달러의 압박 요인이 됐다. 일반적으로 미국 기준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달러 수요가 늘어 달러화 가치가 오른다.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을 때만 해도 올해 추가로 2번의 금리 인하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25일(현지 시간) 미국의 2분기(4~6월)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가 3.8%로 발표되자 금리 인하 신중론이 힘을 받았다. 2년 이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달성하자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내릴 유인이 약해졌다.‘비둘기파 성향’(통화완화 선호) 인사로 꼽히는 오스틴 굴스비 미국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아마 일시적이고 곧 사라질 것이라는 가정 아래 많은 횟수의 금리 인하를 지나치게 앞당기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고 말했다.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단기간에 많이 오르는 동안 투자자들이 간과했던 것이 대외 불확실성”이라며 “불확실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났기에 원-달러 환율이 1400원 이하로 떨어지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환율 급등세를 잡느냐가 앞으로 주가 시장 향방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원-달러 환율이 4달 만에 장중 1410원대로 올랐다.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1시 30분 기준으로 전날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보다 10.4원 오른 1411.0원에 거래되고 있다. 주간 거래에서 장중 1410원대를 넘은 것은 5월 15일(1412.1원)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25일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심리 저항선인 1400원을 넘긴 지 하루 만에 다시 1410원대에 진입한 것이다.환율이 급등한 데에는 한미 관세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약 450조 원)의 대미 투자금 논란이 영향을 미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에 대해 25일(현지 시간) “그것은 선불”이라고 강조하자 외화 유출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졌다. 더군다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이 한국 측에 대미 투자 금액을 7월 구두 합의에 따른 3500억 달러에서 더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나 그 이상의 대미 투자가 이뤄질 경우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약 84.1%에 해당한다.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환율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 상대적으로 시중에 돈이 덜 풀리면서 달러 강세가 펼쳐진다.추가 인하 신중론에 불을 지핀 것은 2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2분기(4~6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였다. 이 수치는 3.8%로 잠정치(3.3%)에서 상향됐다. 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한 ‘깜짝 성장’을 한 것이다.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자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잃게 된 모양새다.금리 인하 신중론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전부인지 그리고 그것이 지속될지를 알기 전에 선제적으로 금리를 대폭 인하하는 것은 실수의 위험을 동반한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고 노동시장은 냉각되고 있긴 하지만 대체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며 신중론에 힘을 보탰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1원 오른 1400.6원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가 1400원을 넘긴 건 8월 1일(1401.4원) 이후 처음이다.최근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건 한미 무역합의 관련 후속 협의가 지지부진한 데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이뤄질 경우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약 84.1%에 해당한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면서 원화 약세를 유발했다. 연준이 17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을 때만 해도 올해 추가 2번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우리가 (금리를) 너무 공격적으로 완화하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미완으로 남겨 놓게 된다”고 발언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중서부 기업들은 여전히 물가가 잡히지 않았다고 우려한다”며 파월 의장을 지원 사격했다.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개인이나 기관투자가들이 해외 투자를 늘려 외화 유출이 많고, 한국의 경제 체력도 약화해 원화 강세 요인이 많지 않다”며 “환율이 내년에는 1400원대 중반까지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원-달러 환율이 두 달 만에 심리적 저항선인 1400원을 넘어섰다. 2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1원 오른 1400.6원으로 주간 거래(오후 3시 30분)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가 1400원을 넘긴 건 8월 1일(1401.4원) 이후 처음이다.최근 환율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는 건 한미 무역합의 관련 후속협의가 지지부진한 데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요구대로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가 이뤄질 경우 대규모 자금 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는 시장의 불안감이 커진 탓이다. 3500억 달러는 8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4163억 달러)의 약 84.1%에 해당한다.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진 것도 달러 강세를 부추기면서 원화 약세를 유발했다. 연준이 17일(현지 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렸을 때만 해도 올해 추가 2번의 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최근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우리가 (금리를) 너무 공격적으로 완화하면 인플레이션 억제를 미완으로 남겨 놓게 된다”고 발언하며 분위기가 바뀌었다.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중서부 기업들은 여전히 물가가 잡히지 않았다고 우려한다”며 파월 의장을 지원 사격했다.박형중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를 늘려 외화 유출이 많고, 한국의 경제 체력도 약화해 원화 강세 요인이 많지 않다”며 “환율이 내년에는 1400원대 중반까지 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의 경제 불확실성, 통상 분쟁, 지정학적 위기 등이 겹치면서 가격이 고공 행진 중이다. 금은 보관이나 운송 비용이 크고 이자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단점에도 불구하고 가치 보존 수단으로서의 신뢰성이 강한 자산으로 평가받는다. 그 덕분에 기존 체제에 대한 우려가 늘면 몸값이 뛰는 경향을 보여왔다. 국내 투자 시장에서도 금 상장지수펀드(ETF)와 금 통장(골드뱅킹) 등 관련 상품이 사상 최고 수준의 활황을 보이고 있다.금값 고공 행진에 관련 ETF로 투자금 몰려코스콤의 ETF체크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상장된 금 관련 ETF는 10개에 달한다. 이 중에 올해 상장된 상품은 4건에 이른다. 금 투자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급증하면서 관련 ETF가 쏟아진 것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금 ETF는 투자 대상에 따라 크게 △국내 금 현물 △국제 금 현물 △국제 금 선물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국내 금 현물 ETF 상품은 한국거래소가 산출해 발표하는 KRX 금 현물 지수를 따른다. ACE KRX금현물과 TIGER KRX금현물이 이에 해당한다. 금 보관 비용을 제외하고 금현물 시장 가격 수익률을 그대로 추종하기 때문에 투자자는 현물 금을 보유한 것과 가장 유사한 투자 효과를 누리는 상품이다. 퇴직연금 계좌에서 투자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금 현물 ETF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은 ACE KRX금현물이다. 순자산은 23일 기준으로 1조8097억 원으로 금 관련한 국내 ETF 중에 규모가 가장 크다. 올해 들어 수익률은 34.56%다.대항마로는 TIGER KRX금현물이 꼽힌다. 해당 ETF는 6월 24일 상장됐다. 상장한 지 3개월밖에 안 됐지만 운용자산(AUM)이 3595억 원에 이른다. 출시 한 달 만에 AUM가 1000억 원을 돌파하며 최근 뜨거운 ETF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한 달간 수익률은 16.01%다. ACE KRX금현물의 한 달 수익률(16.14%)과 비슷한 수준이다.국제 금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로는 KODEX 골드선물(H), TIGER 골드선물(H),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 TIGER 금은선물(H)이 있다. KODEX 골드선물(H)은 올해 들어 수익률이 38.36%, TIGER 골드선물(H)은 37.22%,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는 81.04%, TIGER 금은선물(H)은 36.55%다.국제 금 현물 ETF 3종인 SOL 국제금,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 KODEX 금액티브는 모두 올해 상장됐다. SOL 국제금은 최근 3개월간 수익률이 12.28%,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는 12.11%, KODEX 금액티브는 12.52%로 나타났다. 순자산은 KODEX 금액티브가 1116억 원, 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 316억 원, SOL 국제금 131억 원이다.SOL 국제금커버드콜액티브는 금 ETF 중 유일한 커버드콜 ETF인 덕에 배당 이익도 얻을 수 있다. KODEX 금액티브는 금 현물 ETF와 금 관련 금융 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이들 상품은 모두 현물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 또한 국제 금 가격을 추종하는 ETF의 경우 국내 금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 문제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금 관련 ETF 중 가장 수익률이 안 좋은 것은 KODEX 골드선물인버스(H)다. 올해 수익률이 -27.35%다. 이 상품은 금값이 떨어질 때 수익이 나도록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경쟁 치열해지자 보수율 전쟁 벌어져금 관련 ETF가 늘어나자 자산운용사 사이에 보수율 전쟁이 벌어지기도 한다. 동일한 기초자산을 추종하고 있기에 보수율 인하 이외에 특별한 차별화 포인트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2021년 12월 상장된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금현물의 보수율은 본래 0.5% 수준이었으나 최근 총 보수율을 0.19%로 내렸다. 올해 상장한 후발 주자인 미래에셋운용이 보수율을 0.15%로 책정했기 때문이다. 본래 터줏대감이었던 한국투자신탁운용 입장에선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맞불을 놓은 셈이다. 또한 NH아문디자산운용의 HANARO 글로벌금채굴기업은 원래는 0.45%던 보수율을 이달 초에 0.15%로 내리며 보수율 인하에 동참했다.다만 금 ETF 거래를 할 때도 주의해야 할 사항이 있다. 선물형 금 ETF의 경우에는 파생금융 상품인 금 선물에 투자하기에 통상 수익률이 현물형보다 높지만 일반 투자자 입장에서는 가격 변동폭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금 현물형 ETF도 투자 대상이 국내 금 시장인지, 글로벌 시장인지에 따라 특성이 달라진다. 한국 금 현물에 투자하는 상품은 주변에서 접하는 금 시세를 바로 반영하기에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할 여지가 적다. 하지만 김치 프리미엄 현상이 나타날 수 있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금 ETF의 경우는 지역 프리미엄이 적어 불확실성을 줄이는 효과가 있지만 운용상 추가적인 비용 발생이 큰 편이다.골드뱅킹 잔액 1조2000억 원 돌파ETF뿐 아니라 시중은행의 골드뱅킹으로도 투자 자금이 몰리고 있다. 최근 KB국민과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 합계는 1조2000억 원을 돌파했다. 1년 전인 지난해 8월 말 잔액 6667억 원 대비 85%가량 급증한 수치다. 올해만 약 4500억 원이 몰렸다.골드뱅킹이란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은행 계좌를 통해 금을 0.01g 단위로 사고팔 수 있는 상품이다. 가입 기한이나 금액과 상관없이 자유롭게 금을 매입하거나 매도할 수 있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또한 KB국민,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이 올 들어 이번 달까지 판매한 골드바 규모는 35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전체 판매액이 1654억 원이었는데 이 규모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
미국의 관세 부과와 건설 경기 등에 대한 우려로 소비자들의 경제 심리가 여섯 달 만에 악화됐다. 가계 대출 규제가 강화된 가운데 주택가격전망지수는 두 달 연속 올랐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0.1로 8월(111.4)보다 1.3포인트 떨어졌다. 지수는 올해 4∼8월 5개월간 상승세를 유지하다가 9월 들어 하락으로 전환한 것이다. CCSI 수치가 100보다 높으면 장기 평균(2003∼2024년)과 비교해 소비 심리가 낙관적이고, 100을 밑돌면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향후경기전망(97)은 8월 대비 3포인트 하락해 낙폭이 가장 컸다. 현재경기판단(91)은 2포인트, 생활형편전망(100)과 소비지출전망(110)은 각 1포인트 떨어졌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건설 경기 부진과 아직 합의되지 않은 미국과의 관세 협상 등으로 불확실성과 향후 경기 우려가 커지면서 전체 소비심리지수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가격전망지수(112)는 전달 대비 1포인트 올랐다. 이 지수는 6·27 가계부채 관리 대책 발표와 함께 7월에 11포인트 급락했다가 8월에 2포인트 반등한 바 있다. 1년 뒤 집값 상승을 예측하는 소비자의 비중이 두 달 연속 늘었다는 의미다. 이번 조사는 9·7 부동산 대책 직후인 이달 9∼16일 전국 도시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2.5%)은 8월보다 0.1포인트 내렸다. 6개월 후 금리 수준을 예상한 금리수준전망지수(93)도 2포인트 떨어졌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