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림

손효림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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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림 기자입니다.

aryss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07~2025-12-07
문화 일반44%
문학/출판33%
연극10%
학술7%
무용3%
산업3%
  • 은퇴 자금 적립기는 수익률, 인출기는 현금 확보 중점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로 은퇴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자가 늘고 있다. 분산 투자 효과가 있고, 지수가 오르는 만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펀드 보수가 1%에 한참 못 미칠 만큼 매우 낮은 것도 ETF 투자의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 은퇴 시점에 따라 투자 전략은 다르게 짜야 한다. 자금을 쌓아 가는 적립기 투자자는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종목을 고르는 게 좋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인출기 투자자는 현금 확보에 신경 써야 한다.● 적립기는 성장성, 인출기는 배당 주목 은퇴 자금은 연금저축계좌,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계좌를 통해 운용할 수 있다. 연금저축계좌와 ISA는 위험 자산 투자 한도가 없지만 IRP와 DC형 퇴직연금계좌에서는 위험 자산에 최대 70%만 투자할 수 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는 25일 은퇴 시점에 따른 ETF 투자 예시안을 제안했다. 적립기 투자자에게는 △TIGER 미국 S&P500 ETF 50% △TIGER 미국 S&P500 동일가중 ETF 10% △TIGER 차이나항셍테크 ETF 10% △TIGER 종합채권(AA― 이상)액티브 ETF 30%를 권했다. 김 대표는 “적립기 투자자는 수익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 장기적으로 성장성이 높은 미국에 관심을 갖고 미국 대표 지수인 S&P500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TIGER 미국S&P500 동일가중 ETF는 S&P500을 추종하되 종목별 비중을 0.2%로 동일하게 조정한 상품이다. 김 대표는 “애플 테슬라 같은 시가총액 상위 종목 비중이 197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S&P500을 구성하는 500개 종목에 고르게 투자해 시총 상위 종목들이 출렁일 때 충격받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테크주를 포함시킨 건 중국 정부가 관련 기업을 적극 지원하는 데다 이들 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인출기 투자자에게는 △TIGER 미국 S&P500 ETF 30%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ETF 30% △TIGER 은행고배당플러스 TOP10 ETF 10% △TIGER CD 금리플러스액티브 ETF 10% △TIGER 종합채권(AA― 이상)액티브 ETF 20%를 제안했다. 배당을 통해 현금 흐름을 만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은퇴를 5∼10년 정도 앞두고는 현금을 받는 상품에 투자하는 게 좋다. 다만 은퇴 후에도 현금을 계속 확보할 수 있다면 인출기 포트폴리오로 바꾸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ETF 투자는 은퇴를 10년가량 앞둔 경우에도 시작하는 게 낫다고 했다. 김 대표는 “S&P500에 10년간 투자한 경우 손실이 난 경우는 없었다. 10년이면 투자하기 충분한 시간이므로 매달 꾸준히 투자하는 게 좋다”고 했다. 그는 “적립기 투자자는 최대한 오래 투자하고, 인출기 투자자는 수익성보다는 원금을 유지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기 수익률 눈여겨봐야” 올해부터 펀드 내 해외 주식 배당금에 세금 15%를 공제해 주던 혜택이 사라졌다. 이에 국내 시장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적지 않다. 김 대표는 “투자자가 받는 혜택이 줄어든 건 맞지만 배당 수익에 대한 비과세 여부만 따지기보다 장기적인 수익률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2015년 1월부터 올 1월까지 10년간 미국배당다우존스 NTR 지수 상승률은 267.2%로, 같은 기간 국내 배당주에 투자하는 Fnguide 고배당 TR 지수 상승률 117%의 두 배가 넘는다. 미국배당다우존스 NTR 지수는 배당수익에 대한 세금 15%를 빼고 나머지 배당금을 재투자한 결과를 나타낸다. Fnguide 고배당 TR 지수는 배당금을 전액 재투자한 국내 고배당주 지수를 보여 준다. 김 대표는 “미국배당다우존스 지수는 배당의 지속 성장성을 갖춘 데다 기초 체력이 튼튼한 기업으로 구성돼 배당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장기 수익률도 높다”고 했다. 이어 “배당으로 100을 받던 게 85로 줄어 재투자 효과가 감소하긴 했지만 장기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총수익은 여전히 높다”면서 “게다가 ISA는 만기 때 펀드별로 14% 세액 공제를 받기 때문에 최종 분배금은 99가 된다. 미국 우량 배당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건 충분히 매력적인 투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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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철 피부 관리, 기초 화장부터 꼼꼼하게

    햇살이 강해지고 황사도 잦아지는 봄철은 피부 관리에 더 신경 쓰게 되는 계절이다. 롯데홈쇼핑(대표 김재겸)은 봄을 맞아 새로운 화장품 판매를 확대하고 유명 쇼호스트 동지현 씨가 출연하는 프로그램을 내보내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지난해 K뷰티 브랜드 조선미녀를 선보여 방송 25분 만에 4000세트가 모두 판매됐다”며 “올해는 엘비비, 그라운드플랜 등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한국 브랜드를 연이어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달부터 화장품 상품 편성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확대하고 새로 선보이는 제품 규모도 2배 늘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 선크림 미스트 아이크림 인기롯데홈쇼핑은 봄철 인기 상품인 선크림 판매를 확대하고 있다.엘비비의 선스크린을 15일 처음 선보였다. 엘비비는 2023년 중국 신화그룹과 800억 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했고 일본, 유럽 등 해외에서 주목 받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자외선 차단은 물론 보습, 기미 관리에 도움을 준다”며 “당일 방송에서 호평받으며 준비한 물량이 60분 만에 모두 판매됐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에센스, 로션 등 엘비비의 여러 제품을 판매할 예정이다.대웅제약의 화장품 브랜드 이지듀의 선세럼도 21일 선보였다. 롯데홈쇼핑은 “이지듀는 대웅제약이 만든 독자성분인 EGF(상피세포성장인자)를 활용한 제품으로, 피부 재생과 주름 및 기미 개선에 도움을 준다”고 밝혔다. 22일에는 선인장과 티트리잎을 주 원료로 만든 마마슈 선스틱을 선보였다.미스트, 아이크림도 내놓았다. 그라운드플랜의 고농축 미스트는 15일 선보였다. 그라운드플랜은 태국 주요 쇼핑몰에 매장을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미국 중국 일본 등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프랑스산 버지니아풍년화 추출 원료를 활용해 피부 진정과 보습에 효과적이며 흡수력을 높였다. 당일 방송에서 60분 만에 준비한 물량 2300세트가 다 나갔다”고 밝혔다. A.H.C 아이크림도 60분 만에 7000세트가 모두 판매됐다. 》 주름·탄력 개선 제품 속속 선보여롯데홈쇼핑은 한국 제품을 계속 소개할 예정이다. 29일에는 궁중비책 선로션을 선보인다. 궁중비책은 중국 미국 동남아 등에서 인기 있는 브랜드로, 대표 상품인 선로션은 1000만 개 이상 판매됐다. 수분 함량이 높고 피부 밀착력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홈쇼핑은 “조선시대 왕세자의 목욕물인 오지탕의 한방 성분을 활용해 개발한 로얄오지콤플렉스를 함유해 성인은 물론 영유아도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50, 60대를 겨냥한 제품도 다양하다. 30일에는 엘무하 래디언트 크림을 판매한다. 항산화 성분인 NMN을 활용해 주름 및 탄력 개선 등에 효과적이라고 한다. 31일에는 파이온텍 펩타이드 에센스를 선보인다. 롯데홈쇼핑은 “거품 형태의 제형으로, 재생을 돕는 펩타이드 성분이 깊이 흡수돼 주름 개선과 미백에 효과적이다. 지금까지 200만 병 이상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준영 롯데홈쇼핑 뷰티팀장은 “글로벌 K뷰티 브랜드를 업계 단독으로 선보인 결과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며 “TV홈쇼핑에서 소개되지 않았던 품질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K뷰티 브랜드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라고 말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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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증권, 총 연금잔고 22조 원 돌파

    삼성증권이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저축을 합친 총 연금잔고(평가금 기준)가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22조 5000억 원을 넘어섰다고 밝혔다.총 연금잔고는 올해 1, 2월에 1조 2000억 원이 늘었다. 증가율은 5.6%다. 이 기간 개인 투자자가 직접 운용하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잔고는 5.1% 증가했고, 개인형 퇴직연금(IRP) 잔고는 9.8% 늘었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잔고가 1조 원 이상인 증권사 가운데 확정급여(DB)형과 DC형, IRP를 합친 퇴직연금의 잔고 성장률이 1위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수익률도 성과가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으로 고위험군 상품 1개월 수익률에서 ‘삼성증권의 디폴트옵션 고위험 포트폴리오2’가 1위를 차지했다. 저위험군 상품에서도 1년 수익률 기준으로 ‘삼성증권 디폴트옵션 저위험 포트폴리오2’가 1위에 올랐다. 삼성증권은 “연금잔고가 빠르게 늘어난 건 가입자 중심의 연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퇴직연금으로는 처음으로 2021년 운용관리·자산관리 수수료가 무료(단, 펀드 보수 등 별도 발생)인 ‘다이렉트 IRP’를 선보였다. 가입 서류 작성과 발송이 필요 없는 ‘3분 연금’ 서비스(개인정보 제공 및 약관 등 확인시간 제외)를 선보이기도 했다. 삼성증권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인 엠팝(mPOP)을 통해 연금을 관리할 수 있는 ‘연금 S톡’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서울과 경기 수원시, 대구까지 3곳에서 별도의 연금센터를 신설해 운영 중이다. 삼성증권은 “해당 연금센터에서는 프라이빗뱅커(PB) 경력이 10년 이상 된 인력이 전문적인 연금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연금센터는 연금 가입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으며 퇴직연금 도입 법인에 대한 설명회도 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200건이 넘는 세미나를 열었다. 이성주 삼성증권 연금본부장은 “퇴직연금은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적의 연금 관리서비스를 제공해 고객의 든든한 연금파트너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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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이 건네는 위로와 치유…뮤지컬 ‘원스’ 外

    《상처받은 마음을 기댈 곳이 있을까. 인생은 한 줄기 햇살처럼 때론 예상치 못한 선물을 건넨다. 암흑의 세계에서 인간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처절하게 발버둥친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상반된 색깔의 뮤지컬과 연극을 만나보자. 》뮤지컬 ‘원스’음악이 건네는 위로와 치유공연장으로 들어서면 아일랜드 더블린의 펍에 온 것 같다. 무대에 마련된 바에서 음료를 마실 수 있고,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배우들의 흥겨운 연주로 공기가 달아오른다. 꽃을 파는 체코 출신 이민자 걸(Girl)은 거리에서 기타를 치는 가이(Guy)의 음악에 이끌린다. 하지만 가이는 음악에 대한 꿈을 접었다. 아버지와 함께 진공청소기를 고치며 사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 걸은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고 가이에게 다가가며 그의 가슴 속에 눌러 왔던 열망을 조금씩 끄집어낸다. 피아노를 치는 걸, 체코에서 온 이민자 친구들과 펍 사장 등도 하나 둘씩 합류하며 가이가 만든 곡으로 앨범을 제작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2007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된 동명의 인디 영화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2012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그 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에서는 2014년 초연됐고, 2015년 내한공연이 열렸다. 음악으로 대표되는 가슴 속 열망이 꽃처럼 터져 나오는 과정이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게 펼쳐진다. 배우들은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드럼 등을 직접 연주하며 발을 구르고 춤춘다. 다재다능한 배우들이 이토록 많다니, 놀랍기만 하다. 여자 친구가 뉴욕으로 떠나버린 가이, 홀로 딸을 키우는 걸. ‘Falling Slowly’, ‘Leave’ 등 감미로운 선율은 상처 입은 이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를 보듬어 가는 과정에 자연스레 스며들며 반짝인다. 가이는 윤형렬 이충주 한승윤, 걸은 박지연 이예은이 연기한다. 가이의 아버지 다 역은 박지일 이정열, 빌리 역은 김진수, 바루스카 역은 강수정이 각각 맡았다. 윤형렬은 현실의 벽 앞에서 망설이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가이를 설득력 있게 연기한다. 초연 후 10년 만에 다시 걸 역을 맡은 박지연은 당차고 속 깊으면서도 때론 엉뚱한 모습을 사랑스럽게 표현한다. 김진수는 특유의 시원한 웃음으로 유쾌한 빌리를 친근하게 소화했다.쉬는 시간에도 무대 위 펍을 즐길 수 있는 것 역시 색다른 재미다. 5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8만∼16만 원.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밀실 속 풍자, 숨막히는 반전마피아 알 카포네가 미국 시카고를 장악한 시기 벌어진 죽음, 배신, 복수를 ‘로키’, ‘루시퍼’, ‘빈디치’라는 세 편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했다. 영국 연극계 유명 콤비인 제이미 윌크스가 극본을 쓰고 제스로 컴튼이 연출했다. 2014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 히트작으로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2015년 초연됐다. 배경은 시카고 렉싱턴 호텔 661호. 1923년부터 1943년까지 약 10년을 주기로 벌어진 세 개의 사건이 발생한다. 로키(1923년)에선 알 카포네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 유명 클럽 쇼걸 룰라 킨이 이중 생활을 이어간다. 그녀의 결혼식 전날, 661호에선 그녀를 둘러싼 10명의 인물이 교차하는 가운데 사건이 벌어진다. 루시퍼(1934년)에서는 알 카포네가 알카트라즈 감옥에 수감된 후 조직 내 2인자 닉 니티와 그의 아내 말린이 661호에 머문다. 어두운 그림자가 꿈틀대며 죽음의 불씨가 번져간다. 빈디치(1943년)는 알 카포네가 은퇴한 후, 경찰 빈디치의 복수극을 그렸다. 그가 죽이려는 인물의 딸인 루시가 빈디치를 돕는 가운데 잔인한 진실의 문이 열린다.무대는 단 100개인 객석의 중앙을 가로지르며 배치됐다. 맨 앞줄에서 손을 뻗으면 배우에게 닿을 듯 가깝다. 관객 역시 661호에 들어가 그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눈 앞에서 보는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거듭되는 반전에 눈을 뗄 수 없다. 올드맨은 이석준 정성일 김주헌, 영맨은 김도빈 최호승 최정우가 연기한다. 레이디 역은 임강희 정우연 김주연이 맡았다. 작품별로 올드맨, 영맨, 레이디까지 세 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김주헌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올드맨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김도빈은 순수함과 절망, 광기를 오가는 캐릭터를 매끄럽게 소화한다. 정우연은 매혹적이면서도 위험한 수수께끼 같은 여인 그 자체다.쉬는 시간 없이 75분간 진행되는 세 작품은 하루에 한 차례씩 공연된다. 작품별 연결고리가 있지만 각각 독립성을 지녀 한 작품만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하나를 보고 나면 나머지 작품들이 몹시 궁금해진다. 6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전석 4만 5000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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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화수 윤조에센스, 10초에 한 병씩 팔리는 대표 에센스로 우뚝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설화수는 60년 넘게 피부의 근본에 대해 고민하며 연구를 해왔다. 늘어진 피부에 탄력 성분을 공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피부 노화의 원인을 파악하고 피부의 자생력을 되살려주는 방법을 찾으려 했다. 설화수의 대표 에센스인 윤조에센스에 대해 살펴보자. 》 피부 자생력 강화 집중 피부 노화의 대표적인 증상은 칙칙한 안색과 주름, 늘어진 탄력이다. 설화수는 노화의 원인과 양상을 종합적으로 바라보며 연구했다. 우리 피부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건강하게 되살아나는 자생력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자생력이 떨어지면서 피부는 자극에 취약해지고 더 쉽게 노화된다. 설화수는 먼저 피부 상태를 되잡고 바르는 화장품의 효능이 피부에 잘 전달될 수 있게 하는 제품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윤조에센스는 이런 설화수의 철학이 담긴 제품이다. 설화수는 1997년 세안 후 가장 먼저 바르는 ‘부스팅 에센스’라는 개념을 국내에 처음 도입한 윤조에센스 1세대를 내놓았다. 에센스 성분이 피부 깊은 곳까지 전달되고 피부 자생력을 길러주도록 만들었다.》꾸준히 기능 개선해 6세대 출시윤조에센스는 계속 진화해 현재 6세대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설화수는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윤조에센스를 10병 이상 사용한 고객이 52만 명에 이른다. 지금도 10초에 한 병씩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윤조에센스는 메마른 피부를 활성화하고 정체된 피부 흐름을 되살려 윤기 나고 빛나는 피부를 만들어준다. 1997년 나온 윤조에센스 1세대는 2004년 인삼 효능 연구를 바탕으로 탁하고 푸석한 피부를 개선하는 2세대로 진화했다. 2009년 선보인 윤조에센스 3세대는 효능을 최대화하는 원료가공법인 포제법을 통해 피부의 5가지 균형을 잡아준다. 윤조에센스가 진화할 때마다 핵심 성분인 자음단도 개선됐다. 2015년 나온 윤조에센스 4세대에는 3000여 종의 원료 중에서 고른 5가지를 추출한 4세대 자음단을 함유했다. 특화 성분인 자음액티베이터를 담아 타고난 피부 능력을 깨우는 윤조에센스 5세대를 2020년 선보인데 이어 정체된 피부 능력을 빠르게 채우는 윤조에센스 6세대를 2023년 출시했다.》인삼 연구 통해 노화 증상 개선윤조에센스 6세대에는 여러 독자적인 성분이 함유돼 있다. 그 중 핵심 성분은 자음단이다. 안티에이징 효능을 비롯해 원료 간에 서로 결합되면 효과가 커지는 것을 파악해 옥죽, 작약, 연, 백합, 지황까지 5개 원료에서 추출해 만들었다. 설화수는 “자음단은 피부 본연의 건강한 힘을 활성화시켜 피부 장벽을 강화시켜준다”고 밝혔다. 윤조에센스의 또 다른 성분인 림파낙스는 인삼의 사포닌을 연구해 개발했다. 사포닌은 몸의 방어력과 저항력을 끌어올리는 항노화 효과가 있다. 설화수는 “림파낙스는 인삼을 500여 시간 자연적으로 숙성해 얻은 성분으로, 피부 수분 순환을 촉진해 피부 장벽을 재생하는데 효과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2년 글로벌의학연구센터가 30∼60세 여성 30명을 대상으로 두 달간 시험한 결과 윤조에센스를 사용한 후 3일 만에 손상된 피부 장벽이 37.6% 회복됐고 8주 사용 후에는 27.2%의 눈가 주름 감소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윤기, 투명도, 붓기 완화 측면에서 사용자들은 모두 개선 효과를 경험했다. 바르자마자 피부 각질층의 깊은 곳까지 수분을 전달한다”고 덧붙였다. 윤조에센스는 전 세계에서 판매되고 있다. 설화수는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윤조에센스의 효능을 개선하는 연구는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윤조에센스의 모든 것, 세계에 알린다” 설화수는 올해 3월부터 두 달 동안 윤조에센스 글로벌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설화수는 “정체된 피부 흐름을 되살려 빛나는 피부를 선사하는 윤조에센스의 모든 것을 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고객들이 윤조에센스의 효능에 대해 밝히는 필름을 순차적으로 공개해 브랜드 철학을 알리고 있다. 세계 주요 고객을 초청해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설화수의 역사를 보여주는 행사도 개최한다. 윤조에센스의 효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도 운영한다. 설화수의 브랜드 슬로건도 새로 선보였다. 설화수는 “시간의 흐름에 지지 않으며 더욱 깊어지고 진화하는 아름다움을 선사하겠다는 철학을 ‘Journey to Holistic Beauty’라는 새 슬로건에 담았다. 피부 고민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해 피부 본연의 능력을 활성화하는 것이 설화수가 지향하는 핵심 가치다”라고 밝혔다. 노화 예방을 원하는 젊은 세대부터 꾸준히 피부를 관리하길 원하는 중장년층까지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와 체험 이벤트를 마련했다. 한편 설화수는 가수 겸 배우 임윤아를 모델로 발탁했다. 설화수는 “시간이 흐를수록 다채롭고 깊이 있는 연기력을 쌓아가는 임윤아 씨는 꾸준히 연구하고 성장하는 설화수의 모습과 맞닿아 있다. 우아하고 밝은 이미지는 설화수가 지향하는 미학적 가치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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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이 건네는 위로 뮤지컬 ‘원스’…밀실 속 반전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상처받은 마음을 기댈 곳이 있을까. 인생은 한 줄기 햇살처럼 때론 예상치 못한 선물을 건넨다. 암흑의 세계에서 인간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처절하게 발버둥친다. 누구도 믿을 수 없다. 상반된 색깔의 뮤지컬과 연극을 만나보자. ●뮤지컬 ‘원스’음악이 건네는 위로와 치유공연장으로 들어서면 아일랜드 더블린의 펍에 온 것 같다. 무대에 마련된 바에서 음료를 마실 수 있고,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배우들의 흥겨운 연주로 공기가 달아오른다. 꽃을 파는 체코 출신 이민자 걸(Girl)은 거리에서 기타를 치는 가이(Guy)의 음악에 이끌린다. 하지만 가이는 음악에 대한 꿈을 접었다. 아버지와 함께 진공청소기를 고치며 사는 현실을 받아들인 것. 걸은 쉽게 물러서지 않는다. 서두르지 않고 가이에게 다가가며 그의 가슴 속에 눌러 왔던 열망을 조금씩 끄집어낸다. 피아노를 치는 걸, 체코에서 온 이민자 친구들과 펍 사장 등도 하나 둘씩 합류하며 가이가 만든 곡으로 앨범을 제작하는 작업을 진행한다.2007년 아일랜드에서 제작된 동명의 인디 영화를 원작으로 만들었다. 2012년 뉴욕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그 해 토니상 베스트 뮤지컬상을 비롯해 8개 부문을 수상했다. 한국에서는 2014년 초연됐고, 2015년 내한공연이 열렸다. 음악으로 대표되는 가슴 속 열망이 꽃처럼 터져 나오는 과정이 섬세하면서도 따뜻하게 펼쳐진다. 배우들은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첼로 만돌린 아코디언 드럼 등을 직접 연주하며 발을 구르고 춤춘다. 다재다능한 배우들이 이토록 많다니, 놀랍기만 하다. 여자 친구가 뉴욕으로 떠나버린 가이, 홀로 딸을 키우는 걸. ‘Falling Slowly‘, ’Leave‘ 등 감미로운 선율은 상처 입은 이들이 마음을 열고 서로를 보듬어 가는 과정에 자연스레 스며들며 반짝인다. 가이는 윤형렬 이충주 한승윤, 걸은 박지연 이예은이 연기한다. 가이의 아버지 다 역은 박지일 이정열, 빌리 역은 김진수, 바루스카 역은 강수정이 각각 맡았다. 윤형렬은 현실의 벽 앞에서 망설이지만 한 걸음씩 나아가는 가이를 설득력 있게 연기한다. 초연 후 10년 만에 다시 걸 역을 맡은 박지연은 당차고 속 깊으면서도 때론 엉뚱한 모습을 사랑스럽게 표현한다. 김진수는 특유의 시원한 웃음으로 유쾌한 빌리를 친근하게 소화했다.쉬는 시간에도 무대 위 펍을 즐길 수 있는 것 역시 색다른 재미다. 5월 31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 ●연극 ‘카포네 트릴로지’ 밀실 속 풍자, 숨막히는 반전마피아 알 카포네가 미국 시카고를 장악한 시기 벌어진 죽음, 배신, 복수를 ‘로키’, ‘루시퍼’, ‘빈디치’라는 세 편의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했다. 영국 연극계 유명 콤비인 제이미 윌크스가 극본을 쓰고 제스로 컴튼이 연출했다. 2014년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에서 최고 히트작으로 선정됐다. 국내에서는 2015년 초연됐다. 배경은 시카고 렉싱턴 호텔 661호. 1923년부터 1943년까지 약 10년을 주기로 벌어진 세 개의 사건이 발생한다. 로키(1923년)에선 알 카포네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시절, 유명 클럽 쇼걸 룰라 킨이 이중 생활을 이어간다. 그녀의 결혼식 전날, 661호에선 그녀를 둘러싼 10명의 인물이 교차하는 가운데 사건이 벌어진다. 루시퍼(1934년)에서는 알 카포네가 알카트라즈 감옥에 수감된 후 조직 내 2인자 닉 니티와 그의 아내 말린이 661호에 머문다. 어두운 그림자가 꿈틀대며 죽음의 불씨가 번져간다. 빈디치(1943년)는 알 카포네가 은퇴한 후, 경찰 빈디치의 복수극을 그렸다. 그가 죽이려는 인물의 딸인 루시가 빈디치를 돕는 가운데 잔인한 진실의 문이 열린다.무대는 단 100개인 객석의 중앙을 가로지르며 배치됐다. 맨 앞줄에서 손을 뻗으면 배우에게 닿을 듯 가깝다. 관객 역시 661호에 들어가 그 곳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눈 앞에서 보는 것 같다. 예상치 못한 전개와 거듭되는 반전에 눈을 뗄 수 없다. 올드맨은 이석준 정성일 김주헌, 영맨은 김도빈 최호승 최정우가 연기한다. 레이디 역은 임강희 정우연 김주연이 맡았다. 작품별로 올드맨, 영맨, 레이디까지 세 명의 배우가 등장한다. 김주헌은 속내를 알 수 없는 올드맨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김도빈은 순수함과 절망, 광기를 오가는 캐릭터를 매끄럽게 소화한다. 정우연은 매혹적이면서도 위험한 수수께끼 같은 여인 그 자체다.쉬는 시간 없이 75분간 진행되는 세 작품은 하루에 한 차례씩 공연된다. 작품별 연결고리가 있지만 각각 독립성을 지녀 한 작품만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하나를 보고 나면 나머지 작품들이 몹시 궁금해진다. 6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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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퇴 준비-투자 종잣돈 마련, ETF 급부상

    S&P500, 나스닥100 같은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오랜 기간 꾸준히 투자하면 해당 지수가 상승한 만큼 수익을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은퇴 자금을 마련하는 중장년층을 비롯해 투자를 위한 종잣돈을 확보하려는 젊은층도 ETF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ETF 투자금과 종목 수 ‘껑충’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된 ETF 순자산 총액은 2019년 51조7000억 원에서 지난해 173조2000억 원으로 집계돼 5년간 235% 증가했다. 종목 수도 같은 기간 450개에서 935개로 늘었다.투자 지역과 투자 유형별로 순자산 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023년 국내 주식 투자 ETF가 37%로 가장 높았다. 국내 채권형과 해외 주식형 비율은 각각 20%로 뒤를 이었다. 2024년에는 해외 주식형 비율이 32%로 늘었다. 이에 비해 국내 주식형은 25%로 줄었다. 최근 수년간 미국 증시가 급등하며 투자자들이 미국을 주목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ETF는 개별 종목처럼 상장돼 일반 주식 계좌에서 주식처럼 매매할 수 있다. 현재 가격과 등락률, 거래량, 시가총액 등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연금저축 계좌와 개인형 퇴직연금(IRP),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 계좌에서도 투자할 수 있다. ETF 투자는 특히 연금 시장에서 활발해지고 있다. 증권사 퇴직연금 및 개인연금과 은행 퇴직연금 ETF 잔액은 2021년 7조2000억 원에서 지난해 78조 원으로 급증했다. ETF는 지수를 따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분산 투자를 하게 된다. 펀드매니저가 종목 선택과 사후 관리를 해준다. 기준에 맞는 종목은 새로 편입하고 기준에 맞지 않는 종목은 제외시키며 시장 변화도 반영한다. 펀드 보수도 낮다. 일반 펀드는 적게는 1%에서 많게는 2% 넘는 보수를 매년 지불해야 하지만 ETF 보수는 1%에 한참 못 미친다.● 미국, 세계 최대 규모-성장성 높아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유언장을 통해 “내가 죽으면 남은 돈의 90%는 S&P500을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고 10%는 단기 채권에 투자하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미국 시장 전체를 아우르는 대표 지수로 S&P500을 꼽은 것이다. 미국 증시는 시가총액은 물론 거래대금 기준으로도 세계 전체 증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미국 기업은 특허권, 상표등록 건수가 많은 데다 연구개발(R&D) 및 설비 개선에 적극 투자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이익이 생기면 자사주를 매입해 주가를 부양하고 배당을 적극적으로 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다. 장기간 S&P500 상승률은 개별 종목을 모아 투자하는 액티브 펀드 수익률보다 높다. 금융 데이터 업체 S&P다우존스인디시스가 2007년부터 2021년까지 연도별 펀드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평균 70%가량이 S&P500 상승률보다 낮았다. 투자 기간이 길수록 차이는 커졌다. 투자 기간이 1년이었을 때 S&P500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률을 올린 펀드는 45%였지만, 10년이 되자 10%, 15년이었을 때는 11%에 불과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ETF 가운데 ‘TIGER 미국 S&P500’은 3년 누적 수익률이 14일 기준 67.5%다. 2020년 설정된 후 누적 수익률은 125%이다. ‘TIGER 미국 나스닥100’은 3년 수익률이 78%, 2010년 설정된 후 누적 수익률은 1281%로 나타났다. ● 장기간 정기 투자 높은 수익 달성 ETF는 오래 꾸준히 투자할수록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S&P500에 1982년부터 2022년까지 40년간 세 가지 유형으로 투자한 결과를 보면 알 수 있다. 블랙먼데이(1987년), 이라크-쿠웨이트 전쟁(1990년), 닷컴버블 붕괴(2000∼2002년), 글로벌 금융위기(2007∼2009년), 코로나19 사태(2020년)까지 5차례 이슈가 발생했을 때 각각 최고점에서 투자한 경우, 최저점에서 투자한 경우, 매달 적립식 투자한 경우의 결과를 각각 산출했다. 매달 200달러를 투자하고 대기 자금은 연이율 3% 은행 예금에 예치하는 조건이다. 투자 원금은 9억6000만 달러다. 최저점에서 투자한 경우 수익률은 1175%였고, 매달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때는 1423% 수익률을 올렸다. 주가에 상관없이 꼬박꼬박 투자하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고점에서 투자한 경우 수익률은 796%로 가장 낮았지만, 그럼에도 연평균 수익률이 19%나 됐다. 좋은 자산에 오래 투자하면 현금을 가지고 있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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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ETF 장기간 정기 투자해야… 증시 조정은 매수 기회”

    상장지수펀드(ETF)는 제대로 파악할수록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김남기 미래에셋자산운용 ETF운용부문 대표를 11일 서울 종로구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만나 ETF 투자 시 유의할 점을 들었다. 김 대표는 2007년부터 ETF 운용과 상품 개발을 담당해 온 ETF 전문가다. 김 대표는 동일한 지수를 추종하더라도 ETF 종목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지수를 잘 따라갔는데도 수익률이 다른 건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는 운용사의 역량 차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ETF 규모가 클수록 유리한데, 대단지 아파트의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싼 것과 비슷하다”면서 “다만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이 크다면 다른 곳에 투자했을 수 있으니 경계해야 한다. 이 경우 투자가 잘못되면 손실이 크게 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증시가 올해 변동성이 있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증시는 지난 2년간 올랐던 것에 대한 조정의 가능성은 있지만 장기투자자에게는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면서 “미국 시장에 주로 투자하라”고 권했다. “세계 주식시장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데다 기업이 혁신을 계속하는 미국은 장기적으로 주가가 우상향할 수밖에 없습니다. 조정기는 매입 수량을 늘릴 수 있는 기회입니다. 새로운 투자자가 진입하기도 좋고요.” 다른 국가에 분산 투자하고 싶다면 전체 투자금의 10% 이내를 중국에 투자하는 게 적절하다고 했다. 급부상하는 인도에 관심이 있다면 역시 전체 자산의 10% 미만을 투자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다만 올해는 인도보다는 중국에 더 관심을 갖는 게 좋다”고 했다. 그가 특히 눈여겨보는 건 중국 기술주다. “정보기술(IT), 반도체는 중국 정부가 적극 부양하고 있어요. 오랜 기간 부진했던 중국 증시는 저평가 매력이 있어 관심을 가질 때가 됐습니다. 내수 중심 제조업주도 주목할 필요가 있고요. 중국 기술주와 제조업주에 투자하는 상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중국 은행주는 오르기 힘들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국내 증시 전망은 어떨까. 김 대표는 다소 회의적으로 봤다. “IT, 자동차, 화학은 글로벌 경쟁력에 대한 의문 때문에 주가가 크게 오르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은행 고배당주는 살펴볼 만합니다. 은행은 안정적인 데다 경기가 안 좋으면 통화량 팽창에 따른 이익을 누리니까요.” 김 대표는 무엇보다 긴 시간을 갖고 투자하라고 당부했다. 단기간 수익률에 매이지 말라는 취지다. “ETF 투자의 기본은 예측하지 않는 겁니다. 개인이 시장을 이기는 건 매우 어려워서 신경 쓸수록 수익률이 나빠질 수 있어요. 시장 변동에 일희일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복리의 힘을 믿고 가급적 빨리 투자를 시작해 자주 적립식으로 장기간 매수하는 게 중요합니다. 레버리지 투자는 자제하세요. 투자금을 다 잃고 마이너스가 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젊은층에게는 투자보다는 현재 자신의 업무에 집중하라고 권고했다. “투자 정보가 쏟아지다 보니 일보다 투자에 더 신경 쓰는 젊은이가 많습니다. 20, 30대에는 뭘 하며 살지 인생 전체에 집중하면서 전문성을 쌓아가는 게 장기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걸 기억해야 합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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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페라, 편지로 비추다…‘오페라 영화 속 편지 이야기’ 출간

    편지를 통해 오페라를 분석한 ‘오페라 영화 속 편지이야기’(오디세이북스)가 18일 출간됐다. 오페라 애호가이자 영화 칼럼니스트인 임복희 씨가 ‘라 트라비아타’, ‘카르멘’, ‘나비 부인’ 등 12편의 오페라를 편지와 함께 역사적 배경, 원작 문학 작품과의 비교를 통해 소개했다. 오페라는 편지가 극의 전환과 결말에 중요한 장치가 된 작품을 선정했다. 클로드 다나 감독의 영화 ‘베르디의 맥베스’에서는 맥베스의 편지쓰기와 맥베스 부인의 편지 읽기가 권력에 대한 욕망에 사로잡힌 두 인물을 결합해 비극의 절정으로 끌고 가는 촉매가 된다고 분석한다.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에서는 비올레타의 이별 편지를 통해 19세기 프랑스 사회의 인습을 고발한다. 전달되지 못한 편지는 비극을 낳고(바바라 스위트 감독,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나폴레옹의 마렝고 전투가 일어난 지 사흘 후 단 하루 동안 벌어진 사건에 휘말린 카바라도시는 처형대에 서기 전 마지막 편지를 쓴다(브누아 자코 감독, ‘푸치니의 토스카’). 대필 편지가 대변하는 사회적 메시지도 분석한다(장 피에르 포넬 감독,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화여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파리 에꼴 노르말에서 디플로마를 받은 후 프랑스와 독일에서 성악가 및 피아노 반주자로 활동한 임영신 씨가 전문성을 더했다.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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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이 1년 남았다면 무엇을 하겠습니까[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10년 넘는 혹독한 수련 기간이 지나 신경외과 레지던트 생활은 이제 15개월 남았다. 여러 명문대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했다. 내과 의사인 아내,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과 보트를 타고 휴가를 보낼 꿈에 부풀었다. ‘약속의 땅’이 눈앞에 보였지만 닿을 순 없었다. 폐암 말기 진단을 받은 것. 그의 나이 서른 여섯이었다.성공의 정점을 향해 가다 폐암 진단을 받고 2년 후 눈을 감을 때까지 쓴 에세이 ‘숨결이 바람 될 때’(흐름출판)의 저자 폴 칼라니티(1977~2015)의 이야기다. 작가를 꿈꾸며 스탠퍼드대에서 영문학, 생물학을 전공하고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인간을 영적·생리적 측면에서 이해하기 위해 의사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예일대 의과대학원을 마친 후 스탠퍼드대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한다. 암 진단을 받은 그는 삶이 석 달 남았다면 가족과 함께 지내고 1년이 남았다면 책을 쓰고 10년이 남았다면 사람들을 치료하는 생활로 복귀하고 싶다고 말한다. 하지만 남은 시간이 얼마인지 가늠할 수 없었다. 그는 죽음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일상을 이어간다. 아내와 상의해 아이를 갖고, 암 치료를 받으며 통증이 줄어들자 다시 환자를 돌본다. “내가 죽어가고 있더라도 실제로 죽기 전까지는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며.매일 14시간 환자를 돌보고 36시간 동안 이어지는 수술을 하면서 저자는 단순히 사람을 살리느냐 여부를 넘어 환자에게 살 만한 가치가 있는 삶을 고민했다. 몇 달 더 살 수 있지만 말을 못하게 된다면, 치명적인 뇌출혈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시력 손상을 감수해야 한다면, 발작을 멈추게 하려다 오른손을 못 쓰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환자가 된 후 그는 “의사의 의무는 죽음을 늦추거나 환자에게 예전의 삶을 돌려주는 것이 아니라, 삶이 무너져버린 환자와 그 가족을 가슴에 품고 그들이 다시 일어나 자신들이 처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돕는 것임을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2016년 국내 출간된 이 책은 삶에 대한 묵직하고 섬세한 성찰이 빚어낸 울림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다. 책은 100쇄를 찍으며 판매량 30만 권을 돌파했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지난해 11월 100쇄 기념판이 출간됐다. 기념판 5000권은 대부분 판매된 상태다. ‘숨결이 바람 될 때’를 낸 흐름출판의 유정연 대표와 조현주 부장을 6일 서울 마포구 흐름출판에서 만났다. 유 대표가 출간을 검토한 건 미국에서 2016년 책이 나오기 전이었다. “에이전시에서 보낸 샘플 원고를 보니 글이 정말 좋았어요. 저자가 암 진단을 받고 뉴욕타임스(NYT)에 기고한 글 ‘시간은 얼마나 남았는가(How Long Have I Got Left?)’가 당시 미국에서 화제가 됐죠. 유명인도 아닌데다 그의 처음이자 마지막 책이지만 글이 워낙 뛰어나서 출간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유 대표) 국내 몇몇 출판사들도 관심을 보였지만 경쟁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한다. 그래서 높지 않은 가격에 판권을 구입할 수 있었다. 이종인 번역가는 원제 ‘When Breath Becomes Air’의 우리말 제목으로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제안했다. 유 대표는 “글의 결에 꼭 맞는 표현이었다”고 했다. 관건은 부제였다. 큰 제목만으로는 내용을 알리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젊은 의사가 죽음을 앞두고 쓴 글이라는 걸 압축해서 부제에 담아야 했습니다. 편집자, 마케터 등과 함께 여러 단어들을 풀어놓은 채 머리를 싸맸습니다. 고민을 거듭하다 핵심 단어를 추려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이라는 부제를 뽑았죠.”(유 대표) 책 표지는 원서와 동일하게 만들었다. 책은 출간되자마자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독자들은 ‘죽음을 대면하는 상황에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강인한 정신력에 울컥했다’, ‘삶을 되돌아보게 됐다’, ‘마음 속 깊이 여운이 남는다’는 리뷰를 올렸다. 도서관에서 대여해 읽다 소장하고 싶어 구입했다는 이들도 많다. ‘의대생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는 말도 나왔다. 2016년부터 현재까지, 다양한 나이의 남녀로 독자층이 확대되고 있다. 옥택연 손태영 최은경 김지수 전노민 등 책을 좋아하는 연예인들도 추천을 이어갔다. 유 대표는 “연예인을 대상으로 마케팅하진 않았다. (저자의) 글이 모든 걸 해냈다”고 말했다. 100쇄 기념판 표지는 무광택의 새하얀 바탕에 쨍한 파란색으로 새가 날아가는 형상을 넣었다. 새를 표현한 앙리 마티스의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디자인한 것. 영어 원제와 한글 제목 모두 같은 색으로 처리해 청명한 느낌을 준다. 제목 중 ‘바람’은 글씨가 점점이 흩어지게 해 바람에 날리는 느낌을 살렸다. 조 부장은 “지난해 초부터 100쇄 기념판 디자인을 고민했다”고 말했다.“삶의 비극을 대하는 저자의 단단하고 아름다운 태도를 표현하고 싶었어요. 표지는 동판을 만들어 판화처럼 찍어냈는데요, 종이별로 색깔이 다르게 나와 100개 종류의 종이에 하나하나 찍어서 비교했어요. 계속 살피다 보니 나중에는 다들 비슷하게 보일 지경이었죠.(웃음) 찍어내는 작업은 시간이 많이 걸리고 실패율도 높아 비용이 많이 들지만 공들여 만들고 싶었습니다.”(조 부장)띠지 없이 책은 투명한 비닐로 포장했다. 띠지 두르기와 마찬가지로 비닐 포장 역시 기계로 할 수 없어 사람이 일일이 손으로 작업했다. “홍보 문구를 넣는 띠지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에요. 하지만 기념판은 홍보 문구를 더하지 않아도 사랑받을 거라 확신했습니다. 비닐 포장은 책을 보호하고 돋보이게 하는 동시에 정성스러운 느낌을 전할 수 있고요.”(조 부장)조 부장은 소설가인 대학 은사로부터 “‘숨결이 바람 될 때’를 스무 권 사서 지인들에게 선물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한다. 조 부장은 “독자들이 선물용으로 책을 구입했다는 얘기를 많이 듣긴 했는데, 은사님 말씀을 들으며 피부로 실감했다”고 말했다.기념판이 완전히 소진되면 원래 표지의 책을 판매할 예정이다. 조 부장은 “6월에 열리는 서울국제도서전에 참석하는 독자들을 위해 기념판은 200권만 따로 남겨뒀다”고 했다. 저자가 원고를 완성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난 후 이를 마무리한 아내 루시는 출간 전 두려웠다고 밝힌 바 있다. 저작권 대리인에게 책에 대한 반응이 좋을지 묻자 “글쎄요. 독자들이 최근에 죽은 남자의 회고록을 읽고 싶어 하는지에 달렸겠죠”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지금까지도 한국은 물론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저자는 가장 빛나는 순간 맨 밑바닥으로 떨어졌지만 눈부시게 살아갔습니다. 넘어졌을지언정 주저앉지 않고 계속 나아갔죠. 상처 입거나 좌절의 순간에 있는 분들이 꼭 읽었으면 좋겠습니다.”(조 부장)■‘숨결이 바람 될 때: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2016년·흐름출판)은….미국 스탠퍼드대병원 신경외과 레지던트 폴 칼라니티(1977~2015)가 폐암 진단을 받고 2년 뒤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쓴 에세이다. 그는 죽음을 직시하며 일상을 뚜벅뚜벅 걸어 나갔다. 부모님이 인도 출신으로, 아버지가 의사였던 저자는 자신이 의사가 되리라곤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작가가 되길 희망하며 스탠퍼드대에서 영문학, 생물학을 전공하고 영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인간에 대해 탐구하던 그는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육체적 쇠락과 죽음 앞에서도 삶을 의미 있게 만들어주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하다 의학에서 길을 찾은 것. 예일대 의과대학원을 마친 후 스탠퍼드대병원에서 레지던트로 근무한다.10년이 넘는 수련 기간을 마치고 레지던트 생활이 15개월 남았을 때 그는 마침내 꿈꾸던 삶이 다가왔다고 여겼다. 여러 명문대에서 교수 자리를 제안 받았고 내과 의사인 아내 루시,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과 주말을 보낼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극심한 요통에 시달리던 그는 폐암 진단을 받았다. 얼마나 살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그는 암 치료를 받으며 통증이 줄어들자 환자를 돌보고 수술하며 일상을 이어간다. 그는 말한다. “난 그렇게 할 수 있으니까. 그게 바로 나니까.” 아내와 상의해 아이도 갖기로 한다. “아기와 헤어져야 한다면 죽음이 더 고통스럽지 않을까?”라는 아내의 우려에 그는 답한다. “그렇다 해도 아기는 멋진 선물 아니겠어?” 이에 암 치료를 받기 전 정자은행에 정자를 보관하고, 딸 케이디를 얻는다.저자는 환자를 처리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각각의 역사를 가진 한 명의 ‘인간’으로 바라보려 애썼다. 해부용 시신의 위에 남아 있는 모르핀 두 알을 보며 고통 속에 약병을 더듬었을 고인의 생전 모습을 떠올린다. 뇌출혈, 발작 등 심각한 병을 고치기 위해 한 뇌수술로 시력을 잃거나 한쪽 손을 못 쓰게 될 경우 환자가 겪어야 하는 삶에 대해 고민한다. 그럼에도 자신이 환자가 된 후에는 그 동안 의사로서 오만했다고 고백한다. 너무나 일찍 다가온 죽음 앞에서 그를 버티게 해 준 건 문학이었다. 아침에 눈을 떠 통증에 시달리던 그는 불현듯 떠오른 문장을 반복해 읊조리며 힘겹게 침대 밖으로 나간다. “나는 계속 나아갈 수 없어. 그래도 계속 나아갈거야.(I can‘t go on. I’ll go on.)“ 사뮈엘 베케트의 소설 ‘이름 붙일 수 없는 자’에 나오는 대목이다. 솔제니친의 ‘암 병동’,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비롯해 카프카, 몽테뉴, 프로스트의 작품과 암 환자들의 회고록을 읽으며 삶과 죽음을 곱씹는다.두려운 현실 앞에선 절망하고 눈물도 흘린다. 그럼에도 밝은 면을 보려 했다. 손가락 끝이 갈라져 극심한 통증을 겪으면서도 글을 썼다. 딸 케이디와 8개월을 보낸 그는 딸에게 이 말을 남긴다. “(너는) 아빠가 평생 느껴보지 못한 기쁨이었고, 그로 인해 아빠는 이제 더 많은 것을 바라지 않고 만족하며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단다. 지금 이 순간, 그건 내게 정말로 엄청난 일이란다.”길지 않은 시간, 충만하게 삶을 꽉 채워 나간 이의 놀라운 여정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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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종혁 서강대 제17대 총장 취임식 13일 개최

    서강대 제17대 총장으로 연임된 심종혁 총장의 취임식이 13일 오전 10시 반 서강대 성이냐시오관 성당에서 열린다. 취임미사는 서강대 이사장인 우재명 신부의 주례로 진행된다. 마태오관에서 열리는 리셉션에는 김용수 예수회한국관구장, 김광호 총동문회장 등이 참석한다. 심 총장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하고 물리학과 석사 과정을 마쳤다. 미국 웨스턴신학교에서 신학과 사목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이탈리아 그레고리안대에서 교의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부터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총무처장, 기획처장, 대외협력처장, 도서관장, 교학부총장, 대학원장을 지냈다. 2020년 제16대 총장으로 선임된 후 연구 및 교육 혁신을 이끌었고 지난해 말 제17대 총장으로 재선임됐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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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싫어. 내가 왜?” 단호한 거절로 나를 지켜요[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싫어. 내가 왜?” 함부로 나를 부려먹는 친구에게 이렇게 말한다. 친구가 제멋대로 나를 조종하면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한다. 부담되는 요구를 하면 “내가 지금은 바빠서 안 될 것 같아”라고 말한다. “내가 늘 그렇지 뭐”라고 나를 무시하는 생각은 금물이다. 실수하면 “그럴 수 있지”라고 스스로에게 말해준다. 초등학교 교사인 김지훤 교사(28)가 ‘내가 나라서 정말 좋아: 단단한 마음을 만드는 다정한 말’(길벗)에서 당부한 내용이다. 친구가 서운해할까봐, 혹은 표현 방법을 몰라 혼자 끙끙 앓는 아이들을 위해 책을 냈다. 강원 춘천시 후평초등학교에 근무하는 김 교사는 매일 아침 조회 시간마다 거절하기, 사과하기 및 사과 받기, 자신감 키우기 등 주제를 정해 설명하고 말하는 방법을 알려준다. 아이들에게 말하기 연습도 시킨다. 그 가운데 40개 주제를 담은 이 책은 올해 1월 출간된 후 단 한 달여 만에 2만 권이 판매되며 주목받고 있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김 교사가 조회 때의 모습을 촬영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올린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책 출간으로 이어졌다. 이들 영상은 누적 조회수 5800만 회가 넘는다. 팔로어는 24만 명 이상이다. 독자들은 “친구 관계로 고민하던 아이와 함께 읽었다”며 반겼다. “이 말을 어렸을 때 들었더라면 삶이 달라졌을 것 같다”는 어른도 적지 않다. “나 자신에게 선물하고 싶어 샀다”는 리뷰도 있다. 김 교사와 이 책의 편집자인 이미현 길벗 자녀교육서팀 에디터(38)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19일 만났다. 김 교사는 “마음을 잘 드러내지 못해 고민하는 아이들이 많아 표현법을 알려줬는데 이렇게 관심을 받고 책까지 내게 돼 놀랍고 신기하다”며 웃었다.김 교사가 영상을 올리게 된 건 지난해 3월 신입생을 위해 학교를 소개하는 영상을 찍은 게 계기가 됐다. 동료 교사들이 재미있다며 다른 영상도 만들어 보라고 권한 것. “조회 영상 몇 개를 찍어 교감 선생님께 보여드렸어요. 원맨쇼 같아 부끄러웠는데 교감 선생님이 ‘올려 보라’며 지지해 주셔서 용기를 냈습니다. 영상을 보신 교장 선생님도 ‘진짜 잘하고 있다’고 격려해 주셨고요.”(김 교사)김 교사만 나오는 영상은 생동감이 넘친다.(아이들은 목소리만 들린다) 김 교사는 스스로를 칭찬할 때는 생글생글 웃으며 다정하게 말하고, 거절할 때는 단호하게 말하는 법을 보여준다. 자녀교육 콘텐츠를 찾던 이 에디터는 “처음에는 배우가 교사 연기를 하는 줄 알았다”며 웃었다. 진짜 교사의 영상이란 걸 확인하고는 “이거다!”라고 확신했다.“지난해 5월경 영상을 보고 빨리 선생님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어요. 금요일에 연락해 그 다음주에 만나기로 했는데, 팔로어가 주말 사이 5만 명을 넘자 마음이 급해졌습니다.”(이 에디터)화제가 된 영상을 책으로 만들어도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영상을 보며 제가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부모님이 엄하셔서 하고 싶은 말을 잘 못했거든요. 성인이 된 후에도 힘들었고요. 초등학생인 조카가 순하고 표현을 잘 못해 늘 안쓰러웠는데 선생님 말씀을 책으로 전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어요. 팬데믹 이후 친구 관계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이 더 많다는 점도 고려했고요. 거절하는 법이나 사과 받는 법은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는데 선생님이 콕콕 짚어 주셔서 확장성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부정적인 댓글이 없다는 것도 확신을 더해줬습니다.”(이 에디터) 김 교사는 흔쾌히 출간을 수락했다. 도전할 때 “그냥 나를 던져!”라고 당부한 것을 스스로 실천한 셈이다. ‘나를 사랑하는 방법’, ‘공부를 해야 하는 이유’, ‘거절하고 싶을 때’, ‘사과 받는 방법’ 등 호응이 큰 주제를 추렸다. 제목 ‘내가 나라서 정말 좋아’는 마지막 장 소제목에서 따왔다. 이 에디터는 “아이를 김 선생님 같은 사람으로 키우고 싶다는 댓글이 많아 선생님의 캐릭터가 부각된 제목을 정했다”고 말했다. 하꼬방 작가가 그린 아기자기한 그림을 배치해 그림책 같은 느낌을 준다. 오디오북도 김 교사가 직접 낭독해 제작했다. 김 교사는 “‘50살이 되어서 이런 표현을 배운다’, ‘이걸 알았으면 아프지 않았을 텐데’라는 독자 반응을 보며 놀랐다”고 했다. 이 에디터는 “북토크에서 아이와 어머니가 따로따로 선생님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도 찍을 정도로 성인 독자팬이 많다”고 했다. 김 교사는 수업 시간은 물론 쉬는 시간에도 학생들을 유심히 지켜보면서 당부하고 싶은 이야기를 찾아냈다. “아이들이 실제 겪으며 고민하는 내용을 다루려 애썼어요. 한 번 들어두면 살아가면서 고민을 덜 할 수 있는 이야기도 해주려 했고요.”(김 교사) 김 교사는 아이돌 가수처럼 현란하게(?) 춤추고, 어린이날에는 외계인 복장을 한 채 교실에 등장해 깜짝 선물을 주는 등 학생들과 친밀하게 지낸다. 하지만 잘못된 행동을 하면 단호하게 지적한다. 그는 “아이들에게 넓은 범위를 허용하지만 그 선을 넘는 건 안 된다고 가르친다”고 했다.거침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게 교사로서 부담은 없을까. 김 교사는 당차게 말했다.“도덕적으로 어긋나는 게 아니고 제 색깔을 내는 거잖아요. 다른 사람에게 피해주는 게 아닌 이상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눈치 보지 않고 합니다.” 책에는 에세이 세 편도 실었다. 김 교사는 초등학교 5학년 때 왕따를 당했다고 털어놓는다. 너무나 고통스러웠지만 그로 인해 아픈 사람의 마음을 알게 됐다. 그가 밝은 에너지를 지니고 삶과 관계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깊이 생각할 수 있게 된 건 부모님의 영향이 크다고 한다.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셔서 바쁘셨지만 차근차근 풀어서 얘기해 주셨어요. 엄마와 자주 등산했는데요, 엄마는 ‘산 아래에서 안 보이던 게 꼭대기에 올라오니까 많이 보이지? 공부도 안 보이던 걸 볼 수 있게 해줘’라고 하셨어요. 책 첫 장에 ‘나는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귀한 사람이에요’ 썼는데요, 자랄 때 엄마가 제게 해 준 말이에요.”전북 전주에서 자란 그는 유치원에 다닐 때와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와 교환일기를 썼다. “오빠, 언니가 있고 제가 막내예요. 엄마와 삼남매가 각각 교환일기를 썼어요. 유치원에서 개구리알 만든 걸 칭찬해 주신 게 기억에 남아요. 그 후에는 화이트 보드에 저희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적어 놓으셨고요.”아이돌 가수, 피아니스트를 꿈꿨던 그가 교사가 된 건 오빠의 영향이 컸다. “오빠가 춘천교대 음악교육과를 나왔는데요, 대학생 때 과제라며 춤을 추더라고요. ‘우와, 저렇게 재미있는 숙제가 있구나’ 싶어 교사가 되기로 결심했어요.(웃음) 노래도 잘하고 춤도 잘 추던 오빠는 제 롤모델이었거든요.”진주교대 음악교육과를 나온 김 교사가 춘천에서 근무하는 것도 춘천에서 교사 생활하는 오빠와 함께 지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힘들 때도 수업을 하면 기운이 나요. 아이들의 생각과 언어는 언제나 새롭거든요. 제 안에 있던 씨앗에서 싹이 트는 것 같고요.” 올해 4, 5월경에는 필사책도 낼 예정이다. 이 에디터는 “선생님의 조회 영상을 볼 수 있게 QR코드도 넣을 계획”이라고 했다. 2011년부터 편집자로 일한 이 에디터는 청소년 소설을 시작으로 자기계발서, 교양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만들었다.“새로운 일을 하는 걸 좋아합니다. 김 선생님의 책을 제작하는 것도 모험이어서 재미있었어요. 독자의 마음을 어루만지면서 성장하게 하는 책을 계속 만들고 싶습니다.”(이 에디터)“나이가 들어도 유쾌한 사람, 학생들과 얘기가 잘 통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지치지 않고 에너지를 뿜어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김 교사) ■‘내가 나라서 정말 좋아: 단단한 마음을 만드는 다정한 말’(2025년·길벗)은….초등학교 교사인 김지훤 교사가 살아가는 순간순간 나에게 필요한 말을 40개 주제로 정리했다. 강원 춘천시 후평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김 교사가 아침 조회마다 학생들에게 당부했던 내용을 촬영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올리면서 큰 호응을 얻은 게 계기가 됐다.김 교사가 이야기를 들려주듯 구어체로 정리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사랑이에요”라고 강조하며 그 방법으로 운동하기, 책 읽기, 골고루 먹기를 제안한다.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고 있을 때 심장이 벌렁벌렁 거려도 이렇게 생각하라고 말한다. “에잇 모르겠다, 그냥 나를 던져!” 롤러코스터에 타면 알아서 운행해주듯 인생의 롤러코스터에 나를 던지면 어느새 도착해 있을 것이라며. 잘하거나 완벽하지 않아도 힘 빼고 편안하게 가보라고 격려한다. 그리고 말한다. “골인! 완주한 것 자체로 정말 멋져!”어떤 일의 결과가 아쉬우면 “괜찮아, 충분히 잘 했어!”라고 하고, 실수하면 “그럴 수 있지!”라고 스스로를 토닥여주라고 한다. 친구가 제멋대로 조종하면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 친구의 제안이 내키지 않으면 “아냐, 괜찮아”라고 부드럽게 거절하면 된다. 나를 함부로 부려먹을 때는 친구를 똑바로 보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싫어. 내가 왜?”라고 말해야 한다고 당부한다. 거절은 나쁜 게 아니며 나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생각과 감정을 정확하게 표현함으로써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한걸음씩 나아갈 수 있게 해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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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증권 중개형 ISA 120만 개-잔고 4조 원 넘어

    삼성증권(사장 박종문)은 중개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의 수가 120만 개를 넘었다고 밝혔다. 잔고는 4조 원 이상으로 늘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중개형 ISA 가입고객을 분석한 결과 2024년 한 해 동안 20, 30대의 신규 유입이 많았다. 20, 30대의 계좌수는 2023년 말 33만여 건에서 올해 1월 말 43만여 건으로 증가했다. 약 1년 동안 10만 개의 계좌가 새로 개설된 것이다. 이 기간 20대는 계좌수가 45.8% 늘어 전 연령층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30대(25.1%)가 뒤를 이었다. 삼성증권은 “ISA 계좌를 통해 절세 혜택을 받으려면 3년 이상 의무납입해야 해 젊은층을 중심으로 ISA에 빠르게 가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올해 1월 말 현재 삼성증권 중개형 ISA에 가입한 고객의 자산 중 평가금 기준으로 가장 많은 자금은 해외 상장지수펀드(ETF) 투자금이었다. ETF 투자금은 33%를 차지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 등 지수를 추종하는 미국 ETF의 비중이 높았다. 삼성증권은 “중개형 ISA 계좌를 통해 국내에 상장된 해외주식 ETF에 투자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이를 활용하는 투자자가 늘었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중개형 ISA를 활용한 재테크를 위해 투자자에게 ‘절세 계산기’와 ‘고수 PICK’, ‘ISA 상담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절세 계산기는 금융상품을 일반계좌와 ISA 계좌에서 각각 투자할 경우 절세되는 금액을 비교해서 알려준다. 고수 PICK은 ISA에서 투자하면 좋을 종목을 추천하는 서비스다. 초보 투자자를 위해 마련했다. 시장 전망을 비롯해 삼성증권 ISA 고객 가운데 전달 투자 성과 기준으로 상위 1000명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을 순위별로 알려준다. 함께 챙겨보면 좋은 투자 방법도 제공한다. 삼성증권은 “고수 PICK 서비스 이용자는 1월 말 기준으로 전달보다 46.6% 증가했다”고 밝혔다. ISA 상담소는 ISA 전담 프라이빗뱅커(PB)와 ISA 계좌에 대해 곧바로 상담할 수 있는 유선 상담 서비스다. 삼성증권 ISA 상담소(02-1599-7373)를 이용하면 된다. 삼성증권은 “중개형 ISA가 단순히 절세 도구가 아니라 장기적으로 자산을 형성하는 주요 방법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중개형 ISA 계좌를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 3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2월 말까지 실시한다. 이벤트는 △Welcome 이벤트 △Start-up 이벤트 △level-up 이벤트 △Boom-up 이벤트까지, 4가지로 진행한다. 이벤트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삼성증권 홈페이지나 모바일앱 ‘엠팝(mPOP)’, 패밀리 센터를 이용하면 된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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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극 ‘꽃의 비밀’ 外

    《인생엔 어떤 길이 펼쳐질지 모른다. 시원스레 웃는 날이 있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시간도 피할 수 없다. 삶은 그렇게 여러 색깔로 채워진다. 웃음과 아픔으로 대비되는 연극과 뮤지컬을 살펴본다.》 연극 ‘꽃의 비밀’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의 향연복잡한 생각은 접어두고 마냥 깔깔 웃고 싶은가. 억지스럽지 않으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에 빠져들고 싶은가. 이런 이들에게 딱 맞는 작품이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시골 마을 빌라페로사. 남편들은 축구 경기를 보러 떠나고 여자들은 맏언니 격인 소피아 집에 모여 즐기려 한다. 늘 술에 취해 고래고래 노래 부르는 자스민,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해 스타 배우를 꿈꿨던 모니카, 공대를 나와 기계 다루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지나. 이들은 수다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했건만 지나의 폭탄 선언에 얼어붙는다. 혼란스러워하던 네 여자는 거액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하루 동안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해 연기하기로 한다. 한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자꾸 튀어나오는데…. 장진 씨가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2015년 초연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창작 연극이지만 배경을 이탈리아로 한 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 실제 작품은 일본과 중국에 수출됐다. 무대에서 특히 강한 장진의 코미디가 활짝 피어나 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예측 불허의 갖가지 상황에 대처하는 독특한(?) 방법은 점점 더 속도를 높이며 관객들을 웃음으로 몰아간다. 집안일에 관심 없고 자주 상처 주는 남편들로 인해 속을 끓이고 고된 농사로 지친 서로를 보듬어주는 네 여자의 모습은 온기를 자아낸다.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는 단단한 무대를 선사한다. 소피아 역은 박선옥 황정민 정영주가, 자스민 역은 장영남 이엘 조연진이 맡았다. 모니카는 이연희 안소희 공승연이, 지나는 김슬기 박지예가 연기한다. 보험공단 의사 카를로 역에는 조재윤 김대령 최영준이, 간호사 산드라 역에는 정서우 전윤민이 발탁됐다. 박선옥은 관록 있게 중심을 잡아가는 소피아를 자연스럽게 그렸다. 이엘은 “코미디에 처음 도전하는 ‘코알못’이라 떨린다”고 했지만 그의 연기는 빼어난 코미디 연기자가 탄생했음을 확신하게 만든다. 엉뚱하면서도 종종 핵심을 찌르고, 흥에 겨워 온 몸으로 리듬을 타며 거침없이 망가지는 그는 웃음 버튼 그 자체다. 좌충우돌하면서도 대학 시절 기억을 더듬어가며 연기 지도를 해나가는 이연희의 색다른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박지예는 소심한 듯하지만 예고 없이 급발진하는 지나를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5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5만5000∼7만7000원. 뮤지컬 ‘베르테르’ 아름답고 절절한 사랑의 고통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로, 2000년 초연돼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서정적이면서도 차츰 긴장을 높여가는 이야기, 부드러우면서도 애틋한 음악, 수채화처럼 맑으면서도 세련된 무대 디자인으로 오랜 시간 사랑 받고 있다. 고선웅 작가가 극본을 쓰고 정민선 작곡가, 조광화 연출가가 함께 했다.베르테르는 꽃과 나무가 가득한 마을 발하임에서 자석산에 대한 인형극을 하며 즐거워하는 롯데를 보고 첫눈에 이끌린다. 롯데는 시에 대해 조예 깊은 베르테르와 시를 이야기하며 가까워진다. 롯데를 사랑하게 된 베르테르는 이를 고백하려 하지만 롯데에게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무너진다. 이에 발하임을 떠나지만 롯데를 잊을 수 없어 다시 돌아온다.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람을, 삶을 어떻게 뒤흔들 수 있는지 깊숙이 파고든다. 짧은 기쁨을 선사한 후 길고도 치명적인 고통을 준 사랑을 고우면서도 격정적인 시처럼 그렸다. 베르테르가 부르는 넘버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은 사랑의 애절함과 슬픔을 진하게 전한다. 원칙주의자로 자신의 세계를 단단하게 지키는 알베르트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베르테르의 캐릭터를 더 또렷하게 부각시킨다. 사랑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정원사 카인즈를 베르테르가 변론하고 나서는 장면은 사랑에 대한 베르테르의 간절함을 보여준다. 끝내 비극을 향해가는 베르테르의 운명을 상징하는 해바라기꽃의 화사한 노란빛은 아픔을 고조시킨다. 후반부로 갈수록 객석 곳곳에는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많다. 베르테르 역은 엄기준 양요섭 김민석이 맡았다. 일곱 번째로 베르테르를 연기하는 엄기준은 깊고 섬세한 표현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김민석은 순수한 열정을 지닌 베르테르를 호소력 있게 그린다. 롯데는 전미도 이지혜 류인아가 연기한다. 전미도는 해맑은 모습부터 혼란 속에 두려워하며 고뇌하는 모습까지 밀도있게 표현한다. 알베르트 역에는 박재윤 임정모가 발탁됐다. 펍 주인 오르카 역은 류수화 이영미가, 카인즈 역은 김이담 이봉준이 맡았다. 3월 16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7만∼16만 원.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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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가오는 봄, 환절기에도 매끄럽고 촉촉한 피부… 프리메라, 나이아시카 라인 크림·쿠션 선보여

    봄이 다가오고 있다. 조금씩 따사로워지는 햇살과 보드라운 바람이 반갑다. 계절이 바뀔 때는 피부 관리에 좀 더 신경 쓸 필요가 있다. 급변하는 기온과 습도에 피부가 거칠어지거나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피부 관리에 도움이 되는 화장품에 대해 살펴보자. 피부 속부터 환하게 프리메라는 ‘나이아시카’ 라인을 선보이며 크림과 쿠션을 내놓았다. 프리메라는 “나이아시카 라인은 피부 투명도를 개선하는 나이아신아마이드와 피부 장벽을 진정시키는 시카 B5 성분을 조합한 제품”이라며 “피부 속부터 화사하게 해주고 피부를 보호하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나이아시카 수딩 글로우 워터리 크림’은 손상된 피부 장벽을 회복시켜주고 피부를 밝게 만들어준다. 빠르게 흡수되는 기능을 강화해 피부에 신속하고 촉촉하게 스며든다. ‘나이아시카 워터리 크림 쿠션’은 피부를 회복시켜주고 환하게 만들어주는 기능을 가진 메이크업 쿠션이다. 미세한 메시망을 거쳐 제형이 나오기 때문에 뭉치지 않고 매끈하게 바를 수 있다. 프리메라는 “두 제품 모두 여드름성 피부 적합성, 극민감 테스트 등 안정성 테스트를 통과해 민감한 피부에도 사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에이피 뷰티는 ‘듀얼 리페어 리프트 크림 마스크’를 새롭게 선보였다. 에이피 뷰피는 “새 제품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듀얼 리페어 리프트 크림’보다 3배 높은 유효 성분을 담아 빠른 시간 내에 효과를 볼 수 있다. 피부 회복력을 높이고 리프팅 효과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라고 밝혔다. 새 제품은 피부 굴곡에 따라 마스크가 밀착되도록 디자인해 수분을 비롯한 각종 성분이 촘촘하게 흡수되도록 했다. 민감한 피부 빠르게 진정시켜줘 일리윤은 3세대 ‘세라마이드 아토’ 라인을 내놓았다. ‘세라마이드 아토’ 라인은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키고 촉촉하게 만들어주는 라인으로 지속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3세대 ‘세라마이드 아토’ 라인은 더 순하고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세라마이드 아토 로션’을 비롯해 얼굴에도 사용할 수 있는 크림과 수딩 젤, 속보습 스킨과 탑투토워시, 버블워시 앤 샴푸로 구성했다. 디자인도 새롭게 바꿨다. 세라마이드 아토 로션은 검은 콩에서 유래한 소이 세라마이드 성분이 피부 장벽을 개선시켜준다. 입자가 미세해 피부 깊숙이 스며들어 피수 속 보습을 강화해준다. 일리윤은 “고순도 마데카소사이드를 함유해 민감한 피부를 진정시키는 기능이 뛰어나다. 바르면 곧바로 끈적임 없이 흡수돼 수분량 측정에서 2.8배 향상된 보습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더 순한 성분을 사용하고 향을 넣지 않아 피부가 약한 영유아도 사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에스트라는 ‘에이시카365 흔적진정세럼 pH4.5’를 선보였다. 기존 ‘에이시카365 흔적진정세럼’을 새롭게 만든 제품으로 붉은 기가 도는 민감한 피부를 개선할 수 있게 했다. 피부의 산성화와 알칼리성화를 나타내는 피부 pH도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건강한 피부의 pH 수치는 4.5∼5.5로 알려져 있다. 에스트라는 “민감한 피부는 피부 pH 보호막 불균형에서 비롯되는 피부 장벽 기능 이상으로 외부 자극에 의한 붉은기가 자주 생기는 것에 주목했다. 에이시카365 흔적진정세럼 pH4.5는 진정 성분인 pH4.5CICATM을 함유해 민감해진 피부를 진정시킨다. 약산성 환경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고 손상된 피부 장벽 기능도 강화해 준다”고 밝혔다. 에이시카365 흔적진정세럼 pH4.5는 피부 표면의 pH를 12시간 유지해 주는 기술을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라네즈는 인기 제품인 ‘립 슬리핑 마스크’의 새로운 향 5개를 국내에서 선보였다. 잠자는 동안 입술을 가꿔주는 립 슬리핑 마스크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4개 향(베리, 자몽, 애플라임, 민트초코)이 있었다. 이번에 바닐라, 망고, 거미베어, 스윗캔디, 피치아이스티까지 5개 향을 추가했다. 라네즈는 “새로운 향은 지난해 한정판으로 선보였다. 이를 사용해 본 고객들이 정식으로 출시해 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서 기존 제품에 새로운 향 5개를 더해 내놓게 됐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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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웃음 폭탄 선사-연극 ‘꽃의 비밀’… 절절한 사랑의 고통-뮤지컬 ‘베르테르’

    인생엔 어떤 길이 펼쳐질지 모른다. 시원스레 웃는 날이 있고 고통에 몸부림치는 시간도 피할 수 없다. 삶은 그렇게 여러 색깔로 채워진다. 웃음과 아픔으로 대비되는 연극과 뮤지컬을 살펴본다. ●연극 ‘꽃의 비밀’쉴 새 없이 터지는 웃음의 향연 복잡한 생각은 접어두고 마냥 깔깔 웃고 싶은가. 억지스럽지 않으면서도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야기에 빠져들고 싶은가. 이런 이들에게 딱 맞는 작품이다. 이탈리아 북서부의 작은 시골 마을 빌라페로사. 남편들은 축구 경기를 보러 떠나고 여자들은 맏언니 격인 소피아 집에 모여 즐기려 한다. 늘 술에 취해 고래고래 노래 부르는 자스민,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해 스타 배우를 꿈꿨던 모니카, 공대를 나와 기계 다루는데 천재적인 재능을 가진 지나. 이들은 수다 떨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했건만 지나의 폭탄 선언에 얼어붙는다. 혼란스러워하던 네 여자는 거액의 보험금을 받기 위해 하루 동안 각자의 남편으로 변장해 연기하기로 한다. 한데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자꾸 튀어나오는데…. 장진 씨가 극본을 쓰고 연출을 맡았다. 2015년 초연돼 올해 10주년을 맞았다. 창작 연극이지만 배경을 이탈리아로 한 건 해외 진출을 염두에 뒀기 때문. 실제 작품은 일본과 중국에 수출됐다. 무대에서 특히 강한 장진의 코미디가 활짝 피어나 두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간다. 예측 불허의 갖가지 상황에 대처하는 독특한(?) 방법은 점점 더 속도를 높이며 관객들을 웃음으로 몰아간다. 집안일에 관심 없고 자주 상처 주는 남편들로 인해 속을 끓이고 고된 농사로 지친 서로를 보듬어주는 네 여자의 모습은 온기를 자아낸다. 배우들의 노련한 연기는 단단한 무대를 선사한다. 소피아 역은 박선옥 황정민 정영주가, 자스민 역은 장영남 이엘 조연진이 맡았다. 모니카는 이연희 안소희 공승연이, 지나는 김슬기 박지예가 연기한다. 보험공단 의사 카를로 역에는 조재윤 김대령 최영준이, 간호사 산드라 역에는 정서우 전윤민이 발탁됐다. 박선옥은 관록 있게 중심을 잡아가는 소피아를 자연스럽게 그렸다. 이엘은 “코미디에 처음 도전하는 ‘코알못’이라 떨린다”고 했지만 그의 연기는 빼어난 코미디 연기자가 탄생했음을 확신하게 만든다. 엉뚱하면서도 종종 핵심을 찌르고, 흥에 겨워 온 몸으로 리듬을 타며 거침없이 망가지는 그는 웃음 버튼 그 자체다. 좌충우돌하면서도 대학 시절 기억을 더듬어가며 연기 지도를 해나가는 이연희의 색다른 면모도 확인할 수 있다. 박지예는 소심한 듯하지만 예고 없이 급발진하는 지나를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5월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링크아트센터 벅스홀. ●뮤지컬 ‘베르테르’아름답고 절절한 사랑의 고통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을 바탕으로 만든 창작 뮤지컬로, 2000년 초연돼 올해 25주년을 맞았다. 서정적이면서도 차츰 긴장을 높여가는 이야기, 부드러우면서도 애틋한 음악, 수채화처럼 맑으면서도 세련된 무대 디자인으로 오랜 시간 사랑 받고 있다. 고선웅 작가가 극본을 쓰고 정민선 작곡가, 조광화 연출가가 함께 했다.베르테르는 꽃과 나무가 가득한 마을 발하임에서 자석산에 대한 인형극을 하며 즐거워하는 롯데를 보고 첫눈에 이끌린다. 롯데는 시에 대해 조예 깊은 베르테르와 시를 이야기하며 가까워진다. 롯데를 사랑하게 된 베르테르는 이를 고백하려 하지만 롯데에게 약혼자 알베르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는 무너진다. 이에 발하임을 떠나지만 롯데를 잊을 수 없어 다시 돌아온다.사랑이라는 감정이 사람을, 삶을 어떻게 뒤흔들 수 있는지 깊숙이 파고든다. 짧은 기쁨을 선사한 후 길고도 치명적인 고통을 준 사랑을 고우면서도 격정적인 시처럼 그렸다. 베르테르가 부르는 넘버 ‘발길을 뗄 수 없으면’은 사랑의 애절함과 슬픔을 진하게 전한다. 원칙주의자로 자신의 세계를 단단하게 지키는 알베르트는 섬세하고 감성적인 베르테르의 캐릭터를 더 또렷하게 부각시킨다. 사랑으로 인해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정원사 카인즈를 베르테르가 변론하고 나서는 장면은 사랑에 대한 베르테르의 간절함을 보여준다. 끝내 비극을 향해가는 베르테르의 운명을 상징하는 해바라기꽃의 화사한 노란빛은 아픔을 고조시킨다. 후반부로 갈수록 객석 곳곳에는 눈물을 흘리는 관객이 많다. 베르테르 역은 엄기준 양요섭 김민석이 맡았다. 일곱 번째로 베르테르를 연기하는 엄기준은 깊고 섬세한 표현으로 몰입도를 높인다. 김민석은 순수한 열정을 지닌 베르테르를 호소력 있게 그린다. 롯데는 전미도 이지혜 류인아가 연기한다. 전미도는 해맑은 모습부터 혼란 속에 두려워하며 고뇌하는 모습까지 밀도있게 표현한다. 알베르트 역에는 박재윤 임정모가 발탁됐다. 펍 주인 오르카 역은 류수화 이영미가, 카인즈 역은 김이담 이봉준이 맡았다. 3월 16일까지. 서울 구로구 디큐브 링크아트센터.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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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 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 노년의 기쁨과 슬픔 해학으로 버무리다[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산책하는 길/경로를 바꿨다간/못 돌아온다’ ‘재활 치료 중/꼴찌는 면하려고/죽도록 노력’노년의 희로애락을 재치있게 그린 시들이다. 올해 1월 출간된 ‘그 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포레스트북스)에 담겼다. 이 책은 나온 지 한 달 만에 1만 권이 판매됐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지난해 1월 출간돼 5만 권 넘게 판매된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에 이은 두 번째 책이다. 두 책 모두 시집으로는 이례적인 기록이다. ‘그 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는 일본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에서 매년 열고 있는 ‘실버 센류’ 공모전에 당선된 최신작을 모았다. 제목도 수상작에서 뽑았다. 일본 정형시 중 하나인 센류(川柳)는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로, 풍자와 익살을 담은 게 특징이다.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는 2001년부터 매년 나이 듦을 주제로 하는 ‘실버 센류’ 공모전을 열고 있다. 2023년 공모전에는 1만 1000수가 넘는 작품이 출품될 정도로 참여 열기가 뜨겁다. 수상작을 모아 낸 시집 시리즈는 일본에서 누적 판매부수가 100만 권을 넘어서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책을 국내 출간한 서선행 포레스트북스 편집이사(48)를 서울 영등포구 포레스트북스에서 최근 만났다. 서 이사는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 예상치도 못하게 큰 사랑을 받아 후속작을 냈다”고 했다. 번역도 첫 책과 마찬가지로 일본 문학 전문가인 이지수 번역가가 맡았다. “기다렸다가 책을 샀다는 독자들이 많아요. 첫 책에 비해 마케팅은 절반도 하지 않았는데 반응이 곧바로 왔어요. ‘책을 읽고 오랜만에 엄마와 한 시간 넘게 대화했다’는 분도 있어 뿌듯합니다.” 부모님이나 다른 어르신 선물용으로 샀다는 리뷰도 많다. 읽는데 부담이 없다는 것도 매력적인 요소로 꼽힌다.최신작인만큼 팬데믹으로 인한 변화, 인공지능(AI), 셀프 계산대에서 겪는 해프닝 등 최근 흐름을 담은 작품이 적지 않다. ‘코로나처럼/아내도 몇 번이나/변이했구나’, ‘AI에게/ 저세상 가는 길/물어본다’, ‘셀프 계단대 앞/얼어붙은 사람들/죄다 할배들’이 대표적이다. 노년의 일상을 발랄하게 담아 웃음 터지게 만드는 힘은 여전하다. ‘치매 예방차/구입한 그 책/벌써 세 권째’, , ‘자기소개 때/돌아가며 말한다/이름 고향 취미 지병’, ‘신경 쓰는 것/옛날에는 인맥/지금은 맥박’, ‘노래방에서/후렴구 열창 도중/빠져버린 틀니’가 그렇다.‘손주에게 외친다/“마음껏 쓸어 담아!”/다이소에서’, ‘보이스 피싱/당할 정도의 돈이/내 통장엔 없다’며 가벼워진 지갑 사정도 명랑하게 노래한다. 인생을 담담하게 관조하고(‘아 늙었네/하지만 괜찮아/다 늙었어’), 나이 듦에 관한 환상에 대해 일갈하기도 한다(‘나이 들면/둥글어진다는 말/어쩌면 거짓말’).서 이사는 “센류는 웃음과 슬픔이 닿아 있어 그 감성에 공감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장석주 시인은 추천사에서 “한바탕 웃고 나니 차가운 심장은 더워지고 공허한 마음은 감동으로 충만해진다”고 했다. 오은 시인은 “늙음을 한탄할 때조차 다 늙어서 괜찮다는 긍정을 잃지 않고 지병과 먹는 약이 없으면 대화가 불가능함을 인정하는 해학이 가득하다”고 평가했다. 나태주 시인은 “깨달음과 지혜를 간명한 문장으로 표현한 글”이라고 소개했다. 서 이사는 일본 서점에서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을 보고 매료된 후 끈질기게 애쓴 끝에 국내 출간을 성사시켰다. 두 번째 책도 성공해 시리즈로 안착됐다. 후속작도 준비하고 있다. “실버 센류 공모전 수상작을 모은 첫 책이 일본에서 2012년에 나온 ‘사랑인 줄 알았는데 부정맥’이고 최신책이 2023년에 나온 이 책이에요. 일본에서는 수상작을 모아 꾸준히 책을 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반응이 좋은 시들만 따로 모은 이른바 베스트컬렉션이 있어요. ‘왕중왕’이라고 할까요. 이 책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에 출간하려고 합니다.”그는 새로운 유형의 책을 선보이려 노력하고 있다. 작은 달력처럼 넘기며 하루 하나씩 우리말 단어를 익히는 ‘이은경쌤의 초등어휘일력 365’(2022년)가 대표적이다. “아들이 어느 날 ‘책에 오타가 있다’고 가져왔어요. ‘볼 멘 소리를 한다’는 문장을 가리키며 ‘볼펜 소리를 한다’를 잘 못 쓴 거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거예요. 깔깔 웃다가 떠올렸어요. 매일 단어를 익히게 해야겠다고요. 책을 많이 읽으라고 아이에게 아무리 얘기해도 잘 안 되는 게 현실이잖아요.”주위에서는 “영어 단어도 아닌데 판매가 되겠느냐”는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출간 후 20만 권 넘게 팔렸다. 역시 달력처럼 만든 ‘어른의 어휘일력 365’(2024년)도 2만 권 이상 판매됐다. “기존에 접하지 못한 콘텐츠나 색다른 형태의 책을 꾸준히 선보이며 독자층을 넓히고 싶어요.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살펴보고, 서점에서 책을 계속 사며 독자의 입장에서 생각하려 합니다. 여러 경험과 감각이 쌓여야 ‘제3의 지대’를 발견하는 눈이 생기니까요.” ■‘그 때 뽑은 흰머리 지금 아쉬워’(2025년·포레스트북스)는….일본 사단법인 전국유료실버타운협회가 2001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실버 센류’ 공모전에 당선된 최신작을 모았다. 일본 정형시 중 하나인 센류(川柳)는 5-7-5의 총 17개 음으로 된 짧은 시로, 풍자와 익살을 담았다. 펜데믹과 셀프 계산대 확산으로 달라진 일상을 그린 작품이 적지 않다. ‘오래간만에/마스크를 벗으면/손주가 운다’, ‘할 줄 몰라요/가까이도 안 가요/셀프 계산대’가 그렇다. ‘아픈 데 찾으니/여기 저기 거기/어라 전부네’처럼 여러 질병을 갖게 되는 현실마저 유머러스하게 읊은 시도 상당수다. ‘동창회에서/이름 맞히기 놀이로/모두가 화기애애’, ‘몰래 건네받은/고위험 아르바이트/손주의 숙제’, ‘뜨는 해보다/우는 닭보다/빠른 내 아침’은 웃음과 공감을 자아낸다. 다가오는 죽음 앞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다. ‘자식이 내 사진/찍으니 걱정된다/여기 병실인데’, ‘마음껏 보정했더니/퇴짜 맞아버린/내 영정 사진’, ‘물건 정리/하려다가 시작된/유품 나눔 행사’가 그렇다. ‘우리 마누라/옛날엔 미녀/지금은 마녀’, ‘저승에서는/말도 걸지 말라는/아내의 엄명’처럼 아내 앞에서 작아지는 스스로를 해학적으로 그린다. 노년의 삶에 대한 예리한 관찰과 절묘한 표현에 무릎을 치게 된다.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내공은 진한 여운을 남긴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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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영적 사고’ 비결?…“이 책 몇줄 읽으면 세상에 화낼 일 없어”[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

    [손효림의 베스트셀러 레시피]많은 사람들에게 뜨거운 사랑을 받는 베스트셀러. 창작자들은 자신이 만든 콘텐츠가 베스트셀러가 되길 꿈꾸지만,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이 희귀한 확률을 뚫고 베스트셀러가 된 콘텐츠가 탄생한 과정을 들여다본다. 창작자의 노하우를 비롯해 이 시대 사람들의 욕망, 사회 트렌드 등을 확인할 수 있다.“일을 하다보면 힘에 부치는 순간들이 분명 오는데 그럴 때 이 책 몇 소절을 다시 읽으면 세상에 화낼 일이 없어요. 화가 날 때 집에 가서 이 책을 읽으면 화를 가라앉히고 내일을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돼요.”걸그룹 아이브의 장원영이 15일 방송된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한 말이다.장원영이 읽은 책은 ‘초역 부처의 말’(코이케 류노스케 지음·박재현 옮김·포레스트북스)로, 부처의 말을 현대어로 이해하기 쉽게 풀이했다. 장원영은 “(책에) ‘집착하지 마라. 세상만사에 집착하지 않으면 문제될 게 없는데 집착하는 순간 고통을 낳아서 힘들어진다. 마음의 불씨를 꺼트려라’는 내용이 나온다. 되게 인상 깊게 읽었다. 너무나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 방송 직후 책 판매량은 급증했다. 교보문고는 방송 후 일주일간 책 판매량이 전주에 비해 76배 늘었고, 예스24는 51배 증가했다고 밝혔다.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비롯해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품절 사태가 벌어졌다. 이 책을 만든 서선행 포레스트북스 편집이사(48)를 서울 영등포구 포레스트북스 출판사에서 23일 만났다. 서 이사는 “큰 새해 선물을 받았다.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모르겠다. 앨범을 사고 평생 팬이 돼 응원하겠다”며 웃었다. 유명인, 특히 아이돌 스타가 언급한 책은 폭발적인 반응을 얻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방송 후 2주일도 안 돼 3만 권이 나갈 정도로 판매량이 급증한 건 이례적이다. 지난해 5월 출간된 이 책은 연말까지 7만 권이 판매됐고, ‘장원영 효과’가 더해져 10만 권을 넘겼다.(국내 출판계의 베스트셀러 기준은 책 판매량 1만 권이다.) “유명인이 책 내용 중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언급하면 파급력이 커지는 것 같아요. 장원영 씨가 ‘집착이 고통을 낳는다, 마음의 불씨를 꺼트려라’는 내용을 짚으며 힘을 얻는다고 말한 게 많은 분들의 마음에 닿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무슨 책을 만드는지 관심 없던 중학생 아들이 ‘장원영님이 읽은 책을 엄마가 만들었어?’라고 묻더군요. 장원영 씨의 영향력을 또 한번 실감했습니다.(웃음)”포레스트북스는 마케팅을 잘하는 출판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장원영 씨가 책을 언급한 게 고도의 마케팅이냐’는 질문도 꽤 받았어요. 전혀 아닙니다. 연락처는 물론이고 책을 보낼 주소도 몰라요. 집에서 ‘유 퀴즈…’를 TV로 보면서 MC 유재석 씨가 요즘 읽고 있는 책을 묻는 걸 보고 ‘어느 출판사 잭팟 터지겠네’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장원영 씨가 ‘초역 부처의 말’이라고 해서 깜짝 놀랐어요.”서 이사는 초긍정 마인드를 뜻하는 ‘원영적 사고’라는 말을 탄생시킨 장원영이기에 영향력이 더 큰 것 같다고 했다. 장원영은 “완전 럭키비키잖아”라는 말도 유행시켰다. 공연을 하러 스페인에 갔을 때 유명 빵집에서 줄을 섰는데 그의 순서 앞에서 빵이 다 팔렸다. 새 빵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 장원영은 “갓 나온 빵을 먹을 수 있게 됐네. 완전 럭키비키잖아”라고 했다. 자신의 영어 이름 ‘비키’ 앞에 행운을 뜻하는 ‘럭키’를 붙인 것. 낙담하거나 짜증내지 않고 창의적인 긍정성을 발휘하는 그의 태도에 사람들은 열광했다. ‘초역 부처의 말’은 서 이사가 발굴했다. 그는 쇼펜하우어 이후 독자들이 어떤 주제에 관심을 가질지 고민했다.(쇼펜하우어 열풍을 일으킨 책 중 하나로, 18만 권이 판매된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당신의 인생이 왜 힘들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2023년)도 그가 만들었다.)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동양 철학과도 연결되기에 동양 철학이 부상하겠다고 예상했습니다. 동양 철학의 끝판왕은 부처라고 생각했죠. 쇼펜하우어가 부처의 말에 심취했다는 점도 떠올렸고요.” 그는 국내외에서 부처에 대해 쓴 책을 찾기 시작했다. “책은 나라별로 매우 많았어요. 하지만 저자가 불경을 제대로 공부한 사람이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찾아낸 이가 일본 작가 코이케 류노스케였다. 한국에서도 베스트셀러가 된 ‘생각 버리기 연습’, ‘화내지 않는 연습’ 등을 쓴 그는 한 때 승려로 지냈다. ‘초역 부처의 말’은 2011년 일본에서 출간돼 30만 권이나 팔렸다. “저자가 ‘생각 버리기 연습’을 썼다는 것과 연결짓지 않고 책 내용만 봤습니다. 아주 쉽게 써서 이해하기 수월했어요. 현대어로 풀어 쓰려면 불경에 대해 잘 알아야 하고 잘못 해석하면 안 되는데, 이 책은 그걸 다 갖췄어요. 깊이도 있고요. 일본에서 10여 년 전에 나왔지만 메시지가 한국 독자에게 충분히 다가갈 수 있다고 봤습니다.”이 책은 국내 한 출판사에서 과거 출간했지만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고 한다. 판권은 높지 않은 가격에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출판사 내부에서 “종교적 색채가 강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서 이사는 “종교가 아니라 철학으로 봐야 한다.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증명된 내용이다”라고 설득했다. 출간이 확정된 후 책 띠지에 ‘인지과학이자 심리학이자 마음의 훈련 방법’이라고 쓴 것도 이 때문이다. 천주교 신자인 서 이사는 “모태 신앙으로, 결혼식도 성당에서 했다. 종교와 관계없이 부처의 말을 좋아한다”고 했다. 책은 출간 후 바로 베스트셀러가 됐다. 특히 20, 30대에서 관심이 높았다. “불교가 젊은층에게 힙하게 인식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뉴진 스님(개그맨 윤성호)도 큰 인기를 얻고 있고요. ‘유 퀴즈…’ 방송 후 출판 에이전시에서 ‘장원영 씨가 일본에서 인기가 많아 일본 독자들도 다시 책에 관심을 가질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서 이사는 독자들의 관심사를 파악하기 위해 예능, 드라마,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유튜브 등을 꾸준히 본다. “화제가 되는 콘텐츠는 장르에 상관없이 봅니다. 사람들이 왜 좋아하는지 생각하면서요. 사람들이 책을 안 읽는다는 건 기본값으로 두고 책을 만들고 있어요. 영상이 보기 쉽고 편한 건 사실이니까요. 그럼에도 활자를 선택하게 만드는 책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싶습니다.” ■‘초역 부처의 말’(2024년·포레스트북스)은….도쿄대에서 서양철학을 공부하고 승려로 지내기도 했던 일본 작가 코이케 류노스케가 불경을 현대어로 쉽게 풀어 썼다. 저자가 ‘들어가는 글’에서 “학문적인 의의나 심오함, 공부에 목적을 두고 읽는다면 실망할지 모른다”고 밝혔듯이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불경에서 190개 구절을 뽑아, 화를 잠재우고 세상의 잣대에 흔들리지 않는 방법 등을 담았다. 12개 주제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비교하지 않는다 △바라지 않는다 △선한 업을 쌓는다 △친구를 선택한다 △행복을 안다 △자신을 안다 △몸을 바라본다 △자유로워진다 △자비를 배운다 △깨닫는다 △죽음과 마주한다로 구성했다.자신에 대한 험담을 듣고 상처받았다면, 험담은 옛날부터 쭉 있었고 세상에서 험담을 듣지 않는 이가 없다는 걸 떠올리며 흘려버리라고 말한다. 누군가와 다툼이 생길 것 같으면 자신도 상대방도 결국은 다 사라진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게 좋다. 자신이 대단한 사람이라는 교만함을 내려놓으면 생각과 다른 현실에 직면할 때마다 화낼 이유가 없어진다. 성과, 음식, 자식 등에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언가에 집착하는 순간 불안하고 고통스러워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오감과 의식은 욕망과 화라는 불길에 활활 타오른다. 좌선으로 이 불길을 끄면 마음과 몸의 평온함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손에 상처가 없으면 독이 침투할 수 없는 것처럼 마음에 악업이라는 상처가 없는 사람에게는 비난, 중상 등이 침투할 수 없다. 자신보다 성격 좋은 친구를 사귀되, 그런 사람이 없다면 혼자 지내는 게 낫다고 조언한다. 게으름을 피우고 싶거나 불안을 느끼는 등 자신의 내면이 어떤 상태인지 늘 의식하고 알아차리면 혼란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다. 세상살이에 지치고 상처받는 이들에게 평안을 찾는 방법을 무겁지 않게 알려줘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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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상 풍경 재치있게 포착…최명란 시인의 동시집 ‘보라’ 출간

    최명란 시인이 동시집 ‘보라’(초록달팽이)를 최근 출간했다. 책에는 62편의 동시가 실렸다. 김순영 작가가 그림을 그렸다.   최 시인은 “보라는 내 마음 속 남자아이가 좋아하는 여자아이 이름”이라고 밝혔다. ‘갈치 이빨이 몇 개인지 모르고요/장어 뼈마디가 있는지도 몰라요/그리고 그런데 궁금해요/보라 마음이 몇 개일까요?’(‘그래도 숫자’)는 보라에 대한 궁금함을 그렸다.삶의 풍경을 재미있게 포착한 작품도 많다. ‘하진이 뒷모습이 해처럼 빨갛다/서연이 뒷모습이 달처럼 노랗다/지원이 뒷모습이 바다처럼 파랗다//모두 다른 가방!/모두 다른 색깔!’(‘소풍 가는 날’), ‘발바닥으로 걷는 거니?/손바닥으로 걷는 거니?//어라? 손바닥으로 걷는 거라?/하~그럼 날마다/물구나무서서 걷는 거니?’(‘닭’)가 대표적이다.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상황도 기발한 상상력으로 담아냈다. ‘유리창이 나 대신 울었네//어제 내가 혼나는 소리/창문이 다 들었거든/살짝살짝 조금씩 흔들렸거든’(‘아침 성에’), ‘하얀 코를 흘리네?//코감기 걸렸나?나처럼?’(‘샴푸 병’)은 빙그레 웃음지으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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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라호텔, 설 연휴 공연-저녁 뷔페 즐기는 패키지 출시

    서울신라호텔이 설 연휴에 모든 연령층이 함께 공연을 즐길 수 있는 패키지 상품을 선보였다. 이달 26일부터 29일까지 싱어송라이터 이상은의 공연 및 재즈 피아니스트 성기문을 중심으로 구성된 ‘성기문 트리오 & 보컬리스트 박재홍’ 공연을 보고 숙박할 수 있다. ‘성기문 트리오 & 보컬리스트 박재홍’은 26, 28일 만날 수 있다. 이상은은 27, 29일 무대에 선다. 공연이 열리는 다이너스티홀은 설 명절 분위기를 즐길 수 있게 꾸밀 예정이다. 서울신라호텔은 “전체적으로 아이보리, 흰색 계열로 단장하고 종이등 장식과 꽃으로 꾸민다. 은은한 조명 속에서 환상적인 파티에 온 듯한 느낌을 받도록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라이브 공연이 포함된 서울신라호텔 ‘타임리스 튠스 파트 1, 2’ 패키지는 26일부터 29일까지 이용할 수 있다. 패키지는 △객실(1박), △타임리스 튠스 라이브 콘서트(26, 28일 성기문 트리오 & 보컬리스트 박재홍/ 27, 29일 이상은) 입장(2인), △스페셜 디너 뷔페(2인)로 구성된다. 타임리스 튠스 파트 1은 저녁 식사 후 공연을 관람한다. 타임리스 튠스 파트2는 공연을 본 후 저녁 식사를 한다. 이상은은 1988년 MBC 강변가요제에서 ‘담다디’로 대상을 수상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후 일본을 거쳐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미술 공부를 했다. 영국에서도 공부했다. 앨범 ‘더딘 하루’, ‘begin’, ‘언젠가는’, ‘공무도하가’, ‘외롭고 웃긴 가게’ 등을 발표하며 자기만의 색채가 또렷한 음악 세계를 구축했다. 일본에서도 활동했다. 대표곡으로 ‘사랑해 사랑해’, ‘사랑할거야’, ‘그대 떠난 후’를 비롯해 ‘언젠가는’, ‘길’, ‘벽’, ‘어기여 디어라’, ‘공무도하가’, ‘새’, ‘비밀의 화원’ 등이 있다. 성기문은 10대 때 혼자 피아노를 익혔고 서울로 올라와 재즈 피아니스트의 길을 걸었다. ‘이정식 밴드’를 비롯해 나윤선 윤복희 이광조 등과 함께 공연했다. 박재홍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각종 재즈 페스티벌을 비롯해 다양한 무대에 서고 있다. 재즈 듀오로 활동하는 성기문과 박재홍은 ‘반달’, ‘오빠생각’, ‘섬집아기’, ‘나뭇잎배’ 등 동요 10곡을 재즈 스타일로 담은 앨범 ‘소곡집’을 지난해 발표하기도 했다. 서울신라호텔은 “매년 명절마다 다양한 공연을 열어왔다.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마련해 색다른 명절 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 2025-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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