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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이 날선 공방으로 백악관 회동을 파행시킨 지 약 보름만에 온라인상에서 2차 설전을 벌였다. 대통령 탄핵 국면의 시발점인 우크라이나 정상과의 통화 내용을 직접 들은 군 당국자마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진술을 하고 나선 가운데 민주당은 공식 탄핵조사 절차를 규정한 결의안을 공개했다. 29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대체 얼마나 많은 반(反)트럼프자(Never trumpers)들이 완벽히 적절했던 전화 통화에 대해 증언을 하게 두어야 하는가”라고 쓰며 자신에게 불리한 청문회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 불만을 표출했다. 또 “아무 일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훌륭한 경제 지표와 감세, 기념비적 급습(이슬람국가 수괴 제거)을 잊게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탄핵은 장난질(hoax)이며 수치”라고 비판했다. 이 트윗이 올라온 지 약 한시간 만에 펠로시 의장은 “(증언에 나선) 모든 이가 당신이 통화 중 한 말을 읽었다”며 반박에 나섰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을 공유하고 “러시아의 공격을 막기 위해 군사 원조를 요청한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당신은 ‘그래도 우리에게 호의를 베풀길 원한다’고 압박했고 나머지 통화 시간을 당신의 정적을 중상모략 하기 위한 가짜 조사를 요구하는 데 썼다”고 일침을 가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초조한 낸시 펠로시는 공화당을 무너뜨리기 위해 가능한 모든 것을 하고 있다. 여론조사는 정확히 그 반대임을 보여주고 있다”고 다시 반박하며 양측 공방은 더욱 거세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내년에 많은 의석을 잃을 것”이라고 적기도 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로 파견된 군 당국자 알렉산더 빈드먼 중령은 이날 당시 통화 현장에 있었던 인사 중에선 처음으로 의회에 출석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리한 증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부적절한 인사가 의회 증언을 하고 있다”는 취지의 불만을 늘어놓은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전문가인 빈드먼 중령은 청문회에서 “외국 정부에 미국 시민에 대한 조사를 요구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했고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지원함으로써 초래될 영향을 걱정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측에서 빈드먼 중령이 구소련 출신이라는 점을 문제 삼으며 음모론을 꺼내자 “전장에 나선 군인을 모략하는거냐”며 때 아닌 애국자 논란도 일고 있다. 한편 이날 민주당은 대통령 탄핵 조사의 향후 절차들을 공식화한 결의안을 공개했다. 결의안은 하원 정보위와 시프 위원장에게 주도적 역할을 부여하고 있으며 정보위와 함께 비공개 증언을 진행했던 외교위와 감독개혁위는 앞으로의 공개 청문회에는 직접적으로 참석할 수 없도록 규정했다. 또 앞으로 진행될 공개 청문회에서는 보다 연장된 질의 시간이 주어지며, 위원회 소속 실무진들도 증인들을 대상으로 반대신문을 할 수 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이달 31일로 예정됐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가 한 번 더 뒤로 미뤄졌다. 2016년 6월 국민투표 이후 3번째 연기됐다. 28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을 제외한 EU의 27개 회원국은 브렉시트를 이달 31일에서 내년 1월 31일로 3개월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이같이 밝히며 “이번 연기 조치에 유연한 연장(flextension)을 부여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1월 31일을 시한으로 하되 그 전에라도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수정안을 입법하면 탈퇴할 수 있게 한다는 의미다. 각국 정부가 24시간 내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으면 연기 결정은 즉시 발효된다. 앞서 19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EU와의 새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하원 승인이 무산되자 유럽연합(탈퇴)법에 따라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3개월 추가 연기해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EU에 보냈다. EU는 지난 주말에 브렉시트를 연기하는 방안을 담은 합의 초안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EU 합의안에는 EU와 영국이 17일 합의한 내용을 바꾸기 위해 또다시 협상을 할 수 없다고 명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EU와 영국은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의 안전장치인 ‘백스톱’ 대안으로 북아일랜드가 법적으로 영국의 관세체계 적용을 받되 실질적으로 EU 관세 및 단일 시장에 남는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 브렉시트가 다시 연기됨에 따라 EU는 영국에 집행위원 후보 지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를 이끄는 집행위원단은 각국의 국무위원에 해당하며 회원국별로 1명의 집행위원이 참여한다. 당초 31일 EU를 탈퇴할 예정이던 영국은 12월 출범하는 새 집행위원회에 후보를 내지 않았다. 남은 변수는 영국의 조기 총선 시행 여부다. 존슨 총리는 “EU가 브렉시트를 내년 1월 31일까지 석 달 연기하는 데 합의할 경우 12월 12일 총선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존슨 총리는 조기 총선안을 곧 하원에 상정할 방침이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프란치스코 교황이 27일(현지 시간) 약탈적 개발로 위기에 처한 아마존 원주민들을 거론하며 “하느님과 가장 가까이 있는 천국의 문지기는 가난한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각종 난개발과 이에 따른 대형 화재로 고통받고 있는 아마존 원주민에 대한 관심을 호소하며 “가톨릭교회마저 이들에게 등을 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티칸뉴스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바티칸에서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 폐막 강론에서 “흉터가 생긴 아마존의 얼굴을 보면 우리가 다른 이들을 약탈하고 형제자매와 지구에 상처를 입히는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 원주민들의 전통을 경멸하고 그들의 땅을 빼앗아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중이라고 말하면 이미 너무 늦다”며 이를 시정하기 위한 즉각적인 대책을 강조했다. 교황은 교회 안에도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경시하고 조롱하고 억압하는 분위기가 있으며 ‘나만의 종교’를 신봉하는 가톨릭교도들은 ‘위선적’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가난한 사람들은 자신을 앞세우지 않으며 오직 주님만을 자신의 재산으로 가지고 있다. 이들은 우리에게 영원한 삶의 문을 열어주는 ‘천국의 문지기’이자 ‘그리스도 예언의 살아있는 징표’”라고 치하했다. 이어 “아마존 교구 주교들은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불안정한 삶을 살펴보는 은총을 가졌다. 가난한 사람들의 외침을 들을 수 있도록 기도하자”고 호소했다. 이달 6∼27일 열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는 세계 각국 주교 18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약 3주간 환경 파괴, 원주민 인권, 사제 부족 등을 논의했다. 폐막 하루 전인 26일엔 남미 9개국 주교회의가 성직자 부족을 이유로 “기혼 남성을 사제로, 여성을 부사제로 서품하는 것을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화제를 모았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27일 중남미 아르헨티나에서 대통령 선거, 총선, 지방 선거가 동시에 치러졌다. 대선에서는 좌파연합 ‘모두의전선’ 소속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후보(60)가 마우리시오 마크리 현 대통령(60)을 꺾고 정권 교체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출구조사 결과는 이날 오후 6시(한국 시간 28일 오전 6시)에 나온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페르난데스 후보의 지지율이 대부분 50%를 넘겼고 마크리 대통령은 그보다 20%포인트 정도 뒤진 상태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외국 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 확대와 임금 인상 등 소위 ‘페론주의’ 계승자를 자처한다. 그는 8월 11일 지지율 1.5% 미만의 군소 후보를 추려내기 위한 대선 예비선거에서도 47.8%의 지지율을 얻어 마크리 대통령을 약 16%포인트 앞섰다. 아르헨티나 대선은 45%의 득표율로 승리하거나, 40% 이상을 득표하고 상대 후보에게 10%포인트 이상 앞서면 결선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된다. 이를 충족하는 후보가 없으면 1, 2위 후보가 11월 24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씨티은행 출신의 경제 전문가인 마크리 대통령은 ‘친시장경제’를 표방하며 2015년 대권을 잡았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고물가, 고실업, 페소화 가치 하락 등 경제난이 여전한 데다 지난해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인 570억 달러의 구제금융까지 받자 민심이 등을 돌렸다. 그는 8월 예비선거 참패 후 임금 인상, 감세 등 선심성 정책을 내놓았지만 이미 벌어진 지지율 격차를 좁히지는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르헨티나의 이웃 우루과이도 이날 대선을 치렀다. 여당 후보인 중도좌파연합 ‘광역전선’의 다니엘 마르티네스 후보가 선두를 달리고 있다. 우루과이 대선 결과도 아르헨티나 결과와 비슷한 시간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한복판에서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비 아머드 알리 총리의 신간이 활활 불탔다. 수백 명 규모의 반정부 시위에서 이 같은 소동을 일으킨 시위대는 “아비는 내려오라!”며 아비 총리에게 퇴진을 요구했다. 23일(현지 시간) BBC에 따르면 이날 시위를 벌인 이들은 미디어 활동가인 자와르 모하메드를 주축으로 조직됐다. 오로모족 출신의 언론인으로 이름을 알린 모하메드는 자신이 세운 방송사 ‘OMN(오르모 미디어 네트워크)’를 활용해 지난 하일레마리암 데살렌 정권 때부터 반정부 여론을 이끌어 왔다. 당시엔 미국에 살며 활동했지만 지난해부턴 에티오피아에 들와 지내고 있는 상태다. 그는 “정부가 일부 부족의 이익을 무시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스스로 차별받고 있다고 여기는 이들을 그러모아 반정부 여론을 조성하고 있다. 이날 시위는 자와르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우리 집의 경비 인원을 정부가 해산할 계획”이라고 밝히며 촉발됐다. 에티오피아 경찰은 그의 주장을 부인했지만 그의 집 인근을 중심으로 시위가 시작됐다. 시위대는 “다운(내려와라), 다운, 아비”하고 외치는가 하면 발간된 지 나흘 된 아비 총리의 신간을 불태우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이 신간엔 아비 총리의 정치철학과 그의 비전이 담겨 있다고 BBC는 전했다. 아비 총리는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비상사태를 종식하고 과거 야당 대표를 포함해 수천 명의 정치범을 석방했으며, 언론의 자유도 대폭 허용하는 등 개혁적인 행보를 걸어 왔다. 특히 이웃 나라인 에리트레아와 해묵은 전쟁을 끝내는 공동선언을 주도한 공로로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그러나 이전 권위주의 정부 시절 억눌렸던 뿌리 깊은 종족 갈등이 아비 총리 집권 이후 표면화하면서 에티오피아 내 종족 분쟁도 심화하고 있다. 아비 총리 역시 오르모족 출신이어서 이 같은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지 관심이 모인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2024년 프랑스 파리 하계올림픽 주최 측이 선보인 로고가 “데이팅 앱 ‘틴더’ 로고와 비슷하다”는 혹평에 시달리고 있다고 BBC가 21일 보도했다. 파리올림픽 로고는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상징하는 ‘마리안’상을 묘사했다. 금색 바탕에 타오르는 불꽃으로 얼굴을 표현했으며 하단엔 올림픽 오륜기와 프랑스 국기에 모두 들어가는 흰색, 파란색, 붉은색이 쓰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측은 “금메달, 올림픽 성화, 마리안의 조합으로 이뤄진 로고는 올림픽을 특별하게 만들어 줄 가치와 프랑스식 표현이 다 담겼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소셜미디어에서 이 로고가 세계적인 데이팅앱 ‘틴더’의 로고와 흡사하다고 지적했다. 틴더의 로고에도 주황색 불길이 타오르는 모양을 담겼기 때문이다. ‘불꽃 모양이 마치 휘날리는 머릿결 같다. 새로운 샴푸가 출시된 거냐“는 말도 나왔다. 일각에선 ’2024년 새로운 헤어살롱이 문을 연다!‘는 글까지 올려 새 올림픽 로고를 조롱하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
내년 봄으로 계획했던 북한 내 미군 유해 공동발굴 작업 관련 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졌다고 미국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이 21일(현지 시간) 밝혔다. 케네스 호프먼 DPAA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 측에 2020 회계연도에 공동 현장 조사를 하기 위한 계획서를 작성해 전달했지만 답신이 오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VOA는 “북-미 간 유해 발굴 작업 논의가 양국 정치적 환경에 따라 영향을 받았던 전례에 비춰볼 때 당분간 유해 관련 실무회담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 국방부는 북한 측에 2005년 이후 중단된 미군 유해 공동발굴 작업의 재개를 수차례 제안해 왔다. 그러나 북한은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이후 미군 유해 관련 논의에 응하지 않고 있다. 올해는 유해 발굴 작업과 관련한 서신 교환과 두 차례 실무급 회담이 이뤄졌지만 성과를 내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미국 최대의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이 전과자 채용 대열에 합류했다. 반세기 만의 최저 실업률을 보이고 있는 미국에서 각 기업들이 노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1일(현지 시간) CNN,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날 JP모건은 앞으로 이력서에서 취업 지원자의 범죄 전력을 묻는 항목을 삭제하고 전과자의 채용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누군가가 일자리를 얻기 위해 경쟁할 수 없을 때 그것은 기업과 지역사회 모두에게 좋지 않은 일”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JP모건은 “전과자를 노동시장에서 배제함으로써 미국은 연간 780억~880억 달러를 잃고 있다”며 “우리는 뉴욕 내 전과자 지원 프로그램에도 7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전체 채용 인원의 약 10%에 해당하는 2100여 명의 전과자를 새로운 직원으로 뽑았다. JP모건은 전과자에게 교육과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재범을 줄이기 위해 이 같은 선택을 했다고 밝혔으나 이번 결정은 안정적인 노동력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평가가 많다. 미국의 실업률이 50년만에 최저수준을 기록하며 전과자에게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9월 실업률은 3.6%로 1969년 12월 이후 최저치다. 이미 스타벅스와 맥도날드, 코치인더스리 등 굴지의 기업들이 매년 60만~70만 명 씩 사회로 쏟아져 나오는 전과자 채용에 뛰어들었다. 미국 코팅전문업체 프로그레시브와 특수기계 제작업체 쿼스텀이큅먼트 등 기업은 재소자 교육프로그램에서 신규 인력을 채용하거나 직접 재소자 교육에 나서기도 한다. 전과자 채용이 미국 사회의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논의되기도 한다. 포브스는 “전체 수감 인구 중 56%가 흑인과 히스패닉으로 구성된 상황에서 전과 기록으로 이들의 취업이 제한된다면 미국 사회의 계층 이동과 빈익빈부익부는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NYT는 기업들이 전과자 채용을 늘리는 최근의 동향을 두고 “노동자의 부족과 전과자를 대하는 사회의 태도가 바뀌어야 한다는 국가의 인식이 서로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분석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홍콩 재야단체연합 민간인권진선 대표가 ‘쇠망치 테러’로 중상을 입은 지 사흘 만에 반중(反中) 시위에 참여하던 또 다른 시민이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0분경 타이포 시장역 인근의 ‘레넌 벽’ 앞에서 민주화 요구를 담은 전단을 돌리던 19세 남성이 21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과 복부에 상처를 입었다. 가해 남성은 공격 직후 “홍콩은 중국의 한 부분이다”고 외치며 택시를 타고 현장에서 도망쳤다가 이날 밤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레넌 벽 인근에서는 최근 폭력 사건이 급증해 지난달에만 폭행 용의자 57명이 체포됐다. 홍콩 경찰이 그동안 체포한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장기 구금하거나, 체포 뒤에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사법권을 과하게 행사한다는 인권 침해 논란도 커지고 있다. 20일 SCMP에 따르면 홍콩 시위가 시작된 후 현재까지 시위 중 체포된 15세 이하 청소년의 수는 105명에 이른다. 20일에는 올 6월 초 시위가 시작된 후 20번째 주말 시위가 열렸다. 복면금지법에도 이날 시위에는 대다수가 마스크나 가면을 착용했다. 일부 시민은 시위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부수거나 ‘베스트 360’ 등 친중국 상점 기물을 파손했다. 벽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사진을 붙이고 붉은 스프레이로 ‘X’ 자를 그려 넣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오후 3시 15분경 침사추이역 인근에서 최루탄을 발포했다. 한편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브루클린과 토론토의 경기에서는 관중 수십 명이 “중국이 돈으로 침묵을 강요하게 두지 말라. 자유를 위해 죽어가는 이들이 있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홍콩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인도의 한 대학이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정면에 구멍이 뚫린 종이상자를 머리에 쓰고 시험을 치르게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에 휩싸였다. 19일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 카르나타카주 하베리의 한 사립대 1학년 학생들은 16일 종이상자를 머리에 쓴 채 화학 시험을 치렀다. 부정행위 방지 차원 명목으로 시행된 이 조치는 학교 측의 사전 허가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사실은 한 교직원이 시험 장면을 찍은 사진을 온라인에 게재하며 알려졌다. 사진이 확산되며 항의가 빗발치자 인도 교육당국은 해당 대학에 종이상자 시험을 중단하고 경위서를 제출하라고 지시했다. 교육 당국 관계자는 영국 BBC에 “이런 일이 추후 또다시 발생하면 학교 면허가 취소될 수 있다고 대학 측에 명확히 알렸다”며 “시험장에서의 부적절한 행위를 예방하는 방법은 이미 충분히 많고 문명사회는 이런 비인간적인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측은 “잘못된 행동을 방지하기 위해 이 아이디어를 시행한 것이지 학생들을 고통스럽게 하려고 한 것은 아니다”라며 “사전에 학생들의 동의를 받았고 상자도 각자 지참해온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뭄바이(다른 학교)에서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종이상자를 쓴다는 얘기를 듣고 시험적으로 도입해 봤다”고 설명했지만 여론은 차갑게 식었다. 프랜시스 조지프 뭄바이 교장 네트워크 재단 대표는 시험 장면을 찍은 사진에 대해 “학생들이 상자 안에서 생각하고 있다(thinking inside the box)”며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교육은 대체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인가”라는 내용의 비판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홍콩 재야단체연합 민간인권진선의 대표가 ‘쇠망치 테러’로 중상을 입은지 사흘 만에 반중(反中) 시위에 참여하던 또 다른 시민이 흉기에 찔려 병원으로 옮겨졌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40분경 타이포 시장역 인근의 ‘레넌 벽’ 앞에서 민주화 요구를 담은 전단을 돌리던 19세 남성이 21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목과 복부에 상처를 입었다. 가해 남성은 공격 직후 “홍콩은 중국의 한 부분이다”고 외치며 택시를 타고 현장에서 도망쳤다가 이날 밤 경찰에 자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한 레넌 벽 인근에서는 최근 폭력 사건이 급증해 지난달에만 폭행 용의자 57명이 체포됐다. 홍콩 경찰이 그동안 체포한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장기 구금하거나, 체포 뒤에도 보호자에게 알리지 않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사법권을 과하게 행사한다는 인권 침해 논란도 커지고 있다. 20일 SCMP에 따르면 홍콩 시위가 시작된 후 현재까지 시위 중 체포된 15세 이하 청소년의 수는 105명에 이른다. 20일에는 올 6월 초 시위가 시작된 후 20번째 주말 시위가 열렸다. 복면금지법에도 이날 시위에는 대다수가 마스크나 가면을 착용했다. 일부 시민은 시위 장소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부수거나 ‘베스트 360’ 등 친중국 상점 기물을 파손했다. 벽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캐리 람 행정장관의 사진을 붙이고 붉은 스프레이로 ‘X’ 자를 그려 넣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오후 3시 15분경 침사추이역 인근에서 최루탄을 발포했다. 시민들은 몽콕의 나단로드 등 주요 도로를 점거하고 “홍콩을 해방하라”고 외쳤다. 한편 18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미국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와 토론토 랩터스의 경기에서는 관중 수십 명이 “중국이 돈으로 침묵을 강요하게 두지 말라. 자유를 위해 죽어가는 이들이 있다”고 적힌 피켓을 들고 홍콩을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16일 홍콩 반중(反中) 시위 주도 인사가 쇠망치 습격을 당했다. 미국 하원이 ‘홍콩 인권 민주주의 법안’을 통과시킨 지 이틀 만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재야단체 민간인권진선의 지미 샴 대표가 이날 밤 괴한 4명으로부터 해머, 스패너 등으로 머리와 팔 등을 공격당해 중상을 입었다. 괴한들은 칼을 휘두르며 주변 시민들의 접근을 막았다. 그가 이마와 얼굴에 피를 흘리며 길바닥에 쓰러진 사진도 빠르게 퍼지고 있다. 민간인권진선은 100만 명이 모인 6월 9일 송환법 반대 시위, 170만 명이 모인 8월의 빅토리아공원 집회 등 대규모 반중 시위를 주도해 왔다. 지난달 2일 반중 정당 데모시스토의 아이작 쳉 부주석, 8월 샤틴 지역 반중 시위를 주도했던 한 시민운동가가 구타를 당한 데 이은 테러의 배후를 두고 중국 개입설도 확산되고 있다. 8월 이후 범민주 진영 인사들을 겨냥한 백색 테러는 모두 9건에 달한다. 16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일보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외사위원회는 15일 미국 하원의 홍콩 인권 법안 통과에 대해 “홍콩 및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라며 반발했다. 이 법은 반중 시위 진압장비의 홍콩 수출을 막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4년 우산혁명 때부터 반중 시위를 주도해 온 조슈아 웡(黃之鋒·23)과 1990년 톈안먼 시위 주역인 중국의 왕단(王丹) 등은 “홍콩 시민들은 5·18민주화운동, 1987년 6월 민주항쟁 등 한국인이 민주화와 인권을 위해 용기 내 싸운 역사에 많은 감동을 받고 있다”며 한국의 지지를 호소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최근 터키의 공격을 받기 시작한 시리아 내 쿠르드족에 대해 묻자 노라 샤리프 셰프샤우니 세이브더칠드런 호주 교육 선임 고문(41)의 표정이 일순간 어두워졌다. 조심스레 두 손을 모은 그는 “8년 째 내전을 겪고 있는 시리아는 이미 아동 노동 착취와 소녀 조혼의 문제가 심각한 곳”이라며 “현대전 대부분이 장기전으로 비화하는 가운데 쿠르드족 사태가 벌어진 것은 가슴 아프고 심각한 일”이라고 말했다. 16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열린 세이브더칠드런 분쟁지역 아동보호 포럼 ‘변화를 위한 도전 과제’ 참석차 한국을 찾은 셰프샤우니 고문은 지난 15년간 비정부기구(NGO) 등에서 분쟁지역의 교육 프로그램을 연구해 온 교육 전문가다. 아이티, 시리아 등 분쟁 지역을 누비며 아동 교육 중단의 방지와 스트레스에 노출된 아동을 위한 심리·사회적 지원에 힘써 왔다. 그는 포럼 전날 이뤄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과거보다 오히려 현대전에서 아동 피해가 월등히 많아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현대전은 대부분 과거에 비해 전쟁 기간이 길어진데다 정해진 전쟁터 없이 민간 지역에서 무차별 공격을 퍼붓는 경우가 많아 집이나 학교에서조차도 아동들이 폭력에 노출되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결과적으로 현대전에선 한 세대 전체에 교육 공백이 생기기 쉽고 이것이 국제 사회 평화의 근간을 흔드는 것은 시간문제입니다.” 셰프샤우니 고문은 “특히 심리적 스트레스에 오래 노출된 분쟁지역 아동의 트라우마는 극단주의 사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 더욱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제때 정신적 충격을 치유하지 못하고 전쟁 속에서 자란 아이는 훗날 전쟁을 일으키는 극단화 된 사람으로 자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그는 “이 때문에 분쟁 지역 아동 교육에 있어선 지식 전달 차원의 접근만큼이나 심리적 지원도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분쟁 지역 아동 심리·사회적 지원의 성공 사례로 그는 2017년 방글라데시 콕스바자르로 대거 이주한 로힝야족의 사례를 꼽았다. 당시 콕스바자르의 난민캠프를 찾았던 셰프샤우니 고문은 “생에 가장 큰 충격을 꼽으라면 그곳에서 보았던 아이들의 표정일 것”이라고 전했다. 지원에 나선 세이브더칠드런이 지식 전달 차원의 교육보다는 심리 치유에 중점을 둔 이유다. 3개월 뒤 그가 같은 곳을 찾았을 때 상황은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아무런 표정이 없던 그 아이들이 가방을 메고 난민캠프를 뛰어 다녔다. 그는 “당시 세이브더칠드런은 현지 교육자들에게도 심리·사회적 지원을 제공했다”고 전했다. 셰프샤우니 고문은 “많은 국가들이 ‘안전한 학교 선언’에 참여하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짚었다. 2015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처음 시작된 ‘안전한 학교 선언’은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라 하더라도 학교와 학생, 교육자의 안전은 보호하자는 정치적 선언이다. 현재까지 총 96개국이 참여했지만 한국 정부는 아직이다. 그는 “이 선언에 서명한다고 해서 법적 규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장에서 구호활동을 펼치는 이들에게 이 같은 기준을 새로이 세워 준다는 것은 엄청난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16일 열린 분쟁지역 아동보호 포럼에서는 아동 대상 젠더 기반 폭력과 심리·사회적 피해 등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오준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전 주유엔 한국대표부 대사·64)은 이날 포럼 전 인터뷰에서 “한국에 NGO들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도 6·25전쟁이 계기”였다며 “한국이 도움 받던 국가에서 도움 주는 나라로 변신한 만큼 국제사회 곳곳의 무력 분쟁은 결코 우리와 무관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 세이브더칠드런에서도 외교부에 ‘안전한 학교 선언’에 참여해야 한다는 요청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유럽의 벨기에와 중남미의 콜롬비아가 감자 전쟁을 벌이고 있다. 블룸버그 등은 14일 “유럽연합(EU)이 유럽산 감자튀김에 반(反)덤핑 관세를 부과해 온 콜롬비아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것”이라고 전했다. 콜롬비아는 벨기에, 네덜란드, 독일 등 3개국이 수출하는 냉동 감자튀김이 자국에 원가 이하로 수입되고 있다며 지난해 11월부터 8%의 관세를 부과해 왔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콜롬비아를 WTO에 제소하겠다. (그 관세는) 완전히 공정하지 못하며 유럽 기업들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어 “EU 당국자들이 콜롬비아와 합의하기 위해 지난 2년간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현재까지 만족할 만한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벨기에는 흔히 ‘프렌치프라이’로 불리는 감자튀김의 원조가 자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감자의 원산지는 중남미 안데스 산악지역이지만 세계 최대 감자 가공품 수출국은 벨기에여서 ‘원조’를 둘러싼 두 나라의 자존심 대결이 상당하다. 블룸버그는 “벨기에 입장에서는 감자튀김이 중요한 문화유산이기에 더욱 물러설 수 없다”고 분쟁 배경을 설명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14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사퇴 소식이 알려지자 각국 주요언론도 속보로 전했다. 특히 조 전 장관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갈등에 깊은 관심을 보여 왔던 일본 매체들이 집중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이날 “조 전 장관이 돌연 사퇴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이 취임 이후 최저 수준까지 하락하자 더 이상 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지난달 초 그가 임명됐을 때도 줄곧 일본에 부정적인 발언을 했다며 ‘대일 비판의 선봉’이라고 지적했다. NHK방송도 “다양한 의혹이 나오고 있는 조 전 장관이 사임했다. 그를 장관으로 임명한 문재인 정부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했다. 교도통신, 지지통신 등도 조 전 장관 일가를 둘러싼 의혹과 검찰 수사 내용을 상세히 전했다. 서구 언론은 조 전 장관을 둘러싼 한국 사회의 갈등에 주목했다. AP통신은 “최근 몇 주간 한국의 수도에서 벌어진 조 장관 지지자와 반대자들의 거대한 행렬은 한국이 정치적으로 얼마나 깊이 분열됐는지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논란은 문 대통령과 그가 속한 정당의 인기를 떨어뜨렸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한국의 진보 정치인들에게 경각심을 일깨웠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날 “가족 의혹으로 궁지에 몰린 조 장관이 취임 한 달 여 만에 사임했다. 가족의 사모펀드와 자녀의 입시 의혹은 지난 몇 주간 한국에서 벌어진 집회에 기름을 부었다”고 진단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조 전 장관이 물러나면서 수 주 동안 대규모 집회를 열어온 이들에게 승리를 안겼다”고 전했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동아프리카의 평화 전도사’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43·사진)가 2019년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1998년부터 20년간 벌어진 이웃나라 에리트레아와의 내전을 종식시킨 공로다. 100번째 평화상 수상자로 12월 10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상금 900만 크로네(약 11억 원)를 받는다. 그는 8월 말 한국을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도 가졌다.》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43)가 11일(현지 시간) 이웃 나라 에리트레아와의 20년 전쟁을 종식시킨 공로로 2019년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뽑혔다. 지난해 이라크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와 공동으로 평화상을 받은 콩고민주공화국 의사 드니 무퀘게에 이은 2년 연속 아프리카 출신 수상자다. 그는 올해 8월 한국을 찾았을 때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의 관계는 남북한 관계와 비슷하다. 두 나라가 화해했듯 남북한 관계도 개선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베리트 라이스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그는 화해, 연대, 사회 정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아비 총리도 “매우 행복하고 감격스럽다. 이 상은 아프리카와 에티오피아 전체에 주는 상”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에티오피아는 나이지리아에 이은 아프리카 2위 인구 대국(약 1억 명)이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자국 내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못지않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지지자들은 스스로를 ‘아비마니아(Aby+mania)’로 부른다. 전쟁 종식 외에도 아프리카 최초의 남녀 동수 내각을 출범시키고 종교·종족 분쟁이 심각한 에티오피아의 사회 통합에도 기여했기 때문이다. 그는 100만 명의 자국 내 난민에게도 포용적인 정책을 펼쳤고 수단 분쟁도 중재했다. 과거 정권의 정치범들을 대거 석방했고 고문 관행도 비판했다. CNN 등 서구 언론이 오래전부터 그를 유력한 평화상 후보로 꼽은 이유다. 올해 4월 유네스코 평화상 수상자로도 선정됐다. 에티오피아는 1952년 에리트레아를 병합했다. 42년의 분쟁 끝에 1993년 에리트레아가 독립했지만 갈등은 여전했다. 결국 1998년부터 20년간 전쟁이 벌어져 7만 명 이상이 숨졌다. 에티오피아는 또 다른 이웃 나라 소말리아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소말리아는 소말리족이 주로 살고 있는 오가덴 지역의 영유권을 주장하며 1977년 에티오피아를 침공했다. 아비 총리는 취임 3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에리트레아와 종전을 선언했다. 같은 해 9월 평화협정도 체결했다. 소말리아의 침공 후 41년간 중단됐던 에티오피아항공의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운항도 재개했다. 한 달 후 아프리카 최초로 20명의 정부부처 장관 중 10명을 여성으로 채운 양성평등 내각도 출범시켰다.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국방, 평화(경찰 및 정보기관 총괄부서) 등 주요 부서 장관이 모두 여성이다. 올해 1월 난민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 활동도 허용했다. 서구 선진국의 강력한 반(反)난민 정책과 대조적이다. 그는 1976년 무슬림인 오로모족 아버지와 정교회 신자였다 무슬림으로 개종한 암하라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유엔 평화유지군, 사업가 등을 거쳐 정계에 입문했고 지난해 42세 나이로 최고 권좌에 올랐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 파리=김윤종 특파원}

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특별 출연해 무대를 빛냈다. 주교황청 대한민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성 이그나시오 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톨릭 음악회’가 개최됐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바티칸 방문 중 교황청에서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 미사’ 1주년을 기념하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다. 1980년대 주한 교황대사를 지낸 프란치스코 몬테리시 추기경 등 교황청 주요 인사, 칼리스타 깅리치 주교황청 미국대사, 권희석 주이탈리아 대사, 교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조수미는 줄리오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등 2곡을 불렀다. 로마와 밀라노에서 활동 중인 젊은 한인 성악가들도 출연했다. 성 이그나시오 성당은 1650년 완공된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예수회 창설자인 이그나시오 성인을 기념해 지어졌다. 내부의 화려한 조각상과 대형 천장화가 유명해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43)가 11일(현지 시간)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뽑혔다. 지난해 이라크 인권운동가 나디아 무라드와 공동으로 평화상을 받은 콩고 의사 드니 무퀘게에 이은 2년 연속 아프리카 출신 수상자다. 그의 수상으로 전체 100명의 노벨평화상 수상자·단체 중 아프리카 출신은 최초 수상자인 앨버트 루툴리 아프리카 민족회의 회장(1960년),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2001년), 케냐 환경운동가 왕가리 마타이(2004년) 등을 포함해 13번째가 됐다. 지난해 4월 취임한 그는 이웃 에리트레아와의 20년 전쟁을 종식시켰을 뿐 아니라 아프리카 최초의 남녀 동수 내각을 출범시키고 종교·종족 분쟁이 심각한 에티오피아의 사회 통합에도 기여했으며, 100만 명의 난민에게도 포용적인 정책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 CNN 등 서구 언론이 오래전부터 그를 유력한 평화상 후보로 꼽은 이유다. 베리트 라이스안데르센 노벨위원회 위원장은 이날 “아비 총리가 화해, 연대, 사회 정의를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노벨위원회는 트위터를 통해 “2019년 노벨평화상은 에티오피아를 비롯한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평화와 화해를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들을 위한 것”이라고도 밝혔다. 이날 노벨위원회와 통화에서 아비 총리는 “매우 행복하고 감격스럽다”며 “이 상은 아프리카와 에티오피아 전체에 주는 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유엔과 국제인권단체 앰네스티 등 국제 기구와 아프리카 국가 정상들도 축하 성명을 연달아 발표했다. 에티오피아는 1952년 에리트레아를 병합했다. 42년의 전쟁 끝에 1993년 에리트레아가 독립했지만 분쟁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1998년부터 20년간 전쟁이 시작됐다. 에티오피아는 또 다른 이웃 나라 소말리아와도 사이가 좋지 않다. 소말리아는 소말리족이 주로 살고 있는 오가덴 지역에 대한 영토 회복을 주장하며 1977년 에티오피아를 침공했다. 두 나라에는 지금도 에티오피아 반정부 단체가 상당수 존재하고 있다. 아비 총리는 총리 취임 3개월 만인 지난해 7월 에리트레아와 종전을 선언했다. 9월에는 평화협정을 체결해 20년 전쟁을 끝냈다. 동시에 소말리아의 침공 후 41년간 중단됐던 에티오피아항공의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운항도 재개됐다. 그는 같은 해 10월 아프리카 최초로 20명의 정부부처 장관 중 10명을 여자로 채우는 남녀 동수 내각을 출범시켰다. 단순한 구색 맞추기가 아니라 국방, 평화(경찰 및 정보기관 총괄부서) 등 주요 부서에 모두 여성 장관을 임명했고 대통령과 대법원장도 여성이다. 나이지리아에 이어 아프리카 2위 인구 대국인 에티오피아(약 1억200만 명)는 내부 갈등도 심각했다. 그는 1976년 무슬림인 오로모족 아버지와 정교회 신자였다 무슬림으로 개종한 암하라족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군인과 유엔 평화유지군, 사업가를 거쳐 정계에 입문했고 지난해 42세 젊은 나이로 최고 권좌에 올랐다. 오로모, 암하라, 티그레이 등 3개 언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종족과 종교를 뛰어넘어 국민 통합을 이뤄낼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다. 아비 총리는 올해 1월 자국 내 난민 수용소에 머무는 100만 명의 난민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경제 및 금융 활동도 허용했다. 사회 경제적 부담을 이유로 서구 선진국이 강력한 반(反)난민 정책을 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국가 정상을 포함한 세계 각국 정치인들 중에서도 비교적 젊은 편인 아비 총리는 국내에서도 긍정적이고 활기찬 이미지가 강하다. 평소 짬이 날 때마다 체육관에 드나드는 ‘운동광’으로도 소문이 나 있다. 지난해 10월엔 에티오피아군 일부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무기를 들고 의회로 찾아갔는데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아비 총리는 그들을 잘 타일렀을 뿐만 아니라 함께 ‘푸쉬업’을 하며 사기를 북돋아줬다. 서방 언론들은 그의 인기를 과거 미국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열풍 ‘오바마니아’에 빗대 ‘아비마니아(Abyimania)’라 칭하기도 한다. 지난해 8월 정상회담 차 한국을 방문할 당시엔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간 관계가 남북 관계와 비슷하다”며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가 화해한 것처럼 남북 관계도 개선되기를 희망한다”는 소회를 밝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9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의 한 대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음악회가 열렸다. 소프라노 조수미가 재능기부 형식으로 특별 출연해 무대를 빛냈다. 주교황청 대한민국대사관에 따르면 이날 성 이샤니오 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가톨릭 음악회’가 개최됐다. 지난해 10월 문재인 대통령의 바티칸 방문 중 교황청에서 집전한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 미사’ 1주년을 기념하고,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행사다. 1980년대 주한 교황대사를 지낸 프란치스코 몬테리시 추기경 등 교황청 주요 인사, 칼리스타 깅리치 주교황청 미국대사, 권희석 주이탈리아대사, 교민 등 4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조수미는 줄리오 카치니의 ‘아베 마리아’ 등 2곡을 불렀다. 로마와 밀라노에서 활동 중인 젊은 한인 성악가들도 출연했다. 성 이냐시오 성당은 1650년 완공된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이다. 예수회 창설자인 이냐시오 성인을 기념해 지어졌다. 내부의 화려한 조각상과 대형 천장화가 유명해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미국프로농구(NBA)의 최대 시장인 중국을 의식해 홍콩 반중 시위 지지 발언을 철회하거나 답변을 회피한 NBA 주요 관계자들에 대한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NBA를 후원하는 중국 기업 13개 중 11개사가 후원 중단 및 연기를 선언했다. ABC방송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9일 “(NBA) 감독들이 겁에 질려 벌벌 떨고 있다. 미국에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면서 중국에는 부정적 발언을 하지 않으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NBA 관계자들은 결코 현재 상황을 모르지 않는다. 슬픈 일이면서도 흥미로운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하루 전 스티브 커 NBA 골든스테이트 감독은 홍콩 시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우리 중 많은 이가 그 문제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지 모른다”고 답을 피했다. 다른 장소에서 같은 질문을 받은 그레그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다. 휴스턴의 대릴 모리 단장은 4일 소셜미디어에 “홍콩 시위를 지지한다”고 했다가 중국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틀 만에 철회했다. 커 감독은 성소수자, 총기 규제 등에 많은 관심을 표명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차별성 발언도 비난했다. 그랬던 그가 중국에 저자세로 일관하자 실망과 조소를 보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애덤 실버 NBA 총재는 8일 “홍콩 시위를 지지한 모리 단장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다만 발언 당사자인 모리 단장이 이미 발언을 취소한 터라 ‘뒷북’ 비판도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날 앱스토어에서 ‘홍콩맵라이브’ 앱을 삭제했다. 이 앱은 시위 참가자들이 올린 정보를 모아 경찰 위치, 최루탄 사용 여부 등을 알려준다. 애플은 당초 판매 승인을 거부했던 이 앱의 판매를 4일 허가했다. 하지만 중국의 압박이 거세지자 삭제를 택했다. 두 번이나 태도를 바꾼 애플을 두고 “돈 때문에 홍콩 시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억압하는 데 동조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