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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14일 하이닉스반도체의 대표이사 회장에 선임됐다. 하이닉스는 이날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서울사무소에서 이사회를 열고 이같이 결정한 뒤 “풍부한 경영 경험과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최 회장의 선임으로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서 책임 경영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이사회 의장에 선임됐으며, 권오철 하이닉스 현 사장은 최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를 맡게 됐다. SK텔레콤은 이날 하이닉스 주식 1억4160만 주에 대한 인수대금 3조3747억 원을 모두 납입하면서 최대주주가 됐다. SK텔레콤은 하이닉스 총 발행주식(신주 포함)의 21.05%를 보유하게 됐다. 이에 따라 2001년 10월 채권금융기관협의회의 공동관리가 시작된 뒤로 10년 넘게 끌어온 하이닉스의 새 주인 찾기도 막을 내렸다. 2009년 1차 매각공고 당시에는 효성이 인수의향서를 단독으로 제출했으나 두 달 만에 이를 철회했다. 이듬해 진행된 2차 매각 진행 때는 아무도 참여하지 않아 무산됐다. SK텔레콤은 지난해 7월 3차 매각 추진 때 인수전에 뛰어들어 11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이후 정밀실사와 지분인수계약 체결 등의 과정을 거쳐 새 주인이 됐다. SK그룹은 하이닉스를 통신과 정유 분야의 기존 계열사에 못지않은 주력 계열사로 키울 방침이다. 최 회장이 직접 대표이사직을 수행하기로 결정한 것도 빠르고 책임 있는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사회에 참석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하이닉스를 더욱더 좋은 반도체 회사로 키워 나가겠다”며 “하이닉스가 수출, 해외기반 사업으로 나가는 데 SK그룹의 힘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도덕성을 문제 삼아 대표이사 선임을 반대하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더 좋은 회사로 만들라는 채찍으로 알겠다”고 말했다.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제비 몰러 나간다∼” 작고한 박동진 명창의 시원한 판소리 가락을 기억하는지. TV 광고를 통해 “우리 것은 소중한 것이여”라는 짧고도 굵은 한마디를 남긴 박 명창은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한방제제인 ‘솔표 우황청심원’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솔표 우황청심원을 만드는 조선무약은 100년 역사를 바라보는 한방의약 전문회사다. 독립운동가이자 한의학자였던 고 박성수 회장이 1925년 서울 충정로에서 창업한 조선무약은 국내 최초로 한방 KGMP공장을 가동해 한방의약의 현대화와 표준화를 이끌었다. 또 120억 원을 투자해 한방약제인 사향을 대체하는 물질 ‘엘-무스콘’을 개발하는 등 한방의약의 과학화도 시도했다. 조선무약의 주력제품 우황청심원은 고혈압, 뇌경색, 심장질환 등에 효력을 발휘하는 일반의약품이다. 동의보감 처방으로 만든 ‘원방 우황청심원’이 시초인데, 이는 조선시대부터 귀한 약으로 여겨 중국으로 선물을 보낼 때 가장 선호하는 품목 중 하나로 꼽혔다. 박성수 창업주는 동의보감 처방을 바탕으로 현대인의 체질 변화에 맞게 처방전을 바꿔 ‘경험방 우황청심원’을 만들면서 우황청심원을 대중적으로 보급했다. 조선무약은 “다른 제약회사들도 솔표의 창업주가 정립한 처방으로 우황청심원을 제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무약의 또 다른 주력제품은 소화제 ‘위청수’다. 위청수는 탄산가스가 들어있지 않아 위에 자극이 적은 것이 큰 장점이다. 조선무약은 “위청수를 약국뿐 아니라 할인점, 편의점, 슈퍼마켓 등에서도 살 수 있게 돼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무약은 한때 연 매출 800억 원을 넘길 정도로 크고 탄탄한 회사였지만 부도를 맛보는 아픔도 겪었다.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경영난이 시작됐다. 결국 2000년 부도가 난 후 2002년에는 채권자 98% 동의를 얻어 화의절차에 들어갔다. 2008년 주요 거래처였던 의약품 도매업체의 부도로 유동성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법원에 회생신청을 하게 됐고, 현재 새 주인을 찾아 매각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조선무약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뛰고 있다. 솔표 로고의 디자인을 변경하고 패키지 디자인도 바꿔 좀 더 다양한 연령층의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다. 새로운 디자인의 솔표 우황청심원은 전통적인 한방제제이지만 단순하고 안정된 이미지로 현대적인 느낌을 준다. 지난해에는 건강기능식품 전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제조업체와 업무제휴를 하고 건강기능식품 및 건강식품 개발로 사업 다각화를 진행했다. 조선무약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이 시장에 진입해 연 70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종환 조선무약 경영위원장은 “미국, 유럽연합(EU)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국내 제약산업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제약업을 살릴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는 전통 한방제약산업의 육성과 발전”이라며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갖고 있는 솔표 조선무약이 한방제약산업 발전의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에게는 ‘비운의 황태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그는 한때 그룹의 후계자로 주목받았으나 아우에게 밀려났고 이후 경영에서 손을 떼고 국내외 이곳저곳을 떠돌며 살아왔다.이 전 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계기는 1966년 ‘사카린 밀수사건’이다. 당시 책임을 지고 삼성 경영에서 물러나겠다고 선언한 이병철 창업주의 뒤를 이어 이 전 회장은 삼성의 주력 계열사들을 지휘했다. 그러나 부친에게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다.이 와중에 둘째 동생 창희 씨가 청와대에 삼성그룹의 비리를 고발하는 탄원서를 제출하는 사건이 벌어지는데 이 전 회장도 이에 연루됐다는 의심을 받으면서 부친과 관계가 악화됐다.후계자 선정에 관해 이병철 창업주는 자서전인 ‘호암자전’에 이렇게 적었다. “처음에는 장남 맹희에게 승계시킬 생각으로 그룹 일부의 경영을 맡겨 보았으나 6개월도 안 돼 그룹 전체가 혼란에 빠졌고 또 본인이 자청해 물러났다. (중략) 다행히 3남 건희가 자질도 있고 기업 경영에 열심히 참여하는 것이 보여 후계자로 정하게 됐다.”이 전 회장은 1993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버지나 나나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서로 양보하지 않아 끝내 화해가 이뤄지지 않았다. 아버지와의 사이에 상당한 틈새가 있었지만 언젠가는 나에게 대권이 주어질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의 관계에 대해 “동생이 총수 자리에 앉고부터 5년여 동안 해외여행을 하고 다녔다”고 밝혀 사이가 원만치 못했음을 시사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아무 회한도 남지 않았다”고 말해 불화설을 부인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남양유업(대표 김웅)은 지난해 하반기 ‘프렌치카페 카페믹스’를 앞세워 토종브랜드로는 처음으로 국내 커피믹스 제품에 대한 해외수출을 개시했다. 중국에 먼저 1000만 봉(100만 달러 규모)을 실어 보내며 카페믹스의 첫 수출 테이프를 끊었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으로도 160만 봉을 선적하며 수출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미국과 호주에서도 한인사회를 중심으로 카페믹스의 인기가 알려지면서 각각 900만 봉, 300만 봉가량을 선적해 수출 물꼬를 트는 데 성공했다. 남양유업은 수출이 개시된 중국과 미국, 카자흐스탄 등지에 직접 영업사원을 파견해 대규모 시음행사를 벌이는 등 마케팅 활동을 시작하고 있다. 또 주요 도매 거래상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영업활동에 돌입하며 판매망 확대에 나섰다. 중국 시장에서는 특히 카페믹스의 인기가 급속도로 높아지는 모습이다. 남양유업은 “최근 잦은 식품 사고로 중국인들의 자국 식품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까지 추락한 상태”라며 “화학 합성품인 ‘카제인나트륨’ 대신 진짜 무지방 우유를 넣었음을 강조하는 ‘프렌치카페 카페믹스’의 홍보 전략이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남양유업은 우리나라 특유의 커피 문화인 커피믹스의 장점을 세계에 알려 ‘커피믹스의 세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커피믹스는 맛이 좋고 가지고 다니기 편하고 만들어 먹기 편할 뿐 아니라 품질도 세계 커피 전문가들로부터 인정을 받고 있는 만큼 새로운 커피 문화로 해외 소비자들에게 접근하면 호평을 받을 수 있다고 본다. 성장경 남양유업 총괄전무는 “기존 국내 커피시장을 독과점으로 지배해 왔던 동서식품과 한국 네슬레가 외국계 기업이라는 한계 때문에 해외 시장 개척에 소극적이었지만 남양유업은 순수 국내 기업으로 토종 브랜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그런 제약을 받지 않는다”며 “한국 커피 고유의 특징을 살려 커피 선진국에 제품을 수출함으로써 한국 커피의 자존심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남양유업은 중국, 미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 중동, 동유럽 등 세계 전역으로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시장 조사를 진행 중이다. 한편 남양유업은 국내 커피믹스 시장에서 대형마트 기준 20% 점유율을 돌파했다. 올해는 내수와 수출을 병행해 선발주자인 동서식품과의 ‘양강 체제’를 굳히고, 내수 시장점유율 3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횡령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태광그룹의 이호진 회장과 오용일 부회장(사진), 계열 상장회사인 대한화섬의 박명석 대표이사 사장 등 3명이 사임했다. 태광그룹은 “이 회장과 오 부회장 등이 사회적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책임을 지고 9일 회장, 부회장직을 포함한 일체의 지위에서 사임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회장은 그룹 회장직 외에 태광산업 및 대한화섬 대표이사, 티브로드홀딩스 등 주요 계열사 등기 임원직에서 물러났고 오 부회장도 그룹 부회장직, 태광산업 및 티브로드홀딩스 대표이사직을 사임했다. 태광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그룹 내 모든 직책을 내놓은 것은 건강 때문에 정상적으로 업무를 할 수 없다는 부분도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지난해 4월 간암수술을 받고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태광그룹은 회장단 사임을 계기로 정도(正道)경영, 윤리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지난해부터 정부가 고졸 채용을 독려하면서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고졸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늘리고 있다. 삼성, 롯데가 올해 고졸 채용을 지난해보다 1000명 늘리기로 했고 KT는 200명, 포스코는 100명을 더 뽑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많이 뽑으니 좋긴 하지만 ‘보여 주기’에 그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취업 후 고졸자가 겪을 학력차별의 벽이 여전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일반계고를 졸업하고 아르바이트 생활을 하다 군 입대를 앞둔 김민준 씨(22)는 “지금 반짝 많이 뽑아도 별로 기대하지 않는다”며 “10년 뒤 직장에서 고졸과 대졸의 위상이 얼마나 차이가 날지 뻔하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대졸 중심 기업문화 대기업에서는 고졸 출신 임원을 찾아보기 힘들다. 한화그룹에 3명, LG그룹과 CJ그룹에 각각 2명, 포스코와 GS그룹에 각 1명 정도다. 고졸 임원이 희박한 이유 중 하나는 승진이 느리다는 데 있다. 삼성그룹 제조업 계열사 소속 김보라(가명·34) 씨는 입사 18년차이지만 여전히 대리다. 김 씨는 대리로 승진하는 데도 12년 기다렸다. 대졸자라면 4∼5년 후 대리로 승진한다. 회사는 “고졸자라도 취업 후 5, 6년 지나면 대졸자와 똑같은 대우를 해준다”고 하지만 김 씨는 “고졸이 한 직급 올라가는데 삼수는 기본”이라고 불만을 털어놓았다. 사내 교육을 받을 때도 고졸은 불리하다. 회사는 직원 교육비를 고용보험에서 환급받는데, 같은 돈을 들인다면 쓸모가 많다고 여기는 대졸자 중심으로 교육을 한다. 2010년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직업훈련을 받은 횟수는 4년제 대졸 이상이 48%로 가장 높고 이어 전문대졸 36.9%, 고졸 21.8% 순이었다. 이 때문에 고졸 취업자들은 자신의 한계를 미리 그어놓고 중도 탈락하기도 한다.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은 뽑아놓고 몇 년 뒤 퇴사하는 고졸을 선발하면 인력운용에 차질을 빚을 것이 부담스럽다. 악순환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지난해 312개 기업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이들은 업무에서 가장 큰 어려움으로 ‘입사 후 대학 진학을 위한 조기 퇴사’(15.1%), ‘남학생 군복무로 인한 인력운용 차질’(11.9%)을 꼽았다.○ 고졸 위한 ‘경력사다리’ 보완해야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대졸자 중심의 기업 및 사회에서는 인위적으로 고졸 채용을 늘려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고졸 취업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로 옮아갈 수 있는 ‘경력의 사다리’가 턱없이 취약한 현 구조를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채창균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장은 “고졸 취업자가 재직 중 경력계발을 할 수 있는 고졸 맞춤형 서비스를 확충해 고졸 고용시장의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보험이 직원 훈련비를 회사에 환급하기보다 직원 개개인에게 바우처(서비스 교환권)를 줘 원하는 만큼 교육받는 기회를 주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채 센터장은 “유럽 선진국에서는 직업훈련을 개인의 권리로 보는데 우리는 기업이 훈련 대상자를 결정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고졸 취업자 스스로 개인적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구미 금오공고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미주개발팀 수석(부장급)까지 진급한 조기호 씨(44)는 “뭘 하든 10년은 해봐야 한다”며 “당장 임금, 대우가 좋지 않다고 다른 일을 찾기보다 계속 도전하고 노력하면 길이 보일 것”이라고 조언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잘나가는 폴리실리콘(태양광전지의 주원료) 제조사 OCI에도 지난해는 ‘혹한’이었다. 7일 오후 여의도 신한금융투자 300홀에서 기업실적 설명회를 앞두고 기자와 만난 이우현 OCI 부사장(44·사진)은 “지난해 1분기에는 ‘이렇게 돈을 잘 벌어도 되나’ 할 만큼 벌이가 좋았는데 4분기에는 ‘이렇게 못 벌어도 되나’ 고민할 정도였다”며 농담조로 현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OCI는 고품질 태양광 모듈에 필요한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만드는 회사다. 미국 헴록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생산량이 많다. 국내 태양광 기업 중에서는 가장 경쟁력 있는 회사로 꼽히는 OCI는 폴리실리콘 가격 급락으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66% 감소한 880억 원으로 집계됐다. 적자는 아니지만 매끄럽게 나가다가 급제동이 걸린 셈이다. OCI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4조2760억 원, 영업이익은 1조1140억 원이다. 전 세계 태양광 업계가 어려운 이유는 2010∼2011년 태양광 투자가 급증한 데 반해 경기 침체로 수요가 따라주지 못해 공급 과잉이 갈수록 심해졌기 때문이다. 많은 회사가 적자, 매각, 폐업, 사업 철수, 투자 보류, 투자 연기로 어려움을 겪었다. 국내서는 알티솔라가 폐업하고 미리넷솔라는 파산했으며 KCC는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LG전자도 태양광 모듈 생산을 최소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사장은 “이런 혹한기가 얼마나 갈지 우리도 예측하기 힘들다”며 “그러나 빠르면 하반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전 세계 태양광 시장 수요를 70% 차지하는 유럽 상황이 언제쯤 좋아질지 알 수 없지만 미국과 인도, 중국, 일본 등지에서 태양광에 대한 수요가 늘고 극심한 가격 하락을 초래했던 악성 재고들도 상당히 해소되는 중이기 때문이다. 이 부사장은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27.7GW 규모의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돼 어려운 와중에도 시장은 성장했다”며 “기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이외에 미국 등 새로운 국가들이 태양광 발전을 독려하고 있어 3, 4년간 성장세는 견고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김복남 씨(26)는 20대 화물차 운전사다. 2005년 고교 졸업 후 세 번째로 얻은 일자리다. 벌이가 나쁘진 않은데 일이 너무 고되다. 그는 “5년만 죽어라 일하고 돈을 모아 식당을 차릴 생각”이라고 말한다.생각해 보면 그는 옮긴 직장마다 마음에 들지 않았다. 졸업 직후 지방의 한 자동차 부품공장에서 2년 일하다 “수도권으로 가면 좀 낫겠지”란 막연한 기대감에 그만뒀다. 경기 수원에 있는 사출 공장에서 두 번째 일자리를 잡았다. 월급은 170만 원으로 전보다 12만 원 올랐지만 생활비가 더 들어 결과적으로 손해였다. 다른 직장을 알아봤지만 졸업한 지 몇 년 지난 고졸 신분에 갈 곳이 없었다. 결국 화물차 운전을 시작했다. 김 씨에게 ‘고졸로 산다는 것’은 “아무데서나 열심히 하면 굶어죽진 않아도 남들보다 훨씬 힘들게 일해야 하는 것”이다.○ 같은 자리 맴돌아고졸자들은 첫 직장을 쉽게 그만두는 편이다. 작업 환경, 일거리가 성에 차지 않고 나이가 어려 기회가 아직 많다고 생각해서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조사에 따르면 고졸 출신들은 첫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적성에 맞지 않아서(18.3%) △보수가 적어서(11.1%) △근무조건이 나빠서(10.3%) 등을 들었다.하지만 직장을 옮겨도 크게 나아지진 않았다. 50∼60%가 중소기업에서 다른 중소기업으로 이동했고,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옮기는 사례는 10% 남짓에 그쳤다. 직장을 옮기는 횟수가 많을수록 대기업 일자리를 지키기는 어려웠다. 대기업에서 대기업으로 가는 비율은 첫 번째 이직할 때는 26.8%였지만 네 번째 이직 시에는 17.0%로 줄었다. 대기업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기는 비율도 10% 안팎에 이르렀다.비정규직이 정규직으로 ‘신분 상승’을 하는 것 역시 직장을 옮길수록 더 어려워졌다. 첫 번째 이직할 때는 12.3%였지만 네 번째에는 7.8%로 줄었다. 임금은 50∼60%가 “올랐다”고 답변했지만 31∼36%는 “오히려 줄었다”고 했다.○ 퇴직후 알바하며 생계 유지이처럼 취업조건이 점점 열악해지는 까닭은 고졸 출신들이 주로 저(低)숙련 직종에 취업하기 때문이다. 일하면서 전문성이 쌓이면 이를 토대로 좀 더 안정적이고 임금이 높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는데 그렇지 못한 고졸들은 조건이 더 열악한 곳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최윤아(가명·22) 씨는 실업계고 졸업을 앞두고 LG디스플레이 협력업체에 생산직으로 취업했지만 6개월 만에 그만뒀다. 기숙사에서 먹고 자며 하루 종일 일해도 월급이 120만 원 정도로 성에 차지 않았고, 단순조립 업무라 전문성을 쌓을 수도 없었다. 퇴사 후 그는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음식점 등에서 잠깐씩 일하며 지냈다.최 씨처럼 대부분의 고졸자는 제조업 전기전자 관련직(19.1%)과 도·소매업 영업·판매직(14.2%), 숙박·음식점업 서비스직(13.3%) 등 저숙련 직업에서 일자리를 잡는다. 이직해도 저숙련 직업을 선택하게 된다. 이직자 절반은 “옮긴 회사에서 먼저 했던 일과 관계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전문성이 생길 리 없다.○ 체계적 직업훈련 기회 제공해야답답한 현실을 빠져나올 방법으로 대부분의 고졸자는 대학 진학, 생계형 자영업을 선택하게 된다. 이도저도 아니면 결혼하면서 직장생활을 그만두는 이도 많다.K여자정보고 취업담당 교사는 “졸업을 앞둔 300명 중 대학 진학이 55%, 취업이 35%인데 취업한 아이 중 상당수가 1년 내 회사를 그만두고 아르바이트를 한다”며 “일자리를 잡고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니 아이들이 선생님을 찾아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취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특성화고가 대학 진학의 통로로 변질돼 특성화고 졸업생의 71.1%가 취업 대신 진학을 선택한다는 통계도 이런 현실을 반영한다.박동렬 직업능력개발원 연구위원은 “많은 인사담당자가 고졸 인력을 소모인력 정도로 보는 게 문제”라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시키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흥미를 갖지 못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에서 지속적인 향상훈련을 통해 ‘고졸이라도 성장할 수 있다’는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며 “대기업은 물론이고 1∼2년 앞을 내다보기 쉽지 않은 중소기업이라도 고졸 직원이 직업훈련을 체계적으로 하도록 기반을 갖추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고졸 취업자가 첫 직장에서 일하는 기간은 평균 5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졸업 후 5년 반 동안 평균 4개의 일자리를 옮겨 다니며 10명 중 3명은 새 직장의 임금이 전 직장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최근 고졸 채용문이 넓어지고 있지만 저임금 일자리를 맴도는 고졸 취업자의 ‘저(低)소득, 저숙련 덫’이 고용시장의 불안을 키운다는 지적이 나온다.8일 동아일보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동향데이터분석센터가 2005년 2월 고교 졸업생 중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500여 명의 5년여간 취업 이력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분석 결과 졸업 후 1년 이내에 취업에 성공한 고졸자는 55%였다. 첫 직장을 잡는 데까지는 평균 18.1개월이 걸렸다. 첫 취업을 하는 데 3년 이상 걸린 고졸자도 28.8%를 차지했다.어렵사리 첫 직장을 잡더라도 근속기간은 길지 않았다. 고졸 취업자들은 평균 5.2개월을 근무하고 직장을 옮겼다.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첫 직장을 옮긴 이들도 전체의 43%를 차지했다. 1년 넘게 첫 직장을 유지한 고졸자는 2.4%에 그쳤다. 반면 대졸자는 고졸자보다 더 빨리 일자리를 잡고, 첫 직장 유지기간도 더 길었다. 대졸자는 첫 직장을 잡는 데 졸업 후 약 6개월이 걸렸다. 첫 직장 근속기간도 약 27개월로 고졸자보다 훨씬 길었다.고졸 취업자의 65.5%는 직원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첫 직장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113만 원, 근로시간은 주당 약 50시간으로 조사됐다. 시간당 임금이 평균 6000원으로 현재 최저임금(4580원)을 약간 웃도는 수준이었다.이들은 더 나은 일자리를 찾아 5년 6개월간 평균 3.93개의 일자리를 옮겨 다녔다. 하지만 이직을 할 때마다 임금이 떨어졌다는 응답이 평균 33.5%였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으로 회사를 옮긴 취업자도 평균 9.8%에 불과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박용 기자 parky@donga.com }
■ LS산전, 이라크 변전소 2차사업 수주LS산전은 이라크 정부가 추진하는 변전소 프로젝트 2차 사업을 수주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해 1차 수주에 이어 두 번째. 이에 따라 이라크 정부가 새로 짓는 변전소 100곳 중 70곳(1, 2차 각각 35곳씩)을 LS산전이 맡게 됐다. 1, 2차 사업수주 금액은 총 2억700만 달러(약 2322억 원)에 이른다. 이정철 T&D사업부문장은 “한때 유럽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했던 이라크 전력 인프라 사업에서 한국 기업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 SK, 20억달러 터키 화력발전소 MOUSK그룹은 6일(현지 시간) 터키 앙카라에서 SK와 남동발전, 터키 국영전력회사인 EUAS사가 아프신·엘비스탄 지역 내 화력발전소 건설사업 양해각서(MOU)를 맺었다고 밝혔다. 20억 달러(2조3000억 원) 규모의 이번 프로젝트는 가동이 중단된 기존 발전소 4기(총 1355MW)의 개·보수와 신규 발전소 2기(총 700MW) 건설을 포함한다. SK는 6개월간 정밀실사 후 이르면 연내 한국·터키 정부 간 협정 체결을 거쳐 본계약을 맺을 계획이다. ■ 네오위즈 작년 매출 55% 늘어피파온라인 등을 서비스하는 게임업체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전년 대비 55% 증가한 6678억 원의 매출을 올려 창사 이후 가장 많았다고 8일 밝혔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81억 원과 753억 원이었다. 특히 해외 매출이 36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1% 증가했다. ■ 홈플러스 스마트가상스토어 23개로홈플러스가 ‘스마트가상스토어’를 6개월 만에 23개까지 늘렸다고 8일 밝혔다. 스마트가상스토어는 고객들이 상품의 바코드나 QR코드를 ‘홈플러스 스마트 앱’으로 촬영하면 바로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다. 작년 8월 지하철 선릉역에 처음 선보였다. 지난달 매출은 6억7000만 원을 기록했다. 홈플러스 측은 “가상스토어 전체 매출에서 20∼30대 비중이 65%에 이른다”며 “신촌 대학로 강남역 등 젊은 상권을 중심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 ‘매그앤매그’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동양 패션부문은 9일 서울 명동 중앙로에 멀티 셀렉트숍 ‘매그앤매그(MAG/MAG)’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다고 8일 밝혔다. 플래그십 스토어란 대표 제품을 진열해 소비자에게 해당 브랜드의 특징을 보여주는 매장이다. 명동 매그앤매그 플래그십 스토어는 패션 의류와 액세서리뿐 아니라 아트 매거진, 음반 등 다양한 제품을 갖출 예정이다. ■ 부산은행-쿠쿠전자 상생펀드 조성부산은행은 압력밥솥 제조업체인 쿠쿠전자㈜와 8일 부산 양산시 교동 쿠쿠전자 본사에서 협약식을 맺고 100억 원의 상생펀드를 함께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부산은행이 75억 원, 쿠쿠전자가 25억 원을 내 만들어지는 상생펀드는 부산지역 중견기업들의 대출 및 이자 감면 재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원을 받는 업체들은 2%포인트 정도 금리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롯데건설, 요르단 디젤발전소 수주롯데건설은 요르단 국영전력공사가 발주한 600MW급 민간발전사업 디젤발전소를 5억6000만 달러(약 6249억 원)에 수주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공사는 2014년 5월까지 요르단 알마나카 지역에 16MW급 디젤엔진발전기 38기와 연료저장탱크 등을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롯데건설은 설계, 기자재 조달, 시공과 시운전 등을 일괄도급방식으로 진행한다. ■ CJ제일제당 ‘톡톡 주부 연구원’ 모집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가 만 25∼45세 주부들을 대상으로 ‘톡톡 주부 연구원’을 모집한다. 이들은 4월에서 7월까지 월 2, 3회 CJ제일제당센터에서 제품 개발 아이디어를 내고 활동비를 받는다. 29일까지 CJ온마트 홈페이지(www.cjonmart.net)에 자기소개서와 신제품 아이디어 제안서를 등록하면 된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선심성 공약을 쏟아내는 데 대해 정부와 재계에서 잇따라 비판이 제기됐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7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재정이나 기업 활동에 과도한 부담을 가져오지 않는지에 대해 신중한 검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 정책 현안에 대한 논의와 구상이 활발하게 제기되는 것은 민의를 수렴하는 데 필요한 과정”이라면서 “그러나 각 정책구상들이 미치는 사회적 또는 경제적 영향에 대해서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무상 보육·급식 확대, 사병 월급 인상 등 거액의 예산이 필요한 정책들이 구체적인 재원 마련 계획 없이 정치권에서 쏟아지는 데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김 총리는 국무위원들에게 “각종 논의사항의 진전 동향을 잘 살펴 국가 미래와 국민 경제에 문제가 없는지 검토하고 대처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새누리당이 확정한 비정규직 보호 공약에 대해 이날 “선거를 의식한 인기영합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경총은 “비정규직을 사실상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것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과도한 노동시장 규제”라며 “기업의 투자 악화로 인해 일자리 창출은 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현대오일뱅크가 글로벌 정유회사인 셸과 손잡고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한다. 권오갑 현대오일뱅크 사장(사진)은 7일 싱가포르 샹그릴라호텔에서 마크 게인스버러 셸 이스턴 대표와 윤활기유 사업 합작을 위한 계약을 했다. 두 회사는 올해 3월 합작법인 현대쉘베이스오일㈜(가칭)을 설립하고 2014년 가동을 목표로 충남 서산시 대산에 하루 2만 배럴 생산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짓기로 했다. 현대오일뱅크와 셸이 각각 6 대 4 비율로 투자하며 경영권은 현대오일뱅크가 갖는다. 윤활기유는 윤활유의 전 단계 제품으로, 윤활기유에 각종 첨가제를 혼합하면 윤활유가 된다. 최근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와 환경규제 강화로 고품질 윤활기유 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가의 윤활기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공급은 부족한 형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쉘베이스오일에서 생산하는 윤활기유 제품의 대부분을 셸의 윤활유 공장에 원료로 공급하고, 중국으로도 수출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윤활기유 사업에서 2015년 7000억 원 이상의 매출과 8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권 사장은 “현대중공업그룹 편입 이후 석유정제에 편중된 사업구조를 혁신하고 안정적인 수익기반을 창출하는 데 노력해왔다”며 “윤활기유 사업 진출은 현대오일뱅크가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 도약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혹한에 귀마개, 장갑 등 방한용품과 온풍기 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3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한 고객이 직원의 안내를 받으며 방한용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대기업들의 반발로 난항을 겪었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이익공유제가 내년부터 ‘협력이익배분제’라는 이름으로 도입된다.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지난해 초 내놓았던 대기업-중소기업 간 이익공유 구상이 1년 만에 결실을 본 것이다. 하지만 구체적 실행방안이 모호해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동반성장위는 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래스호텔에서 제13차 회의를 열어 내년부터 ‘협력이익배분제’를 도입하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9명의 대기업 대표 가운데 포스코, LG전자, 현대중공업 외 6명이 참석했다. 대기업 대표들은 이익공유제를 도입하려는 동반성장위에 반대하며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 회의에 불참했었다. 협력이익배분제는 대기업이 협력 중소기업과 이익을 나눠 갖자는 취지는 기존의 이익공유제와 같지만 구체적인 방법론이 포함돼 있지 않은 개념이다. 동반성장위 측은 “‘이익공유’라는 말 자체에 대한 대기업의 반발을 고려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자율을 중시한다는 동반성장위의 취지에 따라 실행방안도 삭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동반성장위는 협력이익배분제를 최대한 권장하기 위해 이를 시행하는 대기업에는 동반성장지수를 산출할 때 가점을 주기로 했다. 협력이익배분제 외에 성과공유제를 실시하거나 동반성장 투자재원 조성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대기업에도 가점을 줄 예정이다. 정운찬 위원장은 “협력이익배분제는 대기업이 협력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기업성장의 선순환 모델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통과시킨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도 “대기업과 협력사 간 공동 협력으로 발생한 협력사업의 결과물을 공유하는 협력이익배분제가 시장에 잘 정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계는 “알맹이 없는 단어상의 타협”이라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김승일 중소기업중앙회 선임연구위원은 “타협하기 힘든 문제를 용어를 바꾸고 개념을 모호하게 만들면서 타협한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동반성장위는 또 이날 회의에서 대기업의 무분별한 중소기업 인력 빼가기를 막기 위한 방안으로 동반성장위에 ‘인력 스카우트 심의위원회’를 설치하고 스카우트 문제를 둘러싼 대·중소기업 갈등을 심의·조정·중재하도록 했다. 동반성장위 관계자는 “우여곡절 끝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창조적 동반성장 모델을 내놓게 됐다”며 “첫 시작이니만큼 앞으로 조정과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 협력이익배분제·이익공유제·성과공유제 ::협력이익배분제는 지난해 2월 동반성장위원회가 들고 나온 이익공유제보다 느슨해진 개념이다. 기존의 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이익을 생산단계의 모든 협력업체와 나누자는 큰 틀에서 △목표를 초과한 순이익을 나누는 방식(목표초과 이익공유제) △최종단계의 판매수입을 나누는 방식(판매수입〃) △순이익을 나누는 방식(순이익〃) 등의 구체적인 방법론이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협력이익배분제는 어느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익을 어떻게 나눌지는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자체적으로 협약을 맺어 정하도록 했다. 한편 성과공유제는 상생협력법에 따라 이미 시행되고 있는 제도로, 대기업이 특정 협력사와 공동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성과가 발생하면 이를 나누는 방식. 동반위의 이익공유제와는 차원이 다르다.}

세계 경기 침체와 정치권의 대기업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재계 총수들의 행보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총수들은 대내외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 대외 활동보다는 조직 추스르기와 미래 전략 구상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분위기다.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의 저조한 실적으로 침체에 빠진 그룹 전체의 분위기를 다잡고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는 9일 경기 이천시 LG인화원에서 진행되는 신임 임원 교육에 참석해 다시 한 번 변화와 분발을 촉구하는 강한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구 회장은 새해 첫 주 LG전자 연구개발시설 등 주요 사업장을 방문해 전자 계열사들을 독려했다. 이어 지난달 17, 18일 이틀간 그룹 최고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글로벌 CEO 전략회의’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려면 정면으로 부딪치고 뼛속까지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끝을 봐야 한다”며 발언의 강도를 높였다. LG 관계자는 “전자 계열사들의 실적이 좋지 않아 예년보다 (구 회장) 발언의 강도가 센 것 같다”고 말했다.재계를 대표하는 삼성그룹을 이끄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가전박람회(CES)에 참석한 뒤 일본을 거쳐 지난달 21일 귀국했지만 아직 공식적인 외부 행사나 회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일주일에 두 번씩 출근하고 경영 현안을 직접 챙겼지만 지난해 12월 1일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시상식을 위해 서울 서초구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을 찾은 이후 2개월째 발걸음을 하지 않고 있다.삼성 관계자는 “(이 회장이) 회사에 나오지 않는 게 특별한 일은 아니다. 경영에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다”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회장은 출근은 하지 않고 있지만 회사 현안을 수시로 보고받으며 그룹의 장기 전략을 구상하는 등 경영 현안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검찰 수사로 공식 활동을 자제했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달 26일 하이닉스의 사내 이사로 선임되면서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인 하이닉스의 경영을 직접 챙길 태세다. 최 회장은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세계적인 회사들과 협력을 논의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는 올해를 ‘태양광 투자 원년’으로 삼고 태양광산업 등 신사업에 몰두하고 있다. 올해 환갑을 맞는 김 회장은 공식 행사를 하지 않고 가족 만찬으로 대신할 계획이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LG화학은 2011년 매출이 22조6819억 원, 영업이익은 2조8417억 원으로 집계돼 목표치를 초과 달성하는 한편 처음으로 매출액이 20조 원을 돌파했다고 31일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16.5%, 영업이익은 0.7% 증가했다. LG화학은 “세계 경기가 침체돼 목표치를 다소 낮게 잡았는데 중국 등 신흥시장에서 석유화학 제품 수요가 많았고 새로 증설한 공장에서도 더 많은 제품을 만들어 내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은 지난해 초 매출목표로 20조6100억 원을 제시했었다. LG화학은 제품 포트폴리오가 넓어 국내 경쟁사 중 가장 다양한 석유화학제품을 만들어내고 태블릿PC용 편광판 등 정보전자 소재를 LG그룹 내 전자 계열사에 납품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LG화학은 올해 매출 목표를 전년대비 8.2% 증가한 24조5500억 원으로 설정했다. 또 시설투자에 2조5500억 원을 쓸 방침이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확대하고 정보전자소재 부문은 3차원 TV용 편광필름패턴(3D-FPR),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필름 개발 등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을 강화할 방침이다. 전기차용 배터리는 미국 GM, 포드 등에 이어 세계 유수의 자동차 회사로 수요처를 확대해 갈 계획이다.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지난해 경상수지 14년 연속 흑자한국은행은 30일 내놓은 ‘국제수지 동향’ 자료에서 지난해 경상수지 흑자액이 276억5000만 달러로 1998년 이후 14년째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고 밝혔다. 이는 승용차 철강제품 기계류 정밀기기 등 제조업 분야에서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경상수지 흑자는 1998년 사상 최대 규모인 426억4000만 달러를 나타낸 뒤 점차 감소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32억 달러까지 줄었다가 2010년에는 다시 293억9000만 달러로 늘었다. ■ 오피스텔 매입임대주택 기준 강화국토해양부는 국토부 장관이 고시하는 일정 요건을 갖춘 오피스텔만 매입임대주택으로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임대주택법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을 31일자로 입법예고했다고 30일 밝혔다. 등록 가능한 오피스텔은 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중소형이고 바닥난방과 전용 입식부엌, 수세식 화장실, 목욕시설 등을 갖춰야만 한다. ■ IMF, 한국성장률 전망 3.5%로 낮춰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9월 내놓은 기존 전망치인 4.4%보다 0.9%포인트 낮춘 3.5%로 조정했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IMF는 최근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 회의에 제출한 20개 회원국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올해 한국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는 3.7%다. ■ 알뜰주유소 내달 250여 곳으로 확대지식경제부는 현재 한곳뿐인 알뜰주유소가 다음 달에는 250여 곳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30일 밝혔다. 27일 현재 180여 개 자영주유소가 알뜰주유소 전환을 신청했고 300여 개 농협 NH주유소도 순차적으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알뜰주유소는 한국석유공사와 농협중앙회가 싼값에 사들인 기름을 공급받고, 소비자가 직접 넣는 셀프 방식으로 운영해 기름값을 L당 70∼100원 낮춘 주유소다. ■ 햅쌀 막걸리 판매 지난해 31% 늘어농림수산식품부는 지난해 10월 27일부터 12월 말까지 진행된 ‘햅쌀 막걸리 전국 동시 판촉행사’ 결과 2011년산 햅쌀 막걸리 269만 병이 팔렸다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판매량은 2010년 같은 행사 때보다 31% 늘어난 것이다. 막걸리 제조업체와 중간 유통업체, 판매업체들은 매년 10월 마지막 목요일인 ‘막걸리의 날’에 햅쌀 막걸리를 일제히 내놓고 판촉행사를 펼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주장하는 이른바 ‘재벌세’ 도입과 관련해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다. 재벌세는 대기업은 물론이고 중소기업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데다 한국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회장은 30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27차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에서 “정치권에서 대기업에 부자세를 매기겠다고 하는데 대기업에 세금을 많이 물린다고 중소기업이 찬성하는 게 아니다”라며 “정부가 면밀한 대안을 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도 “기업 감세(減稅)는 세계적인 추세”라며 “대기업에 세금을 많이 매기면 결국 중소기업도 영향을 받게 돼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감세를 해주면 기업이 활성화돼 매출이 늘고 일자리가 증가해 결과적으로 세금도 더 많이 내게 된다”며 “오히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산업정책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민주통합당은 29일 재벌의 경제력 집중과 문어발식 확장을 방지하기 위한 경제민주화 정책공약을 발표하면서 재벌세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야당 일각의 재벌세 신설 주장과 관련해 세제(稅制) 정책 주무부처인 재정부 박재완 장관도 이날 서울외신기자클럽 초청 간담회에서 “재벌세처럼 글로벌 스탠더드를 뛰어넘는 규제나 중과세는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외국인의 투자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자회사로부터 받는 배당금을 소득으로 인정하지 않는 기준이나 차입금 중 주식취득에 쓴 부분에 대한 과세가 국제기준보다 과하다”며 재벌세 도입의 부작용을 우려했다. 한편 대통령직속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손경식 위원장(대한상공회의소회장)도 이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회의 후 “기업에 과대한 세금 부담이 간다면 기업 활동을 활성화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며 “기업 활동이 활력 있게 전개돼야 그만큼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박용 기자 parky@donga.com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중앙회는 ‘2012년 1월의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배전반 및 전기자동제어반 제조업체 ㈜광명전기의 이재광 대표이사(53·사진)를 선정했다고 29일 밝혔다. 이 대표는 1982년 ㈜광명전기에 입사한 후 2003년 대표이사로 취임했다. 중기청은 이 대표가 지속적인 연구개발 투자로 가스절연개폐장치(GIS) 등을 국산화하고 2011년에는 국내 최초로 29kV GIS를 개발해 약 12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를 내는 등 국내 전기산업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중기청은 이 대표가 인도네시아 등 신흥 개도국 시장 진출에 성공하는 한편 마이스터고 우수인재 발굴 육성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했다고 평가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