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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용이나 학술조사, 방송촬영 등에 사용되고 있는 드론(소형 무인항공기)이 제주지역에서 생활 속으로 들어온다. 비상물품 운반은 물론이고 올레길 순찰, 우범지역 출동, 해안쓰레기 모니터링 등 여러 영역에서 드론이 활용된다. 제주도는 29일까지 드론 활용 아이디어를 취합한 뒤 국토교통부에 ‘드론특별자유화구역(드론특구)’ 지정을 신청한다고 23일 밝혔다. 드론특구로 지정되면 ‘5G 기반 글로벌 드론 허브’ 구축을 통해 다양한 드론 서비스 모델을 도입하고 일상 속 드론 활용 시대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특구 지정은 11월 결정될 예정이다. 제주도는 제주국제공항과 정석비행장 등 비행금지구역과 군사시설, 추자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을 드론특구로 예상하고 있다. 드론특구 선점을 위한 사전 포석은 이미 시작됐다. 4월 제주도는 공적 마스크를 살 수 없는 가파도, 마라도, 비양도 주민을 위해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과 공동으로 수소전지 드론을 활용해 공적 마스크 1200장을 배송했다. 드론으로 도시락을 배달하는 ‘드론 활용 유통물류 혁신 실증시연’ 행사도 열렸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GS칼텍스 등은 8일 제주시 GS칼텍스 무수천주유소에서 각각 1.3km와 0.8km 떨어진 펜션과 초등학교에 드론으로 도시락을 배송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정부가 드론 배송서비스 조기 상용화를 목적으로 GS칼텍스 등과 함께 도서산간지역에서 진행하는 실증사업을 위해 시연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제주지역에서는 소나무 재선충병 감염목과 해조류인 괭생이모자반 흐름을 드론으로 촬영해 영상지도를 제작했고, 2015년에는 낚시어선 돌고래호 사고 때 실종자 수색에 드론을 활용하기도 했다. 농지 이용실태와 경관보전 직불 지역, 가축 사육시설 등 현장 확인이 필요한 업무에 드론을 띄워 시간을 단축하기도 했다. 지난해 제주도는 기존 규제를 면제해주는 ‘드론 규제 샌드박스’ 실증도시로 선정돼 150m 이상 고고도 비행, 비가시권 및 야간비행 등이 가능해졌다. 이에 따라 해양환경 모니터링, 태양광 드론 실험, 월동작물 및 소나무재선충병 모니터링 등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관광 휴양지라는 특성에 맞춰 치안과 안전 분야에 드론을 활용하기도 했다. 올레길 등 관광지에서 드론이 범죄를 예방하고 길을 안내해주는 서비스를 시연했다. 해안에서는 괭생이모자반처럼 조업에 방해가 되는 해양생물을 비롯해 해양쓰레기 감시와 모니터링 활동도 벌였다. 노희섭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긴급구호품 배달, 순찰, 인공지능(AI) 연계 기술융합 등 여러 영역에서 드론 실증시험을 하고 있다”며 “농업부터 치안, 환경관리 등 많은 산업 영역에 드론을 결합한 ‘스마트시티 제주’를 만드는 기틀을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관광공사는 2015년부터 운영이 중단됐던 서귀포시 성산포항 내국인면세점을 5년 만에 다시 문을 연다고 22일 밝혔다. 성산포항 내국인면세점은 전남 장흥과 제주 성산포 구간을 운항하던 오렌지호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등으로 2013년 12월부터 운항을 중단한 여파로 영업을 하지 못했다. 다음 달 8일부터 ㈜에이치해운이 1만3600t급 ‘선라이즈제주’호를 전남 고흥군 녹동항과 성산포항을 잇는 항로에 투입하면서 뱃길이 다시 열렸다. 선라이즈제주호는 승객 630명, 차량 170대를 실을 수 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후 5시 녹동항에서 출항하고 오전 8시 반 성산포항을 떠난다. 운항 재개에 따라 관세청은 최근 면세점 특허심사위원회를 열고 성산포항 내국인면세점 사업자로 제주관광공사를 다시 지정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내국인면세점에서 구매한 물품을 받을 수 있는 인도장을 성산포항에서 우선 운영하고 시설 공사가 마무리되는 다음 달 말부터 매장 영업을 시작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21일 오전 한라산 어리목 탐방로에서 300m가량 떨어진 해발 1630m 만세동산(또는 망동산) 꼭대기 용암바위에 서 보니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은 물론이고 멀리 제주 시내까지 한눈에 들어왔다. 과거 목자(牧子)들이 소와 말의 위치를 확인하려고 ‘망을 본 곳’이라는 말을 확인할 수 있을 만큼 사방으로 시야가 트였다. 용암바위 주변으로 제주조릿대가 덮은 지역과는 달리 철조망이 둘러쳐진 1만 m²의 면적에는 골풀, 김의털 등의 풀이 덮였고 일부는 흙이 드러났다. 제주도의 의뢰를 받아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가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말 방목이 제주조릿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 조사한 결과다. 불과 2, 3년 만에 말들이 제주조릿대를 모두 먹어치웠고 심지어 뿌리까지 없앴다. 이번 연구는 방목과 제주조릿대의 관계를 규명한 성과와 함께 과거 고지대에서 이뤄졌던 목축문화인 ‘한라산 방목’을 재현한 상징성도 있다. 해발 1400∼1800m 고지대에서 소와 말을 방목한 사례는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어 제주지역 특유의 목축문화로 평가받고 있다.● 독특한 목축문화인 한라산 방목 한라산 고지대 방목의 장점은 싱싱한 풀을 먹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여름철에도 18도 안팎의 선선한 날씨 덕분에 진드기로부터 해방될 수 있었다. 목자를 뜻하는 제주 방언인 ‘테우리’들은 여름철마다 소와 말에 달라붙는 진드기를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무엇보다 마을에서 관리하는 공동 목장에서 방목을 하면 비용을 지불해야 하지만 한라산 방목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다. 제주지역 목축문화 전문가인 강만익 박사(문학·한림고교 교사)는 “제주의 목축민들은 한라산 해발 1400m 이상 초지대를 마을 위에 있는 산이라는 의미에서 ‘상산(上山)’이라 불렀다”며 “목자들이 자율적으로 질서를 지키면서 아고산대에서 행한 특유의 목축문화인 ‘상산 방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라산 방목이 가능하려면 김의털, 청사초, 제주조릿대 등의 먹이 외에도 물이 필수였다. 해발 1400∼1700m에 있는 사제비샘, 노루샘, 백록샘, 방아샘 등은 소와 말에게 물을 공급해줬다. 볼래오름, 만세동산, 삼형제오름 등의 습지와 고산 평원인 선작지왓 일대를 비롯해 윗세오름, 쳇망오름, 이스렁오름, 큰드레 등의 오름(화산체) 주변 초지가 주요 방목지였다. 일부 소는 한라산 정상인 백록담 분화구 내부까지 들어가 풀을 뜯었다. 물이 있고 비바람을 피할 수도 있어 소들이 본능적으로 찾아간 것으로 보인다. 마을 주민들은 밭에서 일하는 소를 제외하고는 산으로 올려 보냈다. 말은 소에 비해 상대적으로 추위에 강해 늦가을까지 방목이 이뤄졌다. ‘궤’로 불리는 바위그늘이나 길이가 짧은 바위굴은 테우리들이 잠을 자거나 비바람을 피하는 쉼터이자 임시 숙소였다. 장구목 윗상궤, 선작지왓 탑궤, 백록담 동릉의 등터진궤, 돈내코탐방로 평궤 등이 대표적이다. 소와 말을 고지대로 올려 보낸 지역은 제주시 노형동, 해안동, 애월읍 광령리 등과 서귀포시 하원동, 회수동, 호근동, 상효동 등으로 한라산 남쪽과 북쪽 지역이 대부분이다. 타원형인 제주 섬의 지리적 특성상 동쪽과 서쪽에서는 초지가 광범위하게 분포했기 때문에 고산 지역에서 방목할 필요가 없었다. 한라산의 소와 말들은 서로 섞이는 바람에 찾지 못한 사례도 있었지만 태어난 곳으로 돌아오는 습성이 있어 방목이 가능했다. 하지만 일부는 밀림 속으로 들어간 뒤 ‘야우(野牛)’로 변하기도 했으며 최근 발견되는 배설물 흔적 등으로 볼 때 야우의 후손인 야생 소들이 한라산에서 먹이 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국립공원화 과정에서 우마 방목은 사라져 수천 마리에 이르렀던 고지대 방목은 1970년 한라산 지역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공식적으로 금지됐다. 국립공원으로 만들기 위해 산과 사람의 분리가 나타나고, 새로운 관계가 설정되는 과정을 밟게 됐다. 진종헌 공주대 교수(지리학)는 “산의 국립공원화 과정과 지속적인 휴양지 및 관광지화 등을 통해 경제적 생존을 위해 얽힌 사람과 산의 관계를 끊어내는 것이 당면한 목적이었다”며 “근대화 기치 속에서 산은 사적인 삶과 활동을 배제하고 시민을 위한 휴양의 공간으로서 보호되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국립공원 지정 이후 한라산 방목은 금방 중단되지 않았다.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측은 방목을 하는 오랜 관행을 묵인해 주기도 했는데 방목이 한라산을 훼손하고 등산객에게 피해를 준다는 여론이 높아지자 1980년대 들어 단속을 강화했다. 방목한 소와 말을 임시 목장에 가둬서 관리 비용을 부과하는 등 제재가 이어지자 1980년대 말 고지대 방목은 사실상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한라산 방목의 마지막 세대인 원수윤 씨(62·서귀포시 하원동)는 “1990년으로 기억하는데, 그때 다른 마을 주민의 요청으로 암소와 교배를 위해 수소를 올려 보낸 것을 끝으로 더 이상 국립공원으로 소를 보내지 않고 마을 공동 목장에서 사육했다”며 “여러 이점이 있기 때문에 한라산 방목을 허용한다면 다시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말 방목을 이용한 제주조릿대 관리 방안에 대한 최종 보고서는 올해 말 나올 예정인데 제주조릿대 제거, 목축문화 재현을 위해 방목을 실시할지에 대해서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 김대신 제주도 세계유산본부 생물자원연구과장은 “방목이 한라산을 잠식하고 있는 제주조릿대를 제어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은 맞지만 악영향의 변수도 있다”며 “국립공원에서의 방목 여부는 공론화 과정 등을 거치면서 면밀한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국토교통부 산하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한 달 살기’ 참여 기업을 모집한다고 18일 밝혔다. 제주시 아라동 첨단과학기술단지 제주혁신성장센터 내 일자리 지원 공간인 제이큐브(J-CUBE)에서 진행하는 지원사업이다. 재단법인 홍합밸리가 위탁 운영하는 J-CUBE를 통해 제주에서 창업 및 사업화를 원하는 창업 팀을 대상으로 체류에 필요한 업무 공간과 숙소, 이동 차량 등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주민등록 주소지가 도외 거주자로 제주지역 기업, 창업지원기관 또는 연구기관 등과의 협업 및 교류를 희망하는 스타트업이면 신청할 수 있다. 한 달 살기 기업으로 선정되면 최대 4주간 제주에 머무르며 활동하게 된다. 한 달 살기 기간은 8월 3일부터 10월 30일까지 3개월으로 홍합밸리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30일까지 신청하면 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세종 16년인 1434년 제주의 정치 행정 중심지인 제주목 관아에 화재가 발생했다. 실화인지, 방화인지 규명되지 않았지만 당시 화재로 건물뿐 아니라 서적 등 모든 기록물이 불에 탔다. 조선시대 이전인 ‘탐라국’ 관련 문서도 이때 모두 소실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탐라에 대한 기록은 삼국사기 백제본기, 고려지 등 일부 고서적에 나오지만 미미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탐라국의 존재를 유적 유물 등 고고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추정해야 하지만 그동안 전문 연구인력 부족과 자치단체의 무관심 등으로 발굴 조사가 폭넓게 이뤄지지 못했다. 최근 탐라국에 대한 발굴, 복원사업을 벌일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고고학계의 사업 추진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7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역사문화권 정비 등에 관한 특별법’이 9일 공포(2021년 6월 10일부터 시행)된 가운데 역사문화권에 고구려, 백제, 가야, 마한 등에 이어 ‘탐라역사문화권’이 포함됐다. 당초 특별법 원안에는 탐라역사문화권이 들어있지 않았지만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제주 서귀포)이 ‘탐라역사문화 보존 및 진흥에 관한 특별법’을 발의하면서 법안 협의를 통해 반영된 것이다. 이번 특별법으로 역사문화권 정비에 따른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장문화재 발굴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발굴 문화재를 보존 조치한 후 복원사업을 벌일 수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에서는 관련 예산을 지원하도록 했다. 문화재청은 역사문화권정비위원회를 꾸려 역사문화권 정비계획, 시행계획 승인, 사업시행자 지정 등의 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다. 제주에서는 2008년 ‘탐라문화권 발전 기본계획’이 수립됐지만 실행되지 못했다. 매년 제주를 대표하는 축제인 탐라문화제가 열리고 제주시 동문 로터리에 탐라광장을 조성하는 등 탐라를 기반으로 한 사업과 명칭 부여 등이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탐라의 실체에 대한 연구나 지원은 미흡하다. 국립제주박물관이 2018년 마련한 기획특별전인 ‘탐라’가 고대 탐라를 조명하는 첫 전시일 정도다. 전시 후 국립제주박물관 측은 ‘섬나라 탐라국’실을 따로 마련하고 탐라 관련 역사서, 탐라인의 생활도구, 지배층의 위세품, 교역물품 등을 상설 전시하고 있다. 문헌상으로 ‘탐라’가 처음 등장한 것은 삼국사기 백제본기 기록에서다. 여기에 ‘문주왕 2년(476년) 탐라국에서 공물을 바치자 왕이 기뻐해 사자에게 은솔의 관직을 주었다’는 내용이 있다. 이후 일본서기에 ‘계체기 2년(508년) 탐라인이 처음으로 백제와 통교하였다’는 기록이 있고 삼국사기 신라본기에는 ‘문무왕 2년(662년) 탐라국주 도동음율이 신라에 투항하여 속국이 됐다’고 기록돼 있다. 학계에서는 탐라를 3∼5세기 영산강 유역의 마한, 변한, 남부 가야 등과 활발하게 교류한 해상왕국으로 보고 있다. 탐라의 존재는 확실하지만 궁궐, 왕의 무덤, 통일된 도량형 등 고대국가를 입증할 만한 유적이나 유물이 발굴된 적은 없다. 김경주 제주문화유산연구원 부원장은 “탐라의 유물 유적이 묻혀 있을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제주시 용담동 외도동, 구좌읍 종달리를 꼽을 수 있다”며 “탐라의 실체를 밝히고 정체성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대대적인 발굴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지역 특수학교 통학버스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서비스가 도입된다. 제주도는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지역격차 허물기 사업’ 공모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특수학교 안심통학 정보 제공 서비스’가 선정됐다고 11일 밝혔다. 이 사업은 특수학교 학생, 학부모, 기관 등에 맞춤형 통학버스 출발 및 도착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것이다. 대상은 제주영지학교, 제주영송학교, 서귀포온성학교 등 3개 학교 통학버스 11대다. 버스에 사물인터넷(IoT) 기반 장비를 설치하고 운행 정보를 수집해 통학버스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전송한다. 학부모 등이 애플리케이션이나 휴대전화 문자 등을 통해 통학차량의 주행 상태를 확인할 수 있어 장시간 버스를 기다리는 등의 불편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각종 공사의 필수 재료인 시멘트를 운송하는 제주지역 벌크시멘트트레일러(BCT) 차주 파업이 2개월가량 이어지다 가까스로 합의점을 찾았다. 제주도는 화물연대 제주지부 BCT 분회와 한국시멘트협회 제주지역 3개 회원사가 국토교통부 고시 안전운임제 대비 21% 인상안에 대해 잠정 합의했다고 9일 밝혔다. 제주도의 중재로 4번째 협상 끝에 결론이 난 것이다. 그동안 지역 실정을 반영한 안전운임 현실화 및 인상률 수위에 대한 견해차가 컸다. 한국시멘트협회 측은 “BCT 차주의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수입은 841만 원으로 교섭에서 요구한 55% 인상안을 반영하면 월수입은 1300만 원으로 1년에 약 1억5600만 원이 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CT 분회 측은 “한 달에 약 700만 원을 유류비와 정비비 등으로 지출하고 나면 남는 돈은 고작 130만 원인데도 시멘트협회가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멘트협회 측은 국토부의 안전운임제 기준 12% 인상안을 제시했지만 BCT 분회 측은 기존 소득 대비 12% 인상을 요구했다. 기존 소득 대비 12% 인상안을 안전운임제 기준으로 환산하면 인상 폭이 55%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의견 차이를 좁혀 제주도가 제시한 안전운임제 대비 21% 인상안에 합의했다. 제주도는 근로 환경과 매출액 등 운송실태를 조사해 섬 지역 특수성을 반영한 중재안을 마련했다. 국토부는 화물차주가 지급받는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해 적정 수입을 보장하고 저운임으로 인한 과로, 과적, 과속 운행 등을 개선하기 위해 올 1월부터 안전운임제를 시행하고 있다. 운송거리가 길어지면 수입이 높아지는 구조다. 제주지역 4개 항만에서 건설 현장이나 레미콘 공장까지 운송거리가 짧은 실정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육지와 달리 10∼50km 단거리 운송비율이 전체 운반의 80%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지 균형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이다. BCT 분회가 4월 10일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트레일러 41대 가운데 38대가 멈춰 섰다. 제주문학관 건립 공사, 강정항 공공 마리나 시설 공사, 배수로 및 하수관 정비 공사 등 민간과 공공기관에서 발주한 200여 곳의 건설 공사가 중단됐고 32개 레미콘 업체도 휴업에 들어갔다. 레미콘 운송차량 300여 대, 펌프카 130여 대도 운행을 중단하는 등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문경진 제주도 교통항공국장은 “파업 장기화에 따른 지역경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데 서로 인식을 같이했다”며 “이번에 분석한 제주지역 실태조사가 국토부 시멘트 품목 안전운임 고시에 반영될 수 있도록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5일 한라산 해발 1600∼1700m 고산평원인 선작지왓과 윗세오름 일대는 산철쭉이 절정을 이뤘다. 털진달래가 연분홍 물결을 이뤘던 이곳은 산철쭉이 붉은빛의 꽃을 활짝 피우며 마치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했다. 제주 산악계 선구자인 김종철(1927∼1995)은 선작지왓 일대의 꽃 무더기를 보고 ‘진홍빛 바다의 넘실거림에 묻혀 있으면 그만 미쳐버리고 싶다’고 표현할 정도였다. 오름(작은 화산체)을 집대성한 책 ‘오름 나그네’를 펴낸 김종철은 오름을 중요 경관자원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오름과 더불어 한라산에서 살다시피 했다. 한라산을 1000회 이상 오르내렸고 1961년 국내 최초의 민간 산악구조대인 ‘제주적십자사 산악안전대’ 초대 대장을 맡아 많은 인명을 구조하고 산악문화의 기반을 다졌다. 그는 육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았다. 그의 아내인 김순이 씨(74)는 “한라산을 마치 어머니나 그리운 연인 대하듯 바라보면서 ‘죽으면 한라산에 들어가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며 “가족이나 산악계 동료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화장을 유언으로 남겼다”고 말했다. 그의 유골은 선작지왓의 용암돌탑인 높이 2.6m의 ‘탑궤’ 주변에 뿌려졌다. 상산(上山) 꽃밭 너머로 백록담 화구벽을 바라보는 곳이다. 한라산을 경외의 대상으로 여기고 그 품에 스며든 것이다. ‘지리산 산신령’으로 불렸던 허만수(1916∼?)가 등산객을 안내하고 보호하는 데 일생을 바치고 난 뒤 “지리산에 영원히 들어가니 찾지 말라”는 말을 남기고 1976년 6월 홀연히 산속으로 사라진 것과 닮았다. 이런 모습은 동양, 특히 한국에서 나타나는 산과의 ‘일체화’로 해석할 수 있다. 최원석 경상대 교수(지리학)는 “서양에서는 산이 정복의 대상이지만 중국 북부에서는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공간으로 여겼고 화산지대인 일본에서는 삶터와 단절된 두려운 신(神) 같은 존재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 교수는 “한국에서는 설화적 요소가 강하고 ‘산이 곧 어머니’라는 등식으로 의인화됐다”고 밝혔다. 한라산 산세는 설악산 등에 비해 부드러워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왔다. 제주 창조신화의 주인공인 ‘설문대할망’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어머니처럼 ‘따스하다’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 ‘산에서 태어나, 산으로 돌아간다’는 의식은 전문 산악인에게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장덕상 전 제주산악안전대장은 “산악인들은 베이스캠프를 차리고 정상까지 등반하는 극지법을 비롯해 독도법, 동계훈련, 응급처치 등 한라산에서 훈련을 하면서 상당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안식처’, ‘영혼의 고향’이라는 생각을 갖는다”며 “사고로 영면한 산악인을 기리는 추모기념물이 한라산 곳곳에 자리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1977년 한국인 최초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를 등정한 고상돈(1948∼1979)을 기리는 케른(케언·이정표나 기념을 위해 쌓은 돌무더기나 석총)은 장구목 능선(해발 1750m)에 세워졌다. 제주 출신인 고상돈은 1979년 북미 최고봉인 알래스카 매킨리산(현 디날리산) 등정에 나섰다가 하산 도중 추락사했다. 제주지역 산악인들은 이듬해 백록담이 보이는 곳에 케른을 만들었다. 서귀포시 출신 오희준(1970∼2007)은 1999년 초오유를 시작으로 2006년 마나슬루까지 히말라야 8000m급 10좌를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이 등정하는 데 성공한 산악인이다. 2007년 5월 16일 에베레스트 남서벽 ‘코리안 루트’를 개척하다가 눈사태로 숨지자 당시 제주 산악계는 충격이 컸다. 동료 선후배 산악인들이 그를 기리기 위해 백록샘(해발 1680m) 부근에 높이 2m의 케른을 세웠다. 백록담 화구벽 장관이 정면으로 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1936년 1월 3일 경성제국대 산악부 9명이 한라산에서 겨울 등반훈련을 한 후 하산하다 마에카와 도시하루(前川智春)가 조난됐다. 그해 5월 시신을 발견하고 이듬해 8월 왕관릉 부근에 케른과 추모비를 세웠는데 한라산에서 최초의 산악인 조난사고사 기록이다. 1961년 1월 조난사한 서울대 법대 산악부 이경재(당시 20세)를 기리는 기념비는 관음사 입구에 있으며 장구목(해발 1800m)에는 제주대 산악부, 매킨리 원정대원 등 추모동판 3개가 암벽에 새겨져 있다. 장구목과 능선 주변에 추모기념물이 몰려 있는 것은 이 일대가 국내 동계 산악훈련의 ‘성지(聖地)’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오문필 전 한라산등산학교 교장은 “용진계곡과 장구목 일대의 강한 눈보라, 순식간에 변하는 악천후, 깎아지른 듯한 절벽 등이 히말라야 고산지대와 비슷해 동계훈련의 최적지”라며 “해외 원정을 나가는 산악인치고 한라산에서 동계훈련을 하지 않은 사람은 드물다”고 말했다. 지난겨울 시즌에는 18개 팀이 동계훈련을 신청해 11개 팀, 117명이 훈련을 마치는 등 해마다 100∼200명 규모의 산악인이 장구목 일대에서 설상 훈련을 한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는 매년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용진계곡과 장구목 일대의 적설량이 20cm 이상인 경우에 한해 훈련을 허용하고 있다. 산악인을 추모하는 케른이나 비석은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를 받아 설치해야 하지만 대부분 허가를 받지 않은 채 들어섰다. 제주지역 한 원로 산악인은 “뛰어난 업적을 세운 산악인의 케른을 암묵적으로 용인해 줬는데 산악인을 추모하는 공간을 공식적으로 만들어 일반 탐방객이 산악인의 도전정신과 기상을 이해하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지난 10년 동안 제주도 면적이 각종 개발 사업 등에 따라 마라도의 5배가량으로 늘어났다. 밭이나 목장 등이 줄어든 반면 대지면적은 크게 늘었다. 4일 제주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가 최근 발표한 ‘2020년 지적통계연보’를 보면 지난해 12월 31일 기준 제주도 면적은 1850.2km²로 2009년 1848.7km²에 비해 1.5km²가 늘어났다. 이는 마라도 면적의 5배가량이다. 항만 개발과 공유수면 매립 등 각종 개발 사업에 따라 면적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밭은 356.5km²로, 10년 전 369.3km²에 비해 12.8km²가 감소했다. 과수원은 161.3km²로 4.1km² 줄었다. 목장용지와 임야도 10년 전에 비해 각각 12.5km², 23.7km² 감소했다. 반면 대지면적은 76.6km²로, 10년 전 55.1km²보다 21.5km² 늘었다. 이주민 유입 등으로 인구가 증가하면서 밭이나 임야를 대지로 바꾸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전국 국토 면적 10만401.3km²에서 제주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1.8% 수준이다. 제주도 인구밀도는 km²당 362.7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 10번째였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난폭 운전에 항의한 다른 운전자를 자녀 등 가족이 보는 앞에서 폭행한 30대 남성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정찬수)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운전자 상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제주 카니발 폭행사건’의 가해자 A 씨(35)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재판부는 “만삭인 아내의 진료를 위해 이동하던 중 우발적으로 이뤄진 점은 인정되지만 폭행은 정당화될 수 없다”며 “무차별 폭행에 대한 피해자의 충격이 크고 엄벌을 요구하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7월 제주 제주시 조천읍 우회도로에서 차선을 넘나들고 다른 차량 앞에 끼어드는 이른바 ‘칼치기’ 운전을 하다가 이에 항의하는 운전자 B 씨(40)를 폭행했다. 정 부장판사는 A 씨에게 따끔한 충고도 했다. 그는 “(피해자와) 합의를 하려면 가족과 친지를 데리고 가야지 왜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엉뚱한 사람을 데리고 가느냐”며 “피해자는 그 사람으로 인해 위협을 느꼈고 심지어 재판부에 진정서까지 제출했다”고 말했다. A 씨와 B 씨가 만난 장소에 합류한 다른 인물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B 씨가 상당한 위협을 느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황갈색 해조류인 괭생이모자반이 제주해안을 덮치고 있다. 제주도는 국립수산과학원 등과 공동 조사한 결과 동중국해에 떠다니고 있는 괭생이모자반이 해류를 타고 제주 연안으로 밀려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3일 밝혔다. 최대 직경이 50m가 넘는 괭생이모자반 덩어리가 확인되기도 했다. 대규모 띠 형태로 이동하는 괭생이모자반은 해안가로 밀려와 경관을 훼손하고 악취를 풍겨 민원을 야기할 뿐 아니라 양식장, 어선 등 그물이나 시설물에 달라붙어 어업 활동에 지장을 준다. 지난달 13일부터 이달 2일까지 수거한 괭생이모자반은 4004t으로 최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에는 860t을 수거했다. 조동근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은 “괭생이모자반은 수면에 떠다니며 성장하는데 일몰 후에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들어 야간에 조업하는 어선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해마다 제주 연안으로 유입되는 괭생이모자반을 효과적으로 예찰, 수거하기 위해 국립수산과학원 제주수산연구소,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환경공단 제주지사, 한국어촌어항공단 등 12개 유관기관과 공동 대응하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제주지역 관광 패턴이 바뀌고 있다. 숲길, 해변 걷기 등 야외 관광이 뜨고 실내 관광은 시들해지는 등 예년과 다른 관광패턴을 보이고 있다. 관광업계에서는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에 대비해 개별 관광 중심의 관광 상품을 개발하고 관광객들도 관광지나 식당 등지에서 ‘거리 두기’를 일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지난달 29일 3만449명, 30일 2만9243명, 31일 2만7447명 등으로 집계됐다. 4월 29일부터 지난달 5일까지 황금연휴 기간이 지난 뒤 하루 1만9000명 선으로 떨어졌던 관광객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70% 선까지 회복했다. 렌터카 가동률은 황금연휴 기간 이후 20%대로 낮아졌다가 다시 60% 수준으로 올라섰다. 코로나19 사태로 지친 심신을 달래려는 방문객이 많았고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되면서 제주관광이 다소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외로 나가지 못한 골프 관광객이 제주로 몰리면서 주말에는 골프 예약이 어려울 정도다. 외국행을 포기한 신혼여행객이 제주를 선호하면서 서귀포시 해안지역의 특급호텔이나 고급 펜션이 특수를 누리고 있다. 제주 호텔업계 관계자는 “신혼부부와 가족 단위 투숙객이 늘어나면서 전망이 좋은 고급 숙박업소 객실 예약은 늘고 있지만 제주시내 특급호텔이나 단체관광객 중심의 숙박업소는 투숙객이 없어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관광패턴에도 변화가 생겼다. 제주올레코스, 한라산둘레길 등에 도보 여행객이 몰리고 한라생태숲, 사려니숲, 절물휴양림, 삼다수숲길, 비자림 등 야외 숲길에도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라산국립공원 탐방객은 4월 3만4000여 명에서 지난달 6만2000여 명으로 증가했다. 제주시 함덕, 월정, 협재 등 해수욕장과 야영장에도 이용객이 늘고 있다. 접촉 가능성을 최소화하는 ‘비대면 야외 관광’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반면에 박물관과 테마파크 등 실내 관광지는 발열을 체크하고 소독을 강화하고 있지만 관광객은 많지 않은 상황이다. 향후 제주관광의 핵심 변수는 코로나19 확진자 추가 발생 여부다. 지난달 경기 군포시 교회 관계자가 제주여행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여름 휴가철을 겨냥해 특가 프로모션과 이벤트를 진행하는 항공과 호텔 업계에 찬물을 끼얹었다. 제주도는 이번 확진자 발생으로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미술관, 도서관, 실내관광지의 부분 개장을 당초 이달 4일에서 18일로 연기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웰니스관광 15선’ 선정 공모와 스냅사진 촬영이벤트를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홍보에 나서기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현창행 제주관광공사 본부장은 “가급적 개별 관광을 하고 관광업소에서도 비대면 주문과 결제, 관람 등이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며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관광지나 식당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손 소독을 하는 등 수칙을 철저하게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중국 정부의 해외투자 제한 정책 등으로 3년간 공사가 중단됐던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조성사업이 재개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서귀포시 헬스케어타운 핵심 시설인 의료서비스센터를 착공했다고 1일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라 착공식은 개최하지 않았다. JDC가 직접 투자하는 의료서비스센터는 2021년 8월 준공을 목표로 총사업비 296억 원이 투입된다. 연면적 9000m²에 지상 3층 규모로 병·의원과 의료 관련 정부기관 제주분원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의료서비스센터 공사 발주 당시 전기·통신·소방 공사는 제주 지역 업체로 선정했고 건축공사도 지역의무공동도급제도가 적용돼 제주 지역 업체가 30% 비율로 참여한다. 문대림 JDC 이사장은 “의료서비스센터는 의료·공공 기능 강화를 위해 직접 투자했다”며 “헬스케어타운 내 중추적인 거점시설로 의료관광 활성화와 지역 의료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제주헬스케어타운은 사업자인 중국 뤼디(綠地)그룹이 400채의 콘도미니엄과 힐링타운 228실, 녹지국제병원 등을 완공한 뒤 호텔과 리조트 등 2단계 사업을 추진했지만 공사비가 제때 지급되지 않고 병원 개원에 차질이 생기면서 2017년 6월부터 공사가 중단됐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최근 휴일이면 제주도행 비행기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막히자, 대안으로 제주를 찾는 이들이 많은 탓이다. 지난 주말인 5월 22∼24일 3일 동안 제주 방문객이 8만6000여 명에 이르렀을 정도다. 하지만 제주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목사 일가의 집단 감염이 31일 불거지며 또다시 코로나19의 지역 확산 우려가 높아졌다. 게다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이 1일 개장하는 등 휴가철까지 다가오고 있어 ‘경로가 불확실한 집단 감염’은 갈수록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주여행 뒤 9명 감염…초교생도 2명이나 경기 안양시 등에 따르면 안양에 있는 한 교회의 A 목사(62)와 부인(60)이 31일 확진됐다. 이들은 지난달 25∼27일 제주로 단체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날 A 목사의 가족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나머지 가족은 함께 제주 여행을 가지 않았다. A 목사 부부로 인한 2차 감염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감염된 가족 가운데는 부부의 손자(12)와 손녀(8)인 초등학생이 2명이나 있다. 특히 손녀는 안양 양지초 2학년으로 지난달 28일 등교수업을 받았다. 안양시 관계자는 “학교 학생 및 교직원 150여 명과 교회 신도 50여 명 등에 대해 검체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양시는 교육 당국과 협의해 12일까지 해당 학교의 등교수업을 중지하기로 했다. A 목사 등이 속한 교회 3곳에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A 목사 부부가 간 여행에는 모두 25명이 동행했다. 안양 교회 3곳과 군포 교회 9곳 관계자들이 단체로 다녀왔다. 군포에 있는 한 교회의 B 목사 부부 등 4명도 3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금까지 여행을 다녀온 6명과 2차 감염된 3명 등 9명이 감염됐다. A 목사 등은 지난달 25일부터 사흘 동안 제주 주요 관광지 여러 곳을 방문했다. 일행은 서귀포시에 있는 아인스호텔에서 묵었으며, 렌터카를 이용해 향토음식점 등을 들렀다. 다만 공항에서 면세점은 들르지 않았으며, 여행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27일 오후 1시 45분 비행기를 타고 김포로 돌아왔다. 제주도는 이들 일행이 들렀던 제주 15곳의 방역 소독을 마치고,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 119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B 목사는 27일부터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밝혀져 제주 여행 이전에 감염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제주도 관계자는 “단체여행 일행이 제주에 머문 세부 일정을 확인하는 역학조사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수욕장 오늘 개장… “단체여행 자제해야” 관광지인 제주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한 상황에서 또 다른 여름 관광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이 1일 개장해 우려를 낳고 있다. 방역 당국은 “가급적 단체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휴가철을 맞아 몰려들 관광객을 통제하기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던 포커게임대회에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주최 측은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대회를 강행하려다 경찰 등의 제지를 받고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내놓은 개인 방역수칙에 따르면 여행을 갈 경우엔 개인이나 가족 등 소규모로 이동할 것을 권장한다. 불특정 다수가 밀접 접촉이 발생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다. 방역 당국 관계자는 “수칙에는 △사람 간 2m 이상 간격을 유지하며 △되도록 개별 차량을 이용하고 △밀폐되거나 밀집된 장소는 피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조건희 becom@donga.com / 제주=임재영 / 김소민 기자}

최근 휴일이면 제주도 행 비행기표를 구하기 쉽지 않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해외여행이 막히자, 대안으로 제주를 찾는 이들이 많은 탓이다. 지난 주말인 22~24일 3일 동안 제주 방문객이 8만6000여 명에 이를 정도다. 하지만 제주로 단체여행을 다녀온 목사 일가의 집단감염이 31일 불거지며 또 다시 코로나19의 지역 확산 우려가 높아졌다. 게다가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이 1일 개장하는 등 휴가철까지 다가오고 있어 ‘경로가 불확실한 집단감염’은 갈수록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제주여행 뒤 9명 감염…초교생도 2명이나 경기 안양시 등에 따르면 안양에 있는 한 교회의 A 목사(62)와 부인(60)이 31일 확진됐다. 이들은 지난달 25~27일 제주로 단체여행을 다녀왔다. 같은 날 A 목사의 가족 3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은 “나머지 가족은 함께 제주 여행을 가지 않았다. A 목사 부부로 인한 2차 감염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감염된 가족 가운데는 부부의 손자(12)와 손녀(8)인 초등학생이 2명이나 있다. 특히 손녀 는 안양 양치초 2학년으로 지난달 28일 등교 수업을 받았다. 안양시 관계자는 “학교 학생 및 교직원 150여명과 교회 신도 50여명 등에 대해 검체 검사에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양시는 교육당국과 협의해 12일까지 해당 학교의 등교수업을 중지하기로 했다. A 목사 등이 속한 교회 3곳에는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A 목사 부부가 간 여행은 모두 25명이 동행했다. 안양 교회 3곳과 군포 교회 9곳 관계자들이 단체로 다녀왔다. 군포에 있는 한 교회의 B 목사 부부 등 4명도 3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지금까지 여행을 다녀온 6명과 2차 감염된 3명 등 9명이 감염됐다. A 목사 등은 지난달 25일부터 사흘 동안 제주 주요 관광지 여러 곳을 방문했다. 일행은 서귀포시에 있는 아인스호텔에서 묵었으며, 렌트카를 이용해 향토음식점 등을 들렀다. 다만 공항에서 면세점은 들르지 않았으며, 여행 내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이들은 27일 오후 1시45분 비행기를 타고 김포로 돌아왔다.● 해수욕장 1일 개장…“단체여행 자제해야” 관광지인 제주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한 상황에서 또 다른 여름 관광지인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등이 1일 개장해 우려를 낳고 있다. 방역당국은 “가급적 단체여행을 자제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휴가철을 맞아 몰려들 관광객을 통제하기 쉽지 않을 거란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뒤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던 포커게임대회에 대해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다. 주최 측은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대회를 강행하려다 경찰 등의 제지를 받고 행사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여행을 계획하던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6월 중순에 제주에 가려던 이모 씨(24)는 “항공편과 숙소까지 예약했는데 집단감염이 발생해 너무 놀랐다”면서 “여행을 가야할지 망설여진다”고 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이 내놓은 개인방역수칙에 따르면 여행을 갈 경우엔 개인이나 가족 등 소규모로 이동할 것을 권장한다. 불특정다수가 밀접 접촉이 발생하는 걸 피하기 위해서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수칙에는 △사람 간 2m 이상 간격을 유지하며 △되도록 개별차량을 이용하고 △밀폐되거나 밀집된 장소는 피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강승현 기자byhuman@donga.com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제주=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26일 오전 제주시 연동 삼무공원. 이 공원은 1978년 전시용으로 육지에서 들어온 증기기관차와 함께 운동시설, 시계조형물 등으로 꾸며졌다. 이곳이 작은 화산체인 ‘베두리오름’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낮은 산체인데 공원으로 조성되면서 자연적인 원형을 찾아보기 힘들고 주변은 주택, 상가 등 도심으로 변했다. 육지의 산처럼 여러 골짜기가 겹쳐진 듯한 형태를 보이는 한라산국립공원 아흔아홉골인 골머리오름에 대해서는 ‘오름’인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가 많다. 화산체인 오름이 아니라 화산 분화로 흘러내린 조면암이 쌓여 형성됐다는 것이다. 이처럼 오름의 형태를 잃어버렸거나 오름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겨나면서 제주지역 오름 전반에 대한 재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오름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는 1997년 이뤄졌다. 제주도는 당시 ‘제주의 오름’ 보고서를 내면서 오름을 화산쇄설물(스코리아·scoria)로 이뤄진 분석구를 비롯해 수중화산 형태인 응회환, 응회구, 마르 등으로 구분했다. 점성이 큰 조면암질 용암이 쌓인 용암원정구도 오름에 속한다. 조사 당시 분석구 335개, 수중화산 24개, 용암원정구 9개 등 모두 368개가 분포한다고 밝혔다. 조사는 항공사진 판독과 현장 조사 등으로 진행했다. 그동안 이 보고서를 기초로 각종 정책과 연구사업이 진행됐으나 일부 오름에 대해서는 오름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제주시 한림읍 방주오름은 단순히 화산쇄설물의 잔류체라는 분석이 있다. 서귀포시 토평동 인정오름은 화산활동과 관계없는 단순한 계단지형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골프장 건설이나 밭 기반 정비 등 각종 개발행위로 일부 오름은 형체가 사라지기도 했다. 이처럼 오름으로 인정하기 힘들거나 형체가 사라진 오름은 20여 개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름을 화산체로 구분하려면 우선 지질도(地質圖)가 작성돼야 한다. 항공사진 등을 통한 지형도만으로는 화산체인지를 확인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1968년 지하수 개발을 위해 제주 전역에 대해 처음으로 10만분의 1의 지질도가 작성된 이후 전체 지질도는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조사기법 등이 진전된 만큼 새로운 지질도를 작성해 오름의 화산 분화 여부는 물론이고 분화 횟수, 기간, 시기 등을 규명해야 하는 시점이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올해부터 2023년까지 한라산국립공원지역을 중심으로 지질도 구축사업을 추진한다. 한라산국립공원지역을 4개 지역으로 나눠 1년에 1개 지역에 대해 지질조사를 통한 용암류 분포영역을 처음으로 도면으로 제작한다. 암석 성분 분석 및 연대 측정을 통해 지질 구조 및 층서 등이 규명된다. 이 조사를 통해 한라산국립공원지역 46개 오름의 화산체 여부가 밝혀진다. 세계유산본부 관계자는 “한라산지 지질도를 구축하면 토양 침식, 식생 변화 등에 대한 연구에 기여하고 지질관광 콘텐츠로 활용할 수도 있다”며 “한라산국립공원지역과 함께 저지대 오름에 대한 지질도 구축작업도 추진해 화산체로서의 오름을 규명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땔감, 산나물을 얻거나 우마 방목지 정도로 인식됐던 오름은 자연환경이나 인문 분야에서 중요한 자원으로 조명을 받고 있다. 제주의 최대 비극인 4·3사건의 현장이었고 일제강점기에 오름은 거대한 땅굴진지였다. 빗물을 정화시켜 청정 지하수를 만드는 필터링 역할도 한다. 삶의 터전이자 현장이었던 오름은 2000년대 들어 생태계 연구, 치유, 건강, 관광, 체험 등을 위한 중요 자원으로 부상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도는 다음 달 한라산 백록담 정상과 윗세오름 대피소, 진달래밭 대피소에 공공 와이파이(WiFi)를 구축해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5일 밝혔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의 핵심인 한라산국립공원은 제주를 상징하는 관광명소이지만 통신 기반시설 부재 등으로 와이파이 구축에 어려움이 많았다. 제주도는 통신사와 협력해 통신 기반시설을 정비하고 공공 와이파이 존을 구축해 다음 달 서비스를 시작한다. 한라산을 찾는 탐방객에게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고 안전사고 발생 때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이로써 제주지역은 유·도항선, 버스, 해안도로, 도서지역, 버스, 정류소, 관광명소 등에서 한라산 정상에 이르기까지 공공 와이파이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2024년까지 6000개 지점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노희섭 제주도 미래전략국장은 “성산일출봉에는 저전력, 초고속 통신으로 안정성이 높은 와이파이6을 시범 운영한다”며 “도민과 관광객이 좀 더 나은 공공 와이파이 서비스를 체감할 수 있도록 무료 인터넷 인프라를 늘리고 다양한 시책도 발굴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남한 최고봉일 뿐 아니라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를 대표하는 산이다. 한라산의 가치를 확인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것이 1970년 3월 24일이다. 올해로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은 한라산은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등의 핵심 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국내외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동안 한라산의 가치를 논할 때 지형·지질, 동식물, 오름(작은 화산체), 계곡 등 자연경관이 핵심이었다. 상대적으로 인문 분야에 대한 연구나 조사는 소홀했다. 한라산은 제주 사람들에게 생명과 생활의 원천이다. 의식주 재료를 제공했으며 다치고 힘든 심신을 달래주는 성소(聖所)이기도 했다. 한라산국립공원과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답사, 증언 채록, 자료 조사 등을 통해 한라산에 담겨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싣는다.》 17일 오전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인 한라산 백록담 북벽 정상. 제주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비스듬히 기울어진 높이 95cm, 너비 45cm인 비석이 시선에 들어왔다. 한반도 모양을 한 비석 전면에는 ‘한라산개방평화기념비(漢拏山開放平和紀念碑)’가 또렷하게 새겨져 있고 오른쪽 상단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뒷면에는 ‘영원히 빛나리라. 제주도경찰국장 신상묵 씨는 4·3사건으로 8년간 봉쇄되었던 한라 보고를 갑오년 9월 21일 개방하였으니 오즉 영웅적 처사가 아니리요(후략)’라고 쓰여 있다.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을 해제한 것을 기념해 당시 제주도경찰국장이 이듬해 백록담 북벽 정상에 비석을 세운 것이다. 이 비석은 한라산국립공원 지역에 남아 있는 대표적인 제주4·3사건(4·3사건) 유물 유적 가운데 하나다. ○ 4·3사건 당시 교전 흔적 남아 비석 외에 ‘평정기념비(平定紀念碑)’라는 글자가 새겨진 또 다른 비석이 1949년 7월 23일 백록담 서벽 정상에 세워졌다. 이 비석은 현재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 사라졌는지조차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정기념비를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을 확인한 결과 1958년까지 서벽 정상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비석에 새겨진 평정기념비 위에 1952년에는 ‘승리’라는 글자를 쓴 흔적도 확인했다. 1958년 이후 평정기념비의 행방은 알 길이 없다. 백록담 서벽 밑으로 밀어버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산악인 등이 수색했으나 여태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4·3사건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가 교전했던 제주시 아라동 관음사에는 토벌대 주둔소의 흔적이 남아 있다. 1949년 3월부터 잔여 무장대 토벌을 위한 2연대의 작전이 강화되면서 대대병력과 경찰 등이 주둔했던 곳이다. 관음사 주둔지 외에도 서귀포 수악교 인근에 1대대를, 교래리와 산굼부리 사이에 3대대를 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했다. 관음사 일대는 4·3사건 발발 당시부터 무장대의 주요 길목이었고 한때 무장대의 본거지가 되었던 어승생 진지와 가까운 작전상 중요 지역이었기 때문에 토벌대가 이곳에 주둔한 것으로 보인다.○ 최대 격전지이자 피난처 한라산에서 기념비와 토벌대 주둔소를 제외하면 4·3사건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한라산은 최대의 격전지이자 피난처였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옆 어승생악은 일제강점기 진지동굴이 남아 있다. 진지동굴은 4·3사건 당시 무장대의 아지트였다. 일본군이 남기고 간 총검 등은 무장대의 무기가 됐다. 한라산에서 무장대 활동은 당시 토벌대 자료에 의존해 추적하거나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라산국립공원지역 물장오리와 테약장오름 사이 초지, 어승생악 주변 초지 등은 당시 무장대의 훈련 장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산의 잔존 무장대원 60여 명은 부모 형제들로부터 생필품을 보급 받아 연명하고 있다가 6·25전쟁 발발 1개월 뒤인 1950년 7월 25일 민가 99동을 불태웠다. 무장대들은 남하하는 북한군들이 제주도에 상륙할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지속적으로 습격을 하며 교전을 벌였다.○ 낮에는 토벌대, 밤에는 무장대에 시달려 군경 토벌대와 무장대의 격전 속에 최대 피해자는 당시 주민들이었다. 1948년 11월부터 전개된 중산간(해발 200∼600m) 마을 초토화 작전은 주민 2만여 명을 한라산으로 내몬 결과를 초래했다. 낮에는 토벌대, 밤에는 무장대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한라산으로 피신해 숨어 지내야 했다. 토벌대에 발각될 때는 무장대로 오인을 받아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현임종 씨(86)는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현 씨는 1948년 4·3사건이 발발한 그해 겨울 제주시 노형동 고향 주민들과 함께 눈 덮인 한라산 아흔아홉골, 작은드레, 큰드레, 장구목 등지에서 피난 생활을 했다. 그는 “군인들의 수류탄을 피해 바위 밑에 밤새 숨죽이고 있다가 날이 밝자 절벽인 병풍바위 옆으로 돌아서 올라가 보니 이웃 주민들이 여러 명 죽어 있었고 아버지를 비롯한 몇 명만 주위를 헤매고 있었다”며 “죽은 사람들을 매장할 도구가 없어 부서진 쇳조각으로 땅을 파 가매장을 했다”고 증언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4·3사건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가 2000년부터 올해 3월까지 4·3사건 관련 희생자와 유족을 접수해 심의한 결과 사망 1만422명, 행방불명 3631명, 후유장애 195명, 수형자 284명 등 1만4532명이 희생자로 인정을 받았다. 유족은 8만451명이다. 토벌대 주둔소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보존 상태가 양호한 수악주둔소는 2018년 6월 국가등록문화재 제716호로 등재돼 관음사주둔소와 더불어 4·3사건 유적 탐방지가 됐다. 무장대 총책이었던 이덕구가 은신했던 아지트(해발 640m)에는 당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깨진 무쇠솥, 사기그릇 등이 남아 있다. 이곳은 ‘이덕구 산전(山田)’으로 불리며 현재 관련 단체 등의 교육 및 탐방 코스로 활용되고 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한라산은 해발 1950m로 남한 최고봉일 뿐 아니라 ‘한라에서 백두까지’라는 용어에서 알 수 있듯이 한반도를 대표하는 산이다. 한라산의 가치를 확인하고 국립공원으로 지정한 것이 1970년 3월 24일이다. 올해로 국립공원 지정 50주년을 맞은 한라산은 유네스코(UNESCO)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등의 핵심지역으로 지정되면서 국내외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동안 한라산의 가치를 논할 때 지형·지질, 동·식물, 오름(작은 화산체), 계곡 등 자연경관이 핵심이었다. 상대적으로 인문 분야에 대한 연구나 조사는 소홀했다. 한라산은 제주사람들에게 생명과 생활의 원천이다. 의식주 재료를 제공했으며 다치고 힘든 심신을 달래는 성소(聖所)이기도 했다. 한라산국립공원과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현장 답사, 증언 채록, 자료조사 등을 통해 한라산에 담겨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시리즈로 싣는다. 17일 오전 일반인 출입금지구역인 한라산 백록담 북벽 정상. 제주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이 곳에서 비스듬히 기울어진 높이 95㎝, 너비 45㎝인 비석이 시선에 들어왔다. 한반도 모양을 한 비석 전면에는 ‘한라산개방평화기념비’(漢拏山開放平和紀念碑)가 또렷하게 새겨져 있고 오른쪽 상단에는 태극기가 그려져 있다. 뒷면에는 ‘영원히 빛나리라. 제주도경찰국장 신상묵 씨는 4·3사건으로 8년간 봉쇄되었던 한라 보고를 갑오년 9월21일 개방하였으니 오즉 영웅적 처사가 아니리요(후략)’라고 쓰여 있다.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을 해제한 것을 기념해 당시 제주도경찰국장이 이듬해 백록담 북벽 정상에 비석을 세운 것이다. 이 비석은 한라산국립공원지역에 남아있는 대표적인 제주4·3사건(이하 4·3사건) 유물 유적 가운데 하나다. ● 4·3사건 유적 산재 비석 외에 ‘평정기념비’(平定紀念碑)라는 글자가 새겨진 또 다른 비석이 1949년 7월 23일 백록담 서벽 정상에 세워졌다. 이 비석은 현재 흔적을 찾지 못하고 있다. 언제 사라졌는지 조차 알려지지 않았지만 평정기념비를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을 확인한 결과 1958년까지 서벽 정상에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비석에 새겨진 평정기념비 위에 1952년에는 ‘승리’라는 글자를 쓴 흔적도 확인했다. 1958년 이후 평정기념비 행방은 사라졌다. 백록담 서벽 밑으로 밀어버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산악인 등이 수색했으나 여태까지 찾지 못하고 있다. 4·3사건 당시 토벌대와 무장대가 교전했던 제주시 아라동 관음사에는 토벌대 주둔소 흔적이 남아있다. 1949년 3월부터 잔여 무장대 토벌을 위한 2연대의 작전이 강화되면서 대대병력과 경찰 등이 주둔했던 곳이다. 2연대는 제주도의 곳곳에 진지를 구축하고 토벌의 근거지로 삼았다. 관음사 주둔지 외에도 서귀포 수악교 인근에 1대대를, 교래리와 산굼부리 사이에 3대대를 배치해 방어선을 구축했다. 관음사 일대는 4·3사건 발발 당시부터 무장대의 주요 길목이었고 한 때 무장대의 본거지가 되었던 어승생 진지와 가까운 작전상 중요 지역이었기 때문에 토벌대가 이 곳에 주둔한 것으로 보인다. 관음사 주변에 규모가 큰 숙영지는 가로 세로가 각각 25m 규모이고, 서너 명이 잠복할 수 있는 초소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 관음사 뒤편에는 숙영지와 초소가 비교적 훼손이 안 된 상태로 남아있다. 지금은 초소 등의 돌담은 무너져 내렸고 사이사이로 덩굴 식물 등이 자리 잡았다. 서귀포시 남원읍 수악주둔소는 40~50m의 돌담이 비교적 온전한 형태로 보전됐으며 숙영지 흔적도 확인할 수 있다. 군경 토벌대 주둔소는 주민들과 무장대의 연결을 차단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1952년 4월에는 전도에 32개가량 있었다.● 최대 격전지이자 피난처 한라산에서 기념비와 토벌대 주둔소를 제외하면 4·3사건을 시각적으로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한라산은 최대의 격전지이자 피난처였다.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옆 어승생악은 일제강점기 진지동굴이 남아있다. 진지동굴은 4·3사건 당시 무장대의 아지트였다. 일본군이 남기고 간 총검 등은 무장대의 무기가 됐다. 1945년 10월까지 제주지역에는 일본군 5만 명이 주둔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상당량의 무기 등을 진지동굴에 넣어서 입구를 봉쇄하거나 땅에 묻었다. 한라산에서 무장대 활동은 당시 토벌대 자료에 의존해 추적하거나 추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라산국립공원지역 물장오리와 테약장오름 사이 초지, 어승생악 주변 초지 등은 당시 무장대의 훈련 장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라산의 잔존 무장대원 60여 명은 부모 형제들로부터 생필품을 보급 받아 연명하고 있다가 6·25전쟁 발발 1개월 뒤인 1950년 7월 25일 민가 99동을 불태웠다. 무장대들은 남하하는 북한군들이 제주도에 상륙할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지속적으로 습격을 하며 교전을 벌였다. 경찰이 집계한 1950년 10월 1일부터 1951년 4월 22일까지 전과를 보면 무장대 사살 56명, 무기노획 소총 11정과 수류탄 2발 등이다. 당시 한라산 어승생악, 사라오름, 돌오름, 영실, 성판악 등에서 교전이 이뤄졌다. 현재 기록된 전과는 대부분 토벌대와 미군정 자료에 따른 것으로 사살되거나 생포된 사람 가운데 무장대원이 아니라 피신한 주민이 포함됐을 가능성도 있다. 당시 생포된 무장대원에 따르면 무장대는 죽과 소금으로 끼니를 이어가거나 말고기를 먹기도 했다. 숲이 우거진 깊숙한 곳에서 나뭇가지를 깔고 2인이 담요 1장을 덮고 잤으며 비 오는 날에는 담요를 지붕으로 삼았다. 한라산에서 방목을 하다가 통행금지 등으로 찾지 못한 말과 소 등이 무장대의 식량이었다.● 최대 피해자는 무고한 주민 군경토벌대와 무장대의 격전 속에 최대 피해자는 당시 주민들이었다. 1948년 11월부터 전개된 중산간(해발 200~600m) 마을 초토화 작전은 주민 2만여 명을 한라산으로 내몬 결과를 초래했다. 낮에는 토벌대, 밤에는 무장대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한라산으로 피신해 숨어 지내야 했다. 토벌대에 발각될 때는 무장대로 오인을 받아 죽임을 당하기도 했다. 현임종 씨(86)는 당시 상황이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현 씨는 1948년 4·3사건이 발발한 해 겨울 제주시 노형동 고향 주민들과 함께 눈 덮인 한라산 아흔아홉골, 작은드레, 큰드레, 장구목 등지에서 피난생활을 했다. 그는 “군인들의 수류탄을 피해 바위 밑에 밤새 숨죽이고 있다가 날이 밝자 절벽인 병풍바위 옆으로 돌아서 올라가보니 이웃주민들이 여러 명 죽어있었고 아버지를 비롯한 몇 명만 주위를 헤매고 있었다”며 “죽은 사람들을 매장할 도구가 없어 부서진 쇠 조각으로 땅을 파 가매장을 했다”고 증언했다. 현 씨는 당시 아흔아흡골 등을 헤매다 업고 다녔던 세 살배기 어린 조카를 피난처에 놔 둔 채 군인에게 붙잡혔다. 현 씨는 6·25전쟁이 발발하자 해병대 4기로 참전했다가 부상을 당해 제주에 돌아온 뒤 1952년부터 한라산을 수시로 오르내렸지만 어린 조카를 찾지 못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4·3사건을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무력충돌과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으로 규정했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가 2000년부터 올해 3월까지 제주4·3사건 관련 희생자와 유족 접수를 받아 심의한 결과 사망 1만422명, 행방불명 3631명, 후유장애 195명, 수형자 284명 등 1만4532명이 희생자로 인정을 받았다. 유족은 8만451명이다. 토벌대 주둔소 가운데 상대적으로 규모가 크고 보존상태가 양호한 수악주둔소는 2018년 6월 국가등록문화재 제716호로 등재돼 관음사주둔소와 더불어 4·3사건 유적 탐방지가 됐다. 무장대 총책이었던 이덕구가 은신했던 아지트(해발 640m)에는 당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되는 깨진 무쇠 솥, 사기그릇 등이 남아있다. 이 곳은 ‘이덕구 산전’(山田)으로 불리며 현재 관련 단체 등의 교육 및 탐방코스로 활용되고 있다.임재영기자 jy788@donga.com}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자연을 관찰하고 즐기는 자연친화적 관광 형태인 생태관광이 최근 인기 여행문화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습지, 오름(작은 화산체), 하천, 곶자왈(용암 암괴에 형성된 자연림), 숲길 등 다양한 자연자원을 갖춘 제주지역은 생태관광의 최적지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제주 생태관광 활성화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제주도는 참여형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해 주민 소득을 창출하는 생태관광 사업에 올해 52억 원을 투입한다고 19일 밝혔다. 제주도는 생태관광 육성에 관한 사항을 심의하고 자문을 하기 위해 관련 전문가와 단체 임원 등으로 제3기 생태관광위원회를 구성했다. 올해 생태관광 인증 시범 운영을 거쳐 인증 절차, 대상, 심사 등에 대한 세부 계획을 마련한다. 생태관광 육성을 위한 시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제주도 생태관광 육성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환경부도 제주지역 생태관광 활성화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동백동산습지’와 ‘저지곶자왈과 저지오름’, ‘효돈천과 하례리’ 등 3곳을 생태관광 지역으로 지정했다. 이곳은 환경 보전 가치가 높고 생태계 보호의 중요성을 체험·교육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탐방객 트레킹과 함께 지역 주민들이 안내하는 해설 프로그램, 로컬푸드 체험 등을 할 수 있다. 생태관광 사회적 경제기업인 ‘선흘곶’은 환경부의 지원을 받아 동백동산습지에서 생태관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탐방안내소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49만9000명이 동백동산습지를 다녀갔으며 9억6800만 원의 소득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동백동산습지는 2011년 람사르 습지보호구역, 2014년 세계지질공원 명소, 2018년 람사르 습지마을로 지정됐다.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최근 지역 활동가 42명, 지역 주민 93명, 모바일로 참여한 국민 7873명 등 모두 8008명이 참여한 가운데 ‘제주도 생태자산 100곳의 생태계 서비스 평가지도’를 제작했다. 지도 앞면은 오름, 해변, 숲 등 생태자산을 평가한 결과를 담았고 뒷면에는 지역 주민이 인식하는 생태자산별 선호도와 환경위협도 순위 등을 제시했다. 지역 주민의 생태자산 선호도는 금능으뜸원해변, 곶자왈도립공원, 사려니숲길 등의 순이었고 생태자산의 환경위협도가 높은 곳은 월정리해변, 이호테우해변, 함덕서우봉해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박근수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생태관광은 관광객이 심신을 치유하고 지역 주민은 참여형 환경 프로그램을 운영해 새로운 소득을 올리는 것이 핵심이다”라며 “지역주도 자립형 생태관광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생태관광 자원을 조사하고 특화한 생태관광 콘텐츠 등 프로그램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