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준

박형준 본부장

동아일보 AD본부

구독 15

추천

안녕하세요, 박형준 기자입니다. 일본 정치와 사회, 한국 산업과 경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loveso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97%
사설/칼럼3%
  • 미국, 中 겨냥 오키나와-필리핀 미사일망 구축 검토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일본 오키나와에서 필리핀으로 이어지는 지역에 대중국 미사일망 구축을 검토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5일 보도했다. 미국이 미사일망 구축에 실제로 나서면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에 따르면 아시아태평양지역을 관할하는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대중국 억지력 강화를 위해 2022회계연도(2021년 10월~2022년 9월)부터 6년간 273억 달러(약 30조 7000억 원)의 예산 요청서를 이달 초 미 의회에 제출했다. 이 신문이 입수한 요청서에는 “중국을 억지하기 위한 중요 군사능력에 (재정 측면의) 자원을 집중시킨다”는 내용이 담겼다. 미사일망 구축은 ‘중국이 선제공격을 하면 중국에도 엄청난 타격이 돌아간다는 생각을 갖게 하려는 목적’이라는 설명도 요청서에 들어 있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미국은 그동안 해군, 공군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항하는 전력을 구축해 왔다. 하지만 중국은 1250기 이상의 지상 배치 중거리 미사일을 앞세워 일본 오가사와라제도부터 괌을 잇는 제2열도선 내로의 미국 접근을 막는 태세를 갖추고 있다. 미국은 오랜 기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 가입했기 때문에 중거리 미사일이 없는 게 약점이다. 미국이 해군과 공군만으로는 중국에 대응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미사일망을 구축하려는 것으로 니혼게이자이는 분석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3-05
    • 좋아요
    • 코멘트
  • 접종후 사망 英402명 - 佛171명 - 獨113명… 백신과 인과성 확인된 사례는 한건도 없어

    해외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백신 접종과 사망의 인과성이 확인된 사례는 아직 없다. 3일 질병관리청 등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사망 사례가 가장 많이 보고된 나라는 영국이다. 영국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최근까지 약 1758만 명이 백신을 맞았다. 이 중 화이자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402명이 숨졌다. 약 351만 명의 접종이 실시된 프랑스에서는 171명이 사망했다. 독일에선 약 247만 명이 백신을 맞았는데 113건의 사망 사례가 신고됐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 대부분 화이자 백신 접종자다. 일본에서는 접종 시작 후 13일 만인 2일 처음으로 사망 사례가 보고됐다. 기저질환이 없었던 60대 여성이다. 지난달 26일 미국 화이자 백신을 맞았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백신 접종의 부작용 때문인지 평가할 수 없어 인과관계를 폭넓게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사망 사례로 인해 ‘가짜뉴스’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백신 접종 시작 후에도 근거 없는 허위사실이 온라인 등에서 상당수 유통되고 있다. 백신이 치매나 사지마비를 유발할 수 있다거나 심지어 “백신을 통해 뇌를 조종할 수 있다”는 괴담까지 등장했다. 모두 사실이 아니다. 이번 사망 사례가 65세 이상에 대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재검토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주목된다. 현재는 65세 미만에게만 접종 중이다. 그러나 최근 해외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고령층 효과를 입증하는 연구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연령의 재검토를 방역당국에 지시했다. 방역당국은 영국 등 해외 연구 결과를 검토한 뒤 65세 이상에 대한 접종 허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백신 접종 대상 확대를 앞둔 지금 불신이 커지는 걸 막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접종률이 떨어질 경우 백신 접종의 최종 목표인 집단면역 형성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진서 강동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을 벗어날 방법은 백신 접종뿐”이라며 “백신의 안전성과 효과성에 대한 정부 발표를 믿고 접종을 유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지운 easy@donga.com·김소영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21-03-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 도쿄올림픽 해외관중 없이 개최 가닥

    일본 정부가 7월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을 해외 관중 없이 치르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3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여론을 감안한 조치로 보인다. 마이니치는 이날 “일본 정부가 해외로부터 올림픽 관객을 받아들이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과 협의해 이번 달에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내 관객 입장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3일 오후 온라인으로 열린 올림픽 관련 최고위급 5자 회담에서도 관객을 얼마나 입장시킬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은 회담 후 “해외 관객 입장 여부는 이달에, 관객 수 상한은 다음 달에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관중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온라인 회의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앤드루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 하시모토 조직위원장,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올림픽담당상이 참석했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올림픽 개최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해외로부터의 바이러스 차단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에 “현 상황에서 외국으로부터 관객을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마이니치는 또 “IOC도 도쿄 올림픽이 실패하면 내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2024년 파리 올림픽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며 “IOC는 일본 정부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3-0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도쿄올림픽, 해외 관중 없이 치러지나…“日정부, 이달 중 최종 결론”

    일본 정부가 7월로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해외 관객 없이 치르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3일 보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여론을 감안한 조치다. 마이니치는 이날 “일본 정부가 해외로부터 올림픽 관객을 받아들이지 않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과 협의해 이번 달 안에 최종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국내 관객 입장에 대해서는 계속 검토하기로 했다. 3일 저녁 온라인으로 열린 올림픽 관련 최고위급 5자 회담에서도 관객을 얼마나 입장시킬지가 최대 쟁점이었다.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은 회담 후 “해외 관객은 이달 중, 관객 수 상한은 다음달 중에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무관중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날 온라인 회의에는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앤드류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 하시모토 조직위원장,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올림픽담당상이 참석했다. NHK는 국내외 감염 상황과 해외에서 일본으로의 왕래가 어느 정도까지 허용될지가 해외 관객 입장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본 국내외 코로나19 상황은 여전히 심각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는 3일 “감염방지 대책이 극히 중요한 국면에 있고, 병상 압박도 심하다”며 “국민의 목숨과 생활을 지키기 위해 2주 정도 긴급사태 연장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7일까지 도쿄도 등 수도권 4개 지자체에 긴급사태를 발령했는데, 이를 연장할 의향을 내비친 것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변이 바이러스도 확산되고 있다. 일본 국민 여론이 도쿄올림픽 개최에 부정적이란 점도 일본 정부로선 껄끄러운 대목이다. 요미우리신문이 3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확대 우려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응답이 58%였고 ‘감염 방지 대책을 철저히 하고 개최하는 것이 좋다’는 40%에 그쳤다. 마이니치는 “(일본 정부가) 올림픽대회 개최를 최우선 순위로 두고, 해외로부터의 바이러스 차단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마이니치신문에 “현 상황에서 외국으로부터 관객을 받아들이는 것은 무리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이니치는 또 “IOC도 도쿄올림픽이 실패하면 내년 베이징 겨울올림픽, 2024년 파리올림픽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며 “IOC는 일본 정부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도쿄올림픽은 선수단이 1만 명 이상, 방일하는 해외 관객은 100만 명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 정계와 경제계는 해외 관객이 일본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관객 없이 올림픽을 치른다면 경제 효과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3-03
    • 좋아요
    • 코멘트
  • 日총리 측근 총무성 고위 관료도 ‘고액 접대’ 받아…스가 타격 불가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의 측근인 총무성 고위 관료가 일본 최대 통신사 NTT의 자회사로부터도 고액 접대를 받았다고 3일 발매된 시사주간지 슈칸분슌 최신호가 폭로했다. 총무성 관료들이 수시로 접대를 받고 있다는 언론 지적이 잇따르면서 행정부 수반인 스가 총리도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슈칸분슌에 따르면 스가 정권의 간판 정책인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주도하며 스가 총리의 측근으로 꼽히는 총무성의 다니와키 야스히로(谷脇康彦) 총무심의관은 지난해 7월 3일 NTT데이터의 고문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 4명이 약 4시간에 걸쳐 식사와 술을 즐겼고, 19만3000엔(약 200만 원)을 결제했다. 한 사람당 4만8250엔에 해당하지만 다니와키 심의관은 회비 명목으로 5000엔만 지불했다. 다니와키 심의관은 스가 총리의 장남 세이고(正剛) 씨가 재직 중인 방송 관련 회사 도호쿠신샤로부터 접대를 받아 최근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그는 네 차례에 걸친 회식에서 음식비와 택시 쿠폰, 선물 등 총 11만8000엔의 접대를 받은 것으로 총무성의 조사 결과 드러났다.슈칸분슌은 “야마다 마키코(山田眞貴子) 전 내각공보관도 작년 6월 4일 NTT 사장으로부터 2만4000엔짜리 코스 요리와 1병당 3만6000엔짜리 와인 등을 접대받았다”고 지적했다. 야마다 전 공보관 역시 도호쿠신샤 측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공보관 직을 1일 사퇴했다.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26일 “(이해관계자로부터 접대 받는 것을 금지하는) 공무원 윤리규정이 유명무실화됐다”며 “일련의 불상사는 ‘빙산의 일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은 방송사업자가 총무성 관료를 자주 접대하는 이유에 대해 “총무성이 결정하는 전파 이용료와 주파수 할당방식 등은 경영에 직결되는 중요한 사안이어서 각사 대관 담당은 총무성 관료와 접점을 만들어 조금이라도 빨리 정보를 얻어내려 한다”고 분석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3-03
    • 좋아요
    • 코멘트
  • ‘韓 수출규제’ 주도한 아베 측근 미쓰비시 간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최측근으로,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총지휘한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63·사진) 씨가 한국 법원으로부터 징용 배상 판결을 받은 미쓰비시중공업 고문으로 내정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일 보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고문 취임 시기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며 “미쓰비시중공업은 과거에도 경제산업성 출신 인사 등 전 관료를 고문으로 영입해 왔다”고 전했다. 경제산업성 출신인 이마이 씨는 2006년 1차 아베 정권 때 총리비서관을 지낸 데 이어 2012년 말 2차 아베 정권에서도 5명의 총리비서관 중 가장 높은 정무비서관으로 복귀했다. 공식적으로 정권 2인자는 관방장관이었지만 ‘숨은 2인자’는 이마이 비서관이었다. 아베 전 총리의 외교 전략에 깊이 관여했고, 2019년 7월 발표된 일본 정부의 대한국 수출 규제를 총지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해 9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이 들어서면서 총리 관저를 떠나 내각관방의 ‘참여’(고문)로 자리를 옮겼다. 아베 정권에서 강제징용 소송 대응에도 관여했던 이마이 씨가 미쓰비시중공업에 합류하면서 향후 이 회사의 소송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일본 정부의 방침을 참고해 가며 소송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3-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 “文, 한일협력 강조… 구체적 제안은 없었다”

    일본 정부와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1일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지만 현재 양국 관계가 징용 소송과 위안부 문제 등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며 “중요한 것은 양국 간 현안 해결을 위해 한국이 책임지고 구체적으로 대응하는 것”이라고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또 “현안 해결을 위한 한국 측의 구체적인 제안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HK는 문 대통령의 기념사에 대해 “위안부 문제와 태평양전쟁 때 ‘징용’을 둘러싼 문제는 직접 언급하지 않고, 외교로 현안을 해결한다는 그동안의 입장을 반복하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교도통신은 “역사 문제와 분리해 일본과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했지만, 일본 정부를 향한 구체적인 요구나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위안부, 징용 등) 사태 타개 전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일본 언론은 문 대통령이 도쿄 올림픽을 언급한 부분을 주목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문 정권은 남북관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며 “도쿄 올림픽 개회식에 각국 정상급을 초대해 북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이런 방안에 대한) 찬성을 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HK는 “문 대통령으로선 북한과의 관계 개선의 계기로 여기고 있는 도쿄 올림픽과 한미일 3개국의 연대를 중시하는 미국 조 바이든 정권을 염두에 두고 일본 측의 협력을 얻어내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가토 장관의 기자회견에서도 한 기자가 ‘문 대통령 연설에서 올림픽이 (남북, 한일 등) 대화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며 이에 대한 일본 정부의 견해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가토 장관은 즉답을 피한 채 “올림픽 성공을 위해선 대회 참가국과 지역의 이해 및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그동안 말해 왔다”고 했다. 지지통신은 “문 대통령이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라고 말하며 과거 수십 년 동안의 한일 간 경제협력 관계를 언급했다”고 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3-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언론 “文, 한일협력 강조… 해결책 제시는 없었다”

    일본 언론들은 문재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속보로 전하면서 “징용이나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해결책 제시는 없었다”고 평가했다. NHK는 1일 “문 대통령이 냉각된 양국 관계에 대해 ‘언제나 일본 정부와 마주앉아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전한 뒤 “다만 위안부 문제와 태평양전쟁 때 ‘징용’을 둘러싼 문제는 직접 언급하지 않고, 외교로 현안을 해결한다는 그동안의 입장을 반복하는데 그쳤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역사 문제와 분리해 일본과 협력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강조했지만, 일본 정부를 향한 구체적인 요구나 새로운 제안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위안부, 징용 등) 사태 타개 전망은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징용, 위안부 등 현재 양국 관계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일본 최대 일간지인 요미우리신문은 “(문 대통령이)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징용 소송에 대해 ‘(일본 기업의 자산이) 강제집행 돼 현금화되는 것은 한일 관계에 있어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외교적으로 해결을 바라는 의향을 분명히 했다”며 “하지만 이번 연설에서는 ‘한국 정부는 피해자 중심주의의 입장에서 해결책을 모색해 나간다’고 말해 일본 기업의 배상을 강하게 요구하는 소송 원고 측을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본 언론은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을 언급한 부분을 주목하기도 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문 정권은 남북관계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며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각국 정상급을 초대해 북한 문제를 이야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이런 방안에 대한) 찬성을 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NHK는 “문 대통령으로선 북한과 관계 개선의 계기로 여기고 있는 도쿄올림픽과 한미일 3개국의 연대를 중시하는 미국 조 바이든 정권을 염두에 두고 일본 측의 협력을 얻어내려는 생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지통신은 “문 대통령이 ‘한국의 성장은 일본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일본의 성장은 한국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라고 말하며 과거 수십 년 동안의 한일 간 경제협력 관계를 언급했다”고 전했다. 또 “징용, 위안부 등에 대해 ‘피해자 중심주의’를 언급하면서도 일한 협력 노력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3-01
    • 좋아요
    • 코멘트
  • ‘스가의 입’ 야마다도 스가 장남 접대 받아

    일본 내각의 정책을 홍보하는 차관급 공무원 야마다 마키코(山田眞貴子·61) 내각공보관이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장남 등으로부터 과거에 부적절한 접대를 받아 구설에 올랐다. 야마다 씨는 스가 총리가 발탁한 이른바 ‘스가 키드’여서 스가 총리에게도 부정적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아사히신문은 여당 내에서도 ‘(야마다 공보관을) 사임시키는 편이 낫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25일 보도했다. 야마다 공보관은 25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스가 총리의 장남 스가 세이고(菅正剛) 씨를 포함한 방송 관련 회사 ‘도호쿠신샤’ 관계자 4명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사실에 대해 사죄했다. 그는 “국가공무원윤리법 위반 행위로 공무원의 신용을 훼손했다는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다 공보관은 총무성에서 총무심의관으로 재직할 때인 2019년 11월 도호쿠신샤 측과 도쿄의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회식을 했다. 5명 식사비가 37만1013엔(약 388만 원)이었다. 야마다 공보관은 7만4203엔의 식사 접대를 받은 셈이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쓰지모토 기요미(십元淸美) 부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생계 곤란을 겪는 이에게 주는 지원금이 5만 엔인데, 한 번에 7만 엔 식사 대접을 받았다. 국민의 신뢰가 사라질 것”이라고 비난했다. 1984년 우정성(현 총무성)에서 공직을 시작한 야마다 씨는 2013년 11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여성 최초로 총리 비서관으로 발탁돼 이름을 알렸다. 2년 근무 후 총무성으로 되돌아가 총무성 첫 여성 국장, 넘버2인 총무심의관에 임명됐다. 스가 총리는 그를 높이 평가해 지난해 9월 스가 정권이 탄생하자 내각공보관에 기용했다. 그가 작년 봄 한 사단법인 모임의 젊은층을 위해 보낸 메시지도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다. “회식도 절대 거절하지 않는 여성으로 살았다. 거절하는 사람은 두 번 다시 초청받지 못한다. 행운을 만날 기회도 그만큼 줄어든다”고 했다는 것이다. 쓰지모토 부대표는 “술자리에 가지 않으면 출세할 수 없다는 취지다. 같은 여성으로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2-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바이든, 韓日등과 ‘中배제 반도체-배터리 연대’ 띄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24일 오후(현지 시간·한국 시간 25일 오전) 동맹국과 연대해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희토류, 의료용품 등 4개 핵심 소재 및 부품의 공급망을 새로 짜는 행정명령에 서명한다. 핵심 소재와 부품의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의도이지만 이 과정에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당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 4개 분야 공급망을 100일간 평가해 이 업종에 속한 미 기업이 해외 공급자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국방, 공중보건, 정보기술(IT), 교통, 에너지, 식량생산 등 6개 분야의 공급망 역시 재평가하기로 했다. 주요 공급망에서 위험을 발견하면 미 기업으로 하여금 중국 같은 나라에서 미 본토나 동맹국으로 생산 및 공급 거점을 옮기도록 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앞서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역시 이 행정명령 초안을 입수해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 대만 일본과는 반도체 협력을, 호주와는 희토류 협력을 강화할 것이며 동맹국에 중국과의 거래를 줄일 것을 요청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동맹국과 소재 및 부품 공급망 정보를 공유하고 비상시 신속하게 빌려주고 빌려 쓰는 체계를 만든다는 것이다. 미국이 사실상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 재편에 나선 이유는 이 사안이 국가안보와 직결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미국은 희토류와 의료용품의 각각 80%, 90%를 중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중국은 2010년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놓고 영토 분쟁을 벌인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제한했다.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역시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세계 차량용 반도체 생산이 감소하는 바람에 현재 미국 내 차량용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각한 것도 미국의 공급망 재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과 만나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점유율은 대만(22%)과 한국(21%)이 각각 1, 2위다. 일본과 중국이 공동 3위(15%), 미국(12%)이 그 다음이다. 중국이 2030년 이 비율을 24%까지 끌어올려 세계 1위가 될 것으로 BCG는 전망했다. 미국은 지난해 서부 애리조나주에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회사인 대만 TSMC 공장을 유치하는 등 대만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21-02-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 도요타, 미래도시 착공… 車산업 탈피 시동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연결된 미래도시 건설을 시작했다. ‘100년에 한 번’ 있을 만한 자동차 대변혁기를 맞아 전기자동차와 탈(脫)탄소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움직임이다. 24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도요타자동차는 시즈오카현 스소노시에 있는 히가시후지공장 부지에서 전날 도요다 아키오(豊田章男)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우븐 시티(Woven City)’ 착공식을 열었다. 우븐 시티는 ‘그물망 도시’라는 뜻으로 도요타가 구상하는 미래형 스마트 도시 모델이다. 도요다 사장은 작년 1월 가전 정보기술(IT) 전시회인 ‘CES 2020’ 개막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우븐 시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도요타는 히가시후지공장 부지를 포함해 70만8000m²에 우븐 시티를 조성한다. 수소연료와 태양광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고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로봇, 스마트홈 등의 혁신 기술을 실험하는 환경도 갖춘다. 지상에는 자율주행 차량, 보행자, 보행자와 개인 이동장비가 다닐 수 있는 3종류의 전용도로가 조성된다. 도요타는 우븐 시티에 2025년까지 약 360명이 거주하고, 향후 2000명 규모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요타는 다른 업종과의 협업을 위해 통신업체 NTT를 비롯한 3000개 이상의 법인과 개인이 우븐 시티 조성에 참여토록 할 예정이다. 아사히는 “도요타가 도시를 만들어 이곳에서 실제 사람들이 살면서 첨단기술을 시험하고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라며 “자동차를 만들어 파는 지금까지의 비즈니스 모델만으로는 미래를 대비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이번 우븐 시티 건설 배경에 깔려 있다”고 분석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2-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올림픽조직위장, 아사다 마오에 아베 포옹 강요”

    성추행 전력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57·사진) 일본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이 2014년 4월 피겨스케이팅 간판스타 아사다 마오(淺田眞央·31) 선수에게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와 포옹하도록 강요했다고 시사주간지 슈칸분슌이 24일 보도했다. 최근 슈칸분슌은 하시모토 위원장이 이 사건이 있기 두 달 전 남성 피겨스케이팅 선수 다카하시 다이스케(高橋大輔·35)에게 술에 취해 수차례 키스를 퍼부었다고도 전했다. 하시모토 위원장이 양성평등을 중시하는 올림픽정신에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당시 아베 총리는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수상자를 도쿄 총리관저로 초대해 기념품을 증정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하시모토 당시 참의원 의원이 아사다 선수에게 “총리와 포옹하라”고 권했다. 깜짝 놀란 아사다 선수가 거절했고 아베 전 총리도 손사래를 쳤다. 그러자 하시모토 의원은 또 다른 여성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부추겨 총리와 포옹하게 만들었다. 이 와중에 2014, 2018년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부문에서 2연속 금메달을 딴 하뉴 유즈루(羽生結弦·27) 선수가 “내가 총리와 포옹하면 아사다 선수도 해야 한다”고 말한 뒤 아베 전 총리와 포옹했다. 결국 아사다 선수도 어쩔 수 없이 아베 전 총리와 포옹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2-2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성추행 논란’ 하시모토, 과거 아사다 마오에 아베와 포옹 강요

    성추행 전력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57·사진) 일본 도쿄 올림픽 조직위원장이 2014년 4월 피겨스케이팅 간판스타 아사다 마오(淺田眞央·31) 선수에게 아베 신조(安倍晋三) 당시 총리와 포옹하도록 강요했다고 시사주간지 슈칸분슌이 24일 보도했다. 최근 슈칸분슌은 하시모토 위원장이 이 사건이 있기 두 달 전 남성 피겨스케이팅 선수 다카하시 다이스케(高橋大輔·35)에게 술에 취해 수차례 키스를 퍼부었다고도 전했다. 하시모토 위원장이 양성평등을 중시하는 올림픽정신에 맞지 않는 인물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당시 아베 총리는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수상자를 도쿄 총리관저로 초대해 기념품을 증정했다. 이 자리에 참석했던 하시모토 당시 참의원 의원이 아사다 선수에게 “총리와 포옹하라”고 권했다. 깜짝 놀란 아사다 선수가 거절했고 아베 전 총리도 손사래를 쳤다. 그러자 하시모토 의원은 또 다른 여성 피겨스케이팅 선수를 부추겨 총리와 포옹하게 만들었다.이 와중에 2014, 2018년 남자 피겨스케이팅 싱글 부문에서 2연속 금메달을 딴 하뉴 유즈루(羽生結弦·27) 선수가 “내가 총리와 포옹하면 아사다 선수도 해야 한다”고 말한 뒤 아베 전 총리와 포옹했다. 결국 아사다 선수도 어쩔 수 없이 아베 전 총리와 포옹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2-24
    • 좋아요
    • 코멘트
  • 쿠베르탱과 모리의 공통점[오늘과 내일/박형준]

    지난달 초 일본에서 열린 ‘하코네 역전마라톤’은 한 편의 드라마와 같았다. 도쿄에서 출발해 하코네를 찍고 돌아오는 217.1km 코스를 10개 구간으로 나눠 이어 달리는 경기인데, 21개 대학이 맞붙었다. 9번째 구간을 끝낸 시점에서 1위 소카대는 2위 고마자와대에 3분19초 앞서 있었다. 갈수록 격차가 벌어지고 있었기에 뒤집기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마지막 10번째 구간 23km 코스에서 고마자와대 선수는 역전 우승을 했다. 인터넷에 ‘기적’이란 단어가 수두룩하게 등장했다. 그런데 선수보다 더 주목을 끈 것은 고마자와대 오야기 히로아키(大八木弘明) 감독의 응원 메시지였다. 그는 승합차를 타고 선수 옆을 따라가며 목이 쉬도록 응원했다. “(출발 후 13.3km 지점에서) 1분57초 차이야. 달려. 역전할 수 있어.” “(1위 선수가) 보인다, 보인다. 침착하게 달려. 15초 차이다. 남자라면 달려.” “(1위 선수를 앞지르자) 해냈다, 해냈어. 너는 남자다.” 일본 언론들은 ‘너는 남자다’를 감독의 애정이 담긴 메시지로 묘사했다. 주위에 물어보니 성별의 의미가 아니라 ‘멋지고 훌륭한 사람’이라고 해석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기자는 위화감을 느낀다. 왜 멋진 사람을 남자라고 부를까. 이런 의식구조를 갖다 보니 일본에서 남녀 불평등이 고착화되는 것 아닐까.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도쿄의과대는 2006년 입시부터 여성 수험생에게 20% 낮게 점수를 준 사실이 2018년 드러났다. 결혼하면 부부가 같은 성(姓)을 가져야 하는데, 열이면 열 부인이 남편의 성으로 바꾼다. 여성이 선거에 출마하면 여성조차도 그에게 표를 주지 않는다. 작년 10월 여성 국회의원(양원제일 경우 중의원 또는 하원의원 기준) 비율은 9.9%에 그친다. 프랑스(39.5%), 영국(33.9%), 미국(23.4%), 한국(19.0%) 등에 비해 낮다. 모리 요시로(森喜朗) 전 도쿄올림픽조직위원장이 최근 “여성이 많은 이사회는 (회의 진행에) 시간이 걸린다”고 말한 것도 이런 사회 분위기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문제가 커지자 두 차례 기자회견을 열고 “사죄한다”고 말했지만, 질의응답에선 ‘내 발언이 뭐가 문제냐’는 투가 느껴졌다. 오야기 감독이 뛰어난 선수에게 “너는 남자다”라고 외쳤다면, 모리 전 위원장은 ‘여성은 남편을 모시고, 집안일을 하라’고 말하는 것 같다. 사실 스포츠는 철저하게 남성 중심이었다. 첫 근대 올림픽이었던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여자 선수는 ‘제로(0)’였다.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선 997명의 출전 선수 중 여성은 22명에 그쳤다. 근대 올림픽의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은 “대중 앞에서 여자 경기를 보여주는 것은 대회 품위를 떨어뜨린다”, “여성의 역할은 우승자에게 꽃다발을 걸어주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성 선수들은 끊임없이 도전했다. 여성 선수 비율은 1952년 헬싱키 올림픽에서 10%를 넘었고,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20%를 넘었다. 마라톤(1984년), 유도(1992년), 축구(1996년), 역도(2000년), 레슬링(2004년), 복싱(2012년) 등에도 여성이 출전할 수 있게 됐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선 처음으로 26개 모든 정식 종목에 여성이 출전했다. 올해 7월로 예정된 도쿄 올림픽은 여성 선수의 참가 비율을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유도, 탁구, 경영(競泳), 트라이애슬론 등 종목에선 남녀 혼합 종목도 신설됐다. 한 팀에서 남녀 선수가 같이 뛰는 것만큼 남녀평등을 잘 보여주는 사례도 없을 것이다. 제도는 훌륭하게 갖췄다. 다만, 일본 국민들의 잠재의식과 일부 사회 지도자의 성 인식에서 100년 전 쿠베르탱이 보이는 것 같아 안타깝다. 박형준 도쿄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2-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관방 “독도는 일본 땅” 또 억지… 韓, 日총괄공사 초치해 강력 항의

    일본 정부가 22일 지방자치단체 주최 ‘다케시마(竹島·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행사를 계기로 또다시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주장을 했다. 일본 정부 대변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관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케시마는 역사적 사실에 비춰도, 국제법상으로도 명백한 일본 고유의 영토”라며 “각국에 있는 일본대사관에 의한 대외 발신과 더불어 국내 전문가의 해외 파견, 해외 언론인 일본 초빙, 영어와 프랑스어 등 11개 언어로 다케시마 관련 동영상과 팸플릿 작성·배포·발신 등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시마네 현민회관에선 다케시마의 날 행사가 열렸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은 와다 요시아키(和田義明) 내각부 정무관(차관급)을 파견했다. 이 행사에는 9년 연속으로 내각부 정무관이 참석했다. 한국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성명을 내고 “(일본 정부가) 독도에 대한 부질없는 도발을 반복하는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하며, 행사를 즉각 폐지할 것을 다시 한 번 엄중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로 소마 히로히사(相馬弘尙)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초치해 항의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2-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보잉사, ‘파편추락’ 보잉 777 운항중단 권고

    미국 보잉사가 최근 운항 중 엔진 고장을 일으킨 777기종의 운항 중단을 권고했다고 22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대한항공 등 국내 항공사들도 해당 기종을 보유하고 있다. 이날 보잉사는 미국 프랫앤드휘트니의 PW4000 계열 엔진을 장착한 보잉 777-200, 777-300의 운항 중단을 권고한다고 발표했다. 보잉사는 해당 엔진을 탑재한 기종이 전 세계에 128대 있는데 이 중 69대만 운용 중이고 나머지 59대는 운항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의 엔진은 20일 미국 덴버에서 하와이 호놀룰루로 비행하던 중 엔진 날개가 부러지며 고장을 일으킨 유나이티드항공 328편 여객기에 장착됐다. 당시 엔진에 불이 붙고 파편이 주택가로 떨어졌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다. 기체 노후화로 단계적 감축이 진행 중인 777기종은 미국과 한국, 일본만 운항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유나이티드항공이 24대를 운항하다 이번 사고 뒤 운항을 중단했다. 한국은 대한항공이 16대, 아시아나항공 9대, 진에어가 4대를 보유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22일 각 항공사에 기체 점검 강화를 요청했고 항공사들도 자체적으로 운항을 줄이고 있다. 대한항공은 16대 모두 운항하지 않기로 했다. 아시아나항공도 777기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진에어는 추이를 살피며 대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인 21일 일본 국토교통성은 777기종 운항 중단을 명령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 서형석 기자}

    • 2021-02-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또 고개숙인 스가… 이번엔 ‘장남의 공무원 접대’ 사과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일본 총리가 이번에는 아들이 관련된 문제로 22일 국회에서 사죄했다. 장남이 근무하는 방송 관련 회사로부터 총무성 간부들이 부적절한 접대를 반복적으로 받은 것 때문이다. 접대를 받은 공무원들이 녹음파일 증거가 공개되기 전까지 거짓말로 일관한 데 대해서도 비판이 거세다. 내각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스가 총리는 또 하나의 악재를 만났다. 총무성은 이날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스가 총리의 장남 스가 세이고(菅正剛) 씨가 근무하는 방송 관련 회사 ‘도호쿠신샤’로부터 총무성 공무원들이 접대 받은 문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총무성은 모두 13명의 직원이 접대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알려진 4명에서 9명이나 더 늘어난 것이다. 접대 회식 건수는 모두 39차례에 이른다. 총무성은 13명 중 야마다 마키코(山田眞貴子) 내각공보관(전 총무성 총무심의관)을 포함한 11명은 국가공무원 윤리규정상 ‘이해관계자로부터의 접대’를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했다. 이들에 대해선 이르면 24일 징계 처분이 내려진다. 스가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장남과 관련해 결과적으로 공무원이 윤리법에 위반되는 행위를 한 것이 됐다. 마음으로부터 사죄한다”고 말했다. 스가 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5명이 넘는 이들과 함께 회식을 하고, 여당 의원들이 잇달아 심야에 술집을 방문해 수차례 사죄했는데 장남 관련 문제로 또 고개를 숙인 것이다. 야당은 스가 총리가 이번 문제에 관련돼 있는 게 아닌지 추궁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오쿠노 소이치로(奧野總一郞) 의원은 “(총무성 간부는) 스가 씨가 묵인했기 때문에 (부적절한 회식을) 해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한 것 아닌가. 총리에게 원인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스가 총리는 “아들과 회사 얘기는 전혀 하지 않는다. 보고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이번 일은 일본 시사주간지 슈칸분슌이 3일 총무성의 다니와키 야스히로(谷脇康彦) 총무심의관 등 간부 4명이 작년 10∼12월 도호쿠신샤 측과 수차례 회식하고 식사비를 내지 않았다고 보도하면서 알려졌다. 이들은 도쿄의 고급 음식점에서 1인당 4만 엔(약 42만 원)의 식사 접대와 택시 이용권, 선물을 받았다. 접대 자리 중 최소 네 차례는 세이고 씨가 동석했다. 세이고 씨는 스가 총리가 2006년 제1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에서 총무상으로 취임했을 때 총무상 비서관으로 기용됐다. 약 9개월간 아버지의 비서관으로 일한 뒤 2008년 도호쿠신샤에 입사했다. 위성방송 및 TV프로그램 제작 사업을 하고 있는 도호쿠신샤는 총무성으로부터 인가를 받아야 하는 위성방송 채널 3개를 갖고 있다. 세이고 씨는 위성방송 채널 한 곳의 임원이다. 다니와키 총무심의관 등 4명의 간부는 회식 자리에서는 도호쿠신샤 사업 얘기가 화제에 오른 적이 없다고 주장했는데 회식 때 오간 대화가 담긴 음성파일이 추가 폭로되면서 거짓이 드러났다. 입헌민주당의 혼다 히라나오(本多平直)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이번 사태는 가케학원, 모리토모학원 스캔들과 동일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케학원 스캔들은 아베 전 총리가 그의 40년 지인이 이사장인 학교법인에 특혜를 주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이고 모리토모학원 스캔들은 아베 전 총리 부부가 지방 사학재단의 국유지 헐값 매입 과정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사건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2-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中견제 쿼드 4개국, 이르면 이번달 정상회의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안보협의체 쿼드(Quad) 회원국인 미국, 일본, 호주, 인도 외교장관이 18일 화상회담을 열고 4개국 정상회의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는데 합의했다. 장관급 회담을 연례화하는 방안을 재확인하고,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유럽 등 다른 국가들과 협력도 늘리기로 했다. NHK는 “4개국이 이르면 이번 달에 온라인 정상회담을 여는 방향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은 이날 회담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주최한 이번 회담은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 실현을 위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강한 기여를 보여준다”며 “4개국 정상들의 협력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도 “4개국은 항행의 자유와 영토의 보전을 포함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 지역을 증진하는데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이를 위해 장관급 회담은 최소 연 1회, 고위급과 실무급 회의도 정기적으로 하자고 약속했다”고 밝혔다.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견제하기 위한 협의체로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장관급 회담이 열린 건 처음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2-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가장 빛날 때, 창업 초심으로… 새로운 도전 나선 IT 황제들[글로벌 포커스]

    세계적 정보기술(IT) 기업의 창업자가 속속 최고경영자(CEO)와 회장 자리를 내놓고 있다. 이달 2일 세계 최고 부호인 미국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창업자 겸 CEO(57)가 “올해 3분기(7∼9월) 중 CEO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재일교포 3세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회장(64) 역시 “2021 회계연도가 시작되는 4월 1일 회장에서 물러난다”고 공개했다. 앞서 2019년 구글의 동갑내기 창업자 래리 페이지(48)와 세르게이 브린(48) 역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45세인 2000년 CEO에서 사임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2014년 이사회 의장직마저 내놓고 빌앤드멀린다게이츠 자선재단 일에 바쁘다. IT 거물 창업자들이 한창 나이에 스스로 왕좌에서 내려오는 이유는 뭘까. 한 사람이 감당하기에 기술 변화 속도가 너무 빠른 요즘, 창업자는 중장기적 혁신 과제에 집중하고 기존 사업 관리는 신임 CEO에게 맡기는 일종의 ‘역할 분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동엽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이 있듯 공격적 성장을 추구하는 창업자는 수성을 위해 안정적 관리에 뛰어난 사람을 CEO로 임명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조스 “우주사업 주력”…머스크와 경쟁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베이조스는 최근 수년간 CEO의 일상 업무에 그다지 관여하지 않고 특정 제품의 개발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그는 2014년 아마존이 출시한 스마트폰 ‘파이어폰’에 깊게 관여했다. 시장에 안착한 인공지능(AI) 스피커 ‘에코’(알렉사) 역시 베이조스의 착상에서 비롯됐다. 반면 세세한 회사 일은 알지 못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 지난해 7월 그가 IT 공룡의 시장 독점 문제로 하원에 출석했을 때 답변 모습을 보고 “아마존의 주요 서비스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잘 모르는 듯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베이조스는 직원에게 보낸 사퇴의 변에서 2000년 설립한 우주개발기업 블루오리진, 2013년 인수한 워싱턴포스트(WP), 지난해 설립한 환경보호기금 ‘베이조스 지구기금’ 등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블루오리진이 향후 그의 주력 업무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조스는 자신이 보유한 아마존 주식 일부를 매각해 연간 예산이 10억 달러(약 1조1000억 원)에 이르는 블루오리진의 운영 자금을 댔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블루오리진 업무 회의에도 참석했다. 그는 2018년 “인류 문명을 역동적으로 만들 블루오리진이 아마존보다 나에게 더 중요할 것”이라며 애착을 보였다. 베이조스가 자신을 세계 최대 부호로 만들어준 물류사업 대신 우주사업에 인생 2막을 걸기로 한 것은 자신에 이은 세계 2위 부호이자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50)와의 경쟁에서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머스크가 설립한 우주회사 ‘스페이스X’가 블루오리진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도 베이조스의 승부욕을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페이스X는 지난해 유인(有人) 로켓 발사에 성공했다. 블루오리진도 올해 4월 유인 로켓 발사를 계획하고 있다. 두 회사는 화성 탐사 등을 두고도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고 있다.○ 손정의 “AI와 비전펀드에 집중” 손정의 회장 역시 현재 주력 사업인 통신업 대신 AI에 치중하고 싶다는 뜻을 나타냈다. 손 회장이 2004년 인수해 과거 일본텔레콤에서 사명을 바꾼 소프트뱅크는 현재 NTT도코모, KDDI와 함께 일본 3대 통신사로 군림하고 있다. 1981년 손 회장이 창업한 소프트뱅크그룹의 핵심 회사이기도 하다. 그는 2006년 영국 이동통신업체 보다폰저팬을 2조 엔에 인수하고, 2012년 미국 3위 통신기업 스프린트를 200억 달러에 인수하는 등 세계 각국의 통신업체를 사들이는 데 주력했다. 그가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직은 유지하면서 소프트뱅크 회장 자리를 내놓은 것은 AI 및 비전펀드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서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손 회장은 2019년 12월 도쿄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AI 시대의 도래는 피할 수 없다. ‘늑대의 야성’을 지니고 AI 시대를 준비하는 사람만이 밝은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AI 시대의 가장 빛나는 기술과 기업을 모아놓은 것이 자신의 비전펀드라며 “300년을 이어갈 기업을 만들겠다”고 장담했다. 손 회장이 2016년 AI, 로봇 등에 필수불가결한 반도체를 생산하는 영국 반도체업체 ARM을 인수한 것도 AI 사업에 대한 그의 열의를 보여준다는 관측이 나온다. 해외 유명 IT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해온 비전펀드의 투자처 선정이 손 회장의 직관에 전적으로 의존해 왔다는 점도 ‘소프트뱅크 실무’라는 짐을 내려놓으려는 결정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변동성이 큰 IT 사업의 특성상 비전펀드의 실적이 소프트뱅크그룹 전체의 실적을 좌지우지할 때가 많다는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1분기(1∼3월) 비전펀드는 무려 1조1159억 엔의 손실을 냈다. 핵심 투자처였던 미 사무실 공유 기업 위워크, 미 차량 공유 업체 우버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이런 위험 요인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탄탄한 내수 시장을 보유한 소프트뱅크 업무는 후순위로 두고 비전펀드에 집중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후임자는 관리형 거물 창업자의 후임자로 선정된 인물이 관리형, 실무형 인재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명 연예인 못지않은 인지도를 보유한 창업자와 달리 업계 밖에서는 그다지 유명하지 않지만 각자의 분야에서는 전문성과 능력을 한껏 인정받고 있는 인물이란 뜻이다.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의 차기 CEO로 발탁한 인물은 통신기술 전문가 미야카와 준이치(宮川潤一·56) 부사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다. 미야카와는 하나조노대를 졸업하고 IT 업계에서 활동하다가 2003년 소프트뱅크 자회사의 이사로 뽑혀 손 회장과 연을 맺었다. 꼼꼼한 일처리로 손 회장의 신임을 얻어 승승장구한 그는 소프트뱅크가 보다폰저팬과 스프린트를 인수할 때 실무를 담당했고 회사의 5세대(5G) 네트워크 사업에도 깊숙이 관여했다. 소프트뱅크가 도요타자동차와 공동 출자한 모네테크놀로지 사장도 겸해 왔다. 즉, 통신 전문성만 보면 창업자 손 회장보다 몇 수 위라는 평가다. 2019년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CEO에 오른 인도계 순다르 피차이(49) 역시 대표적 실무형 인재로 꼽힌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을 졸업했고 2004년 구글에 입사해 크롬 웹브라우저 개발을 주도했다. 페이지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기 전부터 조직 관리, 인사 등을 피차이에게 맡겼다. CEO가 된 후 피차이는 불필요한 투자를 줄이고 ‘선택과 집중’에 주력했다. 그는 지난해 5월 알파벳 자회사 ‘사이드워크랩스’가 캐나다에서 추진하던 스마트시티 사업을 접었다.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있던 통화 및 문자메시지 앱 개발 부문도 하나로 통합했다. 아마존의 후임 CEO로 지명된 앤디 재시 아마존웹서비스(AWS) CEO(53)는 실무와 혁신 능력을 겸비한 인재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시는 하버드대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하고 1997년 아마존에 입사했다. 2002년부터 1년 반 동안 베이조스를 밀착 수행했고 현재 아마존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AWS 사업을 주도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AWS는 컴퓨팅, 스토리지, 데이터베이스 등 아마존의 기술 인프라를 다른 회사 등에 임대하는 서비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재시는 2003년 소프트웨어 개발 지연의 원인을 파악하라는 베이조스의 지시를 받고 조사를 벌이다가 AWS 사업에 착안했다. 지난해 기준 AWS 부문의 매출은 453억 달러, 영업이익은 135억 달러에 달한다. 매출은 아마존 전체의 12%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의 60%를 담당하는 알짜 사업부서다. ‘존재 자체가 애플’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주의 사망 후 애플 또한 더 큰 성장을 이뤄냈다. 애플은 지난해 8월 미 기업 최초, 세계 전체로는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정유사 아람코에 이어 두 번째로 시가총액 2조 달러(약 2200조 원) 고지를 돌파했다. 매킨토시컴퓨터, 아이팟, 아이폰 등 제품의 혁신으로 세계를 놀라게 하는 것을 즐겼던 ‘천재 창업자’ 잡스와 달리 ‘관리의 화신’ 팀 쿡 CEO(61)는 휴대전화를 둘러싼 거대한 서비스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주력했다. ‘앱스토어’로 대표되는 서비스 산업은 현재 아이폰 못지않은 애플의 핵심 수익원이다. 2007년부터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애플의 안살림을 맡았으며 잡스 사후 CEO가 된 쿡이 이룬 독자적 성과란 평가가 나온다. 쿡은 애플에 합류한 지 7개월 만에 30일 치에 달했던 재고를 6일 치로 줄이며 관리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 CEO 사퇴 트렌드 이어질 것 전문가들은 유명 창업자의 CEO 사퇴 현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회계, 조직 관리, 인사, 성장전략 수립, 각종 대외 활동까지 담당해야 하는 CEO 직책의 특성이 혁신과 도전 성향이 강한 창업자와 잘 맞지 않으며 제2의 도약을 위해서는 이들이 일상 업무에서 벗어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사람의 인생에도 주기가 있듯 기업 역시 마찬가지”라며 “초기에는 성장동력을 공급해 주는 사람이 필요하고,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기업을 잘 관리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이런 인물의 순환 구조가 정착돼야 신사업이 가능해지고 기업 또한 윤택한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 역시 “나이를 떠나 특정 지위와 영역에 오래 머물러 있다 보면 혁신 동력과 민첩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조금만 뒤처져도 도태되는 세상에서 혁신을 계속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창업자의 추가 도전을 부추긴다고 설명했다. 송재용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창업 마인드가 강한 오너 경영자 입장에서는 기존 주력 사업을 챙기는 일에 큰 의미를 못 느낄 수 있다. 거물 사업가가 한정된 시간을 일상 업무 대신 미래 성장동력을 위해 쓰는 것이 사회 전체로도 나쁠 게 없다”고 진단했다. 창업자가 특정 직책에서 물러난다고 해도 해당 기업에 미치는 이들의 영향력과 존재감은 대체 불가라는 지적도 나온다. 베이조스가 CEO 사퇴 후 자신의 이사회 의장 직함을 통상적 영문 호칭, 즉 ‘Chairman of Board’ 대신 ‘Executive Chairman’(경영자 회장)으로 정하겠다고 밝힌 것도 ‘경영’이라는 단어를 강조해 앞으로도 회사 업무에 깊숙하게 개입할 뜻을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송재용 교수는 “일상 업무를 미주알고주알 챙기지는 않더라도 경영 성과가 나빠지면 지분을 가장 많이 가진 오너로서 개입하겠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조종엽 jjj@donga.com·신아형 기자 / 도쿄=박형준 특파원}

    • 2021-02-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日 혼다 CEO 6년 만에 교체…미베 전무,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

    일본의 2위 자동차 기업인 혼다는 19일 미베 도시히로(三部敏宏·60·사진) 전무를 4월 1일부로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현 하치고 다카히로(八鄕隆弘·62) 사장은 이사로 물러난 뒤 6월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퇴임한다. 혼다의 사장 교체는 6년 만이다. 미베 전무는 1987년 혼다에 입사한 이후 엔진 개발을 중심으로 승용차 연구개발에 종사했다. 2019년에는 사장 등용문으로 통하는 자회사인 혼다기술연구소 대표로 취임해 첨단기술 연구개발을 주도했다. 미국 GM과의 협력을 확대하는 데도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교도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탈가솔린 움직임이 강화되는 가운데 기술에 밝은 미베 전무를 사장으로 교체해 전기자동차 대응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혼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생산 정지와 수요 감소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2분기(4~6월)엔 순손실을 냈지만 비용 삭감과 중국 판매 호조로 빠르게 실적이 회복되고 있어 2020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순이익은 전년도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2021-02-19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