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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의 여파로 빚어진 조기 대선 정국에서 ‘50대 기수론’이 꿈틀대고 있다. 촛불 민심으로 대표되는 성난 민심이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체제 교체)’ 수준의 새로운 정치 질서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여야 대선 주자 중 상당수가 50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들에게 아직 현실의 벽은 높다. 초기 대선 레이스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64)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73)이 앞서가는 형국이다. 앞당겨진 대선 시계 속에서 50대 기수들의 반전이 가능할까. ○ 경험, 경력으로 무장한 ‘50대 기수’ 현재의 50대는 일제와 전란을 극복하고 고도성장 시대를 산 ‘산업화 세대’와는 다른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1980년대 대학 시절을 보내며 직간접으로 민주화 흐름의 영향을 받았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정희 패러다임’을 잇는 박근혜 정부의 파탄으로 산업화 시대에서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가 있다”며 “세대교체를 통한 산업화 세대의 2선 후퇴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시대적 상황이 ‘50대 기수론’의 토양이 되고 있다는 얘기다. 50대 주자들이 대체로 탄탄한 정치 이력과 경험으로 무장한 점도 이들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민주당 김부겸,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각각 ‘지역주의 타파’와 ‘개혁 보수’라는 브랜드를 가졌다.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행정 경험을 갖췄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와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각각 벤처기업 최고경영자(CEO)와 노동자 출신이라는 스토리를 가졌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현재의 50대 기수들은 정치 경력, 행정 경험, 도덕성 측면에서 예전 ‘젊은 피’보다 비교적 조건이 좋다”고 말했다. 현재 야권은 문 전 대표를, 범보수 진영은 반 전 총장을 내세워 대세론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이들이 시도하는 대세론의 가장 큰 걸림돌은 역설적으로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 본인들이 제공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강력한 친노(친노무현) 세력의 지지라는 정치적 자산을 가졌지만 동시에 확장성 부족이란 약점을 노출하고 있다. 반 전 총장 역시 유능한 외교관이었지만 정치인으로서 검증을 받은 적은 없다. 두 유력 대선 주자의 이런 불안정성이 50대 기수론의 한 배경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직 ‘안정적 지도자’라는 믿음 못 줘 이런 시대적, 정치적 여건에서도 50대 기수들의 지지율은 현재 그리 높지 않다. 19일 발표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에서 이 시장(9.0%)과 안 전 대표(7.4%)를 제외한 다른 50대 주자의 지지도는 5%에 미치지 못했다. 이는 일차적으로 여권에서는 친박(친박근혜) 세력이, 야권에서는 친문(친문재인) 진영이 각각 당 운영을 일정 기간 주도한 결과 50대 주자들이 정치 세력화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4·13총선에서 친박, 친문 세력이 공천을 주도했기 때문에 비주류 주자들은 현역 의원 가운데 우군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다. 50대 주자들이 안정감 있는 지도자란 인식을 여전히 주지 못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조 교수는 “현재의 엄중한 시대를 이끌고 가기엔 50대 주자들의 경험이 부족하고 불안하다는 인식을 국민은 갖고 있다”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을 희망하면서도 한편으론 더욱 안정감 있는 지도자를 원하는 분위기가 있다”고 말했다. 50대 주자들이 유권자들의 ‘세대교체’ 요구에 부응하는 콘텐츠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도 있다. 현재까지는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이 대선 레이스를 이끌고 있는 모양새지만 50대 주자들은 마지막 반전을 노리고 있다. 남 지사와 안 지사는 공동 공약을 발표하는 정치 실험을 보여주며 참신함을 강조하고 있다. 여야 대선 주자가 손을 맞잡는 모습은 기존 정치 문화에서는 파격에 가깝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조기 대선은 어필할 시간이 짧아 ‘도전자’인 50대 주자들에게 불리한 게 사실”이라며 “이들이 이번에 성공하지 못해도 정치 개혁에는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신진우·길진균 기자}

18일로 귀국한 지 1주일을 맞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자신을 둘러싼 각종 논란을 두고 강하게 반박하고 나섰다. 그는 일부 실수를 과장하거나 악의적으로 왜곡한 ‘페이크뉴스(가짜뉴스)’에 대해 “왜 남을 헐뜯는 데 기쁨을 느끼느냐”며 강한 어조로 답답함을 토로했다. 지난 닷새 동안 1945km를 오가며 광폭 행보를 했음에도 지지율이 오르기보다 견제만 심해지자 ‘즉각 반격’으로 전략을 수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악의적 공격에 발끈한 반 전 총장 반 전 총장은 18일 오후 대구 한국청년회의소 임원들과 가진 ‘삼겹살 토크’에서 자신을 둘러싼 각종 구설에 대해 반박했다. 그는 “할 일 많은 젊은 분들이 페이크뉴스를 (만들어) 남을 헐뜯는데 이런 걸 고쳐야 한다”며 “(내가) 정치인이 아니지만 나라도 좀 해봐야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이 언급한 가짜 뉴스는 14일 충북 음성군 부친 묘소 참배 당시 일어난 ‘퇴주잔 논란’이다. 반 전 총장은 첫 술잔을 받고 산소 주변에 뿌린 뒤 두 번째 잔을 묘소에 올리고 절을 한 뒤 음복했으나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반 전 총장이 버려야 할 퇴주잔을 그대로 마신 것처럼 편집돼 퍼져나갔다. 18일 조선대 강연에서 “광주는 훌륭하신 충렬공이 탄생한 곳”이라는 반 전 총장의 발언을 두고도 몇몇 언론은 ‘충렬공’을 ‘충무공’으로 잘못 알아듣고 ‘반 전 총장이 이순신 장군이 태어난 곳을 광주로 잘못 말했다’고 보도했다. 반 전 총장이 거론한 충렬공은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인 고경명 선생이다. 반 전 총장은 “약간의 실수도 아닌 걸 갖고 대단한 논란이 되는 것처럼 하는데 제가 신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도 했다. 반 전 총장이 귀국 당시 공항철도 표를 구입하는 과정에서 1만 원권을 한 번에 두 장 집어넣으려 하거나 인천공항 편의점에서 수입 생수인 ‘에비앙’을 구입하려 한 것을 두고 야권에선 “서민 정서에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반 전 총장은 또 이날 위안부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데 대한 질문이 계속 이어지자 “어느 정도 기틀을 잡았기 때문에 (환영)한 거지 완전히 끝났다는 뜻은 아니다”라고 거듭 반박했다. 반 전 총장은 자신의 측근들에게 “내가 마치 역사의 무슨 잘못을 한 것처럼 하는데, 나쁜 놈들이야”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반 전 총장 측은 “일부 인터넷 언론이 행사 진행을 방해하고 악의적 질문을 퍼부은 데 대한 반응이었다”라고 해명했다. ○ 주목에는 ‘성공’, 지지율 연결엔 ‘미흡’ 반 전 총장이 발끈한 건 야권 지지자들이 조직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격에 나서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신의 지지층에 ‘적극 대응’을 호소한 측면도 있다. 다만 반 전 총장의 귀국 1주일 행보를 두고는 평가가 엇갈린다. 주목을 끄는 데는 성공했지만 많은 행보를 소화하면서 선택과 집중에는 실패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많은 발언을 쏟아내면서 논란거리를 만든 측면도 있다. 이날도 대학생들에게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데 해외로 진출하고, 정 다른 일이 없다면 자원봉사라도 했으면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주목도가 지지율로 연결되진 않았다”며 “대선 판세를 좌우하는 충청, 중도층, 40대 대결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 앞서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새누리당 충청 의원들이 추가 탈당을 통해 반 전 총장에게 힘을 실을 것으로 알려져 반전의 기회를 잡을지 주목된다. 정진석 전 원내대표는 이날 “설 연휴 이후 나도 (반 전 총장 지원) 활동을 시작할 생각”이라고 말했다.대구=문병기 weappon@donga.com /광주·여수=송찬욱 /홍수영 기자}

역대 대선 때마다 단골로 등장하곤 했던 군 복무 기간 단축 공약이 이번 대선을 앞두고 다시 불붙고 있다. 현행 21개월(육군 기준)인 복무 기간을 절반 수준으로 대폭 줄이거나 아예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는 등 공약이 한층 과감해졌다. 현대전은 병력 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논리도 있지만 군 복무 기간 단축이 자칫 전력 공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이번 대선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할 조짐이다. ○ 불붙는 군 복무 기간 단축 공약 군 복무 기간 단축 논란에 불을 지핀 주자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다. 그는 17일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출간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참여정부 때 국방개혁안은 18개월까지 단축하는 것이었다”며 “18개월이 정착되면 장기간에 걸쳐 더 단축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대담집에는 “1년 정도까지도 가능하다”고 적었다. 그는 “현대전은 보병 중심 전투가 아니고, 현대적이고 과학적이기 때문에 병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은 20일 출간되는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에서 복무 기간을 10개월로 줄이자고 했다. 이 시장은 이날 “현대전은 군인 수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복무 기간 단축 시 병력 감축 목표치(50만 명)에서 부족한 10만 명은 전문 전투병과 무기를 다루는 전문 요원을 모병제로 모집하면 된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023년 모병제 도입’을 들고나왔다. 남 지사는 이날 문 전 대표를 향해 “저출산으로 2022년 무렵 현재의 병력을 유지하려면 복무 기간을 40개월로 늘려야 하는데, 1년으로 단축해서 어쩌자는 것이냐”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도 “어떤 튼튼한 안보체제를 가질 것이냐를 두고 이야기를 했으면 한다”며 “선거에서 표를 전제하고 공약을 내는 것은 나라를 더 위험하게 만드는 일”이라고 문 전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군 복무 기간 단축은 2012년 대선 때도 논란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은 투표일 하루 전 광화문광장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며 ‘임기 내 18개월 단축’을 내걸었다. 하지만 포퓰리즘 논란 속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중장기 과제’로 밀려났고, 임기 1년도 못 돼 국정과제에서 사라졌다. ○ “안보, 현역 자원 등 종합 검토해야” 군 복무 기간을 1년 이하로 단축하면 군 병력은 지금보다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2016 국방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군 병력은 62만5000명으로 북한군 병력(128만 명)의 절반 수준이다. 국방부는 ‘2012∼2030 국방개혁 기본계획’에서 병력을 2022년까지 52만2000명으로 감축하겠다고 했다. 문제는 복무 기간을 단축할 경우 목표 상비군 규모를 줄인다고 해도 병력 수를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한미군사령관이 갖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을 환수한다면서 복무 기간 단축을 주장하는 게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내부에서는 “대선만 되면 나오는 ‘군(軍)퓰리즘’ 공약”이라는 불만이 적지 않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국제정치학)는 “2025년이면 20세 남성이 현재 36만 명에서 22만 명으로 대폭 줄어든다”며 “‘인구절벽’으로 군 운영 자체가 안 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고 했다. 결국 모병제 논의가 병행될 수밖에 없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병사 복무 기간 단축에 따른 병력 공백 현상을 보완하기 위해 시행 중인 ‘유급지원병제’의 운영률이 저조하기 때문이다. 유급지원병제는 병장 복무를 마친 이에게 업무 분야별로 월 145만∼205만 원을 주고 6∼18개월 동안 ‘전문하사’로 일하게 하는 제도다. 유형-1(전투·기술 숙련)과 유형-2(첨단장비 운용)의 충원율은 2015년 기준 각각 57%, 38%에 그쳤다. 군 복무 기간 단축은 이공계 병역특례제도 개편 논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복무 기간이 줄어들면 국방부가 현역 자원 확충을 위해 예고한 병역특례제도 폐지를 되돌리기가 어려울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8500여 명이 병역특례를 통해 중소·벤처기업, 연구기관 등에 배치돼 있다. 미래창조과학부 고위 관계자는 “과학기술 양성과 해외로의 인력 유출 방지를 위해서라도 제도가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홍수영 gaea@donga.com·손효주·신수정 기자}

올해 대선의 특징 중 하나는 현직 자치단체장이 대거 출마 준비를 하고 있지만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등 ‘빅2’에 밀려 아직은 유력 주자 반열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상을 놓고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으로 무장한 자치단체장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반영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 ‘변방’까지 대선 출마 러시 이인제 전 경기도지사의 1997년 대선 출마 이후 대권을 향한 지방자치단체장의 ‘벽’은 허물어졌다. 특히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대통령 당선으로 수도권 광역단체장은 대권으로 가는 디딤돌처럼 여겨졌다. 이번 대선에선 지자체장의 출마가 봇물 터지듯 할 뿐만 아니라 기초단체장인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과 비수도권 단체장인 안희정 충남도지사 등 ‘변방’의 도전이 두드러진다. 안 지사는 최근 리얼미터 조사에서 5%를 기록하는 등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이번 대선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지자체장들은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선두 경쟁 틈바구니에서 존재감을 부각시키려고 애쓰는 형국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가장 먼저 주장하며 촛불 민심의 지지를 받았던 이 시장은 최근 지지율 하락을 겪으며 고심하고 있다. 이 시장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팬덤을 한껏 활용하기 위해 15일 지지자 그룹인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을 가졌다. 민주당 내 대선 주자 지지율에서 3위 자리를 굳혀 가는 안 지사는 같은 친노(친노무현) 그룹으로 정치적 뿌리가 같은 문 전 대표와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하고 있다. 지지율 부진에 빠진 박원순 서울시장은 “문 전 대표는 청산 대상”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반등을 꾀했다가 문 전 대표 적극 지지층의 호된 공격을 받았다. 바른정당에서는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사교육 전면 폐지, 모병제 도입 등 연일 파격적인 공약을 내놓으며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지지율 부진으로 고민이 깊다. 남 지사는 16일 △2023년 모병제 전환 △전시작전권 환수 △핵무장 준비 단계 마련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한국형 자주국방’ 공약을 내놓았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역에서는 아직 젊은데 임기를 마치고 성과를 보여준 뒤 나서야 한다는 여론도 적지 않다”며 불출마에 무게를 싣고 고심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13일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새누리당에서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김기현 울산시장 등이 대선 출마 공식 선언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선 출마를 보는 엇갈린 시선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 행정 경험이 있는 지자체장 출신이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생활 밀착형 정치에 대한 요구가 높아진 한국에서도 지자체장에 대한 선호는 점차 높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지자체장들이 ‘돼도 그만, 안 돼도 그만’이란 식으로 대권 도전을 ‘꽃놀이패’ 디딤돌로 삼는 데 대한 비판이 적지 않다. 현재 대선 주자로 꼽히는 지자체장은 대부분 직을 유지한 채 당내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 시장은 11일 “경선에 참여해도 현직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고, 안 지사도 당내 경선까지는 직을 유지할 계획이다. 박 시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시민과의 약속이 있고, 공식적인 대선 후보가 된다면 모를까 경선 단계에서는 직을 유지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초선인 남 지사도 앞서 “도지사 임기는 마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지자체장들을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시선은 따갑다. 당장 지지세 확산을 위한 지자체장들의 ‘전국 투어’가 급증하면서 지방행정의 공백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남도의회에서는 “안 지사가 충남도의 행정조직과 도지사 직을 대권 행보의 지렛대로 삼고, 도정을 이미지 메이킹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박 시장의 경우 지난해 토크콘서트 형식으로 전국을 돌며 유권자들을 만난 것을 놓고 ‘시 예산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16일 성남시의회에선 새누리당 이재호 의원이 “역대 시장 중 가장 많은 비서실 직원(14명)을 운영하는 등 대권 놀음을 시민의 혈세로 메워가고 있다”고 이 시장을 공격하기도 했다. 윤종빈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자체장들이 행정 경험을 탄탄히 쌓아 대권에 도전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그러나 현직을 유지한 채 선거운동을 하게 되면 공무원들이 음양으로 동원될 수밖에 없고, 지자체 경영이 소홀해지는 것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유근형 기자·편집국 종합}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파격적인 민생 공약으로 보수정당에 비판적인 30, 40대 공략에 나선다. 유 의원은 13일 저출산을 해결하기 위해 육아휴직 제도를 대폭 개편하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자녀 한 명당 육아휴직 기간이 1년인 민간기업 근로자도 공무원처럼 최장 3년까지 쓸 수 있게 하자는 내용이다. 육아휴직을 만 18세 이하 또는 고교 3학년 자녀를 둔 근로자까지 세 차례 나눠 쓰도록 허용하는 방안도 담겼다. 현재는 만 8세 이하 또는 초등학교 2학년 이하 자녀에 대해서만 한 차례 나눠 쓸 수 있다. 일명 ‘육아휴직 3년 법’은 유 의원의 ‘1호 공약’이자 바른정당의 ‘1호 법안’ 중 하나다. 유 의원은 “최소한 시간적으로 육아 여건이 안 돼 직장을 그만두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며 “앞으로 대선 과정에서 중요한 정책들을 법안으로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다음 주부터 40, 50대의 지갑을 닫게 만드는 사교육을 폐지하는 문제를 집중적으로 공론화할 예정이다. 남 지사는 앞서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된다면 2018년 지방선거 때 사교육 전면 철폐를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남 지사는 또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영재고와 예술고, 체육고 등 특성화고를 제외한 특수목적고 및 자립형사립고 폐지를 공약할 예정이다. 대학입시 제도도 간소화할 계획이다.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다시 세우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만으로 선발하는 정시 선발 비중을 현재의 30%에서 60%로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남 지사는 이런 내용을 17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주최하는 사교육 폐지 토론회에서 발표한다. 반면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대선 불출마를 공식화했다. 오 전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선에 나서기에는 저의 준비가 너무 부족하다는 현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공존과 상생의 나라를 향한 대열에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오 전 시장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지원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12일 귀국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사진)은 “권력의지가, 분열된 나라를 하나로 묶어서 세계 일류 국가로 만드는 데 노력하는 의지를 말한다면 제 한 몸을 불사를 각오가 돼 있다”며 “그 마음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조기 대선을 향한 레이스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권력의지가 소위 남을 헐뜯고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권력을 쟁취하겠다고 하는 것이라면 나는 권력의지가 없다”며 “오로지 국민과 국가를 위해 몸을 불사를 의지라면 얼마든지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유엔 사무총장으로 겪은 여러 경험과 식견을 갖고 젊은이의 보다 밝은 미래를 위해 길잡이 노릇을 하겠다”며 10년 동안의 총장 경력을 내세웠다. 반 전 총장은 한국의 현 상황을 ‘총체적 난관’이라고 규정한 뒤 “부의 양극화, 이념, 지역, 세대 간 갈등을 끝내야 한다”며 “국민 대통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 패권과 기득권은 더 이상 안 된다”고 말했다. 대선의 화두로 ‘화합과 통합’을 제시한 것이다. 또 “정쟁으로 나라와 사회가 분열되는 것은 민족적 재앙”이라며 “정권 교체가 아니라 정치 교체가 이뤄져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 야권의 ‘정권 교체’ 프레임을 받아친 것이다.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선 “내일(13일)부터 국민의 다양한 의견을 들을 기회를 갖고 사심 없는 결정을 하겠다”며 “그 결정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반 전 총장을 견제했다.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수석대변인은 “국민은 대선 후보의 메시지가 아닌, 의혹에 대한 해명과 총체적인 비전을 듣고 싶어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고연호 대변인도 “철저한 검증으로 국민을 납득시켜야만 반 전 총장의 정치 여정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gaea@donga.com / 인천=송찬욱 기자}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2일 시대정신으로 제시한 국민 대통합을 이뤄내는 데 자신이 적임자임을 적극적으로 강조했다. 인천국제공항 내 단상에 선 반 전 총장은 직접 준비해온 A4 용지 5장 분량의 원고를 꺼내 약 15분간 연설을 진행했다. 이도운 캠프 대변인이 옆에 서서 깨알 같은 메모가 적힌 원고를 한 장 한 장 넘겨줬지만 반 전 총장은 원고를 거의 보지 않고 연설을 이어갔다. “국민을 위해 몸을 불사를 의지로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는 대목에서 지지자들이 ‘반기문’을 연호하자 상기된 표정으로 손을 흔들어 보이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은 먼저 10년 만에 돌아온 한국의 현실에 대해 “나라는 갈가리 찢어지고, 경제는 활력을 잃고, 사회는 부조리와 부정으로 얼룩져 있다. 젊은이의 꿈은 꺾이고 폐습과 불의는 일상처럼 우리 곁에 버티고 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총체적 난관”이라는 지적을 한 것이다. 이어 “우리 사회 지도자 모두가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전쟁의 참화를 통해 우리의 안보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느꼈다”, “지도자의 실패가 민생을 파탄으로 몰고 가는 것도 손수 보고 느꼈다”는 등 유엔 사무총장으로 일한 경험을 거듭 언급하며 ‘준비된 지도자’ 면모를 내세우려 했다. 현실 정치 경험이 없다는 지적에는 “유엔 사무총장도 정치인”이라며 “정당에 가입한 일은 없지만 전 세계 지도자들을 만나 정치를 논의했다”고 방어했다. 반 전 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정국을 이끈 ‘촛불민심’에 대해 “역사는 2016년을 기억할 것”이라며 “광장에서 표출된 국민의 여망을 결코 잊으면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서울역으로 이동하면서도 “(촛불집회에) 100만 명이 모였는데 경찰과 불상사가 없었던 것은 성숙된 민주주의의 표현”이라며 “굉장히 자랑스럽다”고 치켜세웠다. 한편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에 대해서는 “한일 양국 간 오랜 현안이 됐던 문제에 합의가 이뤄진 것을 환영한 것”이라며 “궁극적인 완벽한 합의는 위안부 할머니의 한을 풀어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합의 타결 직후 반 전 총장이 박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역사가 높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한 점을 야권이 문제 삼고 있는 것에 대한 설명이었다. 다만 반 전 총장은 재협상이 필요한지에 대해선 명확하게 언급하지 않았다.홍수영 gaea@donga.com / 인천=송찬욱 기자}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유승민 의원이 2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그늘에 가려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범여권 후보들이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는 모양새다. 유 의원은 11일 페이스북에 “그동안 대선 출마에 대해 오랜 시간 생각해 왔다”며 “25일 바른정당의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이 출마 시점을 못 박자 곧바로 남 지사도 “25일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기로 결정했다”는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 맞불을 놓았다. 반 전 총장의 대선 출마 선언에 앞서 대선 레이스에 먼저 올라타겠다는 얘기다. 범여권 후보로 꼽혀온 일부 주자들은 이탈 조짐도 보인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조기 대선이) 너무 임박해 있다”며 “스스로 준비가 얼마나 돼 있는지 조만간 결론을 내리겠다”고 했다. 오 전 시장의 고민에 13일로 예정된 바른정당의 ‘대선 주자 정책 배틀 토론회’는 20일로 미뤄졌다. 오 전 시장은 “14일까지 참여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통화에서 “젊은 주자가 나가야 한다는 여론과 임기를 마치고 성과를 보여준 뒤 대선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팽팽하다”며 “(대선까지) 단기간이니까 ‘일단 뛰어본다’고 하는 건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내부에선 반 전 총장을 축으로 한 ‘제3세력 연대론’과 ‘자강론’을 놓고 신경전도 벌어지고 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제가 언제쯤 할복하면 좋겠습니까? 제가 보기엔 목사님이 정치에 맞지 않습니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10일 자신을 향해 칼을 겨눈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면전에서 융단폭격을 퍼부었다. 서 의원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인 위원장은) 나를 ‘썩은 종양’이라고 했는데 나는 땅 한 평, 주식 하나 없다. 제게 할 말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우리(친박계)를 범죄자 취급 했는데 최순실을 알지도 못하는 우리 보고 책임지라는 것은 잘못”이라며 “(인 위원장이) 독선과 독주로 당을 이끄는 일을 끝낼 때까지 나는 계속 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20여 분간 계속된 서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공격에 가세했다. 윤상현 의원은 “한 번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누나라고 한 적 없다. (대통령 당선 이후) 통화도 딱 2번 했다”며 “이게 친박계 핵심의 민낯인데 (박 대통령이) 국정 농단을 하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성토했다. 이어 인 위원장에게 “이건 인적 쇄신이 아니라 정치 사냥”이라고 했다. 김진태 의원은 “(보수단체의) 태극기 집회에선 나라를 걱정하고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며 “틈만 나면 대통령을 쫓아내려고 해야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우현 의원은 “촛불 든 사람 중 새누리당을 찍은 사람이 있겠느냐”며 “보수 집회에 나가진 못해도 격려라도 해야지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역구에 머물고 있는 최경환 의원도 인적 쇄신 갈등 국면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입장을 내놨다. 그는 페이스북에 “만신창이가 된다 할지라도 아직 결정되지 않은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뒷전으로 하고 도망가는 일은 결코 할 수도 없고 하고 싶지도 않다”며 탈당을 거부했다.홍수영 gaea@donga.com·강경석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10일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해 상황 악화를 불러올 수 있는 언행은 자제하는 것이 한일 관계의 미래 지향적 발전을 위해서 바람직하다”라고 밝혔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부산 위안부 소녀상 철거를 공개적으로 압박하면서 한일 관계가 급랭하자 일본 정부의 과도한 대응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동시에 연일 위안부 재협상을 거론하는 야권을 겨냥해 자제를 촉구한 중의(重義)적 표현으로 풀이된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2015년 12월 28일 이뤄진 한일 위안부 합의의 내용을 일일이 설명한 뒤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존엄 회복, 그리고 마음의 상처 치유를 도모한다는 것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를 향해 위안부 피해자들의 ‘마음의 상처’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지 말라고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저강도 대응’을 해온 정부의 기조와 달리 황 권한대행이 공개 발언을 한 것은 악화된 대일 감정과 ‘외교 리더십 부재’라는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황 권한대행은 이어 “한일 양국 정부뿐 아니라 모든 이해 당사자가 합의의 취지와 정신을 존중하면서 한일 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 야권 대선 주자들이 위안부 합의 재협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에둘러 지적하면서 ‘차분한 대응’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위안부 협상은 국가 간 합의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재협상은 어렵다”라고 말했다. 위안부 합의 당사자인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직접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는 것도 ‘합의 준수’ 메시지로 해석된다. 그러나 야권은 발끈했다. 황 권한대행이 일본 정부에 대해 직접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은 채 야권을 비판하는 데 방점을 뒀다는 취지다. 민주당 기동민 원내대변인은 “‘적반하장’ 일본에는 큰소리 한번 못 내면서 국민에겐 어찌 그리도 당당한가”라고 말했다. 한일 위안부 합의 무효화나 재협상을 위해 국회가 직접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는 “잘못된 위안부 협상으로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라며 “(여야정) 국정협의체를 구성해 시급하게 풀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산 위안부 소녀상 설치에 항의하는 뜻으로 일시 귀국한 나가미네 야스마사(長嶺安政) 주한 일본대사 일행이 아베 총리와 면담했다. 아베 총리는 이날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나가미네 대사의 한국 복귀 시기에 대해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또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에 대해선 “우리는 약속을 성실히 실행해 왔다. 당연히 한국 측도 그런 판단을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홍수영 기자 / 도쿄=서영아 특파원}

《 여야의 대선 주자인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공동행동에 나섰다. ‘평화(통일)경제특구’ 설치에 이어 9일 ‘수도 이전’을 함께 제안했다. 50대 기수로서 여야의 유력 주자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벽을 넘기 위해 ‘세대교체론’에 불을 지피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정치권에선 분석한다. 두 사람은 이날 “이번 대선은 좌우 이념 대결이 아니라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의 대결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문재인과 차별화 나선 안희정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9일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함께 ‘국회와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 공통 공약을 발표하자 더불어민주당 안팎에서는 당혹스러움과 미묘한 기대감이 교차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적통을 강조하던 안 지사가 범여권의 대선 주자인 남 지사와 협력하는 모양새가 다소 낯설게 보였기 때문이다. “기존 야권에 없던 신선한 정치 실험이다”라는 기대도 있었지만 “정권 교체 동력을 당내에 집중시켜야 한다”라는 반론도 나왔다.○ 지방 분권 이슈로 문재인과 차별화 안 지사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남 지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은 현재 상체만 고도 비만인 환자인데, 서울에 몰려 있는 권력과 부를 전국으로 흩어 놓아야 한다”라며 “그 시작은 국회, 청와대, 대법원, 대검찰청을 세종시로 이전하는 것이다”라고 제안했다. ‘지방 분권’을 화두로 던지면서 문 전 대표와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다. 문 전 대표가 “대통령이 되면 청와대를 벗어나 서울 광화문 정부 청사에서 집무를 보겠다”라고 밝혔지만 이것 또한 서울 중심 정치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란 지적이다. ‘여야 협치’를 실험하면서 통합의 리더십을 강조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중앙 정치무대에서 ‘적폐 청산’ 등 대결적 주제에 집중하는 문 전 대표와 다른 스타일을 선보인 셈이다. 안 지사는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날아간다. 하지만 현실 정치는 오로지 한쪽 날개로 날려고 한다”라고 전제한 뒤 “기존 대선 후보들도 우리의 주장을 공약으로 받아 달라”라고 압박했다.○ 세(勢) 불려 ‘결선투표’ 반전 노리는 안희정 정치권 안팎에선 안 지사가 차차기를 노리고 대선 경쟁에 뛰어든 것이라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번 대선에서 인상적인 레이스를 펼친다면 그 자체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당내 경선에서 2위 안에 들어 결선투표에만 오른다면 문 전 대표와 한번 해볼 만하다”라고 주장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최근 안 지사의 캠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초기 캠프였던 ‘금강팀(친노 1세대)’ 맴버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2007년 대선 이후 안 지사가 “친노는 폐족이다”라고 고백한 지 10년 만이다. 최근 안 지사 측에 합류한 윤태영 전 청와대 대변인, 황이수 전 행사기획비서관, 정윤재 전 의전비서관, 여택수 전 행정관, 서갑원 전 의원 등이 금강팀 출신이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안 지사를 측면 지원하고 있다. 금강팀 출신은 아니지만 이병완 전 비서실장은 일찌감치 안 지사 측 호남 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원조 친노’로 불리는 대부분의 부산 지역 친노 출신들이 문 전 대표 쪽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과 대비된다. 안 지사 측 관계자는 “문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하는 부산파와 안 지사의 금강팀이 경쟁하는 형국이 됐다”라고 설명했다. 현역 의원으로는 청와대 비서관 출신인 김종민(공보), 정재호(조직), 조승래 의원(정책)이 안 지사 측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세균계 일부 인사들도 측면 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 지사는 지난해 말부터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민주당을 탈당한 손학규 전 대표 등과 연달아 각을 세우며 지지율 반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동아일보 신년 여론조사에선 3.6%를 기록했다.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의 페이스메이커로 끝날 것인지, 문 전 대표를 극복하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자리매김하면서 대선 판도를 바꿀 것인지 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세대교체론 불 지피는 남경필‘연정’ 트레이드마크로 대선구도 흔들기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보수 진영 내 대선 주자 가운데 중도 성향이 강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남 지사 측은 “보수층에서 (남 지사를 대선 후보로) 받아들이느냐가 문제지, 정치적 확장성은 어느 후보보다도 크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남 지사가 9일 야권의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보조를 맞춘 데는 지지율이 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세대교체론’으로 대선 구도를 흔들어 보겠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두 사람은 선두에서 경쟁 중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여야 기득권 세력의 정치적 지지를 받는 ‘낡은 세력’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치적 세대교체가 ‘촛불 민심’을 반영한 변화의 시작이라는 주장이다. 남 지사로선 안 지사와 정책적 연대를 통해 ‘연정(聯政)’을 부각하려는 포석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권력을 공유하는 연정 모델은 남 지사가 경기도정에서 실험해 온 정치적 트레이드마크다. 남 지사는 이날 “부와 권력이 독점된 구체제를 청산하라는 게 촛불 민심”이라며 “미래 방향은 권력을 분산하는 것”이라고 했다. 자신의 연정 구상이 촛불 민심을 수렴하는 데 유용한 틀이라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남 지사는 “현실적으로 대선 전 개헌은 어렵다”며 정치적 합의를 통한 연정을 권력 독점의 폐해를 없앨 유일한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절대적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대선은 세력 대 세력이 연정을 고리로 힘을 합칠 수밖에 없을 것이란 판단도 깔려 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9일 국정 농단 국정조사특별위원회의 7차 청문회에선 증인으로 채택한 20명 가운데 4명만 출석해 맥 빠진 청문회가 됐다. 국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증인들은 각양각색의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대한승마협회장으로 최순실 씨의 딸 정유라 씨의 특혜 지원 의혹을 받고 있는 박상진 삼성전자 사장은 의료기관의 진단서를 제출하고 불출석했다. 진단서에는 ‘살아온 의미가 없어지고 떳떳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면서 자살 사고(생각)가 심화돼 폐쇄병동 입원이 필요하다’고 적혀 있다. 우울증 등 심리적 요인으로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의미로 보인다. 이를 놓고 한때 박 사장이 자해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잘못된 얘기가 돌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미용과 화장을 맡은 정송주 정매주 씨는 “우울증과 불면증 등으로 인해 건강이 몹시 좋지 않다”고 불출석 사유를 밝혔다. 정송주 씨는 불출석 사유서에 “인터넷에 올라 있는 글을 보면 저와 동생이 마치 ‘악인’으로 표현되고 있다”며 “단순히 미용업에 종사했던 사람들에게 지금의 상황은 너무나 무섭다”고 적었다. 이영선 청와대 행정관은 “대통령경호실 소속으로 업무상 비밀에 대해 구체적 증언을 하기 어렵다”며 ‘대통령 등의 경호에 관한 법’을 핑계로 들었다. 이화여대 ‘학사 농단’ 사태의 핵심 증인인 최경희 전 총장은 “장기간의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녹내장과 우울증”을, 김경숙 전 체육대학장은 “유방암 수술과 항암치료 부작용”을 각각 불출석 이유로 내세웠다. 두 사람은 모두 이대목동병원의 진단서를 첨부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여야 4당과 정부가 급증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적극 점검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지속적으로 대출 죄기에 나섰던 만큼 DTI, LTV 규제가 강화될지 주목된다. 여야와 정부는 또 설을 앞두고 밥상물가가 오르는 것과 관련해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바른정당의 정책위의장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야정 정책협의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에 합의했다. 윤호중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협의회가 끝난 뒤 “가계부채 급증에 대비하기 위해 DTI, LTV 제도를 적극 점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만 DTI, LTV 규제를 강화하자는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다. 여야 4당은 규제 강화를 요구했지만 정부가 난색을 표하며 합의문에는 ‘적극 점검’이라는 표현만 담았다. 앞서 5일 진행된 경제부처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보고에서 금융위원회는 DTI를 현재 규제 수준인 60%로 유지하면서 일부 보완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2014년 70%로 완화된 LTV 규제 비율도 올해 그대로 이어가기로 했다. 여야는 이날 가계부채에 대한 대응 방안 마련을 적극 주문했다. 이현재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모두발언에서 “가구당 연이자 부담이 평균 300만 원 정도인데 미국 금리가 0.25%포인트만 올라도 이자 부담이 연 80만 원가량 증가한다.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시행 100일이 지난 청탁금지법이 농축산업 등의 업종에 미친 영향도 살펴보기로 했다. 윤 의장은 “청탁금지법 영향을 평가해 대책을 여야정 정책협의회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앞서 업무보고 자리에서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탁금지법의 도입 취지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 달라”며 시행령을 개정하라는 취지의 주문을 내놨다. 여야와 정부는 설 차례상 비용 상승 등 서민물가가 오르는 것에 대비해 매점매석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예비비를 활용해 설 전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도살처분 보상기금도 최대한 집행하기로 했다. 소멸시효가 끝난 채권에 대한 매각 및 추심을 금지하는 제도도 시행에 들어간다. 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홍수영 기자}

가칭 개혁보수신당이 8일 정식 당명을 ‘바른정당’으로 확정하고 보수·중도층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번 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되는 만큼 당내 대선 주자 띄우기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바른정당은 당명 결정 과정에서 ‘보수 적자(嫡子)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새누리당과의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광고 전문가인 홍종화 당명심사위원장은 “경쟁자가 가장 할 수 없는 얘기를 선점하는 게 마케팅에서 핵심 전략”이라고 했다. ‘바른’에는 ‘바르다’라는 뜻과 ‘우파(right)’라는 의미가 동시에 담겨 있다. ‘깨끗한 보수’임을 강조한 작명인 셈이다. 당명에 ‘보수’를 넣자는 주장도 있었지만 중도층까지 포함한 외연 확장을 위해 제외했다. 김영우 의원은 “결국 대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보수가 (당명에) 들어가는 것보다 유연성을 갖는 게 낫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여러 정치세력이 연대나 연합하지 않으면 이번 대선에서 못 이긴다”며 ‘바른정치연대’ 등 연대나 연합을 당명에 넣자고 주장했으나 다수결에서 밀렸다. 바른정당은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의 ‘인적 쇄신’ 드라이브에 탈당 흐름이 주춤해지면서 비상등이 켜졌다. 당초 이날 의원 4, 5명이 2차 탈당할 예정이었지만 이들은 “사태를 좀 더 지켜보자”며 탈당의 디데이를 15일경으로 늦췄다. 바른정당의 한 중진 의원은 이날 비공개회의에서 “서청원 최경환 의원은 이미 죽은 몸이다. 새누리당의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한다. 이에 바른정당은 이번 주 릴레이 정책 토론과 시도당 창당대회 등으로 존재감 키우기에 주력할 방침이다. 13일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참여하는 ‘대선 후보 정책 토론회’도 연다. 결국 인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야 당 지지율도 오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당 지지율이 새누리당이나 국민의당을 뛰어넘지 못한다면 반 전 총장 영입전에서도 밀릴 수 있다. 대선 주자들은 창당 작업으로 잠시 미뤄 뒀던 대선 행보도 재개했다. 유 의원은 세월호 참사 1000일을 하루 앞둔 이날 경기 안산시 ‘단원고 4·16 기억교실’을 찾았다. 반 전 총장의 화두인 ‘대통합’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유 의원은 이후 페이스북에 “2년 전 원내대표 시절 세월호 인양을 정부에 강력히 촉구해 인양 결정을 끌어냈지만 아직도 인양되지 못해 참으로 송구하다”라고 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치권이 조기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대선에 적용할 ‘게임의 룰’을 둘러싼 샅바 싸움도 조기 점화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절대 강자가 없는 상황에서 ‘게임의 룰’은 대선 구도뿐만 아니라 최종 결과에도 결정적 영향을 미칠 중대 변수다. 그런 만큼 선거 연령 하향 조정과 결선투표제 도입, 조기 대선 시 재외선거 실시, 그리고 개헌 추진 등을 놓고 각 진영의 수 싸움이 물고 물리면서 복잡하게 얽혀 있다.○ ‘만 18세’ 투표 가시화 일단 선거 연령을 현행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춰 이번 대선부터 적용하는 방안이 시행될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선거 연령 하향 조정 추진에 대해 국민의당이 동의하고 나선 데 이어 새누리당 탈당파 의원들이 추진하는 개혁보수신당(가칭)도 4일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했기 때문이다. 선거 연령 하향 조정은 그동안 야권이 줄기차게 요구해 온 반면 새누리당은 “젊은층 유권자가 많아질수록 보수가 불리하다”는 판단 속에 강하게 반대해 온 사안이다. 이는 ‘촛불 민심’에 부응해야 한다는 여론과 맞물려 있다. 보수신당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법안을 처리해 이번 대선부터 적용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선거 연령 하향은 보수신당에 참여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강하게 주장해 온 사안이기도 하다. 다만 보수신당 일부 의원이 “고교생 일부가 투표권을 얻으면 교육 현장이 정치화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최종 당론 채택까지는 추가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선거 연령을 낮추면 이번 대선에서 새로 투표권을 얻는 만 18세 유권자는 62만894명이다. 양자 구도로 치러진 2012년 대선 때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표차는 108만 표였다. 18세 유권자의 표심이 당락을 가를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이재명 성남시장은 아예 선거 연령을 만 17세로 낮추자고 한발 더 나아갔다. 보수신당마저 논의에 가세하자 새누리당은 고심에 빠졌다. 정우택 원내대표는 이날 “우리도 검토해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다만 50대 이상에서 지지율이 우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측으로선 불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문제는 미국, 독일, 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이 투표권을 만 18세부터 주고 있다는 점이다.○ 개헌과 결선투표제 둘러싼 수 싸움 ‘나 홀로’ 대권이 쉽지 않은 제3지대 세력들은 반(反)문재인 전선을 형성해 대선 판을 흔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하다. 우선 국민의당은 결선투표제 도입을 앞세워 유력 대선 주자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이날 “다음 정부 초반에 개헌을 하는 것이 순리”라며 “선거제도 개편, 대선 결선투표제 등도 개헌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려면 개헌이 필요하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유력 주자가 없는 보수신당이나 새누리당도 개헌 추진에는 적극적이다. 다만 결선투표제 도입에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보수신당은 이날 선거 연령 하향 조정 논의에 동참했지만 결선투표제 도입에는 유보적인 뜻을 밝혔다. 보수신당 핵심 당직자는 “결선투표제를 도입하면 마지막 캐스팅보트는 호남이 쥘 가능성이 크다”며 “결국 결선투표제의 최대 수혜자는 민주당일 수 있어 당 내부에서 반대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재외국민 투표권’ 띄운 민주당 재외국민 투표도 이슈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궐위로 인한 선거나 재선거의 경우 2018년 1월 이후 실시하는 선거부터 재외투표를 하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재외국민 223만여 명은 투표에 참여할 수 없다. 민주당은 이들의 투표권을 보장하는 내용의 선거법 개정안을 이미 발의했다. 2012년 대선 당시 재외동포의 표심은 국내 표심과는 달랐다. 개표 결과 문재인 후보가 56.7%를 얻어 박근혜 후보(42.8%)를 눌렀다. 5일 선거 연령 하향 조정을 포함한 대선 ‘게임의 룰’을 놓고 여야 4당 정책위의장 간 첫 대면 협상이 예정돼 있다.홍수영 gaea@donga.com·우경임 기자}
새누리당 집단 탈당과 창당 선언 직후 ‘컨벤션 효과’를 누리던 개혁보수신당(가칭)의 기세가 주춤하고 있다. 새누리당과의 보수 ‘적자(嫡子) 경쟁’에서도, 야권 대선 주자들과의 인물 경쟁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모양새다. 보수신당 관계자는 3일 “5일로 예정된 창당발기인대회까지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추가 탈당자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새누리당 인명진 비상대책위원장이 ‘친박(친박근혜)계 인적 쇄신’ 드라이브를 걸면서 중도 성향 의원들 사이에선 ‘좀 더 지켜보자’는 기류가 강하다는 것이다. 또 영입을 추진하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귀국한 뒤 독자 세력화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의원들이 쉽게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여권 원로인 김형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발기인에 이름을 올리지 않기로 했다. 다만 대표 추대 가능성이 언급되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는 “모르겠다”며 말을 아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4일 보수신당 합류를 선언한다.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은 이날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대선의 해’라 결국 ‘인물이 누구냐’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며 “우리도 인물을 띄우고, 관심을 모으기 위한 이벤트를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보수신당은 24일 창당 직후 조기 대선을 염두에 두고 곧바로 대선 체제로 전환할 예정이다. 보수신당 핵심 관계자는 “100% 완전국민참여경선 방식으로 대선 후보를 선출할 것”이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절대 강자가 없는 춘추전국시대.’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되면서 여야 모두 대선 시계가 빨라졌지만 확연한 대세론을 보이는 주자가 없는 상황을 두고 정치권에서 나오는 말이다. 상반기(1∼6월) 조기 대선이 유력해진 상황에서 ‘지지율 30% 벽’을 돌파한 주자는 아직까지 나타나지 않았다. 대선 주자의 지지율 자체가 ‘하향 평준화’된 양상이다. 각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에 따르면 초반 판세에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이어 이재명 성남시장이 ‘2강(强)-1중(中)’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선두 경쟁 중인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조차 어느 조사에서도 30%에 근접하지 못했다. 동아일보 2일자에 게재된 조사에서도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은 각각 22.7%, 18.1%를 얻는 데 그쳤다. 18대 대선 당시에는 대선을 약 1년 앞둔 2012년 초에 새누리당 유력 대선 주자였던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이미 30%를 넘나들었다. 대선을 약 5개월 앞둔 같은 해 7월 동아일보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37.7%로 올라갔다. 올해 대선과 달리 당시에는 확정된 대선 일정에 따라 여야의 대선 후보 윤곽이 어느 정도 드러나면서 각 당의 지지층이 결집돼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번에는 확실하게 앞서 나가는 주자가 없는 데다 무시할 수 없는 후보군이 많다. 최근 지지율이 급락했지만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정치적 중량감이 있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오세훈 전 서울시장, 개혁보수신당(가칭) 유승민 의원 등도 기회를 엿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을 치르게 된다면 5월까지는 실시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박한철 헌법재판소장과 이정미 헌법재판관이 각각 이달 31일과 3월 13일 임기를 마치는 만큼 퇴임 전에 박 대통령 탄핵 심판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관측에서다. 여야 주자들이 저마다의 대선 행보로 지지율을 충분히 끌어올리기 전에 대선을 치를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이는 여야의 어느 주자도 ‘나 홀로’ 대권을 쥐기 힘들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렇게 되면 대선 주자나 기존 세력·정당의 경계를 넘어 합종연횡을 통한 세 불리기를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2012년 대선 때에도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서울대 교수의 지지율을 합산하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를 뛰어넘을 수 있다는 계산이 야권의 후보 단일화를 추동했다. 일단 올해 대선은 ‘다여다야(多與多野)’로 출발했지만 최종 구도가 어떻게 될지는 안갯속이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은 “주자들은 많지만 국민은 박 대통령으로 생채기가 난 대한민국을 복원시킬 리더십으로 누굴 선택할지 주저하고 있다”며 “탄핵 이후 펼쳐지고 있는 정계 개편이 대선 직전까지 이어지는 ‘혼돈의 대선’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상반기(1∼6월) 조기 대선이 유력한 상황에서 차기 대선 주자 간 지지율 격차가 뚜렷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대선 주자를 결정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동아일보의 신년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 후보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선두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재명 경기 성남시장이 그 뒤를 쫓는 ‘2강(强)-1중(中)’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개헌을 매개로 한 제3지대 형성 등 정치권 빅뱅이 현실화되면 지금의 대선 구도가 어떻게 달라질지 주목된다.○ 초반 ‘2강(强)-1중(中)’ 구도 여야 대선 주자 중 차기 대통령으로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묻는 질문에 문 전 대표(22.7%)와 반 전 총장(18.1%)이 오차범위 내에서 1, 2위를 기록했다. 반 전 총장의 출신지인 충청에서도 문 전 대표(17.9%)와 반 전 총장(17.4%)은 팽팽했다. 두 선두주자와 함께 ‘탄핵 정국’의 최대 수혜자로 꼽히는 이 시장(10.5%) 등 3명만 두 자릿수 지지율을 보였다. 지난해 각종 여론조사에서 ‘빅3’에 포함된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은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안 전 대표는 4.7%로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지난해 12월 29일 국민의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자신의 측근인 김성식 의원이 낙선하며 고개를 든 ‘안철수 위기론’이 수치로도 나타난 것이다. 국민의당 지지층에서도 안 전 대표(23.7%)와 문 전 대표(13.4%), 반 전 총장(11.7%), 이 시장(11.1%) 등으로 지지 후보가 갈리는 양상이다. 반 전 총장을 제외하면 여권 주자의 지지율은 대부분 하위권이었다. 다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가 4.4%의 지지율을 보이며 여권의 변수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황 권한대행은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히고 있지만 친박(친박근혜)계에선 황 권한대행의 등판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개혁보수신당(가칭)의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2.6%, 유승민 의원은 1.9%,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0.7%에 그쳤다.○ 文-潘 양자대결 시 박빙 승부 올해 대선은 일단 ‘신(新) 4당 체제’의 다자 구도로 출발했지만 반 전 총장의 행선지나 정계 개편 여부에 따라 3자나 양자 대결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 반 전 총장이 보수신당 등 범(汎)여권 후보로 나설 경우를 가정한 ‘문재인-반기문-안철수’ 3자 대결에서 문 전 대표는 34.4%로 반 전 총장(29.6%)과 안 전 대표(13.0%)를 따돌렸다. 문 전 대표는 수도권과 호남에서, 반 전 총장은 TK(대구경북)와 강원·제주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국민의당의 주요 정치적 기반인 호남에서도 안 전 대표(15.2%)는 문 전 대표(45.0%)에게 3배 가까이 뒤졌다. ‘문재인-반기문’ 양자 대결에서도 박빙 승부를 펼쳤다. 막판 후보 단일화를 염두에 둔 구도다. 문 전 대표(40.7%)는 반 전 총장(35.0%)을 5.7%포인트 앞섰다.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3자 대결에서 안 전 대표를 지지한 10명 중 4명(40.9%)은 문 전 대표를, 2명(22.0%)은 반 전 총장을 선택했다. 양자 대결 시 보수-진보층의 결집 현상이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조사에선 진보 성향 응답자의 66.6%가 문 전 대표를, 보수 성향 응답자의 72.6%가 반 전 총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세대 효과’도 확연했다. 40대 이하에선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이 반 전 총장을 20∼30%포인트 이상 앞섰다. 반면 50대 이상에선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이 우세했다. 다만 영남-호남 ‘몰아주기’ 현상은 예전보다 다소 약해지는 양상을 보여 이번 대선을 거치며 지역주의가 완화될지 주목된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탈당파로 이뤄진 ‘개혁보수신당’(가칭)이 새누리당과의 차별화 방안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박근혜 정부와 친박(친박근혜)계에 확실한 선을 그으면서도 전통적인 보수 지지층인 ‘집토끼’를 잡아야 하는 딜레마 때문이다. 보수신당의 고민은 28일 당의 뼈대인 정강·정책을 만들기 위한 토론회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정병국 창당추진위원장은 “더 이상 새누리당으로는 보수를 대변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새누리당의 정강·정책 방향이 근본적으로 잘못돼 그걸 달리하자는 게 아니다”라며 “실천하지 않는 결과가 오늘날의 새누리당을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회에선 “우리가 새누리당을 나왔다고 자기 부정을 하면 되겠느냐”, “그러면 당을 왜 떠났느냐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는 의견이 대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위원장은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신당이 추구하는 경제에 대해 ‘좌클릭’이라는 용어를 쓰지 말아 달라. 기존 보수층이 반감을 가질 수 있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보수신당은 새누리당과의 차별화를 위해 엄연한 야당임을 부각시키기도 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라디오에서 “우리가 여당을 하다 나오다 보니 헷갈려 하는 것 같은데 우리도 야당이 맞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새누리당의 적폐를 고치겠다고 나왔기 때문에 당연히 우리가 보수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라고 ‘보수 적자(嫡子)’임을 강조했다. 보수신당은 내년 대선 국면에서 외연 확대를 염두에 두고 ‘열린 정강 정책’을 만들기로 했다. 한 의원은 토론회에서 “정강 정책이 결국 당의 대선 공약으로 연결될 텐데 너무 구체적으로 적시하면 대선 주자가 펼칠 ‘룸(room·여지)’이 없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다른 의원도 “구체적인 현안에 대한 입장을 담으면 당의 문을 좁힐 수 있다”고 했다. 보수신당이 현재로선 의원 30명의 ‘미니 정당’이다 보니 생소한 풍경도 있었다고 한다. 이날 원탁에 둘러앉아 토론한 의원들은 저마다의 정책 구상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무성 의원은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한 농촌 지역 의원은 “조류인플루엔자(AI)로 축산 농가 피해가 큰데 각론에 농업 분야도 넣자”고 제안했다. 한 참석자는 “지금은 의원 수가 30명이니 그나마 제안을 다 담을 수 있는데 앞으로 의원 수가 더 늘어나면 감당이 안 되겠다”고도 했다. 보수신당의 첫 행보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한 뒤 함께 아침을 먹는 자리에서 한 의원이 “30명이면 딱 학교의 한 반 사이즈다. 얘기하기도, 공부하기도 좋다”고 농반진반(弄半眞半)으로 말하자 동의하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수신당은 내년 1월 24일 정식 창당을 위한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당명과 로고, 색깔 등에 대한 국민 공모도 할 예정이다. 정 위원장은 정당 색깔과 관련해 “이제 핑크색만 남았다더라”며 “단색은 고정관념이다. 여러 색을 조합해 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진정한 보수의 구심점이 되고, 질서 있고 안정된 개혁을 위해 희망의 닻을 올린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27일 분당과 개혁보수신당(가칭) 창당 추진을 선언하며 강조한 대목이다. 자신들이 ‘보수의 본류’임을 부각시키는 동시에 야권이 추구하는 개혁과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보수 정당 사상 첫 대규모 분당인 데다 26년 만에 ‘4당 체제’가 부활하며 내년 대선을 앞둔 여야의 주도권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 개혁보수신당 ‘진짜 보수’ 자처 신당파는 이날 선언문에서 “대한민국의 진짜 보수 세력을 모아 보수의 적통을 이어 가겠다”라며 자신들이 ‘진짜 보수’임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반면 친박(친박근혜)계를 향해선 ‘패권 세력’으로 규정하며 “사상 최악의 헌법 유린과 최순실 국정 농단을 비호한 후안무치의 모습을 보였다”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더불어 사는 ‘포용적 보수’, 서민과 중산층의 삶을 먼저 챙기는 ‘서민적 보수’, 부정부패를 멀리하는 ‘도덕적 보수’, 약속은 반드시 지키는 ‘책임지는 보수’를 지향하겠다고 했다.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라는 기존 보수의 부정적인 이미지와 선을 그은 것이다. 선언문에는 또 “국민과 헌법이 대통령과 국회의원보다 위에 있는 진정한 민주공화국과 법치국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나아가 “법과 원칙을 지키는 기업은 적극 지원하되, 중견-중소기업에 대한 재벌의 불공정 행위는 엄벌하겠다”라며 경제 분야에서의 개혁 노선을 강조했다. 안보를 두고는 “안보 무능은 국정 무능”이라며 “안보에 있어 어설프고 감성적인 접근을 배격하고, 어떤 도발에도 강력하고 단호한 응징 태세를 갖추겠다”라고 했다. 친박-친문(친문재인) 식의 ‘인맥 중심 정치’와 1987년 이후 한국 정치를 지배한 영호남 기반 ‘지역주의 정치’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당 운영 비전도 제시했다. ○ 김무성 “반 총장 새누리당 선택할 리 없어” 보수신당은 새누리당을 먼저 탈당한 김용태 의원을 포함해 의원 30명을 둔 제4당으로 출발하면서 ‘보수 진영의 주도권 선점’을 1차 목표로 삼았다. 주호영 신임 원내대표는 이날 ‘큰 홍수를 만나면 헤엄에 능숙한 말은 물살을 거스르다 죽고 미숙한 소는 순응해 살아난다’는 뜻의 ‘우생마사(牛生馬死)’를 인용해 “민심을 거스르는 조직은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개헌을 고리로 한 제3지대 연대에 대해선 “개헌의 필요성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시기에 대해 조금씩 의견이 다르다”라며 “앞으로 좀 더 좁혀 가는 노력을 하겠다”라고 했다. 보수신당은 특히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 지역을 타깃으로 적극적인 탈당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TK 민심의 향배가 결국 새누리당과 보수신당 간 ‘보수 적자(嫡子) 경쟁’의 성패를 가를 변수이기 때문이다. 보수신당의 핵심 축이자 TK에 지역구를 둔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은 “대구시장, 의원, 구청장, 광역·기초의원 등을 계속 설득할 것”이라며 “앞으로 새누리당에서 탈당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TK에선 신당 지지도가 낮은 상황이다. 이날 매일신문·TBC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38.9%로 개혁보수신당(13.2%)을 3배 가까이 앞섰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거취와 보수 결집 등이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무성 의원은 “(반 총장이) 이미 사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은 택할 리 없을 것”이라고 했다.홍수영 gaea@donga.com·신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