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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장차관 국정토론회에서 공직사회의 문제점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이 대통령의 비판과 지적은 무려 29분 동안이나 이어졌다. 올 5월 부산저축은행 사건 비리에 연루된 금융감독원을 예고 없이 방문해 질책을 쏟아낸 지 한 달 반 만이다. 청와대 참모들은 “여간해서는 공개 석상에서 화를 안 내는 대통령이 두 차례나 이런 모습을 보인 것에는 공직사회를 향한 ‘제발 거듭나 달라’는 강한 메시지가 깔려 있다”고 말했다. 당초 이번 국정토론회는 서민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기획됐다. 하지만 검경 갈등, 국토해양부 환경부의 연찬회 비용 대납 사건 등, 일반의약품(OTC)의 슈퍼마켓 판매 논란에서 드러난 부처 갈등 등이 잇달아 터지면서 이 대통령이 “공직기강 문제도 다루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4년차 중반에 접어들면서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현상) 조짐이 일고 있는 만큼 작심하고 기강 잡기에 나선 것이다. 공직자들이 더 움츠러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 대통령은 정면 비판이라는 충격요법을 선택했다. 실제 이 대통령은 고위공직자들의 안일한 자세가 레임덕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어떤 사람들은 (일을) 더 벌이지 말고 마무리하자는데 보따리 싸는 사람처럼 하면 일이 안 된다”며 “정신만큼은 새로운 것을 한다는 마음을 갖고 해야 한다. 정권 초기에 취임한 장관처럼 열정과 희망을 갖고 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이 대통령은 인기 방송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의 진행 방식을 거론하면서 ‘냉정한 프로의식과 결과에 승복하는 문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무자비하지만 방청객 500명이 투표로 (가수를) 떨어뜨리면 ‘좋은 시간 가졌다. 고맙다’라면서 떠나더라. 이제까지는 떨어지면 ‘심판이 잘못했고, 500명을 뒤에서 매수했을 거다’라며 실력 부족을 인정하지 않았다”라면서 “(가수들은 낮은 점수를) 다 인정하고 새로운 장르(의 노래)를 보여주려고 일주일 연습해 (TV에) 나온다. 군말이 없다. 누굴 핑계 대느냐. 우리에게 정말 그런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 대통령은 최근 국토부 환경부 등 정부부처가 연찬회를 개최하면서 유관 기관에 돈을 받아 행사를 치렀다가 적발된 것도 공개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 대통령은 “연찬회 뒷바라지는 오래전부터 있었다.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나도 민간(기업)에 있었기 때문에 잘 안다. 을(乙)의 입장에서 뒷바라지해 준 일이 있다”며 과거 경험도 끄집어 냈다. 이어 “국토부만 그런 게 아니라 모든 데가 그랬다. 기성세대에겐 관행이지만 젊은 세대들이 보면 이상하다”며 관행의 고리를 끊어줄 것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기업 정책과 서민 정책은 마련돼 있지만 중산층 정책이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키워낸 한 기업가가 기업을 쪼개 중소기업 규모로 다시 돌아간 이야기를 다룬 신문 기사를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중소기업을 잘 키워 졸업하면 136개 지원이 없어진다”며 “(공직자들이) 통상 업무에 바빠 (정책의 공백을 메워줄 업무를) 창의적으로 못한다”며 아쉬워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 출입구 옆 화장실에서 15일 M-1 소총용 실탄 2발이 발견돼 청와대 경호처가 긴급히 경위 파악에 나서는 소동이 벌어졌다.16일 경호처에 따르면 육군 모 부대 소속 A 병사는 정기 휴가 도중 청와대를 관람하기 위해 15일 낮 12시경 청와대에 도착했다.이 병사는 6·25전쟁 당시 미군이 활동했던 곳에 주둔한 부대 소속으로 최근 근무 중에 미군이 사용하던 M-1 소총 실탄 2발을 주워 갖고 다니다가 이날 청와대를 방문했으며 X선 검색 때 실탄 보유 사실이 드러날 것을 우려해 화장실 휴지통에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고 경호처는 설명했다.경호처는 일상적인 검색과정 도중 실탄을 발견했으며 청와대 방문객 가운데 현역 병사들이 포함된 것을 확인한 뒤 이들을 탐문한 끝에 A 병사로부터 실탄을 버렸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경호처 관계자는 “군 복무 중 우연히 습득한 탄알로 현재는 사용하지도 않는다”면서 “대공 용의점이 없고 테러 등의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해당 병사는 부대로 정상 복귀했다”고 밝혔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국과 카타르가 2022년 월드컵 유치 경쟁에 이어 2012년 ‘환경 월드컵’ 개최를 위해 재격돌했지만 한쪽의 양보를 이끌어내지 못해 선정 시기가 9, 10월쯤으로 늦춰지게 됐다. 정부 당국자는 16일 “6∼17일 독일 본에서 열리고 있는 유엔 기후변화 회의에서 2012년에 열릴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18차 당사국총회(COP) 개최지 문제가 논의됐으나 한국과 카타르가 팽팽하게 맞섰다”며 “올 9, 10월에 열릴 점검회의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COP는 100여 개국 환경장관이 참석해 2주간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로서 환경·녹색성장 분야의 월드컵으로 불린다. 대륙별로 연 1회 순환 개최하며 아시아에서 열리는 2012년 18차 회의는 ‘교토 의정서’의 효력이 마무리되는 해인 만큼 주요국 정상도 다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녹색성장 모델을 제시하는 등 환경 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해 왔으며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다리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유치 의지를 강력히 밝혀 왔다. 카타르는 산유국가로서 지구적 기후변화 노력에 동참하겠다는 논리로 회의 개최를 추진해 왔다. 그동안 개최국 결정은 대륙별로 타협을 통해 이뤄졌고 17차례 개최국 선정 과정에서 표결로 결정된 전례가 없다. 하지만 한국과 카타르는 지난해부터 양보 없는 경합을 펼쳐오면서 최초의 표 대결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아시아권 56개국이 투표권을 갖고 있으며 우리 정부는 표 대결까지 가더라도 승산이 있는 것으로 자체 판단하고 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부산저축은행 사태를 계기로 ‘전관예우’ 관행에 대한 비난이 쇄도하는 가운데 정부가 현재 공석이거나 임기가 만료되는 정부 위원회와 공공기관장에 민간 출신을 대거 중용하기로 했다. 올 하반기 교체가 예정된 99개 공공기관장 인사는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라디오 연설을 통해 강조한 전관예우 근절의 첫 시험무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부 공기업 사장에 대통령 측근 인물과 정치인들이 거론되면서 이번 인사가 이 대통령의 전관예우 근절 의지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정부 고위관계자는 15일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전관예우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은 만큼 각종 정부 위원회와 공공기관장에 경영 능력과 전문성을 갖춘 민간 출신 인사들을 우선적으로 인선한다는 원칙을 마련했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청와대는 현재 공석인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에 민간 출신을 임명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급인 국경위원장은 사공일 무역협회장과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 등 현 정부의 핵심 인사들이 거쳐 간 곳이다. 정부는 당초 장관급 출신 인사를 후임으로 유력하게 검토했으나 최근 저축은행 사태가 불거지면서 무게감 있는 민간 인사를 임명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올 하반기 임기가 만료되는 99개 공공기관 사장 자리에도 민간 출신들을 대거 등용할 것으로 보인다. ‘장관급 사장’으로 불리는 한국전력 사장은 김쌍수 현 사장(전 LG전자 부회장)에 이어 민간 출신을 임명하기로 방침이 정해졌다. ▼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도 민간출신 임명키로 ▼중소기업청장을 지낸 유창무 전 사장이 사임하면서 사장 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무역보험공사도 내부 출신 2명과 대기업 경영자 출신이 경합을 벌이면서 후보군에서 관료 출신을 처음으로 배제했다.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역시 민간 출신 기업인들이 사장 후보로 우선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 관리를 지칭하는 말)가 주로 사장으로 임명돼온 금융 공기업에 ‘민간 바람’이 불지도 관심사다. 다음 달 이사장의 임기가 만료되는 신용보증기금 관계자는 “예전 같으면 한 달 전부터 재무관료 출신이 내정됐지만 이번에는 아직 아무런 얘기가 없다”며 “저축은행 사태로 금융위원회에서 고민이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관예우에 대한 비판이 높은 만큼 낙하산 인사는 줄어들 것”이라며 “민간 출신 공기업 사장들의 성과를 문제 삼는 지적도 있지만 민간 출신을 우선시하는 흐름은 맞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관예우 근절 방침으로 관료들이 소외된 가운데 일부 공기업 사장에 정치인이나 대통령의 측근이 여전히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면서 관료사회의 반발도 적지 않다. 최근 내정된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서울시 부시장을 지낸,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힌다. 한 관료 출신 인사는 “관료 출신은 배제하면서 측근들을 등용한다면 정부의 공정사회 구현 약속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사회 전반에 만연한 부정부패, 공직기강 해이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 활동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14일 국무회의에서 “(국민이 볼 때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가) 이제 한계에 왔다. (공직자의 자세가) 이대로는 안 된다는 인식이 필요하다”며 공직기강 확립이 더는 늦출 수 없는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15일에도 한국자유총연맹 회원들과의 청와대 오찬행사에서 “오랫동안 우리 사회가 압축성장하고 빠른 성장을 하면서 사회 곳곳에 부조리한 부분이 생겨났다”며 “일류국가가 되려면 오랫동안 누적된 관습을 타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요즘 (재산이나 지위가) 있는 사람들이 더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경우가 있는데,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심해진다”며 “소득을 높이는 노력만큼이나 사회를 공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김황식 국무총리도 이날 중앙부처 감사담당관 37명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고위 공직자들의 비리가 더 은밀해지고 나쁘게 발전한 부분도 있다. 범국가적으로 이런 문제를 정리할 때가 왔다”고 밝혔다. 이어 “공직사회가 (일반인보다) 더 부패한 것처럼 비쳐 억울한 측면도 있겠지만 매 맞고 솔선수범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고위공직자 비리와 지방 토착형 비리 근절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설명했다.특히 김 총리는 “(총선 대선 등) 내년 정치 일정으로 (정치권에 대한) 줄서기나 눈치 보기 등 공직자로서의 중립적 자세가 흐트러질 여지가 많고 기강해이 가능성도 커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이 강조된다”며 전체 1만 명에 이르는 공공부문의 감사인력이 사전 차단활동에 적극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이 대통령과 김 총리가 잇달아 부정부패 척결과 엄정한 공직기강 확립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최근 고위공직자들의 비위 행위가 속속 드러나는 데다 집권 4년차 중반에 접어들면서 공직 사회의 기강 해이와 정치권 줄 대기, 토착비리 등이 노골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판단에서다.실제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엔 비리 게이트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해 왔지만 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현 정부의 몇몇 인사가 관여된 것으로 확인되자 큰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크든 작든 이번에 걸리면 끝이다. 국민의 눈높이가 높아졌다. 정부는 군말 없이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며 청와대 내부 기류를 전했다. 이에 따라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을 중심으로 구성한 정부합동공직복무점검단과 각 부처 감사관실은 7월부터 합동으로 고강도 감찰을 시작한다. 또 이달 말에는 청와대 국무총리실 감사원이 합동으로 △지방자치단체 감사관 △공공기관의 감사위원을 초청해 2차례의 공직기강 준비회의를 열 계획이다.총리실 관계자는 “공직비리와 기강문란 행위는 물론이고 공직자들이 특정 정치인을 계속 만나 ‘자리 보험’을 들거나 마땅히 해야 할 업무를 놓고 정치권의 눈치를 살피는 등의 직무태만 행위를 집중 단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청와대와 총리실은 감찰활동을 통해 성실하게 소임을 다하는 공직자를 발굴하고 상을 주는 작업도 병행할 방침이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이명박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의 회동이 2년 9개월 만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회동이 최종적으로 성사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적지 않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사전조율 없이 전격 제안 민주당 손학규 대표의 청와대 회동 제안은 13일 오전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손 대표는 청와대 측과 사전 조율 없이 공식 제안 30분 전에야 회동 의사를 임태희 대통령실장에게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청와대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물밑에서 회동 필요성을 타진했고, 민주당이 이를 공식 제안하는 형식을 갖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지만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절대 그런 일 없다”고 잘라 말했다. 손 대표는 대학생들의 대규모 거리 시위로 비화한 반값 등록금 문제를 계기로 이 대통령과의 회동 제안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손 대표로서는 이 대통령과 직접 머리를 맞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4·27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급상승했다 다시 주춤해진 개인 지지율 정체 국면도 타개하겠다는 생각도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회동이 성사되면 손 대표는 통합민주당 대표 시절인 2008년 5월 이 대통령과 만난 뒤 두 번째 만나게 된다.○ 이 대통령도 전격 수용 이 대통령은 이날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으로부터 손 대표의 제안 내용을 보고받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뒤 회동 추진을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손 대표가 지난해 말 ‘예산안 단독 처리 사과 요구’ 같은 전제조건을 내걸지 않은 점을 볼 때 대화 의지를 분명히 밝힌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손 대표가 ‘민생’을 전제로 대화를 제의한 만큼 이 대통령으로서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는 얘기도 나온다. 민생 문제가 정치권에서만 논의될 경우 청와대가 논의 과정에서 뒤로 밀리는 것은 물론이고 포퓰리즘(대중영합주의)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점도 회동 수용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야당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민심에 충실한 정치와 책임 있는 국정운영 사이의 균형점을 찾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여당은 물론이고 야당까지 포함한 ‘국회와의 소통’ 확대 노력이라는 해석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최근 “90%의 국민이 옳다고 해도 10%(소수)의 목소리가 잊히지 않게 하는 곳이 국회”라며 국회의 기능을 강조했다. ‘여의도 정치’에 대한 이 대통령의 생각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 변수는 의제 선정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과 손 대표의 청와대 회동 성사를 아직 단정 짓기는 이르다는 관측이 나온다. 의제 조율이라는 변수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김두우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도 “의제만 조율된다면 회담은 언제든 할 수 있다”고 ‘선(先)의제 조율’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이날 회동 의제에 대해서는 반값 등록금, 물가, 일자리, 전월세, 저축은행 부실사태, 가계부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직접수사권 폐지, 남북관계 등을 제시했다. 사실상 국정 현안 전반이 의제가 돼야 한다고 밝힌 것이다. 현안마다 여야의 견해차가 워낙 커 의제 조율 과정에서 팽팽한 샅바싸움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양측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상충된다는 점에서 구체적 합의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이달 안에 만나 국정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손 대표는 13일 이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빠른 시일 내 만났으면 좋겠다”고 화답했다. 이로써 2008년 9월 이후 2년 9개월 만에 대통령과 제1야당 대표 간의 회동이 이뤄지게 됐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통령과 서로 무릎을 맞대고 앉아 국민에게 닥친 삶의 위기에 대해 진실한 대화를 나누고 싶다”고 제안했다. 이를 전해 들은 이 대통령은 “민생을 걱정하면서 그러는 건데 이러고저러고 토를 달 이유가 없다”며 수용 의사를 밝혔다고 신임 인사차 손 대표를 예방한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전했다. 회담 시기에 대해 김 수석은 “내달 초 대통령의 해외순방 일정이 있으니 그 전에 만나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해 이달 안에 열릴 것임을 시사했다. 그동안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의 대화 상대방은 대통령이 아니라 한나라당 대표라는 생각 아래 ‘여의도 정치’와는 거리를 둬왔다. 손 대표와의 회동을 계기로 이 대통령이 야당과도 직접 머리를 맞대고 국정 현안을 적극 협의하는 쪽으로 국정 운영 스타일을 바꾸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우리 국민은 무엇보다 선출직(공무원)과 고위공직자들의 부패를 가장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정부는 공직자윤리법부터 보다 엄격하게 고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례 라디오·인터넷 연설을 통해 “나 자신도 (부산저축은행 비리사건 등) 오늘의 일을 보면서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고통스럽고 힘들더라도 뼈를 깎는 심정으로 단호하게 부정과 비리를 척결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이달 3일 이 대통령 주재로 제3차 공정사회 추진회의를 열고 △4급 이상 공직자가 대형 로펌이나 회계법인에 취업하지 못하고 △1급 이상 공직자는 퇴직 전 1년간 맡았던 업무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간기업에 1년 동안 취업할 수 없다는 내용 등을 담아 공직자윤리법을 수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부산저축은행 사태가 이처럼 악화된 배후에는 전관예우라는 관행이 있다. 전관예우는 금융당국만이 아니라 법조, 세무, 국방, 일반 공직에까지 광범위하게 퍼졌지만 큰 문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묵인돼 왔다”고 진단했다. 이어 “관행화한 비리와 부정은 젊은 세대의 희망을 빼앗고 서민들을 허탈하게 한다. 다소 혼란스러울 수 있지만 이런 관행과 비리에 대해 자를 것은 과감하게 잘라야 한다”며 공정한 사회를 위한 단호한 조치를 다짐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의 경력과 능력은 일종의 공공재”라며 “공직자들이 퇴임 후 전관예우를 받는 대신 자신의 경험과 능력을 사회봉사와 후진 양성에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근무하다 퇴직한 뒤 강단에 선 서울시립대 강성태 교수와 퇴임 후 세계를 돌며 강연과 민간 외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압둘 칼람 전 인도 대통령의 삶을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노력하면 국민소득 3만 달러, 4만 달러를 머잖아 이룰 수 있지만 사회가 공정하지 않다면 염려스럽다”며 “소득이 높고 불공정한 사회보다는, 소득이 다소 낮더라도 공정한 사회에서 사는 것이 더 행복한 삶”이라고 거듭 강조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대학생 등록금 부담 완화 논란과 관련해 “너무 조급하게 서둘러 하지 말고 차분하게 시간을 갖고 진지하게 대안을 마련하라”고 정부에 지시했다.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정부가 정책을 한번 잘못 세우면 국가가 흔들릴 수 있다”며 이같이 당부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수조 원의 세금이 들어갈 수 있는 등록금 정책을 놓고 중구난방식의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경쟁을 펴고 있는 정치권에 흔들리지 않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고등교육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고,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지원해줄 수 있는지 현실을 점검해야 한다”며 “국민은 (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면밀히 검토해서 종합적이고 입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나라당이 대학 등록금 정책을 주도하는 것보다는 최종 발표가 좀 늦어지더라도 당정청 3자가 책임의식을 갖고 정책을 준비하라는 지시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예산을 더 써서라도 등록금 부담을 낮추려 할 것이지만 정부가 확실히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당부”라고 말했다. 여야 내부에서도 무책임한 등록금 공약(公約) 경쟁을 자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나라당 정의화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당이) 반값 등록금이라는 화두를 던져 기대감을 키우는 바람에 (사회적 혼란이라는) 사태를 자초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황우여 원내대표를 겨냥했다. 그는 “당정청 조율을 거치고 소속 의원들의 공감대를 이룬 뒤 정책을 발표하는 신중함이 필요하다. 이번에 ‘경낙과신(輕諾寡信·가볍게 허락하면 믿음이 적다)’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국공립대는 물론이고 사립대에도 반값 등록금을 적용하겠다는 민주당 내에서도 일부 중진 의원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당 정책위의장을 지낸 강봉균 의원은 이날 등록금 문제를 논의한 의원총회 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립대의 구조조정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 세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김진표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청와대가 민영화 혹은 민간위탁경영 방식으로 군 의료시스템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높이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천영우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13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자녀를 군에 맡긴 부모들을 걱정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게 군 의료개혁의 출발점”이라며 “군의관 수를 몇 명 늘리고 국방의료원을 고치는 정도로 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군이 보유한 다수의 통합병원을 민영화하거나 위탁경영하는 방식으로 서울아산병원이나 삼성의료원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군인에게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와 국방부는 이런 구상에 따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군 의료개혁 작업을 진행해 왔으며 개략적인 내용은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필요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군이 보유한 통합병원 여러 개를 민간에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천 수석은 이날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군 모범용사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군 의료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천 수석은 “군은 최소한 사단 이하에 1차 진료가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군의관을 전진 배치해서 긴급후송체계를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며 “민간인이 총상이나 중증외상을 입으면 민간병원이 아니라 최고 수준의 군 병원에서 제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천 수석은 “지금 반값 등록금 얘기를 하고 있지만, 우리 군은 복지의 사각지대에 속한다”며 “특히 부사관이나 초급장교들이 제대로 복지 혜택을 못 받고 있는 만큼 국방개혁 이후에는 군 복지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폭주해온 여야의 대학생 등록금 이슈 경쟁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13일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 내부에서부터 “설익은 방안을 무책임하게 쏟아낼 게 아니라 차분히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자제의 목소리가 쏟아지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과 같은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경쟁이 지속되면 정치권 전체의 신뢰가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뒤늦게 발동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 MB, “잘못하면 국가 흔들릴 수 있어”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지난달 말 정치권에서 대학 등록금 이슈가 불거진 이래 가장 강도 높게 정치권을 비판했다. 여의도를 직접 거명한 것은 아니지만 사실상 등록금 이슈에 대한 정치권의 논의 구조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즉, 정치권의 주장은 너무 조급했고 교육정책의 중요성을 간과했으며 대안의 입체성이 부족하다는 걸로 요약된다. 이 대통령은 회의 말미에 “청와대는 역사의식과 책임의식을 갖고 일을 해야 한다. 집중력을 갖고 전력을 다해 국민 입장에서 고심하고 일을 추진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등록금 문제와 관련한 한나라당과 야당의 향후 일정을 보고받고 걱정스러운 마음에 이 같은 말씀을 하신 것으로 안다”며 “한나라당은 학생들에게 혜택을 많이 주자고 하고 싶겠지만 대학 구조조정도 해야 하는 만큼 모든 걸 종합적으로 하라는 당부였다”고 말했다.지금까지 등록금 문제에 “당과 정부가 논의할 일”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청와대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등록금 문제에 대해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더는 정치권에만 논의를 맡길 경우 수조 원이 들어갈 등록금 이슈의 가닥을 잡지 못한 채 사회 혼란만 가중시킬 수 있다는 게 청와대의 우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 여야 중진, “이대로는 안돼”등록금 이슈에 불을 지핀 한나라당 내에서도 대학생들의 6·10집회를 계기로 “호흡 조절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정부여당은 정책 이슈를 제기하는 것 못지않게 이후 집행과 관리가 더 중요한데 황우여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가 이를 거의 감안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의 한 재선 의원도 “도대체 당의 정확한 입장을 아는 사람이 없다”며 “지금이라도 등록금 논의 채널을 통일하고 중심으로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민주당에서도 강봉균 의원을 포함한 중도 성향의 의원들을 중심으로 서서히 당 지도부 견제론이 나오고 있다. 특히 하루 만에 사립대에도 반값 등록금을 추진하겠다는 조변석개(朝變夕改)식 공약으로 무책임하게 판을 키우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한 재선 의원은 “수년간 수렴한 당론은 온데간데없고 이렇게 성급하게 정책을 내놓다가는 국민에게 실망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자유선진당은 대학 등록금 지원에 앞서 부패 사학 퇴출과 대학 구조조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태도다. 변웅전 대표는 이날 주요당직자회의에서 “반값 등록금 이전에 대학을 반으로 줄여야 한다는 소리가 사회에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실 부패사학을 과감하게 퇴출시키고 대학 간 통폐합을 통해 현재 340개 정도의 대학을 250개 정도로 정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경복궁 근정전에서 열린 ‘외규장각 의궤 반환 환영대회’에 참석해 “오늘을 시발점으로 빼앗긴 우리의 문화재를 다시 찾아오는 일에, 우리의 역사를 복원하는 일에 함께 노력하자”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1866년 병인양요 때 프랑스가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빼앗아 간 서책 297권을 올 4, 5월 4차례에 걸쳐 반환받은 것을 기념해 열렸다. 왕실의궤는 조선시대 왕실 행사의 내용과 과정을 그림과 글로 보고한 책이다. 이 대통령은 궁중 의식으로 열린 행사에서 “우리는 가난 속에서 살기 위해 힘써왔다. 이제는 우리의 고유문화와 문화재를 돌보아야 할 시기를 맞았다”며 “정부도 문화재를 찾는 데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앞서 경복궁 경회루 1층에서 왕실의궤의 프랑스 보관 사실을 1975년 처음 확인해 반환운동의 불을 지핀 재프랑스 학자 박병선 박사를 만나 “우리의 소중한 문화재가 먼지에 쌓여 있던 것을 찾아냈고, 꾸준히 노력해 주셨다”고 치하했다. 또 “우리의 많은 문화재가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다. 한 점이라도 찾는 데 소홀함이 없어야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정부는 박 박사에게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수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1980, 90년대 프랑스 문화장관을 지낸 자크 랑 프랑스 하원의원, 파리7대학 뱅상 베르제 총장도 참석했다. 앞서 정부는 이날 오전 145년 전 왕실의궤가 보관됐던 장소인 인천 강화군 외규장각에서도 환영식을 열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다음 달 19일부터 전시회를 갖고 왕실의궤를 일반인에게 공개한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가 이명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주요 공식회의의 전 과정을 언론에 공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동안 대통령이 참석하는 회의는 모두(冒頭)발언만 언론에 공개되고 나머지 회의내용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제한적으로 전해졌다. 김두우 신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10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통령의 지침을 받았다”며 이 같은 홍보계획을 밝혔다. 공개 대상은 △공정사회추진회의 △미래기획위원회 녹색성장위원회 등 대통령직속위원회의 보고회의 △국민경제대책회의 등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김 수석은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 등 (내부) 전략을 짜는 회의는 앞으로도 공개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엔 집권 후반기 ‘여의도 정치’가 점차 주목받는 시점임을 감안해 청와대가 여전히 국정의 핵이란 점을 부각시키겠다는 뜻도 깔려 있다. 김 수석은 “금융경제 보건복지 등 전문적인 정책은 청와대 대변인이 아니라 업무를 맡은 청와대 비서관이 직접 설명하는 기회도 대폭 늘리겠다”며 ‘책임브리핑제’의 도입 방침도 밝혔다. 김 수석은 “청와대 홍보담당자들은 PI(대통령 이미지)와 관련된 브리핑만 담당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효재 정무수석비서관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청와대가 혼자 시속 100km로 달리다가 중간에 신호에 걸려 목적지에 도착하는 데 한참 걸리는 것보다 당청이 조율해서 평균 60km로 달리는 게 낫다. 독주보다는 꾸준히 함께 달리면 더 빨리 갈 수 있다”며 당청 조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두우 수석도 “당에서 필요하다고 아우성치면 청와대도 거기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다”며 “당에서 하는 것을 포퓰리즘이라고 매도하면 서로 얘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한나라당의 4·27 재·보궐선거 패배 후 1개월 반 가까이 논란이 됐던 청와대 참모진 개편 문제는 정무와 홍보수석비서관을 교체하는 선에서 9일 일단 마무리됐다. 재·보선 패배의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변함 없이 대통령을 보좌하게 됐다. 하지만 ‘당분간 유임’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짧게는 향후 1, 2개월 정국 상황에 따라 그의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임 실장은 이날 “청와대에 남는 참모들은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며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청와대 참모들이 ‘익숙함으로의 복귀’라고 부를 정도로 이번 인사에선 MB맨 중용이 눈에 띈다. 홍보수석에 내정된 김두우 대통령실기획관리실장은 현 정부 출범 이후 3년 3개월 동안 이명박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왔다. 특히 지난해 8월 이후로는 매일 오전 7시 반 이 대통령에게 일일 정국 대응방안을 보고했으며 독대(獨對) 자리도 늘려가며 정국 전반에 대해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수석에 내정된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은 대선 당시 공보팀에서 일했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거치는 등 친이(친이명박) 직계로 분류된다. 지난해 7월 발탁됐다가 이번에 물러나는 정진석 정무수석과 홍상표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과의 개인적 인연이 없었다. 따라서 이 대통령의 철학을 파악하고 조율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인사는 친정체제 구축을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을 다잡고 내년 총선과 대선에 대비해 나간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두 사람은 창성동 별관에 사무실을 둔 이동관 언론특보, 박형준 사회특보와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이 대통령을 보좌할 것으로 보인다. 정무수석 교체엔 친이계와 친박(친박근혜)계의 건강한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이 대통령의 의중이 깔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진석 수석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의 관계 개선이라는 과제를 부여받아 이 대통령과 박 전 대표의 독대를 두 차례 성사시켰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청와대가 생각보다는 친박에 우호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거꾸로 이번 정무수석 교체를 놓고 친박계가 긴장할 수도 있다. 김 의원은 그동안 내년 대선후보감으로 ‘박근혜 대항마’를 자처하는 김문수 경기지사를 후원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한 친박계 의원은 “김 의원이라면 양측을 갈라놓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소한 중립적인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 “하루 24시간을 48시간, 72시간으로 쪼개 의원들의 뜻을 받아 대통령에게 가감 없이 전하고 청와대가 생각하는 것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부는 “범여권에 신발 끈을 고쳐 매 줄 것을 요구하는 의미도 담겨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 의원의 경우 1년 가까이 임기가 남은 지역구(서울 성북을) 의원직을 포기하는 자기희생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 고위 참모는 “동지보다는 동업자 형식으로 묶여 있던 친이계를 향해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내 몫 주장하기’를 줄이고 희생하자는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눈길 끄는 핵심참모 3인방 ▼9일 신임 대통령기획관리실장에 내정된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은 이명박 대통령 가족과 주변 관리를 전담해 온 핵심 측근이다. 민정당 공채로 정치권에 입문한 정통 당료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을 오래 보좌해 온 그는 현 정부 출범 후 청와대에 합류해 정무1비서관을 거쳐 민정1비서관으로 일해 왔다. 처신이 원만하고 언론인들과의 교류도 잦지만 입이 무겁기로 정평이 나 있다. 민정1비서관에 내정된 신학수 총무비서관은 이 대통령과 같은 경북 포항 출신으로 20년 가까이 이 대통령을 도운 몇 안 되는 ‘가신(家臣)’이다. 2000년 6월부터 1년 반 동안 이 대통령의 큰형 상은 씨가 운영하는 ㈜다스의 충남 아산공장 관리팀장으로도 일했다. 대변인으로 임명된 박정하 춘추관장은 2006년 안국포럼 초기 멤버로 줄곧 이 대통령의 공보 업무를 담당해왔다. 언론인 출신은 아니지만 순발력 있는 논평과 전달능력, 성실함을 인정받고 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9일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김효재 한나라당 의원, 홍보수석비서관에 김두우 대통령기획관리실장을 내정했다. 기획관리실장에는 장다사로 민정1비서관, 민정1비서관에는 신학수 총무비서관, 정무2비서관에는 김회구 인사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대변인에는 박정하 춘추관장이 내정됐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하고 정진석 정무수석과 홍상표 홍보수석 교체를 포함하는 청와대 개편 내용을 발표했다. 또 이 대통령은 국민권익비서관에 조현수 한나라당 예산결산위 수석전문위원, 국민소통비서관에 김석원 국민소통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시민사회비서관에 김혜경 여성가족비서관을 내정했다. 또 춘추관장에 김형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지식경제비서관에 강남훈 지식경제부 기후변화에너지 자원개발 정책관, 여성가족비서관에 이재인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을 내정했다. 공석이 된 총무비서관과 정무1비서관 후임은 해당 수석과 협의를 거쳐 추후 임명할 예정이며 장기 근무로 교체가 검토된 것으로 알려진 진영곤 고용복지수석비서관은 일단 유임됐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박카스(자양강장제) 훼스탈(소화제) 등 일반의약품(OTC)의 슈퍼 판매 허용 문제를 놓고 정부가 난처한 상황을 맞았다.이명박 대통령은 2007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전국약사대회에 참석해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에 반대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대한약사회 홈페이지에 수록된 당시 동영상 파일에는 “사소한 약품이라도 외국에는 동네 약국이 없기 때문에 부득이 슈퍼에서 팝니다”라는 이 대통령의 발언이 실려 있다. 우리나라는 동네 약국이 많기 때문에 굳이 슈퍼에서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약사회 측이 이를 홍보 자료로 활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이날 행사에 동석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이회창 자유선진당 후보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 영상물은 보건복지부의 정책 결정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일반의약품 1만7000종 가운데 해열진통제, 파스 등 20개 이하 품목은 슈퍼마켓과 24시간 편의점 판매가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허용할 수 없다는 정부 발표엔 이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정치인의 발언이 일종의 가이드라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여권의 한 인사는 8일 “보건복지부 발표에 앞서 당정청 협의를 진행할 때 여야 지도자들이 한목소리로 약속했던 점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7일 수석비서관 회의를 포함해 최근 참모진 회의 등에서 “(일반의약품 문제는) 국민 편익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일하는 모습이 참 답답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처) 사무관들이 만든 자료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말도 했다는 후문이다.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에 대해 격노한 것은 아니며 평소 지론을 밝힌 것이라는 게 청와대 설명이지만 슈퍼 판매 가능 품목을 좀 더 늘리라는 취지의 의중을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청와대는 일반의약품 정책을 둘러싼 여론이 2개 전선에서 동시에 나빠지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2만1000개에 이르는 약국에 소속된 약사들은 “일반의약품의 슈퍼 판매를 허용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제는 인터넷상에서 “정부 여당이 약사 이기주의에 휘둘려서 국민 전체의 편익을 망각했다”는 비판도 퍼지고 있다는 점이다. 청와대 내에서는 약사의 반발을 막아야 한다는 의견도 강하지만 인터넷상의 대통령 비판에 대응하지 않는다면 여론이 더 악화될 수 있다는 견해도 등장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는 감기약이나 소화제 등 가정상비약의 약국 외 판매를 재추진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의약품 가운데 가정상비약의 경우 약국 이외에서도 판매가 가능한 의약품으로 지정한다는 것이다. 특히 부작용 우려가 거의 없는 가정상비약은 슈퍼 판매를 우선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민생이 국정의 중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 현안이 있고, 이슈가 복잡할 때일수록 청와대와 정부는 민생에 중심을 두고 꾸준히 일해 나가자”고 말했다. 또 그는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물가 문제는 장관들이 종합 점검해 챙기라”며 “물가상승 요인이 없는데도 값을 올리는 행위는 철저히 단속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국가유공자와 유족 등 260여 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하면서 “말로는 누구나 할 수 있으나 정말 몸을 던져서 나라를 사랑하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며 “말로 애국하는 사람보다 행동으로 하는 사람, 베풀고 협력하고 화합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을 때 사회는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일 “북은 대결과 갈등의 길에서 벗어나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와야 한다”며 북한의 변화를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제56회 현충일 추념식 추념사에서 “우리는 이를 위해 인내심을 갖고 진지하고 일관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이 남북 간의 비밀접촉 사실을 폭로한 지 닷새 만에 나온 대북 메시지여서 주목된다. 북한의 외교적 결례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다 차분하게 평화와 번영의 길로 나올 것을 북한에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6·25전쟁 당시 전사했지만 지난해에야 유해를 찾은 고 이천우 이등중사의 가족 이야기에 추념사의 앞머리를 할애했다. 고 이 이등중사는 만 18세 나이에 형인 이만우 하사가 입대한 뒤 한 달 만에 입대했고, 형제는 모두 전사했다. 이 대통령은 “어머니는 1985년 돌아가셨지만 정부는 시신도 못 찾고 애태우던 어머니의 눈물을 잊지 않았다”며 유해발굴 사업의 의미를 평가했다. 이 대통령 부부는 이날 열린 이 이등중사의 안장식에 참석해 유족들을 위로했다. 이 대통령은 추념식을 마친 뒤 국립서울현충원 내에 있는 유해발굴감식단을 방문해 6·25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호국용사들의 유골은 이 나라를 지탱하는 버팀목과 같은 존재로, 이분들이야말로 영원히 살아 있는 대한민국”이라고 평가했다. 또 “최후의 한 사람까지 끝까지 찾아내야 한다”며 “남북통일이 되면 북에서도 찾고, 최후의 한 구까지 끝까지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군 전사자 유해발굴 사업은 2000년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5182구를 발굴했다. 6·25전쟁 전사자 13만여 명의 4%에 이른다. 한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현충일을 맞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오늘의 우리가 있기까지, 이 강토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경건하게 옷깃을 여미며 우리 시대의 사명을 생각한다”고 썼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는 6일 국회 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사개특위)의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직접 수사기능 폐지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국회는 이 사안을) 신중히 검토해 달라”며 “한나라당 지도부에 청와대의 이런 견해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표현은 ‘신중 검토’였지만 사실상 반대 의견이었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신중히 검토한다”는 의견을 정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회의에서 발언한 수석비서관 가운데 단 한 명도 다른 의견을 내지 않았을 정도로 뜻이 하나로 모아졌다”고 전했다. 이날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분명한 뜻을 밝힌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임 실장은 이날 수석비서관회의에 앞서 이 대통령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위 관계자는 “중수부의 부산저축은행 수사가 정점으로 치닫고 있는 시점에서 정치권이 중수부의 수사기능을 뺏는 데 합의했다는 말이 전해진 뒤 이 대통령의 생각이 (사실상 반대인)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쪽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에 황우여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수사 중인 검사들이 위축되지 않아야 한다는 (청와대의) 우려 표시로 받아들인다”면서 “그렇다고 청와대의 의견에 국회가 귀속되는 것이 아니다. 사개특위 논의 과정에서 청와대와 검찰의 의견, 국민여론 등이 수렴될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일보가 이날 국회 사개특위 소속 의원(20명)에게 의견을 물어본 결과 야당 의원 10명은 모두 수사기능 폐지에 찬성했고 한나라당 의원 10명 중에선 3명이 찬성했다. 나머지 7명 중 5명이 폐지에 반대했으며 1명은 유보였고 1명은 연락이 닿지 않았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권철현 전 주일본 대사(사진)가 3년 1개월 동안의 대사직을 마치고 6일 귀국했다. 여권의 한 핵심 인사는 “청와대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무라인 인사 보강의 필요성을 검토해 왔다”며 “앞으로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선거 출마 준비를 위해 청와대를 떠난다면 후임 수석이 될 수도 있고 정무특보 자리를 얻어 청와대 외곽에서 돕는 일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 전 대사는 당초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직을 맡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돼 왔지만 인사 조정 과정에서 이 자리엔 김현욱 전 의원이 내정됐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