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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뢰 의혹을 받아 온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이 16일 오전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장 청장에게 건설현장 식당(함바집) 운영 비리 연루 의혹이 제기된 건 지난달 초. 최근에는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세무사 이모 씨에게 현금 5000만 원과 1300만 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을 맡겼다는 혐의를 받아 검찰의 수사 표적이 됐다. 장 청장은 이날 오후 방위사업청 내부 게시판에 ‘방위사업청을 떠나며’라는 제목으로 사퇴 심경을 담은 A4용지 1장 분량의 글을 올렸다. 그는 “자긍심을 무기로 일하는 직원과 군 장병은 물론 공직사회 전체와 이명박 정부에 저와 관련해 각종 의혹이 언론에 오르내리는 사태는 혐의의 진실 여부를 떠나 분명 당혹스러운 일로 생각된다”며 “더 이상 저 때문에 청의 막중한 임무가 차질을 빚어선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사직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 측은 “당분간 권오봉 차장이 청장 직무를 대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청장은 ‘장관 위의 차관’ ‘왕(王)차관’으로 불렸던 이명박(MB)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이다. 행시 15회 출신으로 경제기획원 등에서 경제 관료의 길을 걷다 2007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을 끝으로 공직을 나와 MB 대선캠프에 합류했다. 대선캠프에서 고교(경남고) 선배인 강만수 경제특보와 함께 ‘MB노믹스’의 밑그림을 그렸다. 대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 경제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현 정부 출범과 함께 조달청장에 임명됐다. 당시 강력한 업무 추진력으로 고유가 위기 극복 정책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해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았다. 이후 2009년 1월 국방부 차관에 임명되면서 MB 정부의 실세차관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차관 취임 직후 “군의 군살을 빼고 무사 안일주의를 없애야 한다”며 군 성과급제 도입, 국방예산 삭감 등 강도 높은 국방개혁의 칼을 휘둘렀다. 하지만 너무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로 군 관계자들과 여러 차례 마찰을 빚었다. 군 일각에선 ‘국방 현안을 잘 모르는 차관이 너무 나선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이상희 당시 국방부 장관과의 불화설도 여러 차례 나돌았다. 급기야 2009년 8월 이 장관은 장 차관이 국방예산 삭감안을 청와대에 직보한 것을 두고 ‘하극상(下剋上)’이라고 비난하는 항의서한을 청와대에 보냈다. 장 차관은 코너에 몰린 듯했다. 정치권과 군 안팎에선 장 차관의 책임론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결국 물러난 건 이 장관이었다. 이를 계기로 장 차관은 당시 박영준 국무총리실 차장과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차관, 신재민 문화체육관광부 차관과 함께 현 정부의 대표적 실세차관으로 입지를 더욱 굳혔다. 장 차관은 지난해 8월 방위사업청장으로 중용돼 국방획득체계 개선 등을 의욕적으로 추진해 왔다. 하지만 이 정부에서 누구보다 ‘장수’할 것으로 예상됐던 장수만 청장은 잇단 비리 의혹이 불거지면서 6개월 단명 청장으로 끝나게 됐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한미연합사령부는 이달 28일부터 한국 전역에서 한미 연합 군사연습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을 실시한다고 15일 밝혔다. 한반도 유사시 미군 증원전력을 원활히 전개하기 위해 매년 실시하는 지휘소훈련(CPX)인 키리졸브는 다음 달 10일까지, 한미 연합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은 4월 말까지 각각 실시된다.한미연합사 관계자는 “미군은 주한미군을 포함해 모두 1만2800명이, 한국군은 군단급 이상 부대와 동원예비군 등 20만 명이 참가할 예정”이라며 “올해 연습은 천안함 폭침이나 연평도 포격 도발과 같은 북한의 국지적 도발에 대응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이번 연습에는 한미 연합 방위능력을 점검하는 차원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도 참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 항모는 2009년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 때 한반도에 전개됐지만 지난해에는 참가하지 않았다.한미 군 당국은 지난해 처음 공개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제거 연습을 올해 확대 강화할 계획이다. WMD 제거 연습에는 미국 메릴랜드 주에 있는 WMD 신속 대응 부대인 제20지원사령부 요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군 소식통은 “한미는 이미 지난해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키리졸브 연습 때 실시한 북한 급변사태를 상정한 훈련도 이번에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터 샤프 한미연합사령관도 “우리는 재래식 공격을 격퇴할 수 있는 수많은 실질적인 시나리오에 맞춰 연습을 실시한다”고 밝혔다.한미연합사는 15일 오전 판문점에서 확성기를 통해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 일정을 북측에 통보했다. 군 관계자는 “과거에도 남측이 훈련 일정을 통보하기 위해 전통문을 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북한이 접수를 거부해 확성기로 알렸다”고 말했다.지난해 독수리연습 기간에는 천안함 폭침사건이 일어난 바 있어 군 당국은 이번 연습기간에도 북한이 무력시위나 기습도발 등 군사적 긴장을 조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대북 경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지난해 8월 한미 연합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서해 5도에 대한 포격 가능성을 정확히 예측하고 대책을 검토했지만 실제 석 달 뒤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15일 군 핵심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실시된 UFG 연습 당시 한미연합사령부는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대한 북한의 직접 포격 시나리오를 상정해 다각적인 전술 토의를 벌였다.이 소식통은 “당시 한미 군 수뇌부는 북한이 내부 정치적 상황을 빌미로 해안포나 방사포로 서북도서를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상정해 구체적인 대응 수위와 방안을 검토했다”며 “북한이 서북도서를 직접 공격할 경우 사실상 전쟁 국면으로 보고 국지전이나 전면전 차원에서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했다”고 밝혔다.당시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서해 5도를 직접 포격하더라도 정부가 경제적, 외교적 파장을 이유로 대북 방어태세인 데프콘(DEFCON)을 4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데프콘이 3단계로 격상되면 작전권이 미군으로 넘어간다.다른 소식통은 “현재의 한미 작전체계상 데프콘이 격상되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포함한 연합전력을 투입할 수 없다”며 “이는 사실상 한미 연합 차원의 서북도서 방어계획이 없다는 의미여서 당시 연합사는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방어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했다”고 말했다.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은 교전규칙을 고쳐 북한의 서해 5도 포격 공격 때 데프콘을 격상하지 않고도 한국군 통수권자의 승인으로 한미 연합전력을 투입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이 방안은 구체적으로 시행되지 못한 채 ‘지속적인 검토사안’으로 넘어갔다.그로부터 3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은 서해 연평도에 대해 포격 도발을 감행했다. 하지만 한국군의 독자적 대응은 한계가 있었고, 이후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이 도발을 재개하면 한미 연합 차원에서 대응키로 방침을 정했다.한미연합사의 고위 소식통은 “검토했던 방안이 시행됐다면 북한의 서북도서 포격 도발 때 주한미군이 보유한 전투기와 정밀유도무기들이 투입돼 즉각적이고 효과적인 보복타격에 나설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은 한미 군 당국이 지난해 UFG 연습 때 우려했던 서북도서 방어의 빈틈을 정확히 노렸던 것”이라며 “이런 교훈 때문에 28일부터 실시되는 키리졸브와 독수리연습에서 북한의 국지도발 대비에 집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현역 해군 소령이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골수)를 기증하는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 한미연합사령부에 근무하는 송해진 소령(36·해사 51기·사진)은 이달 초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www.kmdp.or.kr)의 전화를 받았다. 송 소령과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가 나타났는데 골수를 기증할 수 있느냐는 확인 전화였다. 해사 생도 시절이던 1996년 교내에서 열린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을 접한 송 소령은 언젠가 자신의 골수를 필요로 하는 난치병 환자에게 조건 없는 생명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결심하고 기증서명을 했다. 조혈모세포는 백혈병과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암 환자의 완치에 반드시 필요한 조직으로 타인 간에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기증서명 15년 만에 자신의 결심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확인한 송 소령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협회 측에 골수 기증을 위해 수술대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송 소령은 유전자 확인 검사 및 건강진단을 마쳤고, 17일 낮 서울대병원에서 한 백혈병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세 자녀를 둔 송 소령은 “내 가족이 백혈병과 같은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기증자의 도움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겠느냐. 부모이자 가장으로서 환자 가족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일정에 대한 부대의 배려와 주위의 격려에 감사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헌혈이나 추가 기증 활동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송 소령은 지금까지 20여 차례 헌혈을 했고 지난해에는 사후 장기기증을 신청하는 등 생명 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청와대를 포함해 서울 도심의 상공을 방어하는 35mm 대공포(일명 오리콘)가 군납 사기로 불량 부품을 사용해 최근까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 조사본부는 최근 미국 무기중개업체 A사의 국내 수입대행사인 B사가 당초 해외에서 조달하기로 계약한 35mm 대공포의 포신 몸통을 국내의 무자격 업체에서 제작한 뒤 홍콩으로 보냈다가 다시 국내로 역수입해 군에 납품한 사실을 적발했다고 11일 밝혔다. 군이 보유한 35mm 대공포 36문에 필요한 포신 몸통 72개 가운데 49개가 1998∼2003년 이렇게 납품된 불량품이어서 사격 훈련 때 균열이 발생하는 문제가 있었다고 군 당국은 설명했다. 조사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초 35mm 대공포 부대로부터 포신 몸통이 정비 기준인 5000발을 쏘기 전에 균열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접수해 조사를 진행했다”며 “군수사령부 군무원에 대해 내사를 벌이는 등 경찰, 인터폴과 공조수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합참 관계자는 “문제가 된 포신 몸통 49개 중 19개를 교체했고 6월까지 나머지 불량품도 교체할 예정”이라며 “저고도 방공무기인 35mm 대공포 외에 수도권 상공을 방어하는 무기가 중첩적으로 배치돼 있어 현재 대공방어 임무에는 이상이 없다”고 설명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10일 발표한 공보를 보면 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의 모든 책임이 남한에 있는 듯하다. 수석대표의 격과 의제는 물론이고 회담 내용의 언론 공개 등을 두고 남측이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 바람에 회담이 파국을 맞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방부 측은 “결렬 책임을 남측에 떠넘겨 여론을 분열하려는 사실 왜곡”이라며 북측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남측이 ‘4성 장성’ 제안? 북측은 수석대표를 ‘4성 장성(대장)’으로 하자는 남측 제의를 수용해 인민무력부 부부장급으로 정하기로 하고 의견 접근을 봤는데 갑자기 남측이 변덕을 부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남측의 설명은 다르다. 처음부터 4성 장성급을 제안하면서 ‘국방부 장관과 인민무력부장’ 또는 ‘합참의장과 총참모장’의 회담 형식을 분명히 밝혔는데도 북한이 지휘체계가 다르다며 차관급인 인민무력부 부부장이나 총참모부 부참모장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군 관계자는 “주로 상장 직위가 맡는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고위급 인사로 볼 수 없고 현역이 아닌 남한의 국방부 차관은 군사회담 대표가 될 수 없다고 반박했지만 북한은 고집을 꺾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0년 통일부의 북한 인명집에 따르면 인민무력부 부부장 7명 중 5명, 총참모부 부참모장 5명 중 4명이 상장(남한의 중장) 또는 중장(남한의 소장) 계급이다.○ 북측이 3차례나 양보? 북측은 고위급 회담 개최 합의를 위해 세 차례나 의제를 수정하거나 절충하는 등 최대한 성의를 보였지만 남측이 이를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회담 첫날인 8일에는 회담 의제를 ‘천안호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할 데 대하여’로 제의했지만 남측이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천안호 사건에 대하여’ ‘연평도 포격전에 대하여’ ‘조선반도의 군사적 긴장상태를 해소할 데 대하여’로 의제를 나눈 수정안과 ‘쌍방이 도발로 간주하는 모든 군사적 행동을 엄금할 데 대하여’라고 바꾼 수정안도 제시했지만 남측이 모두 반대했다는 것이다. 또 북측은 고위급 회담이 열리면 남측이 주장하는 두 사건을 먼저 다룬 뒤 군사적 긴장상태 해소 문제 등을 협의하자는 절충안까지 남측이 외면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남측도 의제를 수정 제의하는 등 회담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북측이 끝내 진정성을 보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첫 번째 고위급 회담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북측의 납득할 만한 조치를 확인한 뒤 다음 회담에서 북한이 제의한 의제들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모든 의제를 한꺼번에 다룰 것을 고집해 견해차를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남측이 언론 플레이? 북측은 실무회담 첫날부터 회담 상황을 있는 그대로 언론에 공개하자고 했지만 남측이 북측 제의를 검토해 보겠으니 다음 날 계속 토의하자며 진상 폭로를 모면하는 기만술책을 부렸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남측 대표단이 회담 시작 전에 미리 ‘관례에 따라 비공개로 하자’는 의사를 북측에 분명히 밝혔다고 반박했다. 협상과정 중간에 공개하는 것이 남북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또 북측은 남측이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로 특정 인사가 나오면 안 된다는 주장을 언론에 흘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방부는 “언론 보도에 대한 북측의 불만이 어떤 부분이냐고 물었을 때 구체적인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으면서 뒤늦게 트집을 잡는 것”이라고 반박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 이례적 ‘공보’… 北, 최근 10년동안 2차례만 사용 ▼이례적 ‘설명’… 앙탈질 등 소제목 붙여 조목조목 주장북한이 10일 남북 군사실무회담 결렬에 대해 내놓은 공보는 그 형식도 이례적일 뿐만 아니라 내용도 매우 상세하다. 대개 성명이나 담화, 보도 등을 통해 자세한 사실관계는 설명하지 않고 주장만 나열하던 것과 다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A4 용지 6쪽 분량의 ‘북남 군사회담 북측 대표단 공보’에서 “회담이 무려 이틀 동안에 걸쳐 7차례나 휴회를 거듭하며 시간만 허비하다 결렬되고 말았다”면서 그 과정을 장황하게 설명했다. 공보는 먼저 의제 설정과 대표단 구성, 회담 날짜 등 세 분야로 나눠 ‘의제 설정에서의 앙탈질’ ‘회담 날짜 연기 주장의 검은 내막’ 등 소제목까지 붙여 자신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밝혔다. 이어 ‘북남 대화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는 진(짜)의도’라는 소제목 아래 “상종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평화를 구걸하지 않는다” 등 거친 표현으로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 북한이 이처럼 군사실무회담 과정을 자세하게 밝힌 이유는 이번 회담의 결렬 책임을 남측에 돌려 대외적으로 자신들의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핵 6자회담의 재개를 노리는 처지에서 자신들로서는 회담 과정에서 수차례 수정안을 제시했음에도 남측이 이를 거부했다는 주장을 미국 등 국제사회에 전달하려는 의도라는 얘기다. 북한이 지난 10년 동안 한 차례밖에 사용하지 않은 공보라는 발표 형식을 택한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북한 전문가는 “이번 공보는 서울에 항의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워싱턴을 향해 해명 또는 읍소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공보 ::북한 당국이 공개적으로 견해를 밝힐 때 사용하는 발표 형식. 담화나 성명보다 실무적 차원에서 자신들의 견해를 항목별로 풀어쓸 때 사용한다. 공보는 최근 10년 동안 2010년 9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결과를 알리면서 유일하게 사용됐다.}
북한은 9일 천안함 폭침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책임을 부인하며 남북 군사실무회담을 결렬시켰다. 특히 북한은 “천안함 사건은 미국의 조종하에 남측의 대북 대결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특대형 모략극”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이날 오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이틀째 열린 고위급 군사회담 개최를 위한 대령급 실무회담에서 이같이 비난한 뒤 일방적으로 회담장에서 철수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남북대화는 당분간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남측 수석대표인 문상균 국방부 북한정책과장(대령)은 “오전까지 차분한 태도를 보이던 북한이 오후 들어 돌변해 ‘천안함 사건은 우리와 무관하고 미국의 조종하에 남측의 대북 대결정책을 합리화하기 위한 특대형 모략극이다. 연평도 사건도 남측이 연평도를 도발의 근원지로 만들었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전날에 이어 이날 오전까지 고위급 군사회담의 의제와 수석대표의 격(格)에 대한 견해차를 조율했다. 문 과장은 “우리는 고위급 회담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약속받고 북측이 제기한 군사적 긴장완화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고 했지만 북측은 모든 것을 한 번에 논의할 것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북측이 제안한 남북 적십자회담 개최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고위급 군사회담 이후 일정과 장소를 협의하자’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북측에 전달했지만 군사실무회담이 결렬되면서 적십자회담도 기약할 수 없게 됐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남측은 이날 회담에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가 선행돼야 다른 사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를 위해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의 격도 장관급인 국방부 장관과 인민무력부장 또는 합참의장과 인민군 총참모장이 돼야 한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하지만 북한은 전날에 이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도발을 포함해 군사적 긴장 해소 방안 등 포괄적 의제를 한꺼번에 다룰 것을 고집했다. 이는 고위급 군사회담을 열더라도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는 대충 다룬 뒤 남측의 대북 심리전 중단이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재설정 문제를 들고 나오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이런 계산에서 북한은 인민무력부장이나 총참모장 등 거물급 인사보다는 격이 떨어지는 인민무력부 부부장이나 총참모부 부참모장을 수석대표로 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7명, 총참모부 부참모장은 5명이나 돼 고위급 회담에 적합한 책임 있는 인사로 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이런 북한의 주장을 수용할 경우 고위급 군사회담은 처음부터 겉돌거나 파행될 가능성이 높고, 북한은 회담에서 대남 공세를 반복하면서 모든 책임을 남한에 전가할 것이 분명하다는 게 군 당국의 판단이었다. 결국 북한은 이날 자신들의 협상 전략이 먹혀들지 않자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하며 회담을 결렬시킨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태도 돌변에 대해 일각에서는 북한 특유의 ‘벼랑 끝 협상전술’이 재연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대화공세를 펼치다 우리가 진지하게 접근하면 물러서는 ‘치고 빠지기’에 능하다”며 “회담 실패를 우리 측 책임으로 떠넘겨 분위기를 살핀 뒤 다시 전통문을 통해 실무회담을 제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군사실무회담에서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본심을 드러낸 만큼 북한의 전향적 태도 변화가 없는 한 당분간 회담 개최 전망은 극히 불투명해졌다. 국방부는 이날 북한이 고위급 군사회담의 의제와 수석대표의 격에 대한 남측 제의를 수용한다면 언제든지 고위급 회담에 나갈 수 있다고 밝혔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6·25전쟁 당시 중대 병력으로 중공군 400명과 사투를 벌여 고지를 확보하고 전공을 세운 루이스 밀렛 미군 대위(사진). 그를 기리는 행사가 8일 한미연합사령부 주최로 경기 평택시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렸다. 오산기지 내 밀렛 대위의 이름을 딴 밀렛 도로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제프리 레밍턴 미7공군 사령관과 존 존슨 미8군 사령관 등 한미연합사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다. 미국 메인 주 출신인 밀렛 대위는 6·25전쟁 당시 미8군 25사단 27연대 이지 중대장으로 참전했다. 그가 이끄는 중대는 1951년 2월 7일 오산기지 내 180고지 일대에서 중공군 400명의 기습을 받았다. 중공군의 기습에 중대원들이 당황하며 사기가 떨어지자 밀렛 대위는 총에 착검한 뒤 선두에 서서 적의 수류탄이 빗발치는 전장을 뚫고 적 진지를 향해 쏜살같이 내달리며 수많은 적을 육박전으로 제압했다. 이 과정에서 밀렛 대위는 적이 던진 수류탄 파편을 맞아 다리에 중상을 입었지만 고지를 점령할 때까지 앞장서서 전투를 지휘했다. 이런 중대장의 모습을 본 중대원들은 사기가 충천해 대대 규모의 중공군을 무찌르고 180고지를 확보하는 전과를 올렸다. 밀렛 대위와 중대원들은 치열한 전투 끝에 47명을 사살하고 60여 명을 생포했다. 기관총 등 다수의 장비도 노획했다. 이후 이 전투지역은 ‘육박전 고지(Bayonet Hill)’로 불렸고, 미군 역사상 마지막 총검전투 전승지로 기록됐다. 미군은 1998년 밀렛 대위의 이름을 따 오산기지 내 180고지 도로를 밀렛 도로로 이름을 바꿨다. 밀렛 대위는 이 전투의 공로를 인정받아 미 대통령이 의회 명의로 수여하는 명예대훈장을 받았으며 ‘육박전의 영웅’으로 칭송을 받았다. 그는 베트남전쟁에도 참전해 은성무공훈장 등 많은 훈·포장을 받았으며 1973년 육군 대령으로 전역했다. 이후로도 한국을 찾아 6·25전쟁 기념행사에 참석했던 그는 2009년 11월 88세를 일기로 숨을 거뒀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군 당국이 서해 5도의 전력보강 계획에 따라 해병대 병력을 최대 2000여 명 증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8일 군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는 현재 2만7000여 명인 해병대 병력을 최소 1200여 명에서 최대 2000여 명까지 증원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세부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증강되는 해병대 병력은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에 4월경 창설될 서북해역사령부에 주로 배치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서해 5도에는 해병대 4000여 명이 배치돼 있다. 해병대 증강 결정은 지난해 11월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후 서해 5도의 작전개념을 북한군의 기습상륙 저지라는 방어적 개념에서 ‘적극적 억제’ 차원의 공세적 개념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다. 군 당국은 현재의 전군 병력 수준을 유지하면서 해병대 병력 증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육해공 다른 군의 정원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각 군의 병력은 육군 52만여 명, 해군 4만1000여 명, 공군 6만5000여 명이다. 한편 군 당국은 올해 안에 최대 사거리 500km의 국산 함대지 순항미사일인 ‘천룡’을 서해에 배치된 한국형 구축함에 배치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이 미사일은 유사시 아군 함정의 최대 위협인 북한의 지대함 미사일 기지를 원거리에서 타격하기 위한 것이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남북 고위급 군사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대령급 실무회담이 8일 오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렸지만 양측 간의 회담 의제와 일정에 대한 견해차를 좁히진 못했다.남북은 이날 오전 10시 회담을 시작해 세 차례의 정회와 속개를 반복하며 오후 7시 10분까지 회담 의제와 일정을 논의했다. 회담에 앞서 남측 대표인 문상균 대령(국방부 북한정책과장)과 북측 대표인 이선권 대좌(대령급)는 회담장 로비에서 악수하며 “잘 되겠죠”라고 인사를 나눴다. 이날 군사실무회담은 지난해 9월 30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회담 말미에 북측은 “밤을 새워서라도 계속하자”고 요구하는 등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지만 남측의 제지로 9일 오전에 속개하기로 했다. 군 관계자는 “양측이 큰 틀에서 고위급 회담의 필요성에 이견이 없고, 북이 회담 개최에 강한 의지를 보이는 만큼 9일 실무회담에서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위급 회담의 수석대표 격(格) 논쟁이날 회담에서 고위급 회담 수석대표와 관련해 남측은 ‘국방부 장관과 인민무력부장’ 또는 ‘합참의장(대장)과 총참모장(차수)’을 제안했지만 북측은 ‘차관급(대장·상장급)인 인민무력부 부부장’ 또는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을 대화 상대로 제안했다. 남측 제의에 따르면 북측 수석대표는 장관급인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이나 이영호 총참모장이 맡아야 한다.하지만 김영춘은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급으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 다음이고, 이영호는 지난해 9·28 당대표자 회의에서 후계자인 김정은과 함께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올랐다. 모두 정치적으로 부총리급 이상의 대우를 받아 남북 회담에 나서는 데 부담을 느꼈을 수 있다. 특히 김영춘은 2009년부터 지병인 당뇨가 심해져 시력과 청력이 손상돼 회담에 나서기 힘들다는 분석도 나온다.북한의 인민무력부 부부장은 7, 8명, 총참모부 부총참모장은 5, 6명으로 구성돼 있어 이들 중 수석대표를 내세우겠다는 게 북한의 복안이다. 이 경우 대외업무를 총괄하면서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00년 9월 서울을 다녀간 박재경 부부장이나 대남 강경파이면서 협상전술에 능란한 김영철 정찰총국장이 나설 가능성이 점쳐진다.○ 북,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개최 거론이날 회담에서 남측은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한 북측의 책임 있는 조치와 추가 도발 방지 확약이 있어야만 남북관계가 진전될 수 있다는 점을 북측에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천안함과 연평도 문제만을 다루려는 것은 고위급 군사회담을 거부하는 것과 같다고 강변하면서 ‘쌍방 군부 사이의 상호 도발로 간주될 수 있는 군사적 행동의 중지’를 의제로 삼을 것을 요구했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북측은 2007년 11월 평양에서 열린 제2차 국방장관 회담에서 합의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개최를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북측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문제를 비롯한 군사적 긴장상태 해소 문제를 부각시켜 천안함과 연평도 도발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유엔군사령부는 27일 판문점에서 북한군과 가진 실무급 접촉에서 북측이 2005년 중단된 북한 지역의 미군 유해 발굴을 재개할 것을 제안했다고 28일 밝혔다. 유엔사 관계자는 “현재 북측 제의를 수용할지를 검토 중이며 추가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의 모린 슈먼 대변인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유엔사와 북한군 간 실무회담은 정전협정의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고 북한이 먼저 제안했다“고 말했다. 북한과 미국은 1996년부터 공동 유해 발굴을 시작해 북한 내 미군 유해 200여 구를 송환했지만 미군 조사요원들의 안전 문제로 2005년 중단됐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북한이 28일 이틀째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겨냥해 해안포 도발을 잇달아 감행했지만 한국군은 북한의 공격 징후를 사전에 탐지하는 것은 물론 공격을 당한 뒤 즉각적인 보복타격도 불가능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북한군이 27일 오전 9시 5분부터 NLL 해상을 조준해 해안포를 발사하기 시작했지만 한국군은 사전에 이를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한국군은 백령도에 배치된 레이더에 정체불명의 비행궤적이 포착되자 지대공 방어무기인 벌컨포로 100여 발의 경고사격을 했다.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 수십 발은 NLL 인근 해상에 떨어졌지만 이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한국군은 하늘을 향해 사격을 가한 것이었다. 이후 30여 분 뒤 한국군은 경고통신으로 북측에 해안포 사격 중지를 요청했다. 군 소식통은 “발사 준비부터 실제 사격까지 몇 분밖에 걸리지 않는 해안포의 발사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북한군의 통신 감청 등으로 파악할 수도 있지만 북한도 이를 잘 알고 있어 거짓 정보를 흘릴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동안 군 당국은 북한이 NLL 이남의 남한 지역을 공격할 경우 육해공 전력을 총동원해 북한의 공격지점을 정밀 타격할 것이라고 공언해왔다. 하지만 이번 북한의 해안포 도발사태를 분석해보면 한국군이 즉시 보복 타격을 할 수 있는지 의문시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북한이 27일 아침과 낮, 밤에 걸쳐 NLL을 향해 해안포를 발사하는 동안 한국군은 구체적인 발사 지점과 탄종, 포탄 수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었다. 군 고위 당국자는 “당시 NLL 인근 해상과 북한 서해 지역에 짙은 안개가 끼는 등 기상이 나빴고 북한이 여러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해안포를 발사해 관련 정보를 파악하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이 해병부대가 주둔한 백령도 등 서해5도를 무력침공하거나 도발을 감행한다면 전술적으로 기상이 나쁜 시기를 선택할 개연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특히 기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우발적 충돌을 가장해 NLL 이남 지역을 해안포로 기습 공격할 경우 이번처럼 정확한 발사지점이 즉각 파악되지 않는다면 군 당국으로서는 섣불리 보복타격을 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부도 이 같은 조건 아래에서 서해 전역은 물론이고 육상으로 확전될 우려를 무릅쓰고 군에 ‘맞대응’을 주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따라서 이번 북한의 도발을 계기로 서해지역에 북한의 해안포에 대응하는 감시 및 대비전력을 대폭 보강해야 한다는 지적이 군 안팎에서 제기된다. 육상의 경우 군사분계선(MDL)을 따라 서울 등 수도권을 향해 집중 배치된 북한군의 장사정포에 대비해 한국군은 대포병 레이더(AN-TPQ 36·37)를 다수 배치해놓았다. 이 레이더는 북한이 발사한 장사정포의 포탄이 남측 지역에 떨어지면 그 궤도를 역추적해 정확한 발사지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불과 몇 분 안에 다연장로켓포(MLRS)와 자주포 등 한미 연합포병전력이 보복타격에 들어간다. 북한도 이런 능력을 잘 알기 때문에 섣불리 장사정포로 도발할 수 없다. 백령도와 연평도에도 최대 사거리 40km의 K-9 자주포와 일부 대포병 레이더가 배치됐지만 수나 성능 면에서 철저한 대비태세를 유지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군 관계자는 “최신형 대포병 레이더와 북한군 해안포 진지를 24시간 정밀 관측할 수 있는 고성능 무인정찰기(UAV) 등이 추가로 배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군 정보소식통은 “북한이 이번에 도발한 주요 목적은 유사시 아군 서해전력의 해안포 대응 능력과 수위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여러 차례 발사한 해안포에 대한 한국군의 시간별 대응 절차와 상황, 소요시간 등을 정밀 분석하면 앞으로 서해지역의 기습적 국지도발을 위한 주요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미국 국방부의 핵심 당국자가 최근 청와대와 정부 부처 고위당국자, 여야 국회의원 등을 두루 만나 2012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한 다양한 여론을 수렴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들에 따르면 마이클 시퍼 미 국방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는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비공개로 열린 제24차 안보정책구상회의(SPI)의 미국 측 대표로 참석하기 위해 최근 방한했다. 그는 공식 회의 일정을 앞두고 며칠 전부터 주한 미대사관 관계자들과 함께 청와대와 외교안보 부처 고위당국자, 국회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에게 면담을 요청해 전작권 전환에 대한 견해를 청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태영 국방부 장관과 장호진 외교통상부 북미국장 등도 만났다. 한 소식통은 “시퍼 부차관보가 전작권 전환 문제에 관해 주로 질의했고, 이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경청했다”고 말했다. 시퍼 부차관보를 면담한 한 인사는 “노무현 정부 때 전작권 전환에 합의한 이후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됐고 2012년은 한미 양국에서 대통령선거가 치러져 어느 때보다 북한 문제를 둘러싼 정세가 불안정할 것인 만큼 전환 시기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른 인사는 “2012년 한반도를 둘러싼 정치 안보적 불안이 고조될 가능성이 높은데 전쟁 억지의 핵심 수단인 한미연합사령부를 해체하고 전작권 전환을 강행해선 안 된다고 말해줬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시퍼 부차관보는 직접 메모를 하거나 추가적인 질문을 하는 등 면담 내내 진지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한국 측 인사들에게 오바마 행정부가 북한의 핵 폐기를 위해 어떤 대북정책을 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질문했다고 한다. 시퍼 부차관보의 이런 행보를 놓고 일각에선 미국이 전작권 전환 시기에 대한 재검토 작업에 착수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핵 6자회담이 장기간 공전되면서 북핵문제 해결이 늦어지고 한반도 주변 정세의 불안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전작권 전환을 계획대로 추진하는 것이 양국의 국익에 바람직한가를 놓고 미국도 고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그동안 노무현 정부에서 합의한 전작권 전환을 그대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혀왔지만 최근 들어 미묘한 변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김태영 국방장관은 20일 동북아미래포럼 초청 연설에서 “전작권이 2012년에 넘어오는 게 가장 나쁜 상황이다. 대통령과 군도 고민하고 있다. 이 문제는 한미 간에 정치적으로 풀어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전작권 전환에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군 고위 소식통은 “합참의장 재임 때까지 전작권 전환을 적극 주장한 김 장관이 공개석상에서 처음으로 다른 뉘앙스의 견해를 피력한 배경을 깊이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27일 오전 9시 5분 서해 백령도 인근의 북방한계선(NLL) 북쪽 2.7km 해상. ‘쿠쿵’ 하는 굉음과 함께 20여 m 높이의 물기둥이 곳곳에서 솟구쳤다.같은 시간 백령도를 비롯한 서해 도서지역에 배치된 한국 해군의 레이더 화면에는 빠른 속도로 접근하는 정체불명의 궤적들이 잇달아 포착됐다. 곧이어 백령도 해병부대에 배치된 벌컨포가 북한 항공기의 기습 가능성에 대비해 북쪽 하늘로 100여 발을 발사하며 불을 뿜었다.잠시 뒤 포성의 정체는 북한이 서해기지에서 발사한 해안포로 드러났다. 이틀 전 일방적으로 NLL 이남 수역까지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한 북한이 처음으로 NLL을 향해 해안포 도발을 감행한 순간이었다.오전 9시 35분. 군 당국은 북측에 “즉각 사격을 중단하지 않으면 상응조치를 취하겠다”는 경고통신을 3차례 보냈다. 하지만 5분여 뒤 북한은 경고를 무시한 채 또다시 자신들이 설정한 항행금지구역 내 NLL 북쪽 해상에 해안포 수십 발을 발사했다.북한의 해안포는 백령도와 연평도, 대청도를 비롯해 인근 해상의 한국군 함정을 직접 타격할 수 있어 지대함 미사일과 함께 남한 해군에 대한 최대 위협으로 꼽힌다.북한이 보유한 해안포는 76.2mm 평사포와 122mm, 130mm 지상곡사포 등으로 최대 사거리는 12∼27km이고 사거리 연장탄을 쓰면 최대 사거리는 34km까지 늘어난다. 백령도나 연평도에서 북한 해안포가 배치된 서해 도서까지의 거리는 12∼17km에 불과하다.북한은 한 번에 5∼10발의 해안포를 간헐적으로 같은 지점에 발사했다. 해안포가 설치된 곳은 수면에서 30m 이상 높은 암석 지형이어서 실제 사거리보다 포탄이 멀리 나간다. 하지만 이번에는 해안포 포신 각도를 교묘히 조절해 NLL 이북에 포탄이 떨어지도록 사거리를 줄였다. 남측의 대응을 피해 긴장을 적절한 선에서 유지하겠다는 계산인 셈이다.이에 국방부는 이날 낮 도발행위에 단호히 대처할 것이며 모든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북측에 있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오후 2시 반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포 사격 사실을 인정하며 이번 도발 목적이 NLL 무력화임을 드러냈다. 이후 북한은 오후 3시 25분부터 다시 해안포 수십 발을 발사했다.잦아드는 듯했던 북한의 사격은 어둠이 깔리면서 다시 시작됐다. 오후 8시경부터 들리기 시작한 포성은 이날 늦은 밤까지 계속됐다. 이 무렵 군 당국의 레이더망에는 북한군의 내부 통신 내용이 잡혔다. ‘해안포를 철수한다’는 내용이었다.군 정보당국은 지난해 11월 대청해전에서 패한 북한이 함정 간 대결은 더는 승산이 없다고 보고 해안포를 이용한 NLL 도발 전술을 채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이 차츰 도발 수위를 높여 NLL을 넘어 포 사격을 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 해안포가 겨냥하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지대공 유도무기인 천마 등 대응화력을 보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군은 북한이 NLL을 넘어 도발할 경우 교전수칙에 따라 단호히 대처한다는 방침이지만 일각에선 한반도 최대의 화약고인 서해 NLL 지역에서의 확전 가능성 때문에 정부의 대응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북한이 27일 서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향해 세 차례에 걸쳐 최대 100여 발의 해안포를 발사했다. 북한이 NLL을 향해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5분부터 10시 16분까지 NLL에서 북쪽으로 약 2.7km 떨어진 해상에 해안포 30여 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25일 NLL 이남지역을 포함해 일방적으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지 이틀 만이다.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를 레이더로 포착한 직후 백령도 해병부대에서 벌컨포(지대공) 100여 발로 경고사격을 했다”며 “하지만 북한이 해안포 사격을 계속해 오전 9시 35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사격을 중단하라는 경고통신을 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한 곳은 황해남도 옹진군 대기리에서 서남쪽으로 5.4km 떨어진 기린도인 것으로 알려졌다.국방부는 이날 낮 도발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북측에 보냈다. 하지만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오후 2시 반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 측 수역에서의 연례적인 사격훈련에 대해서는 누구도 논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서해상에서의 인민군 부대들의 포실탄 사격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오후 3시 25분부터 다시 NLL을 향해 수십 발의 해안포 사격을 감행했다. 오후 8시경부터 또다시 포성이 이어졌지만 날씨가 나쁘고 밤이 깊어 해안포를 쐈는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군 당국은 늦은 오후 ‘해안포를 철수한다’는 북한군 내부 통신 내용을 포착하기도 했다.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한 해상에 조업 중인 어선은 없었으며 서해 5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정상 운항한다고 합참은 설명했다.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반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로 김태영 국방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박성도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안보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인도와 스위스를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정 실장에게 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해안포 발사는 명백한 도발행위인 만큼 엄중하게 대응하되 차분함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현 통일부 장관은 이날 북한의 긴장 조성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남북대화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한편 북한은 러시아 해상교통 문자방송인 나브텍스(NAVTEX)를 통해 서해상 백령도와 대청도 동부지역 NLL 인근 해상에서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해상사격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또 백령도 동부 해상에 대해 3월 29일까지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했으나 대청도 동부 해상에는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국립해양조사원이 밝혔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국방부가 대지진 참사가 난 아이티의 구호와 치안 및 재건지원 등을 위해 평화유지군(PKF)을 파병할 때 해군 대형상륙함인 독도함(1만4000t급·사진)을 함께 파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라고 군 소식통이 25일 밝혔다.군 당국은 당초 민간상선으로 파병병력과 물자를 수송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아이티에 여진이 계속 발생하고 있고 현지 치안이 불안한 만큼 병력 안전을 위해 독도함으로 수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이다. 독도함에는 UH-60 헬기 2대가 탑재돼 병력과 물자를 해상에서 육상으로 곧바로 실어 나를 수 있다. 독도함은 길이 199m, 폭 31m, 최대속력 23노트(시속 43km)로 근접방어무기체계(CIWS)와 대함유도탄을 방어할 수 있는 유도탄(RAM) 등을 갖추고 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0일 “군은 가장 나쁜 상황을 고려해 대비하는 것으로 2012년에 전시작전통제권이 넘어오는 게 가장 나쁜 상황이지만 군은 이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동북아미래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이 문제(전작권 전환 일정)를 재조율하려면 한국과 미국 간에 정치적으로 풀어야 하며, 대통령과 군도 고민 중인 문제”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는 전작권 전환 일정을 양국 군통수권자의 정치적 논의를 통해 연기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김 장관은 “북한이 핵 공격을 할 경우 이를 막고 대응하기엔 너무 큰 타격이 있기 때문에 (징후를) 식별하고 분명한 공격의사가 있으면 바로 타격해야 한다”며 “선제타격은 합법성 논란이 많지만 북한이 핵 공격을 해올 땐 선제타격을 허용할 수 있다는 이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한 대 맞고 대응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면 무조건 먼저 때릴 수밖에 없다”며 “핵과 같은 경우는 (선제타격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정부가 매년 6월 29일 여는 제2차 연평해전 기념식 장소를 기존 경기 평택시 해군2함대사령부에서 국립대전현충원이나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0일 “그동안 기념식이 거행된 2함대사령부 내 전적비 앞은 장소가 협소해 1000명도 수용하기 힘들고 방송사 중계 장비 설치도 어렵다”며 “기념식이 2008년부터 정부 행사로 격상된 만큼 좀 더 많은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장소 변경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기념식 장소로는 전사자 6명의 유해가 안장된 국립대전현충원과 전사자 유품이 전시될 전쟁기념관을 검토하고 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정부는 또 제2차 연평해전 기념식 때 부를 기념노래를 제정하기로 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공모에 나설 계획이다. 제2차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29일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이 남한 고속정을 기습하면서 발발했다. 당시 교전으로 윤영하 소령과 한상국 조천형 황도현 서후원 중사, 박동혁 병장 등 6명이 전사했고 18명이 부상했다.}

국방부가 올해 7월 아프가니스탄에 파병할 한국군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서 최신형 ‘지뢰방호 전지형 장갑차량(MATV)’을 구매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7일 정부 고위소식통에 따르면 군 당국은 탈레반 등 현지 적대 세력이 매설한 급조폭발물(IED)이나 지뢰, 매복 공격으로부터 파병 장병들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MATV 20여 대를 판매해줄 것을 최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당국도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군 당국은 미국에서 지뢰방호장갑차량(MRAP·엠랩) 10여 대를 임차하거나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하다 파병 장병의 안전을 위해 MRAP의 최신 개량형인 MATV를 우선적으로 구매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소식통은 “파병 장병들이 아프간 현지에서 지방재건팀(PRT)의 경호경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려면 MRAP보다 가볍고 기동성이 뛰어난 MATV를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MATV를 구입하기 힘들면 MRAP을 구입할 방침이다. 미국이 2007년부터 MRAP 770여 대를 아프간과 이라크에 배치한 이후 IED 공격을 받았을 때의 미군 사망률은 종전 70%에서 10%로 줄어들었다. MATV는 MRAP과 동일한 수준의 지뢰방호 능력을 보유했지만 차체를 경량화하고 엔진 출력을 높여 기동성을 대폭 강화한 최신형 전술기동차량이다. 이 때문에 MRAP보다 아프간의 험준한 산악지형에 적합하고 현지 테러세력의 기습이나 매복 공격에도 대처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부터 아프간에 MATV를 실전 배치했으며 올해 말까지 10억 달러를 들여 2200여 대를 배치할 계획이다. MATV는 미군이 사용해온 기존의 주력 기동차량인 험비를 대체해 정찰과 호송, 순찰을 포함한 대부분의 작전에 투입된다. 군 당국은 이와 함께 IED를 원격조종으로 폭발시키는 휴대전화의 주파수를 교란하는 장치 등도 미군 사용 기종과 동일한 장비를 구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파병 장병들이 사용하는 장비는 가격을 떠나 실전에서 검증된 기종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지난해 말 국회에 제출한 파병동의안이 다음 달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면 7월경 320여 명으로 구성된 파병 장병 1진이 아프간으로 향한다.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