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서해 NLL 3차례 포격… “앞으로도 계속 쏠 것” 협박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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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백령도 인근 북측지역에 해안포 100여발 쏴
軍 경고사격 대응… 정부 “남북대화 예정대로 진행”

27일 북한의 잇단 해안포 발사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서해 백령도의 벌컨포 진지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해병대 장병들은 안개에 둘러싸인 바다 너머를 지켜보며 혹시라도 벌어질지 모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저녁까지 3차례에 걸쳐 해안포 발사를 감행했다.
27일 북한의 잇단 해안포 발사로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도는 서해 백령도의 벌컨포 진지에서 해병대 장병들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해병대 장병들은 안개에 둘러싸인 바다 너머를 지켜보며 혹시라도 벌어질지 모를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고 있다. 북한은 이날 저녁까지 3차례에 걸쳐 해안포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이 27일 서해 백령도 인근 북방한계선(NLL)을 향해 세 차례에 걸쳐 최대 100여 발의 해안포를 발사했다. 북한이 NLL을 향해 해안포를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9시 5분부터 10시 16분까지 NLL에서 북쪽으로 약 2.7km 떨어진 해상에 해안포 30여 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25일 NLL 이남지역을 포함해 일방적으로 항행금지구역을 선포한 지 이틀 만이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발사한 해안포를 레이더로 포착한 직후 백령도 해병부대에서 벌컨포(지대공) 100여 발로 경고사격을 했다”며 “하지만 북한이 해안포 사격을 계속해 오전 9시 35분부터 세 차례에 걸쳐 사격을 중단하라는 경고통신을 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한 곳은 황해남도 옹진군 대기리에서 서남쪽으로 5.4km 떨어진 기린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이날 낮 도발행위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경고하는 내용의 전화통지문을 북측에 보냈다. 하지만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는 오후 2시 반경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우리 측 수역에서의 연례적인 사격훈련에 대해서는 누구도 논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하고 “서해상에서의 인민군 부대들의 포실탄 사격훈련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오후 3시 25분부터 다시 NLL을 향해 수십 발의 해안포 사격을 감행했다. 오후 8시경부터 또다시 포성이 이어졌지만 날씨가 나쁘고 밤이 깊어 해안포를 쐈는지 공식 확인되지는 않았다. 군 당국은 늦은 오후 ‘해안포를 철수한다’는 북한군 내부 통신 내용을 포착하기도 했다.

북한이 해안포를 발사한 해상에 조업 중인 어선은 없었으며 서해 5도를 오가는 여객선도 정상 운항한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정부는 이날 오전 10시 반 정정길 대통령실장 주재로 김태영 국방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박성도 국가정보원 2차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안보대책회의를 소집했다. 인도와 스위스를 순방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보고를 받고 정 실장에게 회의 소집을 지시했다. 박선규 청와대 대변인은 “해안포 발사는 명백한 도발행위인 만큼 엄중하게 대응하되 차분함을 유지하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현 통일부 장관은 이날 북한의 긴장 조성에도 불구하고 예정된 남북대화 일정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북한은 러시아 해상교통 문자방송인 나브텍스(NAVTEX)를 통해 서해상 백령도와 대청도 동부지역 NLL 인근 해상에서 25일부터 29일까지 5일간 해상사격을 하겠다고 통보했다. 또 백령도 동부 해상에 대해 3월 29일까지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했으나 대청도 동부 해상에는 항행금지구역을 설정하지 않았다고 국립해양조사원이 밝혔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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