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해군 소령 골수기증… “생도시절 결심 15년만에 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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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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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연합사 근무 송해진 소령

현역 해군 소령이 생면부지의 백혈병 환자에게 조혈모세포(골수)를 기증하는 생명 나눔을 실천했다.

한미연합사령부에 근무하는 송해진 소령(36·해사 51기·사진)은 이달 초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www.kmdp.or.kr)의 전화를 받았다.

송 소령과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하는 백혈병 환자가 나타났는데 골수를 기증할 수 있느냐는 확인 전화였다. 해사 생도 시절이던 1996년 교내에서 열린 조혈모세포 기증 캠페인을 접한 송 소령은 언젠가 자신의 골수를 필요로 하는 난치병 환자에게 조건 없는 생명 나눔을 실천하겠다고 결심하고 기증서명을 했다.

조혈모세포는 백혈병과 중증재생불량성 빈혈 등 혈액암 환자의 완치에 반드시 필요한 조직으로 타인 간에 조직 적합성 항원이 일치할 확률은 2만분의 1에 불과하다.

기증서명 15년 만에 자신의 결심을 실천할 수 있는 계기를 확인한 송 소령은 조금도 주저하지 않고 협회 측에 골수 기증을 위해 수술대에 오르겠다고 밝혔다.

송 소령은 유전자 확인 검사 및 건강진단을 마쳤고, 17일 낮 서울대병원에서 한 백혈병 환자를 위해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세 자녀를 둔 송 소령은 “내 가족이 백혈병과 같은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다면 기증자의 도움을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겠느냐. 부모이자 가장으로서 환자 가족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술 일정에 대한 부대의 배려와 주위의 격려에 감사하고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헌혈이나 추가 기증 활동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송 소령은 지금까지 20여 차례 헌혈을 했고 지난해에는 사후 장기기증을 신청하는 등 생명 사랑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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