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김지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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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부 경찰팀, 산업부 재계팀 거쳐 정치부 국회팀 출입하고 있습니다.

jhk85@donga.com

취재분야

2026-02-11~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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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한국 외교관 ‘상하이 스캔들’]“그녀 통하면 민원 해결” 영사들 결국 ‘함정’에

    《 지난해 11월 중국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근무하던 H, K 영사 두 명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국내로 조기 소환됐다. H 전 영사는 법무부 감찰조사가 진행되던 지난달 말 사표를 냈다.임기 9개월을 남기고 조기 귀국한 K 전 영사 역시 현재 국무총리실과 소속 부처의 조사를 받고 있다. P 전 영사는 임기가 끝나 2009년 여름 귀국했지만 뒤늦게 감찰조사를 받고 있다. 이들이 모두 상하이를 떠나게 된 것은 한 중국 여성과의 부적절한 관계가 드러나면서부터다. 지난해 상하이에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 한국 외교가 초유의 ‘여성 스캔들’지난해 11월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는 외교통상부로 긴급 공문을 보냈다. ‘영사 2명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현지 근무가 어려운 상태이니 조기 귀국을 희망한다’는 내용이었다. 외교부에서 뒤늦게 현지의 진상을 파악한 결과 상하이 영사관에서 비자 담당 업무를 맡고 있던 H 전 영사는 중국 여성인 덩(鄧)모 씨(33)와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덩 씨에게 ‘이중 비자’를 내주고 덩 씨 주변 사람들에게 불법으로 비자를 발급해준다는 소문이 교민 사회에 파다하게 퍼졌다. 또 K 전 영사는 덩 씨를 H 전 영사에게 빼앗긴 뒤 복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H 전 영사의 부인과 불륜을 저질렀다는 내용의 벽보 수십 장이 상하이 영사관 인근에 나붙기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H, K 전 영사 모두 영사관에 남아 있는 것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각자 한국의 소속 부처로 복귀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두 영사가 조기 귀국을 한 뒤 파장은 더욱 커졌다. 덩 씨가 H 전 영사뿐 아니라 K 전 영사, P 전 영사와도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 온 것으로 의심되며 이 과정에서 영사관의 주요 자료까지 유출됐다는 제보가 올해 초 국무총리실 공직복무관리관실 등으로 접수된 것. 총리실 등이 확보한 증거자료에는 K 전 영사가 “나는 다시는 덩 씨를 괴롭히지 않을 것이고 내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벌금으로 6억 원과 제 손가락 하나를 잘라 드리겠다”며 직접 자필로 작성하고 서명까지 한 각서도 포함돼 있다. P 전 영사가 덩 씨와 얼굴을 맞대는 등 서울 남산과 택시 안 등에서 친밀한 포즈로 찍은 사진도 발견됐다. 덩 씨 사건을 조사한 총리실 등에선 덩 씨가 일종의 첩보원이 아니었느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단순한 남녀 사이의 불륜관계라면 이처럼 한꺼번에 여러 명이 동시에 연루되긴 힘들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덩 씨가 접촉한 인사들이 모두 상하이 영사관에서 주요 직책을 맡고 있다는 점도 이런 해석에 무게를 더하고 있다. 감사를 진행 중인 정부 관계자는 “공무원 품위 손상 부분에 대해 추가 조사를 통해 확인될 경우 엄정히 처벌할 것”이라며 “국가기밀 유출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해당 인사들은 총리실 및 각 부처의 조사에서 “덩 씨와 친하게 지낸 것은 사실이지만 불륜관계이거나 국익에 해가 될 만한 정보를 흘린 적은 없다”고 부인했다.○ 상하이판 ‘마타하리(?)’이 사건에 연루됐거나 덩 씨를 알고 지냈던 상하이 영사관 출신 영사들은 하나같이 덩 씨가 상하이 시 정부에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덩 씨가 상하이 시 정부와 관련된 민원을 손쉽게 해결해 줬다는 것. 이 때문에 문제가 된 해당 영사들이 먼저 덩 씨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했다고 한다. 상하이 근무 당시 덩 씨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고 K 전 영사에게 덩 씨를 직접 소개했다는 한 전 영사는 “나도 2008년경 한 선배로부터 처음 그 여자를 소개받고 그 뒤로 가깝게 지냈다”며 “공무원인지 아닌지는 지금까지도 잘 모르겠지만 확실한 것은 덩 씨가 중국 공안 쪽으로 끈이 닿아 있었으며 그것도 굵은 동아줄이었다는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해외에 나와 일은 해야 하는데 의지할 데가 없는 외교관들이 상하이 시 정부 쪽과 연결하고 싶은 욕심에 먼저 접근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덩 씨를 알던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중국에는 정식 공무원 외에 비공식으로 활동하는 공산당원이 있는데 덩 씨도 이 중 한 명인 것 같다”고 말했다. 덩 씨 사건을 감찰한 한 정부 부처 관계자는 “그가 국가정보를 캐내는 스파이가 아니라면 정보를 사고파는 브로커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왜 접근했을까일각에서는 덩 씨가 한국 영사들과 친분을 쌓은 뒤에는 적지 않은 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한국 비자 대행 이권을 노렸을 수 있다는 추정을 하고 있다. 덩 씨는 2009년 10월 상하이 한국대사관 비자 발급 대행 기관 중에 중국 J은행의 일부 부서를 포함시켜 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상황이 역전됐지만 당시까지만 해도 한국 비자를 받기 위해 ‘웃돈’까지 쓰는 중국인이 적지 않았다. 결국 ‘땅 짚고 헤엄치는’ 짭짤한 수입이 보장되던 사업권을 달라고 한 것. 하지만 사업 추진이 막히자 태도가 돌변했다고 한다. 당시 영사관에 있었던 한 전 영사는 “상하이 총영사관에서 J은행의 비자 대리 업무를 불허한 지난해 이후 덩 씨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고 말했다. 또 이 과정에서 그동안 친밀하게 지내던 한국영사관 사람들에게 협박에 가까운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자신과 H 전 영사 간의 관계를 폭로하는 교민의 투서가 상하이 총영사관에 전달되고 점차 자신에게 좋지 않은 소문들이 교민 사이에서 돌면서부터 그의 협박은 더욱 심해졌다고 한다.한 상하이 영사관 관계자는 “자신(덩 씨)과 H 전 영사가 ‘부적절한 관계’라는 교민 투서가 대사관으로 들어오고 점점 영사관 내 자신의 입지도 축소되자 덩 씨가 영사들에 대해 협박을 하기 시작했다”며 “당시까지만 해도 덩 씨의 영향력을 믿을 수밖에 없는 영사들이 꼼짝없이 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내 사랑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각서를 썼던 K 전 영사는 “덩 씨가 불러주는 대로 각서를 쓰지 않으면 내 아이들을 죽이고 내가 중국에서 그릇된 행동을 해왔다고 폭로하겠다고 협박했다”며 “평소 미행과 도청으로 내 신상에 대해 샅샅이 모르는 바가 없는 덩 씨임을 잘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쓰라는 대로 썼을 뿐”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K 전 영사와 함께 상하이에서 근무했던 또 다른 영사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영사관에서 처음 사건을 조사했을 당시 K 전 영사가 덩 씨에게 꾸준히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연서도 전달하는 등 업무 이상의 관계가 있었다는 말이 돌았다”며 “업무상 여러모로 도움을 많이 받았던 K 전 영사가 덩 씨에게 나아가 애정까지 느꼈던 게 아닌가 정황상 판단했다”고 전했다.한편 덩 씨와 상하이에서 인연을 맺었던 영사관 관계자들은 아직도 덩 씨의 영향력을 두려워하며 덩 씨에 대해 말을 꺼내는 것조차 극도로 경계했다. 한 전직 상하이 영사는 “내가 베이징(北京)에서도 근무해 중국 사회에 대해 조금 아는데 중국에선 사람 하나 죽이는 것쯤은 어려운 일이 아니다”며 “한국에 귀국한 이후에도 여전히 덩 씨가 갑자기 눈앞에 나타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고 있다”고 털어놨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 2011-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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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신 홀린 아줌마 도박단

    미인계를 써 남성을 도박판으로 유인한 뒤 마약을 탄 술과 커피를 먹여 돈을 갈취한 황모 씨(57·여) 등 아줌마·할머니 사기도박단이 경찰에 검거됐다. 3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40대 후반∼70대 후반대인 황 씨 등 도박단은 강남권 도박판에서 20여 년간 활동해 온 일명 ‘날씬이파’ 조직원들. 이들은 도박판을 총괄하는 일명 ‘하우스장’과 남성을 유혹해 도박판으로 데려오는 ‘미인계’, 패를 조작하는 ‘기술자’, 판돈을 대주는 ‘꽁지’, 판돈을 키우는 ‘바람잡이(바지)’ 등으로 역할을 나눈 뒤 도박판을 벌여 왔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박모 씨(63)는 이들의 수법에 걸려 억대의 돈을 도박판에서 잃었다. 박 씨는 최근 일명 청담할머니(74·여·도피 중)로부터 조직원 중 가장 젊고 예쁜 현모 씨(48·여)를 소개받았다. 현 씨는 박 씨와 애인 사이로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그를 도박장인 송파구 석촌동의 한 가정집으로 유인했다. 이들은 화투를 치는 도중 몰래 박 씨에게 신경안정제의 일종인 ‘로라제팜’을 탄 술과 커피를 먹여 정신을 혼미하게 만들었으며 이 사이 화투패를 조작해 모두 1억5000만 원을 갈취했다. 우울증 치료제 등으로 처방되는 로라제팜은 기억상실과 최면 등을 일으켜 피해자가 돈을 잃은 사실조차 제대로 기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옆에서 ‘꽁지’들이 돈을 계속 빌려주며 판 규모를 키우는 바람에 박 씨는 생계수단인 덤프트럭도 팔았다”고 말했다. 경찰은 황 씨 등 일당 13명을 검거하고 달아난 김모 씨(48·여) 등 2명을 수배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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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이사장 친인척이라 덮으려 했나?

    현직 고교 교사의 시험 문제 유출 파문이 일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Y고교에서 이 학교 이사회가 의도적으로 관련 사실을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 문제의 교사는 이 학교 이사장의 친인척인 것으로 확인됐다. 본보가 24일 입수한 Y고교의 ‘A 교사에 대한 의혹 조사 일정’ 문건에 따르면 학교 측은 관련 사실을 제보받은 후 정상적으로 징계절차를 밟았다. 이 학교 교장은 지난해 11월 23일 모 학부모로부터 A 교사 딸이 영어 과외교습을 하고 있으며 시험 문제 유출 의혹이 있다는 제보를 처음 받았다. 교장과 교감은 이틀 뒤인 25일 해당 교사를 불러 딸의 학생 과외 사실 여부를 확인했고 29일에는 영어시험 출제교사 4명이 과외 자료 분석 결과 및 의견 등을 교장에게 제출했다. 다음 달인 12월 1일 열린 교원인사위원회 심의에서는 참석자 5명 전원이 A 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데 동의했고 교장은 다음 날 이사장에게 해당 교원 징계를 제청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요청을 받은 이사회는 무려 2주 후에야 열렸다. 당시 이사회가 A 교사에게 요구한 것은 고작 소명자료 제출이 전부였다. 더욱이 A 교사는 이로부터 두 달이 지나도록 소명자료조차 내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시험문제 유출 의혹이 학교 안팎으로 확산되자 학교 측은 이달 7일에야 A 교사에게 소명자료 제출을 촉구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A 교사는 의혹 내용에 대해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고 학교는 15일 다시 이사회를 열어 ‘경찰 수사 완료 후 징계를 결정한다’고 확정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교 관계자는 “교사들이 학교가 철저히 진상 조사에 나서지 않으면 기말고사 출제도 거부하겠다고까지 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결국 흐지부지됐다”고 전했다. Y고 H 이사장은 “A 교사와 친인척 사이인 것은 맞지만 이번 사건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며 “절차에 따라 처리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권 교장도 “방학이라 일처리가 늦어진 데다 이사회를 열려면 이 사안 외에도 4, 5건의 안건이 필요해 기다렸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2011-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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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도살처분 동영상, 너무 끔찍해”

    천도교와 원불교 천주교 개신교 불교 등 5개 종교 35개 단체 주관으로 23일 서울 종로구 경운동 천도교 대교당에서 열린 ‘생매장 돼지의 절규’ 영상 공개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돼지 도살처분 동영상을 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동물사랑실천협회가 제작한 이 동영상에는 돼지 1900여 마리가 생매장당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오른쪽).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 201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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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질랜드 한국인 2명 실종]애타는 실종남매 부모

    “지진이 나기 두 시간 전에도 ‘보고 싶다’는 e메일을 보내왔는데…. 설마 나쁜 일이 생긴 건 아니겠죠.”뉴질랜드 남섬 크라이스트처치로 어학연수를 떠났다 리히터 규모 6.3의 강진이 발생한 22일 당일 연락이 두절된 유길환(24) 유나온 씨(21·여) 남매의 어머니 김정옥 씨(52)는 23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낮에야 외교통상부로부터 아이들이 실종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학연수 떠난 지 한 달여 만에 이게 웬 날벼락이냐”며 오열했다. 유 씨의 남매는 크라이스트처치 시내 킹스교육어학원에서 어학연수 중이었으며 이 건물은 이번 지진으로 붕괴됐다. 남매의 실종 신고는 22일 오전 8시경(한국 시간) 주 뉴질랜드 한국대사관에 접수됐다.세명대 건축공학과에 재학 중인 길환 씨와 상지대 간호학과에 다니던 나온 씨 남매는 “영어에 자신감을 갖고 싶다”며 1년간의 연수 계획을 세운 뒤 지난달 11일 뉴질랜드로 출국했다. 남매는 최근 한 달 동안 크라이스트처치 현지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면서 이 어학원에서 영어수업을 받았다. 아버지 유상철 씨(56)는 “뉴질랜드 지진 소식에 ‘설마’ 했는데 어젯밤에 현지 어학원 관계자가 ‘아이들이 홈스테이 가정에 돌아오지 않았고 휴대전화 연락도 되지 않는다’며 처음 실종 사실을 알려왔다”며 “그때까지만 해도 아직 학원 건물이 붕괴되지 않았다고 해 괜찮을 거라는 희망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얼마 후 건물이 무너지기 전 일부 아이는 탈출에 성공했다는데 아무래도 우리 아이들은 못 빠져나온 것 같다”며 “어학원 관계자가 시내 대피소들을 일일이 확인했지만 명단에 아이들이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유 씨는 ‘아이들을 직접 찾겠다’며 이날 밤 뉴질랜드행 비행기에 올랐다.어머니 김 씨는 “아들은 21일 저녁에, 딸은 지진 직전인 22일 아침에 ‘잘 지내고 있다’는 안부 e메일을 보내왔다”며 “아이들이 아직 매몰돼 있는 것 같은데 구조되더라도 생존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여 걱정된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날 남매의 강원 횡성군 집에는 이웃 성당 교우들이 모여 위로의 기도를 함께 했다. 친구들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채 남매의 생존 소식을 애타게 기다렸다. 나온 씨의 초등학교 동창인 배윤경 씨(22·여)는 “지진 소식에 놀라 친구들과 번갈아가며 휴대전화로 연락해봤는데 통화가 되지 않았다”며 “나온이가 어서 답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길환 씨의 미니홈피에도 ‘기도밖에 해줄 게 없다. 미안하다 친구야’라는 글이 남겨져 있었다.한국과 일본인 유학생 다수가 다니고 있는 이 학원 건물 붕괴 현장에서는 유 씨 남매 외에도 한국인 어학연수생 5, 6명이 수업을 받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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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사 딸 ‘문제지 유출 족집게 과외’ 의혹 특감”

    서울시교육청이 현직 고교 교사의 딸이 어머니 학교 학생을 상대로 ‘족집게 과외’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Y고교에 대해 특별감사를 벌이기로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2일 “사안이 워낙 중대해 경찰 수사와 별개로 자체 감사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경찰 수사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자체적으로 학생 및 교사를 접촉하는 등의 감사 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 교사는 정직 이상의 중징계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진상조사를 하기 위해 해당 학교를 찾은 서울 강동교육청 담당 장학사는 교장에게서 사건 개요를 보고 받고 학교의 자체 조사 진행 과정이 기록된 문건을 전달받는 등 사실 확인에 나섰다. 해당 학교인 Y고는 이날 하루 종일 충격에 휩싸였다. 올해 고3이 된 한 남학생은 “누구는 1점이라도 더 받으려고 밤새워 공부하는데 누구는 손쉽게 좋은 성적을 받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친구들이 큰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며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또 다른 3학년 여학생은 “이런 일이 우리 학교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이 믿기 힘들고 부끄럽다”며 “용감하게 문제 제기를 한 친구들이 이번 일로 피해를 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학교 교사들은 오히려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이다. 한 교사는 “그동안 쉬쉬하던 분위기에서 드디어 벗어날 수 있게 돼 후련하다”며 “학교가 덮으려 한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났으니 교육청과 경찰이 적극적으로 진실을 밝혀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처음 문제 제기를 한 학생의 학부모는 “문제 제기에 동조한 선생님들이 징계를 받고 이사회에 불려 다니는 일이 없도록 바로잡혀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9년 서울시교육청은 이 학교를 ‘사교육 없는 학교’로 선정해 최근까지 4억 원을 지원했으나 ‘사교육 없는 학교’ 이름이 무색하게 됐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의 최미숙 대표는 “국민 혈세를 지원받은 학교인 만큼 학부모와 학생들의 기대도 컸을 것”이라며 “현직 교사가 연루된 이번 사태로 교사와 학부모, 학생 사이의 신뢰에 금이 가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당 학교 관계자 역시 “학부모에게 ‘사교육 없는 학교’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부끄럽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2011-0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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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현직교사-딸 문제유출 의혹

    현직 고등학교 교사가 자신의 학교에 다니는 학생을 상대로 과외교습을 하는 딸에게 학교 시험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1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Y고 3학년에 재학 중인 A 양은 지난해 상반기 이 학교 영어교사의 딸인 대학원생 조모 씨에게서 과외를 받은 뒤 학기말 영어시험에서 85.8점을 받았다. 지난해 1학기 중간고사에서 받은 56.8점보다 29점이나 오른 것. 과목 석차 역시 186등에서 41등으로 뛰어올랐다. 점수에 만족한 A 양은 친한 B 군에게 조 씨를 소개했다. 지난해 9월부터 조 씨에게서 과외를 받은 B 군 역시 한 달 뒤 치른 2학기 영어 중간고사에서 1학기 중간고사에서 받은 35.5점보다 무려 50점 가까이 오른 83점을 받았다. 과목 석차는 전교 300등에서 71등으로 올랐다. 시험문제-과외내용 ‘판박이’… 학교측 “우연의 일치일 뿐” ▼문제제기 교사 담임직 박탈조 씨가 과외수업 때 골라준 문제가 학교시험에서 그대로 나오자 이상하게 여긴 B 군은 학교 측에 이를 알렸다. B 군은 학교 측에 “문제가 유사해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과외선생님이 학교 영어 선생님과 함께 차에서 내리는 것을 보게 됐다”며 “알고 보니 모녀 사이라 시험문제를 미리 빼내준 것 아닌가 의심했다”고 말했다. B 군의 부모는 “조 씨가 학교 교사 딸이라는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고 심지어 이름도 가명을 써서 상상조차 못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영어 시험문제의 사전 유출 의혹을 제기하자 문제를 냈던 2학년 영어교사 4명이 직접 해당 학생의 과외 교재와 공책을 분석했다. 그 결과 ‘영어1’ 과목 24문항 중 21문항, ‘심화영어회화’ 과목 17문항 중 14문항이 문제 유출을 강하게 의심할 만큼 매우 비슷한 것으로 분석됐다. 서술형 문제의 정답 3개가 그대로 공책에 적혀 있는가 하면 학교 교사가 창작한 지문에서 출제한 문제의 정답도 학생들 공책에 과외교사 필체로 적혀 있었다. 당시 교사들은 “서울시교육청에서 권장하는 창의력 개발 유형의 문제를 다수 출제했기 때문에 이런 식의 ‘족집게 과외’는 사전 유출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학교에 진상 파악을 요구했다. 조 씨는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해 11월 말 돌연 과외를 그만뒀다. 이에 대해 해당 영어교사와 학교 측은 “우연의 일치”라고 주장했다. 해당 영어교사는 “딸이 내 학교 학생을 가르치는지 전혀 몰랐다”며 “(성적이 잘 나온 것은) 딸이 3년 치 시험 문제를 모조리 분석해 최선을 다해 가르친 결과”라고 말했다. 동아일보는 조 씨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휴대전화가 착신 금지 상태여서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이 학교 교장은 “시험지의 직접적 유출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2009년 서울시교육청이 선정한 ‘사교육 없는 학교’로 언론에도 ‘학원이나 과외 없는 학교’로도 소개된 바 있어 현직 교사가 시험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확인되면 상당한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사교육 없는 학교’로 지정된 학교는 2009년부터 정부에서 공교육 강화 프로그램 지원비로 연간 약 1억 원씩 최근까지 3억 원가량을 지원받았다. 교장은 “사교육 방지에 앞장서야 할 교사가 딸이 과외교습을 하도록 내버려 둔 책임을 묻기 위해 해당 교사를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 학교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학생들의 문제 제기에 동조했던 교사들에게 ‘경찰서에서 참고인 진술을 한 내용을 모두 적어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요구를 거부한 한 교사는 담임교사 지위를 박탈당했다. 유출 의혹은 학부모 사이에서 거센 반발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내신 1, 2점 차로 등급이 갈리는 강남권이라 학생은 물론 학부모도 민감한 상황이다. 지난해 12월에는 한 학부모가 학교 홈페이지에 ‘학교에서 이 의혹을 제대로 조사하지 않으면 직접 고발하겠다’는 글을 올렸지만 20분 만에 누군가에 의해 삭제됐다. 한 교사는 “이 사건 이후 갑자기 성적이 뛴 친구가 있으면 ‘혹시 족집게 과외를 받은 게 아니냐’고 아이들 사이에 의심하는 분위기가 생겼다”며 “문제 제기를 했던 학생들도 평소에 비해 많이 위축된 모습”이라고 전했다. B 군의 아버지는 “비록 고등학생이지만 옳지 않은 일을 당당하게 문제 제기한 아이의 태도에 부모로서 자부심을 느낀다”며 “어른의 실수로 인해 아이가 또 한 번 상처를 받지 않도록 진상이 철저히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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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개야? 왜 길에서 끌어안아!”

    “니들이 개야? 왜 길거리에서 끌어안고 난리야.” 20일 오후 10시 10분 어둑어둑한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한 골목. 이날 데이트를 마친 공모 씨(21)와 여자친구 임모 씨(21)는 임 씨의 집 근처에서 헤어짐의 아쉬움을 뜨거운 포옹으로 달래고 있었다. 하지만 달콤한 순간은 잠시. 갑자기 이 커플 등 뒤로 한 중년 남성의 날벼락 같은 욕설이 쏟아졌다. 술 냄새를 풍기며 다가온 최모 씨(51)가 “개도 아닌 것들이 대체 왜 길에서 애정행각을 벌이고 있느냐”며 고래고래 소리를 지른 것. 공 씨는 겁에 질린 여자친구를 보호하기 위해 강하게 항의하며 사과를 요구했지만 술에 취한 최 씨는 오히려 “어린 것이 건방지다”며 공 씨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 두 사람은 골목에서 실랑이를 벌였으며 결국 경찰서까지 가게 됐다. 최 씨는 경찰조사에서 “술에 취한 상태에서 집에 들어가는데 젊은 사람들이 스킨십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기에 안 좋아 타이르려고 했을 뿐 다른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혼자 살고 있는 최 씨가 만취한 채 쓸쓸히 집에 들어가던 중 다정한 연인이 스킨십하는 것을 보고 ‘욱’ 하는 심정에 시비를 건 것 같다”며 “다행히 공 씨 등이 최 씨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아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전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 201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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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부인 사망’ 남편 영장 재신청 방침

    만삭 의사 부인 사망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르면 21일 숨진 박모 씨(29·여)의 남편 A 씨(31)에 대해 살인 혐의로 구속영장을 재신청할 방침이라고 20일 밝혔다. 경찰은 18일 A 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13시간가량 조사한 뒤 19일 새벽 귀가시켰다. 경찰은 이날 피해자가 목 졸려 숨졌을 개연성이 크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2차 소견서를 바탕으로 A 씨에게 관련 혐의 사실을 추궁했으나 A 씨는 이 같은 혐의 사실에 대해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국과수는 ‘숨진 박 씨 시신 목 주위에 피부 까짐과 내부 출혈이 발견돼 손에 의한 목 눌림 질식사 개연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이런 경우 손자국이 남지 않는다’는 소견서 및 자료 사진을 경찰에 보냈다. 하지만 A 씨 측은 “(목 주위 피부 까짐과 내부 출혈이) 왜 생겼는지 우리도 알 수 없다”며 “살해의 결정적 증거도 없이 경찰이 일방적으로 범인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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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동거녀에 명품주려…” 상습 빈집털이

    배달 일 등을 하던 박모 씨(45)는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20여 차례에 걸쳐 서울 강남 일대 빌라를 털다 최근 서울 강남경찰서에 붙잡혔다. 박 씨는 강남구 삼성동과 논현동 등을 돌며 불 꺼진 빌라를 발견하면 방범창을 뜯고 침입했다. 박 씨는 5개월여 동안 다이아몬드 반지와 명품 시계, 루이뷔통 가방 등 5000만 원어치의 금품을 훔쳤다. 박 씨는 경찰에서 “동거를 시작한 여자친구와 가정을 꾸리는 데 생활비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대구의 한 보육원에서 홀로 자란 박 씨는 “언젠가 나만의 가정을 꾸릴 날을 기대하며 살았다. 그러다 지난해 마음에 드는 여자친구를 만났고 동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자신을 전당포 사장이라고 속였다. 문제는 생활비. 박 씨는 고민 끝에 빈집털이를 시도했다. 박 씨는 훔친 물건 중 명품 가방과 반지 등 귀금속 90여 점은 여자친구에게 선물로 줬다고 경찰은 밝혔다. 여자친구는 박 씨가 구속되기 전까지 경찰서에서 박 씨 곁을 지켰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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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함바 비리’ 뺨친 방송국 밥차 사기

    “떡볶이 장사 힘드시죠? 저희 드라마 촬영장에서 ‘밥차’ 한번 하실래요?” 지난해 2월 서울 강남구 역삼동 노상에서 떡볶이 장사를 하던 최모 씨(59)에게 한 손님이 찾아왔다. 자신을 SBS 드라마 ‘자이언트’의 PD라고 소개한 유모 씨(41)는 “드라마 야외촬영이 많아 밥차(촬영 현장에서 식사를 공급하는 차)를 운영하면 상당한 돈을 벌 수 있다”며 “방송국에 1000만 원을 입금해야 하니 계약금으로 100만 원을 내라”고 말했다. 달콤한 말에 속은 최 씨는 그 자리에서 유 씨가 부르는 계좌로 돈을 보냈다. 이튿날 ‘유 PD’는 “방송국에 1000만 원이 아닌 3000만 원을 줘야 한다”고 말을 바꿨고 최 씨는 다시 350만 원을 건넸다. 일주일 뒤 만난 유 씨는 “KBS에도 드라마가 있는데 원하면 밥차 운영권을 추가로 얻어주겠다”고 했고 최 씨는 기대에 부풀어 1650만 원을 보냈다. 유 씨는 방송국과 아무 관계도 없었지만 방송국 로고로 만든 가짜 인감과 허위 계약서를 보여주며 최 씨를 속였다. 이후 최 씨는 6700만 원을 들여 차량과 주방 용기도 샀지만 유 씨는 돈만 받고 자취를 감췄다. 서울 수서경찰서는 1년 가까이 찜질방 등을 전전하던 유 씨를 최근 붙잡아 사기 및 사문서 위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6일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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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내 살해후 시신 12년간 숨긴 남편 검거

    부인을 살해한 뒤 시신을 12년간 집에 숨겨 온 비정한 남편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부부싸움 도중에 부인 윤모 씨(살해 당시 39세)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남편 이모 씨(51)를 15일 검거했다.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1999년 6월 밤 서울 성동구 성수동 집에서 이사 문제를 두고 말다툼을 벌이던 중 부인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다. 이 씨는 다음 날 이사를 앞두고 윤 씨가 ‘살던 집을 떠나기 싫다’며 완강히 거부하자 이에 격분해 일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당황한 이 씨는 범죄 사실을 감추기 위해 부인의 시신을 이불로 감싼 뒤 이를 김장용 비닐로 밀봉했다. 밀봉한 시신을 상자에 담고 다시 비닐을 10겹 두른 뒤 단열용 은박 포장지로 포장해 종이박스에 넣었다. 다음 날 이 씨는 당시 8세이던 딸과 함께 서울 용산구 후암동 다세대주택으로 이사했고 부인의 시신도 이삿짐으로 가장해 가져왔다.12년 동안 상자 속에 갇혀 있던 윤 씨의 시신은 딸 이모 씨(19)가 12일 오후 짐을 옮기면서 우연히 발견됐다. 딸 이 씨는 “최근 이사하고 남은 짐을 옮기던 중 상자가 너무 무거워 열어보니 시신이 들어있었다”며 “아버지 물건이라 평소 열어볼 생각을 하지 않았고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아 시신이 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아버지 이 씨는 최근 몇 년간 한 달에 한두 차례만 집에 들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너무 무섭고 미안해 시신을 숨겨뒀다”며 “주변을 정리한 뒤 자수할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장관석 기자 jks@donga.com▲동영상=아내의 시체12년간 방에 보관한 피의자 남편}

    • 2011-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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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지강국이 앓고 있다] 독일, 국민 희생과 정부 개혁의 ‘건배’

    독일 실업자 브리가테 씨(39)는 3년째 장기실업수당을 받고 있다. 그가 회사에서 해고된 첫해 전년도 소득의 67%가 실업 수당으로 나왔다. 1년이 지나 직장을 구하지 못하자 장기 실업자로 분류돼 매월 장기실업수당 359유로(약 53만8500원)가 나왔다. 부인과 자녀 앞으로 나오는 수당을 합하면 그의 가족에게 매달 들어오는 돈은 1436유로(약 215만4000원). 최근 새로 이사한 집에서 구입한 소파와 식탁 비용도 영수증을 노동청에 제출하자 모두 지원받았다. 독일의 복지 체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끄떡없이 사회적 약자를 지키고 있었다. 위기가 닥치기 전에 선제적으로 개혁하고 사회보험에 대해 정교한 재설계를 거쳤으며 민간자원을 활용한 덕이었다.○ 소득 30%가 복지 세금과 보험료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장기실업수당을 받아 간 실업자는 100만 명. 이들의 가족까지 합하면 총 670만 명이 실업수당금을 지원받았다. 독일 정부가 지난해 이에 들인 비용만 46억4000만 유로다. 실업수당의 재원은 주로 근로자들에게서 거둔 보험료다. 한 달에 3000유로(약 450만 원)를 버는 미혼의 스벤 밀러 씨(38)는 소득의 36.5%를 세금으로 낸다. 연금보험으로 298.5유로, 실업보험으로 45유로, 건강보험으로 246유로, 간병인 보험으로 29.25유로를 부담한다. 한 달 월급의 3분의 1을 매달 납부하는 셈이다. 지난달 27일 만난 알폰스 슈미트 프랑크푸르트 경제노동문화연구소 부소장(68)은 “독일의 복지 정책이 계속 굴러갈 수 있는 이유는 일할 능력이 있는 국민이 상당한 비용을 세금으로 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독일의 ‘비싼 복지’가 유지되는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프랑크푸르트대를 찾았다. 이 대학 디터 되링 사회학·금융경제학 교수(72)는 “독일의 복지정책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분단과 통일이라는 역사적 사건들을 거치면서 완성됐다”고 말했다. 위기가 닥칠 때마다 매번 실업률이 치솟았고 화폐가치가 순식간에 바닥으로 떨어진 경험을 갖고 있는 독일인들이 서로를 지켜줄 수 있는 굳건한 사회보장제도에 동의하고 있다는 게 그의 얘기였다. 그는 “자신이 내는 세금이 사회 안정을 위해 사용된다는 점을 믿는 독일인들은 세금 납부를 아까워하기보다는 당연하게 여긴다”며 “독일 복지정책의 밑바닥에는 연대의식이 깔려 있다”고 덧붙였다.○ 연금과 건강보험에 대한 선제적 개혁 지금과 같은 독일의 든든한 사회보장체계도 1990년대 동서독 통일 이후 그 틀을 유지하기 어려웠다. 동독 주민들을 서독 정부와 국민들이 먹여 살려야 했기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강성 노조가 “근로자 혜택을 늘려 달라”며 사민당 정부를 압박하자 공적연금과 건강보험의 재정도 흔들거렸다. 하지만 ‘근로자의 친구’ 사민당 정부는 이 같은 사태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2004년 사민당 정부는 공공연금 기금이 부족하자 퇴직자 과세 정책을 내놓았다. 2025년까지 연간 소득 2만 유로 이상인 근로자는 연금을 받을 때 세금을 내야 하는 정책이었다. 연금 가입자의 56%가 과세 대상자였다. 연금 가입자의 반발은 쉽게 예상할 수 있었지만 연금이 국가재정을 압박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미래세대가 위험하다는 게 사민당 정부의 인식이었다. 독일의 건강보험제도는 환자들이 병원에 방문할 때마다 10유로에 가까운 진료비를 내지만 지역조합이 의료 지출을 통제하는 조합형을 유지하고 있다. 의료보험조합은 약값이 보험재정에 부담이 되면 보험에서 제외하는 권한을 갖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 같은 제도도 재정 안정에 부족하다고 보고 의료복지에 경쟁 요소를 도입했다. 소득이 일정 수준 넘는 근로자는 민영건강보험을 선택할 수 있게 했으며 보험사와 병원 간 경쟁 강화, 병원 소유권 민영화, 공공 병원과 민간 병원 간 환자 진료 데이터 공유 등의 개혁이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연금과 건강보험 개혁은 2000년대 초반 당시에는 가입자의 혜택을 줄이는 ‘독’으로 보였지만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사회 안전을 지키는 ‘약’이 됐다. 최근 독일에서는 안정적 복지체제를 바탕으로 장기실업 수당을 늘리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조병휘 KOTRA 구주지역본부장은 “실업자에 대한 지나친 혜택으로 근로 의욕 저하를 가져오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보다는 더 많은 혜택을 기대해도 좋을 정도로 사회보장제도 재정은 안정돼 있다”고 전했다.○ 정밀한 재설계와 민간자원 활용 독일정부는 연금과 건강보험을 개혁할 때 인구노령화에 맞춰 갑작스럽게 혜택을 낮추진 않았다. 연금은 2005년부터 2029년까지를 과도기로 설정하고 수령자 연령을 단계적으로 67세까지 높이고, 소득 대비 연금 수령액도 2007년부터 2030년까지 52%에서 43%로 낮추는 방식으로 재설계됐다. 건강보험도 평균수명이 늘어나는 추세에 맞춰 진료비를 많이 쓰는 세대의 부담을 늘리는 방향으로 고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시가 속한 헤센 주정부는 지난해 9월 ‘가족카드’를 새로 만들었다. 미성년 자녀가 있는 가정에 보육과 보험, 할인 혜택을 추가로 제공하는 제도다. 카드를 받은 가정은 보육시설 이용비 및 자녀 상해보험비를 면제받고 육아도우미를 지원받을 수 있다. 주정부가 이에 들인 예산은 지난해 40만 유로(약 6억 원), 올해 60만 유로(약 9억 원)에 불과하다. 주요 기업들을 후원사로 끌어들인 덕에 재원 문제가 해결됐다. 이정호 프랑크푸르트 영사는 “주정부가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홍보 기회 제공을 조건으로 85개 이상 주요 기업들을 후원사로 참여시켜 비용 대비 효과 측면에서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프랑크푸르트=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슈뢰더의 뚝심, 선거는 졌지만 개혁은 이겼다 ▼ 독일의 공공연금과 건강보험 등의 복지체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사회를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 구실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사회보장제도도 동·서독 통일 이후에는 크게 흔들렸다. 또 국가의 장래와 재정 안정을 위해 혜택을 축소한 정치인이 낙선하는 역설을 낳기도 했다. 기민당 헬무트 콜 총리는 1990년 총선을 앞두고 동독의 표심을 얻기 위해 복지 지출을 과도하게 늘렸다. 그 결과 1872조 원의 국가채무가 쌓였다. 콜 총리는 1992년 국가 재정을 압박하던 연금 수령액을 조금 줄이는 연금개혁에 손댔지만 재정 안정은 요원했다. 콜 총리가 남긴 국가채무는 사민당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사진)가 떠안았다. 노동조합의 지지를 받고 집권한 슈뢰더 총리는 사회보장체제에 대대적인 수술을 감행했다. 슈뢰더 총리는 연금개혁 초반에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2000년 연금 지급 연령을 높이려고 했지만 노조와 고용주 등 이해집단 간 의견조율에 실패해 개혁이 수포로 돌아갔다. 노조는 그를 “배신자”라고 부르며 등을 돌렸지만 슈뢰더 총리는 여기 굴하지 않았다. 그는 복지전문가들을 끌어들여 2001년 5월 연금 수령액을 소득의 60%에서 54%로 낮추는 연금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슈뢰더 총리는 2003년 10월 차기 총선에서 패배를 감수하더라도 연금개혁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연금제도를 그대로 방치하면 재정 부담을 줄일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재정 안정화에 초점을 둔 당시의 연금개혁은 현 연금체제의 골격이 됐다. 슈뢰더 총리는 연금 수령액을 현행 소득의 53%에서 2020년 46%, 2030년 43%로 줄이고 연급 수급 연령을 65세에서 67세로 연장했다. 슈뢰더 총리가 이런 개혁을 추진하면서 그에 대한 지지율은 급속히 떨어져 결국 그는 2005년 총선에서 패배했다. 슈뢰더 총리를 물리친 기민당의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도 2007년 2월 독일 건강보험 경쟁강화법을 수정하는 등 사회보장제도를 더욱 조이고 있다. 건강보험 가입의무가 없는 고소득자(전년 소득 4만7250유로 이상) 20만 명도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에 가입시켰고 건강증진기금의 재정건전도가 떨어질 경우 최대 1%의 추가 보험료를 징수하는 법안도 이때 나왔다. 메르켈 총리의 개혁도 풍랑을 피해갈 수 없었다. 지난해 9월 독일연방 정부가 실업급여에 들어 있던 담배와 술을 빼고 물값 2.99유로를 넣자 100유로 증액을 요구하던 노조는 “정치적 속임수”라며 맹비난했다. 이에 앞서 2009년 메르켈 총리는 총선에서 지지율 하락으로 벼랑끝에 몰리기도 했지만 사회 안정을 바라는 표가 결집되면서 기사회생했다. 독일 정치인들은 좌·우파를 막론하고 정치적 생명을 걸고 복지제도 개혁에 매진했다. 그 결과 독일의 공공연금은 199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0%에 이른 데 이어 지금까지 11%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복지제도는 재정 불안 없이 성장의 과실을 충실히 분배하고 있다.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 20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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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難兄難弟… 동생 카드로 240만원 슬쩍한 형

    “저희 형 좀 체포해 주세요.” 13일 밤 서울 서초경찰서에 절도 현행범을 체포해 달라는 신고가 들어왔다. 출동한 경찰이 잡아 온 사람은 신고자 A 씨(25)의 친형 B 씨(29). B 씨는 전날인 12일 오후 7시경 동생이 잠든 사이 동생 바지를 뒤져 지갑에서 직불카드를 빼냈다. 그리고 곧장 집 근처 은행에서 240만 원을 인출했다. 다음 날 이 사실을 안 동생은 자신의 카드 비밀번호를 알고 있던 형을 의심했고 추궁 끝에 형에게서 자백을 받아냈다. 경찰 조사 결과 동생과 같은 룸살롱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는 형 B 씨는 최근 손님이 잠시 맡긴 돈을 모두 잃어버려 갚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사실상 가장인 형은 각종 공과금 납부도 줄줄이 밀린 상태였다. 하지만 어머니는 2년 전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집을 나간 아버지와는 연락이 안 된 지 오래라 급기야 동생 지갑에 손을 대고 만 것. B 씨는 경찰 조사에서 “갚아야 할 돈과 세금이 모두 240만 원 정도였다”며 “돈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다 보니 나도 모르게 동생 지갑에 손을 댔다”고 말했다. A 씨는 “순간적으로 화가 나 신고했다”며 “굳이 형을 처벌받게 할 생각은 없다”고 후회했다. 경찰은 “동거친족 간의 절도죄라 친족상도 규정상 처벌할 수 없어 불구속 입건하되 기소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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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제역 ‘2차 오염’ 비상]가축매몰 대안은 없나

    사상 초유의 가축 매몰로 2차 환경오염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도살처분 방식을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지금과 같은 매몰이 아닌 소각을 새롭게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반면 소각에 따른 부작용도 있는 만큼 당장 도입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소각은 800∼900도 고온에서 동물 사체를 재로 태우는 ‘완전연소 방식’과 사체를 고온 고압의 스팀으로 멸균 처리하는 ‘렌더링 방식’ 등으로 나뉜다. 박봉균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렌더링은 밥솥에서 찜을 찌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렌더링 후 남는 잔여물은 따로 분리하지 않고 그대로 갈아서 동물 사료나 비료로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사체에 바이러스가 조금이라도 남아 있을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어 완벽한 대안은 아니다. 김한승 건국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안전하지 못한 렌더링 잔여물을 매립하면 또다시 상수원 오염 우려가 제기될 것”이라며 “완전 연소를 시키면 이론적으로 이산화탄소와 질소만 남기 때문에 가장 안전한 데다 부피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동식 소각 시설의 비용이 만만치 않은 데다 처리 속도가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이동식 소각 시설의 대당 수입 가격은 약 4억 원으로 하루 20t(소 40마리, 돼지 300마리)까지만 소각이 가능하다. 이렇다 보니 지금 하고 있는 매몰 방식이 국내 농가에는 가장 적합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피해 규모가 작을 경우엔 매몰보다 소각을 권장할 수 있지만 대량 피해가 발생한 경우 현실적으로 소각은 불가능하다는 것. 김현수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는 “국토가 좁고 농가가 밀집해 있는 데다 교통이 발달한 국내 특성상 단기간에 질병을 근절하는 데는 매몰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이재영 서울시립대 환경공학과 교수도 “지금 같은 재앙 수준의 상황에서는 효율성이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소각 방식은 하루 처리용량에 한계가 있다”며 “구제역에 걸린 동물 사체를 계속 쌓아둘 수도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농림수산식품부 역시 “영국에서 2000년 600만 마리를 도살처분할 때 소각을 한 적이 있다”며 “그때 태운 연기가 스웨덴까지 날아갔다”며 부정적인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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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원 밤새 “알 함둘릴라!”… 국내 이집트인들 축하파티

    ‘알 함둘릴라(축하와 평안을 의미하는 아랍어)!’ 12일 오전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이 대통령직에서 물러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에 거주하는 이집트인들도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거주 중인 이집트인은 총 595명.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이들은 그동안 국내에서 ‘이집트 혁명을 지지하는 이집트인’ 모임을 꾸리고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를 여는 등 본국의 반(反)정부 시위를 지원했다.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만난 이집트인들은 하나같이 흥분을 감추지 못한 채 들뜬 모습이었다. 이태원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압둘라 무함마드 씨(48)는 “무바라크가 이제 이집트 땅에 없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격스럽다”며 “비록 지금 고국의 역사적 현장에 있진 못하지만 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이집트인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전 3시경 무바라크 대통령 하야 소식을 전해 듣고 이집트 친구들과 함께 한남동 주한 이집트대사관 앞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모임을 열었다”고 말했다. 인천 서구의 한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타레크 씨(48)는 “11일 밤 인천에 사는 이집트 출신 노동자 200여 명도 한자리에 모여 서로 얼싸안고 밤새 축하 인사를 나눴다”고 전했다.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인근의 이집트 전통 음식점인 ‘이집트 케밥’에서는 12일 온종일 ‘공짜 케밥 파티’가 열렸다. 이 가게는 평소에도 젊은 이집트인들이 자주 모이는 만남의 장소. 모두 이슬람교도들이라 종교적 이유로 술을 마시진 않았지만 주인 하산 아와드 씨(29)가 특별히 무료로 제공한 케밥을 먹으며 밤새 파티를 열었다. 아와드 씨는 “평소에도 이집트 친구들 7, 8명이 일을 마치고 가게를 찾아 무바라크의 공포정치를 비난하곤 했는데 이제는 모든 우려가 사라졌다”며 “몸은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마음만큼은 고국에 있는 청년들 못지않게 뿌듯하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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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포 ‘만삭 의사부인’ 사망사건 갈수록 오리무중

    ‘만삭 의사 부인’ 사망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남편인 의사 A 씨(31)의 오피스텔 안방에서 혈흔을 발견함에 따라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10일 오피스텔 현장을 다시 정밀 검증한 결과 침대와 이불에서 지름 1∼1.5cm 크기의 핏자국 2개를 새로 발견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이 혈흔이 두 사람이 안방에서 다투는 과정에서 생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증거물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보내 유전자(DNA) 감식을 의뢰했다. 감식 결과는 이르면 다음 주초 나올 예정이며 경찰은 감식 결과를 토대로 A 씨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하지만 A 씨 측은 “일상생활 속에서 얼마든지 묻을 수 있는 핏자국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 욕실에서 발견된 임신부 이번 사건은 지난달 14일 오후 5시경 서울 대형병원 의사인 A 씨의 부인 박모 씨(29)가 출산을 불과 한 달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되면서 세간의 관심을 끌어왔다. 박 씨는 발견 당시 옷을 입은 채 빈 욕조에 몸을 반쯤 걸친 상태였다. 남편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평소 다이어트로 빈혈 증세가 있던 아내가 욕조에서 미끄러져 사망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박 씨의 머리에서는 뒤통수 정수리 부위에 1.5cm가량 찢긴 상처 등 모두 6개의 상처가 발견됐다. 얼굴과 손목 등 곳곳에도 외부에서 가한 힘으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멍이 있었다. 부인이 사망하던 시간에 휴대전화가 꺼져 있었던 A 씨를 의심한 경찰은 A 씨 얼굴과 상체에서도 손톱에 긁힌 듯한 상처를 찾아냈다. 지난달 31일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박 씨의 사인이 ‘목 압박에 따른 질식사로 보인다’는 소견과 함께 박 씨 손톱 아래에서 A 씨의 DNA가 검출됐다는 결과를 보내왔다. A 씨는 ‘일주일 뒤 있을 전문의 자격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사건 당일 오전 내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었다’는 알리바이를 댔다. 박 씨의 친정 쪽 가족들은 “사위 A 씨가 게임에 몰입하는 등의 문제 때문에 부부 사이가 원만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A 씨 측은 “부부 관계가 좋은 편이었는데 처가 쪽에서 사소한 말다툼이 있었던 것을 심각하게 여긴 것 같다”고 반박하고 있다.○ 경찰 vs 남편…진실게임? 경찰은 A 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4일 살인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의 영장실질심사에서 A 씨는 “손톱 속 DNA는 평소 아토피피부염 때문에 아내에게 등을 긁어달라고 하는 과정에서 생겼을 것”이라고 혐의를 부인했다. 법원은 “사고사의 가능성이 여전히 있고 당사자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한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다른 증거를 찾아 나선 경찰은 10일 A 씨의 오피스텔을 다시 정밀 검증했고 이 과정에서 안방 침대와 이불 등에서 혈흔을 새로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은 누구의 피인지 알 수 없어 증거물을 모두 국과수로 보냈다”며 “숨진 부인의 피로 확인되면 A 씨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11일에도 안방에서 부서진 스탠드 전등의 일부분을 함께 발견하고 A 씨가 부인과 안방에서 싸움을 벌이다 살해한 뒤 시신을 욕조로 옮겼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 ‘제2의 치과의사 모녀 사망사건’인가? 이번 사건은 1995년 6월 ‘치과의사 모녀 사망사건’과 묘하게 닮았다. 두 사건 모두 의사 부인이 숨졌고 남편인 의사가 용의자로 지목됐기 때문. 서울 은평구 불광동의 한 아파트 욕조에서 숨진 채 발견된 모녀의 살인범으로 경찰은 이들의 남편이자 아버지인 외과의사 이모 씨를 지목했다. 당시 경찰은 이 씨가 평소 사이가 나빴던 아내 최모 씨(당시 31세)와 심하게 다툰 뒤 최 씨와 당시 두 살이었던 딸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하고 집에 불을 지른 것으로 판단했다. 이 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사건 발생 7년여 만인 2003년 대법원은 ‘직접 증거가 없다’며 무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 201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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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여장 남자 “뭘 봐” 승강장서 주먹 날려

    “어머, 오빠 뭘 봐. 내가 이상해 보여?” 10일 오후 7시경 서울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 분홍색 후드 티셔츠에 다리에 딱 달라붙는 레깅스를 입은 채모 씨(34)가 나타났다. 채 씨는 어깨 아래까지 내려오는 긴 머리에 올겨울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인 ‘어그 부츠’를 신고 있었다. 남자다운 다부진 체격과 달리 의상은 화려했다. 목소리도 굵은 저음 대신 날카로운 고음이었다. 김모 씨(32·여)와 조모 씨(43) 일행을 비롯해 역무원 김모 씨(29) 등 승강장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채 씨를 ‘뭔가 어색하고 이상하다’는 눈길로 바라보자 채 씨는 이를 참지 못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술에 취한 것도 아니었지만 채 씨는 조 씨 일행과 역무원 김 씨 등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다리를 발로 수차례 걷어차다 출동한 경찰에게 붙잡혔다.경찰 조사에서 채 씨는 “사람들이 내 옷차림을 비웃으면서 수군거리기에 기분이 나빠 주먹을 휘둘렀다”며 “돈이 있으면 성전환 수술을 받고 싶지만 지금은 그럴 형편이 아니어서 안타깝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채 씨가 자신의 몸에서 풍기는 이상한 냄새 때문에 사람들이 쳐다보는 것인 줄은 모르고 자신을 업신여긴다는 과대망상을 갖고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이날 주민등록상 남자로 돼 있는 채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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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권]졸업장 받은 ‘흰머리 소녀’들

    50년 만에 써보는 학사모였다. 10일 오전 10시 반 서울 송파구 마천동 마천청소년수련관에서 열린 졸업식에서 신명주부학교 학생 168명은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졸업장을 받았다. 어느덧 나이는 쉰 줄에 접어들었고 그만큼 머리도 희끗희끗해졌지만 들뜬 마음만큼은 50여 년 전 소녀의 심정 그대로였다. 신명주부학교는 이날 초등∼고등과정을 마친 늦깎이 학생들을 위한 졸업식을 열었다. 1973년 개교한 신명실업학교는 배움의 시기를 놓친 주부, 청소년들을 위해 초·중·고교 과정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까지 중학과정 949명과 고등과정 779명의 주부 및 청소년이 뒤늦은 학업을 마쳤다. 이동철 교장(57)은 “한글을 몰라 지하철도 못타던 주부들이 점점 삶에 자신감을 회복하고 졸업할 때 남부럽지 않게 책을 읽는 모습을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다.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졸업식장에 자리를 잡은 ‘주부 학생’들은 식이 진행되자 그동안 인생 역정이 떠오르는지 점점 감정이 격해지는 모습이었다. 졸업생 대표 양서연 씨(65·여)가 “혼란했던 격동기에 태어나 이제야 소원을 이뤘다. 배우지 못한 설움은 오직 배움으로밖에 극복할 수 없다는 말을 가슴에 새기며 공부했다. 두 구절 배우고 돌아서면 한 구절 잊어버리는 나이지만, 공부할 수 있어 정말 행복했다”는 소감을 발표하자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양 씨는 이날 학교 전통에 따라 보라색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연단에 올랐다. 작은 금은방을 운영하고 있다는 양 씨는 2년 동안 한 번도 수업에 빠지지 않은 ‘모범생’이었다. 지난해 8월에 치른 대입검정고시에서는 고령자 최고점수를 기록해 검정고시동문연합회로부터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양 씨는 “뒤늦게 글을 배우는 사실이 창피해 2년 전 입학식 때는 차마 참석하지 못했다”며 “선생님들의 따뜻한 배려와 가족들의 응원 덕분에 졸업생 대표로 졸업하게 됐다”며 눈물을 흘렸다. 양 씨는 오래전부터 꿈꿔온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를 계획이다. 어머니의 졸업식에 꽃다발을 들고 찾아온 자녀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어머니 이현금 씨(60)를 응원하기 위해 왔다는 오옥주 씨(36)는 “어머니가 학교를 다니면서 정말 많이 밝아지셨다”며 “어머니에게 배움은 이제 스트레스나 콤플렉스가 아닌 삶에 대한 욕망이자 포부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졸업식의 주인공은 주부들만이 아니었다. 신명주부학교는 2007년부터 결혼이민자들을 위한 한글학교를 운영해오고 있다. 이날 한글학교 과정을 무사히 마친 결혼이민자 45명도 함께 졸업장을 받았다. 지난해 4월 한국 여성과 결혼해 한국으로 왔다는 프랑스인 라스 줄리앙 자크 조엘 씨(30)는 아직 서투른 한국말로 “아내의 나라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었는데 마침 장모님이 한글학교를 추천해주셨다”며 “앞으로 한글 공부를 더 해 한국에서 일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캄보디아에서 온 속 모리다 씨(22·여)는 화려한 분홍색 캄보디아 전통의상을 입고 왔다. 나중에 유치원 교사가 되는 게 꿈이라는 속 씨는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검정고시를 준비 중이다. 이날 속 씨가 준비한 선생님들에 대한 감사 편지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처음에 한국으로 시집을 왔을 때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없어 너무 답답하고 무서웠어요. 하지만 이제는 서툴지만 이렇게 감사의 말을 전할 수가 있게 됐어요. 앞으로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열심히 살겠습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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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황현희 음주운전 사고… ‘개콘’ 하차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KBS 개그콘서트에 출연하는 인기 개그맨 황현희 씨(31)가 설날 새벽 음주운전 중 교통사고를 내 경찰에 불구속 입건됐다. 5일 서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황 씨는 3일 오전 4시 반경 만취 상태로 자신의 벤츠 승용차를 몰고 신호를 위반하다 택시를 들이받았다. 음주 측정 결과 황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수치(0.1%)를 넘은 0.12%. 이 사고로 택시운전사 김모 씨는 목과 어깨 등에 가벼운 부상을 입었고 황 씨는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황 씨는 경찰 조사에서 “친구들과 소주 반 병 정도를 마시고 귀가하던 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KBS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한 황 씨는 개그콘서트에서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조사하면 다 나와’ 등의 유행어로 인기를 끌어왔다. 개그콘서트 제작진은 4일 “황 씨를 프로그램에서 즉각 하차시키기로 했다”며 “미리 녹화해 놓은 6일 방송분은 황 씨가 출연한 부분을 삭제한 뒤 내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김준희 선수(23)도 3일 오전 3시 반경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택시를 들이받아 서울 동작경찰서에 입건됐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011-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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