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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의족은 단순한 의료기구가 아닌 꿈을 실은 희망의 다리입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막을 이틀 앞두고 어려움 속에서도 달리기의 희망을 놓지 않는 두 소녀가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와 우사인 볼트 선수에게 동아일보를 통해 편지를 보냈다. 주인공은 동갑내기 여중 2학년생 육상선수 김현지 최채련 양(14). 역경을 딛고 일어선 피스토리우스와 세계 최고의 선수 볼트는 두 육상꿈나무의 롤 모델이다. 김 양은 피스토리우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간승리의 정신력과 의지를 보여준 당신을 닮고 싶다”며 “그 꿈의 다리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먼저 출발하고 제일 먼저 도착해서 시상대 위에 우뚝 서기 바란다”고 적었다. 최 양도 볼트에게 “다들 한국인은 안 된다고 하는 분야에서 김연아 박태환 선수는 고정관념을 깨고 세계 정상에 섰다”며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다”고 적었다. 두 소녀는 각각 충남 천안과 경남 거제를 대표하는 선수. 각각 최근 충남교육감기육상경기대회 1위와 전국시도대항육상경기대회 100m 1위 등을 차지했다. 둘은 만화 ‘달려라 하니’의 주인공을 많이 닮았다. 김 양과 최 양 모두 부모의 이혼과 그 뒤 이어진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어린이재단의 인재양성지원 프로그램의 지원으로 꿋꿋하게 운동에 매진하고 있다. 한동안 몸이 쇠약해진 어머니와도 떨어져 살아야 했던 최 양은 “엄마가 보고 싶을 때마다 하니처럼 달렸다”며 “그러다 달리기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고 지금은 육상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올 초부터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서울시의 무상급식 주민투표는 ‘투표율 미달로 인한 개표 무산’이라는 ‘허무 개그’로 결론 났다. 야당의 투표 불참 운동으로 사실상 ‘공개투표’가 돼 버린 상황에서 오히려 정당하게 투표권을 행사하는 시민들이 주변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썰렁했던 투표소…강남 강북 차이 24일 대부분의 투표장은 하루 종일 썰렁한 분위기였다. 휴일이 아니어서 대부분의 직장인이 출근을 마친 오전 9시 이후부터는 유권자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투표장을 찾은 유권자들은 연령, 지역에 관계없이 대부분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시민들이었다. 그래서 주민들은 서로 ‘투표를 했느냐’고 묻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였다. 썰렁한 분위기는 강남보다 강북이 더 했다. 이날 낮 12시 20분 강북구 번2동 투표소에는 참관인 3명과 투표관리인 2명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10분에 한두 명씩 띄엄띄엄 찾아왔다. 종로구 교남동주민센터의 투표소 역시 상황은 비슷했다. 이 투표소의 김동수 관리위원장(60)은 “젊은 사람들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고 50∼70대 시민들만 투표하러 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에 강남지역에는 유권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져 오전 한때 100m 이상 줄을 서는 곳도 있었다. 이날 오후 강남구 압구정동 투표장을 찾은 주부 한희정 씨(39)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단계적 무상급식안에 찬성한다”며 “복지 혜택을 지금보다 더 확대하는 것은 재정상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투표 방해에 대한 제보도 잇따랐다. 동대문구 이문2동 투표소에서는 투표 관계자들이 아침 식사를 한다는 이유로 자리를 비워 주민들이 출근 시간에 쫓겨 투표를 못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강동구 선사초등학교에서 투표를 했다는 한 시민은 “주차장을 통제하는 바람에 출근길에 투표하고 가려는 유권자들이 불편을 겪었다”고 했다.○ 투표 거부 놓고 네탓 공방 민주주의 사회에서 시민의 기본적인 권리이자 의무인 투표 자체를 거부한 것은 민주주의 역사에 오점을 남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 강남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뒤 “투표는 국민의 의무이므로 해야 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에서 투표하지 말라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이회창 전 대표도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당이 투표를 거부하도록 선전하는 것은 민주주의 원리에 반하는 것”이라며 “(투표를 통해) 결론도 못 내는 정치권에 대한 극심한 정치 혐오가 확산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강북구 삼양동 제4투표소에서 만난 직장인 맹금숙 씨(46·여)는 “주민투표 거부 운동에 염증을 느껴 투표소를 찾았다”고 강조했다. 또 투표율이 33.3%를 넘어야만 개표를 할 수 있도록 한 주민투표법 규정이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이 제기됐다. 민주당은 이 조항에 근거해 ‘투표 거부는 정당한 권리’라는 논리를 제시했고 결국 ‘투표 참여=한나라당 지지’의 구도가 형성되면서 투표 결과보다 투표율 자체가 초미의 관심사가 되는 기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민주당은 “서울시가 투표를 통해서는 시민의 정확한 뜻을 파악할 수 없게끔 투표안을 교묘하게 변질시켜 투표 자체를 거부할 수밖에 없었다”고 항변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24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동 강변테크노마트에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성공을 기원하는 아기걸음마 대회가 열렸다. 대회에 참가한 아기들이 결승점을 향해 발을 내딛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서울 한강공원을 걷던 20대 여성이 강 주위로 형성된 진흙 뻘밭에 빠지는 사고를 당했다. 24일 서울 서초소방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20분경 서초구 반포동 반포한강공원을 걷던 박모 씨(26·여)는 진흙 위를 지나던 중 갑자기 하반신이 흙 속에 모두 빠졌다. 당시 박 씨가 빠졌던 진흙의 깊이는 120cm가량. 박 씨가 빠져나오려고 몸을 움직일수록 몸은 더 깊이 들어갔다. 결국 박 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10여 분만에 박 씨를 구조한 뒤 다리를 소독해 귀가시켰다. 소방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계속된 비로 많은 양의 토사가 유입돼 강 주변을 따라 넓고 깊은 뻘밭이 형성됐다”며 “진흙이 모두 말라 뻘밭이 굳기 전까지 강 주변에 접근하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성균관대는 6·25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한상호 씨(사망 당시 22세·사진)에게 58년 만에 명예학사학위를 수여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1951년 성균관대 정경학부 법률학과에 입학한 한 씨는 재학 중 참전을 결심하고 1952년 9월 육군 보병학교를 간부후보생으로 졸업했다. 소대장(소위)으로 복무하던 그는 정전을 얼마 남기지 않은 1953년 7월 22세의 나이로 강원 금화지구 전투에서 숨졌다. 숨진 뒤 중위로 1계급 진급 추서된 한 씨는 1961년 국가유공자로 등록돼 현재 국립현충원 현충탑 장교구역에 위패가 봉안돼 있다. 성균관대는 한 씨 유족의 신청을 접수한 뒤 단과대 추천을 거쳐 처장단으로 구성된 명예졸업심의위원회에서 최근 명예졸업증 수여를 확정했다. 성균관대는 25일 열리는 학위수여식에서 한 씨 유족에게 명예졸업증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한 씨의 막내 여동생 상현 씨(62)는 “명예졸업장을 현충원에 있는 오빠 위패에 가져다 둘 생각”이라고 밝혔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승철 아저씨 감사합니다.”17일 오전 7시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앞에서 가수 이승철 씨가 한 아프리카 어린이의 두 손을 꼭 잡았다. 이 어린이는 아프리카 차드에서 지구 반 바퀴를 날아 한국에 도착한 카디자 아바카르 양(8·사진).아프리카 최빈국 차드에서 태어난 아바카르 양은 한 살 때 눈에 난 상처를 방치한 탓에 후천성 시각장애인이 됐다. 한 살 때 눈에 들어간 이물질을 털기 위해 눈을 세게 비빈 게 화근이 된 것. 덧난 상처는 시신경을 서서히 죽였고 밖으로는 눈꺼풀이 튀어나올 정도로 혹이 자라나 현재는 희미한 빛 정도만 인식할 수 있는 상태다.이 씨가 아바카르 양과 처음 인연을 맺은 것은 올해 3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인 굿네이버스와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 차드를 방문한 이 씨는 ‘앞은 안 보이지만 학교에 가서 공부하고 싶다’는 아바카르 양의 말에 그 자리에서 일대일 후원 결연을 했다. 또 아바카르 양이 사는 마을 인근에 학교를 지을 수 있도록 2억 원을 기부했다.귀국 후에도 이 씨는 계속 아바카르 양의 ‘키다리 아저씨’(후원자)를 도맡았다. 아바카르 양의 눈 상태가 현지 의료기술로는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자 한국으로 초청해 안과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돕기로 한 것. 이 씨의 주선으로 아바카르 양은 이번 방문 기간에 차병원에서 무료로 눈을 치료받을 수 있게 됐다. 이날 오후 1차 검진을 받은 아바카르 양은 이 씨에게 “멀리 한국까지 데려와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은주 굿네이버스 간사는 “이 씨가 아바카르 양과 아바카르 양의 어머니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숙박은 물론이고 일정에 소요되는 비용을 모두 지원하기로 했다”며 “아바카르 모녀의 한국 나들이 길에도 동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아바카르 양은 치료를 마치고 다음 달 26일 출국할 계획이다. 후원 문의 1599-0300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직장인 이모 씨(26·여)는 이달 초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에서 3만5000원을 주고 ‘샤넬 쇼핑백’을 구입했다. 이 씨의 ‘명품 쇼핑백’ 사랑은 명품 사랑 못지않다. 그는 브랜드 로고가 큼지막하게 박힌 샤넬 종이 쇼핑백이 혹시 구겨지거나 때가 탈까봐 애지중지하면서 이따금씩 외출할 때만 들고 나선다. 그는 “어설픈 ‘짝퉁’ 가방을 갖고 다니는 것보다 차라리 명품 쇼핑백이 더 폼이 난다”고 말했다. 명품 인기가 명품 브랜드 로고가 박힌 쇼핑백까지 번지고 있다. 이 쇼핑백은 명품을 살 경우 매장에서 제품을 담아주는 것. 샤넬과 루이뷔통 프라다 등 대부분 명품 업체들은 제품을 구매할 경우만 쇼핑백을 줄 뿐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 이 같은 ‘희소성’이 명품 쇼핑백의 인기를 높이고 있는 것. 현재 온라인 명품 대행구매 쇼핑몰이나 중고 상거래 사이트에서는 명품 쇼핑백이 장당 1만 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된다. 보통 일반 백화점이나 슈퍼마켓에서 파는 종이봉투가 100원인 것과 비교하면 100∼350배가량 비싼 금액. 샤넬의 경우 가로 61.5cm, 세로 52cm짜리 쇼핑백 한 장에 3만5000원을 호가한다. 쇼핑백을 장식하는 리본 끈은 160cm가 약 1만5000원, 쇼핑백에 달아주는 꽃 장식 역시 1만 원을 넘고 있다. 매장에서 포장해 주는 그 상태로 사려면 6만 원가량을 써야 하는 셈이다. 에르메스 쇼핑백은 판매자가 여러 차례 사용해 구겨졌더라도 브랜드 가치에 힘입어 2만5000원 선에 팔리고 있다. 루이뷔통과 구치는 크기에 따라 1만3000∼2만 원 선에, 디오르와 페라가모 등은 각각 1만 원 선에 거래된다. 명품 쇼핑백 등은 명품을 산 사람이 자신이 받은 쇼핑백을 직접 내놓거나 업체 관계자들이 수십 장씩 빼돌리는 형태로 공급되고 있다. 샤넬 쇼핑백을 판매하던 한 누리꾼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지인이 일하는 샤넬 매장에서 40장을 몰래 빼와서 팔고 있는데 한 달 만에 30장이 팔렸다”며 “대부분 여성이며 여자친구에게 줄 선물을 담으려는 남자들도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여대생 정모 씨(25)는 “명품 쇼핑백을 들고 다니면 내가 명품을 구입한 듯한 자신감도 생기고 어설픈 짝퉁을 쓰지 않는다는 느낌도 줄 수 있어 자주 메고 다닌다”고 말했다. 명품 쇼핑백에 이어 동대문시장 등에서는 ‘짝퉁’ 명품 쇼핑백도 등장했다. 명품 브랜드 로고를 그대로 인쇄한 짝퉁 명품 쇼핑백들이 장당 1000∼2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명품 쇼핑백 인기 현상이 일종의 ‘립스틱 효과’라고 설명했다. 립스틱 효과는 불황일 때 저가임에도 소비자를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상품이 잘 판매되는 현상을 말한다.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쇼핑백에 박혀 있는 명품 로고를 보면서 자기 위안 및 자기 과시를 하려는 심리”라며 “특히 불황기일수록 돈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품위를 유지하려는 이런 소비 현상이 강해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반면 명품 업체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쇼핑백은 종이 재질이라 금방 망가질 게 뻔한데도 몇만 원씩 주고 산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오직 한국에서만 가능한 일인 것 같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이충우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

15일 오후 3시 ‘전쟁’이 시작된다. 매년 광복절이면 어김없이 시작되는 한국과 일본 누리꾼 간의 사이버 대전 말이다. 한국과 일본의 누리꾼들은 매년 광복절과 삼일절이면 이 같은 사이버 전쟁을 벌여왔다. 2001년 3월을 시작으로, 2004년 1월과 2005년 8월 등 독도와 동해 표기 문제 및 역사 교과서 왜곡 사건 등이 터질 때마다 이 같은 사이버전은 반복돼 왔다. 일본에서는 한국 비방글이 많이 올라오기로 유명한 ‘2ch’(www.2ch.net) 사이트가, 국내에서는 ‘디시인사이드’와 ‘웃긴 대학’이 각각 공격을 주도했다. ‘참전’ 방법은 단순하다. 서로 양쪽의 주요 커뮤니티 사이트에 접속한 뒤 새로고침(F5) 키를 계속 누르는 식이다. 동시에 많은 사람이 접속해 이같이 할 경우 해당 사이트 트래픽이 급증해 게시판이 일시 마비되거나 결국 사이트 자체가 다운되기 때문. 지난해 삼일절에 맞춰 벌어진 사이버 대전 때는 국내 누리꾼에게 공격을 당한 2ch의 서버가 마비되고 게시판 30여 개가 다운됐다. 이에 분노한 일본 누리꾼은 이에 맞서 반크와 청와대 홈페이지 등을 공격했고 결국 2ch 서버를 관리하는 미국 업체가 FBI에 수사 의뢰를 검토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해는 일본 의원들의 입국 사건과 독도 문제, 이종격투기 임수정 선수 구타 사건 등을 놓고 한국 내 반일 감정이 고조된 터라 여느 해보다 치열한 사이버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국내 누리꾼들은 전쟁에 앞서 참여자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기 위해 ‘넷테러 대응연합’이라는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는가 하면 홍보 영상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만들어 올리기도 했다. ‘(사이버 전쟁 승리로) 교과서에 한번 실려보자’는 문구가 적힌 포스터는 유명 사이트 곳곳에 배포돼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온라인에서는 일본 누리꾼에 맞서 싸우자는 목소리가 거세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일본의 망언이나 비신사적 외교 방식에 분노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 같은 사이버 전쟁이 과연 성숙한 대응인지는 의문이다. 이른바 ‘광클’로 시작해 ‘광클’로 끝나는 이 같은 유치하고 소모적인 전쟁에 말려드는 것은 실질적인 한일 문제 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본의 유치한 감정싸움에 같은 방식으로 일일이 대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기자의 생각이다.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팅에서 아사다 마오를 이겼을 때, 동일본 대지진으로 피해를 본 일본을 돕기 위해 우리 젊은이들이 현지에서 자원봉사에 나섰을 때 우리는 이미 이기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진정 성숙한 국민이 상대방을 이기는 방식이다.김지현 사회부 jhk85@donga.com}

평생을 모은 돈을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하고 함께 세상을 떠난 노부부 이야기가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평생 야채와 쌀장사를 하며 생계를 꾸려온 한재순(세례명 미카엘라·83·여) 씨는 지난해 12월 둘째 딸과 함께 서울 명동성당 정진석 추기경 집무실을 찾았다. 한 씨는 이 자리에서 “죽기 전에 꼭 한 번 좋은 일을 하고 떠나고 싶다. 옹기장학회를 비롯해 좋은 일에 써 달라”며 1억 원짜리 수표 9장이 든 흰 봉투를 정 추기경에게 전달했다. 옹기장학회는 고(故) 김수환 추기경이 설립한 장학재단이다. 한 씨는 며칠 후 한 수도원 내 영성센터 건립기금으로 1억 원을 더 기부했다. 이 10억 원은 한 씨가 남편 홍용희(세례명 비오·82) 씨와 함께 평생 장사를 하며 모은 전 재산. 기부 후 부부의 통장에는 280만 원만 남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부의 둘째 딸인 홍모 씨는 “부모님은 우리 다섯 남매의 학비를 빼고는 모든 것을 악착같이 아끼며 살아오셨다”며 “더운 날에 선풍기 한 번 덜 켜고, 먹고 싶은 반찬 안 먹고 모은 돈임을 잘 알기에 더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는 파킨슨병을 앓던 아버지를 요양원으로 모시고 난 뒤 두 분이 함께 해온 일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해 그동안 번 돈을 정리하기 시작했다”며 “목표로 삼았던 10억 원을 모두 기부하고 나오던 길에 어머니가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며 정말 홀가분해하셨다”고 말했다. 홍 씨는 기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말라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자신의 이름도 끝내 밝히지 않았다. 노부부의 아름다운 선행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성당에서 치러진 부부의 장례미사에 정 추기경이 추도사를 보내면서 알려졌다. 남편 홍 씨는 지난달 26일 지병으로 사망했다. 그리고 이틀 후인 28일 부인 한 씨도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사망했다. 정 추기경은 추도사에서 “고 홍용희 비오 형제님, 한재순 미카엘라 자매님이 평생 근검절약하며 모은 재산을 좋은 일에 써달라며 기부하고 떠나셨습니다. 저는 이 돈이 단순한 재물이 아니라 부부 평생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애도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새로 야간 경관 조명을 추가한 인천대교가 10일 밤 8시 안개 속에 새 모습을 드러냈다. 조명은 매일 일몰 시간부터 평균 4시간 동안 점등된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10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제982차 정기 수요시위 ‘해방 66주년, 2011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세계연대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요구했다. 이날 시위는 일본 도쿄와 오사카, 홋카이도, 히로시마, 후쿠야마, 후쿠오카를 비롯해 독일 베를린과 필리핀 마닐라, 대만 타이베이 등 4개국 9개 도시에서도 현지 시민단체와 한인단체를 중심으로 동시에 열렸다. 이날 시위에서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일본 정부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책임 회피도 모자라 교과서에서도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며 “일본 정부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공식 사죄, 법적 배상 등을 통해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시위에는 이윤성 전 국회부의장, 한나라당 정몽준 전 대표, 김무성 전 원내대표, 신낙균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20여 명과 이홍구 전 국무총리, 손숙 전 환경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메이디 막 막.”(‘너무 너무 나쁘다’는 뜻의 태국어) 60여 년 만에 다시 일본 앞에 선 할머니의 입에서는 이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몸의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서 아물었지만 다시 떠올리기도 끔찍한 마음의 상처는 아직도 지워지지 않았다. 15일 광복절을 앞두고 10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는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가 열렸다. 이날 집회에는 꽃다운 나이에 일본군위안부로 끌려가 평생을 이국에서 살아온 노수복 할머니(90)가 참여했다. 노 할머니는 21세이던 1942년 부산 영도다리 근처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다 일본군에 끌려갔다. 가족에게 작별인사도 못한 채 싱가포르와 태국으로 끌려 다니며 할머니는 이후 3년간 위안부로 지냈다. 1945년 일본 패전 후 태국 유엔포로수용소에 잠시 수용됐던 할머니는 ‘이대로 갇혀 있다가는 또 죽을지 모른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수용소를 탈출했다. 말레이시아의 이포를 거쳐 태국 최남단인 핫야이까지 도망친 할머니는 이곳에서 지금까지 고향을 그리워하며 살아왔다. 가진 것도 없고, 말도 안 통하는 이국땅에서 할머니는 살기 위해 가정부 일부터 손빨래, 식당종업원 등 온갖 궂은일을 했다. 그러던 중 중국인 첸차오 씨를 만나 가정도 꾸렸다. 하지만 오랜 위안부 생활의 후유증은 할머니에게 불임이라는 시련을 줬다. 자녀가 없는 할머니는 남편이 세상을 떠난 뒤 그의 조카들과 함께 지내고 있다. 생활고로 고국으로 돌아올 여유조차 없었던 할머니는 이제는 한국말도 모두 잊었다. 할머니가 기억하는 한국말은 ‘안녕하세요’와 고향 주소인 ‘경북 안동군 풍천면’뿐이다. 2003년부터 할머니를 돌봐온 이한주 푸껫한인회 운영이사(56)는 “할머니가 자신의 생일은 잊어버리고도 8월 15일은 나라 되찾은 날이라며 꼬박꼬박 챙겨왔다”며 “그래서 매년 광복절을 할머니 생신 삼아 축하해 왔다”고 말했다. 다행히 할머니는 올해 생일은 고향에서 보내게 됐다. 광복 66주년을 맞아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 한국으로 초청한 것. 정대협은 1988년 할머니를 만난 이후 최근까지 인연을 이어왔다. 할머니의 고향 방문은 1984년과 1991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노 할머니는 지난해 한쪽 폐를 제거하는 대수술을 받아 몸이 편치 않지만 10일 열린 ‘수요시위’에서 휠체어에 앉은 채로 한 시간 넘게 자리를 지켰다. 할머니의 평생 소원은 한국 국적을 갖는 것. 지금까지 할머니는 남편의 도움으로 중국 국적으로 살아왔고 이번 방한 때도 중국 여권을 이용했다. 통역을 위해 노 할머니와 함께 온 이한주 이사는 “노 할머니가 앞으로 대한민국 정부의 보호 속에서 마음 편히 살 수 있도록 이번 방한 기간에 국적을 취득할 수 있게 최대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노 할머니는 11일 국회를 방문해 최영희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을 만나고 이어 14, 15일 이틀간 고향인 안동과 부산을 방문한 뒤 17일 태국으로 돌아간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사단법인 독도연구보존협회(회장 김학준)는 10일 성명을 내고 최근 미국 정부가 ‘동해’를 ‘일본해’로 단독 표기해야 한다는 공식 의견을 국제수로기구(IHO)에 제출한 것에 강력히 항의했다. 협회 측은 성명에서 “국제 관례에 따라 IHO는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국무총리실 소속 ‘대일항쟁기 강제동원피해조사 및 국외강제동원희생자 등 지원위원회’는 11일 오후 부산 남구 당곡근린공원에서 일제강제동원 역사기념관 건립 기공식을 가진다. 이날 행사에는 김형오 전 국회의장,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 김무성 전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비롯해 피해자와 유족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일제강제동원 역사기념관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으로 인한 피해 실상을 규명하고 피해자와 유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공간으로 지어진다. 위원회는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공원 내 7만6000m² 터에 지상 3층, 지하 4층 건평 2만3000m² 규모의 건물을 세우기로 했다. 기념관 내에는 각종 전시실과 열람실, 연구실 등이 들어서고 기념관 주변으로는 산책로와 수목원 등이 마련돼 이용객의 휴식 공간으로 활용된다. 오병주 위원장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출발지이자 귀환지가 바로 부산”이라며 “그동안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로부터 기증받은 기록과 사진 등 사료 30여만 점을 전시해 역사적 아픔을 공유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회원 몰래 업체로부터 광고비를 받는 등 부당 수익을 올려온 일부 파워블로거 및 대표카페 운영자들에 대한 세무조사가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작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지난달 세금 포탈 의혹을 받아온 일부 파워블로거 및 대표카페 운영자에 대해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하기 위해 NHN 등 포털사에 영리 활동을 해온 파워블로거 및 카페 운영자들에 대한 정보를 요청했다. 하지만 한 달 가까이 지난 지금까지 국세청은 운영자 인적사항은 고사하고 기본 명단조차 확보하지 못한 상태. NHN 등 대형 포털들이 운영자들의 개인 정보를 함부로 줄 수 없다는 이유로 조사에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NHN은 지난달 20일 온라인 국민신문고를 통해 법무부에 ‘정보통신망법의 개인정보보호 조항과 정부의 과세권 중 무엇이 더 우선시돼야 하는지’와 ‘국세청의 정보 제공 요청에 포털이 응할 의무가 있는지’에 대한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하지만 법무부는 ‘괜히 국세청과 NHN 사이에 끼어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 보호와 과세권 중 무엇이 우선돼야 하는지에 대한 판단은 법무부 소관이 아니라는 것. 법무부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나 기획재정부에 의뢰했어야 하는 사안”이라며 “NHN이 기초적인 법리 검토도 없이 일단 법무부에 문의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결국 법무부는 지난달 29일 이번 논란의 핵심인 개인정보보호 조항과 정부 과세권의 우선순위에 대한 판단은 배제한 채 ‘국세청 직원은 개인 신상정보를 요구할 수 있는 사법경찰관으로 볼 수 없다’는 답변만 NHN에 전달했다. 법무부는 이번 사안이 자신들의 판단 범위가 아니므로 더는 추가 답변을 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국세청의 이번 조사는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다. NHN 측은 “이미 법무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했기 때문에 추가로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문의할 계획은 없다”고 답변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무부 대신 방송통신위원회나 기획재정부에서 유권해석을 내릴 수도 있기 때문에 우선 기다려볼 계획”이라며 “다만 포털 측의 정보 제공 없이는 이번 세무조사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4번째 ‘희망의 버스’가 27일 서울에서 열린다. ‘희망의 버스’는 한진중공업의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부산 영도구 봉래동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에서 6개월 넘게 고공 크레인 시위를 벌이고 있는 김진숙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51·여)을 응원하기 위해 노동 및 진보단체 회원, 진보 성향 시민들이 기획한 행사다. ‘희망의 버스’는 6월 11일을 시작으로 지난달 9일과 30일 3차례 부산을 방문했다. ‘희망의 버스’ 기획단은 8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여당이 한진중공업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설 것과 무책임한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을 처벌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27일 4차 희망버스를 서울에서 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껏 3차례 열린 희망버스 모임에 수많은 시민이 동참했고 종교계, 정치권 등에서도 지지를 보내왔는데도 조 회장은 여전히 외국 도피 중이고 김진숙 위원은 크레인 위에 남아 있다”며 “4차 희망버스를 통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를 무조건 철회하라고 요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20일과 21일에는 민주노총과 시민사회단체 회원 10만여 명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희망시국대회’를 열고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와 교사 공무원의 정치 기본권 문제 해결을 요구할 예정이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살인미수 혐의로 10년 넘게 미국 경찰에 쫓겨 온 재미교포 수배자가 서울 강남지역에서 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SAT) 학원을 운영해 오다 한국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경찰국으로부터 1급 살인미수 혐의로 수배돼 14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해 온 재미교포 김모 씨(33)가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SAT 전문 어학원을 차려 운영 중인 것을 적발해 구속했다고 8일 밝혔다. 미국에서 태어나 로스앤젤레스 지역 필리핀계 갱단에서 활동해 온 김 씨는 1997년 5월 멕시코계 갱단 2명에게 권총을 발사해 1급 살인미수 혐의로 수배됐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대표카페’ 가운데 스스로를 상업성이 없는 ‘클린카페’라고 홍보해온 곳 중 상당수가 실제로 관련 업체로부터 몰래 거액의 광고비를 받아온 것으로 31일 드러났다. ‘대표 카페’는 800여만 개의 카페 중 네이버가 회원 수와 게시글 수 등을 기준으로 매년 700여 개를 선정해 지원금 등을 주는 곳. 파워블로거들이 돈을 받고 업체 홍보에 나서 물의를 빚었던 것에 이어 인터넷 카페들도 도덕적 해이에 물들고 있는 것이다. 2005년 개설돼 올해까지 2년 연속 피부미용 분야 대표 카페로 뽑힌 ‘피부인’은 한 달에 4, 5차례씩 유명 화장품 업체나 병원들과 함께 회원 대상 체험 이벤트를 열어 업체로부터 현금을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이 카페 운영진이 한 화장품 업체에 돈을 요구하는 e메일을 입수했다. e메일에는 ‘카페의 30만 회원은 구전력(口傳力)이 높아 단순 마케팅 차원을 넘는 홍보가 가능하다’며 ‘제휴를 맺고 싶으면 현금 50만 원을 진행비로 입금하라. 영수증은 발행되지 않는다’고 적혀 있다. 피부과 의사 A 씨는 “카페에 좋은 글이 소개되는 게 스폰서 링크보다 파급력이 크다 보니 카페 운영자는 ‘절대적 갑’의 존재가 될 수밖에 없다”며 “체험 이벤트도 임상시험에 해당해 회원들에게 비용을 지급해야 하지만 돈은 운영자들이 챙긴다”고 했다. 부작용 등 문제가 생겨도 책임질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해당 카페 운영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제품에 대해 업체로부터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받긴 한다”고 시인했다. 하지만 회원들도 이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묻자 “짐작은 할 것”이라고 얼버무렸다. ▼ 카페 회원 “네이버에 신고했지만 뒷짐” ▼화장품 등 뷰티 분야 대표 카페인 ‘파우더룸’(회원 78만 명)도 비슷한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최근 한 화장품 업체 관계자가 “카페 운영진이 ‘체험단 이벤트를 진행하려면 광고비로 100만 원을 내라’고 했다”고 폭탄선언을 한 것. 업체 관계자는 통화에서 “운영진이 현금을 요구해 계약을 하지 않았다”며 “회원들이 운영자의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목청을 높였다. 현재 이 카페는 비슷한 이벤트 50개를 진행하고 있다. 별도 광고비를 받을 경우 한 달에만 수천만 원을 운영자가 챙길 수도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카페 운영자는 “카페의 투명한 운영을 위해 누구보다 애쓰고 있다”면서도 “(운영진의) 실명이 노출되면 뜻하지 않은 파문이 일어날 수 있다”며 인터뷰를 거절했다. 이 같은 사실을 뒤늦게 접한 회원들은 분노하고 있다. 회원 B 씨는 “카페에 올라오는 체험 제품을 맹신해 왔는데 결국 광고였다는 생각을 하니 너무 불쾌하다”고 했다. 다른 회원들도 “운영진이 회원들을 앞세워 자기 배만 불리고 있다”, “이제까지 얼마를 받았을지, 세금은 제때 낸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카페 회원 2000여 명은 지난달 29일 해당 카페를 단체 탈퇴한 뒤 ‘비상업 뷰티카페’를 새로 개설했다. 또 국세청에 해당 카페를 비롯한 네이버 대표 카페에 대한 세무조사를 요청하는 글을 아고라 청원 사이트에 올렸다. 사정이 이런데도 네이버 측은 뒷짐만 지고 있다. 네이버 관계자는 “카페 내에서 이뤄지는 상행위는 당사와 아무 관계가 없다”며 “억울하면 탈퇴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피부인’ 카페의 한 회원은 “카페 내 상업성이 지나치다고 생각해 네이버에 여러 차례 신고했지만 아무런 제재도 없었다”며 “누가 운영진의 횡포를 막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29일 오전 비가 잦아들면서 집중호우로 인한 산사태로 이틀간 교통이 전면 통제됐던 남부순환도로에서 차량 통행이 재개됐다. 산사태의 충격을 보여주는 듯 우면산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국립국악원 앞 도로를 차량들이 달리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서울 도심에서 어떻게 이런 산사태가 날 수 있나요? 이런 비 피해는 평생 처음이에요.” 중부지방에 기상관측(서울 기준 1907년) 이래 가장 많은 폭우가 내린 다음 날인 28일 오전 주부 최인옥 씨(56·여)는 일어나자마자 서울시 자원봉사센터로 전화를 걸었다. 용산구 후암동에 있는 그의 집은 이번 폭우에 별다른 피해를 보지 않았지만 서초구와 강남구 등 다른 지역 피해 소식에 밤새 마음이 불편했기 때문. 우면산 산사태로 폐허가 된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아트힐아파트 앞길로 배치받은 최 씨는 이날 하루 종일 삽을 들고 산에서 쓸려 내려온 토사와 나무를 치웠다. 최 씨는 “현장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상황이 심각했다”며 “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이곳에 모인 자원봉사자들을 보니 한편으로 희망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26, 27일 이틀간 쏟아진 ‘물폭탄’이 지나간 28일 피해지역 곳곳에서 본격적인 복구 작업이 시작됐다. 서울시 자원봉사센터에는 27일 오후부터 ‘수해 복구에 동참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문의전화가 이어졌다. 센터는 봉사 희망자들에게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상해보험에 가입하도록 안내한 뒤 일손이 부족한 지역부터 배치하고 있다. 27일 밤부터 250여 명의 시민이 긴급 구호활동에 나섰고, 28일 오전에도 300여 명이 추가로 우면산 주변을 비롯해 관악산 일대와 강남구 삼성동, 지하철 2·4호선 사당역 인근에서 구호 작업에 참여했다. 7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서초구 방배동 남태령 전원마을에도 28일 오전부터 이재민을 돕겠다는 자원봉사자 50여 명이 몰렸다. 장상순 씨(62)는 “14년 동안 이곳에 살다 경기 의왕시로 이사 갔다”며 “내가 살던 곳이 산사태로 뒤덮였다는 소식을 듣고 동네 주민들과 함께 자원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서초구 새마을부녀회도 27일에 이어 28일 오전부터 우면산 인근 남부순환로에 대형밥차를 세워두고 급식 봉사를 하고 있다. 40여 명의 회원은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원과 복구 인력 1200여 명에게 쌀밥과 북엇국, 라면 등을 제공했다. 박춘선 부녀회장(65·여)은 “이재민뿐 아니라 빗속에서 이틀째 고생 중인 소방대원이나 군인들이 모두 우리 아들 같아 안쓰럽다”며 “한 사람이라도 더 돕는다면 더 빨리 구호작업이 이뤄지지 않겠냐”고 말했다. 재난 현장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소방대원과 군인, 경찰들도 각지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육군은 28일 우면산 일대와 강원 춘천시 신북읍 등 수해지역에 수도방위사령부와 특수전사령부 등 병력 3만5000여 명을 투입했다. 굴착기, 덤프트럭 등 군 장비 60여 대도 지원했다. 우면동 형촌마을과 방배동 전원마을, 서초동 예술의전당 일대 등 피해가 심각한 지역에는 병력 6000여 명과 군 장비가 긴급 투입됐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돋보였다. 지하철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에 따르면 출근시간인 이날 오전 5∼9시에 전날보다 4.4% 많은 124만3215명이 지하철을 이용했다. 서울시는 버스 이용객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28일 오전 버스 359대를 증편한 데 이어 29일 오전에도 추가로 150대를 늘릴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한윤창 인턴기자 한양대 법학과 3학년 이충우 인턴기자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4학년 자원봉사 참여하려면 홈페이지: volunteer.seoul.go.kr 전화: 서울 02-1365, 경기 031-136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