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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건축학개론’(2012년)을 만든 이용주 감독의 신작 ‘서복’(사진)이 다음 달 15일 극장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티빙에 동시 공개된다. 이 영화는 당초 지난해 12월 개봉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됐다. 서복은 공유와 박보검이 주연을 맡은 데다 제작비 165억 원이 투입된 공상과학(SF)물이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영화 팬들의 관심이 높았다. 영화는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서복’(박보검)을 극비리에 옮기는 임무를 맡은 전직 정보국 요원 ‘기헌’(공유)이 서복을 노리는 세력에 맞서 임무를 완수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조우진 장영남 박병은 등 나머지 배우들도 영화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CJ ENM이 제작 및 배급을 담당한 영화가 자사(自社)의 OTT인 티빙으로 직행한 사례는 서복이 처음이다. 코로나로 극장 관객이 급감한 상황에서 개봉 시 손익분기점을 넘기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CJ ENM 관계자는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티빙과 극장 동시 개봉을 택했다”며 “개봉작이 적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극장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티빙으로선 서복 같은 독점 콘텐츠는 가입자를 늘릴 기회가 될 수 있다. OTT 업계의 가입자 확보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만큼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티빙은 향후 3년간 4000억 원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1월에 밝힌 바 있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단지 이 영화가 모든 인간에 대한 것이길 바랄 뿐입니다.”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1일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미나리’의 리 아이작 정 감독(사진)이 국내 개봉일인 3일 한국에 보낸 메시지다. 정 감독은 국내 배급사 판씨네마를 통해 전한 수상 소감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미나리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미국인이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외국인이 무엇인지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그저 여러분이 이 영화를 보시기를 바란다. 그것이 골든글로브의 진정한 영향력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나리는 골든글로브 수상 소식이 전해진 1일 오후부터 국내 예매율 1위에 올라섰고, 3일(오후 4시 기준) 예매율은 32.5%였다. 4일 개봉하는 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라야와 마지막 드래곤’의 예매율(20.1%)을 크게 앞서고 있다. 미나리는 1980년대 미국 아칸소의 시골로 이민을 간 한국인 이민자 가족이 미국에서 정착하는 모습을 그렸다.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인 정 감독의 유년시절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미국 현지의 수많은 이민자들이 경험한 정체성 혼란은 물론이고 그 과정에서 서로를 보듬으며 어려움을 극복하는 가족애를 담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4월 25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미나리가 좋은 성적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아카데미 수상자를 예측하는 기사에서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 1위로 꼽았다. 한예리는 여우주연상 후보 5위, 스티븐 연은 남우주연상 후보 4위에 각각 올랐다. 미나리는 작품상 후보 3위로 꼽혔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거머쥔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의 ‘미나리’는 미국 제작사가 만든 미국 영화지만 한국적 색채가 강하게 묻어난다. 19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미국으로 떠난 한국인 이민자의 정착기를 그렸기 때문이다. 영화 곳곳에는 꽃무늬 이불, 액자에 담긴 한국어 붓글씨, 매듭공예 등 1970, 80년대 한국 소품들이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모니카(한예리)의 발목까지 오는 주름치마, 순자(윤여정)의 하늘거리는 꽃무늬 셔츠도 낯익다. 미나리에 한국 정서를 불어넣은 주역은 한국계 미국인과 한국인 제작진이다. 정 감독처럼 미국에서 태어난 이민 2세 또는 한국에서 살다가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인들이 어렸을 적 부모님 사진, 한인사회의 도움, 한국 가족으로부터 전해 받은 소품들을 한 조각씩 모아 미나리에 한국의 색채를 더했다. 대표적인 인물은 한국에서 패션잡지 에디터로 일하다가 20대에 미국으로 건너간 이용옥 프로덕션 디자이너다. 정 감독이 골든글로브 수상 소감에서 이 디자이너의 이름을 언급하며 감사를 표했을 정도로 그가 영화에서 담당한 역할은 컸다. 이 디자이너는 촬영 장소 섭외부터 주된 배경인 트레일러 내부를 꾸미는 일까지 영화의 미술 전반을 책임졌다. 이 디자이너가 가장 신경 쓴 부분은 1980년대 한국의 집을 트레일러 안에 구현하는 것이었다. 그는 미국 매체 ‘프리 더 워크’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영화 속 데이비드(영화 속 어린 막내아들) 정도의 나이였을 때 한국에서 찍은 어릴 적 사진에서 집을 어떻게 꾸몄는지 자세히 보니 서예, 매듭공예 같은 장식품들이 있었다. 미국에 사는 삼촌이 예전에 한국에서 가져온 1980년대 물건들을 받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스티븐 연을 아칸소 시골마을 농부 제이컵으로, 윤여정을 한국에서 건너온 1980년대 할머니 순자로 보이게 한 데는 의상의 힘도 컸다. 의상 디자인은 로스앤젤레스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 의상 디자이너 수재나 송이 맡았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는 물론이고 부모와 이모, 삼촌, 사촌들의 과거 사진들을 참고해 의상을 정했다. 그는 미 연예매체 ‘데드라인’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사람들은 이렇게 옷을 입었을 거야’라고 상상한 것에 맞추는 게 아니라, 실제 그때 사람들이 입었던 옷을 그대로 재현하려 했다”고 밝혔다. 1980년대 한국계 미국인이 입었던 옷을 고르기 위해 그는 오클라호마 빈티지숍을 샅샅이 돌았고, 알맞은 것을 찾지 못했을 땐 자신의 옷을 사용하기도 했다. 영화 속 순자가 가족과 함께 교회에 갈 때 입은 아이보리색 블라우스는 송 디자이너의 옷이다. 캐스팅 디렉터 줄리아 김은 영화에 사랑스러움을 더한 두 아역 노엘 케이트 조(앤)와 앨런 김(데이비드)을 캐스팅한 일등공신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한국에서 아역 배우를 섭외할 수 없어 미국에서 한국어와 영어를 할 줄 아는 아역 배우를 찾아야 했는데 후보군이 턱없이 부족했다. 김 디렉터는 로스앤젤레스에서 나고 자란 한국계 미국인이라는 배경을 활용해 한인사회에서 아역 배우를 찾았다. 그는 한국인 학교와 한국 교회를 수소문했고,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한국 신문사의 지면에 광고를 실었다. 정 감독은 미 매체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스티븐 연, 윤여정, 한예리를 캐스팅한 뒤 미국에서 영어와 한국어를 모두 할 수 있는 아역 배우를 발탁하는 일이 난제였지만 줄리아가 훌륭하게 해냈다. 그는 한인타운의 학원 앞에 서서 기다리다가 나오는 아이들에게 전단을 돌리기도 했다”고 전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골든글로브 품은 '미나리'… 아카데미도 보인다인종차별과 이민자 혐오가 늘어나는 시대. 낯선 미국 땅에 뿌리내리는 한국인 이민자의 모습을 통해 보편적 가족애를 담아낸 영화 ‘미나리’(사진)가 미국 양대 영화상인 골든글로브를 품에 안았다. 한국계 미국인 리 아이작 정(정이삭·43) 감독의 미나리가 1일 열린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한국어 영화 최초로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데 이어 2년 연속 외국어영화상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이다. 미나리는 지난해 미국 선댄스 영화제 공개 이후 신드롬을 일으켰다. 특히 ‘비전형적인 할머니(unorthodox grandma)’를 창조해낸 윤여정은 미국 주요 비평가협회상 등 지금까지 26개의 여우조연상을 받으면서 기생충으로 봉 감독이 누린 ‘봉하이브’ 열풍에 이어 ‘윤하이브’를 이어가고 있다. 미나리가 골든글로브를 수상하면서 4월 25일 열리는 아카데미 수상 가능성도 높아졌다. 미나리는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여우조연상(윤여정), 남우주연상(스티븐 연), 여우주연상(한예리) 수상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나리는 3일 국내에 개봉한다. “할머니는 할머니 같지 않아요.” 영화 ‘미나리’에서 꼬마 데이비드(앨런 김)는 요리도 할 줄 모르고, 이불에 오줌을 싼 자신을 토닥여 주기는커녕 ‘페니스 브로큰’이라 놀리는 외할머니 ‘순자’(윤여정)에게 이렇게 말한다. 손녀 앤(노엘 조)의 음료수를 뺏어 먹고, 손주들에게 화투 치는 법을 가르치며 “지랄”을 내뱉는다. 손주를 놀려먹는 짓궂은 할머니를 연기한 윤여정(74)에 대해 뉴욕타임스는 “‘순자’는 영리한 신스틸러다. 그녀는 강인하지만 친절하고, 긴 인생을 살며 축적한 현명함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unorthodox grandma(비전형적인 할머니)’라고 정의했다. 미나리로 26개의 여우조연상을 받고, 한국 배우 최초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로 점쳐지는 윤여정은 영화 안팎에서 최고의 셀럽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 자리에 서기까지는 데뷔 이후 55년 동안 고정관념을 깨뜨려 온 윤여정의 파격이 힘을 발휘했다. 영화 데뷔작 ‘화녀’(1971년)에서부터 주인집 남자를 유혹하는 하녀 역을 맡아 맨손으로 쥐를 때려잡았던 그는 초등학교 동창과 눈이 맞는 시어머니(‘바람난 가족’·2003년), 재벌집의 모든 일을 총괄하는 나이 든 하녀 ‘병식’(‘하녀’·2010년), 돈으로 모든 것을 쥐락펴락하는 재벌가 안주인 ‘백금옥’(‘돈의 맛’·2012년), 박카스를 건네며 노인들을 유혹해 성매매를 하는 할머니 ‘윤소영’(‘죽여주는 여자’·2016년)까지 평범한 인물을 거부했다. 윤여정은 미나리에서도 적극적으로 순자라는 인물을 구축했다. 밤을 깨물어 뱉은 뒤 손자에게 건네는 장면도, 손자와 함께 미나리가 심어진 곳을 찾아간 장면에서 “원더풀 미나리!”라고 외치는 대사도 그가 낸 아이디어다. 재치 있는 언변으로 분위기를 띄우는 유쾌함도 윤여정의 인기에 한몫한다. 13년간 미국에 살아 ‘실전 영어’에 능한 그는 지난해 미국 선댄스 영화제 시상식에서 영어로 “‘미나리’는 독립영화라서 출연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아주 많이 고생할 걸 알았기 때문이다. 돈을 아끼느라 우린 한집에 살았고 그렇게 가족이 됐다”고 말했다. 객석에선 웃음과 환호가 터졌고, 이 모습을 담은 유튜브 영상에는 “정말 끝내주게 멋있다(bad-ass)” “그의 직설적인 화법을 사랑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들을 주저하지 않고 말한다” “스스로를 전설의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현재 방영 중인 tvN 예능 ‘윤스테이’에서 위트 넘치는 영어로 외국인 게스트들을 편안하게 응대하는 모습은 젊은층까지 사로잡고 있다. 윤여정의 변화무쌍한 모습에 과거 영화들도 재조명되고 있다. 가장 반응이 뜨거운 작품은 윤여정에게 청룡영화상 및 스페인 시제스(Sitges)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안긴 고 김기영 감독의 화녀. 프랑스 일본 대만 태국 등에서 개봉 러브콜을 받고 있다. 화녀 제작자로, 국내외 재개봉을 추진하고 있는 정진우 감독은 “시제스 영화제를 방문한 1971년만 해도 ‘한국은 독재국가라서 영화가 정권의 선전 수단으로 쓰인다’는 편견 때문에 수상하기 힘들었다. 신인 윤여정이 연기력 하나로 여우주연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리포터는 “윤여정은 늘 겁 없고, 정통적이지 않은 여성상을 연기해 왔다”며 “순박한 시골 처녀가 팜파탈로 변신하는 화녀로 여우주연상을 휩쓴 뒤 전통을 뒤흔드는 역할을 맡아 왔다”고 평가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영화 ‘미나리’를 만든 리 아이작 정(정이삭·43) 감독은 그동안 네 편의 영화와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찍었다. 영화는 장편 데뷔작 ‘무뉴랑가보’(Munyurangabo·2007년)를 비롯해 ‘러키 라이프’(Lucky Life·2010년) ‘애비게일 함’(Abigail Harm·2012년) ‘미나리’(2020년), 다큐멘터리는 ‘아이 해브 신 마이 라스트 본’(I have seen my last born·2015년)이다. 짧게는 11일, 길게는 두 달 동안 저예산으로 만든 이 작품들에 대해 영화계는 “작품성이 뛰어나지만 많은 관객이 볼지는 의문”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정 감독이 상업성에 연연하지 않고 작품을 만들 수 있었던 건 영화에 대한 순수한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는 미국 예일대에서 생태학을 전공하고 의대 진학을 준비하다가 필수교양 학점을 이수하려고 들은 영화 수업을 계기로 진로를 바꿨다. 그에게 영화란 자신의 정체성과 고민을 표현하는 수단이었다. 첫 영화 무뉴랑가보는 정 감독이 봉사활동차 아내와 함께 르완다를 찾은 데서 시작됐다. 그는 촬영 경험이 없는 르완다인 배우와 스태프들을 현지에서 캐스팅해 11일 동안 자비를 들여 영화를 만들었다. 이 영화는 1994년 후투족이 투치족을 집단 학살한 ‘르완다 대학살’ 이후 동족상잔의 비극을 안고 살아가는 두 종족 소년의 우정을 그렸다. 영화 제목은 이 중 한 소년의 이름이다. 영화는 2007년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같은 르완다인임에도 부족이 다르다는 이유로 대립하는 이들의 모습에서 정 감독은 이민자로서 한국인과 미국인 중 어디에도 속하지 못했던 자신의 어렸을 적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렸을 적 아시아인도 소수자도 없던 지역에서 자라면서 스스로를 완전한 미국인이라고 느꼈던 적은 한순간도 없었다. 한국에 가도 똑같았다. 내가 한국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매 순간 자각해야 했다”며 “국경을 초월하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했다. 무뉴랑가보에서 정체성에 대한 혼란을 르완다 소년들의 시선을 빌려 표현했다면 미나리에선 정 감독 본인의 유년시절을 직접 가져왔다. 198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가족들의 미국 정착기를 통해 ‘아메리칸 드림’을 좇는 가장의 성공을 향한 야망, 그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한 가족의 모습을 담았다. 정 감독의 영화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만 다룬 건 아니다. 무뉴랑가보 이후 만든 러키 라이프는 죽음을 둘러싼 삶의 비극에 천착했다. 영화는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제이슨과 그와 함께 마지막 여행을 떠난 친구들의 이야기다. 정 감독은 2010년 인디와이어와의 인터뷰에서 “친한 친구나 가족이 암으로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비극과 기억에 대한 드라마를 만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세 번째 영화 애비게일 함은 그가 제작한 영화 중 유일한 판타지다. 배경은 모든 인간관계가 금전 거래를 기반으로 해 이뤄지는 가까운 미래의 미국 뉴욕. 주인공 애비게일 함이 사랑에 빠진 남성은 인간인지 아닌지, 어디에서 왔는지 모든 게 베일에 가린 존재다. 재밌는 건 한국 전래동화 ‘선녀와 나무꾼’에서 모티브를 땄다는 것. 나무꾼이 선녀 옷을 훔쳐 선녀가 하늘로 돌아가지 못하게 한 것처럼, 애비게일도 가운을 입어야 돌아갈 수 있는 남성의 옷을 몰래 훔친다. 전작들이 상업적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에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미나리가 마지막 영화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찍었다”고 밝혔다.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묵묵히 만들어온 그는 장편 데뷔 14년 만에 자신이 구축한 독보적 예술세계에 대해 세계적 찬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그의 차기작은 일본 애니메이션 ‘너의 이름은’의 리메이크작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영화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 아이작 정 감독(한국명 정이삭·43)이 연출한 ‘미나리는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레인보우 룸과 LA 비벌리힐스 힐튼호텔에서 진행된 제78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골든글로브에서 외국어영화상을 받은 데 이어 한국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어가 영화 대사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영화가 2년 연속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것. 이날 자신의 집에서 딸을 품에 안은 채 화상으로 모습을 드러낸 정 감독은 “영화를 만드는데 함께 한 ’미나리 패밀리‘에게 감사를 전하고 싶다. 구석에 숨어있는 내 아내와, 안고 있는 내 딸에게 감사하다. 내 딸이 바로 내가 이 영화를 만든 이유”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미나리는 스스로의 언어를 배워나가는 가족에 대한 이야기다. 그 언어는 우리 가슴 속의 언어다”라고 전했다. 올해 골든글로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 차원에서 골든글로브 78년 역사상 최초로 행사 장소를 두 곳으로 나누고, 시상자만 현장에 참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상자들 전원은 집 또는 사무실에서 시상식에 참석했고, 수상 소감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미국 아칸소의 시골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이민2세 정 감독은 미나리에 자신의 유년시절을 진솔하게 담아 미국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영화는 ’아메리칸 드림‘을 품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부부 ’제이컵‘(스티븐 연)과 ’모니카‘(한예리), 둘의 자녀 ’앤‘(노엘 조)과 ’데이비드‘(앨런 김), 그리고 타향살이로 고생을 하는 딸 모니카를 위해 한국에서 미국으로 건너온 할머니 ’순자‘(윤여정)의 이야기를 그렸다. 정 감독의 아버지 역인 제이컵과 어머니 모니카, 순자는 정 감독의 부모님과 할머니를 참고하지 않고 새롭게 창조한 인물이지만 성공의 꿈을 품고 미국으로 이민 온 가장, 그로 인해 삶의 많은 부분을 포기해야 하는 가족들, 미국에서 함께 고생한 할머니 등 이야기의 큰 줄기는 그의 개인적인 경험에서 기인했다. 영화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면서 4월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의 수상도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외신에서는 골든글로브가 작품상을 비롯해 순자로 열연한 윤여정의 여우조연상, 스티븐 연의 남우주연상, 한예리의 여우주연상 후보 지명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골든글로브는 아카데미와 함께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양대 시상식으로 평가받는다. 골든글로브의 후보가 아카데미 후보와 상당부분 겹치는데다, 골든글로브 수상이 아카데미 수상으로 이어진 경우도 많아 골든글로브를 ’미리 보는 아카데미‘라 칭하기도 한다. 윤여정이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의 기세를 몰아 아카데미에서 여우조연상 트로피를 품에 안을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현재까지 윤여정이 받은 여우조연상은 미국 4대 비평가협회상으로 불리는 전미비평가협회상, LA비평가협회상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총 26개. 골든글로브에서는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에 지명하지 않았지만 아카데미에서는 다른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들 경우 한국 배우가 아카데미 배우상 후보에 드는 최초 사례가 된다. 송강호가 영화 기생충으로 LA비평가협회상, 피닉스 비평가협회상, 시카고 인디비평가협회상, 도리안어워즈 등 4개 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지만 아카데미 후보에는 들지 못했다. 앞서 골든글로브는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인 영화만 작품상 후보에 지명한다는 기준에 따라 대사의 대부분이 한국어인 미나리를 작품상이 아닌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해 시대착오적이고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에 넣지 않은 것을 두고도 비판의 중심에 섰다. 미 연예매체 엔터테인먼트 투나이트는 “올해 골든글로브 후보 선정에 있어 가장 어처구니없는 누락(omission)은 윤여정을 여우조연상 후보에 넣지 않은 것”이라며 “이는 오스카에서 정정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보도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다음 달 3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배우와 감독 모두 식구(食口)가 된 영화다. 2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정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 윤여정, 한예리는 촬영장 밖에서 식구가 됐기에 카메라 앵글 안에서도 가족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 영화는 198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제이컵(스티븐 연), 모니카(한예리)와 이들의 자녀 앤(노엘 조), 데이비드(앨런 김) 그리고 딸 모니카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윤여정)의 이야기다. 이민 1세대 부모 밑에서 자란 정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이기도 하다. “저와 윤여정 선생님이 에어비앤비에서 빌린 집에서 함께 지냈어요. 다른 배우와 감독님도 촬영을 마치고 그 집에 모여 매일 저녁밥을 먹으면서 시나리오 이야기를 나눴죠. 그때가 가장 그리워요.”(한예리)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와닿는 이유는 영화가 저 개인이나 이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관계의 보편성을 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겪는 갈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헤쳐 나가는 모습에 많은 분이 공감하는 게 아닐까요. 무엇보다 가족들의 인간적 모습을 잘 담아낸 배우들의 공이 가장 크고요.”(정 감독) 정 감독은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지만 배우들은 정 감독의 따뜻한 디렉팅을 치켜세웠다. 틀에 가두지 않는 감독 스타일 덕에 윤여정의 아이디어로 순자가 이로 밤을 깐 뒤 손자에게 건네는 장면, 손자를 침대에 누이고 자신은 바닥에서 자는 장면 등 ‘한국 할머니’의 정(情)을 생생히 표현할 수 있었다. “정 감독에게 첫 번째로 한 질문이 ‘당신의 할머니 흉내를 내야 하느냐’였어요. 그러자 정 감독이 ‘절대 그러지 말고 원하시는 대로 하시라’고 하더군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A+를 줬죠. 어떤 감독은 배우를 가둬요. 전 정 감독 덕에 자유를 얻었어요.”(윤여정) 이들은 관객들에게도 식구가 돼 줄 것을 청했다. “우리 영화를 식탁에 비유하고 싶어요. 관객들이 저희가 차려 놓은 식탁에 와서 맛있게 음식을 드셨으면 좋겠어요.”(정 감독)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저는 80세가 됐을 때 인생에서 후회할 일을 최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사람들이 후회하는 일은 대개 자신이 빠뜨린 일, 시도해 보지 않은 것, 걷지 않은 길입니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이 책에 쓴 말이다. 잘나가는 헤지펀드에서 일하다 온라인 서점 창업이라는 모험에 뛰어든 이유에 대해 그는 “시도조차 하지 않으면 그에 대한 후회가 나를 계속 따라다닐 것 같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가 사직을 만류하던 사장의 말을 들었다면 세계인의 삶의 방식을 바꾼 아마존은 탄생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인생에서 내린 중요한 결정들의 이유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생각을 가감 없이 밝힌다. 고교생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아마존과 항공 우주회사 블루오리진을 연이어 세우기까지 아직 공개되지 않은 이야기를 그의 목소리를 통해 들을 수 있다. 그가 삶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요소는 발명과 방황. 베이조스는 유년 시절 할아버지가 텍사스의 외딴 시골에서 운영하던 농장에서 여름을 보냈다. 이때 무언가 고장이 나도 고쳐줄 사람을 부를 수 없어 직접 해결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며 발명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고 한다. 쿠킹포일과 우산으로 태양열 조리기를, 베이킹 팬으로 동생들을 놀라게 한 경보기를 만든 그는 아마존에서도 늘 발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발명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실패라면 충분히 가치가 있는 방황이라고 말한다. 올해 3분기(7∼9월)에 아마존 CEO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힌 베이조스의 향후 행선지는 우주다. 책에선 왜 그가 자신의 땀으로 일군 기업을 떠나 새로운 모험을 시작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엿볼 수 있다. 그가 처음 우주에 관심을 갖게 만든 건 어렸을 적 가족과 함께 지켜본 아폴로 11호의 달 착륙 장면이었다. 베이조스는 고교 졸업생 대표로 발표한 고별사에서 “우주, 그 마지막 개척지에서 만나자”고 말했다. 베이조스의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하다면 한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식구(食口)란 한 집에 살면서 함께 밥을 먹는 사람들이다. 가족의 또 다른 말로 식구가 쓰이는 건 매일 한데 모여 밥을 먹는 행위가 친밀해야 가능해서다. 다음달 3일 국내에서 개봉하는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미나리’는 배우와 감독 모두 식구가 된 영화다. 26일 온라인 간담회에서 정 감독과 배우 스티븐 연, 윤여정, 한예리는 촬영장 밖에서 식구가 됐기에 카메라 앵글 안에서도 가족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아낼 수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이 영화는 1980년대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을 떠난 제이컵(스티븐 연), 모니카(한예리)와 이들의 자녀 앤(노엘 조), 데이비드(앨런 김) 그리고 타향살이를 하는 딸 모니카를 위해 미국으로 건너간 할머니 순자(윤여정)의 이야기다. “저와 윤여정 선생님이 에어비앤비에서 빌린 집에서 함께 지냈어요. 다른 배우와 감독님도 촬영을 마치고 그 집에 모여서 매일 저녁밥을 먹으면서 시나리오 이야기를 나눴죠. 그 때가 가장 그리워요.” (한예리) 미나리는 이민 1세대 부모님 밑에서 자란 정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다. 가족 사랑이 우선인 모니카와 경제적 성공이 더 중요한 제이컵이 대립과 화해를 반복하는 모습은 정 감독이 자라면서 본 부모님의 얼굴이다. 6.25 전쟁에서 남편을 잃고 홀로 딸을 키운 정 감독의 외할머니에 대한 기억도 순자 역할에 고스란히 담겼다. “이 영화가 많은 관객들에게 와 닿는 이유는 영화가 저 개인이나 이민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관계의 보편성을 담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제이컵의 가족이 겪는 갈등, 어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사랑하고 헤쳐 나가는 모습에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게 아닐까요. 무엇보다 가족들의 인간적 모습을 잘 담아낸 배우들의 공이 가장 크고요.” (정 감독) 정 감독은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지만 배우들은 정 감독의 따뜻한 디렉팅을 치켜세웠다. 틀에 가두지 않는 감독 스타일 덕에 윤여정의 아이디어로 순자가 이로 밤을 깬 뒤 손자에게 건네는 장면, 손자를 침대에 뉘이고 자신은 바닥에서 자는 장면 등 ‘한국 할머니’의 정(情)을 생생히 표현할 수 있었다. “제가 맡은 역이 아이작 감독의 할머니역이니 그에게 첫 번째로 한 질문이 ‘당신의 할머니 흉내를 내야하느냐’였어요. 그러자 아이작이 ‘절대 그러지 말고 원하시는 대로 하시라’더군요. 그 말을 듣고 속으로 ‘이 감독 괜찮다’며 A+를 줬죠. 어떤 감독은 ‘이렇게 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배우를 가둬요. 전 아이작 덕에 자유를 얻었어요.” (윤여정) 이들은 관객들에게도 함께 식구가 돼 줄 것을 청했다. “우리 영화를 식탁에 비유하고 싶어요. 식탁은 누구에나 열려 있죠. 관객들이 저희가 차려 놓은 식탁에 와서 맛있게 음식을 드셨으면 좋겠어요.” (정 감독) “미나리가 좋았던 이유는 시나리오에 아무런 조미료가 들어가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굉장히 담백하고 순수한 맛이라 양념을 세게 하는 한국 음식에 익숙한 한국 관객은 안 먹을 수도 있겠지만 건강하니 잡숴보세요. 하하.” (윤여정)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넷플릭스가 2021년 한 해 동안 한국 콘텐츠에 5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5일 화상으로 진행한 행사 ‘See What‘s Next Korea 2021’에서다.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지난해까지 5년간 한국에 7700억 원을 투자했다. 5년간 투입한 액수의 70%가 넘는 금액을 올 한 해 투자하는 것이다. 그동안 드라마에 집중한 제작 역량을 영화를 비롯해 예능, 시트콤, 다큐멘터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및 아태지역 콘텐츠 총괄 VP(Vice President)는 “올해 5500억 원을 들여 액션, 스릴러, SF, 스탠드업 코미디, 시트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넷플릭스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콘텐츠로 꼽히는 ‘킹덤’의 김은희 작가, ‘인간수업’ 제작사인 스튜디오329의 윤신애 대표가 넷플릭스와의 협업 경험을 밝혔다. 조선시대 배경의 좀비물 킹덤은 한국 드라마 표현 수위의 장벽을, 청소년 조건만남을 다룬 인간수업은 소재의 장벽을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작가는 “킹덤을 기획한 2016년에는 (킹덤처럼) 목이 날아가는 잔인한 장면이 들어가면 지상파 방송사에서는 방영이 불가능했다.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만들 수 없었던 작품”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인간수업과 같은 독특한 이야기에도 세계 시청자들이 호응하는 것을 보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영화와 사랑에 빠진 넷플릭스’라는 별도 코너를 마련해 오리지널 영화 제작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제작 중인 오리지널 영화는 ‘카터’와 ‘모럴센스’다. 카터는 기억을 잃고 작전에 투입된 요원 카터의 추격전을 그린 액션물이다. ‘악녀’로 프랑스 칸 영화제에 초청된 정병길 감독이 연출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 감독은 “영화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제가 구상하는 액션물에 대해 ‘한국에서는 만들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기존 한국 영화의 한계를 깨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럴센스는 남다른 성적(性的) 취향을 가진 남자와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물로, ‘좋아해줘’ ‘6년째 연애 중’을 만든 박현진 감독이 연출한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를 중점적으로 만들어 왔다. 킹덤,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이 대표적이다.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 ‘승리호’는 당초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극장 관객이 급감하면서 넷플릭스 공개로 방향을 틀었다. 김 VP는 “넷플릭스에는 세계 2억 명의 시청자가 있기 때문에 창작자가 영화 흥행 여부를 걱정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영화계에 넷플릭스가 기여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는 감정 묘사에 강하다. 외국 드라마가 사건에 집중한다면 한국 드라마는 사건에 대한 감정에도 초점을 맞추기에 장르를 불문하고 작품에 더 공감하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시장을 잠식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콘텐츠의 다양화와 인력 양성에 기여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VP는 “가장 중요한 건 공격적 투자를 통해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그동안 못 했던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해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가 더 확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수업의 진한새 작가, ‘좋아하면 울리는’의 송강 배우처럼 신인 창작자와 배우들이 세계에 자신의 역량을 선보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넷플릭스가 2021년 한 해 동안 한국 콘텐츠에 55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25일 화상으로 진행한 행사 ‘See What’s Next Korea 2021‘에서다. 2016년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넷플릭스는 지난해까지 5년 간 한국에 7700억 원을 투자했다. 5년간 투입한 액수의 70%가 넘는 금액을 올 한해 투자하는 것이다. 그 동안 드라마에 집중한 제작 역량을 영화를 비롯해 예능, 시트콤, 다큐멘터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날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및 아태지역 콘텐츠 총괄 VP(Vice President)는 “올해 5500억 원을 들여 액션, 스릴러, SF, 스탠드업 코미디, 시트콤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한국 오리지널 작품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넷플릭스에서 가장 흥행한 한국 콘텐츠로 꼽히는 ’킹덤‘의 김은희 작가, ’인간수업‘ 제작사인 스튜디오 329의 윤신애 대표가 넷플릭스와의 협업 경험을 밝혔다. 조선시대 배경의 좀비물 킹덤은 한국 드라마 표현 수위의 장벽을, 청소년 조건만남을 다룬 인간수업은 소재의 장벽을 각각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작가는 “킹덤을 기획한 2016년에는 (킹덤처럼) 목이 날아가는 잔인한 장면이 들어가면 공중파 방송사에서는 방영이 불가능했다. 넷플릭스가 아니었다면 만들 수 없었던 작품”이라고 했다. 윤 대표는 “인간수업과 같은 독특한 이야기에도 세계 시청자들이 호응하는 것을 보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영화와 사랑에 빠진 넷플릭스‘라는 별도 코너를 마련해 오리지널 영화 제작에도 힘쓰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가 제작 중인 오리지널 영화는 ’카터‘와 ’모럴센스‘다. 카터는 기억을 잃고 작전에 투입된 요원 카터의 추격전을 그린 액션물이다. ’악녀‘로 프랑스 칸 영화제에 초청된 정병길 감독이 연출한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정 감독은 “영화를 처음 시작했을 때 제가 구상하는 액션물에 대해 ’한국에서는 만들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기존 한국 영화의 한계를 깨는 작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모럴센스는 남 다른 성적(性的) 취향을 가진 남자와 우연히 그 사실을 알게 된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 로맨스물로, ’좋아해줘‘ ’6년째 연애 중‘을 만든 박현진 감독이 연출한다. 넷플릭스는 오리지널 드라마 시리즈를 중점적으로 만들어왔다. 킹덤 인간수업 ’보건교사 안은영‘ ’스위트홈‘이 대표적이다. ’사냥의 시간‘, ’콜‘, ’차인표‘, ’승리호‘는 당초 극장에서 개봉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극장 관객이 급감하면서 넷플릭스 공개로 방향을 틀었다. 김 VP는 “넷플릭스에는 세계 2억 명의 시청자가 있기 때문에 창작자가 영화 흥행 여부를 걱정하지 않고 본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영화계에 넷플릭스가 기여할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콘텐츠는 감정 묘사에 강하다. 외국 드라마가 사건에 집중한다면 한국 드라마는 사건에 대한 감정에도 초점을 맞추기에 장르 불문하고 작품에 더 공감하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넷플릭스가 한국 콘텐츠 시장을 잠식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콘텐츠의 다양화와 인력 양성에 기여하겠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VP는 “가장 중요한 건 공격적 투자를 통해 한국 크리에이터들이 그 동안 못했던 다채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데이터를 통해 한국 콘텐츠가 중요하다는 것을 입증해 넷플릭스의 한국 투자가 더 확대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인간수업의 진한새 작가, ’좋아하면 울리는‘의 송강 배우처럼 신인 창작자와 배우들이 세계에 자신의 역량을 선보일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제2의 기생충요? ‘미나리’만의 온전한 아름다움이 있죠.” 23일 화상으로 만난 배우 한예리(37)는 자신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미나리’가 해외에서 수상 행진을 이어가며 ‘제2의 기생충’으로 불리는 것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국 배우가 출연한 작품으로서 미국에서 이례적 관심을 받고 있다는 점은 기생충과 비슷하지만, 두 영화는 각자의 매력을 갖고 있다는 것. 실제로 기생충과 미나리는 완전히 다른 느낌의 영화다. 기생충이 강렬하다면 미나리는 잔잔하다.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가족의 모습을 담은 미나리는 어린 시절 향수와 타향살이의 서글픔 등 가슴속 깊은 곳의 감정들을 켜켜이 쌓아 농축시킨 영화다. “‘한국에서 미나리에 제2의 기생충이라는 수식어를 붙이는 이유가 뭘까? 이 영화는 한국 관객이 분명 기생충과는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을텐데’라고 생각했어요. 미나리는 제작비(약 20억 원)나 메시지가 확실히 기생충과는 달라요. (기생충을 생각하셨다면)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고 실망할 수도 있겠죠. 미나리는 미나리만의 온전한 아름다움이 있어요.” 미국에서 미나리에 뜨거운 관심을 갖는 이유에 대해 한예리는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가족의 모습에 이민자들, 그리고 이민자들과 살아가는 사람들이 공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에는 여러 나라 이민자와 그들의 문화가 섞여 있고, 그것들이 부딪치는 경험을 한 사람이 많아요. 미국인도, 한국인도 되지 못한 채 덩그러니 외딴섬처럼 떠 있던 경험이 있는 거죠. 영화를 보면서 어린 시절 이민자로서 상처받은 자신을 보듬을 기회, 막연하게 느낀 부모님의 불안함 뒤에 치열한 삶의 투쟁이 있었다는 것에 대한 감사함이 섞이면서 많은 분들이 공감하는 것 같아요.” 다음 달 3일 국내 개봉하는 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리 아이작 정 감독이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썼다. 한예리가 연기한 모니카는 정 감독의 어머니인 셈. 영화에서 한예리는 남편 제이컵(스티븐 연), 자녀 앤(노엘 조) 데이비드(앨런 김)와 함께 미국 아칸소로 이민을 온다. “감독님의 자전적 이야기이긴 하지만 본인의 어머니와 비슷하게 연기를 해 달라든가, 어머니의 사진을 보여주시며 이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는 얘길 하지 않으셨어요. 오히려 어렸을 때 저의 부모님이 싸웠던 기억, 그때 엄마와 아빠의 표정, 내가 느꼈던 불안감에 대해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연기를 할 때 엄마가 무언가를 참았던 입매와 눈빛 등 제 안에 남아 있는 유년시절 기억을 표현하려고 노력했고요.” 한예리는 이번 영화에서 숨겨 온 노래 실력까지 뽐냈다. 그가 부른 주제곡 ‘Rain Song’은 아카데미상 주제가상 예비후보에 올랐다. 예비후보는 작품상, 연기상 등 주요 부문을 제외하고 장편 다큐멘터리, 음악상, 주제가 등 9개 부문을 선정한다. 미나리는 음악상 예비후보에도 포함됐다. Rain song은 영화 시작에서 나오는 ‘Big country’와 같은 멜로디에 가사를 얹은 노래로,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 깔린다. “에밀 모세리 음악 감독님이 노래를 불러주면 좋겠다고 제안하기에 ‘뭐든 좋다’고 말씀드렸죠. 자장가처럼 편하게 불러달라고 해서 부담 갖지 않고 편하게 불렀어요. 아카데미 예비 후보에까지 올라 모세리 감독님도 “예리, 이게 무슨 일이야?” 하며 놀라셨죠. 요즘 일어나는 모든 일이 제겐 너무 신기할 따름이에요.”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화려한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 라인업으로 기대를 고조시켰던 상반기 드라마들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높은 시청률과 함께 자극성 논란을 몰고 다닌 SBS 금토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2, 송중기의 2년여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열혈사제’의 박재범 작가가 만난 tvN 토일 드라마 ‘빈센조’가 각각 19일과 20일 첫 방송을 했다. 이서진과 충무로 최대 기대주 이주영 주연의 OCN ‘타임즈’도 지난주 시작했다. 시청률에서 승기를 잡은 건 펜트하우스2다. 펜트하우스2는 2회 만에 청소년 관람불가임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20%를 넘겼다. 1, 2회에서는 오윤희(유진)가 심수련(이지아) 살인사건의 누명을 쓴 채 도피생활을 하던 중 로건 리(박은석)의 도움을 받아 혐의를 벗고,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 하윤철(윤종훈)과 결혼해 헤라팰리스에 재입성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19일 방송 시청률은 전국 기준 1부 16.7%, 2부 19.1%, 20일 방송은 1부 15.1%, 2부 20.4%였다. 이는 4회 만에 20%를 넘긴 SBS ‘별에서 온 그대’(20.1%)나, 3회에서 20%를 넘긴 KBS2 ‘태양의 후예’(23.4%)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자극도 시즌1보다 훨씬 세졌다. 1회에서만 두 번의 죽음이 나왔다. 드라마 시작과 함께 청아예술제에서 대상을 발표하려는 순간 흰 드레스를 입은 여학생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양 집사(김로사)가 음독자살을 하고 피를 토하는 장면까지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주단태(엄기준)는 미국 갱단을 시켜 약혼녀 천서진(김소연)과 바람을 피운 하윤철을 폭행하고 바다에 빠뜨린다. 죽은 줄 알았던 하윤철은 멀쩡히 살아나 오윤희와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주단태와 천서진의 약혼식장에 나타난다. 지나친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해 시청자들은 ‘욕하면서도 보게 된다’는 반응이다. 시즌1에서는 추락사고, 불륜, 청소년 집단괴롭힘, 트로피로 목을 긋는 장면이 나와 방송 2회 만에 청와대 국민청원에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시즌2에서는 ‘김순옥 작가만의 장르가 됐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한 드라마 커뮤니티에서는 ‘몇 회 동안 끌고 갈 분량을 한 회에 다 보여준다’ ‘막장이라 해도 질질 끌지 않으니 욕하면서도 본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20일 처음 방송된 tvN 빈센조는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와 탄탄한 이야기, 참신한 소재까지 삼박자를 갖췄다는 호평과 함께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빈센조의 시청률은 전국 기준 1회 7.7%, 2회 9.3%였다. 1, 2회에서는 조직의 배신으로 이탈리아를 떠난 마피아 출신 변호사 빈센조(송중기)의 한국 입성기가 그려졌다. 김희원 감독은 “한국 드라마에서 만나기 어려운 캐릭터이기 때문에 적절한 이질감과 기분 좋은 생경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일 공개된 타임즈 역시 ‘OCN 드라마답다’는 평가를 받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대통령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서기태(김영철)의 죽음을 막기 위해 2020년에 살고 있는 서정인(이주영)이 2015년에 살고 있는 이진우(이서진)와 손을 잡는 ‘타임워프’ 드라마다. 타임워프는 과거와 미래의 일이 현재에 뒤섞여 나타나는 장르다. 윤종호 PD는 “기존 타임워프 드라마와의 차별점은 정치 미스터리다. 답답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정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가겠다”고 전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화려한 ‘작감배’(작가 감독 배우) 라인업으로 기대를 고조시켰던 상반기 드라마들이 베일을 벗었다. 지난해 높은 시청률과 함께 자극성 논란을 몰고 다닌 SBS 금토 드라마 ‘펜트하우스’ 시즌2, 송중기의 2년여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자 ‘열혈사제’의 박재범 작가가 만난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가 각각 19일과 20일 첫 방송을 했다. 이서진과 충무로 최대 기대주 이주영 주연의 OCN ‘타임즈’를 비롯해 조승우 박신혜 주연, ‘주군의 태양’을 연출한 진혁 PD가 손잡은 JTBC ‘시지프스:the myth’, 여진구와 신하균 주연의 JTBC ‘괴물’도 지난주 시작했다. 시청률에서 승기를 잡은 건 펜트하우스2다. 펜트하우스2는 2회 만에 청소년 관람불가에도 불구하고 시청률 20%를 넘겼다. 1, 2회에서는 오윤희(유진)가 심수련(이지아) 살인사건의 누명을 쓴 채 도피 생활을 하던 중 로건 리(박은석)의 도움을 받아 혐의를 벗고,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가 하윤철(윤종훈)과 결혼해 헤라팰리스에 재입성하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19일 방송 시청률은 전국 기준 1부 16.7%, 2부 19.1%, 20일 방송은 1부 15.1%, 2부 20.4%였다. 이는 4회 만에 20%를 넘긴 SBS ‘별에서 온 그대’(20.1%)나, 3회에서 20%를 넘긴 KBS2 ‘태양의 후예’(23.4%)를 뛰어넘는 기록이다. 자극도 시즌1보다 훨씬 세졌다. 1회에서만 두 번의 죽음이 나왔다. 드라마 시작과 함께 청아예술제에서 대상을 발표하려는 순간 흰 드레스를 입은 여학생이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양 집사(김로사)가 음독자살을 하고 피를 토하는 장면까지 적나라하게 묘사됐다. 주단태(엄기준)는 미국 갱단을 시켜 약혼녀 천서진(이소연)과 바람을 핀 하윤철을 폭행하고 바다에 빠뜨린다. 죽은 줄 알았던 하윤철은 멀쩡히 살아나 오윤희와 함께 헬리콥터를 타고 주단태와 천서진의 약혼식장에 나타난다. 지나친 선정성과 폭력성에 대해 시청자들은 ‘욕 하면서도 보게 된다’는 반응이다. 시즌1에서는 추락사고, 불륜, 청소년 집단 괴롭힘, 트로피로 목을 긋는 장면이 나와 방송 2회 만에 청와대 국민청원에 드라마 폐지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왔다. 시즌2에서는 ‘김순옥 작가만의 장르가 됐다’는 목소리가 우세하다. 한 드라마 커뮤니티에서는 ‘몇 회 동안 끌고 갈 분량을 한 화에 다 보여준다’ ‘막장이라 해도 질질 끌지 않으니 욕하면서도 본다’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20일 첫 방송된 tvN 빈센조는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와 탄탄한 이야기, 참신한 소재까지 3박자가 갖춰졌다는 호평과 함께 동시간대 시청률 1위라는 성적표를 거머쥐었다. 빈센조의 시청률은 전국 기준 1회 7.7%, 2회 9.3%였다. 1, 2회에서는 조직의 배신으로 이탈리아를 떠난 마피아 변호사 빈센조(송중기)의 한국 입성기가 그려졌다. 김희원 감독은 “한국 드라마에서 만나기 어려운 캐릭터기 때문에 적절한 이질감과 기분 좋은 생경함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일 공개된 타임즈 역시 ‘장르물 명가인 OCN 드라마답다’는 평가를 받으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대통령이자 자신의 아버지인 서기태(김영철)의 죽음을 막기 위해 2020년에 살고 있는 서정인(이주영)이 2015년에 살고 있는 이진우(이서진)와 손을 잡는 ‘타임 워프’ 드라마다. 타임워프는 과거와 미래의 일이 현재 뒤섞여 나타나는 장르다. 윤종호 PD는 “기존 타임워프 드라마와의 차별점은 정치 미스터리다. 답답하고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 있는 정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가겠다”고 전했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문화재청은 이달 26일 정월대보름을 맞아 서울 종로구 창경궁 풍기대(風旗臺) 주변에 보름달 모형을 띄우는 ‘궁궐에 내려온 보름달’ 행사를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진행한다. 풍기대는 조선시대 때 깃발을 세워 바람의 방향과 세기를 측정한 기상 관측기구다. 현존하는 풍기대는 창경궁과 경복궁에 하나씩 남아 있다. 풍기대 근처에 보름달 모형을 설치하는 이유에 대해 문화재청은 “풍기대는 집복헌 뒤편 높은 언덕에 자리 잡아 궁궐 전각들과 대형 보름달 모형을 배경으로 사진 촬영을 하기 좋은 장소”라고 밝혔다. 모형은 행사 기간 중 오후 6시∼8시 30분 설치돼 고궁에 밤이 깊어갈수록 선명한 보름달을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행사는 별도 참가 신청 없이 야간에 창경궁을 방문하는 관람객이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다. 비가 내리면 취소될 수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켜야 한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에서 늘 ‘풀 세팅’된 미모를 자랑했던 오영주(30)는 머리 감기가 귀찮아 앞머리에만 살짝 샴푸를 바르는 털털함을 선보인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까불까불한 개구쟁이 이미지가 강했던 정재호(31)는 와플기로 모양을 낸 해시 브라운과 볶음밥을 뚝딱 만들어내며 발군의 요리 실력을 뽐낸다. 하트시그널2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 17일 첫 방송을 한 채널A 수요 예능 ‘프렌즈’에서 단 1화만에 쏟아졌다. 3년 만에 프렌즈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 오영주와 정재호를 첫 방송 후 전화로 인터뷰했다. 프렌즈는 하트시그널 시즌2의 김도균 김장미 오영주 정재호와 시즌3 서민재 이가흔 정의동 7인이 ‘친구뽑기 기계’에서 뽑은 7인 중 한 사람과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은 관찰 예능이다. 첫 방송에서는 오영주와 정재호의 일상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민낯까지 그대로 공개되는 밀착형 관찰 예능이다 보니 출연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하트시그널 때 보여주지 못했던 진솔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출연을 택했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이야기다. “저를 완전히 다 놓고 보여드려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하트시그널2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서 ‘프렌즈에서도 그만큼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럼에도 나이가 들었을 때 ‘내가 이런 모습이었구나’를 떠올리게 하는 청춘의 앨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택했어요. 하트시그널2가 그랬던 것처럼요.”(오영주) “하트시그널 때 ‘정재호는 남친으론 별론데 친구로는 좋을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친구로서의 정재호는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자 출연을 택했죠. 하트시그널은 ‘썸’을 그리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연애 감정이라는 단편적 모습만 담겨서 제 진짜 성격을 보여드리기 힘들었거든요.”(정재호) 프렌즈의 가장 큰 매력은 연예인이 아닌 동네 친구, 직장 선후배와 같은 보통의 2030 청춘들의 일상을 담아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쉽다는 것. 1화에서 오영주는 집을 방문한 남동생과 티격태격하는 현실 남매의 모습을, 정재호는 아침부터 ‘꽃단장’을 한 뒤 자신의 방 책상 앞으로 출근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셋값으로 고민하는 2030세대가 많아요. 저 역시 곧 만기인 전셋값이 얼마나 올라갈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그런 모습에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사람들을 못 만나서 하루에 20통씩 친구들과 전화를 하고, 음성 SNS로 소통하는 모습도 요즘 세대의 공감 포인트일 것 같고요.”(정재호) 두 사람은 첫 방송을 보며 생각보다 높은 수위(?)에 당황하기도 했다. 잠에서 깬 직후 오영주의 민낯이 그대로 공개됐고, 상의 탈의를 한 정재호의 샤워 장면까지 나왔다. “‘설마 화장실 모습은 안 나가겠지’ 싶어 앞머리만 후다닥 감았는데 그것까지 다 나갔더라고요. 하하. 그만큼 제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아요.”(오영주) 이들의 일상 공개만큼이나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건 시그널하우스 입주자들 간 만남이다. 이들이 하트시그널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힐 수 있을지도 관전 포인트다. 1화에서는 오영주가 이가흔과 만나 하트시그널2에서 김현우와 엇갈렸던 아쉬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가흔이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어색하면 어쩌나 걱정이 됐어요. 하지만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대감이 있어서인지 막걸리 한잔하고 시그널하우스 때 이야기도 나누며 빠르게 친해졌죠. 다음엔 대화를 많이 못 해본 민재 씨와도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오영주) “책을 읽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걸 더 좋아해요. 다음번엔 제작진이 섭외한 ‘새 친구’를 뽑아보고 싶어요. 사회적 거리 두기로 친구를 만나기 힘든 때인데 프렌즈를 보시면서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대리 만족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정재호)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에서 늘 ‘풀 세팅’된 미모를 자랑했던 오영주(30)는 머리 감기가 귀찮아 앞머리에만 살짝 샴푸를 바르는 털털함을 선보인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까불까불한 개구쟁이 이미지가 강했던 정재호(31)는 와플기로 모양을 낸 해시 브라운과 볶음밥을 뚝딱 만들어내며 발군의 요리 실력을 뽐낸다. 하트시그널2에서 보기 힘들었던 장면이 17일 첫 방송한 채널A 수요 예능 ‘프렌즈’에서 단 1화만에 쏟아졌다. 3년만에 프렌즈를 통해 시청자들과 만나게 된 오영주와 정재호를 첫 방송 후 전화로 인터뷰했다. 프렌즈는 하트시그널 시즌 2의 김도균 김장미 오영주 정재호와 시즌3 서민재 이가흔 정의동 7인이 ‘친구뽑기 기계’에서 뽑은 7인 중 한 사람과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은 관찰 예능이다. 첫 방송에서는 오영주와 정재호의 일상이 적나라하게 담겼다. 민낯까지 그대로 공개되는 밀착형 관찰 예능이다 보니 출연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다고 한다. 그럼에도 하트시그널 때 보여주지 못했던 진솔한 모습을 선보이기 위해 출연을 택했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이야기다. “저를 완전히 다 놓고 보여드려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기도 했어요. 하트시그널2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서 ‘프렌즈에서도 그 만큼 재밌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까’ 걱정도 됐고요. 그럼에도 나이가 들었을 때 ‘내가 이런 모습이었구나’를 떠올리게 하는 청춘의 앨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택했어요. 하트시그널2가 그랬던 것처럼요.” (오영주) “하트시그널 때 ‘정재호는 남친으론 별론데 친구로는 좋을 것 같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친구로서의 정재호는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자 출연을 택했죠. 하트시그널은 ‘썸’을 그리는 프로그램이었기에 연애 감정이라는 단편적 모습만 담겨서 제 진짜 성격을 보여드리기 힘들었거든요.” (정재호) 프렌즈의 가장 큰 매력은 연예인이 아닌 동네 친구, 직장 선후배와 같은 보통의 2030 청춘들의 일상을 담아 시청자들이 공감하기 쉽다는 것. 1화에서 오영주는 집을 방문한 남동생과 티격태격하는 현실 남매의 모습을, 정재호는 아침부터 ‘꽃단장’을 한 뒤 자신의 방 책상 앞으로 출근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직장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전셋값으로 고민하는 2030 세대가 많아요. 저 역시 곧 만기인 전셋값을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는데 그런 모습에 시청자들이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사람들을 못 만나서 하루에 20통씩 친구들과 전화를 하고, 음성 SNS로 소통하는 모습도 요즘 세대의 공감 포인트일 것 같고요.” (정재호) 두 사람은 첫방송을 보며 생각보다 높은 수위(?)에 당황을 하기도 했다. 잠에서 깬 직후 오영주의 민낯이 그대로 공개됐고, 상의 탈의를 한 정재호의 샤워 장면까지 나왔다. “‘설마 화장실 모습은 안나가겠지’ 싶어 앞머리만 후다닥 감았는데 그것까지 다 나갔더라고요. 하하. 그만큼 제 인간적인 모습들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아요.”(오영주) 이들의 일상 공개만큼이나 시청자들이 기대하는 건 시그널하우스 입주자들 간 만남이다. 이들이 하트시그널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힐 수 있을지도 관전포인트다. 1화에서는 오영주가 이가흔과 만나 하트시그널2에서 김현우와 엇갈렸던 아쉬움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가흔이를 만나본 적이 없어서 어색하면 어쩌나 걱정이 됐어요. 하지만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한 유대감이 있어서인지 막걸리 한 잔 하고 시그널하우스 때 이야기도 나누며 빠르게 친해졌죠. 다음엔 대화를 많이 못 해본 민재씨와도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오영주) “책을 읽는 것보다 다양한 분야 사람들의 생각을 듣는 걸 더 좋아해요. 다음번엔 제작진이 섭외한 ‘새 친구’를 뽑아보고 싶어요. 사회적 거리두기로 친구를 만나기 힘든 때인데 프렌즈를 보시면서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대리만족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정재호)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인간은 누구나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궁금증을 갖는다. 그때 그 사람과 결혼했다면, 그 학교를 갔다면, 그 직업을 택했더라면…. 사소하게는 친구들과 약속을 깬 일, 부모님께 화를 낸 일까지 ‘만약 그랬다면’ 혹은 ‘그러지 않았더라면’이라는 가정과 더불어 후회나 안도의 감정을 순간순간 느낀다. 저자는 신작에서 가보지 않은 삶에 대한 가능성을 상상한다. 2009년 ‘자음과 모음’ 신인문학상을 비롯해 김승옥문학상, 문지문학상, 김현문학패를 수상한 작가는 2016∼2020년 발표한 여덟 편의 작품을 묶어 소설집으로 묶어 냈다. 해당 단편들 모두 실제 선택하지 않았지만 가능했을 수도 있는 삶의 모습을 가정한다.표제작인 단편 ‘우리의 사람들’에서 화자는 숲에 가기로 했지만 실제로는 가지 않은 친구들이 현실과는 달리 숲에 간 상황을 상상한다. 그의 상상에서 숲에 간 친구는 영영 돌아오지 못한다. 이로 인해 지금의 내게도 다른 삶이 펼쳐졌으리라. 어딘가에서 결혼하고 아이도 낳은 자신의 모습을 떠올리며 그런 세계가 있으리라는 걸 믿는다. 실현되지 않은 일에 대한 가정은 과거를 후회하는 비관의 감정으로만 흘러가지 않는다. 저자는 힘든 현실에 대해 귀여우면서도 가볍지만은 않은 상상을 펼친다. ‘건널목의 말’에서 화자는 일상생활을 해야 하기에 말하지 않을 수 없지만, 실언에 대한 걱정으로 말이 잘 나오지 않는 괴로움을 겪는다. 내뱉어 버린 말, 또는 입 밖에 내지 않았지만 말하고 후회할 말들이 두려워 화자는 산에 가서 땅에 말을 묻는 상상을 한다. 인류의 먼 조상들은 동면을 했다는 가설을 친구로부터 들은 주인공은 말을 묻는 것에서 더 나아가 어그러진 정신을 맞춰줄 동면을 꿈꾼다. ‘아주 잠깐 2초쯤 회사에 너무 가기 싫어 눈물이 날 것’ 같고 머리를 어지럽히는 말을 피해 동면을 꿈꾸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남 같지 않다. 때론 다가올 내일이 두렵고 지금보다 더 나은 어딘가를 꿈꾸는 우리들의 모습과 닮은 까닭이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 2에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하는 ‘직진녀’ 캐릭터로 사랑받은 오영주와 밝은 에너지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 정재호가 친구로 만난다면? 하트시그널 애청자라면 한 번쯤은 기대했을 법한 그림이다. 오영주와 정재호뿐만이 아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만 집중했던 시그널하우스를 벗어나 일상에서 친구로 만난 입주자들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을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컸다. 17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에 방영하는 채널A 예능 ‘프렌즈’는 이런 호기심을 충족시킬 프로그램이다. 진중하고 엉뚱한 매력을 갖춘 김도균, 남다른 패션 감각을 자랑하는 김장미, 청순한 외모의 자동차 정비공 서민재, 털털하고 솔직한 입담의 이가흔, 동물모형 조형 작가로 활동하는 따뜻한 감성의 정의동까지. 프렌즈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하트시그널 시즌 2, 3의 출연진 7인이 만나 일상을 함께하면서 사랑과 우정, 인간관계 등의 고민을 나누고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는다. 17일 박철환 PD와 하트시그널 시즌2의 김도균 김장미 오영주 정재호, 시즌3의 서민재 이가흔 정의동이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17일 첫 방송에서는 오영주와 정재호가 친구로 만났다. 저장된 전화번호만 370여 개, 아침부터 900개가 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에 답하며 바쁘게 살아가는 스타트업 대표로서의 정재호, 잠에서 깨 민낯으로 등장하는 오영주의 일상도 적나라하게 공개됐다. 프렌즈는 출연진 7인의 일상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시청자들이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가진 2030 청춘남녀의 모습을 보며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타 관찰예능과의 차별점이다. 박철환 PD는 “하트시그널은 한정된 공간에서 연애에만 집중했다. 하트시그널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이들의 매력과 관계성을 긴 호흡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관찰예능 대부분이 연예인의 생활을 다루기에 라이프스타일이나 이야기에 한계가 있다. 프렌즈는 다양한 청춘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영주는 “하트시그널에서는 이해관계가 많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프렌즈에서는 친구를 사귀는 게 목적인 만큼 편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사람들은 프렌즈를 통해 ‘랜선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7인의 출연진은 집에서 요리를 해 혼자 밥을 먹거나 운동을 하고 악기를 배우는 일상을 공개한다. ‘친구뽑기 기계’를 통해 하루 동안 친구로 만날 상대를 뽑은 뒤 각자의 집에서 함께 게임을 하고 수다를 떨기도 한다. 박 PD는 “친구뽑기 기계에 출연진 7인뿐만 아니라 ‘새 친구’도 있다. 출연진조차 상상하지 못할 랜덤 친구들의 등장도 기대해 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은 평소 만나보고 싶었던 시그널하우스 입주자, 하트시그널에서의 모습과 실제가 가장 달랐던 출연자를 꼽는 시간도 가졌다. 두 경우 모두 정의동을 지목한 김도균은 “주변에서 저와 비슷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의동 씨가 가장 보고 싶었다. 막상 만나 보니 장난기도 많고 재밌다. 화면에서 본 것과 가장 달랐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가흔 씨가 옷을 잘 입어서 패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만나보고 싶었다. 민재 씨는 차가울 줄 알았는데 엉뚱하고 귀여운 동생이라 가장 의외였다”고 했다. 정재호는 “도균이 형은 하트시그널에서의 모습과 일상이 완전히 다르다. 프렌즈에서 도균이 형의 180도 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

채널A ‘하트시그널’ 시즌2에서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고백하는 ‘직진녀’ 캐릭터로 사랑 받은 오영주와 밝은 에너지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한 정재호가 친구로 만난다면?‘ 하트시그널 애청자라면 한 번쯤은 기대했을 그림이다. 오영주와 정재호뿐만이 아니다. 오로지 ’사랑‘이라는 감정에만 집중해야 했던 시그널하우스를 벗어나 일상에서 친구로 만난 시그널하우스 입주자들은 어떤 매력을 갖고 있을지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이 컸다. 17일 오후 10시 30분 첫 방영되는 채널A 예능 ’프렌즈‘는 이러한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프로그램이다. 진중하고 엉뚱한 매력을 갖춘 김도균, 남다른 패션감각을 자랑하는 김장미, 청순한 외모에 자동차 정비공이라는 반전 직업을 가진 서민재, 털털하고 솔직한 입담의 이가흔, 동물모형 조형작가로 활동하는 따뜻한 감성의 정의동까지. 프렌즈는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하트시그널 시즌 2, 3의 출연진 7인이 만나 일상을 함께하면서 사랑과 우정, 인간관계 등의 고민을 나누고 친구가 되는 과정을 담는다. 17일 박철환 PD와 하트시그널 시즌2의 김도균 김장미 오영주 정재호, 시즌3의 서민재 이가흔 정의동이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프렌즈는 매주 수요일 오후 10시 30분 방영한다. 프렌즈는 출연진 7인의 일상생활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춘다. 시청자들이 다양한 직업과 성격을 가진 2030 청춘남녀의 모습을 보며 공감할 수 있다는 점이 타 관찰예능과의 차별점이다. 박철환 PD는 “하트시그널은 시그널하우스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연애에만 집중했다. 하트시그널에서 미처 보여주지 못한 이들의 매력과 관계성을 긴 호흡으로 자연스럽게 보여주려고 한다”고 했다. 이어 “관찰예능 대부분 연예인의 생활을 다루기에 라이프스타일이나 이야기에 한계가 있다. 프렌즈는 다양한 직업, 취미를 가진 2030 청춘의 모습을 리얼하게 담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이 더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오영주는 “하트시그널에서는 이해관계가 많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프렌즈에서는 친구를 사귀는 게 목적인만큼 편한 마음으로 즐기면서 촬영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집에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아진 사람들은 프렌즈를 통해 ’랜선 친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것도 매력이다. 7인의 출연진들은 집에서 요리를 해 혼자 밥을 먹거나 운동을 하고 악기를 배우는 일상을 공개한다. ’친구뽑기 기계‘를 통해 하루 동안 친구로 만날 상대를 뽑은 뒤 각자의 집에서 함께 게임을 하고 수다를 떠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서민재는 “최근 음성으로 소통하는 SNS를 시작했다. 평소 안 하던 것을 시도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박 PD는 “친구뽑기 기계에 출연진 7인뿐만 아니라 ’새 친구‘도 있다. 출연진조차 상상하지 못할 랜덤 친구들의 등장도 기대해달라”고 덧붙였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출연진들은 평소 만나보고 싶었던 시그널하우스 입주자, 하트시그널에서의 모습과 실제가 가장 달랐던 출연진을 꼽는 시간도 가졌다. 두 경우 모두 정의동을 지목한 김도균은 “주변에서 저와 비슷한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의동씨가 가장 보고 싶었다. 막상 만나보니 장난기도 많고 재밌다. 화면에서 본 것과 가장 달랐다”고 말했다. 김장미는 “가흔씨가 옷을 잘 입어서 패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 가장 만나보고 싶었다. 민재씨는 차가울 줄 알았는데 엉뚱하고 귀여운 동생이라 가장 의외였다”고 했다. 정재호는 “도균이 형은 하트시그널에서의 모습과 일상이 완전히 다르다. 프렌즈에서 도균이 형의 180도 다른 매력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높였다.김재희기자 jetti@donga.com}